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VDT 증후군, 몸이 펼쳐지도록 하는 게 답이다

등록일 2023-06-18 18:25 게재일 2023-06-19 16면
스크랩버튼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은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모니터와 같은 영상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여 생기는 목, 어깨 통증 등의 후유증을 아우르는 말이다. VDT 증후군은 현대인들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 중 하나인데, 초기에 증상을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악화될 경우 다른 질환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불편함을 느끼는 질환이기에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초기증상에는 치료 시간이 짧고 스트레칭과 자세 교정 같은 운동치료로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

VDT 증후군의 증상으로는 근골격계의 이상으로 흔히 담이라고 얘기하는 근육의 뭉치는 느낌과 통증이 있는 근막통증증후군이나 요통이 있다. 또는 손목의 신경이 눌러져 손가락이 저리게 되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런 근육이나 말초신경의 이상으로 목, 어깨, 팔꿈치, 손목 및 손가락에 통증이 생기고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눈의 이물감, 충혈, 눈부심 등 안구건조증이나 근시 혹은 굴절 이상의 안과 질환이 생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VDT 증후군 관련 질병 수진자 수는 근막통증증후군이 233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안구건조증 226만 명, 일자목증후군 220만 명, 손목터널증후군 17만 명 순으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별로는 50대 수진자수가 가장 많았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 또는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에 장시간 스트레스가 가해져 뭉치면서 근육에 통증 유발점을 생성하는 질환이다.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과 어깨 근육이 오랜 시간 긴장된 상태를 유지하여 경직되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아픈 쪽으로 움직이려 할 때 통증이 생겨서 쉽게 움직이기가 힘들어진다.

근막통증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작업환경과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바라볼 때는 눈높이를 맞춰주고, 앉는 자세를 올바르게 유지하는 게 우선이다. 또 근육이 경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시간에 10분씩 휴식이 필요한데, 이때 정적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의 원리는 근육의 길이를 확장하여 늘려주는 것인데, 한번 늘리는 시간은 근육의 긴장 지점에서 들숨과 날숨을 길게 5~6회 반복하거나 20~30초 정도가 적절하다.

일자목증후군은 거북이처럼 목이 앞으로 구부러지면서 목과 어깨, 근육의 인대가 늘어나 신체 변형 및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컴퓨터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생기는데, 척추의 윗부분이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아 인대가 늘어나면서 증상이 발생한다. 목에 과하게 하중이 발생하고 뒤통수 아래 신경이 압박되어 두통을 비롯해 현기증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자목증후군 예방을 위해서는 머리를 위로 올리듯 바로 세우고 허리를 요추전만자세로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항중력근을 자극해 자세를 바로 잡아주고 목의 C커브를 만들어주는 심부경추굴곡근이 활성화 된다. 따라서 일자목증후군은 흉추 후만증, 다시 말해 심한 둥근 어깨로 인해서 목이 전방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자세만 바로 잡아도 어느 정도 개선이 될 수 있다.

현대인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움직이는 신체 부위가 바로 손이다. 손과 손목은 스마트폰이나 키보드, 마우스의 잦은 사용으로 부담이 증가해 통증이 생기더라도 방치하기 쉬운 부위다. 과거에는 집안일로 손을 많이 쓰는 40대나 50대 주부 환자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전자기기 사용이 많은 10대와 20대 환자들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을 과다하게 사용하여 손목의 신경과 힘줄이 지나가는 통로인 수근관의 내부 압력이 증가하거나 좁아지면서 신경이 눌려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엄지와 둘째나 셋째 손가락이 저리면서 무감각해지기도 하고, 손목이 시큰하고 손가락이 저리거나 손목과 손바닥에 뻐근함이 느껴지고 심할 경우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이 생겨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따른다.

손목터널증후군 예방은 우선적으로 손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고 휴식하는 것이다. 30분이나 1시간마다 5~10분씩 휴식을 취하면서 틈틈이 손가락과 손목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특히 손목을 아래로 심하게 꺾으면 증상이 악화되므로 손목이 꺾인 자세로 작업할 때는 중간중간 휴식 시간을 갖고 손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장시간 컴퓨터 작업으로 키보드와 마우스를 계속해서 사용하여 손목 통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손목 보호를 위해 패드를 깔아주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현대인의 자세는 늘 굴곡져 있다. 식사를 하거나 책을 읽거나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자세를 보면 목, 어깨, 등, 고관절, 무릎 그리고 팔까지 굴곡진 자세를 하고 있다. 한마디로 하늘을 볼 시간이 없다. 이처럼 굴곡진 삶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우리 몸이 펼쳐진 삶을 살도록 유도하면 된다. 틈틈이 서 있거나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스트레칭을 통해 신전 동작을 꾸준히 해주는 게 답이다.

시사포커스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