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포퓰리즘. 6·3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주 4.5일제 근무 도입을 두고 여야가 경쟁이다. 지난 2월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주 4일제를 제안한 데 이어 이번에는 국민의힘이 주 4.5일제 근무를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 한다.
우리나라 경제 형편에 주 4.5일제가 적합한지 여부는 깊이 더 살펴볼 문제다. 국민 여론도 참작돼야 할 문제다.
역사학자 가운데는 로마멸망 원인의 하나로 포퓰리즘을 꼽는 이도 있다. 로마제국의 귀족들이 시민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일을 안해도 빵을 주고 원형 경기장에서는 검투사 대결과 같은 축제를 연일 열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했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재정 낭비가 결국 로마멸망의 원인이 됐다는 이론이다.
남미의 쿠웨이트로 불리며 한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의 하나였던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것도 포퓰리즘 때문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은 국가 재정의 73%를 무상복지에 쏟아부어 2017년 이 나라는 국가부도를 맞는다.
정책의 현실성이나 옳고 그름을 외면하고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치는 앞의 사례처럼 국가부도로 종결된다. 무상급식과 같은 정당한 일부 정책이 정치 다툼으로 포퓰리즘으로 매도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다.
선거를 앞두고 반드시 등장하는 포퓰리즘, 국민적 경계가 필요하다. 3년 걸렸던 군 복무 기간이 선거 몇 번 거치는 동안 18개월로 줄었다. 병장 월급 200만원 역시 포퓰리즘 산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유권자의 냉정한 평가가 미래의 불행을 막는다. 국가부채 1200조 원 만해도 감당하기 힘든 우리나라 아닌가.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