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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맞아

등록일 2015-10-13 02:01 게재일 2015-10-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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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영재<br /><br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운영위원장
▲ 류영재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운영위원장

올해로 네 번째가 되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오는 16일 개막해 11월 1일까지 17일 동안 해도근린공원에서 펼쳐진다.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우리 포항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철을 매개로 한 예술축제이다.

문광부에 등록된 우리나라 축제가 2천500여개나 되며 그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한다. 축제의 종류 또한 워낙 다양하여 홍수처럼 넘쳐나는 각종 축제들로 그 감흥이 다소 시들해지고 더러 뜬금없는 축제의 경우는 알 수 없는 피로감까지 유발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지역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축제를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다듬고 정성껏 준비해 시행하는 것은 오늘날과 같은 지방자치 시대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각 지자체 마다 도시를 가꾸고 매력적인 도시공간의 창출을 통해 정주환경을 조성하고 도시브랜드를 높이는 일은 도시의 경쟁력 향상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멀리 볼 것 없이 가까이서 살펴보면, 우리지역의 대표적인 축제인 포항국제불빛축제는 문광부에서 선정한 전국유망축제이며 경제 유발효과만 하더라도 엄청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경북최우수 축제인 청송사과축제는 지역 농민들이 사과 1천500상자를 축제에 후원해 원활한 행사를 도움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생산, 지자체의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하고 있다. 이는 결국 지역의 브랜드화, 지역 마케팅으로 이어져 `청송산(産)`의 높은 부가가치를 담보하게 되는 것이다.

축제의 시원은 종교적인 제의에서 찾을 수 있는데 시공을 떠나 축제에서 `축`과 `제`의 균형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페스티벌은 성스러운 제의는 퇴색되고 흥겨운 잔치의 의미로 변화되었다. 축제가 제의적이든 세속적이든 공동체를 결속하고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성공 축제를 위해서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뒤따라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 연구의 초점이 경제적인 효용에 맞춰지는 것 또한 당연한 듯 보이지만 한 곳에만 너무 집중하다 보면 자칫 본질을 놓치는 우를 범할 수도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오늘날 축제분야 전문가들의 연구 보고서에서도 제의성은 완전히 무시되고 있다. 축제의 성공을 위해서는 제의적인 성스러움 보다는 오히려 재미와 일탈을 부추기는 기획을 주문하고 있다. 물론 지역의 고유성이나 역사, 전통, 문화, 환경 등에도 주목하기를 권장하기는 하지만.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밤시간을 잘 활용할 것, 젊은 사람과 여성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할 것, 일탈적 요소의 가미, 이슈마케팅 등을 주문하고 있다.

`201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막바지 준비가 한창이다. 사무원 3명과 아르바이트생 몇 명이 전부인 부족한 인력 탓으로 타도시 방문홍보는 엄두도 내지를 못하였는데, 한글날부터 시작된 연휴를 기하여 운영위원 몇 명이 타지역으로 홍보활동을 나섰다. 울산의 처용축제장과 부산의 바다미술제 현장을 찾아 벤치마킹 겸 홍보활동을 했고 이튿날은 경북의 김천, 구미, 안동 등지를 돌며 홍보활동을 했다. 긴 여정 중 장시간 이동하는 차안에서 많은 얘기들을 나누다보니 그동안 늘 함께 하였으나 미처 말하지 못하였던 가슴속 내밀한 부분까지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

벌써 15년세월이 지난 시절에 `축제`논문을 쓰며 지역정체성을 담은 축제 개발에 몰두했던 일, 아이덴티티니 컨셉이니 하며 머리를 싸매고 축제의 개념을 만들던 시절에 대한 추억과 여전히 겉만 그럴싸한 껍데기에 굴복하지 않고 그 정신이 튼튼하여 쉽게 흔들리지 않는 내실 있는 축제만들기에 혼신의 용을 쓰고 있으나 현실은 언제나 까다로운 행정절차의 장벽과 내용보다는 외형을 기준으로 하는 평가 등에 대한 부담을 무겁게 짊어지고 깊은 밤을 하얗게 고심한….

`백아절현`의 심정을 푸념처럼 고백하면서도 기적같이 성사된 지역 철강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선뜻 참여를 약속해 준 지역의 어린이, 학생, 문화창조도시 시민들의 고마움에 다시 용기를 얻고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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