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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것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6일째 꺼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인근 안동·청송·영양·영덕 등으로 확산하면서 단일 산불로는 사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27일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5개 시·군의 산불 피해 면적이 3만3204㏊(1억44만2100평)로 잠정 집계됐다. 진화율은 의성 54%, 안동 52%, 청송 77%, 영양 18%, 영덕 10%로 나타났다. 이 같은 피해 잠정치는 역대 가장 피해 규모가 컸던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의 피해 면적 2만3913ha를 뛰어넘는 수치로 관계자들은 최종 피해 면적이 2020년 강릉 산불의 두배가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26일까지 2572의 건축물이 화마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주택 피해가 2448채, 공장 2채, 창고 50채, 기타 72채가 피해를 입었으며, 반소 15채, 부분소 45채를 제외한 대부분의 건축물이 전소 피해를 입었다. 지역별로는 안동시에서 952채가 전부 전소하는 피해를 입었으며, 이어 영덕군이 862채, 청송군이 491채의 건축물이 전부 전소 피해를 입었다. 산불이 시작된 의성군은 194채(반소 16, 부분소 45), 영양군 73채의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1980년대 연평균 238건 발생하던 산불이 2020년대(2020∼2023년) 들어 연평균 580건 발생하고, 피해 면적도 1980년대 연평균 1112ha에서 2020년대 연평균 8369ha로 대폭 넓어졌다. 또한, 봄·가을철 산불조심기간 외에도 최근 10년 산불 발생 비율이 28.3%로 높았고, 산불 발생 일수도 2000년 136일에서 2010년대 143일, 2020년 161일로 증가세를 보였다. 한편, 이날 경북지역에 5mm 가량의 비 소식이 전해졌으나 현재까지 비가 오는 지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 예보 상황도 지역마다 다르지만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7

대구 달성군 산불 12시간여만에 진화

지난 26일 오후 대구 달성군 옥포읍 함박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12시간 30여분만에 꺼졌다. 27일 대구시와 산림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29분쯤 화원읍과 옥포읍 사이에 있는 함박산 정상 부근에서 난 불이 이날 오전 8시쯤 진화됐다. 불이 나자 대구시와 산림 당국은 산불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산림재난기동대와 소방대 등 총 571명을 투입해 밤새 현장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펼쳤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즉시 현장을 찾아 통합지휘본부를 통해 야간 진화작업을 직접 지휘했다. 날이 밝으면서 산림 당국은 헬기 5대와 인력 500여명을 투입해 본격적인 진화작업에 나서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이번 산불로 산림 약 8㏊가 소실됐으며,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등산로도 아닌데 야간 8부 능선에서 산불이 난 것은 이례적”이라며 “철저히 원인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이번 산불을 초기에 진압한 것은 얼마 전 산불 진화 훈련을 미리 달성군 지역에서 실시한 덕분”이라며 “관계 공무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고, 현재 산불 상황이 엄중한 만큼 예방활동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비 예보가 있는 만큼, 경북·경남의 산불이 조속히 진화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산림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함께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27

산불로 주지 스님도 희생…영양군 석보면 법성사 선정 스님 "

의성에서 번진 산불은 영양군의 한 작은마을의 상징과도 같았던 사찰을 집어삼켰다. 영양군 석보면 화매1리에 자리잡은 대한불교법화종 법성사. 불에 타 무너진 사찰 건물 안에서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선정 스님은 2002년 법성사 주지가 되기 전부터 이곳에서 수행 공부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오전 방문한 법성사 일대는 화마가 들이닥친 지난 25일 당시 치열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완전히 무너져 대웅전 터에서 아직도 연기가 피어 올랐다. 온전하게 남아 있는 극락전이 절터였슴을 알려주고 있다. 스님을 마지막으로 봤다는 요양보호사 김모(여ㆍ53)씨. 연로한 스님을 위해 주5일 식사를 챙겨주었다고 한다. 김씨는 스님이 숨지기 전날 저녁을 챙겨주었단다. “아이스크림을 유난히 좋아하셔서 내일 올때 꼭 사다드린다고 약속했는데 밤새 이런 비보를 전해 들었다”며 울먹였다. 유년 시절부터 스님을 보고 자란 마을 이장은 마을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김진득 화매1리 이장은 “오래전부터 혼자 사찰을 지키셨다”며 “부처 그 자체였던 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늘 웃고 남달리 정이 많았다”며 “어려운 일이 있으면 고민 상담도 했었는데 이제 그럴 수가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주민 한모씨는 “스님은 혼자 사는 분들을 재워주거나 음식을 나눠주기도 했다”며 “늘 남에게 베풀었다”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김 이장은 지난 25일 오후 산불이 빠른 속도로 번져와 스님을 대피시킬 상황이 안 됐었다고 전했다. 김 이장은 “순식간에 불씨가 산을 타고 넘어왔다”며 “5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찰이 산속에 있어서 접근 자체가 불가능했고 소방관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03-27

평균 진화율 44.3%,...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산불 피해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경북 북동부로 6일째 지속해서 번지고 있는 산불이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이  3만3204㏊로 추산됐다.  산불 영향구역은 화재 현장에 형성된 화선 안에 포함된 면적으로 진화가 완료된 뒤 확인하는 피해 면적과는 다른 개념이다.  진화가 완료된 뒤 타지 않은 부분은 산불 영향면적에는 포함되지만 피해 면적에는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통상 영향면적이 실제 피해면적보다 넓게 잡힌다. 이번 산불의 영향면적은 지역별로 의성이 1만2685㏊로 가장 넓고, 영덕 7819㏊, 청송 5천㏊, 안동 4500㏊, 영양 3200㏊ 순이다. 이날 오전 기준 평균 진화율은 44.3%. 청송이 77%로 가장 높지만 산불이 처음 발생한 의성은 54%,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화마의 위협을 받는 안동은 52%에 불과하다.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한 영덕의 진화율은 10%, 영양의 진화율은 18%로 추정된다. 현재 진화율을 고려할 때 불이 완진되면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북 북부 산불 이전 가장 많은 산림 피해를 낸 산불은 2000년 강원도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이다. 당시엔 2만3천794㏊가 피해를 보았다.  경북 북부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빠른 속도로 번지고, 진화에 도움이 될  정도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도 없어 완전 진화 시기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산림·소방당국은 현재도 헬기 79대와 인력 4천여명, 진화차량 661대 등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작업을 진행 중이다. /피현진 기자

2025-03-27

[투데이 핫 클릭!] 산불로부터 새끼들 지킨 진돗개...쇠사슬에 묶여서도 필사의 몸부림

자식에 대한 애정과 보호 본능은 비단 인간에게만 한정되는 게 아닌 모양이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쉽사리 잡히지 않고, 주변 일대를 지옥처럼 만들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해줄 소식 하나가 전해졌다. 최근 동물구조단체 '유엄빠'는 산불이 타오르는 곳에서 쇠줄에 묶인 진돗개가 새끼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다했다는 사실을 이들 단체 SNS를 통해 알렸다. 사연을 요약하면 이렇다. 의성 화재 현장에서 새끼들과 함께 발견된 한 진돗개. 그 개는 뜬장 속 쇠줄에 묶여 있었다. 불을 피하기 힘든 상황임에도 뜨거운 불길에 위협당하는 새끼들을 지키려고 한 듯 피부가 찢길 정도로 필사적 몸부림을 친 흔적이 보였다고. 안타깝게도 새끼 한 마리는 죽었지만, 살아남은 진돗개와 강아지들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유엄빠 회원들은 모성을 지킨 이 진돗개가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새끼들을 지켜낸 엄마”라며 ‘금처럼 귀하게 살라’는 뜻을 담아 ‘금순이’라는 이름을 선물했다고 한다. 이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인간을 향한 개의 충성심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자식 사랑까지 사람과 다를 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금순이와 새끼 강아지들의 고통스런 기억을 잊고 새 삶을 시작하길 바란다”는 등이 의견을 기사 댓글을 통해 남기고 있다. /홍성식 기자

2025-03-27

산불 진화 속개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해 사망자가 대거 나오는 등 엄청난 피해를 키우며, 경북 북동부로 빠르게 확산 중인 대형 산불 진화 작업이  27일  날이 밝으며 재개됐다. 산림 당국은 산불 6일째를 맞은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를 비롯  소방차량, 진화 대원 등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시작했다.  진화 인력과 장비를 산불 인접 시·군으로 분산배치해 동시다발적인 진화에 나섰다. 밤사이 산불이 소강상태를 보인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이날부터 헬기를 투입, 산불 확산 및 접근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투입 인력은 4천635명, 헬기 79대, 장비 693대로 예정됐다. 앞서 산림 당국은 전날 주간에 헬기 87대, 인력 5천421명, 장비 656대를 투입했고, 일몰 후부터는 인력 3천333명을 투입해 야간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 한때 산불이 병산서원 인근 3㎞ 내외까지 접근해 안동시가 인근 주민 긴급 대피를 안내하기도 했으나 밤새 소강상태를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다시 산불이 확산하며 천년고찰 대전사에서도 긴급 방재 작업이 진행됐으나, 다행히 이날 새벽께부터 불이 잦아들었다. 이날 경북에는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산불 영향권이 경북 북동부로 급격히 넓어지는 양상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기준 의성·안동을 제외한 청송·영양·영덕 3곳의 산불영향 구역은 1만6천19㏊로 집계됐다. 의성·안동 2곳은 여전히 추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 수치를 합한 전체 규모는 이미 3만㏊를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화선의 길이는 의성·안동 279㎞로 이 중 192㎞ 구간에 진화를 완료했다. 청송·영양·영덕 3곳의 화선은 아직 분석 중이다. 전날까지 산불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만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6명, 영덕 8명 등 모두 21명으로 확인됐다. 이와 별도로 의성군 산불 현장에서는 진화 작업에 나섰던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도 나 기장 A(73)씨가 숨졌다.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북 의성·안동 등지에서는 3만2천989명이 긴급 대피에 나섰고 이 중 1만5천490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대피소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산불로 이날 오전 7시까지 주택과 공장 등 건축물 2천572개소·2천660동이피해를 입었다. 주택 2천448개소, 공장 2개소, 창고 50개소, 사찰 등 기타 72개소다. 소실 정도로는 2천599동이 전소됐으며 16동이 반소, 45동이 부분 소실됐다. 산불 영향으로 오전 7시 현재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105.5㎞)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73.3㎞) 양방향 통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창훈 기자

2025-03-27

'괴물 산불' 기세 꺾이지 않았는데, 예고된 비는 겨우 5㎜

의성 산불이 경북 북동부로 확산 중인 가운데 진화 작업이 27일 아침 다시 시작됐다. 산불 발생 엿새째 이날 산림 당국은 오전 6시 30분부터 헬기와 진화 차량, 진화 대원 등을 투입해 불을 끄고 있다. 산불 확산에 따라 진화 인력과 장비를 산불 인접 시·군으로 분산시킨 당국은 이날도 산불 현장 곳곳에 분산 배치해 동시에 진화에 나선다. 세계문화유산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는 오전부터 헬기를 투입해 산불 확산을 저지할 계획이다. “어제까지 하회마을 부근 시정이 좋지 않아 헬기 진입이 어려웠다. 오늘은 출동하는 것으로 헬기 대기 중인데, 기상 상황을 보니 오전에 투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것이 산림청의 설명. 이날 오전 7시 현재 투입 인력은 4635명, 헬기 79대, 장비 693대로 예정됐다. 앞서 산림 당국은 전날 주간에 헬기 87대, 인력 5421명, 장비 656대를 투입했고, 해가 진 이후에는 인력 3333명을 투입해 야간 대응 체제를 지켰다. 지난 밤에는 전력 시설, 민가, 다중이용시설, 국가문화 유산 등과 같은 중요 보호시설 인근의 방화선 구축에 노력했다.  산불은 한때 병산서원 인근 3㎞ 내외까지 접근해 안동시가 인근 주민 긴급 대피를 안내하기도 했으나, 밤새 소강상태를 보이며 현재까지 피해는 없다. 전날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다시 산불이 확산하며 천년고찰 대전사에서도 긴급 방재 작업이 진행됐으나, 다행히 이날 새벽께부터 불이 잦아들었다. 건조 특보가 유지 중인 경북에는 이날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나, 산불 영향권이 경북 북동부로 급격히 넓어지는 양상이라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전날 오후 7시 기준 의성·안동을 제외한 청송·영양·영덕 3곳의 산불영향 구역은 1만6천19㏊로 집계됐다. 의성·안동 2곳은 여전히 추산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전체 화선의 길이는 의성·안동 279㎞로 이 중 192㎞ 구간에 진화를 완료했다. 청송·영양·영덕 3곳의 화선은 아직 분석 중이다. /피현진 기자

2025-03-27

간절한 단비 내려도 진화까진 역부족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등 경북 동북부 산불 발생지역 주민들이 간절히 바랐던 비 소식도 산불의 자연진화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하지만, 강수량은 5~20mm로 많지 않은 수준이다. 27일 오전에는 중부지역을 시작으로 비가 영남지역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5~10㎜ 정도의 비가 예상된다. 특히 산불이 급속히 확산하는 의성과 안동의 강우확률은 30~60%에 불과하다. 더욱이 서쪽에서 다가오는 비구름대가 백두대간과 부딪치며 약해져 산불이 발생한 지역의 강수량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적겠다. 27일 새벽에서 오전 사이에는 비가 일시적으로 소강상태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강수량이 많지 않아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이 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나마 경북 동북부 산지에 바람이 크게 불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산불의 추가 확산 을 막는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022년 3월 213시간여 동안 이어져 국내 최장기 대형 산불로 기록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산불도 결국에는 진화작업 마지막 날에 비가 내리면서 꺼졌다. 지난 2023년 3월 11일 경남 하동군 지리산국립공원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도 다음날 오전부터 비가 오면서 진화됐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26

빠른 확산에 통행 중단·정전 등 주민 불편도 속출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빠르게 동쪽으로 확산하며 주변 지역 도로·철도 운행이 곳곳에서 한때 통제되거나 중단됐다. 26일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105.5㎞)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의성 IC∼예천 IC 구간(51㎞) 양방향이 전면 통제됐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산불 진화 상황에 따라 통행이 차단되는 구간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교통 속보를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산불로 청송휴게소 건물(양방향)과 점곡임시휴게소 화장실 등이 화재 피해를 봤다”며 “청송과 군위 지역에서는 광케이블이 소실되면서 서산영덕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29기가 영상을 보낼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전날부터 운행이 중단됐던 중앙선(영주∼안동∼영천) 및 동해선(동해∼포항) 구간 열차를 이날 낮 12시부터 정상 운행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선로와 시설물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운행에 지장이 없는 점을 확인한 후 열차를 다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안전한 열차 이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후에도 현장 직원과 승객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불이 정전사태를 초래하고 펌프시설 가동중단 등에 의한 단수사태로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안동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쯤 산불로 가압장이 정전(단전)돼 임하, 남후, 일직, 남선, 임동, 풍천, 길안 등 일부 고지대 지역에 단수가 발생했다. 시는 현재 긴급 복구 및 운반 급수 중이라고 밝혔다. 통신두절 사태도 여러군데서 발생했다. 이때문에 산불지역에 사는 주민과 외지 자녀 및 친인척·지인들과의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울진군에서는 SK텔레콤 이동통신 서비스가 전날 밤부터 중단돼 KT 회선을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난 로밍 조치가 이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의 통신 선로에 불길이 옮겨붙었기 때문으로 추측하고 있다. 의성, 안동 등 경북 북부 지역의 방송·통신 장애는 대형 산불에 따른 사고 위험 방지를 위한 한전의 전력 차단 조치로 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산불 확산 및 방송·통신 장애 발생에 따라 24시간 모니터링 및 총력 대응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방송·통신서비스 이용을 보장하기 위해 대응과 복구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26

“트랙터 치워달라” 전화에… 집으로 향하던 일가족 3명 참사

의성산불이 서풍을 타고 동해안으로 넘어오면서 영향권에 있던 영양에서도 6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모두 석보면 관내에서 나왔다. 특히 지난 25일 긴급대피 하라는 안내 문자를 받고 영양군민체육관으로 피신했던 3명은 농기계를 치워달라는 전화를 받은 후 집으로 향하던 중 질식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석보면 포산리 권 모(65)씨는 불이 번져오자 이날 오후 6시쯤 부인 우 모(60)씨, 손위 처남댁 류모(62)씨와 함께 영양군민체육관으로 대피했다. 그러나 마을에서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 “트랙터를 치워달라”고 하자 부인, 처남댁을 태우고 다시 집으로 향했다. 이때가 오후 7시쯤이었다. 조금 달리니 도로변에 연기가 가득했다. 당연히 차량을 돌려야 했으나 평생을 함께 한 동네 주민의 부탁이었던 만큼 그대로 차를 몰았다. 마음이 앞섰던 권씨는 10여분을 달리다 앞이 잘 안보이자 운전 부주의로 차량을 논두렁에 처박는 사고를 냈다. 부인, 처남댁과 사고 차량을 빠져 나온 권씨는 사방에 불길이 보이자 급한 나머지 함께 물을 대는 농수로 관으로 들어갔다. 순간적으로 선택한 응급 피신이었다. 그러나 그것이 이 생의 마지막이었다. 권 씨 등 3명은 산불 복사열로 농수로관이 데워지면서 그 안에서 질식사 했다. 집으로 향하던 것을 걱정하던 주민들이 수시로 연락했지만 통화가 연결되지 않자 오후 7시15분쯤 군에 위치추적을 신고했다. 불길이 지나간 후 현장에 도착한 진화대원들은 이들 3명이 숨졌음을 확인하고 울음을 삼켰다. 전화 한통이 낳은 비참한 참사였다. 석보면에서는 이들 외 3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이들은 모두 대피하지 못하고 집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화마가 휩쓸고 간 다음날(26일) 오전 석보면 삼의1리 권영선ㆍ우분선 이장 부부 집을 찾았다. 아직까지 거실등이 그대로 켜져 있어 집주인이 잠시 외출한 듯 너무나 평온해 보였다. 모두 6명의 주민이 참변을 당한 이 마을은 주민들이 모두 군민회관으로 피난을 떠나 텅비어 있다. 숨진 주민들은 영양병원에 안치돼 있다. 신원 파악을 위한 부검절차가 남아 있어 장례식장도 만들지 못했다. 그러니 아직 찾아오는 사람도 없다. 영양군은 불이 나자 주민 1300여명을 긴급 대피시키는 등 분주히 움직였으나 인명피해를 막지 못했다. 산불은 26일 오후까지 꺼지지 않고 계속 번졌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03-26

“전 재산 잃었어요” 송이버섯 농가 발 동동

“전 재산을 다 잃었습니다” 경북 영덕에서 대를 이어 송이버섯 채취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이상범(54) 씨는 의성에서 번진 산불로 10만 평에 달하는 소나무 군락지를 잃었다. 이 씨는 “서 너시간 만에 산이 모두 불에 탔다”며 “살다 살다 그런 불은 처음 봤다. 할아버지 때부터 대를 이어 관리해 온 송이밭이 완전히 전멸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송이버섯 수확에 필요한 장비들도 다 타버렸다. 불길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송이버섯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를 회복하는데 수십년이 걸릴텐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5일째 이어지며 인근 시·군으로 확산한 가운데 영덕 송이버섯 농가들은 번져가는 불길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산에서 자라는 자연산 송이반의 경우 산불화염이 한번 쓸고 가면 땅이 황폐화하면서 회복하는데만도 수십년이 걸릴 정도로 피해가 크다. 영덕군은 지난 수년간 가뭄 등의 영향으로 2023년 송이 채취량이 15만 3000kg에서 지난해 4000kg, 능이버섯도 2만 5000kg에서 7000kg으로 감소하며 전년에 비해 생산량이 50% 정도 떨어졌다. 특히 이번 산불이 주요 군락지인 지품지역 일대도 침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올해 가을 영덕을 비롯한 경북도의 송이버섯, 능이버섯은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영덕군 내 가을 자연산 송이 생산량은 전국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그동안 절대적 주산지 역할을 해 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26

영덕만 사망 8명·부상 9명·실종 1명

영덕군이 산불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6일 영덕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오후 6시 현재까지 숨진 주민은 8명(남 4명, 여 4명), 실종자 1명·부상자 9명(남 4명, 여 5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피해 면적은 영덕읍, 지품면, 축산면, 영해면을 포함해 2만ha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영덕군 전체 면적의 27%를 차지한다. 군은 이날 인력 1709명과 장비 104대를 투입해 산불 진화 작업에 나섰다. 헬기는 15대, 소방차 14대, 고성능살수차 2대, 특장차 11대가 투입됐다. 이 산불로 주민 1055명은 11개 대피소로 이동해 있는 상태다. 주택과 공공시설 피해도 잇따랐다. 주택 800동(추정)이 전파됐으며, 7번 국도내 차량 버스 1대와 승용차 2대가 소실됐다. 지품정수장이 전소됐고, 영덕정수장의 전기가 단전됐다. 황금은어양식장의 2만여마리의 은어가 폐사됐다. 육상양식장과 배 6척이 불에탔다 영덕은 지금도 곳곳에 불길이 번지고 있어 피해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마을 하나가 불에 타 처참한 모습도 보이고 있고,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산림도 소실됐다.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통신선 전선 등도 다 끊기고 잠겨 먹통 상태에 놓였다. 영덕군은 야간 방화선 구축, 물품 보급 등 주민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청송군 주왕산면 산불 확산에 따라 달산면 전 마을 주민들에게 대피 명령이 다시 내려졌다. /이시라기자

2025-03-26

“삽시간에 마을 집어 삼켜… 죽기 살기로 방파제로 뛰었니더”

박춘옥씨 “살기 위해서 죽기 살기로 방파제로 뛰었니더” 26일 오전 영덕군 축산면 경정3리에서 만난 박춘옥(88·여)씨는 산불이 급습했던 긴박한 상황을 얘기하면서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는 듯 고개를 절레 절레 흔들었다. 박씨는 “미처 피할 겨를도 없이 불이 마을 전체를 그대로 집어삼켜 버렸다”면서 “100여 명의 마을 주민이 대피할 수 있는 장소는 100m 남짓한 방파제 위 뿐이었다”고 했다. 지난 25일 밤 영덕에는 시속 50km 안팎의 강풍이 불었다. 지품면 황장제에서 시작된 불이 바람을 타고 삽시간에 지품면과 창수면, 영해면, 축산면 일대를 뒤덮었다. 축산면 경정리 일대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다수의 집이 전소됐고, 마을에 500년된 당산나무인 향나무도 이번 불에 소실됐다. 한 고령의 마을 주민은 “이런 재난은 내가 태어난 뒤 80년 만에 처음이었다”면서 “6·25때의 난리는 난리도 아니었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날 만난 마을주민들은 영덕군의 체계없는 재난문자와 허술한 재난 대응 매뉴얼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산불 대피 관련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했다. 아비규환으로 변해버린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집에서 몸만 겨우 빠져나와 무작정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뜀박질을 하는게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했다. 이 마을 인구 80% 이상은 70세 이상 노인들이다. 불이 번지고 있던 위급한 순간에 마을에 살고 있던 몇 안되는 50대 남성들이 차량을 총동원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태우고 마을 방파제에 도착했고, 행정당국의 구조를 간절히 기다렸다. 하지만 끝내 그 도움의 손길은 닿지 않았다. 주민 김모(80·여)씨는 “나이 많은 사람들은 문자 메시지를 보지 못하고, 마을 방송을 하지 않으면 불이 나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다”며 답답해했다. 여러 주민들은 해경이 경정3리 주민 61명을 구조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은 “마을 주민이 신고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해경이 도착했고, 그 중 일부 주민만 배에 태웠다”면서 “인원 체크를 한다는 핑계로 이리저리 대피를 늦추자 애가 탄 마을 주민들이 위험한 불길 속을 뜷고 자력으로 마을 밖으로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국가적 재난이 발생한 상황에서 조직상부에 보내는 보고내용 보다는 사람의 목숨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임필경 경정3리 이장은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발 빠른 지원이 필요하다”면서도 “간절한 주민들의 희망을 외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영덕군 관계자는 “유례없는 재난 상황에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서도 “주민을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박윤식·이시라기자

2025-03-26

태양광시설도 통째로 파괴… “멀쩡한 게 하나도 없어요”

대형 산불이 경북 북부와 동부를 흽쓸면서 태양광발전 시설도 쑥대밭이 됐다. 태양광발전 사업이 개인·기업 사업자로 운영되다보니 피해자들이 직접 신고를 하지 않아 정확한 피해 사항은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불이 지나간 태양광 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지난 24일 오전 화마가 지나간 의성군 점곡면에 위치한 모 태양광발전 시설은 현재 완전 작동을 멈췄다. 태양광 모듈이 세워진 산비탈은 새카맣게 변했고, 변압기 등 각종 설비가 들어간 전기실은 불 열기에 녹아내려 버렸다. 회사 대표는 보수로는 안되고 모듈을 교체해야 재가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시설을 한다고 대출받은 17억원은 어떻게 갚을지 앞이 캄캄하다고 울먹였다. 이 태양광발전 시설은 시간당 1㎿(메가와트)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 5500개와 설비 등을 갖추고 있어 부품 구입 등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다른 태양광발전 시설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산불이 나던 날 급하게 시설을 보러 왔지만 이미 도로는 통제 중이었고 멀리서 바라본 시설은 통째 파괴됐다”며 “화재보험은 다행히 들어놨지만 불안해 도통 잠을 잘 수 없다고 한숨지었다. 산불이 계속 확산되면서 경북 의성과 청송, 영덕 일대에 얼마나 많은 태양광발전소가 피해를 입었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영덕지역의 한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한 B씨(대구)는 “불이 훑고 간 지역의 태양광 시설은 멀쩡한게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태양광발전이 대부분 산비탈에 위치해 있다보니 더 큰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다행히 산불로 인한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은 피해가 크지 않아 작동중이다. 일부 지역에서 정전되기도 했지만 바로 복구했다. 한전 측은 현재 대부분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일부 변전소에서는 예방 차원의 전기 차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영덕변전소와 청송 진보변전소가 전날 산불이 확산하자 사전에 부하를 전환하는 ‘무압 조치’를 취했고 26일 새벽 정상화시켰다. 한전은 “현재까지 철탑 35기와 송전선로 12.4㎞에 대한 점검을 마쳤고, 이동용 변압기(30MVA)를 현장에 배치하는 등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산불로 인한 전국 송전선로 고장 사고는 2020년 7건, 2022년 54건, 2023년 2건이 각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3-26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동 봉정사·청송 대전사 지켰다

경북 지역에 확산 중인 ‘괴물 산불’에 천년고찰 고운사(조계종 제16교구 본사)는 큰 피해를 입었으나,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와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 통일신라시대 창건된 청송 대전사는 산불의 위협 속에서도 안전하게 지켜졌다. 산불은 안동을 거쳐 청송 주왕산 국립공원과 영양, 영덕까지 번지는 중이다. 26일 조계종 등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안동 봉정사와 청송 대전사는 산불의 위협에도 안전하게 보호됐다. 봉정사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목조 건축물인 국보 제15호 극락전을 비롯해 다수의 국보와 보물을 보유하고 있다. 목조 관음보살 좌상 등 국가 지정 보물 3점과 도 지정 문화유산 30여 점은 26일 새벽 국립 경주문화유산연구소와 예천 박물관으로 이전됐다. 극락전에는 방염포 작업이 진행돼 완료됐다. 통일신라 시대에 창건된 청송 대전사는 주왕산 국립공원의 상징적인 사찰로 지난 25일 밤 화마의 위협을 받았으나 다행히 불길이 직접 닿지는 않았다. 보물 제1570호 보광전을 포함한 여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대전사는 25일 화재로부터 약 1㎞ 떨어진 곳에서 위협을 받자, 조선 후기 불화인 ‘주왕암 나한전 후불탱화’ 등 문화재 6점을 반출하고 법일 스님을 포함한 승려 3명을 대피시켰다. 그 결과 주산지를 포함한 주왕산 내의 주왕암, 학소대, 용추폭포, 주봉 등 명소들도 불길이 가까스로 비껴가며 공원 관계자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지난 25일 의성 고운사는 산불로 인해 국가 지정 문화유산인 보물 가운루와 연수전이 소실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고운사에 소장돼 있던 보물 석조여래 좌상을 포함한 41점의 유형문화재는 조문국 박물관 등 경북 각지로 성공적으로 이전됐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관계자는 “건축물 전체를 보호하기는 어려워 기둥 등 취약한 부분에 방염포를 덮을 것”이라며 “불길이 유동적으로 변하는 상황이라 대기하면서 상황 주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지역 문화재 관계자는 “이동이 어려운 유산에 대해서는 가림막 설치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천년고찰 대전사는 26일 오후 5시 현재 또 한 번 화마의 위기에 놓여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대전사에는 경북도 119산불특수대응단 30여 명과 특수차량 5대, 지휘차량 1대 등 총 6대가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윤희정·김종철·피현진기자

2025-03-26

‘247억’ 삼성·포스코·한화 등 기업·연예인 ‘산불 성금’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이 경북 산불로 막대한 인명·재산피해가 발생하자 구호 및 재해복구 등에 사용해달라며 20억원을 기부했다. 이후 다른 기업들은 물론 공기업, 지자체, 연예인들까지 가세해 26일 오후 6시 현재 모은 성금만 247억88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빵, 커피, 우유, 생수, 버거 등 현물 기부도 많았다. 먼저 삼성그룹 30억원, 포스코, SK, LG, 현대차그룹이 각 20억원, 한화그룹과 롯데그룹 각 10억원, CJ그룹과 두산그룹, 에이스침대 각 5억원 등 기업에서 145억3000만원을 기부했다. 또 한국수력원자력 3억원 등 6개 공기업(한수원,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가스, 경북개발, 한국투자, 부산도시)이 5억9500만원을, KB금융그룹 등 4대금융그룹(신한, KB, 우리, 하나)이 각 10억원씩을 내놨다. 새마을금고중앙회와 미래에셋그룹도 5억원씩 기부하는 등 금융권에서 50억원의 성금이 모였다. 대구시(3억원), 전남도(2억5000만원) 등 지자체는 물론 신세계(5억원), 현대백화점그룹(4억원) 등 유통업계와 한국병원약사회(1000만원), 중소기업중앙회(5억원), 생명·손해보험사회공헌위원회(1억원) 등 각계의 성금이 답지하고 있다. 또 일본계 한국토요타자동차측에서도 1억원을 기부했다. 연예인 중에서는 아이유(2억원), 가수 수지와 이찬원이 각 1억원, 유재석, 혜리, 김나영, 고윤정, 박보영, 고민시, NCT 해찬 등이 각 5000만원, 임시완, 소유진은 각 3000만원, 이승윤, 위너 김진우는 각 1000만원씩을 기부했고, 김용빈팬카페도 4900만원을 전달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박형남기자

2025-03-26

“허위사실 해당 안돼” 이재명 2심서 무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됐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이예슬·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이 대표에 대해 “공소 사실에 대한 증명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이르지 못해 범죄사실 증명 없는 때에 해당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4면 이 대표는 지난 대선 기간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알았으면서 몰랐다고 말하고,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백현동 개발 부지 용도를 상향 조정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1심은 ‘호주 출장 때 김문기씨와 골프친 적 없다’는 발언과 국토부 협박 발언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문기씨를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골프 발언과 관련해선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허위성 인정도 어렵다”고 했고, 이 대표가 호주 출장 중 김문기씨와 찍은 사진에 대해서도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사진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국토부 협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백현동 부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했다는 이 대표 측 주장에 대해서도 “공공기관 용도 변경과 관련해 다각도로 압박 받는 상황을 인정할 수 있다”며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는 협박도 받았다’는 발언은 당시 상당한 압박감을 과장한 표현일 수는 있지만 허위로 보긴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사필귀정”이라며 “한편으로는 이 당연한 일들을 끌어내는데 이 많은 에너지가 사용되고 국가 역량이 소진된 것이 참으로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과 정권이 이재명을 잡기 위해 사건을 조작하느라 썼던 역량을 산불 예방이나 국민 삶을 개선하는 데 썼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이 됐겠느냐”며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심 갖고 모였는데,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산불은 번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지 않나”라고 했다. 민주당에선 사법 리스크 부담을 일부 덜었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 중심의 ‘일극 체제’도 더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한 의원은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당이 이 대표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3-26

‘화마 희생자 22명’ 산불 확산 경로 따라 인명피해도 속출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닷새째 확산을 거듭하며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번지는 가운데 현장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기사 2·5·7면, 화보 3면 26일 산림 당국은 일출 시각인 오전 6시 30분을 전후해 의성, 안동, 영양, 청송, 영덕 등 5개 지역에 진화 헬기 수십 대와 인력 4918명, 진화 장비 558대를 투입해 주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진화 작업은 주요 시설과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순간 최대 초속 11m 이상의 강풍과 섭씨 20도를 웃도는 기온 등 기상 악조건이 닷새째 이어지면서 진화 작업은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후 12시 51분쯤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진화 작업에 투입된 헬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추락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의 담수 용량 1200ℓ S-76 기종이다. 이 사고로 기장 A(73)씨가 사망했다. 사고로 인해 헬기 운항이 일시 중단됐다가 오후 3시 30분쯤 재개됐다. 경북 북동부 산불현장에는 이날 모두 80여대의 헬기가 투입됐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진화율이 68%에 머물렀던 의성 산불은 기상 악조건과 돌발 사고 등이 겹치면서 더디게 진행됐다. 당초 1만 5185ha로 추정됐던 산불영향 구역은 현재 어느 정도까지 확대됐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불이 동쪽으로 확산되는 경로를 따라 인명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이번 산불로 영양군, 청송군, 영덕군, 안동시 등 4개 지역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지역주민 21명과 헬기조종사 1명 등 모두 22명이다. 경북지역 사망자들은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화마가 휩쓸고 간 야산 주변 도로와 주택 마당 등에서 발견됐다. 이들 중에는 일가족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대피 도중 산불에 휩싸이면서 차량이 폭발해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자체들이 산불 확산 직전 체계적이지 못한 재난·대피 문자를 발송한 탓에 지역마다 ‘대피행렬’이 이어지는 등 혼란도 가중됐다. 지난 25일 영덕군 7번 국도는 피난에 나선 차량 행렬로 한순간 정체됐다. 산불이 근접하자 미처 대피하지 못했던 영덕 주민 104명은 석리항·축산항·경정3리항 방파제 등에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현재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영덕 등 5개 시·군에는 안동시민 2975명과 영덕주민 2208명을 포함해 총 2만 3500여명이 실내체육관과 주변 학교 등으로 대피한 상황이다. 또한 현재까지 각종 시설 257곳에서 산불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또 전력계통 시설의 경우 영남권 16개 송전선로가 정지됐지만, 이 가운데 4개 송전선로가 재가동에 성공해 현재 12개 송전선로가 가동을 멈췄다. 한전은 본사와 사업소별 비상 발령을 내려 총 1276명이 비상근무 중이다. 지난 25일 저녁 진보 변전소, 영덕 변전소 정지로 약 9만3000여세대 정전이 발생했지만, 이후 복구를 통해 현재 98.5%까지 전력공급을 재개했다. 한전은 추가 복구를 진행 중이다. 울진 원자력발전 시설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수원 한울본부가 자체 소방 인력 및 소방차(4대) 등을 대기시켜놓고 있다. 이밖에 고속도로는 지난 25일 오후 6시부터 중앙선 의성IC∼예천IC 양방향과 서산영덕선 동상주IC~영덕IC 구간 등이 통제되고 있다. 산림 당국은 “지역 주민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5일 오후 경북 봉화군 물야면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26일 오전 7시쯤 주불이 진화돼 잔불 정리에 돌입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26

산불이 코앞인데 근무하라고…안동 모 골프장 캐디 근무 요구에 도망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25일 안동시 일대를 직격한 가운데 산불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도 캐디에게 근무를 시킨 골프장이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동의 한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고 있다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해당 글에서 “산불에 죽을 뻔했다”며 불길이 번지는 골프장 주차장에서 탈출하며 촬영한 영상과 함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일하고 있는 골프장은 평소에도 예약 취소가 어렵기로 유명하다. 25일에도 60팀이 예약해 55팀이 골프를 치러 오는 상황이었다”며 “하지만 이날 산불로 인해 골프장에는 연기와 타는 냄새가 났고, 급기야 오후 3시30분쯤 갑자기 어두운 연기와 큰 재가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멀리서부터 불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당시 내가 맡은 팀은 전반이 끝나고 후반에 들어가야 했는데 너무 무서웠다”며 “그래서 고객들과 상의하고 있는데 직원이 나와서 후반 들어가야 한다고 얼른 들어가라고 하더라. 바람도 많이 불어서 불길이 빠르게 다가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결국 우리 팀 고객님들이 ‘취소 안 해주면 그냥 우리가 가버리겠다’하면서 가셨다”며 “나는 다행히 살아서 나왔는데, 아직 코스 안에는 다른 팀들이 많이 남아있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산불이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휴장은 못 해도 취소가 안 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아무리 골프장들이 돈에 미쳤다지만 이건 아닌 것 같다”며 “오늘 역대급 대참사 날뻔했다. 일단 나는 실직자 됐다. 골프장은 다 탔다고 하더라 이번 사건이 기사화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안전불감증 극심하다”거나 “불이 저렇게 가까이 있는데 치라는 게 말이 되냐”, “산불이 인근까지 확산하면 지자체가 강제 휴장을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비판을 쏟았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6

의성 산불 사망자 속출 등 피해확산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화돼 강풍을 타고 피해가 눈덩이 처럼 불어난 산불은 사망자만  21명에 달했다. 26일 오후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가 숨지면서 총 사망자는 22명으로 집계됐다. 26일(오후7시 기준) 경북도에 따르면, 사망은 안동 4명, 청송 3명, 영양 1명, 영덕 8명등이다.   이날 오전 안동시 임하면  한 주택에서 80대 남성 1명이 숨진채 발견된 데 이어 주변에서 또다른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이 발견됐다. 경찰은 1차 감식등을 통해 발견된 시신을 숨진 남성의 부인으로 추정하고  신원을 확인중이다.  또 이날 오후 1시30분경에는 영덕군 축산면 대곡리 한 주택에서도 성별불상의 시신 1구가 추가로 발견됐다. 영덕군내 8번째 사망자로 파악됐다.  청송에서도 1명이 실종됐다.사망자들은  불길리 휩쓸고 간 야산주변도로와 주택마당 등에서 발견됐으며, 이 중에서는  일가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덕군 사망자 일부는 실버타운 입소자로 대피도중 산불확산으로 타고있던 차량잉 폭발하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는 별개로 이날 오후 의성군  산불현장에서는 진화작업에 나섰던 헬기라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기장이 숨졌다. 건축물피해 현황은 257개소(주택150곳, 공장1곳, 창고43곳, 기타63곳)다. 청송, 영양, 영덕은 확인 중으로 집계조차 되지 못했다. 경북 의성에서 안동을 거쳐 청송 영양 영덕으로 번진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주민 대피령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안동지역 산불영향 구역은 3만7천㏊로 추정됐고 진화율은 52%다. 안동에서는 산불로 3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시설은 농공단지 8곳과 남선우체국 1곳, 주택 11채가 전소됐다.봉황사 일부가 소실됐고 동안동농협, 골프장 일부가 불에 탔다. 피해 상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안동시는 이날 오후 들어 강한 바람으로 산불이 확산하자 시민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주민과 요양시설 입소자 등 4천52명이 안동체육관 등에 대피해 있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발생한 산불은 5일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안동시 길안면으로 확산해 돌풍을 타고 곳곳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창훈기자

2025-03-26

우정사업본부 산불 피해 특별재난지역 구호우편물 무료배송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대한 구호우편물이 무료로 배송된다. 또한 피해지역 주민들에게는 우체국 차원의 금융지원책이 시행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6일 동시다발적인 산불 확산으로 인해 피해지역과 주민들에 대한 긴급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먼저 우정사업본부는 대한적십자사, 전국재해구호협회 등 구호기관에서 특별재난지역으로 발송하는 구호우편물을 6개월간 무료로 배송한다. 구호우편물을 보내고 싶은 국민은 구호우편물을 구호기관으로 보내면 되고, 구호기관은 전국 우체국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금융지원책도 시행된다. 산불 피해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우체국예금 가입 고객은 고객정보에 등록된 자택주소가 특별재난지역으로 확인된 경우 9월까지 타행계좌송금·통장재발행·ATM 현금인출 수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우체국보험 가입 고객도 9월까지 보험료 및 대출이자 납입 유예 혜택을 받는다. 피해지역 지자체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발급한 재해증명서와 함께 납입유예 신청서를 6월 말까지 우체국에 제출하면 된다. 유예된 우체국 보험료 및 대출이자는 2025년 10월부터 2026년 3월 중 분할 또는 일시에 납부하면 된다. 우정사업본부는 산불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이 추가 선포될 경우 특별지원을 동일하게 시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산불로 소실된 안동남선우체국을 찾아 관서 직원들을 위로하는 등 피해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강 차관은 “갑작스러운 화재로 우체국이 전소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인명 피해가 없어서 천만다행”이라며 “우체국 임시 영업장과 전산장비 지원 등 신속한 복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