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는 學而편에서 “제자는 집에 들어 와서는 부모에게 효도하고 나가서는 윗사람을 공경하며 행동을 삼가고 미덥게하며 널리 사람을 사랑하되 어진 사람을 가까이 해야한다. 이런 일을 실행하고 남은 시간이 있으면 바른 글을 배워야 한다”라고 했다. 효도, 공경, 미더운 행동, 넓은 사랑 어느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널리 세상 구하는 사랑 박시제중(博施濟衆)이다. 공자의 사랑은 많은 사람을 널리 구하고 사랑하는 통큰 대 군자의 사랑이며 제자를 사랑한 덕있는 스승으로서의 사랑은 눈물겹다. 특히 안회의 죽음에서“하늘이 나를 버렸구나 하늘이 나를 버렸구나”하며 원통해 하는 그의 절규는 가이없는 제자의 사랑이다.
사랑 愛의 어원으로 愛는 머리를 돌려 남을 생각하는 마음 즉 머리를 돌린 형상인 목멜기와 마음심자가 합해졌다는 의미와 누군가에게 다가서는 참으로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부모님의 지극하신 사랑은 천고불역이겠지만 요즘 세태는 서로 죽이고 죽이는 험악하고 치떨리는 세상으로 참 많이 변했다. 요즘 세상 흔히 믿을 사람 없다고들 한다. 이것은 믿음 있는 사랑 없다라고 하는 말이다.
또한 사랑의 의미를 넓게 자식을 배불리게 먹이고 싶은 형상의 자(慈)와 남의 아픔마저 끌어 안아주는 비(悲),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모(慕)와 생각(思)그리운 정(情)도 있다. 사랑은 존경과 공경으로 완성되며 자신을 사랑하는데서부터 크게 넓게 나아간다 사랑은 지독하게 선한 마음으로 연습해야 하고 숱하게 가슴으로 키워야 한다.
언제나 부족하기 그지없는 나의 작품은 스스로를 끌어안는 신뢰와 사랑과 정성의 결과물이다. 공자의 넓고 가이없는 사랑만큼은 아니어도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지금의 시간 앞에 찾아 온 사심없고 허물없는 사랑의 숙제는 미루지 말아야 할 일이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