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수리 기능자 신효선 ‘목업(木業)’ 출간<br/> 한국 전통 목조건축물 해체·보수<br/> 현장 지식·기술자료 상세히 기록<br/>“목업 통해 세대 넘어 대화 하고파”
한국 전통 목조 건축물 수리 기능자인 신효선 도편수가 자신의 30년간 문화재 수리현장에서 체득한 관련 지식과 기술을 엮은 책 ‘목업(木業·궁편책 刊)’이 나왔다.
전통건축사무소 ‘예조’ 대표이자 도편수인 신 씨는 업계에서 괴짜라고 불린다. 한국 전통 목조 건축물을 제대로 고치는 일에 30여 년을 쏟아부은 문화유산 수리 기능자인 그는 그동안 보물 제1746호 논산 노강서원 강당 등 수많은 문화유산을 보수했다.
이 책은 충북 괴산군 감물면에 거주하며 목수 일을 가업으로 하는 집안에서 성장한 신 씨가 1997년 11월 본격적으로 ‘목업’에 발을 들여놓은 뒤 30여 년간 종사한 과정을 상세히 담았다.
신 씨가 보유한 전통 건축 관련 특허 기법과 수리현장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들려준다. 신 씨는 제천 청풍 한벽루(보물 제528호)를 비롯한 열네 채의 목조 건물을 도편수로서 해체하고 수리, 조립했다.
논산 노강서원 강당(보물 제1746호)의 복구, 석조 배흘림기둥을 사용해 팔작집 다포계 양식의 일주문과 육각형 다포계 양식의 종각을 시공했다. 해당 문화재 수리는 석조 기둥을 사용한 국내 최초의 사례로 전해진다. 그는 2017년 자신이 보유한 특허 기법인 H빔을 활용해 신개념의 한옥을 건축하기도 했다.
신 씨의 작업 방식은 다른 도편수들과 차이를 보인다. 추녀 작도법의 경우 조선 후기 이승업 도편수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한 6년의 연구 끝에 완성해 연목을 시공하는 데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신 공법을 창안해 수리에 적용하는 등 전통기법에만 머무르지 않고 새롭게 시도한 독특한 도편수로 알려져 있다. 전통 목조 건축물의 해체와 보수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돼 있지 않은 지금,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전례 없던 기준점을 만들었다. 책에는 조사 주기표와 분류 야장 등 소중한 자료들이 수록돼 있다.
신 씨는 저자의 말에서 “이 책을 사용하는 당신께 제 경험과 지식을 드립니다”며 “누구도 관심 갖지 않고 즐거워하지 않는 일이기에 홀로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세대와 세대를 넘어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다. 이 책이 그 창구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궁편책 측은 “목업을 생업이자 3대째 가업, 조상의 유업, 민족의 과업으로 삼은 그는 현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전통 건축을 꿈꾼다. 저자가 자신이 보유하고 출원 중인 전통 건축 관련 특허 기법까지, 그 모든 현장의 기록을 본서에 남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