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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의 세계

등록일 2015-10-27 02:01 게재일 2015-10-27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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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선애<br /><br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사회의 변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런지 다가올 미래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져 가는 것 같다. 얼마 전 서울의 모 대학에 다녀간 구글이 선정한 최고의 미래학자 중 한 명이자 다빈치 연구소 소장인 토마스 프레이는 앞으로 15년 후에는 세계 전체 일자리의 절반인 20억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물론 5년 후 주목받을 미래의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드론(무인비행기), 무인자동차, 3D 프린터, 가상현실 기기 등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촉매적 혁신(Catalytic innovation)`들이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얼마 전 저녁 뉴스에서 샤넬의 모델들이 3D 프린터로 만든 옷을 입고 런웨이를 걸어다니는 패션쇼 장면을 본 적이 있다.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의 콘셉트가 샤넬 특유의 아이템인 트위드 재킷에 3D 프린터 기술을 더해 21세기 버전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라고 한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해 온 제러미 리프킨은 “3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누구나 기업가가 돼 혁신적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3D 프린터는 3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다”라며 3D 프린터가 미래산업의 확실한 예시임을 말하고 있다. 요즘 들어 3D 프린터는 재료가 가볍고 필요한 소량만 낭비 없이 맞춤 생산할 수 있으며, 제품 출시의 시기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주목 받는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3D 프린터는 미래산업을 준비하는 세계인 전반의 관심임과 동시에 실제 사용자의 수도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 아디다스도 3D 프린터를 통해 완벽한 운동화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인 퓨처크래프트 3D 프로젝트에서 개발 중인 운동화의 모습을 공개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3D 프린팅쇼에서 3D 프린터로 제작된 인물 형상이 전시되었고, 한 3D 프린팅 전문가가 3D 프린터로 제작된 티라노사우루스 두개골을 쓰고 있기도 했다. 미국도 1986년부터 최근까지 국립과학재단과 NASA, NIST, 국방성, 에너지성이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두바이에는 건물 전체와 이를 채울 가구까지 높이가 약 6m에 이르는 3D프린터로 제작하는 사무실을 지을 계획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산업과 일자리가 창출되기를 기대하며 2020년까지 3D 프린팅 1천만 인력 양성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

발터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1936)이라는 글에서 기술복제시대에 손상을 입는 것은 예술품의 진품성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예술작품의 유일무이한 현존성을 아우라라고 할 때 예술작품의 기술적 복제가능성의 시대에서 위축되고 있는 것은 예술작품의 아우라라고 했다. 예술작품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성격인 진품성 즉 아우라를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벤야민의 말에 빗대어 볼때 3D프린팅 기술은 예술작품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마구 뒤흔들어 놓는 사건 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유엔미래보고서 2040`을 보면 3D 프린터로 집을 짓는 콘투어 크래프팅(contour crafting)이 집에 대한 개념을 바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던캘리포니아대의 베록 코시네비스 교수가 작업한 3D 콘크리트 프린터 콘투어 크래프팅은 24시간 안에 집을 완성한다. 상하이의 원선 데코레이션 디자인 엔지니어링 기업은 3D 프린터로 하루에 10채를 프린팅한다. 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는 방법이니 집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기대해 볼만한 아이템이다. 변화무쌍한 과학기술을 따라가기 벅차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의 콧대를 낮출 수만 있다면, 이런 벅참 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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