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씨는 고개를 쳐들고는 쓸 수 없고 모난 구석을 매만져 두루 원만하고 조화롭게 다듬어주는 그런 기능도 있으며 그를 통해 사람과의 조화를 익힐 수도 있다. 이 또한 나의 스승이며 수행의 한 물건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내 자신이 먼저 반성하지만 진정으로 눈뜨지 못한 자에게 지혜와 지견력을 안겨주신 보은의 은덕 앞에 꽃 한송이 진정으로 바칠 수 있는 마음으로 뫼시는 분이 계신다면 그의 삶은 천하지도 비루하지도 않고 귀한 일일 것이다. 서실에서 자주 만지는 도구 중에 글씨를 쓸 때 화선지를 눌러주는 나무 서진에 “나의 반대편이 나의 진정한 스승이요 가르침”이라고 적어 두었다. 한때 격한 감정과 사람이 미워지는 마음이 쳐오를 때 깊이 새기면서 다독거린다.
좋은 스승 찾아 길을 나서야 한다. 세상 모두가 길이고 길위에서 길을 찾아 떠나는 것이 인생이다. 유비는 삼고초려(三顧草廬) 했다지만 30초려 해서라도 배움의 길을 나서야 한다. 진정 배움만이 용기이고 희망이고 미래 대안이다.
3류 스승을 모시면 영원히 3류밖에 될 수 없다. 좋은 스승 만나는 즉시 절반은 성공이고 그것은 진정 가장 무량 대복이다. 스승찾아 가르침을 받고자 천하에 선지식 찾아 목숨 걸고 구도행 나선 선재동자의 정신 맑고 치열한 구법행이 그립다. 자신의 일에 통달한 사람이며 신분이 지위에 관계없이 참스승이다. 스승은 진정으로 묻고 진실되게 구할 때 답한다. 늘 같이 길가는 도반, 그가 바로 스승이다. 가까이 계시는 참스승 잘 뫼셔야 한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