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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는 몇 가지 방법

등록일 2016-03-23 02:01 게재일 2016-03-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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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선애<br /><br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사형선고를 받고 복역 중인 아들에게 보낸 편지 내용의 일부이다. 지조 높은 독립운동가를 낳은 조 여사의 단호함과 그 스케일을 짐작할 수 있는 글이다.

글은 곧 사람이라고 한 뷔퐁의 말이 그대로 딱 맞아 떨어지는 명문장들이다. 오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한 지 106년째가 되는 날을 맞아서 각종 행사들이 열린다니 여간 반갑지가 않다.

최근 들어 `암살`, `동주`, `귀향` 등의 영화를 통해서 일제강점기의 실상을 현재적 기억으로 재생하는 작업이 국민적 공감을 얻은 것을 계기로, 안중근 의사에 대한 관심도 열기를 더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의 증가는 근원에 대한 물음에서 오는 것으로, 우리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가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일이다.

역사적인 일들, 역사 속의 인물들을 기억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책읽기, 영상자료 및 영화, 공연 보기, 유적지 및 기념관 방문하기 등등이다. 안중근 의사에 관련된 출판물은 자서전, 전기, 평전, 소설, 연구논문집 등의 형태로 되어 있다. 장편소설인 `도마 안중근`(2004, 이이녕)은 안중근 의사의 짧고도 치열한 삶이 형상화되고 있다.

특히 2010년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논문집인 `안중근과 동양평화론`은 안중근 의사 연구의 훌륭한 선행 연구자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에 관한 영화는 `도마 안중근`(2004, 서세원 감독, 84분)이 있다. 소설 `도마 안중근`과 제목이 같지만 관련성은 없다. 연극은 `나는 너다`(2010, 윤석화 연출)가 해를 거듭하며 지속적으로 공연되고 있다. 뮤지컬은 `영웅`(2015, 윤호진 연출)이 작년에 공연을 끝내서 아쉬움이 남는데, 뮤지컬 `명성황후`처럼 지방순회공연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1박 2일`) 하얼빈 특집 네 번째 이야기는 안중근 의사의 자취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출연진들은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하얼빈역, 안중근 의사 기념관, 뤼순 감옥 구지 묘지 등을 찾아다니며 안중근 의사의 뜨거운 삶을 생동감 있게 전하는 역할을 해내며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안중근 의사의 공적을 널리 알리는 데 공중파만큼의 매체가 없음을 재확인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은 서울과 하얼빈에 있다. 서울 안중근의사기념관(1970년 개관, 2010년 새로 건축)에는 그가 뤼순(旅順)의 일본 감옥에 갇힌 이후 1910년 3월 26일까지 옥중에서 쓴 유묵(遺墨)과 자서전 등 수십 점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고, 하얼빈 안중근의사기념관(2014년 개관)에는 손도장, 동상, 유필 등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지난 23일 대구가톨릭대학교 안중근연구소(소장 이경규 교수)에서는 중앙도서관 광장 앞에 있는 안중근 의사 동상 앞에서 안중근 의사 순국 106주기 추모식을 열었다. 이 연구소에서는 탄신일에 헌화식, 유묵휘호대회, 안사모(안중근을 사랑하는 모임)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안 의사의 유해발굴, 후손들 챙기기, 각종 관련 연구 및 연구소 지원의 문제들은 그를 기억하는 일만큼이나 시급하게 해내야 할 과제들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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