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은 구절이 있다. 나의 인생에 큰 힘이 되고 축이 되는 구절들이 나를 잡아둔다. 그 중에 하나가 구사구용(九思九容)이다. 구사구용의 내용과 비슷한 내용인 사잠을 고문진보에도 소개하고 있다. 문심조룡의 주(註)에 잠(箴)은 병을 고치는 침(針)의 뜻이며 설문해자에서도 잠은 침(鍼)과 같다고 풀이하고 있다.箴은 경계하고 근본으로 삼으라는 뜻이다. 그중에 정정숙(程正叔)의 四箴은 視, 廳, 言, 動으로 천하의 명문장으로 손색이 없다. 또한 장온고의 大寶箴에서도 “하늘이 인간의 선악을 모를리 없습니다. 하늘은 저 높은곳에 있으면서도 인간 세상 모든 죄와 업을 알고 있습니다. 악행은 당연 즐거움을 다해서는 안됩니다. 즐거움이 다하면 반드시 슬픈일이 생기는 법입니다. 마음가는대로 욕심을 부려서는 안됩니다. 욕심을 마음껏 부리면 반드시 재화가 일어납니다”라고 강조하고 있다.정정숙의 사잠은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을 파악하는 수양법과 외물에 끌려 본심을 잃게 된다라고 하였고 청잠에서는 사념(邪念)을 물리치고 진실한 마음의 지킴과 예가 아니면 듣지말고 단언했고 언잠에서는 말은 사상의 표현도구이기에 남과의 충돌 평정을 잃지 않도록 경계하고 있다.율곡 이이는 격몽요결에서 “구용(九容)보다 몸가짐에는 더 중요한 것이 없고 배움에 나아가고 지혜를 더하는데는 구사(九思)구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자기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수습하는데는 구용보다 중요한 것이 없으며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는데는 구사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고 했다.그럼 구용은 발은 무겁게 놀려야하며 손은 공손히, 눈은 단정하게, 입은 다물고, 목소리는 조용하게 내야하며, 머리는 곧게 가져야 하며, 기운은 엄숙히, 얼굴빛은 씩씩하고 반듯하게 서 있어 보여야 한다. 그리고 구사는 물건을 볼때는 밝은 것을 생각하고 소리를 들을때도 얼굴빛은 온화하게, 몸모양은 공손히, 일할때는 공경함을, 의심이 나는 일이 있으면 남에게 물어보고, 화가 날때는 어지러운 것을 얻는 물건이 있으며 의를 생각하라, 하셨다. 이것은 자기관리와 대인관계의 예의에 대한 완전에 이르는 정답이며 행동강령인 것이다. 이 귀한 것들을 생각만 하고 게을리 한다면 귀신도 이룰 수 없다. 깊이 새기고 새기면 총기가 되고 총명이 된다. 마음속에만 붙잡아놓고 놓아두지만 말고 앉은 자리에 좌우로 보고 새긴다면 바른생각 바른몸으로 살아갈 수 있는 종합 비타민이 될 것이 틀림없다.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2016-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