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철순 포항중앙상가상인회장최근 우리 포항은 복합상가호텔 유치를 놓고 시민들 간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갈등이 지역발전을 생각하는 여러 시각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더 큰 발전을 위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시민들 간의 갈등은 지역상권을 위협하는 대형마트가 시행사를 통해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재벌기업의 폐해가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지역상권 죽이기이다. 중소상인들의 경우, 지난 1999년 46조원에 이르던 전통시장의 매출액은 2010년에 24조원으로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에 7조원이었던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36조원으로 5배 넘게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지역상권은 유통재벌에 의하여 초토화되고 해체돼갔다.우리 헌법은 `국가는 균형 있는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 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개입과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경제민주화 원칙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현실은 헌법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갈수록 경제적인 불평등과 재벌기업들의 탐욕과 독점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재벌기업들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마케팅 강화로 지역의 영세한 베이커리, 슈퍼, 음식점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겨우 명맥을 유지하거나 손해를 감수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역경제의 기반이 되는 골목상권이 무너지는 것은 곧,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이제는 지역상권 상인들의 희생을 전제로 급성장한 재벌기업이 상생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재벌기업과 중·소상인이 상생 발전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당연한 시대적 과제이다. 지역 영세상인과 소비자들의 사회적인 관계와 삶의 공동체 형성은 지역사회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모든 것이 잘 어우러져야 함께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아울러 시는 포항지역의 유통실태조사, 재벌기업으로 인한 지역중소상권영향조사 등을 진행하고 유통산업상생발전계획도 수립해서 소비자와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지역경제가 재벌기업 유통업체로 독과점 화 되면, 결국에는 중·소상인의 지역공동체는 붕괴되고, 이는 지역주민과 지역 소비자들도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 분명하다.그리고 53만 포항시민께도 당부드린다. 그동안 대형마트 이용만 고집했던 습관을 버리고, 가족이 함께 전통시장과 동네 슈퍼나 작은 점포도 이용해 주실 것을 말이다. 이는 결국 53만 포항시민 공동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일 것이며, 소비자의 권리와 중소상인 생존권 보호를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외형상 보이는 화려함과 웅장함으로 우리 포항의 발전을 가늠해서는 안된다. 특급호텔이 우리지역에 만들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대 환영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우리지역 중소상인들이 활력을 되찾아야하고, 풀뿌리 경제와 서민경제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부디 지역상권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작은 희망의 불씨를 지켜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