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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공손, 경건, 진실

등록일 2016-05-13 02:01 게재일 2016-05-1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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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이 늘 넘쳐서 문제이다. 이 넘치고 행동이 넘치고 사람들의 만남이 진실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얼마나 정의롭지 못하기에 세간에 정의란 무엇인가라고 숱하게 정의 되어지지만 실천의 한계는 누구라도 완전할 .수 없는 것이 세상의 구조상의 모순속에 살고 있다. 공자께 제자 번지가 “무엇이 인(仁)입니까 ”하고 여쭈었다 . 공자는 “평소 집에서 거처할 때는 공손한 자세를 지니며 일을 맡아 처리할 때도 공경히 해야 하며 남을 대할때는 충심의 심정을 대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비록 미개한 지역에 가더라도 이 세가지는 버려서는 안된다”라고 말하고 있다.

버려서는 안되는 것이 어찌 이 세가지 뿐이겠는가마는 공자는 제자들의 학습 수행 덕목에 공손을 강조했다. 공(恭)은 공손이며 낮춤은 미덕이며 남을 받들어 모시는 지극한 마음이다. 선인들은 공(恭)자와 손(遜)자를 사용한 호가 많이 사용되어 자신을 살피고 이끌어 왔다. 요즘 세태가 사람 귀한 줄 모른다는 것도 큰 병폐이다. 언제 무릎 조아리며 다가서 본 그런 사람이 멀리 또는 가까이에 있다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복된 맑은 부자인 것이다.

논어에 자공은 스승인 공자보다 높게 평가하기도 하였다. 그런 평가에 자공은 “나의 담장은 겨우 어깨 높이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선생님의 담장은 높이가 너무 높아 도저히 그 문 안에 들지 않으면 볼 수 없다. 그 대문에 들어가 볼 수 있는 이는 매우 드물다”라고 하였다. 제자 자공의 유능함의 칭찬에 이렇게 겸손함은 그의 해와 달 같은 스승의 흠모와 모심에서 나온다. 공자의 사당 묘당 대문인 앙성문(仰聖門)에는 청나라 건륭황제의 글씨로 만인궁장(萬刃宮牆)이라고 쓰여져 있다. 공자의 인격과 학문의 정신적 높이를 말하고 있다. 8척이 1인(?)이라니 만인이라며 얼마나 높을까. 나의 담장은 있긴 있는지 몇 치 라도 되면 좋겠다. 살아가면서 두손모아 공손하고 경건하게 진실되게 살 수만 있다면 좋겠다. 살아가는 처세술의 방편 중에 세속에 집착치 말고 온화하고 부드럽게 맑고 잔잔하고 담담하고 사리사욕 앞에는 과단성과 결단성이 있으며 뭔가를 이뤘다 해도 기쁨 앞에는 참을 수 있고 들뜨지 말고 뜻을 이루지 못해도 좌절치 말고 태연할 수 있다면 100년을 살고 200년을 살았다고 할 것이다. 몇 년 전 전시회때 부탁으로 쓴 작품 한 점이 바로 이 글제였다. 그 작품이 잘 있는지 사뭇 궁금하다. 신이 있다면 언제나 한결같이 공손하고 경건하고 진실된 삶을 살게 하소서라고 매달리고 싶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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