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사10월 대한민국은 축제의 물결로 넘실거린다. 서울 세계불꽃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진주 남강유등축제, 김제 지평선축제, 수원 화성문화제, 정선 아리랑제, 이태원 지구촌축제 등 축제 이름만으로도 한 면을 다 채우고도 남는다. 비록 지자체들이 실시하고 있는 축제에 대해 엇갈린 평가들이 있지만, 지자체들의 특색 있는 축제들은 분명 이전투구(泥田鬪狗)하는 여의도 모습에 힘들어하는 국민들을 위로하고도 남을 일이다. 10월을 수식하는 용어 중 단연 으뜸은`문화의 달`이다. 정부는 문화 예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기 위해 1972년에 10월을 문화의 달로 정했다. 문화의 달에는 각종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해 다채로운 행사가 열리는데, 통계에 따르면 영천 문화의 달 기념식을 비롯하여 2015 문화의 달에는 1천68개의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열린다고 한다.문화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자연 상태의 사물에 인간의 작용을 가하여 그것을 변화 발전시키거나 새롭게 창조해 내는 것”, “인간 집단의 생활양식” 등 문화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집단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는데, 그것은 문화의 주체는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정치 문화, 교육 문화, 음식 문화, 운전 문화, 공연 문화 등 인간과 관련된 모든 분야에 문화를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젠 문화를 빼고는 말이 안 될 정도로 문화는 시대의 거대 담론이 되었다.대중문화가 발달하면서 문화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 산업은 지금까지 개발된 산업재 중에서 가장 부가가치가 높다. 또 자원의 고갈 걱정이 없는 무한 창조 산업이다. 그러기에 세계 각국은 문화 산업 육성에 국운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K-POP, 한류 등 문화 산업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기에 정부에서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등을 제정하여 국가 차원에서 문화 진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정부는 문화 융성을 위해 문화의 날, 문화의 달까지 제정하였다. 그럼 과연 우리 국민들이 느끼는 문화적 삶의 질은 어떨까. 그런데 이 물음에 대한 답보다 `문화적 삶`이 어떤 것인지 되묻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솔직히 필자는 문화적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 영화 보고, 책 읽는 것이 과연 문화적 삶일까?문화의 달을 맞이하여 보여주기 식 행사보다 문화가 무엇인지에 대해 전 국민이 한번 쯤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단지 대중문화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 전 분야의 문화 수준에 대해서 점검해 보고, 그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문화의 달이 되길 기원한다.최근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 프로그램이 화제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한 사람은 가수, 개그맨, 탤런트 등 다양하다. 그들은 복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한다. 그러면 판정단원은 오로지 노래만으로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추리하고, 그 중 잘했다고 생각되는 한 사람을 선택한다. 지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지만, 이 프로에서만은 이기고 지는 것이 의미가 없다. 진 사람들은 가면을 벗는데,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다. 참가자들은 공연이 끝나고 말한다. “가면 속에서는 편견과 선입견을 벗고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이 말은 형식 집착증에 빠진 우리 사회에 일침을 가하는 말이다.우리사회에서 가장 형식이 난무한 곳은 교육계다. `학벌지상주의`보다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것이 어디 있을까. 교육계에서도 간판을 가리고 진정으로 교육다운 교육을 하는 학교를 찾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 천주교 대구대교구에서는 문화의 달을 맞이하여 진정한 학교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0월 16일, 대구 남산동 대신학원 대강당, 제1회 천주교대구대교구 대안교육 세미나!
201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