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경제 및 매체의 다양화와 함께 가족형태와 가족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고 있다.
가족형태의 변화는 여성의 의식변화와 가족관계, 자녀양육, 가사노동 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가족을 둘러싼 가치관의 변화는 가족이나 친족집단을 중시하던 집단주의적 의식을 약화시키고, 개인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개인화 방향으로 나아가 성별 그리고 세대 간 가치관의 괴리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가족형태의 변화는 가족 내 성역할과 가치관, 1인 가구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환경의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가족정책이 가족의 구조적 특성과 개인의식을 반영하고 있는가에 관해서는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본다.
즉 초혼연령의 상승, 결혼가치관 변화, 가족 내 돌봄 기능의 약화, 가족 재구성의 형태 증가, 가족 갈등 증가, 가족이기주의 강화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시점에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서는 일·가정 양립의 일상화, 결혼·출산·양육 부담 경감, 아동·청소년의 건전한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한 각종 과제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단순 출산장려 정책보다는 출산 및 양육의 인프라 구축과 함께 자녀 양육의 사회화, 양성평등문화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는 모·부자가정이나 가정폭력 등에 한정하여 취약가족 중심의 정책을 전개하여 왔지만, 앞으로는 여성과 가족정책을 통합해서 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여성가족정책 방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면, 첫째, 취약가족 중심의 잔여적, 사후치료적인 단점을 극복하고 보편적, 예방적 여성가족정책의 실현이 필요하다.
신혼부부 가정, 중년부부 가정, 노인부부가정, 노인단독가구, 한부모가족 등 가족의 다양성과 가족의 형성기, 확대기, 축소기 등 가족 및 가구의 구성원의 특성변화에 기초한 생애주기·연령별 맞춤형 여성가족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둘째, 미혼율 증대, 출산율 감소, 여성경제활동참가의 증대 등 여성 및 가족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의 끊임없는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족 내에서 여성 역할은 의존적, 종속적인 측면과 다중적 역할 부담이 병존하고 있다.
여성 역할에 대한 갈등과 스트레스는 결국 가족의 위기나 해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족 내 여성의 역할을 여성가족정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문제라고 본다.
셋째, 여성 및 가족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지역복지 서비스의 연계 및 통합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역에 있는 시설이나 기관의 지리적 장점을 활용하여 여성가족 관련 복지지원을 실시할 수 있도록 통합적 연계망을 구축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통합시스템 구축 및 프로그램 개발과 실행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넷째, 과거에 비하여 남녀 간의 실질적인 양평평등은 제도권 안에서는 많이 진보하였으나 사적인 영역에 있어서의 남녀 간의 불평등이나 성차별은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고 본다. 여성의 사회참여 활동의 증대로 인해 맞벌이 부부가족이 증가하고 있지만 가족내의 양육과 가사노동, 돌봄노동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는 여전히 여성에게 과중하게 부담이 지워져 있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양성평등한 부부관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남성을 대상으로 한 가족관계에 대한 교육 및 학습이 활성화 되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 48개국 IBM 지사 생활 보고서의 분석에 의하면, 일과 가정에 균형을 잡고 생활한 사람들이 기업에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일과 생활의 균형이 모든 주요 정책에 적극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