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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평등의 기반 경북도가 구축하자

등록일 2012-05-24 21:23 게재일 2012-05-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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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은미경북여성정책개발원성별영향평가센터장
칠레는 우리 정부와 FTA를 체결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전통적으로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여 보수적 문화가 강하고 최악의 인권을 가지고 있다는 불명예를 가진 국가였다. 그럼에도 현재 칠레는 남미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칠레가 열악한 조건을 딛고 성장하고 변혁할 수 있었던 이유로 칠레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미첼 바첼레트를 들 수 있다. 바첼레트의 대통령 당선은 칠레의 체질과 사회의식 근본부터 바꾸었으며, 생활 정책 전면을 적극 개혁하는 막강한 여성파워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와 같이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하여 남성과 함께 여성의 사회참여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인 흐름이며, 필수적인 요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과 남성이 서로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고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에 성평등한 관점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 간 지방자치단체의 성평등 정책실현에 기여한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는 2005년부터 시행해 왔으며, 2011년 9월에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제정되어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최근 2012년 3월에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이 시행되어 2005년부터 실시돼 온 성별영향분석평가제도는 사실상 제2라운드가 시작되었다. 즉 일부 사업에 대해서만 적용한 성별영향분석평가 범위가 경북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정책, 제·개정 되는 조례와 규칙, 성평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 있는 계획(안)으로 그 대상 범위가 확대되어 양성평등 기반 강화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성인지 예산서 작성 기관이 종전 중앙정부에 한정되었던 것에서 지방재정법에 근거하여 지방자치단체까지 포함해 확대 시행되었다. 때문에 경북도 역시 2013년 회계연도부터 성인지 예산·결산서를 작성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 예산과정에서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함으로 인하여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성인지 예산제도의 정착 역시 양성평등 기반 확대에 상당히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젠 성평등 정책 실현의 두 가지 도구인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의 활성화 조건이 무엇인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 첫째, 제도의 공감대가 확산되어야 한다.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에 관한 중요성과 그 필요성을 인식함과 함께 정책개선을 통한 정보 제공으로 공감대 확산에 주력해야 한다. 둘째, 제도 정착의 필수 요소 중 하나가 기관장 및 상급자의 의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경북도내 고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인지 예산제도 교육을 실행해야 할 것이며, 특히 정책결정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평가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셋째,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를 통해 무엇을 개선할 수 있는지,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목적의식과 추진 예산이 수반되어야 한다. 넷째, 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나 보상체계 등의 긍정적 기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한편, 매년 권역별로 찾아가는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인지 예산제도 순회 교육을 통하여 제도의 공감대는 형성하고 있지만, 다양한 주체들과의 참여와 협력이 미흡한 실정에 있다. 이에 경북지역 실정에 적합한 성평등 정책 실현을 위해 다양한 영역의 주체들인 지역 전문가, NGO, 의회, 정책담당자와 소통하고 공유하는 젠더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짧은 시간 안에 성평등 정책 실현에 많은 성과를 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거라 보이지만, 실현의 의지를 가진다면 성별영향분석평가 및 성인지 예산제도의 실질적 정착 뿐만 아니라 활성화가 이루어지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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