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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道不同不相爲謀 (도부동불상위모)

등록일 2016-05-20 02:01 게재일 2016-05-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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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일이었다. 논어의 구절 중에 동업을 하지말라는 뜻의 문장이 무엇입니까라는 느닷없는 물음이었다. 먼거리에 있지만 종종 만나는 관계이고 편히 지내는 사이다. 굳이 예를 들면 위령공제 15절에 “도가 같지 않으면 함께 일을 꾀하지 않는다”는 글귀가 있다라고 했다. 논어에서 도는 사람의 실천 덕목인 인(仁)이기에 동업과의 직접적인 관련은 아니겠지만 인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과 서로 상호관계 속에 손을 잡고 협동해야 한다. 부족한 이에게는 길이 되고 가끔 그들의 배경이 되고 비비고 기댈 언덕이 되어주기도 해야한다.

사람의 사귐에 대해 사마천의 사기에 “한번 귀해지고 한번 천해지며 사귀는 정이 나타난다” 즉 한번 죽고 한번 살아나니 사귐의 정을 알게 되고 한번 가난해지고 한번 넉넉해지니 사귐의 태도를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의 인심은 조석지변이다. 노인의 건강과 가을 날씨는 알 수 없다고 한 것과 같다. 이랬다 저랬다 변하는 것이 마음이기에 늘 경계의 대상이고 온전해지기가 쉽지 않다.

천하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 사람을 얻어야 한다. 가을의 완전한 추수를 위해서는 넉넉한 거름과 정성과 가끔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도를 구하기 어렵듯이 사람의 마음을 구하는 일은 참 어렵다. 사람은 살아있는 이익과 정의라는 경계점에 움직이는 활물(活物)이기 때문이다. 옛말씀에 평생의 가장 위대한 일은 사람을 기르는 일 만한 것이 없다. 돈으로 명예가 아닌 덕으로 사람을 구해야 한다. 예술도 역사도 분당을 하고 파당을 한다.

권리와 명예 이익을 위해 모든 것에 따라 웃었다 울었다가 모였다 흩어진다. “파리를 쫒으면 늘 변소 주변만 머뭇거릴것이고 꿀벌을 쫒으면 꽃밭 가까이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썩은 고기는 파리떼는 모을 수 있어도 진정한 사람은 모을 수 없다.

내 자신에게 묻고 있다. 너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기웃거리고 있는가. 권력이나 명예, 돈 이 모든 것이 사람이 지향하는 그 무엇 중에 하나이겠지만 가장 좋고 유일한 점은 가지지 못한자 보다 선을 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리나 도자기 그리고 평판은 쉽게 깨어지며 절대권력은 휘두르는 것만큼 썩기 마련이다. 살다보면 만나야 할 인연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서로같이 생각하고 호흡하는 이를 찾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먼길을 같이 갈 사람을 만난다는 것 행운이며 무량대복이다. 환한 대낮에도 호롱불 들고라도 사람을 찾아야 한다.

솔뫼 정현식<서예가·솔뫼서예연구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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