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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행복한 여성·가족, 희망의 열쇠

▲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개발실장최근 사회경제 및 매체의 다양화와 함께 가족형태와 가족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가족형태의 변화는 여성의 의식변화와 가족관계, 자녀양육, 가사노동 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가족을 둘러싼 가치관의 변화는 가족이나 친족집단을 중시하던 집단주의적 의식을 약화시키고,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개인화 방향으로 나아가 성별 그리고 세대 간 가치관의 괴리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다시 말해 가족형태의 변화는 가족 내 성역할과 가치관, 1인 가구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가족정책이 가족의 구조적 특성과 개인의식을 반영하고 있는가에 관해서는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본다.즉 초혼연령의 상승, 결혼가치관 변화, 가족 내 돌봄 기능의 약화, 가족 재구성의 형태 증가, 가족 갈등 증가, 가족이기주의 강화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이와 같은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는 일·가정 양립의 일상화, 결혼·출산·양육 부담 경감,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한 각종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단순 출산장려 정책보다는 출산 및 양육의 인프라 구축과 함께 자녀 양육의 사회화, 양성평등문화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한편, 지금까지는 모·부자가정이나 가정폭력 등에 한정하여 취약가족 중심의 정책을 전개하여 왔지만, 앞으로는 여성과 가족정책을 통합해서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여성가족정책 방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면, 첫째, 취약가족 중심의 잔여적, 사후치료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보편적, 예방적 여성가족정책의 실현이 필요하다.신혼부부 가정, 중년부부 가정, 노인부부가정, 노인단독가구, 한부모가족 등 가족의 다양성과 가족의 형성기, 확대기, 축소기 등 가족 및 가구의 구성원의 특성변화에 기초한 생애주기·연령별 맞춤형 여성가족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둘째, 미혼율 증대, 출산율 감소, 여성경제활동참가의 증대 등 여성 및 가족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의 끊임없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족 내에서 여성 역할은 의존적, 종속적인 측면과 다중적 역할 부담이 병존하고 있다.여성 역할에 대한 갈등과 스트레스는 결국 가족의 위기나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족 내 여성의 역할을 여성가족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문제라고 본다.셋째, 여성 및 가족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복지 서비스의 연계 및 통합이 중요하다고 본다.지역에 있는 시설이나 기관의 지리적 장점을 활용하여 여성가족 관련 복지지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통합적 연계망을 구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시스템 구축 및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넷째, 과거에 비하여 남녀 간의 실질적인 양평평등은 제도권 안에서는 많이 진보하였으나 사적인 영역에 있어서의 남녀 간의 불평등이나 성차별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 여성의 사회참여 활동의 증대로 인해 맞벌이 부부가족이 증가하고 있지만 가족내의 양육과 가사노동, 돌봄노동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는 여전히 여성에게 과중하게 부담이 지워져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양성평등한 부부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가족관계에 대한 교육 및 학습이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아울러 전 세계 48개국 IBM 지사 생활 보고서의 분석에 의하면, 일과 가정에 균형을 잡고 생활한 사람들이 기업에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일과 생활의 균형이 모든 주요 정책에 적극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016-05-19

여성인재, 최고의 경쟁력이다

▲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개발실장21세기는 세계화와 지식정보화의 시대로 무한한 인적자원의 활용정도에 따라 그 나라가 새로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토지나 자본을 주된 생산요소로 삼았던 20세기까지의 국가발전전략과 달리 21세기는 인적자원 활용 그 자체가 국가경쟁력의 중심요소가 되고 국가의 장래도 그것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지역발전전략 중심의 여성인적자원 활용이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는 고민해 보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역의 여성인적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정책 및 제도적 측면, 사회 및 문화적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그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먼저 여성정책 측면에서는 내 딸이 이 사회 안에서 남성과 더불어 그들의 목소리를 찾고 제대로 된 사회적 위치를 찾아가는 동등한 성인지적 접근(gender-based approach)으로 사회인식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그간 다양한 정책과 제도들이 여성노동과 정치행정의 현장 속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의식과 변화가 중요함을 거듭 확인했다. 그것이 선행되지 않는 한 양질의 우수한 여성인력개발이라는 궁극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사회유지라는 기본 기능 외에 다음 세대의 노동력을 생산하고 가족을 보존하는 것인 만큼 사회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보호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출산휴가의 보장, 육아휴가제, 탁아시설의 확충 및 양질화 등에 대한 국가 및 지역의 경쟁력 차원에서 새롭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직장과 지역내 공동육아시설 확충, 중·장기적으로는 사회적 공동육아제도를 도입해 저학력이면서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육아시설 설치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더 나아가 현장 속 여성인적자원 활성화 방안에 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먼저, 전업주부 대상의 직업훈련과 취업연계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할 것이다. 비경제활동의 범주에 있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취업능력을 제고하는 것이 여성인력개발의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더불어 중·장년층의 직업훈련과 지역 여성인적자원의 주체로서 관심을 갖는 여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자활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직업훈련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복지정책이 동반 될 수 있다면 정책적 효과도 클 것으로 예측된다. 둘째, 고학력 여성인력을 활성하기 위해 지역산업 및 미래 특화산업 수요를 반영한 여성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지역의 산업특성을 반영한 섬세한 맞춤형 여성전문인력을 양성할 필요성이 있다. 셋째, 지역의 여성인력개발 관련 핵심주체 간 파트너십을 강화해 여성고용 거버넌스를 통해 여성능력 활용의 효율성을 제고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온라인 여성고용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온라인상에서 여성친화적 훈련과정 및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뿐만 아니라 여성 직업훈련기관들 간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맞춤형 직업훈련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넷째, 워킹맘을 위한 일-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조성이 필요하다. 일하는 여성을 위한 양육지원제도 및 사회적 지원 서비스가 부족하여 안심하고 자녀를 맡기기 어려운 현실이며, 수요자들은 저렴하면서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제공 받기를 원한다. 취업여성이 일하는 사업장에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직장보육시설 설치를 적극 유도해야 할 뿐만 아니라 남성근로자의 육아휴직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확산할 필요가 있다. 여성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국가경제 전반의 손실도 그만큼 클 것이다. 데일 카네기에 의하면 `자신이 특별한 인재라는 자신감만큼 그 사람에게 유익하고 유일한 것은 없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많은 어려운 사항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자신감 있게 당당하게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기본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본다.

2016-05-13

누구를 `선택`해야 하나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이제 곧, 우리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을 맞아 국회의원 후보들 중 누구를 뽑아 국회로 보낼 것인가에 대한 투표를 해야 한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의 고민은 만만치 않다. 새로 뽑히는 국회의원들이 활동할 앞으로의 4년은 세기의 전환에 따른 새로운 시대적 도전들에 대한 지혜로운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지난달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관련해 유권자를 대상으로 투표참여 의향 및 사전투표제도 인지도 등에 관한 여론조사를 했다. 그 결과 유권자 3명 중 2명 정도(70.8%)는 이번 선거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5명 중 3명 이상(63.9%)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권자들의 대부분은 선거에 대한 관심도 높고, 투표에 대한 의지도 강한 편이다. 문제는 어떤 후보를 선택할 것인가이다.각 정당들은 머리를 맞대고 정성들여 만든 공약들을 내세우고,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거듭 문자를 보내며 자신을 찍어달라고 호소를 한다. 당선인을 예상하게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언론 매체들은 신속한 보도를 제공하며 선거의 장을 뜨겁게 하고 있다. 여론조사 결과 유권자들 중 다수가 `인물·능력` 또는 `정책·공약`을 기준으로 후보를 선택한다고 한다. 하지만, 신중 또 신중해야 할 `선택`이기 때문에 여전히 망설이는 유권자들도 있다.여러 언론 매체들은 선택을 망설이는 이른바 부동층을 대상으로 각 정당들이 내세우는 공약을 살피는 것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일러준다. 결정을 망설이는 사람들은 이들의 권고대로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인터넷 사이트(http://www.nec.go.kr/portal/VtMain.do)를 방문해서 정당들이 제시하고 있는 정책공약도 꼼꼼하게 비교하며 읽어보기도 하고, 신문에 실린 정책공약 관련 의견들도 빠짐없이 읽어 본다. 아니나 다를까 공약 중 상당수는 부실 공약, 선심성 공약, 재탕·삼탕 공약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보도 기사를 읽고 나면,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기만 한다.이달 초 몇몇 지상에 실린 전직 모 국회의장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나니, 선택을 망설이는 유권자들의 답답한 심정이 조금은 이해가 갈 듯하다. 그의 주된 논지는 이제 세계는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으로 초연결사회에 진입했고, 인터넷이 사회와 산업, 권력구조를 바꿀 만큼 발달했다. 하지만, 한국의 정치는 여전히 아날로그 방식처럼 구태의연하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류문명의 전환기를 살고 있고, 이에 따라 유권자들도 새롭게 다가온 시대의 비전을 갖춘 정치인을 기다리고 있다.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문명전환기임을 실감하게 해주는 단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까운 미래에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는 인간이 하던 수많은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된다는 것이다. 다보스포럼에서 AI로 인해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가 200만 개, 사라지는 일자리가 700만 개로 예상했고,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은 미국 내 700여개 직업 중 절반이 20년 내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했다.선택을 망설이는 유권자 중의 일부는 이런 거대한 전환의 물결을 미리 감지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취업난을 해소하는 방책을 제시하는 정당 내지는 후보자를 찾고 있음이 틀림없다. 가드너는 리더십의 구성요소를 비전 제시, 목표관리, 조직원에게 동기와 믿음 부여, 변화를 위한 쇄신, 지적 능력과 체력 등이라고 했다. 첫 번째에 있는 비전 제시는 눈앞에 펼쳐진 또는 펼쳐질 현실과 소통 가능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포퓰리즘은 절대 아님을.

2016-04-11

촘촘한 저출산 해법은 어디서…

▲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개발실장저출산의 문제가 개인과 가족의 차원을 넘어 국가와 사회의 문제로 인식되는 것은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15년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1.24명으로 OECD평균 출산율인 1.7명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면 `초저출산`사회로 분류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 합계출산율이 1.3명 이하로 떨어진 뒤 15년째 초저출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960년 6.0명에서 1983년 2.1명(인구대체수준)으로 낮아지는데 불과 23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격한 속도의 초고령화가 이뤄졌다. 결국 초저출산은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이어져 경제성장 둔화를 초래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 상실로 귀결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를 대비하여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에서는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속 발전 사회 구현`이라는 비전 아래 아이를 낳고 싶은 사회 만들기, 생산적이며 활기찬 고령사회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은 `사회구조적 원인에 대한 근본적 접근, 실천과 정착에 중점, 만혼 추세 완화를 위한 젊은 세대의 사회경제적 여건 개선,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노동력 부족 대응, 실버경제 육성 등을 통한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인식`등과 같이 1·2차 기본계획과 차별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도 설명하였듯이 저출산 및 고령화 문제가 중앙정부만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급한 사회적 문제라는 것은 새삼 말할 나위없이 당연하다. 때문에 단순한 출산장려 정책보다는 출산과 양육의 인프라를 구축함과 동시에 고령친화적인 환경 조성과 노인의 사회참여를 적극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정책들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그렇다면, 저출산 문제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무엇을 고민해 보아야 하는가?첫째, 가족친화적인 사회문화 형성과 가족친화기업 인증제를 중소기업에도 활성화 하고, 이들 기업에 제공되는 인센티브를 확대해 다른 기업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되도록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둘째, 출산과 양육은 더이상 여성 고유의 책임이 아닌 부부의 책임이라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스웨덴의 경우 남성의 육아참여 장려를 위해 부성휴가 및 성평등 보너스 제도 등을 실시하고 있듯이 남성의 육아휴직이 현실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지원책이 강화돼야 할 것이다.셋째, 프랑스는 다양한 수당제도를 도입해 자녀가 있는 가정의 양육부담을 줄였다. 둘째아이부터 지급하는 프랑스의 아동수당제도는 기존의 소득과 관계없이 지급하는 보편적 아동수당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따라서 자녀 수에 따라 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게 된다면 출산을 장려할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넷째, 보육인프라 활성화 정책이 중요하다고 본다. 독일의 경우 전통적 복지제도인 각종 수당제도는 저소득 계층의 출산 장려에는 일부 효과가 있었으나, 고학력 여성일 경우 출산기피 현상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전통적 보수주의 복지국가로 알려진 독일은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면서 0~3세 아동의 보육시설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정책을 채택했다. 이러한 독일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보육 인프라 확충정책은 중산층 고학력 여성의 출산과 경제활동 병행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마지막으로 고령사회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본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화 대응체계 구축, 안정되고 활기찬 노후생활 보장, 고령친화적 사회환경 조성 등을 타겟으로 한 정책방안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당장 우리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미래를 살아가는 또 다른 우리에게는 사회기반을 흔드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촘촘한 대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6-04-08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는 몇 가지 방법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아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이다. 지조 높은 독립운동가를 낳은 조 여사의 단호함과 그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는 글이다.글은 곧 사람이라고 한 뷔퐁의 말이 그대로 딱 맞아 떨어지는 명문장들이다. 오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06년째가 되는 날을 맞아서 각종 행사들이 열린다니 여간 반갑지가 않다.최근 들어 `암살`, `동주`, `귀향` 등의 영화를 통해서 일제강점기의 실상을 현재적 기억으로 재생하는 작업이 국민적 공감을 얻은 것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에 대한 관심도 열기를 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근원에 대한 물음에서 오는 것으로,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일이다.역사적인 일들, 역사 속의 인물들을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책읽기, 영상자료 및 영화, 공연 보기, 유적지 및 기념관 방문하기 등등이다. 안중근 의사에 관련된 출판물은 자서전, 전기, 평전, 소설, 연구논문집 등의 형태로 되어 있다. 장편소설인 `도마 안중근`(2004, 이이녕)은 안중근 의사의 짧고도 치열한 삶이 형상화되고 있다.특히 2010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논문집인 `안중근과 동양평화론`은 안중근 의사 연구의 훌륭한 선행 연구자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에 관한 영화는 `도마 안중근`(2004, 서세원 감독, 84분)이 있다. 소설 `도마 안중근`과 제목이 같지만 관련성은 없다. 연극은 `나는 너다`(2010, 윤석화 연출)가 해를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은 `영웅`(2015, 윤호진 연출)이 작년에 공연을 끝내서 아쉬움이 남는데, 뮤지컬 `명성황후`처럼 지방순회공연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1박 2일`) 하얼빈 특집 네 번째 이야기는 안중근 의사의 자취를 따라가는 것이었다.출연진들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뤼순 감옥 구지 묘지 등을 찾아다니며 안중근 의사의 뜨거운 삶을 생동감 있게 전하는 역할을 해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안중근 의사의 공적을 널리 알리는 데 공중파만큼의 매체가 없음을 재확인하는 프로그램이었다.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서울과 하얼빈에 있다. 서울 안중근의사기념관(1970년 개관, 2010년 새로 건축)에는 그가 뤼순(旅順)의 일본 감옥에 갇힌 이후 1910년 3월 26일까지 옥중에서 쓴 유묵(遺墨)과 자서전 등 수십 점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고, 하얼빈 안중근의사기념관(2014년 개관)에는 손도장, 동상, 유필 등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지난 23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소장 이경규 교수)에서는 중앙도서관 광장 앞에 있는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6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 연구소에서는 탄신일에 헌화식, 유묵휘호대회, 안사모(안중근을 사랑하는 모임)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안 의사의 유해발굴, 후손들 챙기기, 각종 관련 연구 및 연구소 지원의 문제들은 그를 기억하는 일만큼이나 시급하게 해내야 할 과제들로 남아 있다.

2016-03-23

영혼의 따뜻한 소통소리

▲ 손경옥 포항성모병원장·수녀아침 기도 후 묵상시간, 수녀원 주방에서 도마소리가 조용히 들려온다. 간간히 들려오는 그 소리는 엄마가 아침준비하면서 내는 소리다. 기억은 이미 어릴 적 사랑방에서 들려오는 할아버지의 시조 읊는 소리로, 부모님 기도소리로, 포항시청에서 들려오는 애국가 소리(60년대 초등학교 시절엔 애국가가 울려 퍼지면 제자리에서 경건한 모습을 취했다)로 거슬러 종횡무진 한다. 우리는 아침잠을 깨우는 자명종 소리에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온갖 소리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소리는 곧 살아있다는 강력한 표시다. 무시무시한 소리, 형편없는 소리, 거짓소리, 바른 소리, 힘이 나게 하는 소리, 힘 빠지는 소리, 생명의 소리 등 우리는 점점 더 큰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살아간다. 어제보다 더 강력한 소리에 감동을 받고, 내일은 좀 더 다른 소리에 관심을 기울이며, 삶의 진정한 기쁨을 효율성과 합리성 그리고 스피드에 두고 있지는 않을까?미국의 작곡자이자 전위예술가인 존 케이지가 작곡한 `4분33초`, 이 곡은 누구나 연주할 수 있는 곡이면서도 음악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 중의 하나라고 한다. 4분33초 동안 소리 없는 소리로 1952년 8월29일 뉴욕 우드스탁에서 초연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위대한 작품이다. 그는 1악장 33초 동안 청중이 숨죽일 때 나무에 바람이 스치는 소리를 들었고, 2악장 2분40초 동안 지붕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었으며, 3악장 1분20초 동안 당황한 청중들이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그는 침묵의 소리도 음악으로 볼 수 있는 예리한 영성을 지녔다.매일 소임하는 병원의 현장에서는 인생의 모든 소리가 녹아있다. 산고를 겪으며 생명이 태어나는 분만실 소리, 생사를 오가는 단말마의 고통과 온갖 첨단 기계와 라인으로 복잡한 집중치료실, 수술실소리, 임종실에서 들려오는 이별의 아픔소리, 장례식장에서 들려오는 조문소리 등 가장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고 소명으로 받아들이며, 더 작은 소리에 마음을 모아 들어야한다. 이 마음이 흩어졌을 때 생명의 귀중한 때를 놓치게 된다.병원복도에서 그리고 정원 귀퉁이에서 말없이 앉아 있는 어르신의 소리를 듣는다. 어떤 이는 한 손엔 링거주사, 다른 손에는 담배를 피우는 분도 있다. 하루는 정원 벤치에 이불을 푹 덮고 누워계시는 아주머니 옆에 20대로 보이는 딸이 “엄마 이제는 들리는지…”하고 속삭인다. 바람소리와 햇빛소리를 듣고 싶어서 병실을 나왔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병이 깊어보였다. 아마 작은 소리에서 더 작은 소리로 들어가다 보면 침묵의 따뜻한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내가 죽는 순간까지도 소리는 남아있을 것이고, 죽은 후에도 존재할 것이다. 악기나 사람의 목소리로 낼 수 있는 소리를 넘어 자연의 모든 소리와 함께 침묵도 우리에게 주어진다.얼마 전 다큐멘터리를 영화로 만든 `워낭소리`에서 50년이상 소와 함께 살아온 80세의 할아버지는 소가 끄는 수레를 타거나 일을 할 때를 제외하고 늘 넘어질 듯 졸고 있었다. 특히 할머니의 소에 대한 끊임없는 구박소리에도 묵묵부답하다가 소의 워낭소리에는 본능처럼 두 눈을 번쩍 뜨고 소를 살핀다. 오랜 시간을 두고 함께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뜨거운 소통인가.계절의 시작인 1월 정월은 선물로 주어진 한해를 새로운 얼굴로, 마음가짐으로 엮어가는 시간이다. 매일의 삶이 녹록치 않아도 우리의 영혼을 따뜻하게 하는 소리에 마음을 열고 들어보자. 그러면 이 세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나의 경우 어머니의 도마소리, 머리맡에서 하던 기도소리, 질환으로 15년간 앞을 보지 못했지만 늘 기쁘게 산 할아버지 시조 읊는 소리, 햇빛소리, 매일 듣는 자연소리 등 무수히 많다. 그리고 모난 성격에도 묵묵히 함께해준 수녀님들의 소리가 따뜻한 소통이다.

2013-01-29

여성 대통령과 평등 패러다임

▲ 이영석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교육인재개발실장다음 달이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새 시대가 열린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새 대통령과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성과 감성이 결합된 정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21세기를 3F(Fiction, Female, Feeling) 시대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같은 도구를 이용한 가상(Fiction)의 세계에서 한국정치는 바야흐로 여성(Female)과 감성(Feeling)의 실험실이 될 것이며,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혹자는 새 여성대통령이 기존의 남성기득권적 정치에 익숙해 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나는 분명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본다. 새 대통령은 여성이기 때문이다.새 시대는 새로운 성평등 패러다임이 차원높은 단계로 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수십년간 가부장적 한국사회의 남녀 차별에 대항해 여성계가 얻어낸 결실은 여성의 지위향상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 여성대통령의 시대가 온 것도 그 길목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이 아닌가.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많은 남성들이 동참한 이번 대선에서 여성이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성평등 사회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여성이기 때문에 지도자로 뽑았다기보다 지지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지도자로 뽑았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였더라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 해도 그 정당의 대표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면했던 때도 있지 않았는가. 과거에는 지도자의 영역에서 배제됐던 여성을 이제 우리사회가 남성과 같은 대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나는 감지했다.우리사회에서 새로이 자리 잡게 될 패러다임은 성의 구분을 초월한 인간존중의 개념이 될 것이며, 이것은 남녀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개념이다. 어느 한쪽이 이익을 얻음으로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구도가 아니라 둘 다 이익을 얻고, 공존하는 사회로 가는 것이다. 나는 새 시대의 여성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인 인간존중의 정부에서 남성과 여성이 어느 한쪽도 차별을 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믿는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여성가족부의 명칭도 새로운 성평등 패러다임의 구조에 맞춰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영문명칭 `Ministry of Gender Equality Family`를 그 원래의 의미에 좀 더 근접한 `평등가족부`로 변경하는 것은 어떨까. 명칭의 변경을 통해 그동안 여성기족부가 여성만을 위한 조직으로 비판받았던 것을 불식시키고, 남성과 여성을 함께 아우르고, 가족을 통합하는 부처로서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한가지 덧붙여, 새정부가 이끌어 갈 청렴한 사회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나는 매일 저녁 메인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권력형 비리 보도를 접할 때마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이제 국민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우리 국민들은 지난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에서 지겹도록 측근들의 비리를 보아왔고, 분노했다. 새 정부에 대해서도 정권 주변의 비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나는 새 대통령이 그 맥을 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새 대통령이 불의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아왔고, 비리와는 먼 인생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그 분의 청렴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새 대통령에 대한 내 기대가 너무 큰 지도 모른다. 내 친구는 기대보다는 오히려 걱정이 더 많이 된다고 한다. 내 친구의 걱정은 곧 나의 기대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이라면 내게도 `아름다운 대통령`이 될 것이다.

2013-01-22

이 소녀에게 생명을 주소서

▲ 이영석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교육인재개발실장광복절 아침 조간신문에서 한 소녀를 보았다. 단발머리에 맨발로 책상의자에 앉아 무거운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 소녀는 시간이 갈수록 다양한 패션의 옷을 갈아입은 모습으로 카메라의 필름으로 남겨져 있었으나 나는 가슴에서 올라오는 뜨끈한 울먹임 때문에 한동안 그 사진을 똑 바로 쳐다보지 못했다. 그 소녀는 길 건너편 일본 국기를 쳐다보고 있는 종군 위안부 소녀상이다.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건너편 인도에서 246일째되는 날이 소녀가 맞는 첫 번째 광복절이다.지난해 12월14일 소녀상이 세워지고 난 후, 소녀는 이웃들이 만든 목도리·옷·털모자·담요를 입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냈을까? 새해에는 세뱃돈을 넣은 복주머니도 달았는데 행복했을까? 이것들은 단지 현재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우리가 감싸주고 싶은 소녀의 아픔일 것이다.나는 고개를 들어 다시 그녀를 본다. 내가 본 소녀의 나이는 15세, 그녀의 표정은 또다시 나의 목젖을 메이게 한다. 나는 그녀의 표정에서 억압, 슬픔, 절망, 그리고 침묵의 단어를 연상한다. 소녀의 눈은 무시무시한 전쟁터에서 제국주의의 폭력적 전사들로부터 당하는 성폭행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이 심리적 억압으로 응축돼있고, 소녀의 눈은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혼자 남았다는 외로움으로 슬프고도 슬프다. 소녀의 눈은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할 것이며, 돌아가더라도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절망감이 절절히 흐른다. 그리고 그녀의 꼭 다문 입은 침묵으로 외치고 있다.`잃어버린 소녀시대를 진정으로 보상해 달라!`전쟁은 힘없는 나라의 소녀들에게 지옥의 삶이 되었다. 소녀들은 망한 나라의 슬픔을 안고 제국주의자들의 전리품 취급을 받았다. 국권의 상실은 국민권의 상실로 이어져 일본제국은 소녀들에게 그 어떤 주체적 삶도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소녀들은 일본제국의 소녀사냥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을 뿐이었다. 그들을 보호할 경찰도 군인도 없었고, 부모들도 그 행위를 막지 못하였다. 모진 목숨은 하늘이 내린 것이어서 살아남았으리라.일본은 오늘도 여전히 사과하지 않는다. `일본의 차기 총리감`이라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위안부가 일본군에 폭행·협박을 당해서 끌려갔다는 증거는 없다” 며 일본이 한국소녀들을 강제연행했다는 증거를 대라고 한다. 하시모토 시장의 이런 발언은 일본 정부와 일본군의 위안부 모집과 위안소 설치, 운영을 처음으로 인정한 1993년 `고노 담화`를 부인하는 일본 우익의 전형적인 태도를 반영하고 있다.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견해를 묻는 일본 취재진에게 대답하는 과정에서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전면 부정하고 나선 그의 모습에서 여전히 제국주의의 공격자 망령 정서가 흐르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다. 과거를 참회하지 않고, 현재도 반성하지 않는 일본 정치세력들의 공격성을 감지한다. 과거의 역사필름을 되돌려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힘이 약해질 때 또 침략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까지 든다.대통령의 8·15 경축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한일 양국차원에서 다루지 않고, 전시여성인권문제로 규정한 것에 찬성의 박수를 보낸다. 이 문제는 인류 보편적 인권문제일 뿐 아니라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우리 정부에서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하니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기대가 크다.다시 한번 소녀를 쳐다본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너의 눈에서 그 어두운 빛이 사라지고, 환한 웃음을 보일 때까지 우리가 너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줄게….” 그렇게 다짐을 해본다.

2012-08-30

젠더 거버넌스 실행은 성 주류화 정책의 첫 걸음

▲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성별영향평가센터장성별영향분석평가는 성 주류화 단계를 만들어낸 1995년 유엔 제4차 `북경세계여성대회`의 결실이다. 북경여성대회 행동강령에는 정책의 성별영향분석평가 제도를 각국이 도입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후 2002년 `여성발전기본법`개정 내용에서는 성별영향분석평가의 개념을 추가함으로써 우리 정부는 본격적인 성 인지적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4년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를 실시해왔으나 실질적인 정책의 개선까지 연계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어 왔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2012년 3월부터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시행돼 성별영향분석평가의 대상정책 및 참여기관을 확대하고, 그 결과를 정책의 개선까지 연계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와 같은 근거에 의해 성 인지 관점에서 정책을 개선해 여성과 남성 모두 만족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성 주류화 정책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경북지역 역시 성별영향분석평가사업 결과의 정책개선을 통해 정책의 효과성을 증진하고자 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북지역 성별영향분석평가 정책개선과 관련된 법적근거는 현재 경북지역 여성발전기본조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경북지역 성별영향분석평가사업은 2005년 2개의 과제에서 시작해 2011년 181개의 과제로 양적으로는 증가하고 있지만, 질적 수준은 아직도 미흡한 부분이 많다. 여기서 경북지역 성별영향분석평가 결과에 따른 다양한 정책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사업에 어느 정도 반영됐는지에 대한 정책개선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이처럼 경북지역의 성별영향분석평가 결과에 따른 정책개선 반영이 낮은 이유를 고민해 보면 성별영향분석평가 과제 선정이 잘못 됐거나 소극적인 젠더 거버넌스 실행이 그 동인일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경북지역의 양성평등 기반 구축을 위한 첫 걸음으로 젠더 거버넌스 실행부터 챙겨야 할 것이다. 즉 경북 지역의 특수성과 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젠더 거버넌스와 같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이를 위해 첫째, 양성평등 기반 구축을 위한 기관 간의 거버넌스 추진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좀 더 섬세하게 이야기 한다면, 경북지역 젠더 거버넌스 실행을 위해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지, 평가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추진돼야 할 것이다. 둘째, 젠더 거버넌스 실행을 위한 정책개선은 행정부 주도의 위계적 방식 보다는 각 주체별 협력과 소통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행정부, 의회, 젠더 전문가, 언론, NGO, 컨설턴트와의 적극적인 젠더 거버넌스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행정부와 의회에서는 전문가와 함께 성 인지적 관점에서 정책과 법령을 살펴보고 정비해야 할 것이며, 이를 연계해 NGO에서는 정책분석 및 평가, 모니터링의 기능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적극적인 젠더 거버넌스가 실행되려면 정책개선 반영 결과에 따른 주체별 혹은 기관별 인센티브 제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관이나 부서의 표창, 우수사례 선정 및 표창, 기관평가에 반영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성 주류화 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분야별 다양한 우수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대해야 할 것이며,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 역시 중요하다. 넷째, 성별영향분석평가 정책개선 결과를 바탕으로 한 예산과의 연계성 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인식개선 교육이 젠더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하는데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일 것으로 판단된다.이같은 노력이 지역실정에 적합한 정책개선안을 도출할 것이며,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이 참여하고 협력하는 젠더 거버넌스를 구축해 향후에는 좀 더 완성도가 높은 성 주류화 정책이 마련될 것이다. 앞으로 성 주류화 정책을 통해 경북이 가지고 있는 보수성의 벽을 깨고 사회 전 분야에서 양성평등한 문화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2012-07-12

국적은 `혈통`보다 소속되고 싶은 `의지`

▲ 손경옥 포항성모병원장지금 우리사회는 단일민족사회에서 다문화사회로 이미 돌입되었다. 결혼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한국인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 다문화가족 규모는 2008년 34만명에서 2011년 55만명으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추계에 따르면 2020년에는 다문화가족 100만 명 시대가 열린 전망이라고 한다.얼마 전 19대 총선에서 필리핀 출신 이주여성 이자스민씨가 당선되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다문화사회에 우리가 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작년 가을 작업하다가 발을 다친 스리랑카에서 온 그는 4살 된 딸과 임신 4개월째인 부인과 함께 포항에서 살고 있는데 여러 병원을 거쳐서 종합병원으로 오게 되었고 치료비가 없어 MRI검사와 수술 그리고 지병으로 당뇨가 있어서 치료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분이다. 수술 후 물리치료를 계속 받으며 올 4월에 다문화가정센터에 계시는 신부님의 도움으로 출입국사무소를 같이 다니며 비자연장을 도와주었다. 이 와중에 부인은 산전 진찰에서 태아의 심장에 구멍이 여러 개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만약에 아기가 태어나 수술을 하려면 일정한 몸무게가 되어야 하므로 소아심장전문병원을 추천해 드렸다.부인에게 서울의 큰 병원을 소개하였으나 본 병원을 친정으로 표현하면서 포항에서 수술하기로 결정하여 2.2Kg의 여아를 제왕절개술로 낳았다. 태어난지 10일 만에 청색증이 심해 앰뷸런스를 타고 서울 심장전문병원으로 이송되었다. 서울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답답함을 처음으로 마음을 열어 놓았던 의료사회사업실 수녀님과 통화하면서 극복해갔다. 병원근처 숙소를 정하고 3.5Kg의 몸무게가 될 때까지 집중치료실에서 하루 2번 면회시간만을 기다렸다.마침내 아기는 4월17일 심장수술을 하였고 치료비 마련을 위해 SBS녹화방송 촬영을 하고 어린이날 방송 예정이었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 아기는 5월4일 저녁 9시 하늘나라로 떠났고 시신은 다시 본원으로 돌아왔다.그들이 이 타국에서 죽은 아기를 안고 돌아갈 수 있는 그곳이 본원이었다는 것이 고마웠다. 아무 조건 없이 또 해결해 줄 거라는 마음이 감사했다. 일가친척 하나 없는 곳에서 그 한곳이어서 말이다. 의료사회사업실에서 작은 나무관을 마련하여 부모와 함께 화장장을 갔다가 돌아오는 수녀님을 만났을 때 그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었다. 결과는 하느님의 몫이라 하지만 그 아기가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아마 이들 가족은 6월에 스리랑카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한다.영화 `방가 방가`에서 베트남 출신의 근로자 장미에게 아들이 묻는다. “엄마, `나는 한국 사람입니다`를 베트남어로 어떻게 말해요?” 그러자 장미는 아들에게 이렇게 가르쳐 준다. “Toi yeu Han Quoc“(나는 한국을 사랑합니다)로 가르쳐 준다. 이 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혈통을 중요시하는 우리들의 정서에는 다소 어색하지만 국적이란 `혈통`이 아닌 그곳을 사랑하고 소속되고 싶다는 `의지`이다 라는 말에 깊이 공감한다.아직 우리사회는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와의 공존의식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다. 당장 내가 몸담고 있는 병원만보아도 경제적으로만 도와주는 수준이고 전 직원들은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야 돌아보는 있는 실정이다. 그들이 자기의 모국어로 독서하고 자신의 고유한 명절에 그들이 좋아하는 음식과 음악을 즐기는 것도 인간의 고유한 권리가 아닐까한다.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은 한국문화로 동화를 강조하기보다는 모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인정하고 우리문화와의 융화를 도모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성의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넓은 마음과 눈이 먼저가 아닐까한다.

2012-05-30

남녀평등의 기반 경북도가 구축하자

▲ 박은미경북여성정책개발원성별영향평가센터장 칠레는 우리 정부와 FTA를 체결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전통적으로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여 보수적 문화가 강하고 최악의 인권을 가지고 있다는 불명예를 가진 국가였다. 그럼에도 현재 칠레는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칠레가 열악한 조건을 딛고 성장하고 변혁할 수 있었던 이유로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첼 바첼레트를 들 수 있다. 바첼레트의 대통령 당선은 칠레의 체질과 사회의식 근본부터 바꾸었으며, 생활 정책 전면을 적극 개혁하는 막강한 여성파워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이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하여 남성과 함께 여성의 사회참여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며, 필수적인 요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이 서로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에 성평등한 관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 간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 정책실현에 기여한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는 2005년부터 시행해 왔으며, 2011년 9월에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제정되어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최근 2012년 3월에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시행되어 2005년부터 실시돼 온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는 사실상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즉 일부 사업에 대해서만 적용한 성별영향분석평가 범위가 경북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 제·개정 되는 조례와 규칙, 성평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있는 계획(안)으로 그 대상 범위가 확대되어 양성평등 기반 강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또한, 성인지 예산서 작성 기관이 종전 중앙정부에 한정되었던 것에서 지방재정법에 근거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해 확대 시행되었다. 때문에 경북도 역시 2013년 회계연도부터 성인지 예산·결산서를 작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예산과정에서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함으로 인하여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성인지 예산제도의 정착 역시 양성평등 기반 확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이젠 성평등 정책 실현의 두 가지 도구인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의 활성화 조건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첫째, 제도의 공감대가 확산되어야 한다.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에 관한 중요성과 그 필요성을 인식함과 함께 정책개선을 통한 정보 제공으로 공감대 확산에 주력해야 한다. 둘째, 제도 정착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기관장 및 상급자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경북도내 고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인지 예산제도 교육을 실행해야 할 것이며, 특히 정책결정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평가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를 통해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지,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과 추진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 넷째,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나 보상체계 등의 긍정적 기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한편, 매년 권역별로 찾아가는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인지 예산제도 순회 교육을 통하여 제도의 공감대는 형성하고 있지만, 다양한 주체들과의 참여와 협력이 미흡한 실정에 있다. 이에 경북지역 실정에 적합한 성평등 정책 실현을 위해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인 지역 전문가, NGO, 의회, 정책담당자와 소통하고 공유하는 젠더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짧은 시간 안에 성평등 정책 실현에 많은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 보이지만, 실현의 의지를 가진다면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인지 예산제도의 실질적 정착 뿐만 아니라 활성화가 이루어지리라 확신한다.

2012-05-24

5월에 돌아보는 가족과 자녀교육

▲ 한재숙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가끔 냉장고 속의 오래된 음식재료를 활용하는 이벤트를 가질 때가 있다. 그때마다 음식 맛도 나의 마음도 뭔지 모를 그냥 때움인 것 같아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느낀다. 일상 속 무미건조함의 증대와 사회적 위기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가정의 달 5월은 여유와 따뜻함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 같다. 최근 동성결혼에 관해 오바마 미 대통령이 표방한 견해로 매스컴이 시끄럽다. 가족(家族)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정의들에서 공통적인 것은 결혼을 통한 부부를 중핵(中核)으로 한다는 것이다. 출산과 양육 등을 함께하는 생활공동체가 일반적인 가족의 의미인데 이러한 것에 대한 가치혼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사회변화 속에서 1인 가족, 독신가족 등 결혼과 가족에 관해 일어나는 가치변화에도 유연한 수용태도가 필요하다.공동체, 집단을 우선하는 가치와 개인의 의사결정을 중시하는 가치의 충돌이 잦아지는 오늘날 가족문화는 부모와 자식 모두에게 얼마간의 긴장을 주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은 우리에게 정서적 안정을 제공하는, 가장 소중하므로 꼭 지켜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젊었던 시절 보다 손자녀를 바라보는 지금 더욱 더 간절하게 느끼게 된다.가족의 위기, 다양한 가족이 출현하는 오늘의 세태 속에서 바람직한 자녀교육과 건강한 가족을 위한 준거 모델의 하나로 `여중군자 장계향의 삶`에 관해 알아볼 것을 권하고자 한다.남존여비 사상이 엄격했던 조선 중기에 `여인 중 군자`로 존경을 받았던 장계향은 우리 역사에서도 여중군자로 불린 인물로 그가 유일할 것이다. 사대부는 물론 집안의 노비들조차 우러러봤다. 학덕은 물론 전인적인 덕성을 보였다. 자식을 군자로 키운 장계향은 격려와 엄격함, 곡진(曲盡), 감화, 합일, 궁리(窮理)의 여섯가지 교육법을 활용했다. 오늘날의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1598년 30대 중반에 얻은 대학자 경당 장흥효의 무남독녀 외동딸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가정교육, 19살에 1남1녀를 둔 남편과 결혼하게 되고, 62세 되신 친정아버지를 자신보다 10살 젊은 새어머니와 재혼시켜, 9살, 6살, 4살, 2살의 어린 동생을 잘 돌봐서 성혼(成婚)에 이르기까지 자녀와 동기에 대한 한없이 넉넉한 책임감, 그런 속에서도 자식 일곱을 당대의 최고 학자로 키워 칠현자로 칭송 받게 한 어머니의 자녀교육, 노년엔 자식 4남매를 먼저 보내는 아픔 속에서도 한글 최초의 조리서 `음식디미방`을 저술하고 평생을 통하여 수신(修身)과 애민(愛民)의 삶을 실천한 여중군자 장계향의 삶과 행적은 깊이 공부하고 알게 될수록 경건한 마음을 더할 뿐이다.자식교육은 먼저 정성을 다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주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상황에도 자녀에 대한 깊은 신뢰와 일관된 원칙을 지켜가는 부모의 일상생활이 무의식중에 자녀들에게 전달되는 가르침이다. 건강한 인성은 학원에서 배울 수 없다는 평범함을 새기고 훈습(薰習)의 소중함을 실천하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경기불황의 장기화, 경쟁의 글로벌화에 따라 항상 여유가 없고, 배금주의가 만연함에 따라 가치의 획일화 등 위기적 상황은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이혼과 비혼(非婚)의 증가 등 가족과 관련한 많은 걱정과 우려 역시 없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한 가운데에도 우리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가정과 개인의 육성이다.여중군자 장계향의 삶에서 보듯이 현재의 상황과 조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주어진 여건을 순순히 받아들여 적극적이고도 당당한 의지로써 실천해 내는 일이다. 바람직한 자녀교육의 핵심은 부모의 건강한 생활과 그의 실천임을 강조하고 싶다. 5월엔 우리 자식들에게 옛 스승과 부모님 그리고 늘 마음에 둔 고마운 분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인도하는 부모가 되기를 권하고 싶다./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2012-05-17

부족한 아들과 사는 며느리

▲ 이영석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교육인재개발실장지난 3주 동안 다문화가족 관련 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경북 도내 여러 시군으로 심층조사를 다녀왔다. 이제 어디를 가나 다문화가족을 흔히 볼 수 있다. 농촌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젊은 외국인 여성들이 들어와 마을이 새로 태어난 느낌마저 들었다. 어린아이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많은 외국 여성들은 `코리안 드림`이라는 큰 꿈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온다. 어떤 이는 이주노동자로, 어떤 이는 결혼이주로 한국에 입국한다. 특히 한국에 정착하여 자신의 뿌리를 내리고 싶어 하는 여성들은 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자기의 온전한 삶을 한국에서 바치겠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그리 넘치는 말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선택하고 결정한 한국행에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나는 그들이 그런 각오로 왔을 것으로 생각한다.그런데 조사하는 동안 그들의 기대와 각오와는 달리 힘겨운 현실에 부딪치게 된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특히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결혼이주여성들의 남편의 지적 수준은 보통의 남자보다 현저히 낮은 경우가 많고, 일정한 직업이 없는 남편들은 여성이 조금 똑똑하다 싶으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다. 시부모의 간섭 또한 만만찮다는 것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은 `순혈`이라는 말에 익숙한 시부모는`순혈`에서 벗어난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배타적 감정들로 인해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이다. 또한 쇼핑한번 할 수 없는 폐쇄된 농촌생활은 젊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는 참 답답한 곳이다. 그들은 돈을 벌어 친정에 보내고 싶어서 한국으로 왔는데 실제로는 매우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된다. 종종 결혼이주여성들은 이러한 고통을 피하기 위하여 농촌에서 도망을 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점을 지켜봐야 하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그에 대한 해답으로 수년간 농촌지역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해 오신 한 분의 센터장님의 말씀을 인용해 본다.“여자가 남자를 우습게 알고 돈 모이면 보따리 싸서 가버리면 끝인 거야. 그러면 어리석은 남편과 시부모가 늙어서 홀로 방에 앉아 있어야 돼. 남편들 학력을 보면 상당수가 수준이 낮고 지적으로 떨어져요. 여성은 여기 센터에 와서 3년 확실하게 교육 받으면 빨리 배워요. 하나하면 둘, 셋 배워요. 이제는 시장가서 흥정도 할 줄 알고 속지도 않고 잘 사와요. 우리는 이렇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을 해서 여성들이 가정생활에 자꾸자꾸 정을 붙이고 분위기도 만들어서 남편과 아이 데리고 오순도순 살도록 해 주어야 해요. 남편이 좀 부족하다고 남편을 밀쳐놓지 말고 우리 집의 가장, 내 남편, 내 아이의 아버지로 함께 어울려 보듬어 안고 여자가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여성들에게 제대로 된 정신을 심어주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농촌이 붕괴돼요. 경제적 의식도 심어주어야 해요. 왜냐하면 돈 만들어서 친정 갔다 오면 몇 백만 원 써 버리는데 그것을 친정에 매년 갈려고 하지 말고 모아서 내 남편과 내 아이와 내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아야지 하는 이 정신을 넣어주어야 돼요. 이 정신적 기반을 안 깔아주면 농촌이 나중에 가면 여성도 아이들도 교도소 문간 채우는데 바쁘단 말이에요. ”그는 또 농촌 결혼이주여성들이 가족에 대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시부모에 대한 의식전환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하셨다. 나는 말씀을 들으면서 어쩌면 미래의 농촌사회는 현재의 결혼이주여성들이 어떻게 꾸려나가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다. 위대한 어머니의 힘으로 말이다. 한 가족을 온전히 보전하는 일은 옛날에도 지금에도 여성들의 몫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무거운 짐이 아니고 보람된 결실로 받아들여지길 은근히 기대해 본다.

2012-05-09

고통 속에서의 가장 나태한 선택

▲ 손경옥 포항성모병원장인간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본다. 교육과 사랑 그리고 고통이 아닌가한다. 모든 사람은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결국 고통은 신비이다. 고통은 모두가 피하고 싶지만 친구가 되어 늘 따라다닌다. 그러나 그 뒤에 오는 눈부신 아름다움에 경탄해 마지않는다. 우리주위에는 불치의 병으로 죽음을 선택하기도 하고 연예인들은 악플에 시달려, 어린 학생들은 왕따의 괴로움으로, 갑작스런 부도나 질병으로, 절망 속에서 등등 스스로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것을 자주 본다.오늘날 유대인들이 유월절이면 부르는 노래가 있다. “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반드시 온다는 사실을 ” 이 노래가 작사 작곡된 곳은 바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이다. 그래서 이 노래가 2차 대전 때 생겼기에 옛날 유대인들은 모른다. 수용소에서 갇혀있는 유대인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서 하느님께서 반드시 그들을 구원해 주실 것을 믿으면서 이 노래를 부르며 희망을 가졌다. 그런데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고 동료 유대인들이 하나 둘씩 가스실에 끌려가서 죽는 것이다.그러면서 그들은 이 노래에다가 구절하나를 추가했다. “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찾아온다는 사실을 그런데 메시아는 때때로 너무 늦게 오신다”모든 유대인들이 이 노래를 불렀지만 유일하게 한사람 외과의사출신인 젊은 유대인은 부르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때때로 메시아가 늦게 온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 그는 시편 139편을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절대로 수용소에서 죽지 않을거라고 확신했다. 그는 자기모습을 매일같이 다듬기 시작했다. 다른 동료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며 살아가는데 그는 한 밤중에 일어나 우연히 줍게 된 유리조각으로 면도를 했다. 나치 대원들이 가스실에 보낼 후보를 찾기 위해 수용소 방을 뒤질 때 이 젊은이를 차마 지적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이 젊은이의 외모가 단정했기 때문에, 수염하나 없는 젊은이의 푸른 살갗을 보면서 얼마나 살고 싶어 하는지, 생의 강한 의지를 보았기에 차마 그 사람을 지적해서 가스실로 보내지 못했다. 결국 전쟁이 끝나면서 아주 적은 생존자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나왔다. 그때 그가 비로소 이 노래에다 추가구절을 붙였다.“나는 믿는다 나의 메시아가 나를 돕기 위해 찾아온다는 사실을 그런데 사람들은 너무 서두른다 그래서 믿음을 포기한다.”그의 일기에 이런 글이 적혀있다고 한다. “고통 속에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가장 쉽고 가장 나태한 방법이다. 죽음은 그렇게 서두를 것이 못된다. 죽음 앞에서 살아보려는 부활의 의지 이것이 새로운 창조이다”라고 했다.얼마 전에 작고하신 맹인고아에서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가 된 시각장애인 고 강영우 박사님의 삶은 시련과 역경 속에서 위대한 인격으로 승화되고 그리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내던지는 헌신은 우리 모두에게 한줄기 빛이 되었다. 강박사도 왜 죽고 싶은 순간들이 없었겠는가? 그분의 옆에서 눈이 되어주신 부인과 두 아들의 삶에서 존경과 그리스도의 향기가 느껴진다.겨울을 이겨낸 좋은 환경 속에서 피어난 건실한 수선화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 그러나 한쪽 귀퉁이 악조건 속에서 어렵게 피어난 왜소하고 볼품없는 수선화에게서 탄성을 부르며 생명의 존귀함을 느낀다. 또한 병든 포도도 최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습한 환경에서 자라 피부병에 걸린 포도는 건포도처럼 쪼그라들어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지만 이 말라버린 포도에서 나오는 아주 작은 즙으로 만든 사토디켐은 천 가지 향기로운 맛을 지닌 와인으로 칭송받는다고 하지 않는가.동서고금을 통해 사람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히려 완숙해질 수 있다는 지혜는 자주 볼 수 있다.지금 고통 중에 있는 분들이여, 조금만 더 버티어주십시오. 그리고 용기와 희망으로 나만의 향기를 만드십시오.

2012-04-19

폐사지의 미학

▲ 안수경포항문화원 사무국장 문화재를 이해하는데 답사(踏査)만큼 소중한 방법은 없다. 흔적이 있는 장소에 직접 찾아가거나 실물을 보면서 느끼는 것, 시즉통(示卽通)이라고 했던가. 상상의 나래를 펴고 문화재가 있던 그 시대의 상황으로 되돌아 가 영화롭던 시절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때로는 조상의 떼가 배어 있는 실물들을 만져보기도 하면 우리 문화재에 대한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하기도 한다.답사에도 일종의 법칙이 있다면 우선 이름난 문화재를 둘러보며 식견을 넓히는 것이다. 그 횟수가 쌓여 어느 정도 안목이 생기면 이제는 허물어진 폐사지를 둘러보는 것이다. 이때 와 닿는 느낌이야 말로 진정한 답사의 묘미가 아닐까 한다. 대부분 전란에 불타버린 폐사지에 들어서면 유명한 국보나 보물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느낌, 가슴 막히듯 쓸쓸한 그 무엇인가를 느끼는 것이다.대륙과 해양의 교량역할을 하는 우리나라는 그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수많은 전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왜구의 노략질에서부터 몽고의 침입과 임진왜란, 6·25 동란까지 겪으면서 당대 가장 유명했던 문화재들이 화마의 희생물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껏 텅 빈 체 남아있는 폐사지들은 민족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은 어찌보면 처절한 역사의 현장일지도 모른다.몽고와의 전란 속에서 희생물이 된 황룡사 절터에 가보았는가? 주춧돌만 덩그러니 놓인 황량한 절터에서 무엇을 생각해 보았는가. 신라인들의 함성이 들려오지 않던가. 이 절에는 목탑으로 된 소위 황룡사 9층 목탑이 있었다. 선덕여왕 때 만들어졌다고 하는 탑은 현대 기술로도 어려운 80미터 높이의 목탑이었다고 한다. 탑은 전쟁의 화마에 사라지고 찰주를 받치던 심초석 만이 한 때 화려했던 신라왕조의 영화를 전달해 준다.선덕여왕은 아버지 진평왕의 왕생극락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법광사로 향하는 길에 오르지 않았을까?잊지 못할 또 하나의 폐사지가 있다. 포항시 북구 신광면 상읍리에 있는 법광사터가 바로 그곳이다.이 절은 신라 진평왕의 원당 사찰이었다. 신라왕실이 멸망할 때까지 왕실에서 보살피던 몇 안 되는 국찰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원래 절은 현재는 없다. 예사롭지 않은 연화대좌와 쌍귀부 당간지주만이 그 넓은 폐사지를 지키고 있다. 남겨진 석물(石物)들의 조각솜씨는 당대 신라 장인들의 돌 다루는 솜씨를 여실히 보여주기에 아깝지 않다. 이 절은 또 왜 불에 탔을까. 지질이도 깨어진 귀부와 허물어진 좌대의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영조 26년에 건립되었다는 석가불사리탑중수비는 적어도 이 절이 조선 영조때까지는 불보사찰의 명성을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을 증명할 따름이다.현존하는 유물로는 석탑과 불상연화대좌·쌍귀부 등이 있다. 현재 4층까지만 남아 있는 사리석탑은 1968년에 도굴되었으며, 도굴 뒤 탑 속에서는 탑지석 두 개가 발견되었다. 이는 신라 후기에 제작된 것으로 길이 10.8㎝, 두께 1.5㎝, 너비 4㎝의 석회석으로 만들어졌으며 대좌와 옥개까지 갖춘 돌비석이다. `법광사석탑기`라고 제목을 붙인 이 유물은 법광사의 자세한 내력을 밝히고 있으며, 동국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불상연화대좌는 지름 2.2m, 둘레 7.3m이며, 이 대좌 위에는 거대한 불상이 봉안되어 있었음을 추정하게 한다. 이밖에도 이 절에는 사리탑중수기, 당간지주(幢竿支柱), 수많은 주춧돌 등이 있다.들녘에는 하루가 다르게 봄의 기운이 움트고 있다.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는 법구경의 어느 구절처럼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폐사지를 둘러보면 영화로운 상상과 비움의 미학, 그리고 민족의 애환까지 함께 배운다.

2012-04-05

누구나 익혀야 할 의술, CPR

▲ 손경옥 포항성모병원장 포항남부소방서 CPR홍보대사1차선, 2차선의 도로가 꽉 막힌 상황에서, 뒤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오는 앰뷸런스를 한번 쯤 경험을 했을 것이다. 도와주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때 구급차의 오른쪽에 있는 차는 더 오른쪽으로, 왼쪽에 있는 차는 더 왼쪽으로 최대한 바짝 붙여대면 막힌 도로라도 금세 대로 하나가 생긴다. 당연한 에티켓이지만 쉽게 지켜지지 않는 부끄러운 우리들의 실상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분초 단위로 생사가 나누어지는 응급상황에 내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까?멈춘 심장을 살려 생명의 숨을 다시 쉬게 만드는 심폐소생술(CPR :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 누구나 익혀야 하는 의술이다. 심정지라는 위급한 상황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은 완전히 달라진다. 구급대를 기다리는 동안 곁에 있는 사람이 4분 이내에 실시한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물론 우리의 환경은 한 치의 소홀함도 있어서는 안 되는 병원이지만 일반가정에서는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해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은 당황하여 발만 동동, 전화만 걸다보면 시간이 흐르고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심정지 환자를 살리는 데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심정지가 발생하면 뇌와 심장에 산소공급이 중단되면서 생존의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게 된다.4분 이내에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면 뇌손상 없이 살려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별 처치 없이 4분이 지나면 뇌손상이 발생하고 10분 이상 지나면 사망할 수 있다.우리나라에서 한해 약 2만 명 이상이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사망하며 심정지는 60% 이상이 가정에서 발생한다. 119 구급대가 도착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를 뇌손상 없이 회복시키려면 CPR를 실시해야만 한다.나는 가끔씩 이런 생각을 한다. 생명의 시작과 끝은 하느님께 달려있지만 CPR를 하는 행위는 하느님의 창조사업, 곧 사랑의 사업에 적접적인 동참으로 생각한다.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베토벤 교향곡 5번인 C단조 교향곡`운명`은 8개의 음만으로 완성되어 있는 치밀한 짜임새로 구성되어 있다.나는 이 음악을 들을 때마다 베토벤이 전혀 아무것도 듣지 못하는 상황에서 종달새의 소리에 영감을 받았는지 아니면 심장박동의 소리에 영감을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인간존재의 깊이 내재되어 있는 운명에 대한 사색이 아닐까 한다.인간은 인간의 운명은 바꿀 수 있고 이것은 사랑이고 의지이며 실행이다.소방 방재청 모바일 홈피(http://m.nema.go.kr) 의 `응급처치요령`에는 성인 심폐소생술과 영아 심폐소생술이 소개되어 있어 긴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스마트 폰이나 인터넷에서 `심폐소생술 노래(CPR song)`를 검색해서 심폐소생술의 방법과 순서를 외워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노래의 템포는 심폐소생술의 흉부 압박 속도와 같아서 실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지하철이나 공공건물에는 대부분 자동제세동기(AED)가 구비되어 있다. AED케이스를 열고 전원을 켜면 음성으로 사용방법이 안내되므로 당황하지 말고 과감하게 시도해 보자 AED를 준비하는 동안에도 흉부압박은 계속해야 한다.이상과 같이 심폐소생술에 대한 많은 내용들이 우리주위에 있어 실지로 실습을 해 보시기를 권한다. 그리고 저희 병원에 일반기업체의 직원이나 전문가를 위한 대한응급학회에서 인준한 BLS센터가 개설되어 실지로 이수한 분이 많다.나와 너,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고 서로가 필요한 소중한 동행자들이다.

2012-03-28

폭풍 속에서 춤추기

최근 들어서 마음속 깊이 박혀 나가지 않는 말.“인생은 폭풍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폭풍 속에서 춤추기를 배우는 것이다.”폭풍 속에서 춤추기? 나뭇가지 부러지고, 등걸 채 나무를 쓰러뜨리는 폭풍, 지붕도 날려 버리고, 허술한 집이라면 하늘로 통째로 날려 버릴 수도 있는 폭풍, 걸으려면 몸도 채 가누지 못하고 세찬 비바람에 뒤집혀지는 우산을 날려버리는 빗속에서 춤을 춘다고?아마도 7080세대라면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g in the rain)`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1952년 나온 뮤지컬 영화. 줄거리는 잘 모르겠으되, 기억에도 선명한 영화 속 명장면 딱 하나. 맞다. 아하 그것! 무릎을 탁 치는 분들 많을 것 같다. 뮤지컬 영화의 고전인 영화에서도 이 빗속의 춤과 노래는 영화의 압권이요 백미다.장대비가 오는 날, 주인공 돈(Don)이 연인 캐시(Kathy)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아름다운 캐시의 집 앞에서 감동적인 입맞춤. 돈에게 이 얼마나 큰 황홀인가. 춤추지 않고는 도저히 못 배길 기쁨 아니겠는가. 돈은 온 세상을 얻은 듯한 기쁨을 온몸으로 노래하며 춤춘다. 굵은 비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보내는 의아한 눈초리도 상관없고, 오히려 그들의 시선이 더 즐겁다. 그는 빗속에서 우산을 접고, 접은 우산을 돌리기도 한다. 가로등을 연인인 듯 껴안으며, 볼 부비며 사랑을 노래한다. 다시 편 우산을 소품삼아 돌리며 탭댄스를 춘다. 젖은 발도 아랑곳없다. 아예 고인 물 속에 첨벙 들어가 사방으로 물을 튀겨 가면서 추는 사랑의 노래는 멈출 줄을 모른다. 3-4여 분을 춤추다가 다가온 경찰이 팔짱 끼며 그를 바라보자 그제야 머쓱해진 돈은 춤을 멈추고 가던 길을 간다. 우산 없어 비 맞는 노인에게 선물마냥 선뜻 우산을 건네고 또 다시 춤추는 발걸음으로 집으로 가는 희열의 몸짓. 그것이 바로 빗속의 춤추기다. 홈통에서 쏟아지는 비를 기꺼이 맞으면서도 부르는 돈의 노래 `사랑은 비를 타고`의 노랫말은 행복에 전율하고 환희에 들떠있다.나는 빗속에서 노래해요./얼마나 즐거운 기분인지/난 다시 행복하죠. 난 구름을 보고 웃고있어요./어둠이 하늘을 덮어도 태양은 내 맘속에 있어요./난 사랑을 위한 준비가 되어 있죠./폭풍 속의 구름이 몰려와도/모든 사람들이 비를 피해도/나는 웃고 있어요./난 행복한 마음으로 길을 따라 걸어갈 거예요/그리고 비를 맞으며 노래해요.그러나 지금 난 이 영화 속 주인공과 같이 기쁨에 겨워 춤추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다 얻은 듯한 기쁨이면 빗속 아니라 바닷속도 어떠랴. 아니, 낭떠러지에 매달려서인들 춤추지 않으리.50년 넘는 세월을 훌쩍 살아오면서도 난 몰랐다. 여름날 폭풍이란 때 되면 왔다 가는 것. 그 한여름의 모진 태풍이 더러는 견디기 힘든 오랜 상처를 내기도 하고, 때론 모질게도 할퀴어 쓰리고 아린 슬픔을 남겨 두기도 하지만, 때 되면 또 어느새 왔나 싶듯이 물러나는 것인 줄만 알았다. 해마다 오는 폭풍은 하릴없이 견뎌야한다. 그러나 또 물러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려내면 언젠간 반드시 저만치 물러난다. 그리곤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환한 빛을 원도 한도 없이 펼쳐 주곤하지 않던가. 그러기에 난 그저 폭풍이 끝나주기를 기다리며 살아왔다.그런데 아니란다. 며칠이든, 몇 주든, 몇 달이든, 아님 평생이라도 그저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만이 아니란다. 그 속에서 춤을 추란다. 춤추기를 배우란다. 아직 난 안된다. 춤추기라니 기다림도 힘겹다.

2011-12-28

올드타운이 된 뉴타운

이영석경북여성정책개발원 교육인재개발실장최근에 일본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일본의 고령친화마을 현장을 찾아보고 우리의 고령친화정책에 대한 타산지석으로 삼기 위해서이다. 일본은 우리보다 한세대 앞서 고령친화정책을 펼친 나라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오사카의 외곽지대에 있는 사카이시의 한 고령친화마을로 지금은 거의 노인들만 사는 동네다. 마을 입구에 있는 대형 슈퍼마켓에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먹거리를 사기 위해 제법 복잡하게 붐비고 있었으나 젊은이를 찾아보기는 매우 힘들었다. 40년 전 오사카시에서 야심차게 계획하여 만든 이 지역은 지금도 여전히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이 많으나 점점 공동화되고 있다.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마을에 있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상점들은 문을 닫은 상태였다.특히 개인주택형으로 보급된 넓은 집은 이제 노인들이 관리하기에도 버거운 듯이 보였다. 넓은 집은 노인만 살기에는 너무 넓고 쓸쓸해 보이고, 정원은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 관리하지 않은 지 오래된 것 같았다. 이 마을에서 태어나는 이는 거의 없고 죽어가는 이는 늘어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일본의 이런 정책은 적어도 한세대 뒤인 지금에 와서는 일종의 실패작처럼 보인다. 그야말로 40년 전 뉴타운이 올드타운이 되어버린 것이다.실패의 원인이야 여러가지겠지만 나는 두 가지 원인을 생각했다. 첫째는 노인을 위한 주거지를 외곽지대에 자리잡게 하였다는 점이다. 외곽지대에 자리하고 있게 되면 도심과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게 되고 병원, 백화점, 문화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점차 줄어들어 불편한 점이 많아진다. 둘째, 다른 세대가 고려되지 않고 고령자 집단만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이다. 고령자만 한 곳에 모여서 살게 하면 물이 고이듯이 마을이 더 고령화되기 마련이고 시간이 경과하면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로 전락될 수 있다.일본은 이러한 문제점을 그냥 두고 있지는 않았다.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새로운 지역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낙후된 지역을 다시 뉴타운으로 만드는 움직임이 우리가 갔던 마을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노령친화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몇 정류소 떨어진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오사카부가 뉴타운 재건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오사카부에서 파견된 두 명의 공무원이 이 지역을 라이브타운센터로 활성화하기 위해 직(職), 유(遊), 학(學), 주(住)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생활, 환경, 복지 등과 관련된 사업소를 유치하여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감도의 문화체험시설을 제공하여 다채로운 상업문화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역전에 대학캠프스를 유치하여 지역주민이 평생교육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역전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만드는 등 굳이 노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지역의 모든 연령대를 감안한 뉴타운 건설을 시도하고 있었다.이번 연수에서 우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령친화정책에 대해 타산지석으로 삼고 싶은 부분이 있다. 먼저, 마을의 구성은 다양한 생애주기를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모습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령자만을 위한 실버타운을 만들게 되면 10년이 지나면 마을이 죽어가게 되기 때문에 노인만을 위한 마을보다 다양한 연령대가 어울려 사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고령자를 위한 지역이라면 특히 의료, 문화, 상업의 영향권에 있어야 한다. 노인이 될수록 사회안전망 체계가 잘 갖추어져야 하고 따라서 고령친화지역을 설계할 때는 반드시 사회안전망 시설을 우선 배치하여야 할 것이다.일본의 지역활성화 프로젝트는 지난 40년전 실버타운 건설에 대한 피드백의 결과라고 본다. 우리나라도 최근 부쩍 여성친화, 노령친화, 가족친화에 관심이 많다. 각각의 정책을 따로 때어 놓지 말고 통합적으로 수립하여 모든 지역주민을 위한 시민친화정책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1-11-23

11월의 斷想

손경옥포항성모병원장·수녀가톨릭교회는 11월을 `위령성월`로 정하여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는 달로 지낸다. 위령성월은 998년 무렵 베네딕도 수도회 소속 `클뤼니 수도원`의 오딜로 원장이 11월2일을 `위령의 날`로 정하여 연옥 영혼을 위해 미사 봉헌을 한 것에서 시작되었고 그 후 실베스테르 2세 교황이 이를 승인하여 위령의 날로 지키도록 권장하였다. 이러한 신심이 점점 확산되자 11월 한 달을 특별히 우리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아름다운 달이다.매년 이 때쯤이면 성모병원 뒤편 수도원 묘지에 기도하러 오는 교우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공사로 인하여 복잡한 상황에도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찾아오고 있다. 한 해가 마감하는 시기이며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은 아주 비슷하다. 이 시기는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는 냉철하고 준엄한 말이 우리의 일상에서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이는 절대침묵을 지켜야한 트라피스트 수도원에서 딱 한 가지 허용된 말이고 과거 로마 전쟁영웅들이 개선 행진을 할 때 반드시 외쳐야 했던 그 말이기도 하다.생로병사가 항상 우리들의 일상인 병원에서는 외롭게 태어나고 외롭게 돌아가시는 분을 심심찮게 본다. 그나마 병원에서는 곁을 지키는 의료인이 있고 원목자, 자원봉사자들이 계신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2010년 NHK 다큐멘터리가 방송된 후 일본열도 전체가 충격에 휩싸였고 우리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무연사가 일년에 3만 2천명이라는 것이다. 대부분 고독사로 사망하는데 가족은 물론 이웃조차도 죽은 줄 모르는 죽음이다.요즘 일본에서는 `특수 청소업`이라는 비즈니스가 주목받고 있다. 죽은 사람의 유품이나 유골을 정리해 주는 직업이다. 무연사로 죽은 유골의 대부분은 택배로 가족에게 보내게 되지만 가족조차 거부한 유골은 무연묘지에 안장하고 이 묘지마저도 포화상태라고 한다.인간은 누구나 태어나면 죽음이라는 문을 맞이한다. 준비하고 있든지, 갑자기 도둑처럼 닥치든지, 길든지, 짧든지 생명은 더없이 존엄하다. 태어나는 것이 자기의 뜻과는 다르다면 우리의 죽음을 더욱 빛나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노력에 따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최근 각계 각층 인사들과 수많은 국민들의 애도 속에 떠나간 철가방 배달부로 한평생을 살다간 고(故) 김우수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고아출신에 소년원을 전전하다가 불혹을 넘긴 나이에는 교도소까지 간 그였지만 우연히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어린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작은 고시원 쪽방에 살면서 매달 70만원 월급에서 10만원을 떼어 어린이 5명을 후원하였다.평생을 고아로 홀로 외롭게 살았지만 자신처럼 외로운 아이들을 위해 종신보험에 가입하여 사망 시 받게 될 보험금 4천만 원의 수령인은 `한국복지재단`(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 지정했다. 그로부터 1년 뒤 9월23일 배달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지금 당장 세상을 떠난다면 무엇이 가장 후회가 될까? 가장 후회할 것 같은 것을 바로 지금 해야겠다. 사람은 어떻게 죽을 것인지를 안다면 어떻게 살 것인지를 알게 된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일하며 오늘을 사는 것이다. 하루를 천년같이 천년을 하루같이 설령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것은 우리의 죽음을 가장 빛나고 눈부시게 만드는 방법이고 우리의 삶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것이 참으로 귀한 것은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현재가 있기 때문이다. 죽은 자는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오직 살아있는 자만이 죽은 자와 산자를 위해 기억하고 기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의 산야를 거닐며 어떻게 살 것인지 사색하고 기도하기 좋은 계절이다.

2011-11-16

희귀하지 않은 `희토류` 가격 이야기

김정수포스코 경영연구소 연구위원희토류는 이름과는 달리, 지구의 지각에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분포한다. 다만, 희토류 원소는 경제성 있는 농축된 형태로는 거의 산출되지 않아 광물 형태로는 희귀한 원소여서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희토류는 화학적 성질이 유사한 17개의 원소- 주기율표의 원자번호 21번 스칸듐, 39번 이트륨, 원자번호 57번(란탄늄)에서 71번(루테튬)까지의 란탄계열 원소 15개를 가리킨다. 17가지의 희토류 중 란탄늄, 세륨 등 경희토류가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희토류 금속은 휴대전화, 2차 전지, LCD, LED, 광학 렌즈, 특수 자석, 풍력 발전 터빈,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 등 주요 전자 제품과 현재 개발중인 첨단산업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세계 희토류 매장량은 약 1.1억톤인데 이중 48%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은 중국이 90% 이상(2010년 103천톤 생산)을 차지해 희토류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매장량에 비해 중국이 희토류 생산에서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희토류 채굴과정에서 우라늄과 같은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는 등 환경오염이 심각하여 기존 부존국인 호주, 미국 등에서는 희토류를 생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의 인건비가 매우 낮아 가격에서도 중국에 밀릴 수 밖에 없어 중국이 희토류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다.그런데 최근 최첨단 산업의 발전으로 희토류 수요는 증가하고 있는데, 중국은 환경 오염 등을 이유로 희토류 공급을 제한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2010년에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쿼터를 전년비 40% 감소한 3만톤으로 감축하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 중국 정부의 수출량 감축과 생산 통제가 지속될 것을 우려한 수요업체들의 투기적 수요가 가세하여 희토류 가격은 2010년 31 U$/kg에서2011년 2분기에 173 U$까지 급등하였다. 란탄늄의 경우 2010년 22.4 U$에서 2011년 2분기말에 135 U$까지 상승하였으며, 네오디윰은 49 U$에서 256 U$까지 상승하였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재고 물량이 시장에 방출되면서 희토류 가격- 각 희토류 원소의 가격과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여 평균 가격 산출-은 10월에 127 U$까지 하락하였다. 란탄뮴 등 경희토류는 40% 이상 하락하였다. 반면, 디스프로슘 등 重희토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올 9월부터 重희토류 최대 생산지인 장시성내 광산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공급량이 감소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최근의 희토류 가격 급락을 두고 내년 희토류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에서는 첨단 산업의 경우 경기 침체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기 때문에 공급부족이 지속되어 희토류 가격은 2011년에 비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이제까지 가격 상승폭이 너무 크고, 투기 세력에 의해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2012년 가격은 2011년에 비해 하락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희토류의 수요와 공급, 가격의 급등폭을 고려할 때 가격은 2012년에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희토류 수요는 글로벌 경제 불안이 지속되면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의 공급 통제에 대한 대응으로 희토류 사용 비중을 낮추고자 하는 기업들의 시도가 증가하면서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호주 Lynas 사는 2012년에 Mt. Weld 광산에서 희토류를 생산할 예정이며, 미국 Molycorp사는 그동안 가동을 중단했던 Mountain Pass 광산을 2012년부터 다시 가동할 예정이다. 따라서 2012년 희토류 가격은 수요 약세와 호주 등 선진국에서의 신규 공급물량 증가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내 희토류 업체의 통폐합 정책, 희토류 생산에 대한 환경 규제 강화 등으로 공급 물량을 통제하면서 희토류 가격이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1-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