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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기술봉사활동에 대한 단상

등록일 2013-06-03 00:04 게재일 2013-06-0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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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영삼 K-water안동권관리단 차장

요즘 많은 기업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이제 봉사활동이라는 네 글자는 마케팅 분야의 일인자인 필립 코틀러 박사의 말처럼 “하면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 됐다.

K-water 안동권관리단에서는 이미 이런 시대적 조류를 누구보다 먼저 인식해 국내 처음으로 1995년부터 안동·임하댐 주변 농촌지역을 대상으로 농촌기술봉사활동을 실시해 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K-water 안동권관리단에서는 상반기 농촌기술봉사활동을 임하댐 주변지역인 청송군 파천면 덕천3리에서 실시했다.

댐 주변 농촌지역은 대부분 산간벽지에 위치하고 있어서 문화적 혜택을 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수몰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수몰민들이 모여 사는 지역도 있다. 따라서 봉사활동은 농기계 수리, 전기설비 수리, 수질검사, 이발미용까지 폭넓고 다양하게 수행한다. 농기계 수리와 이발미용 등은 전문가를 초빙해 실시하기 때문에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전기설비 수리의 경우 K-water 직원들이 직접 가가호호 방문해 설비를 수리하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고 힘이 많이 드는 일이다.

그러나 그만큼 가장 보람이 있는 일이며 또한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이 일어난다. 기술봉사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사전 조사가 필요한데, 항상 사전 조사물량이 실제 봉사활동 할 때 들어가는 물량보다 턱없이 적게 산정돼 담당자들이 난감해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 이유는 사전 조사할 때 농촌 특성상 주민들이 집에 있는 경우가 많지 않으며, 또한 집에 있다 손 치더라도 무슨 난데없는 봉사활동이냐며 반신반의하면서 쉽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사전 조사할 때는 반드시 비가 오는 날을 택해서 하며, 2차, 3차 조사를 통해서 이 오차를 줄이기 위한 많은 노력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작은 소동을 거쳐서 집집마다 방문하여 봉사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 그 곳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우리들 세대의 아버지요, 어머니인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다보면 아련함과 처연함이 마음속에 절로 솟아 나온다.

집집마다 봉사활동을 하고나면 한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그것은 누구 없이 먹을거리를 꼭 챙겨 주는 점이다. 아무리 우리 직원들이 괜찮다고 손사래를 쳐도 그 분들의 정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저녁 무렵 끝날 때쯤에는 직원들 주머니 속에는 온갖 종류의 먹거리들로 풍성해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즐거운 일은 봉사활동 결과에 대해 만족해하는 주민들의 표정을 보는 일이다. 단발머리 이발을 하신 할머니에게 이쁘시다고 하니까 활짝 잇몸을 드러내며 웃으시는 모습, 몸이 불편한 가운데 혼자 사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모든 방에 전등을 쉽게 끄고 켤 수 있는 스위치를 달아드렸는 데, “이젠 살기가 편해졌다”며 잔잔한 미소를 짓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보람으로 다가온다.

따라서 앞으로 농촌기술봉사활동의 사회적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며, 이와 같은 사회공헌활동을 우리 K-water 안동권관리단에서 최초로 하였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이젠 국민도 기업의 사회봉사 활동을 단순히 부정적 여론을 막기 위한 수단, 언론과 국민의 관심 끌기용 일회성 이벤트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어떤 기업이 무슨 사회봉사 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그 활동이 실효성이 있는지 또 진정성은 있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지지와 비판을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돼야만 기업의 사회봉사 활동의 양과 질은 더욱 향상될 것이고, 그것의 최종 수혜자는 바로 우리 국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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