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에 “사람은 모름지기 사나운 새나 짐승처럼 전투적인 기상이 있고나서 그것을 부드럽게 안으로 다스려 법도에 알맞게 행동하면 유용한 인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허물을 고치면 대인(大人)이 될 수도 있다. 인생은 늙고 나날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무엇이든가에 쉽게 길들여진다는 것이 무섭다. 잘못에 젖어들어 시·공간에 길들어져 버리면 벗어날 수 없는 타성에 젖어든다. 잘못을 고치고자 하는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돌아 오기가 쉽지 않다. 손가락만큼의 구멍이 저수지의 물을 모두다 말린다. 60일간 감옥살이를 하고도 공자의 사위가 된 제자 공야장은 비록 전과자이지만 공자는 허물의 이유를 알았기에 그의 제자를 사위로 맞이한 것이다.
사회는 사람들의 잘못을 너무 쉽게 용서하고 안아주는 경향이 있다. 용서하고 안아주는 일이 나쁜 것이 아니지만 용서는 허물어진 내 양심을 손질하는 일이며 아름다운 선행이다. 문제는 받아들이는 깊은 반성없는 그들의 마음이 문제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스스로 배웠다고 하는 큰 도둑들의 잘못된 도리는 어찌할 것인가 한심하기 그지없다.
사는 일이 이런 저런 이유로 녹록지 않다. 그렇지만 누구나 사는 일에 살얼음을 밟듯 조심하고 깊은 못가에 이르듯 조심하는 마음으로 행하면 허물을 조금씩 줄여갈 수 있을 것이다. 남의 허물을 입에 올리기전에 나의 허물이나 고쳐야 겠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