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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三人行

등록일 2016-03-25 02:01 게재일 2016-03-2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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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이란 뭇 사람들 중에 사리를 분별하여 바르게 인도해주는 사람이다. 곳곳에서 우리는 스승을 만나고 묻고 가르침을 받을수 있지만 눈이 어둡고 오만 방자하여 알수도 없고 뫼실수도 없다. 참스승은 참되게 길찾아 나서는 자에게만 온전히 만나 뵐 수 있는 영광을 준다. 어찌 사람뿐이겠는가! 한 줄의 글과 한 점의 작품도 아니 미물도 자연도 눈뜨면 스승이다. 붓글씨를 가르치면서 전업작가의 생을 살아가는 직업 덕분에 귀하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나고 살 수 있다는 것. 이것 정말 큰 복이다. 내 스스로 부족하기 그지 없지만 찾아와 주는 사람 모두가 이런저런 점들이 나의 참 스승임을 느낄 때가 많다. 좋은 성품은 배움을 주어서 고맙고, 악하고 못된 점들도 내가 받아야 할 시절 인연이고 버려야 할 깨우침이니, 그것 또한 고맙다.

붓글씨는 고개를 쳐들고는 쓸 수 없고 모난 구석을 매만져 두루 원만하고 조화롭게 다듬어주는 그런 기능도 있으며 그를 통해 사람과의 조화를 익힐 수도 있다. 이 또한 나의 스승이며 수행의 한 물건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내 자신이 먼저 반성하지만 진정으로 눈뜨지 못한 자에게 지혜와 지견력을 안겨주신 보은의 은덕 앞에 꽃 한송이 진정으로 바칠 수 있는 마음으로 뫼시는 분이 계신다면 그의 삶은 천하지도 비루하지도 않고 귀한 일일 것이다. 서실에서 자주 만지는 도구 중에 글씨를 쓸 때 화선지를 눌러주는 나무 서진에 “나의 반대편이 나의 진정한 스승이요 가르침”이라고 적어 두었다. 한때 격한 감정과 사람이 미워지는 마음이 쳐오를 때 깊이 새기면서 다독거린다.

좋은 스승 찾아 길을 나서야 한다. 세상 모두가 길이고 길위에서 길을 찾아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유비는 삼고초려(三顧草廬) 했다지만 30초려 해서라도 배움의 길을 나서야 한다. 진정 배움만이 용기이고 희망이고 미래 대안이다.

3류 스승을 모시면 영원히 3류밖에 될 수 없다. 좋은 스승 만나는 즉시 절반은 성공이고 그것은 진정 가장 무량 대복이다. 스승찾아 가르침을 받고자 천하에 선지식 찾아 목숨 걸고 구도행 나선 선재동자의 정신 맑고 치열한 구법행이 그립다. 자신의 일에 통달한 사람이며 신분이 지위에 관계없이 참스승이다. 스승은 진정으로 묻고 진실되게 구할 때 답한다. 늘 같이 길가는 도반, 그가 바로 스승이다. 가까이 계시는 참스승 잘 뫼셔야 한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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