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지난 18일 당내 경선 후보 첫 TV토론회를 앞두고 대구를 찾았다. 이 후보의 대구방문은 당 대표였던 2023년 5월 당시 홍준표 대구시장을 만나 지역 현안에 대한 얘기를 나눈 후 처음인 것 같다. 그가 이날 대구에 온 이유는 북구 대현동 한 협동조합에서 열린 웹툰 산업 관련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지만, 대구경북(TK)으로선 이 지역 현안에 대한 유력후보의 입장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인터뷰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TK지역 경제현안에 대해 국민의힘 어떤 후보보다 많이 언급했다. TK신공항과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하고, 포항과 구미를 이차전지 공급망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안동이 고향인 그는 “TK지역의 경제성장 신화를 반드시 재연시키겠다”고도 약속했다.
지난 17일 아시아포럼21(대구 중견 언론인 클럽) 토론회에 참석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TK지역 대표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예비후보로 등록하자마자 바로 대구로 달려와 거의 날마다 이 지역 곳곳을 다니며 지역민들과 접촉하고 있다. 그가 토론회에서 한 발언 중 주목되는 부분은 “TK지역은 신공항건설을 뛰어넘는 새롭고 현실적인 비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한가지 예로 그는 현재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장지대)로 전락할 위기에 있는 포항·구미지역의 경제적 대안을 하루빨리 찾아야 한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조기 대선 정국에서 TK지역민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선거 이슈에 가려 지역 현안이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가 대구를 찾아 현안 해결을 약속한 것에 대해 지역민들은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외부에서는 이 지역을 정치적인 다양성이 없는 곳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지난 2021년 ‘30대 이준석’을 당 대표로 당선시킨 주 무대가 바로 TK지역이었다. 각 당의 대선주자 중 TK지역을 ‘어차피 친윤(윤석열) 텃밭’으로 여기는 후보가 있다면 하루빨리 그 잘못된 관념부터 바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