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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없는 대선과 여성정책에도 소극적인 대선 후보들

6월 3일 치르는 21대 대통령 선거의 대선후보들은 공식 대선 운동 첫날 각자의 공약을 발표했다. 주요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살펴보면 ‘경제’를 크게 앞세운 반면 여성에 대한 정책이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조기 대선에선 대통령 후보로 나선 7명 중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없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후보가 4명이었던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은 ‘누가 대통령이 될까?’가라는 질문이 아니라 ‘누가 어떤 생각으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있는지’를 후보자들의 생각을 읽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유권자들이 비교하며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하지만 여기에 후보들의 여성만을 위한 별도 공약이 없다는 것이다. 여성 대선후보가 없으니 자연스레 여성정책에도 소극적인 모습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바라는 여성정책은 무엇일까. 그건 무엇보다 성평등이라 말할 수 있다. 사회는 물론이고 일터와 삶에서 셩평등이 이루어지길 여성들은 원한다. 성별 간 소득 격차, 불평등한 가사 분담, 최근에 무차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여성을 향한 범죄 등은 큰 문제이다. 여성들은 이런 문제에 실질적인 공감과 해결을 바라지만 여성들의 정책은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방향성이 없고 지금은 돌봄과 저출생에만 맞추어져 있다. 여성 없는 여성정책이다. 지난 총선에서도 각 당에서 내놓은 공약을 살펴보면 21대 총선에서는 스토킹과 성범죄, 가정폭력이 ‘여성 범죄’라고 불렸지만 22대 총선에서는 여성을 향한 범죄임에도 여성이 빠진 ‘흉악범죄’라는 말로 표현했다. 여성과 성평등이라는 말은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고 차별은 당연한 것처럼 되었다. 한마디로 여성정책이 뒤로 한발 더 물러났고 이는 여성 주권자들을 외면하는 말이다. 지난달 여성가족부의 조사에 따르면 국가성평등지수가 2010년 측정 이래로 처음으로 하락했다고 한다. 이 가운데 ‘돌봄’과 ‘양성평등의식’에서는 전보다 더 낮아졌다.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양성평등의식’은 가족 내 성역할 고정관념과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 성차별 경험률 3가지가 모두 낮게 나타났다. 지금 대선후보들에게서도 이와 비슷하게 성평등과 다양성의 가치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 여성가족부의 ‘2024년 여성 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3명 중 1명이 살면서 한 번 이상 여성 폭력을 경험한다는 결과를 냈다. 응답자의 19.4%는 과거나 현재의 배우자나 연인, 소개팅 상대 등 친밀한 파트너로부터 평생 한 번 이상 여성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일상 혹 두려움이 커진 것으로 우리 사회가 여성 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답했다.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성차별 및 성폭력도 마찬가지다.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여성들은 이번 대선에서 지난 대선과 비교해 여성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인식한다. 여성에 대한 공약을 내고 있는 후보도 나오고 있지만 디지털 성범죄, 여성 경력 단절 문제 등 여성에 관한 중요한 정책들이 아주 많다.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진행될 후보자 토론 등을 통해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시민 박효정(46·포항시 북구 흥해읍) 씨는 “대선 후보자들이 여성이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가 남성들도 관계 속에서 존중받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0

도심 속 문화공간 ‘지관서가’를 아시나요?

안동시내 랜드마크인 웅부공원 옆, 예전 안동문화원 자리에 ‘지관서가(止觀書架)’가 문을 열었다. 2007년 준공한 한옥 구조의 안동문화원 건물을 지난해 리모델링해 1층은 서가와 카페, 2층은 서가 공간인 복층 구조로 조성했다. 지관서가는 지자체에서 공간을 제공해 운영하는데 안동은 전국에서 8번째로 개관했다. 안동 지관서가는 안동시가 장소를 제공하고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재원을 기부하고 인문학 재단 플라톤 아카데미에서 기획한 복합 인문·문화공간이다. 3월 19일 개관식을 갖고 정식 개관했으며 민간 위탁 공모를 통해 나무문화기획이 2년간 운영과 관리를 맡는다. 지관서가의 ‘지관(止觀)’은 멈추고 바라본다는 뜻이다.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추어 책과 인문 프로그램을 통해 삶의 휴식과 마음 건강, 나아가 행복을 찾고 나누고자 기획된 사업이다. 더불어 지역 고유의 가치와 정신을 발견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상생과 소통의 거점이 되고자 하는 유의미한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서가와 카페의 내부 벽면을 안동포로 장식해 안동만이 갖는 특색을 담아냈으며 ‘몸과 마음’이라는 인생 테마로 서가의 도서 배치를 주제관처럼 구분해 조성했다. 1층에 어린이 서가와 지혜의 나무, 2층에 지덕체, 체덕지, 마음의 소리, 몸의 소리를 4면으로 구분해 배치해 뒀다.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모든 것이 자동화되는 디지털 시대에 전통적인 교육론의 핵심 이념인 지덕체(智德體)와 건강한 몸과 마음의 가치를 담아냈다고 한다. 시민들의 수준 높은 인문학 향유를 위해 서울대 인문확산센터와 인문360이 도서 큐레이션과 콘텐츠 제작과정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생 테마 외 도서 콘텐츠에도 지역적 특색을 담은 ‘향토관’을 담아내 지역적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살렸으면 하는 점이다. 지역의 정기간행물 등을 함께 비치한다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상생과 소통의 결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안동은 매년 국제적인 인문가치포럼을 개최하는 인문학의 도시임에도 그간 접근성이 높은 인문·문화공간이 부족했다. 지관서가는 안동대도호부 터이자 안동군청이 있던 웅부공원 옆에 자리하고 있다. 시민들의 발걸음이 잦은 곳이자 문화공원 내에 있어 지역의 대표적 문화공간이자 휴식처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디지털 기기를 들고 ‘멈추지 않고도 바라보는’ 세상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멈추고 바라보는’ 쉼표 같은 공간이 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20

찬란했던 대가야 문화를 찾아서

경북 고령군에 있는 대가야 문화를 둘러보았다. 대가야는 42년부터 520년간 존속한 고대 국가다. 이곳에는 지산동 고분군과 궁성 터와 어정, 주산 산성, 가야시대 벽화고분, 토기 가마 등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다. 고령읍 지산동에 있는 고분군은 당시 찬란했던 유물을 담아 놓은 타임캡슐과 같다. 많은 유물들이 도난을 당했지만 그나마 남은 유물들로 당시 문화를 짐작할 수가 있어 다행이다. 대가야박물관에 보관 전시중인 유물로는 토기와 낫, 괭이, 쇠스랑 등의 농기구가 있다. 토기가 발굴될 당시 닭, 민물고기 등의 뼈와 복숭아 씨앗 등도 나왔다고 한다. 당시 가야인 들은 물고기도 잡고 산짐승을 사냥하기도 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박물관에서 눈길은 끄는 것은 고분에서 출토된 대가야 금관이다. 국보 제138호로 진품은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 전시돼 있다. 현재 출토된 가야 금관은 2개이다. 그러나 창녕에서 출토된 것은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일본인 오쿠라 타케노스케가 수집하여 일본으로 가져가 도쿄국립박물관 동양실에 전시돼 있다. 이 두 금관은 가야의 빼어난 공예 기술과 예술적 안목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금동관은 가야 여러 지역에서 출토되고, 대가야에서는 지산동 30호분과 32호분에서 각각 1개씩 출토됐다. 32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보물 제2013호다. 박물관 옆 언덕에는 지산동 제44호분을 발굴하고 실제 크기의 무덤 모형을 만든 왕릉전시관이 있다. 중앙에는 무덤의 주인공이 묻힌 으뜸 석곽이 있다. 길이는 9.4m, 너비 1.75m 정도다. 주위에는 규모가 작은 순장자의 석곽묘 32기가 사방으로 놓여있다. 순장자들은 주로 한 명이고 두 명 있는 석곽묘가 4기가 있어 40여 명이 순장됐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읍 고아리에는 사적 제165호로 지정된 벽화고분이 있다. 가야시대 유일한 벽화고분이다. 대가야 말기의 왕과 왕비의 무덤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도굴이 되어 유물은 없고, 천장돌에 분홍색, 백색, 녹색, 갈색 물감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연꽃이 그려져 있다.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에는 토기 가마 3기가 있다는 것이 최근 확인됐고, 가마 유적으로는 합가리 2곳, 쌍림면 송림리, 대가야읍 연조리, 대가야읍 외리 등 5곳이다. 고령군은 대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알리는 축제를 매년 3월에 연다. ‘캐리와 친구들 공연, 군민 가왕 선발 대회, 마상 무예 공연, 대가야 별빛 쇼’ 등이 선보인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5-18

피란수도 부산 1023일을 찾아서

지난 일요일 대구문화관광해설사와 몇몇이 한국전쟁기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을 돌아보는 특별한 기회를 가졌다. 부산 해설사 측의 배려로 지난해에 이어 ‘피란수도 부산’의 유산과 피란의 흔적이 남은 공간들을 탐방하는 소중한 자리였다. 부산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은 A코스와 B코스 두 개였다. A코스는 아미동 비석 피란주거지(비석문화마을)-경무대(임시수도 기념관)-임시중앙청(석당박물관)을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부터 탐방하는 일정이고, B코스는 부산항 제1부두-40계단문화관-미국대사관·미국공보원(부산 근현대역사관 별관)-보수동 책방골목을 오전 10시부터 탐방하는 일정이었다. 110년 역사를 가진 부산항 제1부두의 의미를 듣고 폐창고를 둘러보고 바다를 메꾼 새마당 매축지 이야기를 거쳐 1953년 부산역 대화재 사건의 내막도 들었다. 당시 집을 잃은 3만여 명의 피난민에게 군법을 어기고 텐트와 천막을 지어준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사연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특히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의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며 학교·병원·이주 주택·고아원을 지어줬다는 이야기는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열정적으로 우리를 안내한 김민정 해설사가 김동리의 소설 ‘밀다원시대’를 통해 들려준 전쟁의 참상과 피난민들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던 40계단 현장의 모습도 새로웠다. 김환기·이중섭·한묵·박고석·백영수·양달석 같은 화가의 부두 노동이나 먹고 살기 위한 깡깡이 아줌마 이야기 등은 어려운 시절을 견뎌낸 우리 부모 세대의 소중한 정보였다. 그리고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건립된 건물이 미국대사관 겸 미국공보원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부산근대역사관 별관으로 보존 활용되며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도 인상적이었다. 오래전 미문화원 방화사건을 떠올리기도 했다. 부산근대역사관에서 맛본 개항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풍성한 근·현대사 자료는 현재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가장 가까운 역사였다. 함께 간 대구문화관광해설사들은 대구근대역사관과 비교하며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B코스의 마무리는 보수동 책방골목을 둘러보는 것이었다. 전시에 구덕산과 보수동 일대 책방골목 주변은 크고 작은 80여 개의 학교가 난립해 있었다고 한다. 내일을 모르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보수동 일대를 오가던 학생들은 향학의 의지를 불태웠고, 70여 개의 서점이 들어설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970년대에는 금서나 비매품과 유인물이 거래되는 등 부산 민주화운동의 수원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원도심이 낙후되고 인터넷 서점이 등장하고 영상문화의 발전으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도로변과 보수동 골목길로 이어진 대형서점을 상업용도로 바꾸고자 매입했다가 금전상의 이익을 포기하고 새로운 서점으로 탈바꿈시킨 ‘우리글방 북카페’ 주인의 결단과 의지도 놀라웠다. 덕분에 마음에 책갈피 하나를 꽂아두고 온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피란수도 부산 1023일의 기록여행은 지난해의 열렬한 호응에 힘입어 5월 17~6월29까지 전국의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계획한 특별한 여정이다. 우리의 지난날을 돌아볼 수 있는, 부산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하는 충분히 특별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참가비 무료’이니 www.visitbusan.net으로 접속해 신청하면 된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8

조선시대 관찰사가 공무를 집행하던 경상감영

대구시 중구 중앙로역에서 만경관 쪽으로 가는 길에 위치한 경상감영공원.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돼 있지만 조선시대 때는 지금의 도청격인 경상감영이 있던 자리다. 감영(監營)은 조선시대 각 도 8곳에 설치돼 있었다. 경상감영은 초기에는 경주, 상주, 안동 등 여러 지역으로 옮겨 다니다가 17세기 초에 이르러 이곳에 안착했다. 경상감영은 조선 선조 34년(1601) 대구로 옮겨 왔고, 지금의 자리 중구 포정동 21에 자리를 잡았다. 경상감영은 대구의 도심 중앙에 위치하며 대구도시철도 1호선 중앙로역에서 500여 미터 거리에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대구시민의 휴식처이자 대구의 역사가 스며든 장소라 하겠다. 경상감영은 1896년(고종 33)에 지방 행정을 13도제로 개편한 이후에도 줄곧 경상북도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본래 경상의 이름은 경주와 상주에서 따왔다. 1910년부터 1965년까지 경상북도청사로 사용하였다가 청사가 산격동으로 이전되고 난후 대구시에서 1970년 중앙공원으로 개장하였다가 1997년 경상감영공원으로 다시 명칭을 바꾸었다. 경상감영공원은 넓이가 1만6600㎡다. 1997년 도시 미관을 위해 담장을 허물고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였고 대구의 역사를 교육하는 역사문화공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곳에 있는 관찰사의 집무실인 선화당(대구시유형문화재 제1호)은 1601년 경상감영이 대구로 옮겨올 때 건립됐다. 이후 1670년, 1730년, 1806년 세 차례의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 건물은 1807년 관찰사 윤광안이 지은 것이 남아 있다. 현존하는 관아 건축이 별로 없어 귀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관찰사의 처소로 사용한 징청각(대구시유형문화재 제2호)은 관찰사의 안채, 즉 내아 관사로, 초창기 공원을 조성할 때 보수되었다. 징청각(澄淸閣)은 1601년에 지어졌으나 선화당과 함께 세 차례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 건물은 1807년 다시 지었다. 앞면 8칸 옆면 4칸 팔작지붕이다. 그 밖에도 조국통일을 기원하는 통일의 종이 있으며 그리고 관찰사의 치적이 담긴 선정비 29기를 모은 비림, 하마비, 측우대, 도로원표, 등이 있다. 그러나 경상감영의 옥이나 객사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안타깝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8

대구 21거 5842를 떠나보내며

유세차 ‘2021년 섣달 초 엿새 21거 5842는 19만 km 주행을 마치고 영면에 들도다.’ 오호 애재(哀哉)라 공(公)은 춘풍추우(春風秋雨) 18개 성상(星霜)을 나를 위해 청춘을 불사르고 묵묵히 제 몫을 다한 공(功)이 지대하도다. 내 이를 애련히 여겨 향을 사루어 애도하노라. 무릇 인연이란 인간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미물 간에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있는 법이 아니더냐. 내 공(公)을 거두어 오랫동안 함께 동고동락할 수 있었을 터인데 내가 불민(不敏) 하와 공(公)을 잘 건사치 못하고 보내고 나니 지난 일 하나둘 떠올라 비통한 마음 이를 데 없구나. 남들은 하기 쉬운 말로 개나 소나 탄다고 공(公)을 ‘소나타’라 쑥덕거렸지만 공은 개의치 않고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려온 뚝심이 내 맘에 들었다네. 딴은 공은 ‘쏘나타’ 가문 중 최고의 신분인 NEW. EF 쏘나타가 아니었던가. 공이 처음 나에게로 왔을 때가 생각나는구려. 자다가도 공의 안위가 걱정되어 나가서 만져도 보고 행여 얼굴 더럽힐까 호로도 씌워주고 했었지. 세월의 때가 묻다 보니 공에게 세수도 목욕도 자주 시켜주지 못했음을 솔직히 사과한다. 이물 없이 지낸 사이라 그 점은 이해 주시리라 믿는 바이네. 2012년 봄 그때가 생각나는가? 공과 경부 고속도로 왜관 부근을 지날 때였지. 시속 100km를 달리는데 앞서가던 8t 트럭 적재함에서 큰 널빤지가 날아와 공의 왼쪽 귀가 날아 가 버렸을 때를 말일세. 10cm만 더 가까웠다면 공과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거네. 공과 나는 사선을 넘은 셈이네. 또 이런 일도 있었지 2013년 여름이었지 싶네! 대관령을 넘는데 공이 심한 몸살로 더는 못 가겠다고 앙탈을 부리다 끝내 길바닥에 주저앉아 버렸잖아. 그것도 오밤중에 말일세. 5시간이나 지나서 보험회사의 도움으로 다행히 해결했었잖은가? 지금에서야 실토하지만, 그때 5시간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네. 세세년년(歲歲年年) 공과 함께한 세월이 우금 18개 성상 사연도 많았고 곡절도 참 많았었지. 내 공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마웠던 일을 하나 고백하겠네. 2014년 4월 28일 대전 국군 군의학교에서 내 아들이 8주간의 훈련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임관하던 날이었지. 아들 어깨에 대위 계급장을 직접 내 손으로 달아주어 뿌듯했는데 임관식을 마치고 휴가를 받아 영문(營門)을 나설 때 기억나는가? 대위 계급장을 단 우리 아들에게 보초병이 경례를 붙일 때 운전하는 나는 장군님을 수행하는 운전병처럼 으쓱했었다네. 나는 병장 출신이라 대위 계급장은 하늘처럼 높아 보였거든?. 그때 공도 참으로 자랑스러운 표정이었으리라 생각되었네. 누구에게나 초심(初心) 이란 게 있다네. 그때의 마음이면 못할게 없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라네. 그 마음 변치 않았으면 공과 더 오랫동안 함께 있었을 터 회한이 밀려오는구려. 부디 바라건대 공은 다음 세상에 가서는 좋은 주인 만나 천수를 누리기를 앙망하노라. 2021년 12월 6일 대구 21거 5842 차주 감소고우(敢昭告于)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8

알아야 소중한 내 자산을 지킨다

부동산의 사전적 의미는 움직여 옮길 수 없는 재산, 토지나 건물, 수목 따위이다. 인간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어떤 방식이든 부동산을 소유하고 살게 마련이다. 내가 가진 재산이 아니라고 해도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부동산을 임차해야 한다. 이렇게 생활하려면 떼놓을 수 없이 밀접한 것이 부동산이건만 우리는 의외로 부동산에 대한 상식이 많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등기부등본이 무언지 건축물대장과 토지대장이 무언지 모르고 살아간다. 내 생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데도 제대로 된 지식이 없다는 것은 커다란 아이러니이다. 지난 3월 문경시 평생학습관에 개설된 부동산 재테크반이 개강을 했다. 강사이신 김태옥 선생님은 현직 공인중개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박한 부동산 지식과 현장 경험을 갖고 있다.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문경문인협회 회장직도 맡고 있는 적극적인 여성상의 대표적인 분이다. 총 15강에 걸쳐 부동산 관련 용어, 경매 용어, 물권에 대한 이해, 물권과 채권의 다른 점, 등기부등본 보는 법, 말소기준권리 대한 이해,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 전세 사기 10가지 유형, 등기부에 나타나지 않는 물건 등 부동산 관련 전반적인 내용들을 배운다. 인기가 많아 정원 20명을 채우고 늘 대기자가 있는 상태이다. 매주 월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강의에 수강생들은 어느 때보다 더 열의를 갖고 수업을 듣는다. 내가 알아야 내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것이지 누가 알려주지 않는다. 한마디를 들어도 재산이다. 강의 중간에 강사님 이런 말들을 자주 하신다. 시민기자는 딸이 대학 때 살던 원룸이 경매에 넘어갔는데 대항력을 갖추지 못해 고생한 적이 있었다. 또 원룸으로 불법 개조한 건물인지도 모르고 임차해서 해결하느라 애를 먹은 적도 있다. 그래서 모든 수업 내용이 다 재산이 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아무런 지식도 없이 부동산 거래를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모함의 소치였다. 이렇게 부동산 관련 정보를 배우게 되면서 조금이나마 눈이 뜨인 느낌이다. 현대는 정보의 시대이다. 스스로가 배우고 익혀야 소중한 재산을 잃지 않는다.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는 시대가 안타깝고 속상하지만 그것이 현실이니 어쩔 것인가. 보이스피싱이 극성이고 전세 사기가 판을 치는 때에 내가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좋은 강좌를 평생학습관에서 마련해 주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배운다. ‘토지이용계획 확인원’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건폐률’ ‘용적율’ 등 이번주에도 모르던 용어와 법률을 배워나가는 재미에 열심히 강의를 들었다. 상반기 강의를 듣고 나면 부동산 문맹에서 벗어나 그래도 말귀는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같다.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배워서 몰라서 당하는 억울함은 만들지 말고 살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5

‘고양이 그림’ 보러 가실래요?

호텔 입구 계단에 여유롭게 늘어진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경주 지지호텔의 마스코트이자 특별한 전시가 열리게 된 계기를 만든 주인공이다. 삼색 고양이 지지는 지난해 2월 다리 골절 및 타박상으로 호텔 화단에서 발견되었다. 이후 직원들이 사비로 고양이 치료에 나섰고 현재 기업 차원에서 보호 중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보호에 조심스러웠으나 투숙객들과 교감을 통해 이미 SNS와 구글 리뷰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초기엔 경계가 심했다고 하나 사랑을 듬뿍 받아서인지 사람에 대한 경계는커녕 가까이 다가가자 스스럼없이 등을 들이밀었다. 한참 등을 긁어주고 나서야 전시가 열리는 호텔 로비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는 고양이를 주제로 작업 중인 박영미, 정자빈 작가의 작품 30여 점이 설치되어 있었다. 박영미 작가는 갤러리미지 외 초대개인전 12회 및 국내외 아트페어와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며 김해미술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박영미 작가의 작품 속에는 ‘깜장 봉다리’라는 검은 고양이가 등장한다. 그림 속에서 그는 구름 위에서 유유자적 책을 읽기도 하고 초록으로 우거진 숲 속에서 의자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가 자리 잡은 곳엔 초록이 가득하다. 초록이 가득 담긴 공간에서 여유롭게 자리 잡은 고양이는 보는 이를 편하게 만들어 준다. 이번 전시 대표작 초록이 좋아5 에서는 귀여운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봉다리의 포즈에서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정자빈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섬유미술과를 졸업, 개인전 17회, 부스전 9회 그 외 유수 단체전에 다수 참여하였다. 정자빈 작가의 작품 속 고양이는 화사함과 우아함이 가득하다. 만개한 꽃 고운 색깔의 나비 사이에서 고양이가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표작 ‘Blossom’에서는 여러 가지 꽃들이 활짝 핀 나무 사이 올라앉은 파랑새를 지켜보는 고양이의 표정이 재미있다. 귀여운 고양이들을 차치하고도 부드럽고 온화한 색상만으로도 행복함이 느껴진다.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기묘에 대한 인식 전환 및 공존의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를 상생할 수 있는 존재로 그를 통해 생명에 대한 존중과 책임을 함께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전시를 준비했다고 한다. 또한 호텔 공간을 시민과 공유하며 문화와 복지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더해졌다. 이번 전시에 따라 추후 지역 작가와의 협업을 통한 제2, 제3의 전시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경주 지지호텔 주최, 갤러리 미지의 후원으로 진행 중인 ‘GG’와 함께하는 박영미, 정자빈 콜라보 전시회는 5월 1일부터 17일까지 경주 GG 호텔 로비에서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5

한눈에 포항 담을 수 있는 ‘곤륜산 활공장 전망대’

집안에 일이 있어 먼 거리 내려온 친인척이 온 김에 포항을 둘러보고 싶다며 우리 집에서 1박을 한다. 철의 도시 포항. 드라마 촬영지와 더불어 유명한 곳이 많아 제한된 하루 일정으로 어디를 보여줄까? 밤새 고민한다. 포항 영일만 바다를 함께할 수 있는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 호미곶 해맞이광장 상생의 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지였던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갯마을 차차차’와 ‘나의 완벽한 비서’ 등의 드라마 촬영지인 이가리 닻 전망대, 체험형 조형물인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 유리바닥 밑으로 바다가 보이는 여남지구 해상 스카이워크, 도시를 가로 질러 포항 앞바다로 나아가 즐기는 포항운하유람선, 천연가스가 7년 6개월 동안 타올랐던 철길 숲 불의정원, 철강도시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호텔영일대와 그림 같은 호수 외에도 죽도시장, 오어사, 오어지 둘레길, 기청산 식물원 등등. 지난 4월은 호미곶 유채꽃이 장관이었는데···. 이른 아침을 먹고 손님들과 나선다. 밤새 고민한 목적지는 포항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곤륜산 활공장 전망대. 찾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소박한 듯 잘 정리된 주차장이 생겨나더니 패러글라이딩 포토 존까지 세워져 있다. 해발 177m의 높지 않은 산이지만 급경사로 시작되는 콘크리트길 앞에서 그들은 살짝 당혹스러워 한다. 가볍게 여행을 즐기려던 것이 극기 훈련이라니. 그러나 일일 가이드를 자청한 나는 무심한 듯 오르기를 강행(?)한다. 패러글라이딩 장비 수송차량을 위해 조성된 가파른 포장도로를 따라 정상까지 올랐었지만 조금 오르니 관광객들을 위한 숲길이 어느새 따로 놓여 있다. 삭막한 콘크리트길을 버리고 숲길로 접어드니 여전히 오름이 힘들긴 해도 흐드러진 아카시 꽃의 달콤한 향과 때죽나무의 앙증맞은 하얀 꽃이 힘듦을 조금은 덜어준다. 때마침 불어주는 오월의 향긋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확 트인 하늘이 보이며 정상에 이른다. 25분쯤 오른 듯하다. 힘들어하던 그들이 하나같이 탄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와~ 멋지다!!” 눈앞에 펼쳐진 풍광은 그야말로 오름의 힘듦에 대한 보상으로 넘친다. 포항 어디를 가면 이 보다 더 포항을 조망할 수 있을까?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바다와 포항제철소, 영일만항 그리고 포항을 둘러싼 산과 그 품에 안긴 넉넉한 들녘까지 포항을 동서남북 한 눈에 넣을 수 있는 전망이다. 경이로운 모양의 뭉게구름까지 가세해 감탄을 자아낸 하늘빛. 그와 맞닿은 바다 빛까지 가히 장관이다. 저 멀리 보이는, 곡강천을 채워 흐르던 냇물이 육지의 마지막 다리를 지나며 긴 여정을 끝내고 바다로 흘러들어 너른 품에 안기는 그 당연한 모습마저 신비로움으로 다가온다. 다행히 모두가 대만족이다. 포항은 바다를 조망한 아름다운 카페가 지천이다. 그 중 유럽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포토피아에서 갓 구운 빵과 따끈한 차 한 잔으로 곤륜산의 여운을 즐기자 했다. 그러나 1층부터 루프 탑까지 다른 콘셉트로 꾸며진, 웨딩 촬영 가능한 조명이 설치된 이 카페는 곳곳이 포토존이라 가만히 앉아있기가 쉽지 않다. 마치 지중해 어디쯤 여행 온 기분으로 카페를 즐긴다. 곤륜산과 포토피아에서 흥분한 그들은 맛있는 물회 한 그릇으로 늦은 점심을 먹은 후 아쉬움 가득 안은 채 포항을 떠났다. 다음을 기약하는 그들만큼이나 일일 가이드의 마음에도 소소한 행복이 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5

작약 풍경

풍경은 어느 계절, 어느 시간에 보느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다. 또 어떤 상황에 누구와 보느냐도 중요하다. 매년 돌아오는 봄인데도 아이처럼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과 함께면 늘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작약 축제가 매해 열려도 올봄의 꽃이 더 아름다울 것이기에 영천으로 향했다. 영천보현산약초식물원은 처음 가 보는 곳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자천리를 지나자 보현댐이 나타났다. 댐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젤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건너다녔다. 체험해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오늘 우리의 목표는 작약이니 꽃을 향해 나아갔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1도씩 내려갔다. 연두가 사라지고 초록이 자리한 산 아래 동네보다 식물원 주차장에 서니 5도 정도 차이가 났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다. 겉옷을 잘 여미고 입구에 선 조감도를 살폈다. 희귀 약초, 영천 대표 약초 등 군락을 나누어 생각보다 넓은 부지에 온갖 약초를 심어놓았다. 제대로 돌아보려면 몇 시간이나 걸릴 듯했다. 작약은 어디 있을까 하고 산책로를 따라 올랐다. 맨 먼저 민들레가 후 불면 날아갈 준비를 마치고 여기는 내 영토라는 목소리를 냈다. 가까이 할미꽃도 머리를 풀어 해치고 준비 땅 하는 신호만 들리길 기다렸다. 작약은 산책로 주변부터 골짜기마다 제일 넓은 터를 잡았다. 하지만 아직 한 송이도 피지 못했다. 산꼭대기라 기온이 낮아 열흘은 기다려야 필 모양이다. 봉오리 모양이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한 막대사탕처럼 동글하게 솟아 한꺼번에 다 피면 온산을 환하게 만들 것이다. 그나마 하얀 모란 몇 그루가 벙긋거리는데 산이 깊어서 그런지 향이 더 진하다. 아쉬운 마음을 약초 이름을 보며 달랬다. 잎 모양이 날카로운 톱날 같은 톱풀, 이건 파 같은데 하고 들여다보니 차이브라는 자색파였다. 비누풀, 뱀무, 덤불쑥, 잔대, 약초를 보며 걷다 보니 전망이 좋은 관리동이다. 약초에 관한 전시물도 있다지만 우리는 산 아래 작약을 보려고 다시 길을 나섰다. 영천 한약 축제 홈페이지에 주소가 여럿 있었다. 그중에 식물원 가까운 화북면 자천리 1670으로 주소를 찍었다. 10분이면 닿았다.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이 있어도 대여섯 대면 끝이었다. 차 한 대가 빠지길 기다렸다 그 자리에 주차하고 꽃밭에 들어갔다. 10% 피어서 축제 시기(5월 14~12일)에 맞추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꽃을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은 몇 송이 앞에서도 사진 찍기에 바쁘다. 함지박처럼 꽃이 커서 함박꽃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작약은 한 송이로도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자천리 작약밭에는 은행나무도 늠름하게 서 있어 가을에 방문해도 좋겠다. 매해 꽃 피는 시기가 날씨에 따라 달라지니, 준비하는 손길도 이럴 때는 참 난감할 따름이다.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며 밭 주인이 아쉬운 인사를 건넸다. 꽃밭에 들어가도 좋지만, 넘어뜨리거나 꺾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화북면 배나무정길 344와 정각리 890에도 꽃이 다 피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번 주부터 기온이 높아진다니 하루가 다르게 꽃 문이 열리길 기대해야겠다. 그때는 꽃밭에 사람이 넘쳐날 것이니 붐비는 시간을 피해 새벽이나 오후 늦은 시간에 오자. 며칠 뒤 또 오자며 우리는 포항으로 향했다. 올 때는 고속도로로 왔지만 돌아가는 길은 죽장휴게소를 들러서 가기로 했다. 모고헌을 지나니 오후의 햇살이 옆으로 기울었다. 벚꽃이 찬란할 때도 드라이브하기에 좋았던 길이다. 벚나무 사이로 햇살이 드리우니 그 그림자도 보기에 그저 그만이다. 오후에 길을 나선 선택이 옳았다. 죽장휴게소까지 20여 분, 봄빛에 취했다. 작약 피는 시간이 아직 일러 아쉬운 마음을 봄 햇살이 아는지 우리를 따라오며 어른거렸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봉화 산골마을의 어버이날 풍경

50여 가구가 사이좋게 모여 사는 봉화의 작은 산골마을에선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전통사회의 미덕인 효를 실천하기 위해 의미 있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올 어버이날도 조용한 산골마을에선 아침부터 스피커에서 이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니 마을회관에 한 분도 빠짐없이 나오셔서 준비한 음식도 드시며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라는 방송이었다. 이 마을에선 옛날처럼 농악놀이를 하고 종일 음주·가무를 하던 모습은 없어도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고 있다. 봉화군은 큰 마을 작은 마을 할 것 없이 대부분 어버이날 행사를 매년 이어왔다. 올해 이 마을에서는 직접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 뷔페로 잔칫상을 차렸다. 갈수록 고령화돼 가는 농촌, 산골마을은 음식을 장만할 일손이 부족하니 시대 변화에 따라 현실성 있게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은 면장, 농협조합장, 도의원, 군의원이 산골마을에 총출동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버이날을 맞이하면 노인회에서 여행을 가는 마을도 있고, 작은 마을에서는 식당에서 한 끼 식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 큰 마을에선 노래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평생을 힘든 농사일로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여 세월을 보내고, 아프면 병원이나 요양원에 간다고 한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편찮은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상을 차려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옛날처럼 농사일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사라지고, 힘든 일은 기계화되고 또 외국인들의 일하는 모습이 일상이니 같은 마을 주민들도 함께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어버이날 같은 날은 다 같이 모여 식사라도 할 수 있다. 1956년 5월 8일부터 기념해온 어머니날 행사는 1973년에 어버이날로 확대해 제정됐다. 전 세계 170여 개국이 기념하고 있는 어버이날은 미국의 앤 자비스라는 여성이 남북전쟁으로 인해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얀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이며, 붉은색과 분홍색은 살아계신 부모님께 사랑과 존경, 감사의 의미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카네이션을 중심으로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담아 드리고 있다. 산골은 유난히 겨울이 길다. 겨우내 보일러 기름 아껴가며 춥게 지냈던 산골 어르신들은 따뜻한 봄보다 도시로 떠난 자식들의 전화 한 통을 더 기다린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날을 맞아 성실과 희생 속에 살아오신 부모님이 어쩌면 외롭게 늙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빨간 구두의 대구 수제화 골목

날씨가 조금 왔다갔다 하지만 마음 놓고 걷기에는 부담이 없는 날이다. 갑갑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수제화 골목을 한번 걸어 보았다. 수제화 골목을 가려면 대구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로역에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서 대구역 쪽으로 50미터쯤 가다가 수제화 조형물이 나오면 바로 좌회전하면 된다. 향촌동 수제화 골목은 대구시의 도심 간선도로인 중앙로에서 종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서성로 14길의 300여 미터에 이르는 골목이다. 조형물을 지나 10여 미터만 가면 도로 양쪽에는 수제화 만드는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로에 다니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데, 수제화들만 저마다 사 가라고 손짓 하며 지나가는 사람을 부른다. 장애인의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아벨제화와 수제화 명장 최병화 명장의 집도 보인다. 수제화 골목에 관련 업체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부터다. 운동화는 부산, 구두는 대구 수제화로 명성을 높이며, 1990년대에 와서 오늘날의 수제화 골목을 갖추게 되었다.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 공무원들 보다 10배는 더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한다. 수제화 골목에는 수제화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모여 있다. 디자인에서 제단, 갑피, 조립의 공정을 주로 하는 업체와 가죽제품의 원자재와 밑창, 안창, 장식물, 끈과 같은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 완성된 구두를 판매하는 업체 등 수제화 관련해 60여 개의 업체들이 20여 년 이상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제화 골목 중간쯤에 향촌동 수제화센터가 있다. 수제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제화 골목의 연혁과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수제화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수제화를 제작하는 방법과 발 체험기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빨간 구두와 남일해의 ‘빨간구두 아가씨’의 노래 가사가 벽에 적혀 있다. 향촌동 수제화센터에 미리 예약을 하면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는데 수제화 골목과 수제화센터만 돌아봐도 대충 2시간은 걸린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1

여성 아파트 관리소장 지유정씨

과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파트 관리소장 직종에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이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여성의 섬세함과 소통 능력이 업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이 된다. 15년 차 아파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관리소장 지유정 씨를 만나 그의 직업관과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파트 관리란 업무가 여성이 하기에 힘들지 않은가? △주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언제나 열린 창구를 유지하면서 입주민 의견을 경청한다. 민원 접수 시에는 입주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직접 세대를 방문해 문제를 확인 후 바로 해결한다. -아파트 관리 업무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전에는 전산과 사무직에 근무했다. 우연히 여성이 아파트 소장 일을 하는 걸 보고 매력을 느껴 공부했다. 그때만 해도 여자가 하기엔 힘든 일이라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정년은 65세인데 주민의 촉탁을 받으면 더 연장할 수 있다. 지금은 직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아파트를 관리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아파트의 투명한 관리와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통해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동마다 동 대표가 있고 대표회장이 대표 회의 의결에 따라 집행하는 과정을 주민들이 믿고 따라 주면 좋겠다. 불신은 서로를 힘들게 한다. 물론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관리실이 먼저 충실히 보고하는 역할을 잘 해야한다. -입주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리사무실을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그것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파트 관리 업무를 하고 싶은 여성에게 권하고 싶은 말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직종이다. 여성 특유의 세밀하고 섬세함으로 남성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72세에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분을 보면 메리트 있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성 소장으로서의 장점을 살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 많은 여성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11

‘나는 임대인이다’ 성황리 공연

라온미니극단(단장 곽명옥 수필가)이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수필극을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 무대에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공연은 박민재 수필가의 원작 ‘나는 임대인이다’를 이경은 작가가 각색하고, 곽명옥 단장이 기획하였으며, 김용조 시인이 연출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보증금까지 바닥난 상태로 집세가 밀리자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넋두리하는 직장 여성. 시골 부모님 생각에 꿈을 중도 포기해야겠다는 청춘의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노력과 성실로 앞날의 삶을 잘 풀어가는 청춘을 보며 흐뭇해 하는 임대인의 이야기까지를 모두 엮어 평범한 우리의 삶을 조명한 스토리의 수필극이다. 어려움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웅다웅 살다가 가진 것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우리 인생도 궁극에는 세입자 신세 아니겠는가. 지구별의 세입자끼리 사랑과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메시지를 담았다. 갈등과 사랑, 인정의 묘사가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재미와 궁금증을 더해갔다. 이날 참석한 원작자 박민재 수필가는 임대인으로서 겪은 고충과 꿈을 향한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회의와 보람의 접점이었음을 확인하고 청춘들에게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그 다음 시간에는 이명지 수필가의 원작 ‘낮술’이 앙코르 공연으로 올려졌고, 이어 ‘나는 임대인이다’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방종현 수필가의 하모니카 연주를 배경으로, 연기자들은 아마추어 이상의 연기를 뽐내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한혜경 문학평론가(명지전문대 명예교수)는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소회, 삶의 희로애락,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수필이 수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해 태양처럼 빛났다”고 평했다. 이영옥 작가는 “수필극은 원작에 원근법을 입혀 작가와 감상자가 일체감에 이르게 하는 고도의 작업”이라는 감상을 밝혔다.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계간문장 발행인)은 “미디어 환경이 바뀜에 따라 예술 소비 모드가 변화되고, 수필작품이 10분 내외의 수필극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이경은 작가의 수필극본집 ‘튕’이 이런 예술 소비 패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사람들의 정서, 감각에 효과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는 시각예술이나 청각예술 등 여타 장르의 이질적인 특성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또는 그 특성을 차용, 교차하는 크로스오버의 작법이 문예활동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장인문학회가 주도하는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이 라온미니극단의 공연을 통해 문학소비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1

역사는 바르게 전해져야 한다

며칠 전 김해 가야테마파크에 갔다. 가락국의 모형 궁전인 태극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사면에는 가락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게시물이 여러 곳에 있었다. 동쪽 벽면 중앙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역 지도에 여섯 개 가야국의 지명과 국명을 게시해 둔 곳에 시선이 모였다. 가야국은 42년 김해에 가락국, 함녕에 고녕가야, 성주에 성산가야, 고령에 대가야, 함안에 아라가야, 고성에 소가야를 건국했다. 남부 지역 지도에 기록한 가야 국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은 기분이었다. 상주 함창에 있어야 할 고녕가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고, 진주에 고령가야로 표기해 둔 것이 있었다. 고녕가야는 가야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고로가 시조왕이고 2대 마종왕, 3대 이현왕이 있었다. 254년 신라 제12대 첨해왕에 멸망한 고대 가야국이다. 213년간이나 존속한 고녕가야가 지도상에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병도 역사학자 등은 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진주로 비정하기도 했다. 고녕가야의 ‘고녕’이 진주시의 옛 지명인 ‘거타’ 또는 ‘거열성’의 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음이 비슷한 점은 찾을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진주에 고녕가야가 존재했다는 설은 비약적인 해석이라 생각한다. 고녕가야를 고령가야라 표기하면 대다수가 고령의 대가야로 인식하기가 쉽다. 대가야가 고령에 건국되었기에 지명인 고령을 생각하여 대가야를 고령가야로 부르기도 하나 바른 국명을 사용해야 한다. 함녕(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일부는 고령가야로 기록하는 때도 있었으나, 이는 고녕가야로 기록해야 한다. 고녕가야의 한자는 ‘古寧加耶’이다. 한자의 ‘寧’자는 어두에 오면 ‘영’으로 읽지만, 어두 다음에는 ‘녕’으로 읽는다. 고녕가야가 지워진 원인에는 일부 사학자에 의해 가야의 역사가 경상북도 북쪽에 존재해 있으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일본부설에서 369년에 한반도 가야 땅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200년간 다스렸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그 연유를 찾아볼 수 있다. 임나국을 한반도 남부의 가야 지역에 비정한 사학자가 있다. 우리의 역사 왜곡으로 본다. 몇 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한 가야고분군 7개 중에서 합천의 옥전고분군을 ‘다라국’으로,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기문국’으로 등재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다라국과 기문국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국의 이름이다. 왜 이 이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에 올렸는지 의문이 갔으나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두 개의 임나국 이름이 빠지고, 합천 옥전고분군으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등재된 사건도 있었다. 역사적 사실은 후손에게 바르게 물려 줄 책무가 있다. 역사학자나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유념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5-11

천년고도 경주서 만나는 ‘고려의 푸른 빛’ 상형청자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된다.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됩니다. ‘상형’이라는 말의 의미처럼 다양한 형태들이 장식되어 있어, 전시 관람 전에 각 형상의 의미를 익히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예로 오리, 물고기, 원숭이는 관직을 상징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가 시작되었다. 익숙한 사자와 오리 모양의 토기가 보였다. 좌측엔 고려의 사자와 오리, 그리고 오른쪽엔 통일 신라 시대 유적인 사자와 오리다. 상형청자의 원류가 신라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서로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에서는 고려 상형청자의 역사적 맥락과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알려준다. 지도를 배치해 상형 청자의 이동 경로를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향로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번 전시가 만족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유물을 한쪽 면이 아니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굶주리다 미끼를 물어버린 동물처럼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향로의 경우 모조품으로라도 실제 활용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백제 금동대향로 사건을 익히 들었던 터라 더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세밀하게 만들어진 형태들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잊어버렸다. 연꽃모양 향로의 경우 꽃잎 사이 사이 몰려든 유약이 만든 농익은 비취색이 깊이를 더해줬다. 도무지 흙에서 나온 빛이라고 가늠되지 않았다. 사자모양 향로는 입과 발 부근 구멍에서도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꽤 신비로운 모습이 상상되었다. 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형청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기린, 오리, 원숭이, 석류, 죽순, 귀룡 등 다양한 향로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다. 발톱 하나 문양 하나 놓칠새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죽순모양 주자와 승반은 화려한 문양이나 장식 없이도 완벽한 미를 갖춘 채 그 시대 장인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똑떨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여야 한다. 이때쯤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이 아름다운 물체들 속엔 얼마나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을까? 친절하게도 한쪽 벽에 그 답이 그려져 있다. 무려 소주잔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참고로 죽순모양 주자엔 소주잔 기준으로 30잔이나 들어간다고 한다. 실용성도 최고다. 3부와 4부 사이엔 ‘청자 어룡모양 주자’ 단 한 점만을 배치해두었는데 그 공간을 모두 지배할 정도로 존재감이 굉장하다. 용의 얼굴에 물고기 몸을 형상화한 형태로 금방이라도 꼬리가 펄떡일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도교와 불교에서 상형청자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활짝 웃고 있는 나한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함께 미소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의 끝부분에는 화면 터치를 통해 전시품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세밀하게 감상하기에 좋다. 또한 출구 쪽에는 모조품을 진열하여 관람객들이 청자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는 매우 친근하고 다정한 전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5월 3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대구 공연을 가다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대구광역시 서구 이현공원 잔디광장에서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공연이 열렸다. 공연은 서구문화회관에서 ‘서구愛 마토콘서트’의 일환으로 추죄되었다. 서구愛 마토콘서트는 서구문화회관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기획하는 무료 문화 공연이다. 예매는 전석 무료로 서구 구민은 4월 23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구문화회관에서 방문으로, 4월 24일 목요일부터는 지역 관계없이 오전 9시부터 서구문화회관 홈페이지나 티켓링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공연은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가수 박창근과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비아(VIA)가 함께 무대를 빛냈다. 클래식과 우리의 소리를 조화시킨 비아가 무대에 먼저 올라 흥을 돋우었다.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의 정겨운 노래들과 ‘쑥대머리’ 등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를 불러 관객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비아의 무대가 끝나고 모두가 기다리는 가수, 박창근이 나오기 전에 사회자가 이현공원과 서구문화회관 그리고 대구 서구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구가 지난해 합계 출산율 상승률이 전국 1위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며 서구 구민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이어서 사회자의 소개와 관객들의 함성에 맞춰 박창근이 나와 비아트리오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후 홀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와 하모니카까지 불며 무대를 꽉 채웠다. 박창근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객석에 앉아 그의 공연을 함께 보는 류한국 서구청장을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해주며,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투리를 쓰지 않냐는 관객의 말에 구수한 사투리로 인사도 전하고, 꽃다발을 들고 무대 앞에서 전해주는 돌발 관객 앞에서도 “누님이 여기 어쩐 일로 오셨어?”라며 재치있게 꽃다발을 전해 받기도 했다. 후반부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하나되어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다. 쌀쌀한 날씨에도 그는 앙코르곡까지 불러주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시민기자는 엄마를 위해 이번 공연을 예매하고 지인들과 즐기라고 표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지인의 일정으로 엄마가 혼자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다. 그래서 일정을 조율하고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별기대 없이 참석한 공연이었지만, 가수 박창근의 가창력과 관객들과의 소통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엄마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었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 중 ‘하루의 색깔’의 가사는 최근 ‘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민기자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였다. 혹여나 시민기자처럼 자신에 대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오월의 장미 찔레꽃

오월 봄바람에는 온갖 꽃향기가 실려 있다. 포항 철길숲 공원을 앞서 걷던 연인이 문득 멈춰 서더니 서로를 쳐다보며 묻는다. “아~ 이게 무슨 향이야?” 뒤따르던 나도 얼결에 향기를 찾아 심호흡을 하며 둘러본다. 눈 가는 주변에 꽃이 없는 걸로 보아 어디선가 봄바람에 묻어 난 봄꽃 향기가 산책길 오가는 사람들의 코를 간질이는 듯하다. 산책을 마치고 대문간을 들어서니 작은 마당에서 낯익은 오월의 향기가 난다. 마당 한쪽 귀퉁이 만개한 찔레가 연신 은은한 향을 뿜고 있다. 찔레꽃 위를 바쁘게 윙윙거리는 꿀벌 옆구리 꿀단지가 무겁다. 꿀을 따면서 향도 함께 가져가는지 그들이 다녀간 자리 꽃향기 옅어지니 바쁜 그들 곁에서 나도 연신 코를 벌름거려 본다. 은은한 찔레향이 오동통한 찔레순 꺾어 먹던 아삭하고 달콤했던 유년시절을 추억케 한다. 산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하고 질박한 찔레꽃은 오랜 세월, 우리민족의 애환을 함께하며 우리네 아린 세월의 정서를 품는다. 가수 장사익은 찔레꽃을 두고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이라 노래했고, 이연실은 찔레꽃을 두고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라고 노래한다. 춘궁기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꽃을 보기보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찾아다녔던 찔레, 하얀 꽃잎과 껍질 졸졸 벗겨 먹던 오동통 살찐 찔레 새순은 꿀처럼 달고 맛있는 간식이었다. 찔레(학명: Rosa Multiflora)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이다. 관목(灌木)이란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치 않으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를 말한다. 찔레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장미 품종을 만들기 위해 접붙일 때 찔레가 대목(臺木)이 된다. 이는 찔레의 거칠고 튼튼한 성질 때문에 병충해나 환경 적응이 강하기 때문이다. 착근을 잘해서 금방 주변을 잠식하기도 한다. 작은 새들이나 소동물들의 은신처가 되어주기도 하는 찔레의 새순에는 비타민과 탄수화물 등 어린이 성장 발육에도 도움 되는 자연의 영양이 듬뿍 담겨 있다고도 한다. 하얀 꽃 지고 맺은 녹색 열매도 가을이면 빨갛게 익어 새들의 먹이가 되어주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 장미는 잎, 꽃, 열매, 뿌리, 새순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약나무다. 꽃말은 온화, 신중한 사랑, 가족에 대한 그리움, 고독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가시가 있어 만질 때마다 찔린다는 데서 ‘찔레’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유래도 있고, ‘찔레’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원나라에 끌려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다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라 하여 지어졌다는 슬픈 전설도 있다. 꽃 뿐 만 아니라 열매에도 향기를 지닌 찔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 마음 널리 알리고자 바람결에 은은히 찔레향기 실었다. 찔레의 꽃말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오월 가정의 달 슬로건처럼 느껴진다. 오동통한 찔레순 하나를 골라 껍질 솔솔 벗겨 먹어본다. 달짝지근한 맛에 아삭아삭한 식감은 추억의 맛 그대로다. 굳이 변한 것이 있다면 먹을거리 풍족해진 우리의 입맛이리라. 가정의 달을 맞아 찔레 닮은 소소한 사랑이 찔레 향처럼 은은히 가족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대구 비원노인복지관,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 온정 ‘나눔’ 행사

대구 서구 비원노인복지관(관장 권덕환)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 및 MG서대구새마을금고의 지원을 받아 건강 특식을 제공했다.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은 사회공헌 전문재단으로 청소년 및 사회취약계층의 문제해결을 위하여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MG새마을금고 온정 ‘나눔’ 행사는 MG서대구새마을금고(이사장 우순택)와 함께 연계해 노인복지관 이용 어르신 및 지역 내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결식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 지원을 위해 어버이날, 초복, 중복 등에 특별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비원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정두례 어르신(가명)은 어버이날 특식에 대해 “긴 연휴 끝에 함께 어버이날을 기념할 수 있어서 뜻깊다”며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는 비원노인복지관과 새마을금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MG서대구새마을금고 우순택 이사장은 “어버이 은혜에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복지관을 열심히 다니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비원노인복지관 MG새마을금고 온정 ‘나눔’ 행사는 초복과 중복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08

알사탕 뷰

어릴 적 집에서 학교까지는 30분 이상 걸어야 했다. 5월 땡볕에 하교 후 집에까지 가려면 힘들어서 학교 앞 문방구에 들러 알사탕을 샀다. 하얀색에 단단한 알사탕을 깨물지 않고 누가 더 오래 녹여 먹나 내기하며 걷다 보면 동네 입구 교회 종탑이 보였다. 백희나 작가의 책 ‘알사탕’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공터에 오늘도 혼자 노는 아이 동동이도 구슬치기하다 지쳐 반려견 구슬이를 끌고 새 구슬을 사러 문방구로 향한다. 그곳에서 동동이가 집어 든 건,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알사탕이었다. 그런데 이 알사탕 뭔가 이상하다. 알사탕 하나를 입에 넣는 순간, 귀가 뻥 뚫리더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입안의 사탕이 녹아 사라지는 동안만 들을 수 있다. 동동이가 먹은 알사탕은 소파가 되어 옆구리에 끼인 리모컨을 꺼내달라 하고, 반려견 구슬이는 동동이가 귀찮은 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 함께 놀기 힘든 거라고 말해준다. 하얀색에 까만 티가 묻은 건 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늘 잔소리만 해서 한부모 가정인 아빠의 잔소리를 모아 그림책 한쪽을 가득 채웠다. 사탕이 녹는 동안 아빠의 마음의 소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문틈 사이로 동동이를 향해 날아 온다. 동동이가 가만히 뒤에서 아빠를 안아주면 읽는이의 마음도 뭉클해진다. 분홍색 알사탕이 녹을 때 돌아가신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고 투명한 알사탕은 동동이의 속마음, 처음 친구에게 다가가 놀자고 한다. 백희나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그림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해 세계의 어린이와 어른들의 속마음을 들려주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아카데미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는 후속작으로 알사탕을 제조하는 방법에 관한 책도 내놓았다. 세계 어린이들이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하는 중일 것이다. 5월은 알사탕의 계절이다. 경주 서악동 도봉서당 뒷마당에 알사탕이 치솟았다. 그중에 성질 급한 몇 송이는 꽃문을 열어 작약 향기를 날렸다. 하얀색, 분홍색, 자주색의 함지박만 한 꽃을 피우려고 알사탕 같은 봉오리가 밭 가득하다. 마당 중앙에 탑이 섰고 사월 초파일을 기다리며 달아놓은 오색등이 꽃보다 먼저 색을 빛낸다. 도봉서당에 잠자리를 얻었다면 누구보다 이른 새벽 능과 능 사이를 산책하며 그날 처음 피운 꽃들과 인사를 건네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경주 여행은 낮에도 볼거리가 넘쳐나지만, 야경 또한 볼만하다. 동궁과 월지의 파노라마 뷰의 밤 풍경과 월정교와 다리 밑을 흐르는 남천에 비친 교촌마을의 경치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경주 읍성도 경주만의 야경을 보여주어서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다음으로 즐길 알사탕을 즐기러 금장대로 향한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주에서 연등축제를 준비했다. ‘2025 형산강 연등 문화 축제’(4월 28~5월 11일)라는 이름으로 금장대 부근 언덕에 연등을 달았다. 물론 경주 시내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 화려한 등이 불을 켜 화려하지만, 금장대를 따라갈 순 없다. 경주예술의전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 다리 위에서 바라본 맞은편 풍경은 단연 최고다. 지나는 차의 속도를 늦추고 때론 무작정 세우게 만든다. 다리 아래 삼각대를 놓고 절경을 찍기 위해 모여든 사진작가들의 무리가 매일 밤 진풍경을 이룬다. 연꽃을 닮은 등이 밤이면 멀리서 보기에 알사탕처럼 동글동글해 ‘알사탕뷰’라고 별명이 붙었다. 금장대 주변으로 연등이 알사탕처럼 빛나는 5월이다. 낮에 작약밭에서 알사탕의 향기를 맡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금장대의 알사탕뷰를 보면 최고의 호사다. 매해 좋은 사진을 뽑는 행사도 있으니 추억을 저장하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

늘어나는 아빠 육아의 장점

최근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아빠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걱정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아빠들의 육아가 늘어나는 건 반가운 일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육아휴직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남성은 4만 명으로 전체 육아휴직자의 31.6%를 차지했다. 지난 10년 사이 9배가 늘어났고 역대 최고를 보였다. 이러한 분위기는 ‘아이 키우는 일은 엄마 몫’이 아니라 ‘부부 함께 돌봄’이라는 정책과 함께하고 있으며 육아휴직의 경우 급여 혜택을 더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된 때문이다. 그리고 과거에 비해 육아가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지고 남성들이 육아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확산 된 이유도 있다. 아빠들이 몸 담고 있는 일터에서도 일부만 쓰는 육아휴직이 아닌 점점 더 많은 아빠들이 누릴 수 있게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했을 때의 육아 지원 정책과 혜택도 더 많아지고 있다.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에서도 2019년부터 부부 공동 육아 문화를 위한 ‘100인의 아빠단’을 통해 아빠들의 육아 참여를 확산하고 초보 아빠에서 육아 달인으로 거듭나기 위한 놀이, 교육, 건강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 동네 아빠 교실’을 통해서도 아이와의 체험활동으로 아빠들의 역할도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주위의 어린 자녀가 있는 아빠들은 “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회사가 최근에 많은 것 같다. 요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이제는 아빠 육아가 자연스러운데 저희 사무실에서도 남자들이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아빠 육아의 많은 장점을 보여준다. 아이가 태어나서 3년까지는 아이의 정서와 인지 발달에 있어 황금기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아빠가 함께 한다면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먼저 엄마만 찾던 아이가 엄마뿐 아니라 아빠를 찾는 일이 생긴다. 이럴 땐 엄마가 없는 시간에도 아빠와 시간을 같이 보내는데 문제가 없고 아이와의 유대감에도 특별히 어려운 건 없다. 아이의 자존감과 자기효능감도 키운다. 그리고 아빠들이 육아휴직 하기 전에는 육아란 보조자처럼 ‘도와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육아를 ‘도맡아서’하는 일이라고 인식의 개선이 생기게 된다. 전에 비해 주도적이고 능동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육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아빠의 육아는 성별의 고정관념도 없애준다. 아빠가 집안일 하는 모습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은 딸에게는 건강한 이성 모델이 되어주고 아들에게는 감정을 인정하는 법을 가르쳐 줄 수 있다. 성역할에 편견 없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아빠가 적극적으로 육아에 임하면 자연스레 ‘공동 육아’를 하게 되어 팀이라는 느낌이 들어 부부간의 갈등도 예방한다. 아빠의 육아는 아직 전체 양육자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에 와서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또 아빠들의 육아휴직 확대는 출생률 제고에도 아주 강력한 도구가 된다고 본다. 올해 3살 아이를 위해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아빠 A씨는 “육아휴직을 쓸 수만 있다면 무조건 쓰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육아휴직제도도 많이 개선되었고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

무사해서 다행이야, 만휴정

지난 3월 25일 시작돼 오랜 기간 꺼지지 않았기에 경북 일대를 공포에 빠뜨린 산불이 상당수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다. 재산 피해만이 아니라 인명 피해까지 극심했다. 산불의 위험성을 새삼스럽게 확인한 시간이었다. 안동에서는 시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며 걱정스럽게 만든 일도 있었다.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으로 번지면서 만휴정이 소실됐다는 이야기가 전해진 것이다. 산불 확산에 대비해 소방차와 안동시, 소방서, 경북북부 돌봄센터 직원들이 만휴정과 묵계서원 등에 배치되었으나 위급한 상황이 되면서 모두 급하게 철수했다. 그 와중에 만휴정 쪽으로 불길이 확산하는 장면을 목격한 만큼 모두들 만휴정의 소실을 예상했다. 실제로 언론에서도 보도했었고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만휴정은 기적처럼 무사했다. 소방·관리 인력들이 철수하기 전 위험 속에서도 만휴정 전체에 방염포를 도포하고 인근 원림에 물을 뿌려 대비한 덕분이었다. 만휴정은 조선시대 건립한 정자로, 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있다. 조선 시대 문신 보백당 김계행이 말년에 독서와 사색을 위하여 지은 정자로 폭포와 화강암 계곡, 산림 경관이 어우러진 명승지다. 특히 독서와 사색을 위해 정자 주위에 담장을 두른 것이 특징이다. 보백당 김계행은 “내 집에 보물은 없다. 있다면 그것은 청렴뿐”이라는 유훈을 남길 정도로 청백리로 알려져 있다. 정자를 비롯해 안동 만휴정 원림은 국가유산 명승으로 지정된 곳으로, 대중들에게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더욱 친숙해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안동시 길안면은 안동 지역에서도 산불 피해가 가장 큰 곳 중에 하나이다. 가까이 묵계서원의 홍매가 채 활짝 피기도 전에 일어난 산불이지만 불길 속에서도 만휴정은 기적처럼 무사했다. 현재, 재해위험으로 인한 통행제한 상태이지만 곧 재정비를 거쳐 시민들에게 다시 아름다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

은해사를 둘러보며 얻은 즐거움

친척 결혼식을 앞두고 서울에서 손님들이 찾아오셨다. 경주역으로 마중 가는 길 우리 가족은 기차 도착 시간 보다 몇 시간 서둘러 나섰다. 날이 유난히 좋아 바깥바람을 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들것 같아서였다. 40여 분 차를 달리자 팔공산국립공원 표지판이 보였다. 영천시 청통면 은해사가 있는 곳이다. 만삭의 몸으로 이곳을 처음 찾았을 때 은빛 바다란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마침 이슬비가 조금씩 뿌리던 날이어서 신비한 분위기마저 느껴졌다. 아이가 걸음마를 겨우 뗐을 때 다시 방문한 후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다. 지금은 은해사로 불리지만 신라 헌덕왕 원년에 정쟁으로 숨진 원혼들을 달래며 나라의 안녕을 위해 세워진 해안사가 시작이다. 천년고찰 은해사는 현존하는 암자 수만 여덟 개에 말사가 50여 개에 이른다. 현재 은해사는 영천 9경 중 하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영천 9경에는 1경 은해사, 2경 임고서원, 3경 보현사 천문대, 4경 치산관광지, 5경 보현산댐 짚와이어, 6경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7경 영천댐 벚꽃 백리길, 8경 영천한의마을, 9경 별별미술관이 있는데 모두 둘러볼 만하다. 주차장과 사찰 건물과는 거리가 조금 있는데 그사이 위치한 산책로는 이곳의 큰 매력 중 하나다. 솔바람과 샘천이 흐르는 송천길이라 이름 붙여져 있다. 덜 여문 초록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냄새, 그리고 양쪽 길을 줄지어 늘어선 연등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 나지막이 자리 잡고 고운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들꽃들도 더없이 보기 좋았다. 몸과 마음에 더없이 호사스러운 시간이었다. 산책로만 걸어도 이미 반절은 얻은 기분이다. 얼마 가지 않아 경내로 들어설 수 있었다. 절은 곧 있을 석가탄신일을 맞아 색색의 연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제날을 맞은 연등만큼이나 사람들도 꽤 많았다. 경주는 이미 거의 다 져버린 겹벚꽃이 이곳에선 한창이다. 잠시 이곳 저곳 둘러보다 아이의 손을 잡고 극락보전으로 향했다. 이곳은 다른 절과 다르게 대웅전이란 명칭이 없다. 2011년에 명칭을 되찾은 극락보전이 한동안 대웅전으로 사용되었다. 먼저 기도를 드리고 있는 사람들을 피해 나란히 앉아 삼배를 올렸다. 아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절을 올리는 내내 신이 났다. 사심 가득 담은 절을 올린 후 다시 밖으로 나오니 강아지를 닮은 바위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진짜 강아지라도 되는 듯 제법 쓰다듬었다. 나오는 길 들어갈 때 눈여겨보았던 연등 접수처를 다시 찾았다. 기념될만한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다. 소원 적기에 익숙지 않은 혹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예시가 몇 적혀있다. 잠시 고민하자 스님은 맨 아래쪽 번호도 적어보라 하셨다. 스님이 가리킨 자리엔 로또 1등이 적혀있었다. 소원 성취면 그것도 포함되지 않을까요 되물으며 한바탕 웃었다. 고심 끝에 소원을 적은 후 직접 등 달기에 나섰다. 그러나 키가 조금 부족했다. 이런 일은 남편 쪽이 수월하다. 사다리에 올라선 아빠가 행여 다칠까 봐 아들은 사다리 다리 하나를 꼭 잡고 섰다. 드디어 노란 등에 우리 가족 이름이 매달렸다. 이름들은 잔바람에도 쉴 새 없이 팔랑거려 사진으로 남기기 쉽지 않았다. 어느새 손님이 도착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의 마음에 잔잔한 은빛 바다가 내려앉기를 바라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1

‘하보우만의 약속’

이장호 감독의 다큐멘터리영화 ‘하보우만의 약속’이 4월 16일 전국에서 정식 개봉되었다. ‘하보우만’은 애국가 마지막 부분인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의 단어 첫 자를 딴 줄임말이다. 45년생 해방둥이였던 이장호 감독은 말한다. “나이 80에 겨우 정신 차리고 이번 다큐를 만들었다”고. 영화 검열관이었던 그의 부친은 신익희 선생을 지지했다. ‘이승만은 기회주의자, 박정희는 친일파에 독재자’라는 부친의 가르침대로 그는 두 대통령을 지독히도 미워하며 살아왔다. 데뷔작이었던 ‘별들의 고향’(1974)이 흥행을 몰아가던 중 대마초 단속으로 3년 정도 활동금지를 당하기도 했지만 금지가 풀린 후 ‘바람 불어 좋은날’(1980), ‘바보선언’(1983), ‘무릎과 무릎사이’(1984), ‘어우동’(1985) 등의 작품들이 잇따라 흥행한다. 그는 나이 들면서, 돈이나 명예로만 바라봤던 영화 제작이 아닌 ‘관객의 영혼을 생각해야한다’는 깨달음에 역사 공부를 하게 된다. 역사 공부를 하면서 생겨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으로 전직 두 대통령에 얽힌 이야기 ‘하보우만의 약속’ 다큐를 기획한다, 그는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고 사죄하는 마음으로 국민들의 잘못된 역사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영화를 제작했다”고 말한다. 영화와 달리 다큐는 자료 확보가 쉽지 않다. ‘이승만 건국 대통령 기념사업회’ 김일주 초대 사무총장의 도움을 받아 팩트 체크와 저작권 확인을 거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것이 다큐인지라 10번을 넘게 다시 편집하며 완성까지 1년 6개월이 걸린다. 감독 데뷔 50년 만에 다큐멘터리는 처음이란다. 다큐는 건국초기, 사회주의나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던 이승만 대통령의 노력과 매국노라는 비판을 들으면서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하고, 모두가 반대한 중화학, 철강, 반도체 사업 등을 리더십으로 돌파한 박정희 대통령의 모습을 여러 사료로 설득해나간다. 두 전직 대통령의 이념과 정책, 역사적 결단은 대국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되었고 농지개혁, 남녀평등, 보통선거 등 오늘날 우리가 당연히 누리는 가치들의 초석이 된다. 그는 이들을 건국 대통령과 부국 대통령이라 칭하며 대한민국의 기적이라 말한다. 나이 80에 극영화가 아닌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며 그는 또 말한다. “요즘 대부분의 정치인은 개인적인 이익에 매달려 있어 안타깝다.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열의 역사를 끝내려면 두 분의 미래 비전을 배워야 한다. 자라나는 세대부터 두 분의 애국심, 국민에 대한 애정을 배웠으면 좋겠다.”라고. 왜곡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제대로 알리고자 하는 이장호 감독의 첫 다큐작 ‘하보우만의 약속’은 예고편만으로도 뭉클함이 인다.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인다’는 말은 삼척동자도 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역사가 왜곡되는 일은 동서고금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러나 진실은 언제나 세월이 흐른 후 밝혀지고 이미 세상은 달라져 있다. 이해찬 전 교육부장관 시절 ‘역사’는 필수 과목이 아닌 선택 과목이 된다. 외울 것 많은 역사를 기피 했던 당시 아이들. 그들이 지금 사회 곳곳에서 나라를 지탱하고 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진실이든 감언이설이든 민심을 움직이는 쪽이 승리한다. 어떤 세상이 펼쳐지든 그 또한 국민들 몫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1

따뜻함이 흘러넘치는 오월이 되자

내가 자란 고향은 첩첩산골이다. 앞도 산 뒤도 산, 온통 산으로 둘러쌓인 마을이었다. 엄마는 예전에 어떻게 이런 첩첩 골짜기까지 사람이 들어와 살았을까 하곤 하셨다. 동네라고 해 봐야 열 집 내외의 작은 마을. 하루에 몇 번 들어오는 버스도 아래 동네까지 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집까지 올라오려면 버스에서 내려서도 30분 더 산길을 걸어야 했다. 그런 척박한 산속에서 농사지어 일곱 자식 키우느라 부모님은 늘 노동에 허덕였다. 담배 농사짓고 고추 농사짓느라 새벽부터 밭에서 일만 하셨다. 엄마는 결국 일하는 도중 쓰러져 떠나셨고 아버지도 오랜 병마와 싸우다 가셨다. 오월이 되면 부모님 생각이 간절하다. 요즘 같은 좋은 시절을 한번 살아보지도 못하고 서둘러 가신 생이 안타깝다. 비행기 타고 바다 건너 제주도 가보고 싶다던 엄마. 그 작은 바람을 소원처럼 말할 때의 쓸쓸하고 애달픈 표정이 지금도 선명하다. 결국 엄마는 그 바람을 못 이루고 가셨다. 아버지는 오월에 떠나셨다. 유독 눈이 크셨던 아버지. 병실에서 말을 잃었으나 눈빛만은 살아 반짝이던 아버지. 아버지의 큰 눈이 지금도 또렷이 떠오른다. 그렇게 아버지마저 떠나신 오월 내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남아 있다. “이 아침 창가에 와 머무는 햇살이 곱습니다. 두 분 함께 건너가 계신 그곳에도 오월의 아침은 이렇게 눈부신지요. 연둣빛 새잎들이 부드럽게 피어나고 꽃들은 말간 얼굴로 세상을 밝히고 있는지요. 하늘가를 돌아오는 바람에 잘 계시냐는 안부를 말없이 묻습니다. 얼굴을 쓰다듬는 바람은 대답 대신 투명한 눈물 두 방울 내 눈에 남겨두고 다시 돌아갑니다. 한 번의 헤어짐이 이렇게 긴 이별일 줄 알았다면 이렇게 오랜 기다림이 남을 줄 알았다면 함께할 수 있을 때 더 많이 사랑할 것을 바보 같은 나 이별 길 영영 떠나신 후에야 오월의 하늘에다 애타는 꽃 한 송이 피웁니다.” 지난 일기를 들여다보며 효도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실감한다. 못 가르친 것을 마음 아파하던 엄마를 위해 딸은 오십 후반까지 배움을 찾아 동동거린다. 그렇게라도 원하시던 것을 채워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이젠 내 자식들이 장성하여 내가 그때의 아버지 어머니 나이가 되었다. 하염없이 주기만 하던 부모님의 마음을 나도 내 자식에게 잘 전해주고 있나 돌아보게 된다. 가정의 달 오월이다. 가정이 튼튼하고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하다. 받은 은혜에 감사하며 사랑이 가득한 오월을 만들어가자. /엄다경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1

경산은 높은 봉우리가 있다

경산시에는 높은 봉우리가 있다. 월요일마다 많은 사람이 봉우리에 오른다. 그 이름은 학자봉, 경산시교육지원청에 둥지를 튼 봉사단체다. 경산학생상담자원봉사자연합회를 줄여서 학자봉이라 한다. 1997년에 설립해서 올해로 38기 신입을 맞이해 교육 중이다. 105명이 활동하는 단체다. 매주 월요일마다 상담에 필요한 주제로 다양한 공부를 한다. 4월에는 상담할 때 활용할 보드게임을 2주 연강으로 들으며 함께 했다. 그다음 교육 주제는 중독이다. 1년 동안 봉사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교육을 수료하고 2학기부터 신입이 부촉진자로 따라간다. 주촉진자와 함께 부촉진자로 참여한다. 그렇게 참관하며 주촉진자가 되어간다. 주촉진자 몇 분과 대화를 나눴다. 특별한 경험이 있으면 들려달라고 하니 회기가 지날수록 아이들이 달라지는 게 보인다고 했다. 첫 시간에 자유밖에 없던 아이들이 시간이 쌓이니 절제가 생기더라고 한다. 체험에서 나온 명언이다. 처음엔 자리에 잠시 앉아있지도 못하던 애가 마지막 날 편지를 써서 감사한 마음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한 번도 저를 혼내지 않아서 감사해요.’ 자기통제가 안되던 아이, 그런 자신에게 화를 내지 않아서 고마웠다고. 안아주며 속상하지, 다 알아. 그러자 흥분을 서서히 가라앉힌 아이였다. 가끔은 상담자로 만난 아이가 SNS를 타고타고 찾아와 감사 댓글을 남겨 감동을 안기기도 한단다. 위문공연도 해준 교실이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부촉진자로 따라갔다가 주촉진자가 하시는 거 보고 이거 해볼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참여했다고 한다. 손을 잡아 줄 때 눈빛이 달라지더라며 기억을 회상했다. 저학년이 더 힘들긴 하지만 그것보다 10회기 후 다음 해 다시 방문했을 때 처음 상태로 다시 되돌아 온 상담자를 보면 제일 안타까웠다고 한다. 학자봉에서 하루를 보내고 집에 가면 착한 엄마가 된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엄마 월요일 학자봉 안가? 아이들이 묻고, 말투가 바뀌었다고 남편이 바뀐 부인이 멋지다는 칭찬을 해주어서 놀라웠다고 한다. 욱하던 엄마가 보고 기다려주는 엄마로 변해서 인기가 많아졌다. 집안 분위기 바뀌니 가족 모두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웃었다. 또 다른 회원에게 참여한 이유를 물으니 아들 둘 키우는데 화내는 격차가 심한 엄마라 자신이 변하려고 참여했다고 한다. 또 큰딸과 관계가 좋지 않아 시작한 회원은 워낙 사이가 안 좋아 딸이 국제결혼 해 멀리 떠나서 보지 않고 살고 싶을 만큼 힘들어서 이 봉사단에 들어왔다. 교육받으며 엄마가 노력하는 게 보여서 딸도 노력한다고 말해 모녀 관계가 좋아졌다. 참여하기 전에는 내가 희생해서 가족이 행복해지겠지 했는데 활동하면서 내가 행복해야 가족도 행복을 느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다른 지역보다 경산만의 특별한 점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하니 잠시 망설임도 없이 ‘공연’이라고 했다. 1년 교육과정을 수료하면 공개 보고회를 여는데 신입 1년차가 모여 오카리나연주, 성악, 댄스, 우쿨렐레 연주 같은 다양한 공연을 무대에 올렸다. 35기부터 상담에 맞는 주제를 정해 뮤지컬을 연습해 공연했다. 그 공연이 특별해서 교육감님이 보시고 행사에 초청해서 공연하기도 했다. 36기 공연을 보고 눈물 흘리신 분들도 있었다니 자랑할만했다. 도교육청에서 과일을 보내올 정도였다. 경산시장님께 봉사상을 받고, 도지사상을 받는 경산학자봉 팀이다. 자원봉사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받지만, 무엇보다 교육 내용을 집에서도 써먹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했다. 수업 전 자신의 아이들에게 실험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봉사하며 봉사 점수를 쌓으면 나중에 요양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극장 할인, 교통벌점도 감해진다니 일석십조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담배꽁초 휙휙 버리지 마세요

산책로에 버려진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누구나 이용하는 산책로에 무심코 던져버린 담배꽁초를 보고 있으니 이내 눈살이 찌푸려지고 만다. 환경오염은 물론 거리 곳곳에 내걸린 ‘금연 및 화기 인화물질 금지‘, ’산불 예방‘이라는 현수막과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화재 소식과 산불 이야기가 무색할 정도다. 최근에도 크고 작은 화재와 산불 발생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작은 불씨 하나도 조심해야 하는 이때, 버려진 양심처럼 무심코 던진 담배꽁초는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 전 겪은 의성발 산불 피해를 보고 나서인지 더 화가 났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에 불씨를 조심하라는 문자가 하루에도 여러 번 오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일어나는 화재는 우리가 자주 목격하고 있다. 그 위험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작지만 무서운 불씨의 시작이다. 산불의 경우는 특히 등산객이 버린 담배꽁초 하나가 발단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대한 재산과 인명 피해까지 내고 있어 그 결과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지난해 발생한 대구경북혈액원에서의 화재도 담뱃불을 완전히 끄지 않은 상태에서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버린 게 그 이유였다. 2023년 성탄절 새벽 서울 도봉구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도 무심코 방치한 담배꽁초가 그 원인이었다. 2022년에 발생한 울진 산불도 마찬가지로 담배꽁초를 발화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재 그 이후엔 사람들의 마음에 지금도 떠올리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상처를 남겼다. 이처럼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 사고는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소방청의 화재 발생 통계에 따르면 3월에서 5월에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90,844건으로 전체 47%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전체 부주의로 인한 화재 발생의 32%나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담배 한 개가 완전히 연소하는 시간은 약 15분이다. 따라서 담배꽁초를 버린 후에도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니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담배꽁초를 버릴 때도 길가나 땅, 화분, 하수구에 버리는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아야 한다. 습관적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흡연을 하도록 하고 가연물이 많은 곳에서의 흡연도 삼가야 한다. 담배는 불꽃이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 800도 가까운 숨은 열이 있어 주변의 가연성 물질과 만나면 언제든지 불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면 재발화 하기 쉽고 불완전 연소의 특성상 장시간 열을 머금고 있어서 시간이 지나서도 발화 위험성이 있다. 특히 봄철에는 큰 일교차와 낮은 습도, 강한 바람 등 계절적 요인으로 불이 나기 좋은 조건들이 만들어져 어느 때보다 화재 발생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안동 산불을 겪은 주부 A(45) 씨는 “자욱한 연기 속에서 운전을 하는데 앞차의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휙 하고 던졌다. 이 끔찍한 산불 상황에서 생각이 있는 건지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주부 B(42) 씨도 “길거리에서도 그냥 피고 무심한 듯 툭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을 종종 목격한다. 아파트 위층에서도 막 버린다. 담배가 개인의 기호품이긴 하지만 제발 좀 생각하고 피우고 뒷정리도 깔끔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신선도 살고 싶은 봉화 세평하늘 비경길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 그러기에 골을 만들고, 오랜 시간 물길을 만들면서 비경을 만들어낸다. 굽이굽이 산을 휘돌아 수십 번을 굽이쳐 협곡을 만들어 이 물길은 ‘낙동강’이란 이름을 붙이고 달리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 숨어 있었기에 훼손되지 않은 비경, 12선경을 품고 있는 세평 하늘길 제1코스 비경길은 자연이 오랜 시간 빚어낸 걸작이다. 낙동강은 태백에서 발원해 봉화 승부를 지나 백두대간 협곡을 만들고, 낙동정맥의 원시 비경을 간직한 체 세평 하늘길이 생겨났다. 세평 하늘길은 승부역에서 양원역까지 5.6km ‘제1구간 비경길’이라 부른다. 비경길에는 12선경 중 7선경이 있으며, 빼어난 절경의 강을 따라가는 평지길이다 승부역에서 시작하는 비경길은 시작과 함께 용의 전설을 간직한 1선경 용관바위를 지나고, 암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은병대, 2선경을 만나게 된다. 물소리 봄의 기운과 함께 힘차게 흐르고 억겁의 세월이 만들어낸 예술품 같은 바위를 휘감아 돌며 소를 만들어 3선경 관란담에 이른다. 자연을 아우르는 맑은 강물 소리는 달콤한 봄바람과 함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걷다보면 설화를 간직한 거북바위가 있는 4선경 구암에 닿는다. 설화에 따르면 거북은 달에 살고 있어 월섬이라 하고, 신선들의 사랑을 받던 설홍선녀를 꾀어 인간 세상에 내려 보낸다. 선녀에게 장난을 친 벌로 거북바위가 돼 세상에 남게 되니 달과 신선 세계를 잊지 못하고 곤륜산을 바라보고 있다는 거북바위. 거북바위를 지나면 악어의 상체 부분을 닮은 악어바위를 지나고 출렁다리를 만나게 된다. 출렁다리를 지나면서 큰 소를 이루고 있는 선약소와 설홍선녀가 사랑에 빠져 연인의 손을 잡고 달빛이 놓은 길을 따라 올라갔다는 한 쌍의 봉우리 연인봉과 선약소가 있다. 전망대가 있어 맑은 물빛과 너럭바위, 수려한 산수풍광은 서서 보면 절경이요. 앉아보면 비경이 아닐 수 없어 한참 동안 발길을 묶는다. 5경 연인봉과 선약소를 지나면 협곡을 가로지르는 철길이 지나고 굴과 굴을 통과하는 영동선 기찻길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아릿한 감성으로 다가온다. 신선들이 살던 곤륜산이 보인다는 선계로 들어가는 문이 우뚝 서 있다. 이 문이 선문으로 6선경이다. 백두대간 협곡의 풍경은 웅장하고 경이롭다. 자연이 빚어낸 걸작들은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봄의 청량감까지 더해 혼자 걷기에는 아까운 길이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양원역이 보인다. 솟구쳐 서있는 암벽이 아담한 민자 역사 양원을 감싸고, 강물은 유유히 흘러 포근한 오지마을 풍경을 만들고 있는 7선경 양원에 이른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오지 협곡, 그만큼 깊은 곳에 숨어 있었기에 훼손되지 않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비경길이다. 길고 긴 자연의 시간 앞에 뭉클한 감동을 선물하는 비경길. 협곡을 따라 고도가 거의 없는 평지길로 누구나 걷기에 무리가 따르지 않은 길이다. 여러분도 유유자적하며 걸어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4-29

국립공원 자원활동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서 묘목 심기 자원 봉사

국립공원 자원활동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산불 피해 주변정리 및 자생종 묘목 심기’ 자원 봉사국립공원 자원활동가(이하 활동가) 일행은 지난 17일 경북 북부지방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를 입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을 찾아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벌였다. 이들은 산불로 피해를 입은 산지에서 쓰레기 줍기 등의 주변정리를 하면서 그곳에 자생종 식종인 철쭉 묘목 75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가야산, 주왕산, 속리산의 자연보호를 위해 평소 활동하는 자원봉사 활동가와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직원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공원에서 준비한 호미, 괭이, 묘목 식자재 30여 박스를 입구에서부터 목적지인 용연폭포 아래까지 약 3.9km 구간을 직접 운반하며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이 나무 식재 대상으로 삼은 용연폭포 주변 지점은 국립공원 주왕산 산행코스 중에서 가장 절경인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주왕산국립공원 상의주차장에서 가메봉 코스(총7.2km) 중간에 위치한 이곳은 주왕산 산행코스 중 가장 험난하기로 소문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봄철 계곡변의 수달래와 가을철 단풍이 절경이라 탐방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알려져 있다. 이곳 능선에서는 운해도 볼 수도 있고, 날씨가 화창한 날에는 영덕 바다까지 보이기도 한다. 자원활동가 모임의 장인석 회장은 “화마가 휩쓴 비탈의 노송들과 참나무, 어린 철쭉나무들의 피해 현장에 와 직접 보니 산불피해의 심각성을 더 실감할 수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활동가들은 화마가 지나간 계곡 비탈에 올라 갈퀴로 시커멓게 탄 재를 일일이 끍어내고 그 자리에 다시 어린 자생종 2~3년생 철쭉 묘목을 10cm-20cm 간격으로 심었다. 펌프와 긴 호스를 계곡의 물과 연결하여 어린 묘목 하나하나에 정성스레 물을 주는 작업도 했다. 한편 합천 가야산에서 먼 길 마다 않고 달려온 가야산국립공원자원활동가 단체는 합천과 대구지역의 시민으로 구성된 자원봉사 단체로 2009년 10월 창립된 모임이다. 매월 4회, 주 2∼3회씩 40여 명이 참여해 국립공원 자원봉사 및 생태 모니터링, 지역사회 취약계층과 어려운 이웃돕기 봉사활동을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 단체의 박성희 회장은 “산불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 일대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봉사 손길이 필요한 곳에는 어디든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성두 시민기자

2025-04-27

대구 앞산은 대덕산 아닌 성불산

산 이름은 조상들이 유래에 따라 우리말로 불려 쓰다가 명칭을 한자로 바꾸었다. 고문헌에 기록된 산의 지명은 호적이나 다름없다. 대구 앞산의 원래 지명은 성불산이다. 비슬산에서 산줄기를 이어온 마지막 산이자 경상감영의 기반이 되는 관기안산이다. 대구부 관기안산인 성불산은 본래 하나의 큰 덩어리였다.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를 경계로, 수성구 파동과 남구 대명동 및 송현동을 거쳐 달서구 상인동 달비골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산이다. 동일한 산의 능선에 하나씩 솟은 봉긋한 산봉우리를 두고 굳이 명칭을 붙인다면 봉(峯)이라하는 것이 옳다. 가령 팔공산에 천왕봉·동봉·서봉이 그렇고, 비슬산에 천왕봉·월선봉·조화봉·대견봉·관기봉이 그러하다. 그런데 관기안산의 모체인 성불산 산하나를 두고 나직한 봉우리에도 봉(峯)이 아닌 산(山)을 붙인 지명은 그냥 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놓고 고민할 일이다. 본래 존재하지도 않은 산 명칭은 둘 필요도 없지만 산 안에 산이라니 혼란만 부추긴다. 그게 산성산·월배산·비파산·대덕산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지금 위성사진과 지도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다. 게다가 대덕산은 그 어떤 문헌에 나타나지 않은 생소한 지명이다. 나아가 항공무선표지소가 자리한 봉우리에 붙인 산성산은 위치적으로 성불산 고성과 멀리 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일대에는 산성이 없는데도 산성산이라 이름 붙인 것은 크게 잘못된 지명이라 할 수 있다. 중종 25년(1530)에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 고적 조에서 ‘성불산 고성’을 기록하면서 산천 조에서 성불산 지명을 들어내지 않았다. 하지만 고적 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성불산이란 산 이름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지도서』 등 다수 문헌에는 성불산과 성불산 고성을 모두 나타냈다. 더군다나 일제강점기인 1940년 3월 12일에 발행한『교남지(嶠南誌)』까지도 성불산과 성불산 고성은 줄곧 기록되어 왔다. 아렇듯 ‘성불산’과 ‘성불산 고성’은 해방 이전까지도 문헌상에 그대로 써 왔다는 사실이 방증된다. 대구광역시에서는 서울올림픽을 개최하던 1988년 5월 30일 성불산에 고산성을 기념물로 지정했다. 그런데 고산성 명칭을 ‘대덕산성’으로 이름 붙여 지금까지 그대로 쓴다. 대구광역시에서는 또 조선시대 대구부에서 편찬한 『대구읍지』를 1997년 편역 발행했다. 편역 당시 서두에 『대구읍지』를 풀어 쓰면서’라는 글귀에 『대구읍지』 편찬 연도를 영조 44~47년(1768~1771)으로 본다고 했다. 더불어 계명대학교 동산도서관 고문헌실에 소장된 이 『대구읍지』를 2010년 1월 20일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했다. 이렇듯 대구읍지』를 두고 편역과 유형문화재 지정 등 두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성불산 지명과 성불산 고성 명칭을 바꾸지 않았다. 잘못된 지명을 그대로 놓아두어 지명과 명칭이 왜곡되고 있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