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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 선조들 삶 고스란히, 역사문화 보존”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은 전통 기록유산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삶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다채로운 전시 사업을 통해 K-컬처의 열풍에 동참하겠습니다.”최은주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장은 2021년부터 국학자료팀장을 맡아 국학 자료의 수집 보존 관리 업무와 국학진흥 청년 일자리 사업을 총괄해왔다. 한문학을 전공한 그는 올해 1월부터 유교문화박물관장 소임을 겸하게 됐다. 지난 2일 최 관장을 만나 박물관의 사업과 운영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에 대해 소개해 준다면.△2006년에 개관한 유교문화박물관은 한국국학진흥원의 부속기관으로 국내 최초의 ‘유교’ 전문박물관이다. 유교문화박물관답게 상설 전시 공간은 유교의 실천덕목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순으로 스토리 라인이 구성되어 있으며, 매년 새로운 주제를 담아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2020년 7월에는 박물관 바로 옆에 개방형 수장고 형태인 세계기록유산 전시체험관을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한국의 유교책판’과 ‘한국의 편액’ 등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그동안 유교문화박물관의 주요 성과는 무엇이 있었나.△박물관의 역사가 20년을 바라보는 만큼 그동안 다양한 전시 사업을 펼쳐왔다. 유교문화박물관이기에 주력했던 것은 전통 시대 선조들의 삶에 파고든 ‘유교 철학’의 영향과 의미를 전시에 담아내고자 했다. 우리는 지금 급속도로 발달한 기술과 함께 물질 만능의 시대를 살고 있다. 그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정신적 가치를 뒤돌아보고 우리가 당면한 사회적 위기를 고민하며, 선조들이 남긴 ‘전통 기록유산’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려는 전시들을 지속적으로 개최해왔다는 것이 유교문화박물관이 이룬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현재 관람할 수 있는 유교문화박물관의 전시는.△지금 유교문화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한국국학진흥원 소장 한글 자료 특별전 ‘모두의 글자, 한글’ 전시가 진행 중이다. 이 전시는 백성을 위한 마음으로 모두를 위해 만든 ‘한글’이 일부 계층 소수 집단의 글자였던 한문 중심의 시대를 어떻게 거치며 관련 기록유산들을 만들어냈는지 그 역사적 과정을 담아내려고 한 것이다. 본원에 기탁된 63만여 점의 전통 기록유산은 대부분 한문으로 기록된 것들이다. 이렇게 넘치는 한문 중심의 국학 자료들 속에 어떤 한글 자료들이 남아있는지 그 현황과 의미를 되짚어 보려고 하였다.-한국국학진흥원의 전통 기록유산은 대부분 한문으로 쓰였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글 자료가 많다는 것이 흥미롭다. 한글 자료 특별전에 대해 더 소개한다면.△한국국학진흥원에서만 볼 수 있는 한글 자료들이 대부분이다. 18세기 전국의 사투리(방언)를 비교 분석해 기록한 강후진(1685~1756)의 ‘찬집감영록’(권7)은 지금 우리가 알기 어려운 당시 평안도·함경도·황해도의 사투리를 확인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서애 류성룡의 6세손 류운(1701~1786)이 서울에서 의금부도사를 역임할 당시 막 맞이한 서울 출신의 며느리 연안이씨에게 보낸 50여 통의 한글 편지도 전시되어 있다. 조선 시대 지방 출신의 시아버지와 서울 출신의 며느리는 어떤 사연으로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었는지 한글 편지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한국국학진흥원은 국학 자료 최다 소장기관으로 알고 있다. 63만여 점이라는 국학 자료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면.△63만여 점이라는 숫자의 방대한 규모는 그 자체로 의미가 크다. 여기에 의미를 덧붙인다면 이 자료들이 대부분 우리 선조들의 삶의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생산된 것들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사람이 만들어낸 다채로운 삶의 조각들이 스며 있다. 물리적 형태의 측면에서 간행연대 등 희소성의 가치가 높은 자료들도 다량 보유하고 있지만, 대대손손 물려주고 보관하며 보존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자료들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조의 기록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그것을 다듬고 간직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영역들도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역사이자 문화이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넘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펼쳐낼 때 전통 기록유산이 가진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최첨단 전시 기법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기술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을 끝까지 기억하겠다.-올해 남은 전시 계획은 무엇인가.△한글날이 다가오면서 본원의 한글 자료 전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경북도청에서 열리는 한글 주간 행사에서 주요 유물 일부를 전시하고,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국회의원회관 제2로비에서도 경북의 한글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또한, 독립운동가 홍와 이두훈의 문중에서 기탁한 자료를 중심으로 기탁 문중 특별전을 계획하고 있다. 전시 개막은 11월 7일이다.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과거시험의 이야기를 담은 작은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03

디지털시대, 가상·현실 속에서 다양한 예술실험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6일부터 내년 1월 7일까지 1·2·3·4전시실, 초헌장두건관에서 현대미술 기획전 ‘디지털 커넥션’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디지털 문화의 열풍 속 신기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룸톤, 양민하, 스튜디오 엠버스703, 박정선, 최성록, 안가영 등 6명의 작가의 영상·미디어·설치 작품 10여 점을 선보이며 시대의 기술 감각 위 체험을 구체화하는 오늘의 예술을 소개한다.‘디지털 커넥션’의 예술은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전시에서 만나는 작품들은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3차원 경험과 인터랙션은 실감을 지향하고 직관적이고 내재적인 경험을 이끈다. 가상현실은 다른 세계로의 출입을 열어 경험의 폭을 확장한다. 게임 형식은 인간세계의 재현이 아닌 또 다른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 세상을 근심한다. 전시는 동시대성을 지닌 내밀한 기술감각과 감성의 토대 위에서 탄생한 작업으로 관람객들의 감각을 끌어낸다. 관조적이기 보다는 경험적 공간을 구현하며, 작업의 작동 경험이 주는 즐거움이나 익숙한 대상으로서 작업에 접근하는 유쾌함 등이 쏟아지도록 설계됐다.룸톤은 김동욱(34), 정진경(30)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티스트 팀이다. 이들은 미디어아트와 게임의 경계 사이에서 실험적인 연출과 스토리텔링으로 가상현실을 설계한다. 양민하(48)는 예술과 과학의 이종교배, 기계의 생명성, 공진화, 알고리즘 그리고 인공지능 등을 중심으로 컴퓨터에 기반한 이미지나 영상과 설치 작품을 구현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스튜디오 엠버스703은 노치욱(49)과 하석준(52)으로 구성된 미디어 아티스트팀으로 가상과 현실 공간에서의 다양한 예술적 실험을 실행한다. 박정선(49)은 영상미학을 구현하며 새롭게 기술적 영역을 확장한다. 2000년 이후로 싱글채널 비디오 설치부터 관람자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와 영상 설치작업을 해오고 있다. 최성록(45)은 동시대 시각문화에서 특히 디지털 비디오 문화, 인터넷, 애니메이션, OTT, 컴퓨터게임, 드론, 고화질 영상기술 등에서 나타나는 단발적이며 분열적인 서사와 촉각적인 이미지의 파편적인 현상에 주목한다. 안가영(38)은 온오프라인 세계 그리고 그 경계에서 발생하는 문화와 그로부터 파생된 현실의 문제를 게임적 구조와 은유적 캐릭터를 활용해 다매체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디지털 시대에 진입한 우리 사회의 디지털에 대한 감각은 보편에 이르렀지만, 우리가 떠올리는 예술은 아직 과거 매체에 머물러 있다. 이번 전시는 디지털이 형식이자 감성으로 작용하여 동시대성을 지닌 내밀한 기술감각과 감성의 토대 위에서 탄생한 작업으로 우리의 감각을 끌어내는 장소를 구현하고자 기획됐다”며 “많은 시민들이 전시 작품들의 심연을 탐색하고 그 결과가 감각적·정서적 즐거움으로 이어져 미술관에서 누구든 경험했음 직한 소외를 개선하고, 디지털 기술에 대한 감수성을 익힐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포항시립미술관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 후 다음날 휴관)과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5

미니멀리즘 대표작 감상 기회…아시아 첫 개인전

대구미술관은 2023 어미홀프로젝트로 미니멀리즘의 대표 조각가 칼 안드레(88) 개인전을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어미홀에서 선보인다.칼 안드레는 프랭크 스텔라, 도널드 저드, 솔 르윗 등과 함께 1960년대 초반 추상표현주의 이후 ABC미술, 즉물주의 등으로 명명되던 ‘미니멀리즘’ 사조를 대표하는 예술가다. 작가는 나무, 금속, 벽돌, 스티로폼과 같은 산업재료들을 단순한 형태의 단위요소로 만들고, 이를 반복해 배열하는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작품 자체에 내재된 의미를 없애고 확장되는 가능성을 암시하며 작품과 작품, 작품과 공간, 그리고 관람객까지의 관계성을 강조한다.여러 차례의 카셀 도큐멘타, 1978년 베니스 비엔날레,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등 유수의 미술 현장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 현대미술관, 도쿄 하라 현대미술관,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 런던의 테이트 모던, 파리 퐁피두 센터를 포함해 전 세계의 공공 컬렉션에서 찾을 수 있다.전시는 작가의 대표적인 조각 작품들과 더불어 시(詩) 드로잉과 미니어처 조각들을 함께 선보임으로써 조각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칼 안드레의 작업에 드러나는 물성적 정수와 시(詩)적 함의를 함께 살펴본다.이번 전시의 출품작 ‘메리마운트’, ‘4번째 스틸 스퀘어, ‘벨지카 블루 헥사큐브’는 각각 목재, 강철판, 석회암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작가의 손길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산업재료들이 수학적으로 배열돼 있다.또한 작품이 놓여 있는 주변의 공간에 의해 변화하고 완성되는 안드레의 작업은 대구미술관 어미홀이라는 공간과 관계 맺으며 새로이 탈바꿈된 감상 경험을 제공한다.높이 185.4cm에 달하는 대형 설치 조각 ‘라이즈’와 더불어, 50cm의 정방향 알루미늄 조각들이 반복적으로 놓여진 ‘11번째 알루미늄 카디널’을 따라 걷다 보면 물성의 등가적 반복과 연동돼 공간이 무한대로 확장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이러한 3차원의 미니멀리즘 조각은 작가가 초기부터 가져온 언어와 시(詩)에 대한 관심과 실험들에서 비롯됐다. 이번 전시에 함께 선보이는 작가의 드로잉 작품 ‘유카탄’은 수동 타자기로 타이핑 한 26장의 시(詩)로 구성된 작품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5

‘문화·안전’ 주제로 지난 4년간 ‘포항 문화’ 성과 공유

(재)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가 문화도시 포항의 브랜드 확산을 위해 발행 중인 문화매거진 ‘PH’ 6호가 발간됐다. 사진문화매거진 ‘PH’는 포항의 문화적 일상과 공간, 인물, 이슈 등을 취재 및 인터뷰로 구성해 매년 두차례 발간하는 잡지다.이번 6호는 ‘Culture+Safety’(문화+안전)을 주제로 문화도시 포항의 핵심 사업인 ‘문화안전망’에 대해 다루고 있다. ‘문화안전망’은 사회재난과 같은 특수환경에서도 시민 누구나 문화적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 문화기본권 확대를 위한 장치다.그동안 진행해온 문화안전망 사업의 정책적 담론과 사업 소개, 참여자들의 인터뷰를 담았다. 또한 지금도 도시 곳곳에서 펼쳐지는 문화의 장과 그 장을 함께하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도 수록하고 있다.그 외에도 포항의 문화 신(Scene)을 빛내는 현장 활동가의 인터뷰, 공연 기획 시리즈로 포항 바다를 무대삼아 시민이 직접 만들고 즐기는 음악 축제 ‘뉴웨이브 포항 사운드 페스타’ 등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박창준 문화매거진 ‘PH’ 편집위원장은 “이번 호를 준비하면서 4년여 기간 동안의 기록인 수만 장의 사진을 다시 살펴봤다. 문화도시와 함께했던 시민들의 얼굴을 찾고, 그것을 독자들과 나누는 것이 2023년 ‘PH’의 기획의도”라고 말했다. 한편 포항문화재단은 문화매거진 ‘PH’를 전국의 주요 문화기관 및 공공시설에 배부할 계획이다. ‘PH’ 6호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4

정약용의 장기 유배 행적을 ‘오징어 게임’으로

포항 환경문화예술단체인 꿈마을학교(대표 서종숙)는 최근 포항 장기읍성에서 다산 정약용의 문학 작품을 활용해 개발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 ‘다산(茶山)과 함께 문화의 길을 걷다-포항 오징어 게임’을 개최했다. 경북문화재단의 경북문화예술교육지원사업인 클lab 공모에 선정돼 이뤄진 이번 프로그램에는 포항 대도중 학생 등 20여 명이 참가했다. 꿈마을학교 4명의 예술가(서종숙, 허지은, 이숙희, 라익권)가 다산의 문학 작품을 소재로 해 5개월 동안 연구를 통해 그의 실학사상을 현실에 맞게 재해석했다.다산 정약용은 7개월 10일 포항 장기 유배 기간 중에서도 그의 복잡한 심경을 가족에게 보내는 3편의 편지와 장기 풍속을 표현한 실학사상을 바탕으로 한 문학 작품을 남겼다. 비운에 대한 분노와 서러움이 순응으로 변화되면서 그의 학문이나 사상의 기틀이 장기에서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다산의 저서 중 ‘오적어행’, ‘여유당전서’, ‘촌병혹치’, ‘아버지의 편지’를 연구 분석해 문화예술적인 관점으로 심리, 사진 기술, 문학, 예술, 샌드아트 공연으로 융합한 문화예술 콘텐츠다.‘포항 오징어 게임’은 정약용의 장기바다에서 오징어를 보며 자신의 심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오적어행(烏9C02魚行)’ 시를 모티브로 했다. ‘오적어행’ 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익을 탐하는 오징어의 유혹을 백로가 끝내 거부하는 내용을 담은 풍자시다.전래놀이와 문화예술교육을 접목한 ‘포항 오징어 게임’은 다산이 저술한 문학 작품 속 그의 관점에서 현실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생각을 가지게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4

현대미술의 가치·정체성 고민 관객과 공유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이 지난 9일부터 오는 11월 19일까지 개관 20주년을 기념해 미술관 전관에서 ‘2023 ARKO(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시각예술창작산실 공간지원’사업 선정작 ‘타불라 라사 : 하얀 방’ 특별기획전을 열고 있다.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대한민국 현대미술의 진정한 가치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질문을 관람객과 공유하고자 기획됐다. 시안미술관의 지난 20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나타내기도 하는 기획전이다.이번 전시는 권오봉, 김호득, 민재영, 박세호, 박창서, 박철호, 신경철, 심윤, 유주희, 이배, 좌혜선, 홍성덕 등 국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은 회화, 사진, 서예, 조각 등의 다양한 장르와 개성 있는 표현기법을 경험할 수 있는 12명 작가의 작품들로 구성됐다.타불라 라사(Tabla Rassa)는 라틴어로 ‘비어있는 석판’이라는 의미로서 철학자 존 로크(1632~1704)가 자신의 인간의 본성이 원래 깨끗하다는 사유를 표현하기 위해 인용했다. 이번 전시는 이렇게 깨끗하게 비어있는 하얀 방 즉 미술관 전시 공간을 타불라 라사에 비유하고, 이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한국의 ‘여백’이라는 개념을 이어 공간과 예술 그리고 관객이 하나의 맥락 안에서 어떤 경험적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전시를 이루는 하얀 방에는 검은색 무채색 작품만이 걸려 있고, 시안미술관은 관객에게 검은색 상의만을 입고 오기를 제안해 결국 전시장에는 검은색만이 존재하게 된다.결국 전시는 이러한 상황을 마주함에 있어서 검은색이라는 단편적 공통점을 볼 것인지, 작품과 관객이 가지는 경험적 서사를 읽을 것인지를 제안한다.이번 전시를 기획한 시안미술관 박천 큐레이터는 “오늘날 한국은 K-컬처라는 상위 카테고리 속에 미술계 역시 K-Art라는 이름 아래 여러 아트페어에서 가벼운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미술은 각각의 작품이 어떤 전통을 따르는지 혹은 어떤 철학을 가지는지에 따라 맥락이 달라지는데, 이러한 것들에 대한 구분 없이 K-Art라는 이름 아래에 들어가게 된다면 오히려 한국미술의 진면목을 드러내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시안미술관은 ‘타불라 라사 : 하얀 방’ 전시를 통해 미술을 넘어 다양한 문화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정의하는 것이 더욱 새롭고 다채로운 형태로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화두를 던진다”고 설명했다.한편 올해로 개관 20주년을 맞은 시안미술관은 오는 10월 19일 오후 3시 ‘개관 20주년 기념식’과 특별전 설명회, 기념음악회 개최 등 관람객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4

당신의 나이를 되돌리는 ‘비법’ 소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노화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신간 ‘노화의 정복’(까치)은 아일랜드 트리니티칼리지 노인학 교수인 저자 로즈 앤 케니가 젊음과 늙음을 숫자로 따질 수 없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묶은 책이다. 노화 종단 연구를 지휘해온 저자는 장수의 비밀과 노화 방지를 위한 중요 키워드를 제시한다.우리가 미신이 아닌 과학에 근거한 실천에 나선다면, 충분히 ‘노화의 저주’에서 벗어나 인생의 마지막 한 바퀴를 가치 있고 즐겁게 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노화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은 수명이 7.5년이나 더 길다는 연구 결과를 도출하기도 했다.1장에서는 자신을 젊다고 느끼는지, 늙었다고 느끼는지가 실제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준다. 노화에 대해서 부정적인 태도를 가진 경우에는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기억력이 나빠지고, 다른 몇 가지 뇌 검사에서 수행 능력이 낮게 나왔다. 전반적인 건강, 약물 투여, 기분, 생활환경, 기타 요인들을 감안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즉 인식은 신체와 정신의 노화 속도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친다.2장에서는 세계적인 장수 마을인 블루존 지역을 찾아가서 건강하게 100세를 사는 사람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생활방식과 행동을 집중적으로 파헤친다.3장은 노화 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우정에 대해 소개한다. 우정은 인간뿐 아니라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다양한 종에 걸쳐 공통의 진화적 기반을 가지고 있으며, 개코원숭이, 돌고래, 쥐처럼 사교성 있는 여러 종에서 더욱 긴 수명과 관련돼 있다. 여러 실험을 통해서도 인간의 사회적 접촉과 교류의 강도가 스트레스, 심장질환,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정은 뇌를 자극해 인지력을 향상시키고, 혈관질환을 감소시켜 치매 위험도 줄여준다.4장은 웃음의 놀라운 노화 방지 효과를 소개한다. 웃음이 담당하는 상호작용의 역할이 타인과의 유대감 형성에 중요하며, 이런 유대감이 생존의 핵심이면서 동시에 노화에서의 역할을 비롯해 생리적, 심리적으로도 의미 있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5장은 숙면의 가치를 설파한다. 수면 시간 동안에는 뇌세포 사이의 공간이 뇌척수액으로 채워지는데, 이 액체가 낮 동안 축적된 독소들을 씻어준다.6장에서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스트레스 대처법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휴식, 스트레스 해소, 긴장 풀기 방법으로 하루에 한 번 혹은 그 이상 휴대전화와 다른 인터넷 통신을 끄는 시간을 갖기를 추천한다. 여러 세대의 가족과 친구가 ‘함께 식사를 하는 것’ 또한 모든 블루존의 표준적인 관행으로서, 100세 장수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중 하나로 언급되고 있다.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으로 8장은 냉수욕을 소개한다. 냉수 노출은 감정, 집중력, 기억력을 조절하는 주요 뇌 영역에서도 노르아드레날린을 분비시켜 우리의 각성도, 기억력, 사물에 대한 흥미, 기분, 통증에 대한 몸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친다.9장에서는 건강한 식단을 찾아간다. 우리의 몸에 노화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스위치가 있음을 암시하는 증거가 연구 결과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다. 이 스위치는 고정돼 있지 않고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젊음의 활력이 넘치는 시간을 연장하는 동시에 말년에 나타나는 골치 아픈 질병을 뒤로 미룰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식생활과 체중은 여러 가지 스위치에 대한 열쇠를 쥐고 있으며, 세포 노화의 요소들을 켜거나 끄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저자는 “음식이 곧 약이고, 약이 곧 음식”이라는 자주 인용되는 2천년 전 히포크라테스의 경구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그 출발점으로 블루존 100세 장수인들의 식단을 제시하고, 단식을 하면 좋은 이유와 효과적으로 단식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1

한반도 안보전략 대전환의 시기, 중도·초당적 핵자강론 제안

우리는 오랫동안 ‘비핵·평화’ 정책을 추구하며 북한을 압박해 왔지만 끝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지 못했다. 북한은 사실상 세계 아홉 번째 핵보유국이고, 핵탄두와 미사일의 숫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한반도 안보 환경의 달라진 모습이다.‘왜 우리는 핵보유국이 되어야 하는가’(메디치미디어)의 저자 정성장 박사(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는 세계 10위권의 산업화된 민주국가인 우리나라가 북핵의 위협에 고스란히 노출돼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권의 숙고와 큰 결단과 함께 학계와 산업계의 새로운 길 모색을 제안한다.저자는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으로 오랫동안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키며 한반도에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한반도의 냉전 구조를 해체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그러나 2016년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소식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북한이 ‘시험용 수소탄’을 실험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북한의 핵무기가 생존용이나 협상용 차원을 넘어서서 한국의 안보와 국가 생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여러 전문가와 논의하고 많은 자료를 검토한 후 이제는 한국이 ‘독자 핵무장(핵자강)’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우리는 오랫동안 ‘비핵·평화’ 정책을 추구하며 북한을 압박해왔지만 끝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막지 못했다. 북한은 사실상 세계 아홉 번째 핵보유국이고, 현재 80~90여 발 정도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국군과 사회는 북한의 핵 공격에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다. 이것은 한반도 안보 환경의 달라진 모습이고 우리는 이것을 인정해야 한다.이 책에서 저자는 북한의 비핵화가 이제는 더 이상 이뤄질 수 없음을 명시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남북 핵 균형을 통해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지속 가능하며 안정적인 남북협력의 토대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다.책의 1부에서는 한국이 왜 핵자강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지, 북한 비핵화의 실패 원인과 장애 요인들은 무엇이며, 북한의 대남 핵 위협이 한국의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지, 미국의 확장억제에는 어떤 한계가 있는지 등에 관해 분석한다.2부에서는 핵자강 추진을 위한 대내외적 조건과 체크리스트를 고찰하고, 한국의 자체 핵 개발 역량을 분석하며, 남북 핵 균형과 핵 감축을 위한 4단계 접근법 및 국제사회 설득 방안 등을 제시한다.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반대하는 담론과 논리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있는지 문답 형식을 통해 구체적으로 지적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1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와 ‘꽃의 시인’ 원경 스님 만남

‘빛의 화가’, ‘백색의 화가’로 평가받는 김인중 신부(프랑스 도미니코수도회)와 서울 낙원동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북한산 심곡암 주지 ‘꽃의 시인’ 원경 스님이 함께 시화집 ‘빛섬에 꽃비 내리거든’(파람북)을 펴냈다.김인중 신부는 원경 스님의 시 세계에 깊이 공감했고 원경 스님은 김인중 신부의 구도자적 삶에 존경과 섬김으로 그림 곁에서 마음의 시를 썼다.김인중 신부는 서울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일찍이 국전과 민전을 휩쓸었으나 돌연 유럽으로 건너가 사제의 길을 걸었으며, 유럽에서는 사제였음에도 화가로서 이름이 알려진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표적인 고딕 양식 건축물인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을 비롯해 그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이 설치된 성당과 일반 건물은 전 세계 45곳에 이른다. 프랑스혁명 이후 어떠한 전시회도 열리지 않았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작품을 거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책에 수록하고 있는 원경 스님의 시편들은 대부분 김인중 신부의 작품을 대하고 떠오르는 이미지와 영감을 포착해 쓴 것들이다. 팔순이 넘도록 고독과 고난의 수행을 이어온 수행자에 대한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화장세계(華藏世界)를 가슴에 품고 있는 그이기에 종교의 구분 따위는 한갓 실오라기에 지나지 않는다.“신록이 담긴 화폭 속에서/ 기도하는 소망의 꿈이 푸르러/ 삶의 의욕과 열정을 안겨주기에//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라/ 존중하지 않을 수 없어라”(‘푸른 꿈’ 부분)김인중 신부는 원경 스님의 시에 대해 “경직된 남성들 사회에서 꽃이 화두에 오르는 것을 한 번도 들어본 일이 없으니 스님은 ‘꽃의 대부’라고 생각하며, 그것만으로도 단순하고 깊은 시봉으로 여겨진다”고 했다.김인중 신부는 이 책의 출간에 대해 “스님의 시와 본인의 그림은 ‘아름다움’ 하나에 뜻을 함께하였으니 종교 간에 초탈의 세계를 통해 저세상의 아름다움을 미리 맛보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1

올 추석엔 박물관에서 힐링하세요

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규동)은 추석을 맞아 문화체험과 민속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추석맞이 문화행사를 개최한다.이번 2023년 국립대구박물관 달달한 문화-추석맞이 문화행사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박물관에서의 힐링과 영감’이라는 새로운 테마로 명절 연휴를 맞아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전시, 체험 프로그램과 동시에 휴식공간도 제공한다.먼저, 30일과 10월 1일에는 문화재 에코백 꾸미기와 한지 보석함 만들기 등 문화체험 행사를 실내에서 진행한다.어린이들은 에코백에 직접 문화재 그림을 그리고 꾸며 집으로 들고 갈 수 있다. 공공기관 ESG 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기획된 에코백 꾸미기 행사를 통해 일회용 비닐가방 사용을 줄여 환경보호에 동참하는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또한 한지 보석함 만들기는 우리 전통 한지공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기회다.조명과 영상이 어우러진 체험 공간은 프로그램을 끝내더라도 자유롭게 앉아 영상과 음악을 감상하며 추석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중앙광장에서는 활쏘기, 널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 체험을 운영한다. 민속놀이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운영한다.이번 추석맞이 문화행사는 별도의 사전 예약 없이 운영하며, 체험활동 재료는 1일 선착순 700개가 준비된다. 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대구박물관 누리집(http://daeg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0

국내외 사진 석학 16명 초청 최근 사진계 주요 이슈 토론

2023년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부대행사인 강연 워크숍이 22일부터 오는 10월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이번 강연 워크숍의 대주제는 ‘사진의 힘과 동시대 시각문화’로, 올해 비엔날레 주제 의도에 맞춰 국내외 최고 전문가 16명을 초청해 진행된다.박상우 비엔날레 예술 총감독(서울대 미학과 교수)과 세계적 사진 이론가이며 전시기획자인 미셸 프리조 큐레이터의 강연을 시작으로, 매회 흥미롭고 수준 높은 강연을 들을 수 있다.비엔날레 참여작가 구본창의 아티스트 토크, 성능경 작가의 퍼포먼스, 그밖에 SNS사진·드론사진·인공지능사진 등 최근 사진계의 가장 첨예한 주요 이슈들을 다룬다.이번 비엔날레를 주관하는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은 “이번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강연 워크숍은 사진의 본고장 대구에서 펼쳐지는 지식의 향연에 참여할 좋은 기회”라며 “많은 시민이 이번 워크숍을 통해 국내외 명망 있는 사진 전문가와 함께 사진예술을 좀 더 이해하고, 대구사진비엔날레에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이번 강연 워크숍은 대구사진비엔날레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세부 강연 일정 확인 및 사전 예약이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3-09-20

클래식과 애니메이션의 만남, 온가족 함께 즐겨요

한국수력원자력(주)(이하 한수원)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지브리 페스티벌’ 공연이 오는 10월 28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펼쳐진다.‘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지브리 스튜디오 오리지널 OST를 비롯해 다양한 클래식 작곡가 스타일로 재해석한 지브리 음악을 들려준다. 1부는 ‘벼랑 위의 포뇨’ 메인 주제곡 등 지브리 오리지널 OST를 60인조 편성의 오케스트라 연주로 선사하며, 2부에서는 리스트 스타일로 해석하는 ‘이웃집 토토로’, 쇼팽의 음악에 녹아든 ‘마녀 배달부 키키’, 드뷔시 스타일을 더한 ‘원령공주’ 등이 연주된다.또한 국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송영민을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다양한 작곡가의 스타일에 따라 재해석된 지브리의 감성적인 멜로디를 섬세하게 연주한다. 아울러 지휘자 안두현의 지휘를 필두로 국내의 젊고 실력 있는 연주자들로 구성된 아르츠심포니오케스트라가 공연의 깊이를 더한다.이번 공연은 지난 18일 티켓오픈 해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경주문화재단 측은 “클래식과 애니메이션 음악의 만남으로 온 가족이 새롭고 부담 없이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0

현대미술로 풀어낸 ‘연오랑 세오녀’ 신화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전시관 귀비고는 22일부터 11월 19일까지 기획전시‘물길에서 함께 턴’을 개최한다. 귀비고는 우리나라 문헌 최초의 일월신화인 ‘연오랑 세오녀’ 신화를 스토리텔링화한 역사문화 콘텐츠 전시공간이다. 이번 기획전시‘물길에서 함께 턴’은 ‘연오랑세오녀’ 신화에서 도출된 ‘교류’, ‘협력’, ‘연대’를 중점으로 유연하게 퍼져나가고 다시 돌아오는 ‘물길’의 이미지를 현대미술로 가시화해 풀어낸 전시다. 권기수, 이원호, 오원영, 정희정, 손현수, 김규형, 김수인, 콜렉티브 이래, 콜렉티브 푸실 등 9명의 참여작가가 귀비고의 정신문화의 근간인‘연오랑 세오녀’신화를 저마다의 시선으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특히 이번 기획전시는 전시관 기둥, 신라마을, 로비 등 귀비고 실내외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해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전시관 곳곳에서 이원호, 오원영 등의 작가가 제작한 영상, 조각, 미디어, 웹툰 등 전시 핵심 단어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김수인 작가와 콜렉티브 이래는 귀비고 전시관 테라스와 외부 기둥에 패턴화한 작품을 통해 공간의 벽을 허무는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포항의 바다와 바람을 형상화한 김수인 작가의 ‘바다와 바람의 기둥’, 포항 바다에서 추출한 색으로 나만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김규형 작가의 ‘포항 바다를 담다 마블링’, 콜렉티브 푸실의 전시 오프닝 퍼포먼스 ‘빛과 바람의 몸짓’이 신라마을에서 진행된다. 또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22일 오후 3시30분 오프닝 프로그램에는 KBS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 크리스티나, 에바, 이나가 ‘바다 건너온 세오녀들’이라는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한다. 한편 해오름동맹 지역인 울산대와 한동대 학생 12명의 ‘물길 서포터즈’가 공공예술 프로그램 형식의 이야기 전달자로 참여한다. 비단 조각을 들고‘연오랑 세오녀’ 설화를 시민들에게 전하고 비단 조각에 담긴 신화와 시민의 개인적 서사가 담긴 물건을 교환하고 수집한 결과물을 귀비고 전시관 1층에 전시한다. 시민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며 또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20

책뜰음악회·인형극·독서퀴즈… 문화행사 풍성

포항시립포은오천도서관은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후 20일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다양한 독서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음악과 함께 책을 읽는 ‘해오름마루 책뜰음악회’, 어린이 인형극 ‘호박아이’, 이명신 작가 초청 강연 등 다양한 어린이 체험행사와 강연들이 펼쳐지며, 문체부 공모사업 ‘2023년 공공도서관 실감형 체험관 조성사업’으로 3D 체험형 동화구연을 볼 수 있는 ‘실감놀이터에서 놀자!’와 어린이 클라이밍 코너, 독서퀴즈, 과년도 정기간행물 배부 등도 함께 진행된다.프로그램 신청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s://phlib.pohang.go.kr/) 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하고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공지사항과 전화(270-5692)로 문의하면 된다.김세원 포항시립도서관장은 “20일 시범운영을 시작하면서 시민들께 유익한 독서문화서비스를 제공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앞으로 남구 거점 및 어린이 특화도서관으로 남구 지역의 지식문화복합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활발한 운영을 하겠다”고 전했다.한편 포은오천도서관의 정식 개관일은 내달 14일이며, 이날 개관 행사로 기념식과 함께 대한민국 동화축제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9

경주박물관 추석맞이 ‘박물관 여행’ 마련

국립경주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추석을 맞이해 ‘2023년 추석맞이 데굴데굴 박물관 여행’을 오는 28일부터 10월 1일까지 개최한다.이번 행사는 추석을 맞이해 국립경주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을 위해 준비했으며, 다양한 문화체험 활동 및 영화 상영 등이 마련돼 있다.박물관 강당에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배리어프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오늘이’가 상영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란 기존의 영화에 화면을 설명해주는 음성해설과 화자 및 대사, 음악, 소리정보를 알려주는 배리어프리자막을 넣어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영화다.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약 20분 정도 상영되며, 영화 상영 이후에는 추첨을 통해 신라 문화와 연계된 상품들을 증정한다.신라미술관 입구에서는 추석맞이 행사 기간 동안 선착순으로 매일 200명에게 윷놀이 세트를 배포한다. 또한 박물관 야외마당에서는 투호, 윷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 사방치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다.신라역사관과 신라미술관 로비에는 십자말풀이 활동지가 비치돼 있어 어린이들이 박물관을 더욱 즐겁게 관람할 수 있다.28일부터 10월 9일까지 십자말풀이를 풀고, 활동지에 있는 QR코드에 접속하여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소정의 기념품도 제공될 예정이다.추석맞이 문화행사는 예약 없이 박물관을 찾는 모든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이 기간 동안 박물관에서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가족과 즐거운 체험도 함께 하면서 추억을 만드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3-09-19

‘길’을 따라 펼쳐지는 경주의 역사·인문학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경주의 종합인문지리지인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이 나왔다. 경주문화원은 최근 1천 쪽 분량의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을 발간했다.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은 경주의 지문(地文)을 담고 있다. 고대부터 특히 조선시대·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에 이른 지금까지 옛길과 새로 난 길을 따라가며 주변 마을의 이야기와 변화를 짚어보고 있다. 일종의 ‘경주의 근·현대사’다.경주문화원은 지난해 1월 7명의 집필진을 구성해 경주 영역 곳곳을 다니며 경주의 산천과 지문, 선대 경주인의 자취를 기록했다. 또한 ‘황리단길’, ‘경주 환락가의 어제와 오늘’ 등 외부에 의뢰한 6개의 소(小)주제 원고도 담았다. 모두 사서(史書)·시사(市史) 등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삼되, 그 성격과 맥락의 결은 다르다.‘경주인문지리총람’ 총론에서는 ‘옛길’의 바탕인 ‘조선시대 도로정책과 경주의 역참’을 살핀다.경주 관련 조선의 6대로(六大路), 조선 통신사가 다닌 사행로(使行路), 역로(驛路), 장수도(長水道) 소속 경주의 역참의 성격 등을 김정호 이전 신경준이 쓴 ‘도로고(道路考)’를 통해 밝힌다. 현 경주지역 국도의 근간이 되는 ‘일제의 신작로 정책과 경주의 신작로’ 등을 일본의 도서관에서 찾아낸 ‘朝鮮の 道路’와 1905년 일본인 토목기사가 신작로 개설을 위해 ‘경주-포항’, ‘경주-영천’ 간 조선시대 옛길을 조사한 ‘조사보고서’와 그 경비를 경주군이 조정에 청구한 ‘황성신문’ 등의 자료들을 발굴해 지역에 처음 소개한다.이를 바탕으로, 경주읍성 중심으로 9개 방면의 옛길을 더듬는 한편, 광복 후 특히 1968년을 기점으로 50여 년간 변화해 온 경주의 근현대 길, 시가지 공간변화와 마을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주시가지의 공간변화는 근본적으로 1970년대 초반, ‘경부고속도로 개통’과 ‘경주관광종합개발계획’에 따른 것이고, 울산의 공업과 포항의 철강산업 지형도에 따른 것이다. ‘천마총 발굴, 보문관광단지 조성, 경주시가지 버스터미널 이동, 시장 이동과 신설, 학교 신설’ 등이 그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8·90년대를 거쳐 2천년대 들기까지 ‘고속철도 개통’과 ‘전철화’와 건포산업도로 등 각종 신설 도로개설은 경주시 곳곳에 산업공단지역, 신주거지역을 낳았다. 일제가 조선을 삼키기 위해 1906년부터 전국을 측량해 1912년부터 제작한 근대 지도 중 ‘경주’ 지도를 비롯해 ‘모량’·‘조양’·‘안강’·‘언양’·‘아화’ 지도와 경주 외곽의 각 지역 지도를 바탕 삼아, 신작로 방향, 마을들의 이름과 위치 등 경주의 산천을 살폈다. 지도 속에는 조선시대 큰길, 동네길, 샛길, 산길, 고갯마루 등이 나타나 있다.1914년 일제가 경주지역을 조사한 ‘지지조서(地志調書)로 동네 옛 이름과 인구수를 확인했으며, 왕릉과 하천 등을 자세히 그린 ‘지적도’를 통해 110년 전의 경주 지형도를 살폈다.각종 사서(史書)와 시사(市史)와 다르게 지역과 관련된 각종 신문자료들을 발굴해 지역 변화의 맥락을 짚었으며, 각 노선과 마을의 주요 대상들이 담긴 2천여 장의 사진을 곁들여 독자들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게 했다. 집필진들은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는 경주’가 되기 위해 현 경주와 경주인이 할 일은 무엇이고, 언제부터인지를 독자 제현께서 ‘경주인문지리총람, 경주의 옛길’ 속에서 그 길을 찾아낼 수 있다면 집필진은 그간의 노고를 위로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9

구상회화 작품 속에 담긴 자연의 아름다움 속으로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한가위를 맞아 19일부터 10월 1일까지 A관에서 계명대 서양화과 출신의 중진·청년작가들로 구성된 미술단체 자관회 초대전을 열고 있다. 회원들의 작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100만원 특가전’코너도 함께 마련된다.전시에는 장이규, 한창현, 예진우, 김성진 등 26명의 작품 60여 점이 선보이고 있다. 자관회(自觀會)는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한다’는 자기관찰(自己觀察) 또는 ‘자연을 보며 새로운 조형예술을 개척해 나간다는 자연관조(自然觀照)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계명대 서양화과 출신 중견·청년작가로 구성된 미술 단체다. 2006년 창립전 이후 매년 정기전과 특별전을 해오고 있다.20여 년 간 꾸준하게 푸른 소나무를 그려온 장이규는 색채의 밀도나 명암 등 세분화된 표현이 주는 조형적 미의식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굵은 붓 터치와 경쾌한 붓질의 유화 작품을 통해 감각적 색감과 사실적인 묘사가 주는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꿈과 사랑, 행복, 웃음, 희망 등 긍정적 의미가 담긴 형상을 조형화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즐거움과 새로운 활력을 주고 있는 한창현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통해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을 담은 근작들을 선보인다. 강렬한 색채와 무채색 중성톤의 대비가 두드러진 예진우는 상실돼가는 인간적 사랑과 퇴색돼가는 시간을 조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참여작가 명단은 다음과 같다.강민정, 구명본, 김바름, 김성진, 김수미, 김재현, 김철윤, 모기홍, 민우기, 박이설, 성호, 안성환, 양석대, 양환태, 예진우, 이경정, 이승현, 이은우, 이용학, 이화상, 장이규, 정재학, 지철형, 최이준, 한영준, 한창현. /윤희정기자

2023-09-19

경력 단절 여성들의 어려움 공유, 공감대 형성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 경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최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경력단절예방 주간을 맞아 ‘내일(Tomorrow)을 이어주는 일·삶·쉼 페스티벌’을 개최했다.이날 행사는 경력단절예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공감대 확산을 위한 ‘경력잇다!! 토크콘서트’와 경력단절예방 우수사례 공유로 여성의 경제활동을 응원하는 ‘경력단절예방 유새일? 예스! 공모전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으며 부대행사로 ‘G스타트업·사회적경제 페스티벌’도 함께 운영됐다.‘경력잇다!! 토크콘서트’에서는 워킹맘 워킹대디의 속시원한 토크라는 주제로 5명의 패널들과 함께 육아와 직장을 병행하면서 겪는 어려움, 일·가정 균형을 위한 노력, 경력단절 극복을 위한 정책적 제언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도민들의 공감과 호응을 이끌었다.이어진 ‘경력단절예방 유새일? 예스! 공모전 시상식’에서는 총 36건의 우수사례 중 개인·종사자·기업 등 3개 부문 총 9건의 당선작 시상을 진행했다.또한 부대행사로 총 20여 개의 도내 여성창업기업과 여성사회적경제 기업이 참여한 ‘G스타트업 페스티벌경북여성 사회적경제 페스티벌’운영을 통해 판로개척 등의 어려움을 겪는 초기창업자에게 홍보의 장을 제공함과 동시에 페스티벌에 참여한 도민에게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됐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도민과 함께하는 ‘내일을 이어주는 일·삶·쉼 페스티벌’을 통해 경력단절 여성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공감대 형성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경북여성정책개발원·경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 역시 경력단절 여성에 대한 전문직업훈련, 취·창업연계 등의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도내 여성경력단절 예방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3-09-18

“할머니가 해주신 이야기 엽서에 그려 보내주세요”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 이야기할머니사업단은 18일부터 10월 13일까지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의 파견기관에 다니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2023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를 개최한다.올해로 3회째를 맞이한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는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가족과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가 갖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접수 방법은 ‘2023년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신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할머니가 나눠주신 그림엽서에 그림을 그리고 출품할 엽서 1점을 촬영한 후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 누리집(http://contest.storymama.kr)을 통해 온라인 접수하면 된다. 전국 이야기할머니 파견기관에 다니는 유아(만3~5세)라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이야기할머니사업단은 출품한 작품 중 우수작을 선정해 대상(1명), 최우수상(17명), 우수상(170명), 장려상(1천700명)에게 모바일 상품권을 시상하며 발표는 11월 3일 오후 5시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 누리집(http://contest.storymama.kr)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이야기할머니 그림엽서 콘테스트’ 누리집에서 확인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8

대구·대만의 ‘2·28운동’ 사진으로 재조명

대구 2·28민주운동과 대만 2·28사건을 사진을 통해 재조명하는 한국-대만 공동 사진전 ‘2·28×2·28’전이 18일부터 27일까지 대구 김광석길에 있는 갤러리 토마, 갤러리 보나, 갤러리 문101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전에는 한국의 사진기록연구소 작가 5명과 대만의 사진가 6명이 사진 100여 점을 선보인다.한국과 대만은 모두 일제 식민지배를 겪었고, 해방 이후 암울했던 독재를 경험한 뒤 민주화를 이뤄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2·28이라는 숫자다. 1960년 일어난 대구 2·28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고 이후 벌어진 수많은 민주화 운동의 효시로 평가받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보다 앞서 1947년 발생한 대만 2·28 사건은 담배행상 여인 구타 사건으로 인한 대만 민중의 봉기로 대만 민주화의 출발점으로 기록된 사건이다. 한국과 대만의 사진가들은 2·28이라는 숫자에 주목한다. 대구와 타이페이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는 2·28기념공원의 장소적 의미에서 시작해 2·28이라는 숫자가 오늘날 각자의 조국에서 어떤 의미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지, 또 2·28이 남긴 상처와 성과, 그리고 과제에 대한 성찰의 결과를 사진에 담았다. 역사적 기억을 담고 있는 당시 사건이 휘몰아친 장소, 건물, 사건 발생지, 시위거리를 답사하고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과거의 사건과 그것이 파생한 것들을 재현하고 표현했다.이번 사진전을 기획한 장용근 사진기록연구소장은 “2·28운동이 역사적 사실을 기록한 텍스트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시각예술, 공연, 문학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어 우리 곁에 남아야 한다고 믿는다. 이러한 노력이 없으면 역사적 기억은 잊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 참여작가는 다음과 같다. 곽범석 장용근 한상권 박민우 우동윤 선 자오량 황 위슈 러 훼이위 왕 샤오칭 판 샤오샤 톈 밍 장.한편, 사진기록연구소는 대구의 중견사진가들이 주축이 된 사진예술단체로 2014년 대구도시철도 3호선 기록사진집 ‘Line3’을 시작으로 ‘오래된 물길(2015)’, ‘시선(2016)’, ‘인물탐구(2017)’, ‘기억, 기록, 기술-달성공원에서 교동시장까지(2018)’, ‘이방인의 시선(2019)’, ‘부서지고, 세워지고(2019)’, ‘Scrap and Bulid(2021)’. ‘군위(2022)’등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사진기록으로 남기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8

5세부터 78세까지 단원 구성… 세대를 아우르는 화음

(재)포항문화재단 대잠홀 2023년 공연장상주단체 벨라미치 문화예술연구소가 21일 오후 7시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벨라미치 퍼블릭합창단 성과연주회’를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2023년 경상북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퍼블릭 프로그램으로 포항문화재단은 공연 연습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가 기획, 운영했다.지난 6월부터 시작된 벨라미치 퍼블릭합창단은 매주 화요일 저녁마다 대잠홀에서 최연소 5세 유아부터 최고령 78세까지 세대 간의 공감대와 하모니를 시민 100명이 참여해 이뤄냈다.벨라미치 퍼블릭합창단 성과연주회(지휘 정하해)는 ‘동요메들리’, ‘고향의 봄’, ‘아프리카 민요’, ‘함께 걷는 길’ 등 곡들로 구성했고 다양한 무대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지역 청년 전문음악가들로 구성된 벨라미치 챔버오케스트라가 협연한다.이번 공연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공연이 무료로 운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 성과발표회를 통해 시민과 전문예술단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모니는 잊지 못할 감동의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8

대구대 김성해 교수, ‘벌거벗은 한미동맹’ 발간

벌거벗은 한미동맹 책 표지 사진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신냉전’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가 큰 가운데, 한미동맹 70주년을 재조명한 책이 발간돼 주목받고 있다.  대구대 김성해 교수(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벌거벗은 한미동맹 – 미국과 헤어질 결심이 필요한 이유(개마고원)’란 제목의 책을 최근 발간했다. 이 책은 그간 한미동맹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해 왔던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미국과 헤어져야 할 이유는 물론 한미동맹 때문인 부작용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미국과 중국 중 하나를 택하는 방식이 아닌 중립화라는 대안도 함께 제시되어 있다.  해방 직후부터 2023년 현재를 관통하는 이 책에는 동맹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것, 미국을 수호천사로 생각하는 게 우상숭배에 가깝다는 것, 한국은 미국의 ‘반공 십자군’으로 길러졌다는 것, 또 미국만 바라보는 해바라기 관료, 정치인, 지식인과 언론인 탓에 한국은 동맹이라는 가두리 양식장에 갇혀 있다는 점 등을 지적한다.  김성해 교수는 “한미동맹은 일종의 처방전이다. 70년간 같은 약을 복용했지만, 결과는 핵전쟁 공포다”라면서 “동맹이라는 처방이 잘못된 진단에 근거를 두었으며, 동맹 덕분에 기저질환이 깊어지고 있다”라고 말한다.  또 “전쟁 직후와 달리 한국은 이미 선진국에 들어섰으며 미국이라는 부모를 떠나야 제대로 된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09-18

세계유산에 이름 올린 가야고분 7곳의 특징과 주요 유물은

한국의 16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가야 고분군’(Gaya Tumuli)은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 유적이다.17일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과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추진단 등에 따르면우리나라에는 가야와 관련한 고분군이 780여 곳에 분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각 무덤은 대가야가 멸망하는 562년까지 꾸준히 조성돼 왔으며, 그 숫자가 수십만 기에 이른다.가야고분군은 ‘사라진’ 가야 문명을 복원할 수 있는 주요한 유적이다.무덤은 시대에 따라 형태나 조성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그 안에 매장된 다양한 유물을 통해 당시 신분 질서와 사회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그간 알려진 고분군 7곳의 특징, 주요 출토 유물 등을 간략히 정리했다.◇ 경북 고령 지산동 고분군5∼6세기 가야 북부 지역을 통합하면서 성장한 대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이다.높은 구릉지 위에 고분군이 밀집해 조성돼 있는데, 연맹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가야의 위상과 가야 연맹이 최전성기에 이르렀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유적이다.일부 대형 무덤은 순장자를 함께 묻은 것으로 파악돼 지배층의 무덤이라는 점을알 수 있다.백제로부터 유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동 그릇, 일본 오키나와(沖繩) 산 야광 조개로 만든 국자 등은 당시 대가야의 활발한 대외 교류 관계를 보여주는 유물로 평가받는다.가야 사회의 계층구조와 대내외 문물 교류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고분군이다.1978년 32호분에서 나온 금동관은 대가야의 공예 수준을 보여주는 유물로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됐다.◇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아라가야의 왕과 귀족 무덤이 조성된 고분군이다.말이산(末伊山)은 ‘머리’와 ‘산’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우두머리의 산’이라는 의미가 있다.나지막한 구릉과 능선을 따라 꼭대기에는 대형 무덤이, 경사면에는중소형의 무덤이 모여 있다.아라가야 왕들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대형 무덤 37기가 높은 곳에 모여 있는 점이 특징이다.이 고분군은 일제강점기 때 처음 조사했는데, 당시 봉토(封土·흙을 쌓아 올린 부분) 지름이 39.3m, 높이가 9.7m에 이르는 무덤이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여러 출토 유물 가운데 말이산 45호분에서 나온 상형 도기 세트는 눈여겨볼 만하다.지난해 10월 보물로 지정된 유물로 정식 명칭은 ‘함안 말이산 45호분 출토 상형도기 일괄’이다.집 모양 도기 2점, 사슴 모양 뿔잔 1점, 배 모양 도기 1점, 등잔 모양 도기 1점등으로 구성된 유물은 여러 점이 세트를 이뤄 출토된 데다 가야인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1∼5세기 가야 연맹을 구성했던 금관가야의 문화를 보여주는 고분 유적이다.조사 결과 당시 지배집단이 묻혔으며 고인돌, 널무덤, 덧널무덤 등 여러 형태의무덤이 확인됐다.평지에는 1∼3세기 무덤이, 정상부에는 4∼5세기 무덤이 모여 있어 시기적으로도 범위가 넓다.대성동 고분 일대에서는 토기류와 철기류, 중국제 거울 등이 출토됐다.특히 중국에서 들여온 청동거울, 북방에서 수입한 청동 솥 등은 당시 이 지역에서 활동했던 정치체가 중국, 가야, 일본 열도로 이어진 국제 교역에서 활발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2011년 대성동 76호분에서 출토된 목걸이는 출토지와 출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다.석영질의 보석인 마노(瑪瑙)를 비롯해 수정, 유리 등 다양한 구슬 2천473점으로구성된 목걸이는 금관가야 유적에서 출토된 목걸이 중 가장 많은 수량으로 매우 희귀한 사례로 꼽힌다.◇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창녕 일대에 분포한 고분군으로, 비화가야 최고 지배자 묘역으로 추정된다.1911년 일본인 학자 세키노 다다시(關野貞)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100기가 넘는 무덤이 확인되며 출토 유물과 구조 양상을 볼 때 5∼6세기가 중심 연대일 것으로파악된다.창녕 고분군은 최근 발굴 성과와 연구 조사 결과가 잇달아 나오는 유적이기도 하다.5세기 후반부터 6세기 전반 사이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63호분은 그동안 도굴의 피해를 보지 않아 무덤 축조 방식과 유물을 부장하는 양상이 온전하게 확인된 주요한 무덤이다.이곳에서는 금동관, 구슬 목걸이, 은 허리띠 등 화려한 장신구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교동 고분군에서는 무덤 출입구에 개를 매장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63호분에서도 개 3마리의 흔적이 나왔는데 무덤의 주인공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묻은 것으로 추정한다.◇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5세기부터 가야 연맹의 유력한 해상 세력으로 떠오른 소가야 왕과 지배층의 무덤이다.고성 무기산을 중심으로 뻗어나간 구릉 주변에 크고 작은 무덤이 있다.전체적인 숫자는 적은 편이나, 무덤을 군집해서 조성해 온 가야 연맹의 특성을 보여준다.가장 높은 곳에 있는 1호 무덤은 지방의 우두머리가 묻힌 것으로 추정되며, 흙을 쌓아 구릉처럼 만든 뒤 돌무덤 방을 만드는 가야 고유의 형식을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무덤에서는 소가야식 토기뿐 아니라 토기, 마구 등 교역품으로 쓰였을 유물이 다양하게 발견됐다.학계에서는 백제와 가야, 일본 열도를 잇는 해양 교역의 창구였던 소가야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유적으로 보기도 한다.고성 동외동 조개더미와 더불어 지역 내 중요한 유적으로 꼽힌다.◇ 합천 옥전 고분군낙동강의 한 지류인 황강변 구릉에 있는 4∼6세기 전반의 가야 고분군이다.무덤이 총 1천여 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지름이 20∼30m 정도인 18기가 한 지역에 밀집돼 있다.토기류, 철제 무기류, 갑옷 마구류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됐다.이 고분군에서는 화려한 장식의 귀고리, 목걸이 등이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옥전은 ‘구슬이 많이 나는 밭’이라는 뜻으로, ‘M2호분’으로 불리는 무덤에서는 2천여 개가 넘는 구슬이 나왔다.28호분과 M4호분, M6호분에서 출토된 금귀걸이 3쌍은 보물로 지정돼 있다.옥전 고분군은 최고 수장급의 무덤에서만 나오는 유물이 망라한 유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M3호에서는 최고 지배자의 상징인 봉황무늬, 용무늬 등을 새긴 둥근 고리 큰 칼이 4자루 나왔는데, 출토지가 분명하고 역사적 가치도 커 삼국시대 금속 공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가야의 서쪽 영역과 그 범위를 엿볼 수 있는 유적으로, 운봉고원의 가야 정치체를 대표하는 고분이다.지리산 줄기인 연비산에서 내려오는 언덕 능선을 따라 40여 기의 무덤이 조성돼있다.전북 지역에 있는 가야 고분군 중에서는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무덤에서는 가야뿐 아니라 백제의 흔적도 곳곳에 묻어있다.예를 들어 32호분에서는 백제 왕릉급 무덤에서만 나오는 청동거울, 백제계 금동신발 조각이 나온 바 있다.무덤의 축조 방식을 봐도 가야와 백제 고유의 특징이 함께 보이는 경우가 있다.토착 세력, 가야, 백제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함께 출토돼 5∼6세기 전북 동부 지역의 고대사와 고대문화 연구에 있어 중요한 유적으로 꼽힌다.호남 지역의 가야 유적으로서는 처음 사적으로 지정됐다./연합뉴스

2023-09-17

[속보] 가야 역사·문명 보여주는 고분 7곳, 한국 16번째 세계유산 됐다

한반도에 존재했던 고대 문명 가야를 대표하는 고분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Gaya Tumuli)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됐다.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위원회는 “주변국과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독특한 체계를 유지하며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가 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가 인정된다”고 평가했다.가야는 기원 전후부터 562년까지 주로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한 작은 나라들의 총칭이다.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경북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등이 잘 알려져 있다.이번에 세계유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은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영남과 호남 지역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묶은 연속유산이다.고령 지산동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구성된다.이들 고분군은 가야 역사와 문명을 보여주는 ‘타임캡슐’로 여겨진다.가야는 고구려, 백제, 신라와 함께 삼국시대에 존속했음에도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 옛 문헌에 남은 기록이 많지 않고 그마저 단편적이거나 일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이런 상황에서 구릉 능선을 따라, 혹은 나지막한 언덕에서 조성된 무덤에서 나온 각종 토기, 철기, 장신구 등의 유물은 가야의 면면을 드러내는 ‘보고’(寶庫)와도같다.특히 과거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함께 존재했던 가야 문명을 실증하는 증거로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가야고분군은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당초 김해와 함안 고분군, 고령 고분군 등은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은 2015년 이를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하고 7곳의 유적을 선정한 바 있다.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0여 년 동안 민·관·학이 함께 마음을 모아 이뤄낸 쾌거”라고 의미를 강조했다.세계유산위원회 측은 등재를 결정하면서 유산 보호를 위한 노력도 함께 당부했다.위원회는 특히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사이로 난 도로가 유산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완화하도록 하고, 고분군 7곳에 있는 민간 소유 부지를 확보해 각 유산을안정적으로 보존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권고했다.또, 7곳의 유산을 통합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 구축, 지역공동체 참여 확대등도 주문했다.회의 기간에 맞춰 사우디 현지를 찾은 최 청장은 이에 대해 “세계에서 인정한 가야고분군의 가치를 지키고 널리 홍보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세계유산으로 만들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가야고분군이 등재되면서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16건으로 늘었다.세계유산은 1972년 채택된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뛰어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유산을 심사해 결정한다.우리나라는 1995년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문화유산 14건, 자연유산 2건을 세계유산 목록에 올렸다.내년에는 울주 천전리 각석(刻石·글자나 무늬를 새긴 돌)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심사를 받는다.최종 신청서는 내년 1월에 낼 예정이며, 등재 여부는 2025년에 결정될 전망이다./전병휴기자

2023-09-17

사진 자체·본성에 대한 담론 형성 세계인의 기억에 남을 경험 선물

오는 22일부터 11월 5일까지 대구는 세계 사진계의 중심이 된다. 한국 사진사(寫眞史)를 이끈 리얼리즘 사진가를 여럿 배출한 사진의 도시 대구시가 국내 최대 사진 축제로서 한국 3대 비엔날레로 꼽히는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가 대구시 주최로 개최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첫 행사 이후 처음으로 총예술감독 체제로 전환해 전체 주제의 담론을 일원화하는 등 글로벌 아트 피플을 맞이할 채비에 나섰다.비엔날레를 총괄하는 박상우 총예술감독(서울대 미학과 교수·사진)을 만나 기획에서부터 주요 전시까지 행사에 대한 전반적인 과정을 들었다.-국내 유일의 사진비엔날레인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총 예술감독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EHESS)에서 사진미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중부대학교 사진영상학과 교수, 동강사진상 심사위원, 호암예술상 추천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사진학회 운영위원, 현대미술사학회 편집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폐기된 사진의 귀환: FSA 펀치 사진’, ‘다시, 사진이란 무엇인가’, ‘로드첸코의 사진전’ 등의 전시회를 기획한 전시기획자로서, ‘뉴모노크롬: 회화에서 사진으로’ 등의 개인전을 한 사진작가로서, ‘롤랑바르트의 밝은 방’ 등의 저서를 저술한 사진학자로서 전시기획, 작품활동 그리고 사진 연구를 함께하면서 다방면에 활발히 활동해 왔다. 대구시에서 이런 제 과거 활동 경험과 전문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예술감독을 맡겨주었다고 생각한다.-‘다시, 사진으로!’가 주제다. 의미는 무엇인가.△대구는 오래전에 한국 사진의 전통을 세워 그 전통을 지금까지 간직해온 유서 깊은 문화도시다. 사진의 본고장인 대구에서, 첨단 이미지 기술의 도래로 약해지고 있다고 여겨진 사진 본래의 예술적 힘과 에너지를 재발견하는 것이 이번 비엔날레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이번 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회화, 언어 등 다른 매체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오직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사진적인 사진’을 다룬다. 이를 위해 동시대 비엔날레를 휩쓸고 있는 거대 담론인 사회정치, 생태, 재난, 디아스포라, 소수자 등에서 벗어난다. 대신, 사진 매체의 세 요소인 빛, 장치, 인간이 현대 시각예술에서 발휘하는 경이로운 예술적 표현능력에 주목한다. 1990년대 이후 현대 시각예술에서 잊혔다고 오해된, 사진의 놀라운 능력과 진정한 ‘힘’을 사진의 본고장 대구에서 다시 소환하고자 했다.-메인 전시랄 수 있는 주제전과 특별전에서 특별히 강조된 작품 또는 특별히 눈여겨보아야 하는 작품이 있다면.△주제전인 ‘사진의 영원한 힘’ 전시는 사진의 특성에 기반한 동시대 작품 중에서도, 특히 사진의 원초적인 힘과 에너지가 강력하게 드러나는 작품에 주목한다. 예컨대, 시공간적으로 인간의 감각을 초월하지만, 카메라에는 포착되는 이미지를 선보일 것이다. 눈에 겨우 보이는 작은 대상을 전시장 벽의 크기로 확대한 사진, 혹은 폭발하는 사물의 파편들을 순간 포착한 사진 등을 제시한다. 이런 이미지를 처음 본 사람은 우선 인간의 눈이 결코 체험하지 못한 시각적 스펙터클에 압도당한다. 하지만 우리는 단지 새로운 시각적 충격이나 쾌락만을 경험하지 않는다. 더불어 사진의 다양한 특성을 깨닫고, 사진의 놀라운 마력(魔力), 에너지, 힘도 몸소 체험할 것이다. 나아가 사진에 관한 근원적인 질문인 ‘사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천천히 생각할 기회를 가질 것이다. 결국, 이 전시는 보는 전시이자, 동시에 ‘사유하는’ 전시이다. 사진이 자신을 사유하는 전시. 이런 의미에서 이 전시는 ‘미학적(aesthetic)’ 전시라고 할 수 있다.-제9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행사에 거는 기대는 무엇인가.△행사를 통해 사진 예술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가치가 보다 많은 관람객에게 잘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1세기 첨단 디지털과 인공지능 기술이 오늘날 이미지 영역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사진 ‘자체’와 ‘본성’에 대한 담론 형성에 한국이 주인공이 되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사진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최근 한류의 인기로 다양한 한국 문화에 관심이 높아진 세계인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경험을 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7

23개국 세계적 거장 작품 한자리에

사진의 도시 대구에서 오는 22일 ‘대구사진비엔날레’가 개막한다. 올해 9회째를 맞은 ‘대구사진비엔날레’는 국내 유일 사진 비엔날레로서, 이번 전시회는 ‘다시, 사진으로!’를 주제로 기획해 현대미술에서 사진 매체의 역할과 다양한 특성을 조명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의 세계적인 사진학자이자 사진계 석학인 미셸 프리조가 총예술감독 박상우 서울대 미학과 교수와 함께 주제전을 공동으로 기획하는 등 23개국 293명 작가의 1천37여 점의 작품들을 통해 풍성하고 새로운 전시 형태를 선보일 예정이다. 박상우 총예술감독은 “오늘날 국내외 비엔날레는 사회, 정치, 환경, 기후, 재난 등 유행하는 거대 담론을 반복해서 다루고 있다.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이런 주제에서 벗어나 오늘날 인간의 정신, 신체, 감각, 예술을 갈수록 장악해가는 기술 매체, 그중에서도 사진 매체의 고유한 특성과 힘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다른 매체가 결코 갖지 못한 놀라운 힘을 보여드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비롯해 대구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비엔날레는 크게 주제전과 특별전, 초대전, 기획전, 스타트업, 부대행사로 나뉘어 11월 5일까지 계속된다. 주제전 ‘사진의 영원한 힘’은 대주제 아래 22개국 60명 작가의 최신 작품을 소개한다. 대주제 아래 증언의 힘, 순간 포착의 힘, 연출의 힘, 변형의 힘, 관계의 힘 등 10개의 소주제 전시가 펼쳐진다.수상 창 시합 현장에서 순간의 충만한 에너지와 감정을 포착한 자크 빌리에르의 ‘배 위에서 싸우는 신들, 프랑스의 세트’ 등 동시대 시각예술에서 회화와는 다른 사진만의 표현능력을 탐구하고 사진의 영원한 힘을 성찰한다. 특별전으로는 사진의 비예측성을 고찰하는 ‘사진의 돌발’전이 대구문화예술회관 11전시실에서 열린다. 구본창, 데비프라사드 무커지, 미키야 타키모토, 펑리 등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세계적 사진가 9명의 작품을 모았다.기획전으로는 ‘대구의 그때와 지금:사진 비교의 힘’이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다. 동일 대상의 과거, 현재를 비교가능케 하는 사진의 특성을 매개로 대구인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다.초대전인 ‘대구사진사시리즈III’에서는 대구 사진의 힘을, 광복과 전쟁을 거쳐 80년대에 이르기까지 사진가, 사진 단체, 사진사 연표를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한다.부대행사로는 ‘인카운터 7’, ‘프린지 포토페스티벌’, ‘장롱 속 사진전:학창시절, 그때의 이야기’, ‘영 아티스트’전이 대구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을 좋아하는 아마추어 동호인들은 국내 최고의 사진 전문가들이 비엔날레 주제를 소개하고 사진의 역사, 사진 미학, 드론·인공지능 사진 등을 소개하는 ‘사진 워크숍’도 주목할 만하다. 이밖에 비엔날레 기간 동안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광역시지회 기획전’과 ‘방천을 다시 기록하다’ 연계 전시도 열린다.이번 비엔날레를 주관하는 대구문화예술회관 김희철 관장은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의 예술적 역량을 최대한 펼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전 세계 사진 애호가들, 대한민국 국민, 대구시민이 모두 함께 즐기는 역대 최고의 풍성한 비엔날레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9-17

문화유산 관련 신기술 한 자리에

경주에서 세계 문화유산 분야의 새로운 기술 교류의 장 ‘2023 세계국가유산산업전’이 열렸다.올해 7회째를 맞이한 이번 행사는 ‘우리 유산의 새로운 시작, 모두가 누리는 미래가치’라는 주제로 14일부터 16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전관 및 지역 일원에서 펼쳐진다.이번 행사는 문화재청과 경북도, 경주시가 주최하고 국립문화재연구원과 경주화백컨벤션뷰로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최응천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주낙영 경주시장, 김민석 경북도 정책실장, 김연수 국립문화재연구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이 행사는 그동안 ‘국제문화재산업전’이란 이름을 써왔으나, 내년 5월 정부의 ‘국가유산 체제 전환’에 맞춰 올해부터 명칭을 ‘세계국가유산산업전’으로 바꿨다.행사는 7개 분야에 문화유산 관련 기관과 업체 96곳이 참여해 국가유산 보존, 안전·방재, 국가유산 수리·복원 등을 다루는 331개 홍보·전시 공간을 운영한다. 1층 활용관에는 활용사업 홍보, 국가유산 활용상품(굿즈, 소품 등), 문화유산 정책사업 홍보 등을 주제로 전시한다. 3층 산업관에서는 매장유산, 디지털 헤리티지, 박물관, 잡페어 등의 전시와 프로그램이 펼쳐진다.또 HERI-TECH, 2023 정책 워크숍 등 10건의 컨퍼런스가 개최된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