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 제자 중에 가장 먼저 학이편에 증자가 나온다. 字가 자여(子與)인 증삼은 학이편에서는 “충(忠), 신(信), 전습(傳習)을 살피고 반성한다”라고 했다. 여기에서 삼성(三省)의 성은 目과 生으로 生은 淸과 통하여 맑다의 의미이며 자세히 보면 덜다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성찰(省察)로 주위를 살펴 알아본다의 뜻이며 세 번은 세 번이 아닌 자주 많이라는 뜻이다.
충(忠)은 자신의 모든 것을 숨김없이 드러내는 일이며, 신(信)은 실질적인 것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수받은 것을 복습하였는가의 전(傳)은 스승에게 받은 가르침이고 습은 스스로 익숙케 하는 것이라고 주희는 설명했다. 이렇게 자신을 성찰하고 기르면 무엇이든지 완성에 이를 수 있다. 돌이켜서 안으로 살피며 반성하는 일은 참으로 귀하고 복된 일이다. 이 일은 모두가 힘써야 할 근본이다. 군자는 “근본에 힘쓰니 근본이 확립되면 인의 도가 발생한다”라고 하지만 돌이켜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쉽지 않다. 붓글씨 공부 과정에 획은 반드시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붓을 일으켜야 한다. 이 또한 자신을 돌아보는 중요한 수행의 시간이 된다.
공자는 “너무하도다. 나는 아직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식하고 마음속 깊이 자책하는 이를 보지 못했다”라고 `공야장편`에서 지적하고 있다. 반성은 참회하고 다시는 그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거룩한 행위이다.
누구든지 자신을 통제하고 거느릴 수 없다면 자신에게 군림 당하면서 살 수 밖에 없다. 반성해야 할 일이 어디 한 두 가지이겠냐만은 50살이 되었을때 춘추시대 위나라 천하의 대부 거백옥은 “49년을 헛살았다”라고 지극히 겸손하게 반성하고 있다. 인간이 잘못을 저지르고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건 진정한 잘못이다. 쉬운 일이 아니다 .
허물이 있으면 즉시 고치라고 공자는 말하고 있다. 내 자신의 우매함이 어디서 오는지 탐심과 진심과 치심이 선한 나의 근본 자리를 찾아 들어갈 일이다. 반성을 통하지 않는 인생은 전혀 존재의 가치가 없다. 오늘은 내 발 밑이나 찬찬히 살펴야겠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