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경쟁에는 랭킹이 있다.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세계 대학 랭킹(대학 월드랭킹)이라는 것이 있고 이 랭킹을 매기는 기관은 수십 개가 있다.
대학간 상호간 자매결연할 때, 국내외 학생들이 입학할 때, 유능한 교수를 스카우트 할 때, 세계 대학 랭킹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대학들은 랭킹에 초미에 관심을 두고 있다. 정도는 다르지만 미국이나 외국대학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중에서 한국내 대학 랭킹은 1994년에 시작된 모 언론사 랭킹이 그리고 세계 월드랭킹은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THE(Times Higher Education)와 QS (Ququacquarelli Symonds)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특히 QS는 한국의 유수 언론과 독점계약을 맺고 있어 특히 한국내 영향력이 크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52개 대학이 연합해 QS랭킹을 거부 한다는 선언을 하였다. 여기에는 포스텍, 카이스트, 서울대, 연고대 등 한국의 주요 대학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포항 지역의 초일류대학 포스텍도 여기에 가담하였다. 그것은 심각한 방법론의 문제로 포스텍도 큰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URFK(한국대학랭킹포럼)은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52개 대학의 동의를 얻어 발표 하고자 합니다. 런던에 위치한 주요 대학평가기관의 하나인 QS에서 발표 예정(6월 27일)인 세계 대학 랭킹에서 중대한 평가방법의 결함이 발견되어 한국대학들은 그 수정을 촉구하고 발표의 연기와 방법론의 수정을 요구해 왔습니다. QS가 국내 언론사를 통해 이 랭킹을 연기나 수정 없이 그대로 발표한다면 한국대학들은 평가를 거부한다는 선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QS에 보낸 성명서와 관련 자료들을 첨부합니다. 현재 한국의 주요대학 모두 참여하고 있으며 52개 대학이 참여하였습니다.(리스트 첨부) 한국대학들의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언론사의 협조를 바라겠습니다”
이 소식은 국내 주요 언론사 하나가 보도했으며, 그간 QS 월드랭킹에 의한 한국대학의 고충도 소개되었다. 외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직 외신에 소개는 되지 않았지만 외신들의 문의가 속속 오고 있다.
사실 최근 미국에서도 대학평가에 중대한 결함이 있어서 대학평가를 거부한다는 하버드 대학 등 주요 대학들의 발표가 있었다.
그동안 미국은 1984년 시작된 유에스뉴스 월드리포트(US News & World Report)에 그해 미국내 종합대학의 랭킹과 전공별 랭킹이 발표 되었다. 특히 로스쿨, 의대, MBA(경영대학원) 순위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졸업생의 첫 직장 봉급에 영향을 줄 정도였다.
여기게 미국의 초일류대학들이 반기를 든 것이다. 이것도 역시 방법론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지난달 27일 QS 랭킹은 그대로 발표되었고, 그 랭킹은 그대로 모 일간지에 인용되었다. 그건 QS와 한국대학간의 치열한 논쟁이 있었지만, 그 일간지는 QS의 논지만 전달하고 한국대학의 반론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랭킹이 떨어지니까 한국대학들이 반발하는 것은 아니였다. 랭킹이 올라간 대학도 이번 성명서에 참여했다. 데이터를 입력했으면 방법론을 인정한 것 아닌가라는 QS 주장도 QS는 데이터를 입력하든 안하든 랭킹을 내기 때문데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대학들이 할 수 없이 입력을 하는 거라고 답할 수 있다.
가장 문제가 된 것은 IRN(International Research Network·국제연구 네트워크)이라는 지표였다. IRN은 Margalef index를 생물학에 쓰이는 공식을 가져온건데 현상을 관찰하는 index를 연구와 같이 능동적으로 늘려 나가야 하는 척도에 사용한 건 매우 잘못한 것이다. 공식이 맞지도 않는다. IRN의 논리적 결함은 수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으며 여러 번 이것이 토의되었다.
QS는 IRN의 논리적 결함을 수정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논리적 결함을 그 언론사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여과 없이 홍보하고 있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대학들의 데이터 제출 근거는 평가 방법론이 합리적이고 결과가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가정을 하였으나 그렇지 못했다.
예를 들어 IRN 스코어는 공식의 결정적 결함으로 합리적이지 않았다.
대학 랭킹은 ‘Nobody likes it, but, everybody checks it(아무도 좋아하지 않으나 모든 이가 체크한다)’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 랭킹에서 방법론에 중대한 하자가 있는데 QS는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버티고 있고 국내 독점 신문사는 그것을 여과 없이 보도하고 있다.
QS 자존심을 지켜 주는 것이 한국대학의 발전과 한국대학의 자존심을 지켜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