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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도지사, 마지막까지 기강 다잡아야

등록일 2016-10-19 02:01 게재일 2016-10-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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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훈경북도청본사 취재본부장
경북도가 안동으로 이전한 지 6개월여 남짓만에 최고의 위기에 직면했다.

경북도는 올 초 안동청사를 연 이래 굵직굵직한 사건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공무원 수십여 명이 땅투기 특혜 의혹에 연루됐다. 경북도 최고위급이 포함된 공무원 30여 명은 지난해 예천군 땅을 수의계약으로 불하받았고, 이 땅은 현재시세가 최고 7배나 오르는 등 금싸라기 땅으로 변모, 공무원들의 집단투기 의혹에 경북도가 휩싸여 있다.

올 초 경북도청이 무사히 안동으로 안착된 뒤 경북에는 유달리 대형사건이 많이 발생했다. 신공항 무산에 이어, 사드 경북배치, 수해, 뒤이어 경주지진 등 그야말로 악재가 연속적으로 터지면서 경북도가 전국 뉴스의 중심에 있었고, 지사를 비롯한 경북도 공무원들도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되는가 싶을 즈음에 또 대형사건이 터져 경북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것. 이번 사건은 2년전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붕괴때 공사와 관련해 도청공무원 수십명이 연루돼, 무더기 징계에 이어 또다시 도덕적 해이가 불거져 충격이 더했다.

그리고 이 사건은 김관용 지사의 행보에도 장애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실 김관용 지사는 3선 광역단체장으로 차기 대선출마를 저울질 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평소 `현장에 답이 있다`는 철학 아래, 김 지사는 사드 배치로 성주가 들썩일 때 직접 현장에서 곤욕을 치렀고, 곧이어 울릉도 수해 때는 주민과 고통을 함께 했다. 뒤이어 유사 이래 최고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 유언비어가 난무할 때 이를 잠재우기 위해 휴일 저녁 직접 현장에서 1박을 하며, 민심을 챙기는 등 적극적인 위민행보를 이어갔다. 앞서 지난 5월에는 경북지사로서는 처음으로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 지역을 떠나 전국 인사로 외연 확장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일련의 정황들을 볼 때 김지사는 내년 대선에 직접 출마하거나, 아니면 일정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직접 출마에 훨씬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출마하면 “사람 중심 세상,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 반세기에 걸친 압축성장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람을 최고의 화두로 설정하겠다”는 큰 타이틀도 나와있는 상태다.

사실 김 지사가 대선에 못 나올 것도 없다. 현재 정치지형상으로 야권에서는 대권주자가 넘쳐나고 있으나, 여권에서는 뚜렷한 주자가 없어 인물난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대구경북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동안 박정희,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등 줄기차게 대통령을 배출해 왔으나, 이번 대선에서는 아직 후보군조차 형성되지 않는 상태다. 이러다 보니 구미시장 3선, 도지사 10년 관록의 김관용지사가 `TK대망론`에 중심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고 있는 것이다. 김 지사는 전국 유일의 6선단체장으로 전국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7번이나 1위를 하는 등 지역정관가에서는 검증된 인물로 대선후보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김 지사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것도 많다. 수십년을 지방에 있다보니 아직 중앙정가에 인지도가 약하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이나 경기도지사 등 수도권에서 단체장 한번 하면 단번에 대선주자로 부각되는 것과 달리 지방이 역차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구조의 문제점이다. 시골뜨기라는 야릇한 시선을 역전의 발판으로 삼는 지혜를 만들어내야 한다. 김 지사는 `지방의 성공이 곧 나라발전`이라는 중추적 대의를 앞세우고 국민 설득작업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김 지사가 향후 대권행보를 위해서는 마지막까지 직원의 기강을 다잡는 등 도정에 몰두해야 한다. 임기 후반기에 이러한 사건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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