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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쟁 같던 이틀 고마운 손길들

지난 수요일, 요양원에서 어머님을 보러 오기로 했다. 농사일로 바쁜 가족들과 시골에 상주할 수 없는 내 형편을 생각하면 더는 집에서 모시는 일이 쉽지 않았다. 이날은 미리 알아본 요양원에서 어머님을 면담한 뒤 필요한 검사를 마치면 바로 입소하기로 되어 있었다. 시작부터 고비였다. 요양원 직원이 어머님의 손목을 보더니 수술 부위에 금속이 튀어나와 있고 곪은 것 같다고 했다. 우리는 깜짝 놀라 손을 들여다보았다. 붕대가 풀어진 사이로 쇠가 삐죽이 드러나 있었다. 직원은 이 상태로는 입소가 어렵다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눈앞이 캄캄했다. 119에 신고해 응급차를 불렀다. 도착한 구급대원들은 어머님의 상태를 꼼꼼히 묻고 안전하게 모신 뒤 먼저 병원으로 출발했다. 병원에 도착하니 구급대원이 이미 접수까지 마쳐두었다.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다행히 의사는 소독과 깁스만으로 충분하다고 안심시켰다. 다시 사설 응급차를 타고 청송군보건의료원으로 향했다. 검사 후 입소 전까지 하룻밤을 머물게 된 청송군보건의료원에서의 기억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어머님은 기력이 없었고, 설사까지 계속하셨다. 의료원의 간호사들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욕창을 소독하고, 상태를 살폈다. 특히 인심 좋게 생긴 야간 근무 간호사는 두 시간마다 와서 필요한 처치를 해주었다. 어머님이 거친 말씀을 하셔도 “미안해요, 할머니”라며 웃어넘기는 그 마음 씀씀이에 가슴이 먹먹했다. 미안한 마음에 혼자 애쓰는 내게 “꼭 자기를 불러달라”던 그 따뜻한 말 한마디가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다음 날 검사 결과가 좋아 요양원 입소가 가능했다. 우리는 안도의 숨을 쉬며 어머님을 요양원으로 모셨다. 하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요양원 측이 어머님의 자궁하수를 문제 삼았다. 또다시 119구급차를 불러 안동병원 응급실로 갔다. 두 번째 구급차였다. 의사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나이가 들면 있을 수 있는 증상이라며 친절하게 소견서를 써주었다. 요양원은 염증 수치 등을 이유로 입소가 어렵다고 했다. 늦은 밤, 다시 집으로 모셔야 했다. 사설 응급차를 기다리며 몇 군데 요양원에 급히 전화를 돌렸다. 절박한 마음으로 기존 요양원에도 다시 연락했다. 결국 소견서를 확인한 원장이 다음 날 아침 다시 모시러 오겠다고 했다. 다음 날 아침, 요양원 직원들이 집으로 왔다. 어머님을 차에 모시고 가며 나는 밥 잘 드시고 직원들 말씀 잘 들으시면 몸이 좋아질 거라고 말씀드렸다. 마침내 입소 절차를 마쳤다. 오후에 다시 찾았을 때 어머님이 점심 죽 한 그릇과 반찬까지 잘 드셨다는 말을 들었다. 그제야 가슴을 짓누르던 돌덩이 하나가 내려앉는 듯했다. 이틀 동안 두 번의 119구급차, 두 번의 응급실, 여러 번의 검사와 이동. 몸도 마음도 바닥이었지만, 그 시간마다 누군가의 친절한 손길이 있었다. 신속하고 차분했던 구급대원들, 환자와 보호자를 끝까지 배려해 준 청송의료원 간호사들, 마지막까지 방법을 찾아준 의료진과 요양원 관계자들. 그분들의 도움 덕분에 우리는 전쟁 같던 이틀을 건널 수 있었다. 살다 보면 가족의 힘만으로는 넘기 어려운 순간이 있다. 그때 사람을 살리는 것은 제도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사람의 손길이다. 그 다정한 손길들이 있었기에, 지치고 두려웠던 시간 끝에서 나는 깊이 감사할 수 있었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8

수창청춘맨숀에서 지역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전시

대구시 중구 수창청춘맨숀에서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30일까지 ‘2026 공공 레지던시 소개전’이 관객들을 맞이했다. 수창청춘맨숀은 3호선 달성공원역 인근, 수창초등학교와 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해 지역주민들에게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또한, 도보 거리 내에 다양한 미술 작품을 전시하는 대구예술발전소가 있어, 관람객들은 문화생활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을 누릴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올해 상반기 공모를 통해 선정된 공공 레지던시 입주단체의 활동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단순히 공간을 제공하고 입주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업을 지역주민과 공유하고 소통하며 진정한 지역 예술가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이번 전시에는 길범, 극단 에르테르의 꿈, 호루라기, 든바다예 등 총 4팀이 참여했으며, 각 팀의 특색 있는 작품 세계가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길범은 대구·경북 지역 향토 민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시민과 함께 만드는 참여형 사운드·공연 예술 팀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의상과 악기들을 함께 전시하여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관객이 자유롭게 민요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오는 18일 오후 2시 수창청춘맨숀 1층 맨숀쌀롱에서는 길범 팀의 ‘사랑방 국악 콘서트’ 버스킹 공연이 열리며, 관객들은 그 자리에서 직접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민요를 체험할 수 있어 관심이 가는 팀이다. 극단 에르테르의 꿈은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연극단체로, 시민 참여형 연극 창작을 중시한다. 전시에는 대표작인 ‘마음 속 사거리 좌회전’, ‘12만KM’ 등 관련 소품과 팸플릿이 전시되어, 관객에게 배우들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전달했다. 또한, 전시장 한쪽에는 포토존이 마련되어 관객들이 특정 장면의 주인공이 된 듯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촬영한 사진은 관객들이 자신의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전시 방문의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다. 오는 18일 오후 3시, 5시 그리고 25일 오후 3시와 5시에 수창청춘맨숀 1층 맨숀쌀롱에서 ‘은하의 순간’ 버스킨 공연이 열린다고 하니 참여해볼 것을 추천한다. 호르라기는 먹, 한지 등 한국화 전통 재료를 활용하여 질감과 입체감을 살린 작품을 선보였다. 어린 시절 경험했던 애니메이션과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들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어선 신비로운 시각을 제공했다. 관람객들은 전시장 복도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직접 한지와 붓을 사용해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작품을 전시 벽에 붙이는 참여형 체험을 즐길 수 있고, 이는 ‘또 하나의 전시회’가 되어 그 아름다움을 뽐냈다. 든바다예는 시민 참여를 바탕으로 한 시각예술을 창작하는 팀으로, 팀명은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에서 따온 순우리말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민이 직접 만든 작품을 영상으로 기록하고 전시하여, 참여형 예술의 경험을 극대화했다. 작품 속 상상의 바다와 캐릭터들은 관객들에게 도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제공하며,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경계를 허물었다. 이번 ‘2026 공공 레지던시 소개전’은 단순 전시를 넘어 작가와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적 경험을 선보였다. 수창청춘맨숀이라는 역사적·공간적 특성을 살린 전시는, 도시 속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시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 예술가를 향한 시민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켜 지역예술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8

후지산을 향한 문학의 여정

4월의 문턱, 봄비가 촉촉이 내리던 날, 대구문인협회 소속 문인 32명은 일본 문학기행의 길에 올랐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문학적 감수성과 예술적 사유를 확장하는 뜻깊은 여정이었다. 안윤하 회장과 류시경 추진위원장의 인솔 아래 다섯 개 조로 편성된 일행은 시종일관 질서와 품격을 잃지 않은 채, 문인의 품위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도쿄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문인들을 맞이한 것은 잔잔한 봄비였다. 이는 마치 낯선 타국에서 펼쳐질 문학적 사색을 위한 서정적 서곡과도 같았다. 첫 일정으로 찾은 신주쿠교엔은 에도시대의 역사와 황실의 흔적을 간직한 채, 현재는 시민에게 개방된 평화로운 정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천 그루가 넘는 벚나무가 만개한 풍경은 자연과 인간의 미적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장관이었으며, 문인들은 저마다의 시선으로 이를 포착하며 창작의 영감을 길어 올렸다. 이어 방문한 하이쿠 문학관에서는 일본 특유의 정제된 미학을 담은 5·7·5의 짧은 시 형식 속에 응축된 자연과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마쓰오 바쇼를 비롯한 여러 거장의 작품은 언어의 절제 속에서도 얼마나 깊은 울림을 전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 주었으며, 문인들은 그 감동을 바탕으로 밤늦도록 하이쿠 시를 쓰며 문학적 교감을 나누었다. 이는 오직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고유한 기쁨이자 특권이었다. 롯폰기 힐츠전망대에 올랐으나 우중으로 인해 도쿄를 상징하는 도쿄 타워 풍경은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둘째 날, 후지산을 향한 여정은 더욱 장엄한 자연의 세계로 문인들을 이끌었다. 후지산 로프웨이를 통해 오른 전망대에서는 해발 3776m의 일본 최고봉이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드러냈다. 눈 덮인 정상과 구름이 어우러진 풍경은 장엄함과 신비로움을 동시에 품고 있었으며, 일본 문화에서 후지산이 왜 영산으로 추앙받아 왔는지를 실감하게 했다. 이어 방문한 오시노 핫카이는 후지산의 눈 녹은 물이 화산암층을 통과하며 정화된 뒤 솟아오른 여덟 개의 연못으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국가 천연기념물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투명하게 맑은 수면 아래로 수초와 물고기가 어우러진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근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셋째 날, 스바시리 5합목에서 마주한 후지산은 더욱 가까이에서 그 웅자를 드러냈다. 발아래 펼쳐진 화산의 숨결과 대지의 기운은 인간의 미미함을 일깨우는 동시에, 자연과 공존해야 할 존재로서의 겸허함을 되새기게 했다. 이어 방문한 하코네 오와쿠다니 계곡은 약 3000년 전 화산 활동의 흔적을 간직한 채 여전히 유황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황량하면서도 역동적인 풍경은 생명과 시간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이곳의 명물인 ‘검은 달걀’은 온천수에 삶아 껍질이 검게 변한 것으로, 하나를 먹으면 수명이 7년 늘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검게 변한 달걀 하나에 담긴 전설조차 인간의 소망과 삶에 대한 염원을 은유적으로 전해주었다. 아시노코 호수에서는 하코네를 대표하는 3척의 해적선이 운항 되며, 날씨가 맑으면 호수 너머로 후지산의 절경이 펼쳐진다.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경관은 일본 자연미의 또 다른 층위를 보여주었다. 이어 방문한 아라쿠라야마 센겐공원은 약 4.3ha 규모로, 붉은 오층탑(충령탑)과 벚꽃, 그리고 후지산이 한 화면에 담기는 대표적인 명소다. 특히 398계단을 따라 오르는 아라쿠라 센겐 신사는 목화 개화의 여신인 코노하나사쿠야히메를 모신 신사로, 자연과 신앙, 그리고 인간의 염원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이번 문학기행은 단순한 견문 확대를 넘어, 문학이 자연과 어떻게 호흡하며 인간의 내면을 확장시키는지를 체험하는 과정이었다. 각 방문지는 저마다의 역사와 의미를 품고 있었고, 그 공간 속에서 문인들은 언어 이전의 감각과 사유를 마주했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4-07

(이사람) “죽음을 가르쳐 삶을 산다”

대구 ‘대한간병사교육원’이라는 이름으로 지역 보건복지 교육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박임순 ‘대한장례지도사교육원’ 원장을 만났다. 27년 전, 불모지나 다름없던 간병사 교육을 시작으로 간호조무사·사회복지사·장례지도사 등 여섯 과목을 정부 허가를 받아 현재까지 대구와 경북에서 4만 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한 인물이다. 박 원장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고용 창출의 숨은 주역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특히 최근 고령화 사회의 화두인 ‘웰다잉(Well-Dying)’의 가치 전파를 위해 생명존중의 교육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어 주목을 받는다. 박 원장이 걸어온 길은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다. 부산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의료 현장을 누비던 간호사가 본래 직업이었다. 젊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두 자녀를 책임져야 했던 절박한 상황에서 그녀는 간호사 업무 대신 교육사업가 길을 선택했다. 당시 생소했던 간병사’교육을 대구·경북 지역에 처음으로 도입했을 때만 해도 주변의 시선은 회의적이었으나 박 원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안목으로 최고의 간병사 배출 기관으로 성장시켰다. 그의 교육 철학은 ‘사람을 살리는 교육’에 있다. 교육원을 찾는 이들 중에는 사업 실패나 실직 등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마지막 희망을 품고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박 원장은 수강료를 낼 형편이 안 되는 이들에게는 “취업 후 첫 월급을 받으면 갚으라”라며 길을 열어주었고, 고령에도 배움의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도 정성껏 보듬었다. 제자 중에는 장례 재가센터나 요양원, 장례식장을 경영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한다. 특히 70대에 입문해 아파트 두 채를 마련할 정도로 자립한 제자도 있고, 사업 실패로 봉고차 생활을 하던 분이 역경을 딛고 일어선 제자도 있다. 장례지도사에 대해 그는 단순한 장의 업무를 보는 직업이 아닌 ‘다음 생의 문을 열어주는 숭고한 사명’으로 설명한다. “태어나는 일보다 마지막을 잘 마무리하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며 그녀는 80세 노학자가 죽음을 배우러 입학한 경우가 있음을 실례로 소개했다. 그녀는 교육에 머물지 않고 ‘대한장례협동조합’을 통해 대규모 분묘 이장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지역 사회의 장례 문화 선진화에도 기여해 왔다. 그의 성공 배경에는 성실함과 깊은 신앙심이 뒷받침됐다. 앞으로도 후배 양성에 매진하고 지역사회 봉사에 헌신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4-07

1억6000만년전 공룡화석 흔적과 남해안 절경에 반해

봄향기가 물씬 풍기는 어느 날, 사진예술가협회 백형영 대구회장을 포함한 13명의 작가들이 경남 고성 앞바다 시루섬 일출을 잡기 위해 새벽부터 출사에 나섰다. 기대와 달리 구름에 태양이 가려 일출은 보지 못했으나 시루섬을 중심으로 펼치진 주변의 풍광들을 즐기며 모처럼만의 마음 편한 힐링의 시간을 보냈다. 시루섬을 배경으로 단체기념 촬영을 하고, 계획한 대로 상족암 군립공원 오토캠핑장으로 이동을 하였다. 그곳에서 간단하게 준비한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주변 촬영을 시작했다. 상다리를 세워놓은 형상이 닮아 상족암이라 불리는 이곳은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 8대 불가사의 지역으로 손꼽히며 1억6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시대 지구를 점령한 공룡과 조류발자국이 남아 있는 남해안 최고의 절경지다. 공룡화석 산지로 화석의 양은 물론 다양성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하단다. 제전마을에서 실바위까지 해안선을 따라 약 6㎞에 걸쳐 그 흔적이 있다. 목 긴 초식공룡 용각류, 두발 또는 네발로 걷는 초식공룡 조각류와 육식동물 수각류의 발자국은 물론 두 종류의 새 발자국도 있다, 공룡 발자국이 포함된 지층 전체 두께는 약 150m이며 200여 퇴적층에서 약 2000여 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다고 한다. 1982년 경북대 양승영 교수와 부산대 김항목 교수가 처음 발견하였다. 브라질과 캐나다와 함께 세계 3대 화석 산지다. 공룡유적지로 브론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의 화석이 발견되어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대단히 높아 많은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해안선을 따라가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전경도 감상할 수 있다. 공원 내 해안선에서 보는 촛대바위와 주상절리 병풍바위, 그리고 사량도는 자연이 만든 그야말로 예술품이었다. 특히 덕명 까막끝 해벽에 가려면 물때가 맞아야 바닥에 올라갈 수가 있는데 마침 물때가 맞아 일행들은 보트로 2회 왕복하는 행운을 누렸다. 이곳에는 오랜 세월 동안 침식된 동굴이 하나 있다. 바위가 평면으로 닳아 바닥에는 갑각류 중 따개비, 거북손, 배말(삿갓조개)들이 엉켜있다. 일행은 눈으로 확인하면서 사진 담기에 바빴다. 다음 코스로 고성군 마암면에 있는 몽연 옥윤종(몽연선각갤러리) 대표가 운영하는 공방을 방문했다. 사단법인 각자회 김숙이 초대작가도 우리와 함께 자리를 했다. 전시장에는 희귀 작품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다음은 문수암을 찾았다. 문수암의 절경은 일출이다. 남해안 3대 절경의 하나다. 우리 일행은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찾아보기로 했다. 문수암에서 내려다 본 수태산 보현암 황금 약사여래 대불상이 남해의 한려수도와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하는 모습을 뒤로하고 대구로 돌아왔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4-07

(시민기자 단상)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켜지는가

전쟁 관련 보도를 보다 보면 익숙한 표현이 반복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 마치 전쟁에도 일정한 규칙과 경계가 존재하며, 그것만은 지켜질 것처럼 들린다. 그러나 과연 그러한 선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우리를 안심시키기 위해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한 것인가. 전쟁은 본질적으로는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한 극단적 수단이다. 그러나 민간인을 직접 공격하지 말 것, 불필요하게 잔혹한 무기를 사용하지 말 것, 전쟁을 무제한적으로 확대하지 말 것 같은 선이 있다. 이러한 규범은 단순한 도덕의 산물이 아니라, 전쟁이 인류 전체의 파멸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집단적 자기보존의 장치였다. 역사적으로 돌아보면, 그 선은 언제나 위태로웠다. 20세기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민간인과 군인의 구분을 사실상 무너뜨렸고, 도시 전체가 전장의 대상이 되었다. 이후에도 크고 작은 분쟁 속에서 병원과 학교가 파괴되고, 피난민이 희생되는 장면은 반복되어왔다. 오늘날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의 긴장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진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이 서로 얽힌 이 복잡한 대립 속에서 각국은 “선을 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현대전에서 자주 언급되는 가장 명확한 금기는 핵무기의 사용이다. 이것은 인류 문명 전체의 존속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핵이 사용되는 순간, 전쟁은 더 이상 통제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게 된다. 그래서 핵은 법률적 금지 이전에, 공포와 상호 억제라는 구조 속에서 유지되는 금기로 남아 있다. 그다음 중요한 것은 전쟁의 확전이다. 특정 지역의 충돌이 주변 이해 관계국의 직접 개입으로 이어질 경우, 전쟁은 순식간에 국제적 규모로 확대될 수 있다. 지금의 중동 상황에서 세계가 긴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선’이 명확하게 그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어디까지가 자위이고 어디부터가 침략인지, 어느 수준의 피해가 ‘불가피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언제나 논쟁적이다. 전쟁에서 선을 넘었을 때 돌아오는 비용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핵무기의 사용이 그렇고, 무차별적 학살이 국제적 개입을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전쟁의 규범은 인간의 양심이라기보다, 파국에 대한 계산 위에 서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이 허구에 가깝다고 해서, 그것을 포기하는 순간 전쟁은 아무런 제약도 없는 폭력으로 전락할 것이다. 지금의 국제정세는 그 선이 얼마나 얇고 불안한 것인지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과연 그 선이 존재하느냐가 아니라, 그 선이 무너질 때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되는가. 그 대답은 이미 역사 속에 충분히 기록되어 있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6-04-07

추억을 든든하게 담아오다

벚꽃 투어를 떠났다. 자작자작 봄비가 포근히 내려 천북으로 내려서자, 들도 산도 촉촉했다. 넓은 도로보다 구불거리는 시골길이 벚꽃을 음미하기에 더 안성맞춤이라 천북을 통해 경주로 갔다. 사람들이 몰릴 것 같아서 아침 7시에 나섰다. 암곡으로 들어서니 개나리가 노란 폭포처럼 쏟아졌다. 이른 시간이라 벚꽃 가로수는 오롯이 우리 차지였다. 차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 들으며 가져온 커피를 나눠 마셨다. 차 안이 커피 향으로 가득해 창밖 꽃 풍경이 더 좋았다. 불국사로 오르는 길은 숲 내음까지 더해 즐거운 드라이브였다. 통일전까지 달리는 가로수도 벚꽃의 행렬이었다. 자양댐 벚꽃백리길로 가기 전 점심을 영천에서 먹기로 했다. 막걸리 빚는 희정 언니가 알려준 한정식 맛집으로 경주 톨게이트를 빠져나가 경부고속도로를 거쳐 달렸다. 포도밭이 이어지는 시골길에 ‘영천 농가 맛집 든담’ 간판이 보였다. 주차는 가게 바로 앞에 할 수 있다. 차에서 내리니 건물 뒤에 자두꽃이 환하다. 이런 깊은 곳을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지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맛있는 집은 바람결에도 소문이 나는가 보다. 달려오며 미리 전화로 예약했더니, 앉자마자 음식이 나왔다. 보쌈과 두부 곁에 입맛 돋우는 깻잎무침을 곁들였다. 앞접시에 고기 한 점, 그 위에 깻잎무침 덮어서 청양고추 한 조각까지 올려서 먹었다. 다음 쌈은 김치에 두부를 싸서 먹으니 좋았다. 뒤이어 전이 나왔다. 먹기 좋게 칼집이 얌전하다. 나눠 먹기 좋게 긴 젓가락도 함께다. 작은 배려에 주인장의 센스가 느껴졌다. 비 오는 날 채소전은 국룰인데 말이지. 한정식은 원래 큰 상에 모든 음식이 다 차려지는데 그래서 어떤 찬은 식어서 매력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든담은 금방 무쳐서 방금 튀겨서 따끈하게 구워서 차례로 서빙해 주니 음식의 맛을 더 살려준다. 전을 다 먹었다 싶을 때 나물 반찬이 우르르 쏟아졌다. 시금치, 당근, 도라지가 어우러진 삼색나물, 콩나물과 무나물, 무생채무침은 설명이 없어도 비빔밥용이다. 그 외 유자향을 덧입은 연근, 참깨 한 꼬집 뿌린 방풍나물, 꽈리고추와 도토리묵까지 손이 많이 가는 것 투성이다. 반찬이 많아 뭐부터 먹을까 하는데 팽이버섯 튀김이 쓰윽 비집고 들어왔다. 바삭! 어떻게 이렇게 바삭거릴까, 튀김옷의 비밀이 있나? 집에서 해봐도 이렇게 안 되더라고 함께 간 언니들이 입을 모았다. 반찬이 다 맛있어도 밥이 맛없으면 한정식은 말짱 도루묵이다. 든담은 돌솥에 해서 밥알에 윤기가 흐른다. 밥만 먹어도 맛있다. 밥은 따로 퍼 담고 숭늉을 솥에 부어 후식으로 먹어야겠다. 밥 한술, 함께 나온 청국장 한술, 번갈아 먹으니 냄새가 많이 나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 입에도 잘 맞을 거 같다. 숟가락으로 숭늉 긁어 먹으니 구수하다. 음식을 어느 정도 먹었다 싶을 때 사장님이 직접 매실주스를 들고 오셨다. 직접 담근 매실이라며 소화제니 양껏 마시라고 했다. 농가 맛집을 10년 넘게 운영하면서 더 건강한 맛을 찾아서 사찰음식의 대가인 스님께 새벽같이 기차를 타고 가서 오래 배웠다고 한다. 가게 안 곳곳에 그림이 걸렸다. 누가 그렸나 했더니 매일 장 보러 가는 길에 1시간씩 그림을 그리고 장에 간다고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을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든담’은 이 집에 오는 손님이 음식을 먹고 ‘건강한 음식은 든든하게 몸에 담아가고, 추억과 행복은 마음에 담아 가라’는 사장님의 정성 어린 표현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6

“협회 내 문서 체계 정비, 우선 추진 과제"

서울·대구·경주·울산·예천·김해·안동 등에서 개인전 26회를 개최하고, 각종 공모전에서 대상과 다수의 수상 경력을 쌓아온 최한규 작가. 그는 지난 2월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제21대 지부장에 당선되며 또 하나의 이력을 더했다. 그동안 쉼 없이 이어온 작품 활동과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사무국장으로서 쌓아온 실무 경험은 그의 예술 세계를 더욱 단단하게 다져왔다. 오랜 시간 축적된 노력은 이제 뿌리 깊은 연꽃처럼 한층 깊이 있는 결실로 피어나고 있다.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는 최 지부장은 “지역에서 화가로 살아가며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감을 생각하며 선거에 임했다”고 말했다. 공약을 실행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무엇보다 흩어진 회원들의 마음을 다시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부담이 컸다고 덧붙였다. 취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설렘과 책임감이 반반”이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로 협회 내 문서 체계 정비를 꼽았다. 임기 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문서를 표준화하고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오랜 시간 지역 미술계에서 제기돼 온 경주시립미술관 건립 문제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경주예술학교의 역사와 정체성이 시립미술관의 핵심 축이자 중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술관 건립과 함께 시급한 과제로 연로한 선배 작가들의 작품과 자료를 체계적으로 기록·보존하기 위한 데이터 수집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어 “2026년은 새로운 집행부가 업무를 파악하고 협회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하는 시기”라며 “내년부터는 회원들을 위한 다양한 신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회의 횟수를 늘려 임원진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사업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최 지부장은 올해 기존에 계획된 전시와 공모사업을 중심으로 전시 기회를 보다 내실 있게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주시가 주최하는 ‘신라미술대전’의 전시 공간 확보 문제도 주요 현안으로 언급했다. 올해로 47회째를 맞는 신라미술대전은 경주시가 주최하고 신라미술대전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전국 단위 공모전이다. 그러나 공립미술관 대관 기준이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서, 시 주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전시 기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과거 서라벌문화회관 전시장에서 진행되던 전시가 현재는 공간 용도 변경으로 사용이 어려워지면서 대체 전시 공간 확보 역시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시장 사용 기간이 기존 6주에서 3주로 줄어들면서 인력 부담은 물론 작품 훼손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통상 신라미술대전 이후 같은 장소에서 열리던 경주미술협회 전시는 자진 신청 철회했다. 타 협회와 전시 일정이 겹치는 상황도 고려했지만, 무엇보다 회원 간 단합을 우선시해 전시를 다른 공간으로 유도할 방침이다. 대신 절감된 전시 비용을 활용해 ‘미협인의 날’을 마련하고, 회원들이 교류하며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준비하고 있다. 최 지부장은 “회원 간 단합이 우선돼야 협회의 미래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며 “임기가 끝나는 4년 후에는 회원들이 미술협회에 대한 소속감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공약 중 하나인 서류 대행 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협회 업무가 정상화되면 회원 공지를 통해 대관 신청이나 예술인 패스 등록 등 전산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들을 도울 계획이다. 경주미술협회 회원이자 지역 미술인으로서, 그의 행보가 올 뜨거운 열정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6

저자와 함께 떠난 경주국립박물관

지난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치른 경주는 뒤이어 ‘신라금관특별전’으로 들썩들썩했다. 따로 떨어져 있던 금관이 경주국립박물관에 어렵게 한자리에 모인 특별함 때문이었다. 신라 금관 6개를 모두 본 감동을 되살리려 다시 경주국립박물관으로 향했다. 이날은 특별히 ‘나는 박물관 간다’의 저자 김용호 작가와 인문학 회원들과 함께였다. 경주로 향하는 길, 오후의 봄 햇살은 내 등 뒤에서 포근히 따라왔고 이제 막 피어나려는 벚꽃처럼 신라의 역사가 우리 앞에서 깨어나고 있는 듯했다. 거대한 서사 앞에서 우리는 작아졌고 한편으로는 알면서도 잘 모르는 신라의 역사가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기도 했다. 박물관 입구는 언제나 그렇듯 3대가 함께한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 체험을 하러 온 학생들, 이제 막 버스에서 내린 외국인 무리가 뒤섞여 있다. 막 입구를 통과해 안으로 들어서니 때맞춰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 종소리에 행복해진 우리는 약속 장소인 신라역사관 앞에 모였다. 간단한 설명과 함께 작가는 신라 금관 이야기로 투어의 시작을 알렸다. 신라역사관의 시작은 신라의 연표부터 보는 거였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쳐 버렸는데 작가님 덕분에 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내물왕 때부터 임금의 칭호도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에서 마립간이라 쓰며 신라가 독자적으로 정립해 나갔다. 그리고 온전히 왕권을 갖고 싶었던 염원이 청동을 지나 금관을 탄생하게 했다. 금관을 볼 때면 먼저 화려한 공예 장식이 눈에 들어온다. 화려한 황금 왕관을 마주할 때면 감탄과 동시에 쉽게 발길을 떼지 못하게 하는 금관의 힘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금관과 금제 장식들이 신라의 왕들에겐 권력을 표현하는 확실한 하나의 방법이었을 거다. 금관 최대의 미스테리인 곡옥과 달개, 그 시절 신라 사람들의 세공 기술이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그리고 세움 장식의 나뭇가지 모양이 신단수와 오벨리스크로 이어진다고 작가는 책에서도 말했다. 이 부분이 내게는 새롭게 다가왔다. 기다란 장대 끝에 기러기가 앉은 모양의 솟대도 신단수와 같은 의미라고 한다. 지난 금관전 관람 때는 몰랐던 사실이다. 금관에 나뭇가지 장식을 함으로써 하늘과 신에게 닿고 싶은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강력한 권력의 상징이었을까. 죽어서도 나라를 다스리며 하늘과 신에 기원하고자 금관의 나무가 하늘을 향해 뻗어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마치 죽어서도 왕이 되고 싶었던 대릉원의 무덤처럼. 이제까지 단편적으로 알던 금관에서 한 발짝 나아간 느낌이다. 황금과 유리잔과 구슬이 신라에 있었던 건 북방의 기마민족과 남방 항로를 통한 교류의 흔적이었다 것도 확인했다. 평소에 문화는 교류하는 거라고 알고 있는데 오늘 이야기도 일맥상통한다. 투어를 마치고 질문 시간에 신단수와 오벨리스크에 대해서 다시 물었더니 작가는 신단수를 압축한 게 서양에서는 오벨리스크라고 말했다. 그게 모든 것을 지배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순간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 기념비가 떠 오른다. 중요한 공공장소에 세워진 그 상징성을 알 것 같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두만강과 압록강이 그리 큰 강이 아닌데 우리는 여기에 너무 갇혀 있다고 말했다. 또 역사를 아는 건 나를 아는 것이니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고 덧붙였다. 작가님의 나긋나긋한 설명이 오후 내내 내 귀를 행복하게 했다. 그 목소리가 중학교 때 잘생긴 총각이었던 국사 선생님을 생각나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6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 산책) “문화가 밥 먹여줍니다”

보릿고개 시절엔 시(詩) 한 줄보다 쌀 한 됫박이 절실했으니까요. 그때 음악은 귀만 즐겁게 할 뿐, 배를 달래주진 못했습니다. 그래서 문화는 늘 배부른 뒤에나 찾는 ‘입가심용 디저트’ 취급을 받았습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오히려 거꾸로 묻습니다. “문화 없이 대체 어떻게 먹고 살 거냐?” 이제 밥은 기본이고, 관건은 ‘맛’입니다. 그리고 그 맛을 결정하는 ‘조미료’가 바로 문화입니다. 똑같은 커피라도 편의점 구석에서 마시는 것과 낙동강 노을을 배경으로 마시는 것은 값이 다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커피는 뒷전이고 사진부터 찍느라 바쁩니다. 주인은 속으로 ‘얼른 마시고 한 잔 더 시키지’ 하며 울지만, 겉으로는 ‘인생샷’ 나오라며 조명을 밝힙니다. 이것이 바로 ‘갬성(감성)’이라는 이름의 문화 권력입니다. 이쯤 되면 문화는 장식이 아니라 치열한 생존 전략입니다. 굴뚝 달린 공장도 귀하지만, 사람 마음을 낚아채는 ‘이야기 공장’은 더 무섭습니다. 그 전설 같은 이야기가 펄떡이며 살아있는 곳, 바로 사문진(沙門津)입니다. 사문진이 어떤 곳입니까. 옛날식으로 치면 영남권 최고의 ‘택배 허브’였습니다. 다만 ‘로켓 배송’ 대신 ‘언젠간 가겠지 배송’이 미덕이던 시절이었죠. 그러던 1900년 어느 날, 이 나루터에 괴상한 나무 상자 하나가 상륙합니다. 뚜껑을 열자 딩동댕 소리가 났고, 구경하던 사람들은 혼비백산했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저 통 안에 귀신이 들었나 보다!” 지금 같으면 유튜브 실시간 조회수 100만 회를 찍고도 남을 ‘귀신 들린 상자’ 소동. 그 정체는 바로 이 땅에 처음 들어온 피아노였습니다. “귀신이 아니라 천상의 소리네.” 그 낯선 경이로움이 감동으로 바뀌고, 그 감동이 쌓여 오늘의 ‘사문진 100대 피아노 콘서트’라는 거대한 역사가 되었습니다. 낙동강 황금빛 노을 아래 피아노 100대가 열을 맞춰 앉아있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압권입니다. 100명이 동시에 건반을 두드리면 강물도 숨을 죽이고 공기마저 파르르 떱니다. 공연을 본 한 관람객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고 고백하더군요. 사람을 죽일 듯 감동시키고는 끝내 다시 살려내는 것, 그것이 문화가 부리는 마법입니다. 문화의 진짜 힘은 ‘강력 접착제’ 역할에 있습니다. 생판 남이던 사람들이 같은 선율에 박수를 치는 순간, 우리는 잠시 ‘너’와 ‘나’를 잊고 ‘우리’가 됩니다. 물론 현실은 늘 녹록지 않습니다. 나라 곳간이 비면 늘 문화 예산부터 칼질을 당하곤 합니다. 마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운동도 내일부터”라며 미루는 심산과 비슷하죠. 하지만 문화는 소모되는 ‘비용’이 아니라 수익을 낳는 ‘투자’입니다. 사람이 모이면 돈은 절로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사람이 없는데 경제가 무슨 소용입니까. 문화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가끔 성급한 주인처럼 거위 목을 비틉니다. “야, 너는 왜 오늘 알을 안 낳아? 내일은 곱빼기로 두 개 낳아라!” 거위 입장에선 환장할 노릇입니다. 문화는 재촉한다고 쑥쑥 자라지 않습니다. 묵힐수록 깊어지는 된장처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제 사문진을 중심으로 공연과 먹거리, 관광이 실타래처럼 엮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합니다. 보고, 먹고, 자고, 그러다 보니 정들어서 또 오게 만드는 구조 말입니다. 지갑을 열 ‘기분 좋은 핑계’도 만들어줘야 합니다. 기념품 하나에도 사문진의 사연을 입히고, 음식 하나에도 달성의 색깔을 입혀야 합니다. 그래야 배가 부른데도 “이건 꼭 먹어봐야 해”라며 하나 더 주문하는 ‘매출의 기적’이 일어납니다. 결국 여행은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사연’의 문제입니다. 이야기가 도시를 살리고 감동이 자산이 되는 시대입니다. 누군가 다시 묻는다면 이제는 시원하게 웃으며 답해줍시다. “문화가 밥 먹여주냐고요? 당연하죠! 밥은 고봉밥으로 주고, 반찬에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챙겨줍니다. 잘하면 자다가도 생각나는 인생 단골집까지 예약해 드릴게요!”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05

(이사람) 아내 이름 걸고 세계시장 꿈꾸는 누룽지 외길

한 사람의 사업을 보면 그 사람의 철학이 보인다고 한다. 대구에서 누룽지 제조업체 K-味 푸드를 이끄는 이종규 대표를 만나면, 그의 말과 표정, 그리고 공장 안에 쌓인 누룽지 상자들 속에서 한 가지 마음이 읽힌다. “좋은 먹거리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다. 최근 그는 기존의 S-푸드에서 K-味 푸드로 상호를 바꾸고 새로운 도약에 나섰다. ‘K’는 한국을 뜻하고, ‘味’는 맛이다. 여기에 아내 이름 ‘이미자’의 ‘미’까지 담았다고 한다. 단순한 상호 변경이 아니라, 아내를 향한 마음과 한국 전통 식품의 세계화를 동시에 품은 이름인 셈이다. 이 대표는 “제가 살아가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아내를 편안히 해주는 것이고, 둘째는 저와 인연이 닿은 사람과 함께 잘 사는 길을 찾는 것”이라 했다. 그가 승부를 건 품목은 다름 아닌 누룽지다. 평범해 보이는 먹거리지만 그는 이 누룽지에 큰 가능성을 걸고 있다. “누룽지는 한국 사람 누구에겐 익숙한 음식이지만, 제대로 만들면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전통 식품”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K-味 푸드의 주력 제품은 5분도 황미쌀 누룽지다. 일반 백미보다 쌀눈과 영양 성분이 더 많이 살아 있는 5분도 쌀을 사용해 맛과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원료는 경남 창녕 우포 인근에서 들여온 ‘이삭’을 도정해 별도의 첨가물을 넣지 않은 채 구워낸다. 이 대표는 “쌀은 우리 민족에게 가장 소중한 먹거리 가운데 하나”라며 “좋은 쌀로 제대로 만든 누룽지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건강한 식문화”라고 했다. K-味 푸드의 또 다른 강점은 산패 지연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누룽지는 시간이 지나면 맛과 향이 떨어지고, 보관에도 한계가 따른다. 이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풍미를 오래 유지하면서도 변질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고, 관련 특허도 갖추었다. K-味 푸드는 기본 누룽지 외에도 숭늉용 제품, 선물용 포장 제품, 식혜용 제품 등으로 품목을 넓혀가고 있다. 경남 의령 출신인 그는 젊은 시절에는 교통사고로 시력 장애를 안은 아픔도 겪었으나 굴하지 않았다. 그는 커피 재료 사업으로 한때는 6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경영인이었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그를 두고 “한 번 마음먹으면 끝을 보는 사람”이라 말한다. 실제로 그는 커피 사업에서 쌓은 유통 경험과 인맥, 현장 감각을 바탕으로 이제는 누룽지 산업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의 시선은 이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를 향하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고, 실제로 제품 문의도 들어온다고 한다. 이 대표는 “지금 세계는 K-푸드에 주목하고 있다”며 “김이나 라면만이 아니라 누룽지처럼 한국의 생활과 정서가 담긴 전통 식품도 충분히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좋은 제품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하는 이들에게도 희망이 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4-05

상덕사 문우관을 찾아서

지하철 1호선 반월당역에 내려서 옛날 적십자병원 쪽 출구로 나가서 동부교육청 조금 못 미친 네거리에서 서쪽으로 100m 쯤 가면 도로명 주소로 대구시 중구 문우관길 13에 상덕사(尙德祠)가 있다. 1682년 세워진 상덕사는 조선 현종 때 경상도 관찰사 이숙과 영조 때의 경상도 관찰사 유척기의 선정을 기리는 사당이다. 원래는 현 대구시청 주차장 부지에 자리하고 있었다. 상덕사 이름은 우암 송시열이 짓고 편액은 죽천 김진규가 썼다고 전한다. 1826년에 경상감사 조인영이 상덕사 뜰에 이숙과 유척기의 사적을 새긴 상덕사 비를 세우고 매년 음력 9월 9일 비 앞에서 제를 지냈다. 상덕사 입구 맞배지붕 협문에는 진덕문이란 편액이 걸려 있다. 이 편액은 석재 서병오의 스승이었던 서석지의 아들 중산 서경순의 글씨로 문우관이 건립될 때 쓴 것이라 한다. 담장이 높지 않아서 마당과 건물을 넘어다보고 있는데 문을 여는 선비가 있어 안으로 들어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진덕문을 들어서 왼쪽의 건물이 문우관이고 정면으로 보이는 건물이 상덕사 비각(碑閣)이다. 현재 문우관에서는 30여명이 모여 일주일에 한번씩 한문 공부를 한다고 한다. 문우관은 1918년 채헌식, 구달서 등이 건립한 강회소다. 을사늑약 이후에 일제가 공교육을 실시하자 민족의 전통을 회복하고 강학과 후진 양성을 위해 선비들이 모여 지은 공부방이다. 문우관 방 벽에는 ‘이문회우 이우보인’ 이라고 쓴 액자가 걸려 있는데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증자의 말로 ‘문으로써 친구를 사귀고, 친구와 더불어 인을 도모한다‘는 뜻이다. 이 글을 따서 문우관으로 이름 지었다 한다. 이 글씨는 서병오의 제자이며 영남서화 회장을 지낸 주병환이 1976년 설날에 문우관에 걸기 위해 쓴 글이다. 문우관은 지금도 향사와 강학이 이어지고 있다. 문우관의 뿌리는 낙육재와 이어져 있는데, 낙육재는 1721년 경상도 관찰사 조태억이 설립한 대구의 첫 관립 도서관이자 지방 국립대의 효시다. 당시 향교와 서원이 있었으나, 도 단위의 인재를 선발한 것은 낙육재가 처음이었다. 선발된 경상도 지역의 유능한 선비들이 함께 기숙하며 엄격한 학칙 아래 학문 연구에 몰두했다. 장서각과 예산을 조달하는 학전도 있었다. 문우관 끝 오른쪽에 상덕사 비각이 있다. 상덕사는 1910년 일본인들이 대구시청의 전신인 지금의 청사를 지으면서 사라지고, 비와 비각만이 1909년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상덕사 비각이라는 편액이 걸린 건물은 사각의 화강석 기단 위에 세 칸 규모의 원주를 세우고, 맞배지붕을 올려 비교적 고풍을 간직한 모습의 건물이다. 옻색의 문과 붉은색의 촘촘한 살대 속에 상덕사비와 이숙의 선정비, 유척기의 영세불망비 2기 고종 때의 도순찰사 이호준의 불망비 등 5기의 비가 모셔져 있다. 지금도 매년 9월 9일 중양절에 이숙과 유척기의 유덕을 기리는 향사를 문우관에서 봉행한다. 시민기자가 상덕사를 찾은 이날, 대구문화유산지킴회 회원 10여 명도 동행해 현장을 둘러보며 설명을 듣고 이야기를 나눴다. 문화유산지킴회 강춘화 씨는 “이처럼 소중한 유산이 너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물려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4-05

대구예술발전소 특별전 ‘꼬레아의 힙’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문화예술본부에서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는 2026년 첫 특별기획전시 ‘꼬레아 힙!(KOREA HIP!)’을 지난달 4일 시작해 이달 19일까지 개최한다. ‘꼬레아 힙’은 우리나라의 K-팝·패션·디지털 콘텐츠·스트리트 문화 등으로 대표되는 ‘K-유행’이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닌 과거의 예술과 우리의 생활문화가 오늘의 감각 속에서 새롭게 형성된 문화 예술적 흐름으로 바라보고자 기획됐다. 문화예술본부 이성민 팀장은 “이번 전시는 전통적 미감과 근현대 시각문화, 동시대 디지털·스트리트 감성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힙함’이 형성되고 예술로 다시 생산되는 과정을 제시하여 익숙한 문화적 이미지가 새로운 감각으로 재창작되어 미래의 문화로 확장되는 순환 구조를 전시 경험 속에서 드러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는 곽기쁨, 김선재, 김은진, 김현정, 배문경, 장우석, 조세민, 한효진 8인이다. 회화·설치·오브제·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한국의 일상과 이미지, 도시적 감각을 동적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이들은 ‘꼬레아 힙’이라는 키워드를 각자의 작업 방식과 감각으로 확장했다. 참여 작가들은 자기의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곽기쁨 작가는 향 반죽·밀랍·감온안료 등 소멸하는 재료로 문장을 빚어 텍스트가 연소·용해·해체되는 과정을 통해 ‘읽는 언어’가 ‘보고 만지는 감각’으로 전환되는 순간을 실험한다. 김선재 작가는 게임·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가상현실 ‘Over World’라는 세계관을 구축해 현실 공간에서 회화, 조각 작품으로 풀었다. 김은진 작가는 자개의 빛을 회화의 물성으로 끌어들여 인간군상과 상상 속 존재들이 뒤섞인 입체적 풍경을 그려냈고, 김현정 작가는 ‘내숭’을 주제로, 고상함과 비밀스러움에서 착안한 한복 차림의 인물을 통해 격식을 차리지 않은 일상의 모습을 ‘내숭 이야기’ 시리즈로 표현하기 위해 특유의 한지 콜라주 기법을 활용해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21세기 풍속도를 그리려고 했다. 배문경 작가는 민화·십장생 이미지를 입체 설치로 구현하고 프로젝션 맵핑을 결합해 ‘이상한 나라의 민화 이야기’를 시간과 계절이 흐르는 몰입형 공간을 만들었으며, 장우석 작가는 지역을 직접 걷고 관찰한 기록을 회화·사진·영상으로 남겨 미니어처 부조 설치로 구성해 동시대 군상과 관계의 구조를 작품으로 표현했다. 조세민 작가는 팝적 캐릭터와 동북아 전통 이미지를 변용한 토테미즘적, 애니미즘적 오브젝트로 유희적 가상공간을 구축해 선악·미추 등 판단의 경계를 흐리고 삶의 모순에서 벗어나는 감각을 제시하고 있다. 한효진 작가는 한국의 ‘콜라텍’ 춤 문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통제와 편견을 넘어 몸으로 현재를 증명하는 노년의 리듬과 연결의 풍경을 사진, 영상 작품으로 소개하려 했다. 전시기간 동안 1층과 3층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퓨전 공연과 전시 참여 작가가 함께하는 체험행사 등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4-05

신인 작가들의 ‘문학과 미술의 만남’ 행사 가져

문장인문학회(대표 장호병)는 지난달 28일 신인 작가들 상호 간의 친목 교류와 문학적 감수성 고양을 위해 ‘문학과 미술의 만남’ 행사를 실시하였다. 문장인문학회는 계간 ‘문장’을 활성화하고 저변 확대를 위해 결성된 중견 문학단체다. 이번 신인 작가들의 봄 투어는 당일 오전 10시에 대구간송미술관에서 단체 기념사진 촬영으로부터 시작하였다. 다음으로 미술관 내부로 들어가 신윤복의 미인도 AI, 장승업의 삼인문년(三人問年) 전시를 둘러보고 11시부터 20분간 미술관 전문해설사로부터 간송 전형필과 소장 작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미술관 관람을 마치고 달성군 가창면 소재 ‘고향칼국수집’으로 이동하여 옻닭 삼계탕과 치자 밥을 먹고 자기소개와 자신의 문학 활동 및 앞으로의 계획에 대하여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각자 다양한 형태의 문학 입문 동기와 현재까지의 활동, 장차 작가로서의 포부 등을 나름대로 자세하게 발표하여 박수 갈채를 받았다. 장호병 문장인문학회 대표는 문학인으로서 유머스럽고 멋진 표현을 연출하기도 하였다. ‘맛남은 만남’이라고 전제하면서 만남을 통하여 맛난 창작활동에 신선한 자극을 공유하는 기회를 얻기 바란다고 주문하였다. 동석한 본회의 주간, 김석 시인은 “여러분들이 발표하는 작품 수준이 좋아지면 문장의 위상도 자동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다. 우리 함께 훌륭한 잡지 ‘문장’을 만들어 가자”라고 당부했다. 멀리 서울에서 참가한 김국현 시인은 ‘문장’이 문청 시절, 문학의 고향처럼 푸근하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고 회고하고, 이영옥 문장 편집위원은 연재 중인 ‘그림 속 비밀을 찾아서’의 모티브를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털어놓았다. 식사를 마치고 오후에는 수성구 청호로에 위치한 국립대구박물관을 관람하였다. 회원들은 삼삼오오 뒷뜰에 특별 전시된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석조물을 감상하며 봄꽃 속에서 문정을 나누는 귀한 시간을 가졌다. 윤일환 신인 작가는 “오늘 이 행사가 꽃들이 만개한 아름다운 봄날에 선배, 동료 문학 동호인들과 함께하니 너무 즐겁고 행복하였으며 앞으로 선배들의 뒤를 이어 문장인문학회를 빛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4-01

꽃피는 봄날, 삼대가 함께 웃는 윷놀이 한 판

멍석 깔린 앞마당에서 한바탕 윷놀이가 펼쳐진다.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한 봄 햇살 아래, 다섯 살배기 아이부터 일흔을 훌쩍 넘긴 어른까지, 집안 식구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세 세대가 한자리에 둘러앉으니 그 자체로도 한 폭의 풍경이다. 조용하던 시골 동네에 사람 사는 소리가 봄바람을 탄다. “나도, 나도” 다섯 살배기 고사리 손에 굵은 윷가락이 버겁다. 결국 두 개씩 두 번에 나눠 던진다. 결과는 ‘모’. “모다! 모다!” 어른들의 함성이 터지고, 아이는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다가도 한 번 더 던지라는 말에 금세 의기양양해진다. 작은 손에서 시작된 놀이가 온 마당의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린다. 마당 한편에는 매화와 살구꽃이 흐드러지고, 다른 한편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이 차려진다. 새우를 넣은 오리불고기와 참가자미 회국수에 떡볶이와 각종 김치, 과일과 술까지 더해지니 그 자체로 잔치 분위기다. 올해는 칠순을 맞은 어른을 위한 축하 자리도 함께 마련됐다. 이날은 해마다 꽃피는 삼월에 열리는 집안 모임, 화수회(花樹會)가 있는 날이다. 한때는 백 명 넘게 모이던 자리였지만, 이제는 직계 가족이 모인 삼대가 자리를 채운다. 규모는 줄었어도 정은 외려 더 두텁다. 요즘 세대에게 화수회라는 이름은 다소 낯설다. 그러나 그 뿌리는 깊다. 집안의 결속을 다지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자손들의 삶의 도리를 전하기 위해 이어져 온 전통적인 모임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흩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특히 생활 방식이 다른 젊은 세대의 참여는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화수(花樹)는 ‘꽃나무’라는 뜻을 지닌다. 그 유래 또한 흥미롭다.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 당나라 시절, 위씨 집안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 아버지가 남긴 땅을 두고 아들들이 서로 사양하다 보니, 결국 그 땅은 경작되지 못한 채 비어 있게 되었고, 시간이 흐르자 그곳에는 자연스럽게 꽃나무(박태기나무)가 무성하게 자란다. 이를 본 집안사람들이 그 아래 모여 즐기며 화목을 다졌다고 한다. 욕심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오히려 더 큰 기쁨이 피어난 셈이다. 윷놀이는 그 중심에 있다. 단순한 놀이 같지만 그 안에는 묘한 긴장감과 웃음이 함께한다. 한 번의 던짐에 희비가 엇갈리고 팀을 나눠 응원하다 보면 금세 한마음이 된다. 결과가 좋으면 환호가 터지고 좋지 않아도 웃음으로 넘긴다. 이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세대 간의 벽은 허물어진다. 어른들의 덕담은 변함이 없다. “건강이 최고다” “서로 아끼며 살아라”. 단순한 인사 같지만 오랜 삶에서 우러난 당부다. 아이들이 지금은 그 의미를 다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따뜻한 그 목소리와 분위기는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 그리고 언젠가 어른이 되었을 때, 같은 말을 건네게 될지도 모른다. 해가 기울 무렵, 음식은 거의 비워지고 웃음소리는 한결 잦아들지만 마음은 오히려 더 채워진 느낌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꽃은 피었고, 또 한 번 윷가락은 힘차게 하늘로 날아올랐다. 제례 문화가 점차 사라져 가듯 화수회 또한 기성세대를 끝으로 희미해질지 모른다. 이런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가족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시간이 된다. 함께했던 하루의 온기가 각자의 삶으로 이어져, 이 작은 전통이 오래 남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어머님의 봄은 방안에 머물고

마루에 털썩 앉았다. “저기, 진달래”라는 남편의 말에 시선을 돌린다. 마당 한쪽 마른 가지 끝 진홍빛, 남편은 시답잖은 나의 표정에 실망하는 눈치다. 일주일 전 방촌마을 강둑에 피기 시작하던 벚꽃과 개나리를 보고도 그저 ‘아, 봄이네’라며 스쳤다. 강물의 반짝이는 윤슬과 연두색 버들가지에 잠깐 가슴이 뛰기도 했지만, 그게 다였다. 마음 한쪽이 꽉 막힌 듯 답답하다. 올봄, 나의 세상은 온통 회색이다. “어무이는 좀 어떻더노?” 남편의 물음에 “여전하시지. 안 드시려는 걸 겨우 계란찜을 해드렸더니 겨우 몇 술 뜨셨어.”라고 대답했다. 대구에 다녀오겠다고 했더니 어머님은 “나는 우짜노, 이제 나는 우짜노···.”라고 넋두리를 했다. 그 말이 가시처럼 마음에 박혔다. 빨리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방을 나왔다. 어머님이 병원에서 집으로 오신 지 3주째다. 손목뼈 골절로 병원 문을 두드린 지는 한 달이다. 요양병원에서 옆 침대 환자들이 실려 나가는 것을 보며, 당신도 저들과 같이 될까 두려워 집으로 오겠다고 고집을 피우셨다. 시골집엔 아주버님과 조카, 남편까지 남자뿐이라 병간호가 막막했다. 다행히 요양보호사님이 평일에 세 시간씩 도와주시지만, 저녁 시간과 주말은 오롯이 가족의 몫이다. 4월부터 나가기로 했던 직장도 포기했다. 농사일에 부엌일로 지쳐가는 남편을 외면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누군가의 손길 없이는 돌아눕지도 못하는 어머님을 두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앞으로는 시골집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기로 했다. 누워 지내는 어머님의 몸은 물먹은 나무처럼 무겁다. 하루에 두 번, 요양보호사님과 내가 번갈아 가며 어머님의 뒤처리를 해드린다. 아직 정신이 맑으신 어머님은 당신의 치부를 아들들에게 보이지 못하신다. 내가 대구에 머무는 날엔 불편함을 견디며 하루 한 번의 처치로 버티셔야 한다. 그 고단한 기다림 탓일까, 어머님의 살결에 붉은 욕창이 돋기 시작했다. 더 심해지면 패혈증까지 올 수 있다는데, 마음이 타들어 간다. 어머님은 4남 2녀를 두셨다. 며느리가 넷에 사위가 둘이다. 지금 어머님 곁을 지키는 자식은 둘뿐이고, 며느리는 나 혼자다. 조카와 질녀, 큰딸이 가끔 다녀가며 손을 보태지만, 나머지 형제들은 병원 문안 이후로 소식이 없다. 서운함이 불쑥 치밀다가도 이것이 요즈음의 현실인가 싶어 입술을 깨문다. 집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이 드문 세상이다. 시설이 더 나으리라 생각하지만, 어머님은 병원 이야기만 나오면 완강히 고개를 저으신다. 자식의 손길이 닿는 집이 어머님에겐 끝까지 지키고 싶은 안식처인 모양이다. 잠시 대구에 나왔지만, 마음은 이미 청송의 방 한구석에 가 있다. 어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며 활짝 핀 벚꽃 아래 잠시 멈춰 섰다. 모든 것이 시들하게 느껴지는 올봄이지만,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꽃잎이라도 눈에 담아보려 애쓴다. 바깥출입 한 번 못 하시는 어머님을 생각하면 이 사소한 꽃구경조차 죄스럽지만, 이렇게라도 우울한 기분을 달래야 다시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방법이 최선일까. 어머님의 내일에 정말 희망은 없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걱정을 접고, 내일 청송에 갈 때는 노란 후리지아 한 다발을 사기로 마음먹는다. 향기 없는 진달래 대신, 방 안 가득 봄의 냄새를 채워드리고 싶다. 어머님의 마음에 핀 욕창이 그 향기에 조금이라도 아물 수 있다면, 나의 회색빛 봄에도 노란 물감 한 방울이 번져갈지도 모르겠다. /손정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영화계의 어린왕자, ‘인턴’

3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3월 30일, 대구 서구문화회관에서 영화 ‘인턴’이 상영됐다. 서구문화회관에서는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달 마지막 월요일 저녁, ‘리마인드 명화산책’이라는 이름으로 무료 영화 상영을 진행하고 있다. 이 시간 지역주민들은 숨가쁘게 달려온 한달을 여유롭게 마무리하는 기회를 얻는다. ‘30세 CEO와 70세 인턴의 이야기.’ 얼핏 보면 가볍고 익숙한 설정처럼 보인다.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다룬 듯 하지만, ‘인턴’은 이런 표면적인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세대와 직급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인간다움’을 잔잔하고도 깊이 있게 전한다. 주인공 벤은 우연히 신문에서 ‘노인 인턴’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한다. 은퇴 이후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친구들의 장례식장에 가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삶 속에서 그는 다시 출발선 앞에 선다. 벤의 시간은 늘 천천히 흐른다. 말투도, 걸음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도 여유롭고 단정하다. 반면 그가 인턴으로 들어간 회사의 CEO 줄스는 완전히 다른 속도로 살아간다.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그녀는 늘 무언가를 놓칠까 봐 전전긍긍 살아간다. 사무실에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도 업무를 이어가며, 하루의 끝에서도 노트북을 놓지 못한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우리는 흔히 갈등이나 충돌을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영화는 그 예상에서 한 발짝 비켜선다. 벤은 줄스를 바꾸려 하지 않고, 줄스 역시 벤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배우려 하지 않는다. 대신 두 사람은 서로의 삶을 조용히 바라보고, 이해하고, 조금씩 스며든다. 그런 과정은 눈에 띄게 극적이지도 빠르지도 않게 흘러간다. 줄스가 벤에게 익숙해질수록 누구에게도 가지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끼고 믿을만한 대상으로 의지하게 된다. 이 영화를 처음 봤던 20대에는 솔직히 그 감정들이 크게 와닿지 않았다. 그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고민하고 부딪혀보니 영화 속 인물들의 선택과 감정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특히 줄스가 겪는 갈등은 깊이 공감되는 지점이었다.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 완벽하게 해내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그리고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불안과 상처까지. 그 모든 감정이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마주할 수 있는 나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후반부, 남편과의 갈등이 극에 달했다가 다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화해하는 장면은 오래 여운으로 남는다. 무너질 것 같았던 관계가 다시 이어지는 순간, 단순한 용서를 넘어서는 감정들이 느껴졌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다시 손을 내밀고 그 손을 잡을 수 있는 용기, 그 장면을 보며 참고있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영화를 처음봤던 그 순간에는 그저 지나치던 장면이, 이제는 마음 깊은 곳을 건드린다. 영화는 극적인 장면 없이, 줄스가 벤에게 이야기를 채 전하기도 전에 끝난다. 그래서 여운이 더욱 크게 남았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며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바꾸는 힘이 아니라, 서로의 속도를 이해하고 함께 걸어갈 수 있는 마음이라는 것을, ‘인턴’은 마지막까지 조용히 전하고 있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6-04-01

금화복지재단-대구문학관 업무협약 체결

금화복지재단(이사장 신경용)과 대구문학관(관장 하청호)은 1일 지역 내 문학교육 확대 및 문화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상호 연계하고 활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문학교실 운영 ▲전문 강사 및 인력 파견 ▲작품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동 추진하여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설 계획이다. 특히 금화복지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비원노인복지관(관장 이충희)은 대구문학관의 특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정서적 안정과 인지기능 유지, 나아가 풍성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경용 금화복지재단 이사장은 “어르신들이 문학을 통해 삶을 성찰하고 치유하며, 공동체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길 바란다”며 “문학을 노인 복지에 깊이 있게 접목하는 시도는 향후 노인복지관의 새로운 운영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청호 대구문학관장은 “문학은 사람을 이해하고 삶을 깊게 만들며 세상을 바꾸는 힘을 지니고 있다”며 “지역 고유의 삶이 투영된 대구문학이 복지와 만나 더욱 건강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4-01

옛풍류 속에 피어난 전통문화 화전대회

지난달 28일, 대구시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한천서원에서는 (사)한국인성예절교육원(원장 임귀희)이 주최한 ‘제8회 화전대회와 상춘 놀이'가 열렸다. 봄기운이 완연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우리 전통문화의 정수와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뜻깊은 자리였다. 화전놀이는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널리 이어져 온 세시풍속으로, 음력 3월 3일 삼짇날에 행해지던 봄맞이 풍류다. 평소 집안에 머물러야 했던 아낙네들이 이날만큼은 시어른과 남편의 허락을 받고 들과 산으로 나가 진달래꽃을 따 화전을 부치고, 시를 짓고 노래하며 정을 나누었다. 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조화를 이루는 전통적 삶의 방식이었다. 이날 행사 역시 그러한 정신을 충실히 계승했다. 장명숙 국장의 사회로 시작된 개회식은 임귀희 원장의 개회사와 김상달 시민교육연합 이사장의 축사로 이어지면서 전통문화 계승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웠다. 이어 본격적인 화전 경연에서는 총 6개 팀이 참여해 각자의 개성과 솜씨를 발휘했다. 참가자들은 진달래를 비롯한 다양한 꽃을 활용해 화전을 만들며, 마치 수를 놓듯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을 완성해냈다. 심사는 팀 구성의 조화, 음식의 맛, 그리고 시각적 아름다움을 기준으로 엄정하게 이루어졌다. 이정숙, 조선애, 이동명 선생이 그 역할을 맡았다. 경연의 긴장감 속에서도 행사장은 문화적 향기로 가득 찼다. 심사 시간동안 내방가사 문학회(회장 권숙희) 회원들이 ‘동락 화수가’를 낭독하며 전통 문학의 깊이를 더했고, ‘한천서원 화전가(유정자)’와 ‘노송정 방문기(박순임)’ 등의 낭독은 관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현장에서 내방가사를 배우고자 하는 신청자가 이어진 것은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수상 결과 역시 의미를 더했다. 대상은 설중매팀이 차지했으며, 금상은 백목련팀, 은상은 개나리팀, 동상은 민들레팀이 각각 수상했다. 또한 수선화팀과 진달래팀이 장려상을 받으며 모든 참가자들이 고르게 기량을 인정받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화전놀이에 동참한 이들의 모습은 우리 문화가 국경을 넘어 공감과 감동을 전할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살아 숨 쉬며 새로운 의미를 창출해낸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한다. 행사의 마지막은 한마음 놀이로 장식되었다. 참가자들이 원을 그리며 앞소리와 ‘아리랑’을 함께 부르며 흥과 정을 나누는 장면은 그 자체로 한 폭의 풍속화와 같았다. 화전대회는 단순한 민속의 재현이 아니다. 그것은 문명의 속도 속에서 잃어버렸던 인간의 온기, 자연과의 교감을 회복하려는 소리 없는 외침이다. 진달래꽃 한 송이가 지닌 의미, 그것은 바로 ‘함께함’의 미학이다. 삼짇날의 풍류가 다시금 세대를 넘어 피어나며, 우리는 문화의 뿌리를 잊지 않는 삶의 품격을 배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31

‘내마음의 십자가’란 이름으로 9번째 사진전 개최

사진작가 장영규씨는 수많은 사진물의 대상 가운데 십자가를 주제로 선택한 개성있는 작가다. 2009년 취미로 처음 시작한 사진 촬영이 시간이 흐르면서 공부가 되고, 어느덧 작가의 경지에 들어섰다. 어느 날 그는 사진작가로서 가야 할 길의 선택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고 한다. 사진작가들의 주제 선택은 단순히 무엇을 찍을지라는 생각보다 그 대상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를 담아야 하기 때문에 주제 선택과정이 매우 신중하다. 작가의 작품에 따라 작가가 주 대상으로 삼는 소재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이는 고목나무를, 어떤 이는 산을 잘 찍는 작가라는 별도의 이름이 붙어 다니는 데는 이런 연유가 있다. 강 작가는 신앙인으로서 자연스레 신앙과 관련된 주제를 찾다가 ‘내 마음의 십자가’를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십자가를 주제로 삼기로 한 날, 그는 한 골목길에서 온통 십자가가 가득 찬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장 작가는 “사물을 관찰하면서 자신이 의도한 것을 발견했을 때 발견한 그것을 사진기호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이 작품”이라며 “사진은 발견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장 작가는 “십자가의 고난과 희생, 은혜 그리고 부활의 기쁨과 생명까지 그 느낌을 작품에 표현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의 마음의 십자가 작품은 내면의 소리를 사진 기호로 표현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그는 2015년 ‘안셀 아담스전-나도 안셀이야’에서 ‘반영의 미’를 시작으로 2016년 '부산국제사진페어’와 2018년 ‘평택포토페어’, 2022년 ‘대구사진페스티벌’, 2023년 ‘대구사진비엔날레’ 등 많은 무대에서 작품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3월 24일부터 29일까지 범어대성당 드망즈갤러리에서 ‘내 마음의 십자가’ 전시회를 가졌다. 사진비평가 진동선은 “장 작가는 일상의 사물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십자가를 표현했다”며 “그것을 마음의 십자가라 이름하였다”고 말하고 그의 작품은 “사소한 것에서 큰 의미를 발생하는 매력적 요소가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3-31

아름다운 남쪽 바다 광양만서 현장체험

대구예술대학교 시니어아카데미(학장 김태호)는 올해 봄 학기 첫 현장학습을 섬진강과 남해가 만나는 광양만을 다녀왔다. ‘신나고 행복한 시니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화창한 봄날을 맞이하여 남해로 향하는 노신사 학생들의 얼굴엔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번 현장학습은 광양만의 자연환경을 체험하고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내려가는 길에 먼저 사천휴게소에서 팬텀기를 관람했다. F-4D 팬텀기로 1969년 한국 공군이 처음으로 보유한 기종인데 2010년에 퇴역했다고 한다. 대구를 출발한 지 3시간 만에 전남 광양에 도착했다. 맨 먼저 도착한 곳은 첫 번째 학습지 배알도다. 차에서 내려 바라다보는 배알도는 조그만 섬으로 탁 트인 바다 위에 펼쳐지는 풍경이 명성 그대로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별 헤는 다리를 건너니 아래쪽에 배알도라고 커다랗게 쓰인 입간판이 한눈에 들어왔다. 배알도란 이름은 해수욕장 건너편 망덕산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 붙여졌다고 하는 설과 바닥에서 보면 높은 곳에 위치하여 하늘의 임금님 천제를 배알하는 모습에서 붙여졌다는 설이 있다고 한다. 배알도 양쪽에는 별 헤는 다리와 해맞이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다리 이름으로 보아 밤하늘의 별빛을 감상하기에 적합한 장소이며, 연초에는 해맞이 장소가 된다는 뜻일 것으로 짐작이 갔다. 사방에 펼쳐지는 바다와 강은 어느 쪽이 남해인지 섬진강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하였다. 해맞이다리 건너 수변공원 뒤쪽으로 멀리 광양제철의 모습도 보였다.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배알도 견학을 마치고 다음 학습 코스인 광양 매화마을로 향했다. 커다란 산비탈에 있는 마을은 엄청 넓었다. 언덕길을 오르기 전에 강변에 잘 가꿔진 공원에서 삼삼오오 반별로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다. 광양 매화마을은 30만평으로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산비탈에 위치하였으며 수십만 그루가 봄이 되면 일제히 하얗게 피어 마을 전체가 온통 꽃밭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길이 너무 가팔라서 그 옛날 이곳에서 산 주민들은 얼마나 어렵게 살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매년 2월부터 3월까지 매화 축제가 열려 올해로 26회째다. 전국에서 100만 명이 되는 관광객이 모여든다고 하니 놀랍기도 했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명소인 홍쌍리 명인의 청매실농원을 찾았다. 전망대를 오르니 매화마을 전체와 섬진강이 내려다보이고 멀리 하동군이 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았다. 영화 ‘취화선’, ‘천년 학’ 등의 촬영지라고 한다. 마을 전체가 매화꽃으로 뒤덮여 이곳이 무릉도원 같다는 학생도 있었다. 이신생 수요대 학생회장은 “남쪽 바다에 위치한 전라도 광양 지역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름조차 생소한 배알도의 아름다운 모습과 전래, 수십만 평의 광활한 꽃 천지인 아름다운 매화 마을을 직접 답사하여 큰 힐링이 되었고 지역의 역사를 배울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최종식 시민기자

2026-03-31

(시민기자 단상) 삶의 가치, 인간의 존엄사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존엄한 존재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그러나 그 순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과 사회의 성숙도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존엄사는 단순히 죽음을 앞당기거나 연장하지 않는 문제를 넘어,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다 인간답게 떠날 권리를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존엄은 젊고 건강할 때만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져야 할 가치이다. 그러나 현대 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인간은 때로 생명을 연장할 수는 있어도 삶의 의미와 품위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이때 우리 사회가 깊이 고민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가 바로 ‘존엄사’다. 존엄사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선택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존엄을 끝까지 지키려는 성찰에서 출발한다. 회복의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오직 기계와 의료기술에 의존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과연 인간다운 삶인가에 대한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의식과 삶의 의미가 사라진 상태에서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계속하는 것은 당사자와 가족 모두에게 깊은 고통을 남기기도 한다. 따라서 존엄사는 ‘죽음을 선택하는 문제’라기보다 ‘어떻게 인간답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인간의 생명은 무엇보다 소중하지만, 그 생명이 단지 시간의 연장만으로 설명될 수는 없다. 삶에는 품위와 의미가 있으며, 인간은 자신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성찰할 권리 또한 지닌다. 물론 존엄사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생명의 가치는 결코 가볍게 판단될 수 없으며, 의료적·법적·윤리적 기준이 분명하게 마련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환자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하고, 가족과 의료진, 사회가 함께 깊이 고민하며 결정해야 할 문제이다. 존엄사를 논의하는 이유도 결국 인간의 생명을 다시 생각하고 인간의 존엄을 더욱 깊이 존중하기 위함이다. 삶의 시작이 축복받아야 하듯이 삶의 마지막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이 지켜지는 마지막 과정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존엄사는 생명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마지막 순간까지 존중받아야 한다는 깊은 성찰에서 비롯된 사회적 약속이다. 우리 사회가 존엄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단지 죽음의 방식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우리가 서로의 마지막을 존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인간의 존엄은 삶의 시작에서 끝까지 온전히 이어질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31

화끈한 매운맛으로 스트레스 확~맵고수들 다 모여라

긴 여행의 후유증은 여러 개다. 갱년기 증상으로 불면증이 있는데 시차 적응까지 하려니 내내 잠을 설쳤다. 두 번째로 입이 짧은 탓에 여행 내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배가 고플 때마다 과자와 사탕으로 버텼다. 열흘이나 하얀 쌀밥 구경 못하니 위에 탈이 났다. 그럴수록 매운맛이 당겼다. 경주 안강읍에 불맛으로 20년 넘게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이 있다고 했다. 오전 일정을 함께 한 문숙씨에게 소개하니 좋아했다. 닭날개 먹으러 영양까지 다니러 갈 정도라고 오늘 당장 가보자며 웃었다. 네이버에 검색하니 안강제일초등학교 근처였다. 점심부터 화끈한 불향 생각에 침이 고였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찾아가니 이런, 문이 닫혔다. 다시 검색하니 영업시간이 오후 5시부터였다. 소식 듣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허겁지겁 달려오며 시간도 확인하지 않은 탓이었다. 하는 수 없이 바로 옆 가게에서 옹심이를 팔기에 무작정 들어가 시켰더니 나쁘지 않았다. 안강은 동네 장사라 대부분 어느 수준 이상의 맛을 자랑했다. 남편과 따로 주말 저녁에 다시 찾았다. 가게 바로 앞에 주차하니 문 열기까지 20분이 남아서 안강성당에 환하게 밝힌 목련도 보고, 가로수에 막 꽃문을 열기 시작한 벚꽃도 보다가 몇 걸음 가니 칠평도서관이 있었다. 형산강으로 흘러가는 지류의 이름이 칠평천이라 도서관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는 사이 5시가 되어 가게로 가니 첫 손님이었다. 그런데 불날개 1인분과 뼈 없는 닭발 1인분을 주문 넣으니 30분 기다려야 음식이 나온다고 했다. 미리 전화로 우리보다 먼저 시킨 곳이 밀려있었다. 가게 안에 손님은 우리뿐이었지만 불판에 석쇠를 뒤집는 사장님은 전화기에 불부터 꺼야 할 정도로 주문이 많았다. 쉴 새 없이 벨이 울렸다.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며 양배추샐러드와 치킨 무와 수저를 내왔다. 남편은 그것만으로도 맥주 한 병을 해치웠다. 포장한 음식이 쌓이자 가지러 오는 퀵서비스 아저씨들이 들락거렸다. 오래 기다리는 우리가 안쓰러운지 계란탕 뚝배기를 서비스로 슬쩍 건넸다. 아, 5시에 문을 열지만 그 전에 미리 전화로 주문하고 와야 하는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줄이 길었다. 한참 후 닭날개와 닭발이 불향을 덧입고 우리 탁자에 놓였다. 손으로 들고 뜯으라고 비닐장갑도 함께 내려놓았다. 한 입 뜯자, 입술이 화끈거렸다. 저기요, 쿨피스 하나요! 자두와 파인애플 중에 무슨 맛으로 드릴까요? 자두맛 주세요. 불날개 한입에 쿨피스 한 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도 자꾸만 손이 가는 맛이었다. 남편은 매운맛을 핑계로 혼자 세 병의 맥주를 들이켰다. 메뉴판에 있는 마늘닭도 맛볼까 하다가 집에 있는 아들 주려고 불날개와 닭발 1인분씩 따로 포장해 달라고 우리 음식이 나오기 전 부탁드렸다. 다 먹고 시키면 또 얼마를 기다려야 할지 몰라서다. 술을 안 먹는 나로서는 밥이 없는 게 조금 아쉬웠다. 어쩌겠나 이 집은 밥집이 아니라 안주 맛집이니. 싱겁게 먹는 내 입맛에 닭발은 간이 세다. 밥반찬으로는 딱이었다. 안강 사람들은 주문해서 저녁 식사로 치밥을 먹는가 보다. 매운맛을 후후거리며 먹는 동안, 전화로 주문하고 직접 가지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가 따로 주문한 하얀 봉지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양배추샐러드와 치킨 무와 콜라가 서비스로 들어있었다. 아들과 2차를 했다. 최근 음식을 먹을 때마다 속이 약간씩 쓰려서 매운 불날개를 먹으면 더 아플까 봐 걱정하며 먹었다. 미리 나온 양배추샐러드를 한 접시 미리 먹고 나서 매운맛이 들어가니 속이 편했다. 두 음식이 궁합이 잘 맞았다. 쿨피스 한 통을 다 마신 건 비밀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6-03-30

400년 이어진 노오란 산수유꽃 향연

경북 봉화군 봉성면의 산골 마을 띠띠미는 매년 봄마다 노란 산수유꽃으로 화려하게 변신한다. 바람결에 실려 오는 흙냄새와 봄꽃 향기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산수유꽃은 잎보다 먼저 피어나 마을 전체를 황홀한 노란 물결로 물들인다. 3월 말부터 4월 초까지 절정을 이루는 꽃향기는 400년 역사의 숨결과 함께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띠띠미마을은 조선 시대 병자호란의 굴욕적 화의에 반발해 청나라에 항거한 ‘대명절의’ 정신을 간직한 곳이다. 특히 태백오현 중 한 명인 두곡 홍우정(1595~1656)이 이 마을의 산수유 역사를 시작했다. 그는 경기도 이천에서 산수유 두 그루를 가져와 심었고, 이는 후손들에 의해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다. 홍우정의 종택과 ‘옥류암’ 정자가 남아 있으며, 주변에는 그의 뜻을 기리는 태백오현(홍우정, 심장세, 정양, 강흡, 홍석)과 관련된 유적들이 흩어져 있다. 문수산 자락 아래 자리한 원조 산수유 군락지는 수령 100년이 넘는 나무들이 고즈넉한 고택들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토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돌담과 기와지붕이 눈에 들어오며, 가을이면 빨간 열매로 변모하는 산수유는 영원한 사랑과 강인한 생명력을 상징한다. 꽃잎은 차로, 열매와 뿌리는 약재로 활용되는 산수유는 겨울의 혹독함을 이겨내고 피어난 희망의 상징이다. 남양홍씨 집성촌인 이곳에는 두곡종택, 옥류암 정자, 홍가선가옥, 성경재고택 등 전통 한옥들이 산수유 군락과 어우러져 독특한 정취를 풍긴다. 특히 홍우정의 종택 옆에는 ‘옥류암’이라는 정자가 있는데, 맑고 깨끗한 물이 떨어지는 계곡 옆에 자리해 이름 그대로 청정함을 간직한 공간이다. 고택 담장과 계곡, 산비탈 언덕까지 사방이 노란 꽃그늘로 물드는 봄날, 마을 사람들은 순박한 모습으로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지난 28일에는 봉화문인협회가 주최한 산수유 시낭송회가 열려 노란 꽃망울 터지는 순간을 문학적으로 기념했다. 마을 초입에는 수십 그루의 춘양목 군락이 우뚝 서서 선비 같은 기품으로 길손을 맞이한다. 봉화의 어디를 가도 마주치는 늘씬한 춘양목은 띠띠미마을의 고택들과 산수유꽃이 빚어내는 황금빛 풍경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정경을 연출한다. 띠띠미마을의 산수유꽃은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호젓한 고택 마루에 앉아 바라보는 노란 꽃밭은 마치 시간을 거스른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가족, 연인, 아이들이 함께 산책하며 봄을 만끽하는 모습은 마을의 평화로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봉화의 8경 중 5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다운 이곳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피어난 꽃이 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오롯이 전달한다. 400년간 이어진 산수유의 향연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이자,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봄 햇살 아래 펼쳐지는 황금빛 꽃물결 속에서 방문객들은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선조들의 정신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의 향기 그윽한 세월의 흔적과 지천으로 핀 산수유꽃이 어우러진 띠띠미마을은, 봄의 전령으로서 우리에게 끝없는 영감을 선사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6-03-30

세계기록유산, 직지를 만나다

답사회원들과 세계기록유산인 직지(直指)를 만나러 갔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이라는 직지를 본다는 건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 것 이상으로 자부심을 가지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인지 직지를 전시한 청주고인쇄박물관 입구에는 두 개 대학교 사학과 학생들이 수업차 방문해 조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보아하니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고인쇄박물관 관람이 필수코스인 것처럼 보였다. 고인쇄라면 내게는 목판인쇄본인 팔만대장경이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금속활자본인 직지를 평소에는 생각하고 있지 않아서였다. 궁금해하면서 서둘러 박물관 앞에 도착하니, 해설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이 지긋한 나태주 시인의 인상을 하고 계신 해설사의 손에는 직지의 복사본이 자랑스레 들려있다. 먼저 직지는 ‘책’이라는 걸 강조하며 눈빛마저 반짝였다. 직지에 대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아낌없이 우리에게 알려줄 태세다. 전시관이 시작되는 입구에서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직지를 복원해 놓았다. 펼쳐진 책은 우리에게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임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다. 흥덕사지에서 인쇄된 직지는 원래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줄여서 직지심체요절이나 그냥 편하게 직지라고 부른다. 직지는 상권과 하권이 있는데 상권은 전하지 않고 하권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가 보는 건 복사본이다. 순간 우리의 문화유산이 다른 나라에 있다는 게 썩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나마 우리가 직지를 알게 된 건 민제 박병선 박사의 노력에 의해서다. 전시관 한쪽에는 박병선 박사의 그간에 있었던 이야기와 사진, 정부에서 받은 훈장 등이 놓여있다. 박사는 프랑스국립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동양서고에서 직지를 발견하고 그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그 노력 덕분에 직지는 2001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고 2004년에는 직지상까지 제정하게 되었다. 외규장각 ‘의궤’도 마찬가지였다. ‘의궤’는 환수되어 영구대여 형식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지만 직지는 그렇지 못해 아쉽다. 박병선 박사가 아니었으면 지금도 우리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 독일의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로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이름이다. 해설사는 직지의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했다. 고승들의 가르침과 참선에 대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부처의 공덕을 기리는 내용으로 팔만대장경의 축소판이라고 한다. 설명을 들으니 그 내용에 대해서 한 번도 궁금해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역사를 학교 시험 문제로만 보고 무작정 외우기만 한 탓이 크다. 박물관에서는 직지의 이야기를 지나 목판인쇄와 금속활자에 대한 한국 인쇄문화발달 과정도 볼 수 있었다. 조선 후기에는 한글의 보급으로 인쇄가 활발해 다양한 책들이 만들어졌고 일상생활을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1800년대 말에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와 쏟아지는 정보를 감당하기 위해 근대인쇄술을 도입했다. 그때 ‘한성순보’라는 첫 신문을 탄생했고 민간에서도 인쇄소가 생겨났다. 늘 활자와 가까이하고 있지만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인쇄의 역사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관람을 마친 우리는 “아이들 어릴 때는 의무감으로 봤다. 오늘 다시 와서 보니 새롭다. 이런 체험학습이 살아있는 교육이다”라고 비슷한 소감을 말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3시간 무료 주차에 관람료도 무료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6-03-30

(방종현 시민기자의 유머산책) 택호(宅號)

고향이 불러주는 또 다른 이름. 우리 할머니는 ‘산전댁’이셨다. 산전수전 다 겪으셔서가 아니라, 진짜 고향 이름이 산전이었다. 어머니는 ‘서동댁’. 뭐 서쪽 골짜기에서 오셨다 해서 그렇게 불렸지만, 듣자 하니 사연이 좀 쓰렸다.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 한글 띄엄띄엄 깨칠 무렵, 궁금증 폭발해서 할머니께 여쭸다. “할머니는, 왜 산전댁이에요?” “응? 그건 내가 산전서 자랐으니까 그렇지~” 순박하게 던지신 말씀한 줄에, 나는 ‘택호’라는 이름의 위엄을 깨달았다. 그날부로 ‘산전댁’은 우리 집안 전통 브랜드요, 동네 인증 마크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택호라는 게 묘하다. 한자로 쓰면 그럴싸한데, 실상은 푸근하고 툭 던져도 부드럽다. 그 옛날엔 지도보다 택호가 더 정확했다. “저 골목 들어가면 마산댁, 그 옆이 경산댁, 거기서 비탈 하나 넘으면 청도댁 집 나와예~” 내비게이션? 카카오맵? 그런 거 없어도 동네 어르신들 머릿속엔 택호 지도가 내장돼 있었다. 그런데 우리 집안에 택호와는 인연이 먼 분이 계셨으니···. 바로 귀도 아제. 이분, 조실부모에다 성품이 어찌나 순하신지, 어린것들도 “귀도야~” 하며 뉘 집 개 부르듯 하는 것 같아 내가 다 민망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이 감동했는지 정체불명의 여인이 마을에 흘러들어왔다. 성은 알 수 없고, 누군가 “성주에서 왔다 카더라~” 하자, 동네 어르신들 회의를 소집했다. 결론은? 합방! 우격다짐으로 신방을 차려주었으나 사흘 만에 여인이 짐을 싸 들고 떠났다. 놀라운 반전! 그날 이후, 귀도 아제는 ‘성주 양반’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귀도 아재가 택호를 얻으셨으니, 몽달귀신 딱지는 뗀 셈이었다. 우리 집안도 북적이기로는 전국 랭킹권. 조부님 4형제에 손자 열둘, 종반만 24명이었다. 대소사 한 번 치르면, 잔칫집인지 체육대회인지 구분이 안 갔다. 이름 불러가며 소리치긴 민망하고, “누구 아버지!” 하면 조카 이름 헷갈려 한참 뜸 들여야 하고. 결국 우리는 택호로 해결책을 찾았다. 부인들 고향을 기준으로 호칭을 정하자! 내 집사람은 경주 출신이었는데, 마침 우리 집안엔 경주댁이 없었다. 이 얼마나 명예로운 자리인가! 그리하여 나는 ‘경주 양반’으로 등극했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는 택호 때문에 마음고생 좀 하셨다. 같은 동네에서 먼저 시집온 5촌 당숙모가 ‘○○댁’ 타이틀을 가져가자, 어머니는 울며 겨자 먹기로 서쪽 동내서 왔다고 ‘서동댁’이 되셨다. 같은 동네인데, 늦게 들어왔다고 서쪽으로 밀려난 거다. 지금 생각하면, 고향 이름조차 빼앗긴 새색시의 조용한 분함이 가슴에 콕 박힌다. 그래서 집안 회의 결과, 새로운 룰을 만들었다. 같은 고향일 땐 형은 도시명, 아우는 마을명. 같은 동 출신이면 ‘한동댁’, ‘자동댁’, ‘내동댁’ 뭐, 창의력대로. 실제 ‘지산댁’도 있었다. 경상도말로 지 산 밑에 살아서, ‘지산댁’ 되신 거다. 택호는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낯선 시댁살이에 뛰어든 새색시에게, 고향 이름으로 불러주는 건 마음의 방석 하나 깔아주는 일이다. “○○댁~” 한 마디에 눈빛이 부드러워지고, 허리도 조금 펴진다. 게다가 택호엔 무게도 있다. “문경댁이 어디 가서 그런 꼴을 하고 다니노!” 한 마디에 온 동네 체면이 함께 묻힌다. 그러니 택호는 이름값 제대로 하게 만드는 무서운 도장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29

(이사람) 이상기 전 지천면장

“등 굽은 소나무가 결국 선산을 지키듯, 부족한 저를 키워준 고향 지천을 위해 변치 않는 소나무가 되고 싶을 뿐입니다.” 경북 칠곡군 지천면에서 나고 자라 제35대 지천면장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이상기 전 면장(63)의 삶은 ‘지천’ 그 자체다. 1987년 공직에 입문한 이래 36년간 칠곡군청 산업과, 농림과, 축산계장, 농업정책과장, 석적읍 부읍장 등 요직을 거치며 쌓은 행정 전문가로서의 역량은 고향 지천면에서 화려한 꽃을 피웠다. 이 전 면장의 가장 독보적인 업적은 단연 ‘지천면지(枝川面誌)’ 발행이다. 지천면지 발행은 1914년 일제강점기 행정구역 개편 이후 50여 명의 면장이 거쳐 갔지만, 방대한 자료와 예산 확보의 어려움으로 누구도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면민들의 숙원이었다. 이 전 면장은 퇴직을 불과 1년 6개월 앞둔 2021년, “고향의 역사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후손을 위한 도리”라는 생각으로 편찬 작업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군수를 설득해 예산을 확보하고, 72명의 편찬위원회를 구성해 23개 마을을 이 잡듯 뒤졌다. 2022년 정년퇴임 후에도 그는 쉬지 않고 10개월간 편찬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해 봉사 활동을 했다. 사비와 시간을 들여 원고를 교정하고 영상 촬영을 진두지휘한 결과, 2023년 5월 지천면 역사가 109년 만에 가장 품격 있고 방대한 자료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그의 업적은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1990년대 말, 전국 최대 아카시아 군락지인 신동재를 주목해 ‘신동재 아카시아 벌꿀 축제’를 최초 기획한 이가 바로 그다. 이 축제는 칠곡군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로 자리 잡으며 지역 경제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퇴임 후에도 지천면민 친선 골프 대회를 조직해 3년째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천면 발전협의회 위원으로서 ‘신동역 대경선 정차’, ‘낙화담 둘레길 개발’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주변에서는 그를 ‘지천의 효자’라 부른다. 99세 부친과 96세 모친을 고향 본가에서 삼 형제가 24시간 교대로 정성껏 봉양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수상 실적이나 효행이 알려지는 것을 한사코 거부한다. “자식으로서 당연한 도리일 뿐이며, 공직에서의 성과는 동료와 면민들이 도와준 덕분”이라며 겸손해 한다. 그는 고향 홍보도 빼놓지 않는다.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양떼목장, 낙화담과 같은 명소가 많으며 학군도 좋아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가정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지천”이라고 자랑한다. 그는 요즘 ‘지천 소나무’라는 별칭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며 지천의 아름다움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3-29

대구향교, 병오년 석전대제 봉행

대구향교 대성전에서 지역유림과 시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석전대제(釋奠大祭)가 지난 24일 봉행됐다. 석전대제는 성균관의 대성전에서 공자를 비롯한 선성(先聖)과 선현(先賢)께 제사를 지내는 유교의식이다. 이날 대구향교 석전대제는 도인석 대구향교 전교가 초헌관을 맡았으며, 아헌관에는 이규옥, 종헌관에는 김종규, 집례 박해율, 대축 유윤환 등이 의례에 따라 역할을 수행했다. 의식에 따라 초헌관이 먼저 향을 피우고 폐백을 올린 뒤 첫 술잔을 올렸으며 이어 축문을 읽어 제례의 의미를 알리는 독촉이 있었다. 축문 내용은 이렇다. “공기 2577년 세차 병오년 2월 6일 정유일(丁酉日)에 대구향교 전교 도인석은 대성지성문선왕께 감히 밝게 고하나이다. 엎드려 생각하옵건데 오직 대성지성문선왕께서는 도가 백왕의 으뜸이시고 만세의 종사이시라. 2월 상정일을 맞이하여 청결하게 제사 올림이 마땅하나이다. 삼가 희생과 제물, 예제와 곡식 및 여러 제수를 공경히 차리어 밝게 드리오며, 안자, 증자, 자사, 맹자를 배향하고 송조 2현, 우리나라 18현을 종향하오니 흠향하옵소서“. 이어서 아헌관이 두 번째 술잔을 올리고, 종헌관이 마지막 술잔을 올렸다. 예가 끝나고 분헌관이 동서 종향 위에 향을 피우는 예가 이어졌다. 음복례와 축문과 폐백을 불살라 감소에 묻는 망료례로 제를 마쳤다. 도인석 전교는 인사말을 통해 “병오년을 맞아 대구향교에서 유림 여러분과 함께 선성선현의 덕을 기리고 가르침을 되새길 수 있는 석전대제를 봉행하게 된 것을 깊은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오랜 전통을 이어오는 석전대제를 잘 보전하고 계승해 나가자”고 말했다. 대구향교는 조선 태조 7년(1398) 교동에 창건되었다. 그 후 임진왜란 때 전부 소실된 것을 선조 32년(1599) 달성공원에 이건 하였으나, 선조 38년 다시 교동에 환건 하였다. 그 후 일제 강점기에는 유림의 항일운동 집회를 일제가 봉쇄하기 위하여 1932년에 현 위치로 강제 이건 하였다. 대구에서는 전통적인 유교문화의 진흥을 위하여 영남 각지에서 유림들이 모여 연 2회 춘추 중월(2·8월) 상정일(上丁日)에 석전대제를 봉행하고 있다. 대성전은 현재 대구시 문화재 자료 제1호로 지정돼 있다. 대성전에는 공자를 정위에 모시고 4성(안자, 증자, 자사, 맹자)을 배향하였으며 동종과 서종에는 송조 2현, 신라조 2현, 고려조 2현, 조선조 14현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매월 삭망(朔望)에 유림들이 분향례를 올리고 있다. 명륜당은 대성전 건립연대인 조선 개국 직후인 1398년에 교동(校洞)에 창건하였으며 향교 건물 중 대성전과 함께 향교의 기본 건물로 대구지역 유림들이 모여 학문과 도의를 강마하던 곳이다. 양사재는 조선시대 영조 병술(1766년)에 판관 김노에 의해 설립되었다. 향시 때는 과거장으로 사용했다. 현 건물은 1991년 12월 28일 복원한 건물이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29

국제펜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 2026년 사업 확정

국제펜한국본부 대구지역위원회(회장 정삼일)는 지난 26일 대구 명덕로 소재 한정식 식당에서 2026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는 제1차 이사회를 개최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올해 추진할 주요 사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참석 이사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계획안을 공식 추인했다. 회의는 지역 문학 발전과 국제 교류 확대를 위한 실질적 방안 중심으로 진행됐다. 특히 각 사업의 실행 가능성과 지속성, 시민 참여 확대 방안까지 심도 있게 논의했다. 조직도 재정비했다. 업무진행위원장에는 방종현 수필가가 선임됐고 손동락·전영귀 시인이 신임 이사로 선임됐다. 위원회는 이번 인선으로 조직 운영의 안정성과 추진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매년 이어져 온 시화전을 올해도 계속한다. 회원들의 시화 작품을 범어역 아트거리 일대에 전시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시민과 문학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열린 공간으로 조성해 지역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특히 일상 속 공간을 문화예술의 장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시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회원들이 자연 속에서 창작의 영감을 얻고, 일상에서 쌓인 정서를 해소하며 문학적 교류를 나누는 문학기행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한다. 위원회는 이러한 활동이 문인들의 창작 의욕을 높이고 공동체 결속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기행 결과물을 작품집이나 낭독회로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와 함께 신진 문인 발굴을 위한 공모전, 시민 대상 문학 강좌, 청소년 문학 체험 프로그램 계획 등을 논의했으며 문학이 특정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생활 속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국제펜클럽은 시인, 수필가, 소설가 등 다양한 문인들이 참여하는 세계적 문학 단체로,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을 수호하기 위해 결성된 국제 연대 조직이다. 문학을 매개로 국경과 이념을 넘어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검열과 탄압에 맞서 억압받는 작가들을 지원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한국본부도 이러한 정신 계승을 위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국내 문인들은 세계 각국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한국 문학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번역을 넘어 문화와 정신의 교류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지역위원회 역시 국제적 흐름 속에서 지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PEN’은 Poets(시인), Essayists(수필가), Novelists(소설가)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문학을 하는 모든 작가들의 연대를 상징한다. 이는 문학을 통한 자유와 평화의 가치 실현이라는 국제펜클럽의 근본 이념을 함축하고 있다. 대구지역위원회 손태균 부회장은 “앞으로도 지역 문학의 저변 확대와 국제 문학 교류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문학 활동을 통해 문화적 가치를 널리 확산하겠다”고 밝혔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29

2026년도 제43차 대구공군전우회 정기총회 개최

지난 27일 대구공군전우회(회장 남상석)는 회원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시내 한정식당에서 2026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공군 홍보영화 시청과 2025년 결산보고 및 2026년 사업계획 발표, 이어서 전우회 활동에 공로가 많은 회원들에 대한 시상을 했다. 대한민국 공군전우회 중앙회 이계훈 회장(예, 공군대장)이 주는 공로상은 신문식(고문), 하명태(고문), 정윤화(자문) 회원이 각각 받았다. 손목시계와 벽시계를 부상으로 받았다. 대구 공군전우회 회장의 감사장은 정만복(6,25 참전용사), 문재신, 이우경(특별이사) 3명 회원에게 주어졌다. 부상으로 부부 은수저 세트가 전달됐다. 또한 보라매 장학재단 권태정 이사장 (예, 공군대령)은 경북대 정보통신대학교 산업대학원 과정에 다니는 현역 장병 오승언 중사(11전투비행단)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회원 자녀지원 대상으로는 권정태 장학재단 복지이사의 손자 권은찬(경상공고 전자기계과)에게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전달했다, 남상석 회장은 “우크라이나와 이란의 전쟁으로 대한민국도 어려운 위기를 맞고 있으니. 우리 공군예비역도 전 국민과 함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 국가발전에 힘쓰자”며 “전우회 회원 증원을 통해 공군의 위상을 드높이자”고 말했다. 원로회원 이옥주(병56기), 김종훈(예,준위), 송재순(사진작가) 등 3명을 선발하여 복지증서와 복지지원금을 지급했다. 대구공군전우회는 학업에 정진중인 현역에 대해서는 매년 장학금을 전달 격려하고 있다. 권정태 시민기자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