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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바라기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25-04-20 18:59 게재일 2025-04-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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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정

유유자적 요트 위에서

지는 해를 구경한다

 

뱃전에 매단 등에

소리 없이 불이 오고

 

우리는 근심 하나씩

바다에 떨궈 갔다

 

세월에 밀려나도

당당한 너를 보며

 

통영에서 비운 서녘이

내려놓은 한 편의 시가

 

친구야 황혼에 드니

일몰이 더 찬란하다

시인은 ‘유유자적’ ‘지는 해’를 구경하면서 아마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저 일몰은 “세월에 밀려나”고 있는 삶의 시간을 뜨겁고 아름답게 비춘다. 하여, 시인은 삶의 저녁에 들어서며 얻게 된 근심을 저 당당하게 사라지는 일몰의 “바다에 떨궈” 갈 수 있었던 것, 나아가 그는 황혼의 시간인 “일몰이 더 찬란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저 찬란함이야말로 삶이 얻게 되는 ‘한 편의 시’임을 발견하면서.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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