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당대회(23일)를 앞두고 당권주자인 원희룡·한동훈 후보 간의 폭로·비방전이 선을 넘고 있다. 지난주 대구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는 당 지도부의 경고로 그나마 네거티브전이 숙진듯 했지만, 이번 주 이어질 TV토론회에서는 감정싸움이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한 후보는 지난주 ‘비방·흑색선전 금지’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당 선관위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았다. 원 후보는, ‘댓글팀’ ‘비례대표 사천 의혹’을 과도하게 제기한 점, 그리고 한 후보는 ‘노상방뇨’ ‘오물’ 등의 반박 표현이 문제됐다. 원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후보에게도 역전당해, 이번주 쓸 수 있는 카드는 모두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결선투표에도 오르지 못할 경우, 대통령실도 부담을 안게 된다. 코리아리서치 등이 지난 8~10일 국민의힘 당대표로 가장 적합한 인물을 조사한 결과, 한 후보 55%, 나 후보 12%, 원 후보 10%, 윤상현 후보 1%로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원 후보는 그동안 한 후보를 대상으로 온갖 의혹(비례대표 사천, 법무장관 시절 사설 여론조성팀 운영, 김경율 회계사 금융감독원장 추천)을 내놓다가, 최근에는 ‘총선 고의패배설’까지 제기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누가봐도 상식선을 넘은 자해극이다. 한 후보는 당 선관위가 원 후보의 ‘의혹 폭로전’에 시정명령 내리면서, 자신에게도 같은 조치를 취하자 “학폭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으면 그냥 다 경고하느냐”며 반발했다.국민의힘 당권레이스는 전당대회 당일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28일)로 가더라도, 일정이 보름 남짓 남았다. 원 후보가 막판 추격전을 위해 네거티브전을 강화할 경우, 여권의 내분은 어떤 비극적인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 당 내분의 최대피해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 민주당이 말도 되지 않는 이유를 들어 대통령 탄핵청원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음에도, 민심의 역풍이 왜 불지 않는지를 여권만 모르는 것 같다.
2024-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