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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리더십과 개헌

등록일 2016-12-21 02:01 게재일 2016-12-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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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정 문화부장
▲ 윤희정 문화부장

어김없이 `새해`가 찾아온다. 새해라는 단어는 통상적으로는 `새 출발`이나 `새로운 각오` 같은 긍정적인 전환의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요즈음 분위기는 이 새해라는 단어를 그렇게 희망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일 수 있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특히 한국 사회가 30년 전으로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은 우리로 하여금 이 수많은 난관들이 헤쳐 나갈 수 있는 종류의 것인지에 대해 의심케 한다. 그리하여 가까운 미래에 좀 더 안정되고 활기찬 자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점차 어두운 전망에 휩싸이는 듯하다.

하지만 좀 거창하게 말한다면 삶이라는 덩어리, 역사나 문화 같은 것들은 겉으로는 아무리 빠르게 변하는 것 같아도 실상은 그리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많은 경우 우리들은 혼돈 속에서 조급한 기대와 실망의 교차를 반복하는 데 이미 지나치게 익숙해 있는 지도 모르겠다.

대통령이라는 용어 혹은 개념은 그간 한국 국민들에게 있어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추켜올리는 가운데, 다르게는 현실적으로 무시되는 기묘한 이율배반의 원리에 따라 이해하고 정의돼 왔던 것 같다.

사실 대통령 선거 때가 되면 각자의 관심사인 생존 문제가 앞섰고 나아가 각자의 이익에 부합된 투표권을 행사하기 일쑤였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지역 이기주의 같은 것, 혹은 모종의 `한탕주의`로 범벅된 달콤한 사탕 같은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회가 존립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우선은 사회 성원들의 삶을 위한 기본 조건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1948년 대한민국정부 수립 이후 지금까지 진행돼 온 대통령제에 입각한 권력구조는 국민들로 하여금 `문제가 있는 대통령`을 선출 할 수 밖에 없게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 전체의 이익을 구현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둘러싼 소수 집단의 영향력만 확대하는 등 여러 가지 병리현상을 보이며 레임덕 현상이 매 정권 말기에 발생되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가부장적 권위주의에 입각한 이승만 정부시기, 군부권위주의에 바탕을 둔 박정희, 전두환 `철권 독재시기`는 물론이려니와 1987년에 달성한 민주화 이후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민주주의의 고착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정치현상이 발생되는 주 원인 중의 하나가 대통령제의 폐단으로부터 비롯되고 있다는 데 대해 대다수 정치가나 전문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 특히 일반국민들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에 식상해 있다.

한국 대통령의 문제에 대해서는 `제도의 실패`로 볼 것인가, `사람의 실패`로 볼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있다. 정치현상의 원인을 단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겠지만 다수의 정치 전문가들은 현재 한국 대통령의 실패를 헌법상 권력구조의 제도적 특성과 정당정치의 불안정성으로부터 기인한 부분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 대통령의 임기 말 정치리더십 악화 문제를 `제도의 실패`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제도적·정치과정적 문제와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온 나라를 불안정한 사회로 몰아가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그동안 나타났던 정권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국정운영의 책임자로서, 측근들을 도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책임자로서 이 모든 정치적 책임이 전적으로 대통령에게 있다 하고, 국민들도 동의하고 있다.

어린 시절 경쟁 게임을 하려고 편 가르기를 한다. 그러나 한 사람이 남으면 그 사람은 아무 팀에나 끼어서 게임을 하게 한다. 우리는 그 사람을 깍두기라고 부른다. 2017년은 오늘의 한국정치폐단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한 해였으면 한다. 외국의 선진사례들을 참고해서 우리나라가 깍두기 신세를 면할 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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