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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우리가 직접 확보하자!

등록일 2023-02-19 19:43 게재일 2023-02-2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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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석탄, 석유, 철의 원광석 등은 수천 년간 삶의 인프라를 제공해 왔다. 전기, 자동차, 항공, 건물, 자재 등은 이러한 기본적인 자원의 개발이 있어서 가능했다.

사실상 인간의 삶은 자원 없이는 불가능했다고 할 정도로 자원의 중요성은 역사와 함께 해 왔다.

최근 곧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는 자원인 리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배터리의 핵심원료인 ‘백색 황금’ 리튬을 확보하려는 기업 간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최근 캐나다에 북미산 리튬정광을 확보한 LG화학 외에도 자동차 배터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온이 있지만, 10여 년 전부터 리튬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포항의 포스코그룹이 있다.

사실상 포스코는 지난 2010년부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리튬으로 지목하고, 염수에서 리튬을 뽑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2018년에는 약 3천억 원을 투자해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리튬 염호(소금호수)를 인수했고 2년 후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20년에는 현지 시험공장 시험가동을 마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2.5만t 규모의 1단계 상용화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리튬은 전기차 약 60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라고 한다. 추정치이긴 하지만 매장량 잠재력으로 볼 때 호수의 리튬 매장량이 인수 당시 추산한 220만t보다 6배 늘어난 1천350만t임을 확인했고 이는 전기차 약 3억7천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대박을 넘어 초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전기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도 리튬 확보전에 뛰어들었다. 가장 일찍 출사표를 던진 기업은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2020년 피에드몬트 리튬과 북미 공급 계약을 하고, 현재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국제에너지기구에 따르면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목표에 도달하려면 2030년까지 연간 판매되는 차량의 약 60%를 전기 자동차로 채워야 한다고 한다.

탈중국화도 큰 이슈가 되고 있다. 중국과 서방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경제적인 탈중국화도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탈중국화에 필수적인 방법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희토류, 리튬 등 희귀자원의 자급자족 및 공급망 강화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희토류 채굴 허가 프로세스를 단축하기 위해 재검토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EU 집행위는 재검토를 마친 뒤 오는 3월 관련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희토류 채굴부터 공급까지 소요 기간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은 희귀 자원 공급망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희귀 광물 채굴·처리시설 개발에 수 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텍사스주에선 미 화학기업 블루라인이 호주 최대 희토류 생산업체 라이너스와 공동 건설 중인 희토류 정련공장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한다.

한편 자동차의 휘발유에 대한 의존도가 전기차로 대치된다 해도 여러 가지 용도로 석유의 개발도 여전히 중요하다.

사실상 석유와 희토류, 리튬 등 필요한 자원개발과 활용, 변환의 일괄 공정은 이제 필연적 과제로. 정책과 인재양성의 뿌리가 되어야 한다.

자원 확보에 필요한 외교정책, 기술, 자금지원 인재양성도 빠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대학들은 기존의 자원공학을 ‘에너지자원 공학’으로 명칭을 바꾸고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 대응하고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에너지자원공학의 커리큘럼은 최근 에너지자원 개발, 처리, 변환 등의 일괄 밸류체인을 완성하고 환경 및 에너지 경제 등까지 연구 영역을 확대하면서 에너지 자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인재 양성에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재생에너지까지 가세하고 있다. 최근에는 폐금속 발굴 재생(Urban mining)이란 분야도 등장하였다.

지금도 사우디, 인도네시아 등 세계 전역을 돌면서 자원 확보를 위해 애쓰는 엔지니어들을 보면 묵묵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있다. 이제는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이들을 격려하고 자원전쟁 시대에 한국이 선두에 나설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특히 이곳 포항은 포스코가 자원 확보에 절대적 선봉에 서 있는 기업이므로 그러한 분야의 연구를 포스텍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실상 자원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활에 필수품인 전기공급, 자동차도 도로를 달릴 수 없고, 공장 등이 가동될 수가 없는 것이다. 필수품이 된 핸드폰도 만들 수 없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자원은 유한한 것이다. 미래는 자원전쟁과 자원외교의 장이 될 것이다

포스코 자원투자의 개가를 보면서 에너지자원 기술에 대한 포스텍의 학문적 뒷받침과 인재양성, 연구투자, 기술투자들이 절실하고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아마도 의과학자 양성과 에너지자원 개발 처리의 연구가 앞으로 포스텍의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 우리가 직접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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