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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최순호식 포항축구

▲ 김명득 편집부국장포항스틸러스가 일단 출발은 좋다. 지난주 FA컵 경남과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전북에 비록 덜미를 잡히긴 했으나 그래도 시즌 초반 페이스는 양호한 편이다. 지난 15일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홈경기에서 포항스틸러스는 대구FC를 2-1로 꺾으며 짜릿한 승부를 연출해 포항홈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지난해 12월 최순호 감독이 포항 사령탑으로 처음 부임한 뒤 북구 환여동 모 횟집에서 포항에 사는 몇몇 지인들과 함께 저녁자리를 했다. 그 때만 해도 최 감독은 반신반의였다. 포스코의 지원금이 줄어들어 주전급 선수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안타까움을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란 더욱 힘든 일이었다. 그 자리에서 최 감독에게 “내년 시즌(올 시즌) 어떻게 보느냐”고 슬쩍 물어봤다. 한참 뜸을 들인 후 그는 “중위권인 6~7위만 해도 성공 아닐까”로 답했다. 지인들도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난세 속에 명가의 수장을 맡은 그의 현실적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포항의 예산은 K리그 클래식 중하위권 수준이다. 재정이 어렵다보니 지난 이적시장에 신화용, 신광훈, 김원일, 문창진, 박선주, 김준수 등 팀내 주전급들을 대거 방출시켰다. 이 때문에 올 시즌 포항을 하위 스플릿 후보로 꼽은 이들도 많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등권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개막전 울산 현대에게 1-2로 맥없이 무너질 때만 하더라도 다들 그렇게 생각했다.그런 포항이 2라운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최순호식 포항축구`가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는 느낌이다. 포항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이변을 연출하고 있다.경기내용도 좋다. 7라운드까지 4승 1무2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냥 이기는 데 그치지 않는다. 7경기에서 포항은 12골을 기록하며 경기당 2골을 넣으며 클래식 최고의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양동현, 심동운, 손준호, 룰리나, 서보민, 권완규 등 주전들이 골고루 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지난 휴일 전북에게 덜미를 잡히며 제동이 걸린게 아쉽다.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골키퍼 신화용이 떠난 빈자리를 3년만에 주전을 꿰찬 강현무가 말끔히 메워주고 있다. 2라운드 광주전에 깜짝 데뷔전을 가진 강현무는 무실점으로 방어한 뒤 그라운드에서 펑펑 울었다. 그는 이제 포항의 주전 골키퍼로 변신했다.그렇다면 최순호식 포항축구는 어떤 것일까. 예전 포항 감독을 맡았을 당시에는 자신의 축구를 구사하지 못했다. 울산 현대미포조선과 강원FC 감독 시절에는 어느 정도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완성시키지는 못했다. 그런 그가 포항의 사령탑으로 복귀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홈경기 대구FC전에서도 1골 차 리드 상황인데도 후반 막판 공격수 이상기를 투입하는 모험을 걸었다. 다들 수비수가 교체될 걸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공격을 택했다. 최순호식 포항축구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이다. 지키기보다는 공격을 통해 막판까지 상대를 압박하고 추가골까지 노리겠다는 작전이다.전북을 제외한 초반 6경기의 상대가 중하위권 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섣불리 판단하기는 아직 이른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최순호식 포항축구가 분명하게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스틸야드를 찾는 포항 축구팬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홈 개막전의 만석 기록에 이어 매 경기마다 9천~1만명에 달하는 팬들이 찾는다. 모기업 포스코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축구광` 안동일 포항제철소장은 홈경기 때마다 스틸야드를 찾아 선수들을 격려해 준다. 모처럼 포항에 부는 축구열기가 식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순호식 포항축구가 포항에서 완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7-04-26

미세먼지는 재해다

▲ 정철화 편집부국장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전이 한창이다. 대선 후보자들은 각기 경제와 사회, 복지, 교육, 안보 등 나름의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하며 치열한 득표전을 벌이고 있다. 여러 공약 가운데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미세먼지` 공약이 눈길을 끈다. 후보들 마다 방법론의 차이는 있으나 모두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겠다는데는 대동소이하다. 그중에서도 한 유력후보가 내놓은 미세먼지를 국가의 중요한 재난으로 인식하고 대처하겠다는 공약이 돋보인다. 미세먼지로부터 보호받는 것은 헌법상에 명시된 국민의 기본권에 해당한다. 헌법 제35조 1항은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34조 6항은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미세먼지가 재해로 인식돼야 하는 이유는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지는 대부분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걸러져 배출되지만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우리 몸속까지 스며들어 천식, 호흡기, 심혈관계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유발한다.세계보건기구(WHO)는 2014년 한 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의 수가 700만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지난 2013년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그래서 미세먼지는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환경청은 미세먼지의 개념에 대해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먼지 가운데 지름이 10㎛보다 작은 먼지(머리카락 지름의 약 1/5~1/7 정도)로 정의하고 있다.미세먼지 발생원은 흙먼지와 식물의 꽃가루 등과 같이 자연발생적인 것도 있지만 인위적 발생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일러나 발전소에서 석탄이나 경유, 중유 등 화석연료를 태울 때 생기는 매연, 경유 자동차와 벙커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 배기가스, 건설현장 등에서 발생하는 날림먼지, 공장 내 분말형태의 원자재, 부자재 취급공정에서의 가루성분, 소각장 연기 등이 인위적인 발생원이다.환경청이 집계한 2012년 미세먼지 오염원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제조업 연소 65%, 비도로 이동 13%, 도로이동 12%, 생산공정 6%, 에너지산업 연소 4%, 비산업연소 2% 등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연소공정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배출되고 있다는 결론이다.이 분석대로면 공업단지가 있고 화물차량 진출입이 많은 도시이면서 선박이 집중한 항만도시에서 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배출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환경청이 지난 2012년 국내 주요 도시별로 미세먼지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이 3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울산과 부산, 인천이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다. 지방 중소도시 가운데는 포항과 당진시 등이 이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미세먼지 위험지역으로 분류된다.사정이 이런데도 포항철강 공단업체들은 미세먼지에 대한 위험성을 나몰라라 하고 있고 행정기관 역시 지도, 단속을 게을리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특히 한 업체는 쇳가루 분진이 날리는 원료야적장을 40여 년이 넘도록 그대로 사용해 왔고 그동안 행정기관으로부터 3차례나 시정명령을 받고도 전혀 개선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미세먼지를 다량으로 발생시키며 대기를 오염시키는 행위를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재해로 인정한다면 이 사업장과 이를 지도 단속해야 하는 국가 기관은 모두 헌법 수호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엄하게 져야 한다.맑고 깨끗한 공기는 인류의 공동자산이자 국민의 생명권을 지키는 일이다.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2017-04-19

일본대사의 귀임

▲ 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정부가 부산 소녀상 설치에 반발해 지난 1월 9일 귀국시킨 지 85일 만이다. 주한 일본대사와 함께 일본으로 갔던 부산 총영사도 복귀할 예정이다. 그동안 부산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데도 이들은 한국으로 왔다.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오는 5월 9일 한국 대선을 앞둔 만큼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차기 정권 탄생에 대비하며 북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한·일간 높은 수준의 정보교환과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대사의 귀임 사유를 설명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조기 대선과 북핵이라는 뜻이다.또 일본 정부는 대사를 불러들이면서 중단한 한일 통화 스와프 협상을 재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역대 최장시간 대사 부재를 발생시킨 일본정부가 표면적인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거의 전격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귀임 결정의 속내가 궁금해진다.특히 최근 일본 각료들이 잇따라 독도망언을 퍼붓고 일본의 독도교육 의무화 등 더욱 강경 우경화되는 시점에서 북핵은 차치하고라도 한국의 조기 대선이 이들에겐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85일이라는 강경모드에 진입했던 일본정부는 나가미네 대사의 귀임을 계기로 양국 간 소통이 보다 긴밀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특히 일본정부의 깊은 속내에는 조기 대선으로 소녀상 문제가 국제적인 문제로 다시 비화하는 것을 막는데 주안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일본의 자국이익 우선이라는 점이 그동안 반발했던 사유에 대한 변화가 없음에도 주한 일본대사의 귀임을 결정하게된 요인으로 보인다.한국의 차기 정권 탄생을 눈앞에 둔 만큼 미리 대선후보들과 접촉을 통해 소녀상 문제와 위안부 문제를 타진하며 국제적인 이목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심지어 주한 일본대사를 통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인 국무총리에게 소녀상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며 소녀상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한 한·일합의 준수를 한국의 차기 정권이 계승할 수 있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주한 일본대사는 또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설 후보자 가운데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도 접촉을 시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일본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이것이 일본정부가 일본대사의 귀임과 관련 자국 내에서 한·일합의를 중요시하지 않고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한국에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에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한국의 차기정부 구성도 전에 일찌감치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너무나 치밀한 일본정부의 계략에 다시 한번 놀랄 뿐이다. 일본은 아베 총리와 그 부인 등의 스캔들로 인해 상당한 곤욕을 치르면서도 미래 이익을 위해서는 일본대사의 귀임이라는 초강수를 택한 것이다.조기대선에 나설 각 당의 대선후보가 모두 결정됐다. 모두 한국의 미래를 위해 자신들의 대선후보가 당선돼야 하고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는데도 자당 후보만이 유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일본정부의 철두철미하게 계산된 행보를 보면서 각 당의 대선후보 캠프에도 이 같은 국익 우선의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그동안 일본의 이 같은 행보로 정부가 끌려다닌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수선한 틈을 타서 소녀상과 위안부 문제, 독도문제 등을 어물쩍하게 넘어가려는 의도가 아닌지 묻고 싶다.우선 당선돼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야가 일본을 향해 소녀상·위안부·독도문제 등을 해결하라며 한목소리로 대응하는 모습이 보고싶다.

2017-04-05

중국 사드 보복에 손 놓고 있는 정부

▲ 이곤영 대구취재본부장미국 하원이 지난 23일(미국 현지시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에 반대해 중국이 가하는 보복 조치를 즉각 중단하라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다음달 초 미국을 방문해 장상회담을 벌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미국 의회가 공개적으로 경고를 한 것이다. 이들 의원들은 결의안을 통해 한국과 한국 국민, 한국 기업들을 겨냥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를 비판하고 중국의 즉각적인 외교적 협박과 경제적 압박 중단을 요구했다. 또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에 중국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특히 결의안에는 중국 내 50여 개 롯데마트 폐쇄, 중국 진출 한국 기업에 대한 전방위 조사, 롯데와 제휴 중인 미국 기업이 입는 직접적인 피해,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한국 문화·공연 행사 취소 등 중국 정부가 중단해야 할 조치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이와 함께 한·미 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를 넘어 평화와 안보를 위한 미국 대외 정책의 린치핀(핵심축)임을 강조했다.미국이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해 강하게 대응한데 비해 정작 피해 당사자인 우리 정부의 대응을 보면 참으로 한심스럽다. 막강한 군사력과 경제력, 우리나라 제1 통상대상국이어서 정부가 신중한 대응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아무리 대통령이 없는 황교안 국무총리의 권한대행체제라고 하더라도 정부 당국자들이 무책임하게 손을 놓고 강 건너 불구경 하듯이 무방비 상태에서 중국의 사드보복을 당하고만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과연 주권을 가진 국가인지 자괴감이 든다.중국은 사드배치와 관련해 비자, 통관, 방송프로그램 수입제한, 유커 수 통제, 연예인 송출금지, 사드부지제공 그룹의 세무조사 등 비공식적인 보복조치가 갈수록 치밀해지고 있고 앞으로 전 부문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정부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로 외교감각, 정무감각이 마비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어 장미대선에 매몰되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유일호 기획재정부장관은 중국의 사드보복이 법적 실체가 없다며 정부가 유감표명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중국의 재무장관을 만나기조차 하지 못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는데도 실태조차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뒤늦게 사드보복에 의한 경제적 손실을 보고 받고 있다. 심각하고 급박한 상황인데 정부는 WTO 제소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조치만 내놓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에 정부와 정치권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국내 경제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차후에는 그 후유증이 모조리 국민들의 부담과 희생으로 돌아올 것이 뻔하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센카쿠 열도 분쟁 이후 일본이 추진한 중국 의존도 분산 기조와 상품경쟁력 강화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난 2012년 중국과 일본의 센카쿠 열도 영토 분쟁 당시에도 중국에서는 반일 감정이 높아지며 도요타 자동차 판매점, 파나소닉 공장 등이 파손되거나 방화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도요타의 중국 자동차 수출은 80%가 감소했고, 일본행 비행기 5만2천여 석이 취소됐다. 이후 일본은 중국 내 일본기업들의 공장을 동남아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확 낮췄다.현재 한국의 대 중국 수출과 수입이 20%를 상회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이제는 우리도 같은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롯데가 입은 피해사례를 보더라도 기업 스스로 투자를 다변화해야 한다. 국민들도 더 이상 중국의 사드 보복을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가 제대로 대처 못하면 국민이라도 스스로가 일어나 중국 제품 불매운동을 벌여야 한다. 한국인의 결기를 제대로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2017-03-29

경북도의회, 도민으로부터 신뢰 회복해야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지난해 말부터 약 2개월간에 걸쳐 경북도의회를 비롯 경북도내 법인요양시설 관계자들에 대한 경찰수사가 종결됐다. 수사결과 도의원, 법인시설 관계자 등 총 3명이 검찰에 송치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당초 이 사건은 올해 경북도 예산편성을 앞두고 지난해 말 도내 법인요양시설 관계자들이 개인요양시설의 인건비 삭감을 부탁하며 경북도의회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펼쳤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하지만 수사결과를 찬찬히 살펴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감지된다. 그리고 사건의 본질이 아닌, 당초 이 문제를 제기한, 조금은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최초 이 사건은 법인요양시설 관계자들이 경북도에서 편성한 개인시설인건비 2억4천만원을 의회에서 삭감해 달라고 도의회 행정보건복지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를 상대로 로비를 펼쳤다는 것이다.도의회의 심사과정에서 행복위는 당초 원안대로 통과돼 안도했으나 예결위에서 개인시설 인건비를 삭감하는 의외의 사태가 벌어졌다. 법인 관계자들의 의도대로 된 셈이다. 결과적으로 행복위의 로비는 실패했고, 예결위의 작전은 성공한 것이다.그러나 정작 곤경에 빠지게 된 쪽은 로비의혹을 제기한 행복위 소속 의원들이었다. 즉 로비를 성공시킨 예결위원은 전혀 혐의가 없고, 로비에 실패한 행복위원이 곤경에 빠진 것이다.또 다른 문제는 법인 관계자의 횡령부분이다.경찰은 법인 관계자들이 당초 4천700만원을 갹출해, 이 중 법인관계자 A씨가 4천300만원을 개인적으로 횡령했다고 발표했다. A씨는 이 돈이 로비자금으로 흘러 들어간 게 아니고 자신이 직접 횡령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이 부분 또한 일반인의 상식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4천700만원 중 4천300만원이면 갹출한 돈의 거의 전부다. 갹출한 돈을 한 개인이 일부도 아니고 전액을 횡령했다는 것은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이에 따라 A씨가 법인을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횡령으로 모든 것을 안고 가려고 한 게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사건이 불거진 후 어느 정도 수사가 진행중 일 때 도청과 의회 안팎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이 거론됐었다. 즉 이번 수사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상대적으로 조금은 느슨하게, 문제가 된 의원과 법인관계자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오비이락`인지는 몰라도 공교롭게도 이 소문은 맞아 떨어졌다.당초 경찰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상당한 강경모드 자세를 취했으나 실제로는 비중있는 윗선의 입김이 작용해 수사 동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수사종결 후 들려오는 뒷 얘기를 종합해 보면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우리나라에서 공권력의 최고 상징은 검찰과 경찰이다. 경찰수사의 결과를 굳이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의혹`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든다. 즉 `몸통`은 그대로인데 `깃털`도 안 되는 사람이 죄를 덮어 쓴 것 같은 느낌이다. 경찰은 범인을 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억울하게 죄를 덮어쓰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한 사명 중 하나다.그리고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경북도의회는 이번 사태로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갖고 다시 태어나야 할 것이다.경북도의회는 이번 스캔들을 비롯 다수 의원이 월권이나 비리 등의 혐의로 시도민에게 상당한 상처를 안겨준만큼 재발방지를 포함, 신뢰 회복을 위해 뼈를 깎는 자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7-03-22

자유주의와 한국사회

▲ 윤희정 문화부장현재 한국사회에서는 규범이 무너지고 있다. 전통적인 가치관은 이미 무력해졌고 새로운 질서는 여전히 가시권 밖에 있다. 밤낮 없이 태극기를 흔들며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는 시위대가 서울 도심을 뒤덮고 있다.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참극이 우려될 만큼 불안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대다수의 국민은 이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대통령 파면이란 격랑에 휘말린 대한민국호는 과연 어디로 가는 것일까. 왜 우리 한국이란 나라는 변화되지 못하는 것인가. 살고 싶고 가고 싶은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내일 우리가 살고자 하는 나라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이에 대해 도덕의 기초로서 공리 혹은 최대 행복 원리를 주장하고 있는 근대 자유주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1806~1873년)이 쓴 `자유론`은 유사한 해답을 제시한다.우리 헌법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향함에도 자유민주주의의 기본요소인 자유와 책임이 한국의 헌법·정치에서 질식한 상태가 됐음을 알 수 있다.밀은 각 개인이 자신과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각 개인의 절대적인 자유라고 봤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관련된 일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각 개인의 자유를 행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타인과 관련한 일에 대해서는 자기 행위에 대한 법적·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의 자유를 주장하는 것은 자유의 범위를 넘어서는 방종이기 때문이다.`자기가 원하는 것`에서 `원한다`는 것은 아무런 방향 없이 마음대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각자가 원하는 것은 진정 자신의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라야 한다는 것. 즉 자유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또한 밀은 `인간이 이를 수 있는 최선의 상태에 최대한 가깝게 각자를 끌어올리는 것, 즉 자기발전을 모든 윤리적 문제의 궁극적 기준으로 삼았다.밀에 따르면, 정치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덕성과 지성이 좋은 정부의 첫 번째 요소가 된다. 같은 맥락에서 구성원들의 바람직한 도덕적, 지적 자질을 잘 발전시킬 수 있는 지 여부가 모든 정부의 탁월함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각자가 정부의 혁신을 요구하는 외침을 하는 대신 정부의 요구에 부합하는 국민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 반성해 봐야 한다. 위기의 상황을 극복하고 공허한 일방형 외침 대신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뜻을 모아 `살고 싶고 가고 싶은 나라`로 변화시킨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도시들도 많이 있다.잘 알려져 있듯이, `민주주의`라는 말은 고대 아테네의 페리클레스가 처음 사용했다. 페리클레스는 아테네의 정치체제가 아테네 고유의 창조물이라는 점을 강조한 뒤 그 특징이 `소수의 특권층 대신 다수의 사람들에게 더 혜택을 주는 것`에 있다고 단정한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을 지닌 체제가 곧 `민주주의`라고 규정한다.밀도 가장 이상적인 정부형태에 대해 `완벽하게` 민주적인 정부가 그 답이 된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정부를 더 잘 발전시키고 국민의 성격을 더 훌륭하고 고상한 형태로 바뀌도록 하는 데 이것을 능가하는 정부형태가 없다고 주장한다.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르자. 그렇게 되면 정부도 국민의 뜻을 외면한 채 일방적인 정책은 펼치지 않을 수도 있다. 국민의 뜻과 요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일방적인 개혁과 변화가 추진되지는 않을 것이다.무작정 기다려도 이뤄지지 않는 혁신을 기대하는 대신 몸살을 앓는 이 나라를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한 번 더 고민하며, 나 자신에 자유로울 수 있는 우리 스스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식인의 모습이다.밀도 말했듯이, 그 나라 지식인의 수준에 비례해서 정치의 질과 내용도 달라지는 것이다.

2017-03-15

최순실은 `억울함`과 `민주주의` 뜻을 알까

▲ 홍성식 제2사회부 차장“억울하다”고 했다.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도 했다. 몇 달째 국민들을 분노와 절망으로 공황상태에 이르게 만들어 체감온도가 영하 10도를 밑도는 한겨울 맹추위 속에서 촛불을 들게 만든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 정도면 적반하장(賊反荷杖)을 넘어선다.설 연휴를 앞둔 지난 주 수요일. `국정농단 주범`으로 지목된 최순실 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언론사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딸까지 멸망시키려 하니 너무 억울하다”고, “민주주의에 입각한 조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마치 독재시대의 양심수처럼 행동하는 최 씨를 보며 `억울하다`와 `민주주의`란 단어가 가진 뜻을 사전에서 다시 찾아보고 싶어졌다. 사실 정말로 억울한 사람은 “억울하다”란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최근 한 버스 운전기사가 2천400원을 회사에 미납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법원은 그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단순한 실수로 추측되는 요금 미납을 이유로 식구들의 생계 수단을 빼앗긴 그 기사의 심정은 어떨까?기자가 아는 형제가 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그들은 병약한 모친과 농사를 지어 겨우겨우 삶을 이어갔다. 군대에 갈 나이가 되자 “저희가 없으면 엄마 혼자 힘든 농사일을 할 수 없다”고 병무청에 사정을 이야기했으나, 호소는 묵살됐다. 형제는 둘 다 최전방 소총수로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부모가 가진 든든한 배경과 돈으로 군복무를 면제받는 청년들이 흔하던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없는 형제에겐 배경도 돈도 없었다. 벌써 20년이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당시 이야기가 나오면 그들은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닫는다.버스기사와 형제의 안타까운 사례는 측은지심을 부른다. 하지만, 사회엔 지켜야 할 원칙이 있으니 이들은 “억울하다”고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 대체 최순실 씨는 뭐가 억울하다는 걸까.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은 `해괴한 권력자`로 청와대 행정관과 고위공직자를 마음대로 주무르며 국가 정책을 좌지우지하고, 강요와 협박으로 기업들로부터 수백억 원의 돈을 받아 챙겨온 지난날처럼 하지 못하는 게 억울하다는 건가?그게 아니면 아버지 때부터 지저분한 방법으로 축적한 돈과 일그러진 권력을 이용해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시킨 딸 정유라가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 게 억울한가? 이쯤 되니 최 씨가 `억울함`이라는 단어의 뜻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조사받고 있지 못하다”는 최순실 씨의 주장 또한 박영수 특검팀만이 아닌 국민 전체를 모욕하는 언사다. `민주주의`란 주권을 가진 국민을 위해 정치를 행하는 제도를 의미하며, 전제군주제와 독재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민주주의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이 합의한 `법`에 의해서만 처벌이 가능하다. 전제군주제사회나 독재 체제 아래서는 그렇지 않다.프랑스의 정치철학자 미셀 푸코(Michel Foucault·1926~1984)의 책 `감시와 처벌`에는 죄수의 몸에 끓는 납을 붓고 사지를 절단하는 끔찍한 광경이 묘사된다. 당시의 처벌은 법에 의한 게 아닌 권력자의 뜻에 따른 것이었다. 민주주의의 발전 역사란 감정적인 전횡이 아닌 법에 의한 통치를 확립시키고자 했던 과정에 다름 아니다. 바로 이 `법으로 통치되는 민주주의사회`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다.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도 이와 다르지 않다.최순실 씨가 전제군주시대를 살았다면 어땠을까? 현재 드러난 범죄혐의만으로도 재판 과정이 생략된 채 단죄됐을 것이다. 법으로 통치되는 민주주의사회에서 `민주적 방식`으로 조사받고 있기에 고위직 전관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며, 출석거부권과 진술거부권까지 행사하고 있다는 걸 최 씨는 모르고 있다. 그걸 안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자가 부끄러운 입을 스스로 열어 `민주주의`를 욕보일 수는 없는 일이다.

2017-02-01

1고로에 올라 `형산강 기적`을 보자

▲ 김명득 편집부국장지난 1973년 6월 8일 포항제철소 박태준 사장이 1고로에 직접 불(화입)을 붙였고, 그로부터 21시간이 지난 6월 9일 오전 7시 30분, 1고로에선 시뻘건 쇳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당시 출선 장면을 지켜보던 박태준 사장과 창설멤버들은 일제히 “만세, 만세!”를 외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철강인들은 1고로가 첫 출선된 이 날을 기념해 매년 6월 9일을 `철의 날`로 정해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지금도 포스코 역사관에 가면 그 때의 그 감격스런 장면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산 역사인 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올해를 끝으로 내년 초에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철강인들의 가슴 속에 새겨진 포항제철소 1고로가 종풍(終風·고로의 불을 끄는 것, 즉 가동을 중단하는 것)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1고로는 포항제철소의 태동과 함께 가장 먼저 설치된 핵심설비였고, 포항제철소의 산 역사로 평가되는 상징물이다.지난 45년 동안 쉼 없이 용광로를 뜨겁게 달구었던 1고로의 불이 마침내 꺼지는 것이다. 1고로는 당시 우리나라엔 돈·기술·철광석·석탄 등 제철의 4대 요소 중 하나도 없었지만 `우향우 정신`으로 `하면 된다`는 신념 하나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역사적 상징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당시`하면 된다`라는 정신은 오늘날 세계 속에 한국경제를 우뚝 서게 한 원천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하지만 45년 동안 쉴새 없이 달려온 1고로는 노후화돼 경제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경제성이 동반된 대형화를 통해 생산능력 확장과 효율성 제고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형 고로인 1고로는 이제 그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표면적으로는 1고로 종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고로가 갖고 있는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은 잘 보존해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단순히 기능이 다 됐고, 경제성이 떨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폐기처분하거나 방치해 놓을 것이 아니라 포스코 태동을 전 세계에 알린 산 역사의 현장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특히 포항제철소가 국내외의 견학 명소로 각광받으면서 1고로에 대한 인식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이곳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면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한번쯤 꼭 와보고 싶은 곳이 바로 포항제철소 1고로가 아닐까. 더욱이 1고로를 포항운하와 향후 건설될 영일만대교를 연계한 새로운 관광 패키지 상품으로 내 놓는다면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될 것이다.포항운하에서 크루즈선을 타고 죽도시장 앞을 지나 영일대 해수욕장을 한바퀴 돈 뒤 마지막 코스로 높이 70~80m에 달하는 1고로에 올라 포항제철소 첫 출선의 생생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또 이곳에는 출선 당시 만세를 부르던 박태준 사장과 창설멤버인 건설요원들의 현장 사진물을 게시하고 영상물도 상영해 그 역사성을 알려주는 것도 또 다른 볼거리가 될 것이다.포항제철소와 비슷한 일본의 한 제철소도 가동이 중단된 고로를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성공을 거둔 사례를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특수한 보존처리기술을 이용해 1고로가 더 이상 녹슬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1고로는 `쇳물 문화재 제1호`로 역사적 가치로도 충분하다. 이곳은 `기적의 현장`이고, 산업의 쌀을 처음 수확한 곳이기 때문이다.작은 어촌마을인 영일만의 허허벌판에서 첫 출발해 `형산강의 기적`을 일궈냈고, `포항신화`를 창조해 낸 원동력이 바로 포항제철소 1고로다. 그 곳에 올라가 그 때의 그 감동을 느끼게 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다.

2017-01-25

불행한 역사

▲ 정철화 편집국 부국장정유년 새해가 시작됐다. 모두가 희망찬 새해를 설계해 보지만 국가 현실이 그리 희망적이지 못하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대통령 탄핵소추로 이어지며 나라 안팎이 매우 불안한다. 고물가, 저성장, 고실업 등 각종 경제지표는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들간 외교관계도 순탄치 못하다. 나라를 이끌어갈 정치인들은 연일 쌈박질만 하고 있으니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흔히 역사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한다. 역사라는 거울이 우리에게 비춰주는 것을 바로 보고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라는 경계를 일깨워주는 뜻일 것이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으니 과거 역사의 거울을 들여다 보게 된다.조선 왕조시대에도 오늘의 현실과 비슷한 시대상황이 있었고 어김없이 불행한 역사로 기록됐다. 조선 선조는 명조가 후사도 없이 34살의 나이로 돌연사하면서 왕이 됐다. 선조는 중종의 일곱번째 서자인 덕흥군의 셋째 아들로 얼떨결에 왕이 됐다. 다른 세자들처럼 군주수업을 받지 않아 국가를 통솔할 능력이 없었고 문무관료들에 의한 국정농단이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극심한 권력다툼으로 날을 지샜다. 이 당시 정쟁의 결정판은 당시 서인이었던 황윤길과 동인이었던 김성일의 조선 침략 가능성에 대한 보고에서 드러난다.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황윤길은 “장차 일본이 반드시 조선을 쳐들어 올 것이니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복명했지만 김성일은 정반대 의견을 냈다. 당시 조정은 동인의 세력이 강성해 황윤길의 의견을 묵살했다. 나중에 동인들이 김성일에게 정말 일본이 쳐들어 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때 김성일은 “쳐들어 올 것같다. 그런데 서인이 그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같이 쳐들어 온다고 답하나. 무조건 반대해야지”라고 답했다. 이후 조선은 임진왜란의 참화를 겪게 된다. 역사학자 설민석은 한 강연에서 “임진왜란 패배의 원인은 붕당 정치의 변질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국익과 국민은 안중에 없고 당리당략에 따라 무조건적 반대만 하는 현재 우리 정치판의 모습과 너무도 닮았다. 선조에 이은 광해군과 인조로 이어지는 시대상황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광해군은 전통적인 사대주의 외교보다 실리위주의 등거리 외교를 추진했다. 당시 국제정세는 기존의 대국 명나라에 대응해 금나라가 신흥강국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광해는 명나라의 파병요구를 받자 파병군을 인솔하는 강홍립 도원수에게 “형세를 봐서 적당히 투항한 뒤 후금에 우리의 난처한 처지를 설명해 오해가 없도록 하라”는 밀명을 내렸고 강홍립은 왕명을 수행했다. 광해는 두 강대국 사이의 긴장관계를 슬기롭게 대처하며 전란의 위기를 헤쳐나갔다. 하지만, 광해가 인조반정으로 왕에서 쫓겨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광해는 어린동생 영창대군을 죽이고 서모이지만 왕비였던 인목대비를 폐모시킨 패륜의 죄목으로 신하들에게 탄핵됐다. 반정공신들에 의해 졸지에 왕이 된 인조 역시 군주로서의 능력이 모자랐다. 사대부들의 국정농단에 휘둘릴 수밖에 없었고 외교정책은 친명사대주의로 바꿨다. 그 결과는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의 전란을 불러들였다. 지금 우리의 현실은 대통령이 탄핵소추됐고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후보자에 대한 인물검증절차도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급하게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또 북핵문제로 파생된 사드배치 문제로 중국과의 외교마찰이 심상찮다. 후보자들 간 사드배치에 대한 찬반 입장도 명확하게 갈려 있다. 독도 영유권 분쟁을 촉발시키고 있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조짐도 우려스럽다. 조선시대 일본과 청나라의 외침을 받았던 불행한 역사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2017-01-18

탄핵정국과 AI

▲ 김영태 대구본부 부장정유년 새해를 맞았지만, 우울하고 씁쓸한 뉴스들만 가득하다. 탄핵정국에다 국정조사, 특검, 헌재, AI 파동, 각종 물가 인상 등 훈훈하거나 가슴 따뜻한 희망적인 일들보다는 너무나 답답하고 서민의 살림살이만 팍팍해지는 이야기가 더 많다.탄핵정국은 촛불 민심에 보수단체의 태극기, 호통과 모르쇠로 일관되는 국정조사 등 어느 하나 속 시원한 것이 없다.그나마 경남 양산의 산계장 농장주의 선제적 대응이 AI에 따른 대량 살처분을 막은 것이 위안거리다.농장주 서모씨는 구랍 24일 오후 사육장을 둘러보다 5만여 마리의 닭 중에서 5~6마리가 꾸벅꾸벅 조는 증세를 보고 곧바로 보건당국에 AI 의심 조기신고를 했다. 이는 이례적인 것으로 보건당국도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결국 고병원성 AI로 확진됐다.이 농장 반경 500m내 6개 농가 16만2천여 마리를 살처분하면서 경남지역은 더이상 AI 발생신고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만약 농장주가 닭들의 이상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면 최악의 경우 이 농장으로부터 반경 10㎞ 이내에 있던 132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 후 매몰되는 상황까지 갔어야 했다.꼼꼼한 농장주의 관찰력이 애꿎은 인근농가의 피해를 막은 것은 물론이고 정부 보상비용도 최대 150억원 정도 줄인 것이다.이와 반대로 경기도 화성의 산란계 농장은 전국적으로 AI 확산일로에 있던 구랍 31일 4만8천여 마리의 닭 중 18마리가 폐사했지만, 평소 자연폐사 마리수와 비슷해 신고하지 않았다.그러나 다음날 닭 300여 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되자 이날 오후에 의심신고를 했고 나흘 뒤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AI 확산을 우려해 반드시 살처분을 해야 하는 500m 내를 넘어 필요에 따라 살처분을 하는 3㎞ 내까지 살처분 범위를 확장해서 모두 7개 농가의 산란계 등 71만2천여 마리를 살처분 했다.경남 양산 농장주처럼 조기신고를 제대로 했다면 전국적으로 776개 농가 3천123만마리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AI 살처분 피해를 상당히 줄일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탄핵정국도 마찬가지다.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이 제기됐을 때 빠른 판단으로 조기신고를 했다면 국정조사와 특검, 헌재 등 일련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1천만명이 넘는 국민이 매 주말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서지 않아도 됐고 우익단체들이 태극기를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새누리당이 당내 인적청산을 두고 서청원 의원과 인명진 비대위원장 간의 볼썽사나운 힘겨루기 양상도 발생하지 않았다.조기신고를 누가 했어야 하는지는 콕 집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될성 싶다.대통령실과 관계된 그 많은 인사 중 그 누구 하나도 나서지 않았다.조기신고보다는 최고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서인지 쉬쉬하면서 덮어두기 바빴고 늑장신고조차도 하지 않아 오늘날의 사태로 발전하고야 말았다.결국 양산 농장주의 조기신고와 그나마 늑장신고한 경기도 화성의 농장주만도 못한 것이 현 정국이라는 비난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대통령과 관련된 온갖 이야기들도 자고 나면 추문에 가까운 설까지 끝모르게 생산되고 관련자의 면면까지 속속들이 까발려 지는 상태다.이같은 국정 중단으로 인해 하이에나 같은 일본은 때를 놓치지 않고 부산의 소녀상 설치를 문제 삼아 10억엔에 대한 경제적 우위를 바탕으로 일국의 총리라는 사람이 망언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국정공백에 처한 한국이라는 나라가 일본으로서는 얼마나 만만해졌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지금이라도 늦지 않다.나라를 망치는 국정 중단을 줄이고 일본의 망언을 막으려면 150억원의 국고낭비를 막은 양산의 농장주의 행동을 본받지는 못하더라도 화성 농장주라도 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가 아닐까.

2017-01-11

복수불반(覆水不返)

▲ 이곤영 대구취재본부장주나라 문왕의 스승인 강태공 여상은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돌아보지 않고 책에 파묻혀 살았다. 이를 견디지 못한 그의 아내는 친정으로 달아났다. 시간이 흘러 여상이 문왕을 만나 부귀공명을 이루게 되자 아내는 여상을 찾아와서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떠났지만, 이제는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될 것 같아서 돌아왔다”고 했다. 그러자 여상은 그릇의 물을 마당에 쏟으며 “저 물을 그릇에 담아보시오”라고 했고, 그의 아내는 물을 그릇에 담으려고 했지만 쏟아진 물을 담을 수는 없었다. 여상은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소. 한 번 떠난 아내는 돌아올 수 없소”라고 말했다. 고사성어인 복수불반(覆水不返)은 “한 번 엎지른 물은 돌이켜 담을 수 없다”는 말로 일단 저지른 일을 되돌릴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지금 새누리당 친박계는 복수불반의 진리를 애써 거부하고 있다. 이미 흘러간 물을 되돌리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정유년 새해가 밝았으나 마음은 여전히 착잡하다. 탄핵 표결 전까지도 친박은 “대통령은 1원도 챙긴 적이 없는 지도자”, “대한민국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반석 위에 올려놓기 위해 살아온 지도자”라고 했다. 국회 탄핵과 촛불 민심에도 그들은 대통령의 국정 농단 혐의 자체를 부인했다. 아예 뭐가 잘못이냐며 항변한다.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박근혜 대통령이 느닷없이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계획에도 없던 신년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반박하며 관저에서 자신이 할 것은 다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삼성과의 관련설에 대해서는 헤지펀드에서 보호하려는 순수한 의도였다고 반박했고 최순실과 측근들의 전횡을 국정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또는 누명으로 규정하는 등 변명 일색이었다.핵심 친박 의원들도 신년에 모임을 가지고 우리가 잘못한 게 뭐냐며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탈당요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구시·경북도당 신년교례회에서도 친박 핵심 의원은 “국민들이 이제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반성하겠다”면서 “마지막 1인이 남을 때까지 새누리당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고, 또 다른 친박 의원은 “탈당할 이유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죽어야 보수가 산다. 보수가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새로워질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에서 주요 직책이나 당에서 대표를 포함한 책임 있는 자리에 재직하며 특권을 누렸던 인사, 총선에서 패권적 형태를 보이며 당의 분열을 조장했던 인사, 호가호위하며 상식에 어긋나는 언사를 보였던 인사 등 핵심 친박 탈당을 요구했다.이에 친박계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이미 2선 후퇴 의사를 밝혔는데 정치도 안 해본 분이 지역구 다선 의원들에게 이렇게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반발했고 친박계 한 핵심 의원도 “당을 어떻게 바꾸겠다는 얘기를 해야지 사람을 먼저 치겠다고 하는 건 너무 심하지 않으냐”고 강하게 성토를 했다.지역 정서도 친박계의 논리와 별반 차이가 없는듯 하다. 참으로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 사당으로 변질하고 있는데도 아직도 대구·경북은 “근혜가 뭘 잘못했나?”라며 애써 옹호하는 분위기다. 친박세력이 주류인 새누리당을 탈당한 유승민, 주호영 의원에 대해서는 배신자라며 입에 담지도 못할 정도로 비판을 하고 있다. 특히, 개혁보수신당으로 당적을 옮길 가능성이 높은 국회의원에게 전화 등을 통해 “새누리당을 탈당하면 죽는다!”라며 겁박하고 있다.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으로서 자존심이 상하기는 하겠지만 지금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다.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지난 잃어버린 10년 보다 더욱 혹독한 시련의 시간이 올 것이라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국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 것은 국가안보와 도덕성의 가치 때문이다. 하지만 최순실과 그 주변 인물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믿음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의리를 지키는 것만이 진정한 보수의 길은 아니다. 흘러간 물을 도로 담을 수는 없다.

2017-01-04

경북도의회·안동mbc, 도민을 우선 생각해야

▲ 이창훈 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경북도의회와 안동지역의 언론인 안동mbc가 보다 성숙된 자세로 도민을 위한 의회와 언론이 돼야 한다는 바람이다.최근들어 경북도의회와 안동mbc의 지나친 감정싸움으로 의회의 예산심의가 파행을 거듭하는 등 혼선을 빚어 내년도 경북도와 언론행사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는 등 두 기관의 싸움으로 인해 그 불똥은 도민들에게로 넘어가게 됐다.최근 경북도의회는 내년도 경북도와 언론의 사업(홍보)예산을 일괄 30% 삭감하는 초 강수를 뒀다. 도의회가 생긴이래 사상 유례없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져 경북도 집행부와 언론을 아연실색케 했다. 명목상의 이유는 사업예산의 경우, 언론 등이 예산편성권을 쥐고있는 경북도에만 행사내용을 설명하고 당위성을 구하는데 반해 의회에는 사업내용 설명뿐 아니라 행사의 중요성 등에 대한 브리핑이 없어 의회는 정확한 정보가 없는 만큼 불필요한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다.하지만 이러한 내용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고 내면에는 의회와 안동mbc간의 감정싸움이었다는게 의회 안팎의 중론이다.사건의 발단은 이렇다.지난 9월 말 경북도의회 박성만 의원 등 3명과 영주시의원 6명 등 총 10명이 베트남 호치민시 한국의 날 행사 참석과 교민기업체 방문, 베트남 외교부장 면담 등 일정으로 출국 후 귀국했다. 안동mbc는 의회가 회기중이고 지진과 사드 등 지역현안이 산적, 무리한 해외연수라는 취지로 비판적인 보도를 내보냈다.이에 박성만 의원은 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원이 외국에서 경북도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 것을 언론이 왜곡보도 하고 있다”는 취지로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등 맞받아쳤다.이후 안동mbc는 의회와 관련, 비판적인 후속보도를 몇차례 내보냈다.사태가 확산되면서 도의회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예산안 심사에서 전 언론에 대한 예산삭감을 진행했다. 즉 당사자인 안동mbc에 예산삭감을 감행할 경우, 특정언론에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일괄삭감을 관철시켰다.박성만 의원은 “의원들이 외국에 놀러간 게 아니고, 경북도민을 위해서 행사에 참석했고, 낮밤없이 코피가 나도록 열심히 뛰었다. 이후 베트남 관계자들이 경북을 방문해 사과와 홍삼 등 경북농산물 구매를 하는 등 실적으로 드러났다”며 외유라는 명분아래 마구잡이식으로 의원을 비판하는 언론의 태도는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하지만 박 의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 언론의 비판기사는 당사자끼리 대화로써 오해된 부분을 푸는 등 해결방법이 있고 조정이 안되면 언론중재위를 거치는 등 합리적인 절차가 있지만 이를 무시하고 힘으로 밀어붙인 것이다.그리고 안동mbc도 보다 큰 틀 속에서 방송을 진행해야 한다. 언론의 중요기능 중 하나가 비판기사인 것은 분명하나 거시적인 틀 속에서 사안의 경중을 따져 해량하는 게 바람직한 언론방향이지만 이후 후속보도를 보면 감정이 개입된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다.의회는 시도민의 대표로 `견제와 균형`의 원칙에 입각, 집행부인 경북도가 바르게 나아가도록 견제하고 감시하는게 주 임무다. 마찬가지로 언론도 기본원칙에 입각, 경북도와 의회가 제대로 된 길을 가도록 홍보와 아울러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지적해주는 비판기능을 살려야 한다.집행부를 상대로 견제기능을 한다는 측면에서 의회와 언론은 시도민의 대표임과 동시에 두 바퀴의 체제라 볼 수 있다. 이 두 기관이 서로 반목하며, 감정싸움으로 치달을 경우 결국 그 피해는 시도민에게 돌아간다. 향후 양 기관은 도민을 위하는 보다 큰 틀 속에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함과 동시에 화합해야 할 것이다.

2016-12-28

대통령의 리더십과 개헌

▲ 윤희정 문화부장어김없이 `새해`가 찾아온다. 새해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는 `새 출발`이나 `새로운 각오` 같은 긍정적인 전환의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요즈음 분위기는 이 새해라는 단어를 그렇게 희망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특히 한국 사회가 30년 전으로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이 수많은 난관들이 헤쳐 나갈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에 대해 의심케 한다. 그리하여 가까운 미래에 좀 더 안정되고 활기찬 자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어두운 전망에 휩싸이는 듯하다. 하지만 좀 거창하게 말한다면 삶이라는 덩어리, 역사나 문화 같은 것들은 겉으로는 아무리 빠르게 변하는 것 같아도 실상은 그리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경우 우리들은 혼돈 속에서 조급한 기대와 실망의 교차를 반복하는 데 이미 지나치게 익숙해 있는 지도 모르겠다.대통령이라는 용어 혹은 개념은 그간 한국 국민들에게 있어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추켜올리는 가운데, 다르게는 현실적으로 무시되는 기묘한 이율배반의 원리에 따라 이해하고 정의돼 왔던 것 같다.사실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각자의 관심사인 생존 문제가 앞섰고 나아가 각자의 이익에 부합된 투표권을 행사하기 일쑤였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지역 이기주의 같은 것, 혹은 모종의 `한탕주의`로 범벅된 달콤한 사탕 같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한 사회가 존립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은 사회 성원들의 삶을 위한 기본 조건들을 확보하는 것이다.하지만 1948년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진행돼 온 대통령제에 입각한 권력구조는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가 있는 대통령`을 선출 할 수 밖에 없게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대통령이 국민 전체의 이익을 구현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둘러싼 소수 집단의 영향력만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병리현상을 보이며 레임덕 현상이 매 정권 말기에 발생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입각한 이승만 정부시기, 군부권위주의에 바탕을 둔 박정희, 전두환 `철권 독재시기`는 물론이려니와 1987년에 달성한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고착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이러한 부정적인 정치현상이 발생되는 주 원인 중의 하나가 대통령제의 폐단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데 대해 대다수 정치가나 전문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 특히 일반국민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식상해 있다.한국 대통령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의 실패`로 볼 것인가, `사람의 실패`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정치현상의 원인을 단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대통령의 실패를 헌법상 권력구조의 제도적 특성과 정당정치의 불안정성으로부터 기인한 부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따라서 한국 대통령의 임기 말 정치리더십 악화 문제를 `제도의 실패`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제도적·정치과정적 문제와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최근 온 나라를 불안정한 사회로 몰아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그동안 나타났던 정권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국정운영의 책임자로서, 측근들을 도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책임자로서 이 모든 정치적 책임이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 하고,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어린 시절 경쟁 게임을 하려고 편 가르기를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남으면 그 사람은 아무 팀에나 끼어서 게임을 하게 한다. 우리는 그 사람을 깍두기라고 부른다. 2017년은 오늘의 한국정치폐단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한 해였으면 한다. 외국의 선진사례들을 참고해서 우리나라가 깍두기 신세를 면할 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2016-12-21

낭만적 쿠바혁명과 촛불시위

▲ 홍성식 제2사회부 차장지난 26일 피델 카스트로(1926~2016)가 죽었다. 체 게바라(1928~1967), 카밀로 시엔푸에고스(1932~1959)와 함께 `쿠바혁명을 이끈 삼두마차`라 불렸던 아흔 살의 노정객(政客)이 지상에서의 삶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 누구보다 드라마틱했고, 우여곡절 많았던 카스트로의 사망소식을 접하면서 자문했다. “이제 낭만적 혁명의 시대가 끝난 것인가?”`낭만적 혁명`이라니…. 총탄이 날아다니고 피가 튀는`혁명`과 연애소설에서나 사용됨직한 `낭만`은 얼핏 보기엔 서로 연결되기 힘든 단어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명 쿠바혁명에는 낭만적 요소가 적지 않게 포함돼 있었다. 앞서 언급한 세 사람의 삶은 현실이 아닌 낭만주의시대 소설처럼 우리에게 다가왔다. 20~30대 청년 수십 명이 전투경험이 없는 농민들과 연대해 중화기로 무장한 8만 명의 정규군을 굴복시킨 쿠바혁명은 상식을 뛰어넘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카스트로와 게바라, 시엔푸에고스가 부정과 부패를 거듭하던 풀헨시오 바티스타정권을 향해 총을 들었던 때는 1956년. 카스트로는 서른의 청년이었고, 시엔푸에고스는 소년의 티를 채 벗지 못한 스물넷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대의명분으로 내세운 `해방쿠바`를 향한 발걸음에 나이는 어떤 문제도 되지 않았다.혁명에 가담하지 않았다면 의사가 돼 편안한 삶을 누렸을 스물여덟 살 게바라는 눈앞에서 포탄이 터지는 진격작전의 선두에 서는 걸 단 한 번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것처럼 `잘생기고 용맹한 사자`의 모습 그대로였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총부리를 겨누던 적군 부상자의 상처를 기꺼이 치료해주는 낭만적 휴머니티 또한 잃지 않았다.1958년 쿠바혁명의 성패를 결정지은 `야과하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시엔푸에고스는 불요불굴의 용기와 탁월한 판단력을 갖춘 지휘관이기 이전에 낭만적인 문학청년이었다. 매일 같이 목숨을 건 전투가 벌어지는 현장에서도 고대 그리스의 시를 스페인어로 번역한 시집과 독일·프랑스의 철학서적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이들의 맏형 격이었던 카스트로 역시 변호사라는 직업을 넝마처럼 걷어찼던 사람이다. 가난한 이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폭압적 정권의 종으로 살기를 거부한 것. 1959년 카스트로가 쿠바혁명 완수를 선언하던 날, 비둘기 한 마리가 날아와 그의 어깨에 내려앉았다는 것은 지금까지도 전설처럼 떠도는 낭만적 일화 중 하나다.마치 한 편의 소설과도 같았던 쿠바혁명의 낭만성을 보여주는 에피소드는 이것 외에도 많다. 시엔푸에고스는 성공한 혁명의 달콤한 열매를 한 조각도 맛보지 못하고 비행기 사고로 실종됐다. 그때 그의 나이 겨우 스물일곱이었다. 시엔푸에고스의 얼굴은 쿠바 화폐에 새겨졌다.아프리카 콩고와 남아메리카 볼리비아에도 혁명정부를 세우고자 낡은 소총을 들고 정글 속을 뛰어다니던 게바라. 그는 죽음이 임박했을 때 “아내여, 당신보다 인류를 더 사랑한 나를 용서하시오”란 유언을 남겼다.살아있는 동안 자그마치 634번의 암살위기를 피해갔던 카스트로도 시간과 노화라는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시엔푸에고스와 게바라에 이어 카스트로까지 사라짐으로써 낭만적 혁명의 시대도 소멸된 것일까?최근 한국의 상황이 쿠바혁명 시기 이상으로 뜨겁다. 지난 주말엔 이른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질타하는 190만 국민들의 촛불이 거리 곳곳에서 켜졌다.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돌과 화염병이 아닌, 노래와 풍자라는 낭만적 수단으로 새로운 세상을 밝히고자 한 우리 국민들. 쿠바에서 사라진 `낭만적 혁명의 시대`가 한국으로 옮겨오고 있는 건 아닐까.

2016-11-30

축구도시 포항의 구겨진 자존심

▲ 김명득 편집부국장명문구단 포항스틸러스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오게 됐나. 선수들의 유니폼에 새겨진 별 다섯개 명가(名家)의 자존심이 구겨지다 못해 부끄럽다. 포항스틸러스가 창단된 이후 지금과 같은 초라한 성적을 내기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필자가 체육부 기자로 출입하던 시절, 포항스틸러스는 항상 상위권에 랭크 돼 있었고 중위권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최근 황선홍 감독이 맡을 때까지만해도 명문구단으로서의 위치와 자존심을 지켜 왔다. 그런데 올 시즌 최진철 감독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몰락이 시작된 것이다. 팀 색깔도 없고, 스타급 선수도 없는 그저 그런 하류 팀으로 전락했다.포항의 팀컬러는 유니폼만큼이나 강렬하다. 용광로를 상징하는 붉은 색깔에 강렬한 검은색 줄무늬는 국내 축구팬 누구나 기억하는 명문구단의 전통 유니폼이다. 포항을 거쳐간 스타급 선수들도 셀 수 없을만큼 많다. 축구 원로인 이회택을 비롯 박성화, 허정무, 최순호, 황선홍, 홍명보, 박태하, 김기동, 이동국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포항 출신이다.포항을 일컬어 흔히 철강(포스코), 해병대, 과메기 도시 등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축구도시`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시민들의 축구열기가 예전 같지 않고 싸늘하게 식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1만여 명이 넘는 축구팬들이 스틸야드를 찾아 열광적으로 응원하던 모습은 이젠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다. 지난달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수원삼성과의 경기때에는 응원석의 포항스포터즈 수가 수원삼성 원정팀 응원단 수보다 더 적어 썰렁한 분위기마저 풍겼다. 이는 스타급 선수들이 없고, 팀 성적(하위 스플릿 9위로 마감)이 형편없기 때문으로 보여진다.포항은 지난 2000년 중반 파리아스 감독시절 ACL 우승과 FIFA클럽월드컵 3위 등 화려한 성적을 올리며 명가의 자존심을 한껏 세우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 시절만해도 명가의 명맥은 이어져 왔다.포항은 당초 K리그 클래식에서 상위권을 기대했으나 그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전북현대와 함께 2010년대 K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해 왔던 포항스틸러스가 올 시즌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한 채 무너진 것은 일찌감치 예고된 것이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연패를 당하는가 하면 최하위인 수원FC에 단 한 차례도 이기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어쩌면 하위 스플릿 9위로 시즌을 마감한 것도 그나마 다행스럽다. 마지막 경기에서 성남에 패했더라면 강등권 리그를 치러야하는 수모를 겪었을지도 모른다.포항이 이 같은 성적표를 내게 된 원인이 모기업 포스코의 예산 삭감과 무관치 않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모기업 포스코는 연간 포항구단에 85억~90억원 정도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 한 명 몸값도 안되는 금액이다. 글로벌 철강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로서는 적지 않은 돈이다. 하지만 초창기 150억원 이상을 지원하던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명문구단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최순호 감독이 다시 왔다. 그 역시 지금과 같은 투자규모로는 명가재건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모기업 포스코에 과감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는 이유다. 결국 과감한 투자는 곧 팀 성적으로 이어진다. 올 시즌 우승을 차지한 서울과 준우승 전북 현대의 결과로도 이미 입증된 게 아닌가.평소 축구를 좋아했던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지금 포항스틸러스의 초라한 성적표를 보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그가 축구명가에 쏟았던 열정과 애정을 지금의 경영진들도 좀 헤아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서 구겨진 `축구도시 포항`의 자존심을 되찾아 줬으면 좋겠다.

2016-11-23

황천(荒天) 항해

▲ 정철화 편집부국장대한민국이 큰 혼란에 빠져 있다. 하찮은 강남 아줌마가 나라를 거덜냈다. 일국의 대통령이 장막 뒤에 숨어있는 비선실세들의 꼭두각시 노릇을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국민의 상처 난 자존심을 어찌할 것인가. 차리리 “모두 내가 시켜서 한 일”이라고 밝히고 당당하게 물러나는 것이 분노한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듯싶다.어쩌다 나라 꼴을 이 지경까지 망쳐놓았는지 그저 한숨만 나온다. 영화 `간신`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폭군 연산군이 죽음을 앞둔 희대의 간신 임숭재에게 일갈(一喝)한다. “왕이 잘못을 행하려 할 때, 신하는 목숨을 걸고 간언해야 하는가. 아니면 제 목숨을 애석히 여겨 순종해야 하는가. 군주의 뜻에 영합하여 그 뒤의 해로움을 생각지도 않으니 너는 간신이고, 또한 아첨으로 주군의 눈을 가려 나라를 말아먹으니 너는 망국신이다.”조선 제10대 왕 연산군은 자신의 악행을 멈출 것을 직언하는 환관 김처선의 다리와 혀를 직접 잘라 죽였고 조정의 관리들에게 함부로 직언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신언패(愼彦牌)`를 목에 걸게 했다. 그것도 모자라 사간원마저 폐지했으니 가히 불통의 대가였다. 불통의 왕 옆에 충신은 없고 간신배들만 우글거리는 것은 당연지사. 연산군은 끝내 신하들에 의해 왕위에서 쫓겨났다.박근혜 대통령도 연산군의 불통에 못지않다. 직언을 하는 측근들을 내쳤고 잘못을 지적하는 관리들에게는 레이저 눈빛으로 말문을 막았다. 최순실을 위시한 비선실세와 문고리 3인방, 친박의원 등 대통령의 용비어천가만 부르는 무리들에게 둘러싸여 있었으니 국정이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했다.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의 무능과 그를 둘러싼 사악한 무리들의 국정농단이라는 태풍을 만나 침몰직전의 위기상황에 놓여 있다. 선박 항해술 가운데 황천((荒天)항법이란 것이 있다. 폭풍과 태풍 등의 악천후 속에서 항해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황천항해술은 선수(船首:배의 앞머리)가 파도를 비스듬하게 받을 수 있도록 조타기(배의 핸들)를 유지해야 한다. 이때 필수적인 조건이 엔진의 작동이 절대 멈추면 안 된다는 것이다.유능한 선장은 태풍 속으로 배를 몰고 들어가지 않을뿐더러 설령 태풍에 갇히더라도 노련하게 빠져나온다. 대한민국은 무능하고 미숙한 선장과 항해사들이 태풍 속으로 배를 몰아넣었고 태풍을 헤쳐나올 수 있는 항해기술마저 없다. 이대로 두면 십중팔구 침몰하고 만다.태풍에 갇힌 배는 일단 태풍 속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최우선이다.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태풍을 만나 침몰하기 일보직전에 있는 배 위에서 서로 잘잘못을 놓고 싸우고 있는 모양새이다. 항해기술도 없으면서 계속 배를 운전하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쪽이나 무능한 선장을 자리에서 무조건 끌어내리겠다고 우기는 쪽이나 모두 현명하지 못하다. 능력있는 항해사를 뽑아 태풍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항해를 맡기는 것이 우선이다.더욱이 모두 항해 능력을 놓고 다투고 있지만, 정작 엔진을 멈추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아무리 유능한 선장이라도 엔진이 꺼지면 백약이 무효이다. 엔진이 꺼진 배는 설사 태풍에서 빠져나오더라도 망망대해에서 표류할 수밖에 없고 다른 선박에 의해 구조가 되지 않는 한 자력으로 항구까지 돌아올 수 없다.서로 싸우더라도 대한민국호의 엔진과 다름 없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멈추지 않도록 하는 일만큼은 내 편, 네 편 없이 합심해야 한다. 국정중단 사태가 길어져 장기 표류하면 장래에 더 큰 국가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이미 APEC 정상회담 불참 등 곳곳에서 국정 동력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어 우려스럽다. 태풍 속에 갇힌 배는 엔진이 꺼지는 순간 침몰한다.

2016-11-16

순실과 미실

▲ 김영태 대구취재본부 부장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를 접하는 순간 고려 공민왕 시절 신돈(辛旽)과 러시아 괴승으로 악명 높은 라스푸틴(Rasputin)이 떠올랐다.각종 언론매체에서도 이 두 사람을 빗대 최순실 게이트를 평가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또 지난 2009년 12월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이라는 여인까지 생각이 났다.이는 이들 모두 요상한 술수로 정치권에 등장한 뒤 이를 등에 업고 한 나라의 국정을 철두철미하게 농단한 인물이기 때문이다.역사는 역시 돌고 도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에 충분하다.고려 공민왕의 왕비 노국공주가 결혼한 지 13년 만에 아이를 가졌지만, 난산 끝에 사망하자 왕은 정사를 거의 살피지 않을 정도로 슬픔에 빠져 있었다.이때 신돈은 노국공주의 혼을 불러내 공민왕을 위로하면서 신임을 얻었고 정치에 본격적으로 관여하면서 초기에는 공민왕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부패한 사회제도를 개혁하는데 앞장섰다.하지만, 신돈은 점차 돈과 여자를 요구하는 주문이 늘어나는 등 자기관리에 소홀했고 당시 척결대상이던 권문세가들에 빌미를 제공해 결국에는 역모 모함으로 요승이라는 불명예를 얻고 끝을 맺었다.공민왕과 신돈이 사망하고 난 뒤 민심이 떠난 고려 왕조는 멸망의 길을 걸었다.신라시대 미실은 1989년에 출현한 `화랑세기(花郞世紀)` 필사본에 전하는 신라시대 진흥제~진평제의 여인으로 신라왕실과 화랑제도의 원화들을 두루 휘하에 두고 임금 이상으로 신라의 권력을 장악했다.미실의 경우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에는 전하지 않고 화랑세기 필사본에만 등장해 역사학계에서는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인물이다.역사적 가치를 떠나 화랑세기 필사본에서 미실은 진흥제~진평제에 이르는 시기를 좌지우지한 신라의 여걸로 그려지고 있다.신라의 왕위계승권에 있는 성골 남자는 물론이고 화랑의 우두머리인 풍월주들과 교제한 자유분방한 여자로서 `여성`이라는 점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라사회를 뒤흔들었다.심지어 진지왕을 과감히 폐위시킬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이런 미실과 여왕자리를 놓고 경쟁한 덕만공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으로 등극하면서 어릴때부터 보아온 미실의 국정농단을 반면교사로 삼았다.여왕이라는 대내외적인 어려움 속에도 뚜렷한 외교와 안보관으로 당과의 관계를 대립이 아닌 우호적으로 유지했고 김춘추가 후에 나당동맹을 맺을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다.신라를 사회와 문화적으로 안정시켜 국력을 키워 태종무열왕과 김유신, 문무왕이 삼국통일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는 밑거름을 만들었다.지난 2009년 12월 이 드라마가 방영될 때만 하더라도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덕만공주에 비유될 정도로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고 최초의 여성 대통령 탄생을 예견한 드라마로도 회자되는 등 화제가 됐다.당시 야당 측은 선덕여왕 드라마가 대통령선거에 개입하려는 불손한 의도를 지니고 제작됐다는 볼멘소리를 쏟을 정도였고 대선 후 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선덕여왕의 치세를 그대로 닮기 바라는 국민이 상당수에 달할 정도로 드라마의 영향력은 컸다.박근혜 대통령은 남북통일 대박론을 발표하면서 우리 국민들이 하나되는 장밋빛 미래를 꿈꾸게 하는 등 선덕여왕 정치를 닮아간다는 기대도 얻었다.최순실 게이트가 발발한 현재, 선덕여왕의 모습을 연상케했던 박근혜 대통령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순실과 미실만 남은 셈이 됐다.

2016-11-09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사라지는 사회

▲ 이곤영 대구취재본부 부장`재산을 모으되 만석이상 모으지 마라. 나그네에게 후하게 대접하라. 흉년에는 남의 논과 밭을 사지 마라. 가문에 새로 며느리가 들어오면 3년 동안 무명옷을 입혀라. 사방 백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12대 300년 이상 만석꾼으로 일가를 이루면서도 지역민에게 존경을 받아온 경주 최씨 가문의 가훈이다. 이러한 만석꾼 집안의 12대 장손은 그 많은 부동산과 장서를 영남대학교에 기부하는 등 이미 수백년 전부터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를 지칭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고 있다.후손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는 경주 최씨 문중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는 달리 최근 사회지도층과 권력층의 낯부끄러운 모습을 보면 우리 사회가 갈 길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해외 토픽이 된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연일 온 나라가 들썩이고 경제계에서는 롯데그룹의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비자금 수사,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미공개 정보 이용 한진해운 주식 처분,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경영 비리 등도 연일 주요 뉴스로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이자 국가 최고의 공권력을 가진 검찰에서는 넥슨 비상장 주식을 사들여 무려 120여 억원의 주식 대박을 친 진경준 전 부장검사를 비롯해 고교동창과 `스폰서` 관계를 유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형준 부장검사 사건이 터졌다.사회지도층의 낯 뜨거운 각종 비리 사건은 지역에서도 번번이 일어나고 있다. 지역에서는 대구시의원이 동료 의원의 부탁을 받고 압력을 행사하고 그 대가로 뇌물을 수수해 구속됐고 또 다른 시의원은 자신의 건물에 무허가시설을 지어 월세를 받아 지탄을 받았다. 또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대구지법 서부지원장을 역임한 변호사는 전관예우의 맹점을 이용해 대구지법 사건을 수임했고 퇴임 전 포항지원장으로 근무한 변호사도 수임제한을 벗어나 대구지법 사건을 수임하는 등 1년간 114건의 사건을 수임받고 상당히 높은 비율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지역의 대표적인 향토기업들의 행태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찾아볼 수 없다.지난 2009년 자사제품인 참소주를 수돗물과 암반수를 혼합해 제조했음에도 버젓이 참소주 팩과 페트 제품에 `100% 천연암반수`로 표시해 지역민들을 속였던 향토기업인 금복주는 올해 결혼했다는 이유로 여직원에게 퇴사를 강요하고 거부하면 조직에서 따돌리거나 직급에 맞지 않는 일을 시키는 등 지난 50여 년간 결혼한 여성은 모조리 퇴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직원 평균급여가 2천만원 초반대인 대구백화점의 구정모 대표는 중간정산 퇴직금 39억여 원을 포함해 무려 42억7천만원을 챙겼다. 서한은 영업이익이 34%나 감소했는데도 등기이사 누적 보수는 2억9천5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8%가 인상했고 화성산업 등기이사도 누적 보수로 한 해에 1억3천398만원을 챙겼다. 연봉이 2천만원대에 불과한 대구지역 근로자 평균 임금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아 수년째 전국 최하위권인 상황인 가운데 직원들의 임금 인상에는 인색하면서 자신들은 억대의 연봉을 챙겨간 것이다.게다가 최근에 부모의 재력과 능력으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자녀와, 부모의 재력과 능력이 부족한 자녀를 지칭하는 수저계급론이 젊은층은 물론 지역 전반에 퍼지며 더욱 우리 사회를 우울하게 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찾아볼 수 없는 사회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는 사라지고 일명 `금수저 흙수저 계급론`이 고착화되는 형국이다. 이런 사회는 희망이 없다. 우리 사회가 희망이 넘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지도층 스스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2016-11-02

김관용 도지사, 마지막까지 기강 다잡아야

▲ 이창훈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경북도가 안동으로 이전한 지 6개월여 남짓만에 최고의 위기에 직면했다.경북도는 올 초 안동청사를 연 이래 굵직굵직한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공무원 수십여 명이 땅투기 특혜 의혹에 연루됐다. 경북도 최고위급이 포함된 공무원 30여 명은 지난해 예천군 땅을 수의계약으로 불하받았고, 이 땅은 현재시세가 최고 7배나 오르는 등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 공무원들의 집단투기 의혹에 경북도가 휩싸여 있다.올 초 경북도청이 무사히 안동으로 안착된 뒤 경북에는 유달리 대형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신공항 무산에 이어, 사드 경북배치, 수해, 뒤이어 경주지진 등 그야말로 악재가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경북도가 전국 뉴스의 중심에 있었고, 지사를 비롯한 경북도 공무원들도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가 싶을 즈음에 또 대형사건이 터져 경북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것. 이번 사건은 2년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때 공사와 관련해 도청공무원 수십명이 연루돼, 무더기 징계에 이어 또다시 도덕적 해이가 불거져 충격이 더했다.그리고 이 사건은 김관용 지사의 행보에도 장애로 작용할 전망이다.사실 김관용 지사는 3선 광역단체장으로 차기 대선출마를 저울질 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평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 아래, 김 지사는 사드 배치로 성주가 들썩일 때 직접 현장에서 곤욕을 치렀고, 곧이어 울릉도 수해 때는 주민과 고통을 함께 했다. 뒤이어 유사 이래 최고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 유언비어가 난무할 때 이를 잠재우기 위해 휴일 저녁 직접 현장에서 1박을 하며, 민심을 챙기는 등 적극적인 위민행보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경북지사로서는 처음으로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지역을 떠나 전국 인사로 외연 확장에 공을 들였다.이러한 일련의 정황들을 볼 때 김지사는 내년 대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아니면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직접 출마에 훨씬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출마하면 “사람 중심 세상,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 반세기에 걸친 압축성장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을 최고의 화두로 설정하겠다”는 큰 타이틀도 나와있는 상태다.사실 김 지사가 대선에 못 나올 것도 없다. 현재 정치지형상으로 야권에서는 대권주자가 넘쳐나고 있으나, 여권에서는 뚜렷한 주자가 없어 인물난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대구경북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등 줄기차게 대통령을 배출해 왔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 후보군조차 형성되지 않는 상태다. 이러다 보니 구미시장 3선, 도지사 10년 관록의 김관용지사가 `TK대망론`에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전국 유일의 6선단체장으로 전국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7번이나 1위를 하는 등 지역정관가에서는 검증된 인물로 대선후보로 손색이 없다.하지만 김 지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것도 많다. 수십년을 지방에 있다보니 아직 중앙정가에 인지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에서 단체장 한번 하면 단번에 대선주자로 부각되는 것과 달리 지방이 역차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구조의 문제점이다. 시골뜨기라는 야릇한 시선을 역전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를 만들어내야 한다. 김 지사는 `지방의 성공이 곧 나라발전`이라는 중추적 대의를 앞세우고 국민 설득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하지만 김 지사가 향후 대권행보를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직원의 기강을 다잡는 등 도정에 몰두해야 한다. 임기 후반기에 이러한 사건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6-10-19

문화의 달

▲ 윤희정 문화부장10월은 정부가 지정한 문화의 달이다. 매년 10월 한 달이 문화의 달이며, 세 번째 토요일이 문화의 날인데, 그 법적 지위는 대통령령이 정한 36개 안팎의 `날`에 속한다. 대등한 국가기념일로는 식목일, 4·19 혁명, 과학의 날, 어린이날, 현충일, 국군의 날 등을 들 수 있다.문화예술의 의미가 `공동체 성원이 가꾸고 만들어가는 여유로운 삶의 즐거움`이라는 점에서, 이를 기념해 구체적으로 공식화하고 많은 부대행사를 곁들여 국민들이 흡족히 삶의 기쁨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금은 정부가 힘을 기울여 가히 `문화의 전성기`라는 느낌도 든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자.우리 문화의 정체성 회복이나 우리 문화의 국제화 측면, 그리고 국민들의 삶에 확연한 질적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 점 등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다.21세기 사회의 특징은 세계화, 정보화, 지식기반 사회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세계사적 변화에 있어서 문화는 새로운 사회발전의 원동력이자 근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문화의 창의성은 새로운 부가가치의 창출을 통한 경제발전뿐만 아니라 문화민주주의의 실현과 문화를 통한 삶의 질의 향상 등 사회통합의 기반으로 다뤄지고 있다.그렇다면 우리에게 문화적 공동체와 공동체적 문화, 아름다우며 정서적인 만족을 느끼는 사회는 불가능할까? 쉬운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그 같은 사회에 대한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경제문제가 다급해 그것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게 중론이라면 어쩔 수 없다. 다만 문화적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면 좀 더 작은 단위에서부터, 그러니까 기초지자체보다도 더욱 작은 생활권에서부터 저마다 작은 노력들을 기울이는 수밖에 없을 듯하다.`일상에서 느끼는 정서적 만족 상태`를 문화적 삶이라 할 수 있다. 일상에서 아름다움, 정신과 마음이 온전히 평온함을 만끽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힘겹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하루하루를 지내는 게 일반적이다. 하나 다시 분명한 것 하나는 이렇다. 아무도 힘겹거나 지겨운 하루를 끝까지 감내하려는 사람은 없으며, 이를 벗어나고 내팽개치기 위해 일탈을 시도하고자 한다. 생활양식이란 개념을 조금 좁혀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정신적 행위로 문화의 개념을 조금 좁히면 된다. 거기에서 다시 `아름다움과 정서적 만족`으로, 조금 더 좁히면 이제 `구체적 문화`를 이야기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문화가 일상에 개입하는 일이며, 나아가 문화가 일상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일이다.문화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다. 동양에서의 문화(文化)의 어원은 아름답고 빛나게 꾸미는 것이다. 문(文)이란 뜻이 문채(文彩)나고, 아름답고 멋지고 여유로운 것이라면, 화(化)는 그렇게 만드는 작업이다. 이에 비해 서양에서의`문화`는 라틴어의 `cultra`에서 파생한`culture`를 번역한 말로 본래 경작이나 재배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인 것이다. 서양에서 과학이 발달하고 동양에서 철학 문학이 발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철학과 인간정신을 가꾸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재인식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문화 글로벌시대로 가고 있는 우리에겐 삶의 질을 높이는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히 필요한 이유다.경제적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국가 성장 정책이 우선되거나 개인과 공동체의 행복, 삶의 질을 고려하지 않은 불균형 성장 전략 등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불균형의 심화를 가져오게 되고 결국에는 국가의 지속적인 발전이나 품격 높은 국가 형성에 걸림돌이 된다.문화의 달을 맞이하면서 일과 생활의 균형, 건강, 정서적 안정감 같은 삶의 질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개인의 만족감이나 행복감을 충족시키는 그런 문화적 삶을 많은 시민들이 향유하게 되고, `정신적으로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경제는 문화를 돕고, 문화융성은 경제를 북돋우는 그런 국가가 바로 선진국이다.

201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