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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정열·풍자, 정교한 안무로 표현

윤희정기자
등록일 2024-05-15 16:53 게재일 2024-05-1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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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돈키호테’. /국립발레단 제공

다채로운 의상과 정열이 넘치는 스페인 춤, 그리고 뛰어난 점프와 빠른 회전이 최고의 발레 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는 키트리와 바질의 2인무….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의 명작 발레 ‘돈키호테’가 오는 24∼25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 ‘돈키호테’중 ‘캐스터네츠 솔로’.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 ‘돈키호테’중 ‘캐스터네츠 솔로’. /국립발레단 제공

스페인의 문호 세르반테스(1547∼1616)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1869년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로 초연한 ‘돈키호테’는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고전 발레다. 카마초의 결혼 에피소드와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고전 발레 중 가장 화려하고 유쾌한 작품으로 꼽힌다. 몇 안되는 희극 발레로 정열적인 스페인 춤과 주인공들의 화려하고 테크닉 높은 독무 그리고 돈키호테의 우스꽝스럽고 고집스러운 성격을 통한 세상에 대한 풍자 등이 특징이다.

오리지널은 프롤로그가 있는 3막 8장의 발레이지만, 이번 국립발레단 작품은 기존 안무가의 원작을 개정 안무해 2막 2장으로 재구성됐다. 돈키호테가 주인공이지만 액자식 구성으로 아름다운 여인 키트리와 가난하지만 재치있는 이발사 청년 바질 두 남녀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가 주요 줄거리다.  

국립발레단 ‘돈키호테’중 ‘드림 신’. /국립발레단 제공   
국립발레단 ‘돈키호테’중 ‘드림 신’. /국립발레단 제공

클래식 발레에서 발레리나의 손등이 주로 몸 바깥으로 향하는 데 비해 ‘돈키호테’에서는 손등이 몸 안 쪽으로 향하는가 하면, 스페인의 플라멩코를 연상시키는 군무로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긴다. 단순 명쾌한 줄거리, 기교 넘치는 안무로 발레가 익숙하지 않은 관객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재안무는 국립발레단 무용수에서 안무가로 발돋움해 발레 ‘해적’에 이어 두 번째 국립발레단 작품 안무를 한 송정빈이 맡았다.  

원래 버전에서는 늙은 기사로 등장하는 돈키호테가 춤을 거의 추지 않고 대부분 마임으로 표현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1명의 무용수가 ‘늙은 돈키호테’와 ‘젊은 돈키호테’를 모두 연기하며 높은 테크닉을 요구하는 역동적인 안무를 선보인다.

특히 2막 돈키호테가 춤을 추는 ‘드림 신(Scene)’은 원작에서 다소 길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장면을 최대한 배제하고 대폭 재안무해 재미를 높였다. 늙은 돈키호테가 꾸는 꿈을 그리는 부분을 새롭게 바꿔 젊은 시절의 그가 꿈 속의 여인 둘시네아와 사랑을 나누는 장면으로 재탄생시켰다

스페인 풍의 화려하고 정열적인 춤과 의상, 작품의 하이라이트인 키트리의 ‘캐스터네츠 솔로’, 바질과 키트리의 아름다운 ‘결혼식 그랑 파드되(고전 발레에서의 남녀 2인무)’ 등 원작의 매력은 그대로 남겼다.

아울러 작곡 및 편곡에 김인규 작곡가가 참여해 음악으로 작품의 감동과 풍미를 더한다.

또 다수의 국립발레단 레퍼토리에 의상 디자이너로 참여하며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공연의 의상과 무대를 새롭게 디자인해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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