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났다 죽는 일은 한구름 일어났다 사라지는 일이다.
긴 시간인 것 같지만 왔다가는 일이 짧기 그지없다. 사는 동안 누구나 본능적으로 부하고 귀하기를 탐한다. 공자도 부귀와 영화는 모든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지만 올바르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을 누리지 말아야하며 가난과 비천은 모든 사람이 싫어한다라고 말했다.
세상에 부귀치고 바르게 얻어지는 것이 많지 않게 보여지고 있기에 재산 축적이 부정만이 방법인 것처럼 인식되는 것도 옳지는 않다. 사실 권력과 명예를 탐하는 사람 중에 이익 앞에 자유로운 사람 만나기 쉽지 않다. 채근담에서도 “명예를 좋아하는 것이 이익을 좋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好名不殊好利)”라고 하였다.
세상살이 십중팔구가 권력과 명예 즉 부의 쟁탈전이다. 부(富)는 신에게 올리는 술통의 중배처럼 봉긋하게 넉넉하고 풍부해지기를 바라는 형상의 글자이다. 부할 수는 있지만 귀하기는 쉽지 않다. 정당치 않는 방법으로 인해 고통의 분란이 되어 자신은 물론 가족과 사회가 다 썩고 죽고 망한다. 자족하는 자가 가장 큰 부자라고 하지만 인간은 그칠줄 모르는 전진 지향적 동물이다.
사회적 구조가 살아가기 위해 재물의 축적이 필요충분조건의 하나이겠지만 술이편에서 “좋지않은 음식을 먹고 물을 마시며 팔을 구부려 베개삼아 자더라도 즐거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정의에 어긋난 부귀와 영화는 나에게 뜬구름(浮雲)과 같다”라고 하였다. 공자도 부를 찾고 명예 찾아 숱하게 길을 나섰다. 우리 모두 탐심을 버리지 못하고 헤맨다. 누구에게나 `정의롭지 않은 부의 축적은 바르지 않다`라고 숱하게 가르친다. 귀 아프게 들어왔고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행하는 자 많지 않다.
흐르는 거친 물에 양치질하고 거친밥을 먹으면서 이 시대에 자유자적 할 수 있는 사람 만나기 쉽지 않다. 모두가 내려놓으면 죽는 줄 안다. 내려놓아 보면 안다.
나에게 뜬구름은 무엇일까! 사는 일이 늘 허공에 핀 꽃만 찾아나서지 않는지 멍청하고 어리석어 흰구름 일어났다 사라지는 구름의 무정설법을 알 수가 없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