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이면 여성이 대통령이 되는 새 시대가 열린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나는 새 대통령과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특히 여성과 감성이 결합된 정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21세기를 3F(Fiction, Female, Feeling) 시대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같은 도구를 이용한 가상(Fiction)의 세계에서 한국정치는 바야흐로 여성(Female)과 감성(Feeling)의 실험실이 될 것이며,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혹자는 새 여성대통령이 기존의 남성기득권적 정치에 익숙해 그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보기도 하지만 나는 분명히 차별화될 것이라고 본다. 새 대통령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새 시대는 새로운 성평등 패러다임이 차원높은 단계로 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수십년간 가부장적 한국사회의 남녀 차별에 대항해 여성계가 얻어낸 결실은 여성의 지위향상에 기여한 바가 매우 크다. 여성대통령의 시대가 온 것도 그 길목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사건이 아닌가. 가부장적 사회에서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많은 남성들이 동참한 이번 대선에서 여성이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성평등 사회가 무르익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여성이기 때문에 지도자로 뽑았다기보다 지지하는 정당이기 때문에 지도자로 뽑았다고 보는 것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과거였더라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 해도 그 정당의 대표자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면했던 때도 있지 않았는가. 과거에는 지도자의 영역에서 배제됐던 여성을 이제 우리사회가 남성과 같은 대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나는 감지했다.
우리사회에서 새로이 자리 잡게 될 패러다임은 성의 구분을 초월한 인간존중의 개념이 될 것이며, 이것은 남녀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개념이다. 어느 한쪽이 이익을 얻음으로서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구도가 아니라 둘 다 이익을 얻고, 공존하는 사회로 가는 것이다. 나는 새 시대의 여성대통령이 새로운 패러다임인 인간존중의 정부에서 남성과 여성이 어느 한쪽도 차별을 받지 않고, 평등한 대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 믿는다. 한 가지 예를 든다면 여성가족부의 명칭도 새로운 성평등 패러다임의 구조에 맞춰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가족부의 영문명칭 `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를 그 원래의 의미에 좀 더 근접한 `평등가족부`로 변경하는 것은 어떨까. 명칭의 변경을 통해 그동안 여성기족부가 여성만을 위한 조직으로 비판받았던 것을 불식시키고, 남성과 여성을 함께 아우르고, 가족을 통합하는 부처로서 의미를 새롭게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덧붙여, 새정부가 이끌어 갈 청렴한 사회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나는 매일 저녁 메인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권력형 비리 보도를 접할 때마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는 소리를 주변에서 자주 듣는다. 이제 국민들은 권력을 가진 자들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에서 지겹도록 측근들의 비리를 보아왔고, 분노했다. 새 정부에 대해서도 정권 주변의 비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지만 나는 새 대통령이 그 맥을 끊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새 대통령이 불의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아왔고, 비리와는 먼 인생길을 걸어왔다는 점에서 그 분의 청렴함에 대한 강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대통령에 대한 내 기대가 너무 큰 지도 모른다. 내 친구는 기대보다는 오히려 걱정이 더 많이 된다고 한다. 내 친구의 걱정은 곧 나의 기대와 같은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이라면 내게도 `아름다운 대통령`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