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찬 (협동조합) 지속가능사회연구소 소장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포항시민연대 공동대표
2007년쯤 필자가 한국환경공단의 관리이사(현 경영본부장)로 재직중이었을 당시에 필자에게 경영전략에 대해 조언을 하고자 찾아온 경영학박사 한 분이 있었다.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기업에서 경영전략을 수립해본 경험이 있는 그 이는 공공기관의 새로운 경영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일이 즐거운 기업, 여성친화적 기업, 평화적 노사관계, 인권을 중시하는 기업 등 요즘 기업문화에서 대세를 이루는 경영방침들을 조언해 주었다.이후 한국환경공단을 포함하여 모든 공공기관들은 당시 기획재정부가 추진한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성과평가로 인해 경영전략들이 현대화, 고도화되기 시작하였다.그래서 필자도 그 경영학박사로부터 배운 학습효과로 나름대로 좋은 경영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특히 노사관계와 관련하여 노동조합과 함께 한국환경공단의 새로운 노사문화정립을 위해 추진했던 활동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다시 2019년 한국환경공단으로 돌아와 상임감사 역할을 맡아 일을 할 때에는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코로나19가 창궐하여 팬데믹 상황이 벌어졌다. 그리고 팬데믹의 원인이 기후온난화로 인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득세였다는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주장과 뉴스가 넘쳐났다.이 무렵에 비로소 공공기관에서는 ESG경영이라는 화두가 본격적으로 표현되기 시작하였다. E(환경-Environment), S(사회적 가치-Social), G(투명성 또는 지배구조-Goverance)라는 의미를 가진 ESG경영방법론이 바로 그것이다.평생고용, 안정적, 평화적 직장문화를 추구하는 유교자본주의의 개념에서 더 나아가 지구온난화, 기후위기에서 비롯된 지구환경문제, 인류파멸을 막아야 하는 경영방법론으로 ESG경영방침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한 ESG경영방법론은 세계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으뜸의 방침으로 등장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전(全)사회적이고도 사회경제적, 국가제도적인 정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경쟁하는 정글, 적자생존의 시장경제가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한 자본주의라면 당연히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ESG경영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위계질서보다는 직원들의 인권을 존중하고, 여성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기업문화, 직원들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회사분위기, 중소기업의 이익도 챙겨주는 동반성장과 공유경제, 청년들의 벤처정신을 살리는 진취적인 기업, 직원들의 가족에서부터 지역사회의 이웃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기업시민 등의 의미를 갖는 ESG경영전략은 시장경제사회를 ‘사람이 사람다운 기업문화’로 변화시켜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ESG경영에 기반한 미래사회의 사회상에 대해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첨언하여 ESG경영전략의 태동에 대해 좀더 알아보자.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의 연합체인 유엔(UN)은 인류의 평화적 생존을 위해 2000년에 밀레니엄 개발 목표(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라는 의제를 채택하였다.그 의제의 핵심적 목표는 지구상의 빈곤인구를 2015년까지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밀레니엄개발목표는 성공을 하지 못했고 연장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기후위기가 지구를 덮쳤다. 지구의 온도가 1.5℃ 더 상승하면 인류는 파멸할 것이라는 결론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이 지구촌사회에서 체결된다.그리고 현존하는 우리 세대의 삶을 지속가능하면서, 우리의 후손들인 미래세대의 삶도 지속가능하도록 유지되는 새로운 발전목표가 필요하다는 데에 유엔은 결론을 내렸다.즉, 2000년 밀레니엄 시대까지는 지구온난화가 에너지의 절약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막연히 계획을 하였다가 2015년 파리기후협정 이후부터는 탄소중립(넷제로)문제가 인류의 사활이 걸린 중대한 생존전략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그래서 유엔은 다시 밀레니엄 개발목표(MDGs)를 업그레이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2015년 유엔총회에서 발표하였던 것이다.17개의 목표 중 주요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모든 형태의 빈곤퇴치, 지속가능한 농업, 성(gender)평등, 깨끗한 물, 값싼 청정에너지, 양질의 노동과 경제성장, 불평등의 감소, 지속가능한 도시 및 공동체, 기후변화와 대응, 합리적인 수자원 활용, 토양 및 삼림보호, 평화와 정의로운 제도,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범지구적인 연대가 그것이다.그리고 유엔이 지구를 지키는 생존전략으로 제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공공기관과 시장경제, 기업문화에 적용시킨 경영방법론이 ESG경영이다. 그렇기에 기후위기 상황에서 인류의 생존전략 또한 ESG경영인 것이다.
2023-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