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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여수 하화도

늦은 봄철에는 내륙의 산에 올라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자연 풍경을 봐도 일품이지만, 초여름이 다가오는 5월쯤엔 배를 타고 시원한 파도를 가르며 섬에 도착해 우뚝 솟아난 산을 올라보는 것도 좋은 일이다.그렇게 해서 가보고 싶은 곳을 선택한 것이 바로 전남 여수시 화정면에 자리하고 있는 조그만 섬 하화도 다. 그곳을 가기 위해 자료를 뒤져 하화마을의 이름 유래를 찾아보니 그 곳은 꽃과 관계가 있는 섬이다. 그러니 얼마나 아름다우랴.임진왜란 당시에 성명 미상의 인동 장씨가 뗏목으로 가족과 피난을 하던 중에 하화도를 지나게 되었는데, 섬에 동백꽃과 성모초, 진달래가 만발하여 너무 아름다운 섬이라 여기고 정착함으로써 마을이 형성되었다. 일설에는 이순신 장군께서 전선을 타고 못돌 바다를 항해하시다가 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섬이라고 하여 화도(花島,꽃섬)로 명명하였다고 전해오고 있다.하화도에서 1km 지점에 상화도가 있는데 그 섬을 웃꽃섬이라 부르고 하화도는 아래 꽃섬이라고 불렀다. `1914년 여수군 설립 시 아래 하(下) 꽃 화(花)자를 써 하화로 개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내용에서 보듯이 하화도나 상화도는 꽃섬으로 이름난 곳이다.배를 타고 가야 하므로 일요일 새벽 일찍 일어나 약속한 장소로 나갔다. 대구서 출발하는 전문 산악회를 이용할 경우 출발점이 필자의 집 가까이 있어 다소 편리하다.특별한 모임이 아닌 다음에는 필자는 주로 드림산악회나 케이제이 산악회를 이용하는데, 가는 행선지도 많고 또 나름대로 노하우들이 많아 계절에 맞는 등산코스를 활용하게 마련인데, 초여름부터 여름철에는 트레킹코스나 섬을 다녀오는 일정들이 많아 색다른 느낌을 준다.오전 6시30분에 차에 올라 대구 시내 각 경유지를 한 바퀴 돌고서는 바로 고속도로를 접어든다. 필자는 전문산악회를 많이 이용했지만, 겨울이 지나고서 봄철부터는 행선지 코스에 일찍 신청하지 않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다.지난달 영취산에 가기 위해 여수까지 같은 코스로 갔는데, 이번에는 여수시 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백야도 선착장을 이용해야 하므로 여수 시내에서 바닷가 쪽으로 더 내려가야 한다. 화정면을 접어드니 바다 위에 떠 있는 다리가 예쁘다.화정면 끝 마을 힛도에서 백야도를 잇는 325m 길이의 백야대교는 2005년 4월에 준공됐는데, 이 다리로 인해 백야도가 연육되어 인근 섬으로 가는 길이 좀 더 편리해졌다.일행을 태운 차는 백야대교를 건너 10시30분경에 백야도 선착장에 도착했는데, 대구에서 출발한지 세 시간 조금 더 걸렸다. 인솔 산행 가이드가 승선 준비를 하는 사이, 필자는 남쪽 바닷가를 바라보니 가까이 또는 멀리 이어진 섬들이 조용히 떠 있다. 상화도나 하화도에 들어가려면 여수여객선터미널(061-663-0116~7) 또는 백야도 선착장(061-686-6655)을 이용해야 한다. 백야도 선착장에서는 인근에 있는 섬인 개도, 사도, 낭도를 오가는 태평양 해운의 대형카페리호를 이용하면 하화도 가기가 편하다.백야도 행은 오전 8시·11시 30분, 오후 2시50분 하루 3회 운행한다. 단체로 가면 몰라도 개인적으로 간다면 섬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서 미리 여객선 터미널에 전화해서 운항정보를 확인하고 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이윽고 시간이 되어 일행들이 승선했고, 여객선은 시원한 바다를 가르며 내달으니 앞이 보이는 섬이 하화도와 상화도이다. 그 섬과 더불어 좋은 시간이 기대되는 순간이다.선착장을 출항한지 20분 만에 하화도에 도착했다. 일행들은 배에서 내려 각자 장비를 챙겨서 선착장 앞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다.이곳 행정구역은 여수시 화정면 하화리이다. 여수에는 365개의 섬이 있다. 그 가운데 하화도는 작은 섬에 속한다. 섬에서 거주하는 인구라 해봐야 모두 32세대 56명이다. 주민들의 노력에 의해 꽃섬은 아름다운 섬으로 가꾸어지고 관광객들이나 등산객들이 몰려드는 것이다.당장 살펴봐도 하화도 안내 표지석 밑에 작은 돌에 물고기 그림을 재미있게 그려놓았는데, 그것 하나만 봐도 이 동네 주민들이 찾아오는 사람들에 대한 성의를 알 수 있는 것이다.하화도의 꽃길 트레킹은 단순한 코스다. 거의가 선착장 왼편으로 난 산행들머리를 잡아 탐방로 코스대로 걷는데 휴게정자, 구절초공원을 지나 큰산전망대에 올랐다가 깻넘전망대, 야생화공원으로 해서 섬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탐방이 끝난다.거리로 치면 이곳 하화도 해안선 길이가 6.4km이고, 꽃섬길 코스는 총 5.7km로 바다풍경을 보며 쉬엄쉬엄 쉬면서 걸어도 3시간 정도면 족하다. 나가는 배 시간이 오후 3시이니 한나절이지만 남해의 작고 아름다운 섬에서 절경들을 만나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들이다.선착장에서 좌측으로 가니 마을 보건소가 나오고 그 곳에서 좌측 산모퉁이를 돌고 언덕배기를 올라 트레킹을 시작한다. 멀리로 우리가 배를 타고 왔던 백야도가 보인다. 초입부터 길은 자연석으로 잘 다듬어져 있고, 길가 펜스도 관광객들을 위해 잘 가꾸어져 있다. 언덕에 올라보면 앞에 왼쪽 바다와 맞닿은 공터가 나온다. 첫 휴게 정자에서 잠시 쉬면서 펼쳐지는 남해의 다도해 풍광들을 마음에 담아본다. 유채꽃 밭을 지나서 나무로 잘 가꾸어진 언덕길을 오르니 두 번째 휴게 정자가 나타나는데 역시 주변에 정비가 잘되어 있다. 거의 도시의 공원 수준이다.휴게 정자에서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600m 정도 걸어가니 구철초가 넘쳐나는 구절초공원을 만난다. `순넘밭넘은`이라는 이름이 특이한데, 알고 보니 예전에 `순`이라는 사람의 밭이 있던 고개라는 뜻이라고 한다.구절초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쉬다가 앞에 있는 큰산 전망대에 오른다. 이 섬에서는 가장 높다는 의미로 큰산이란 이름이 붙어져 있는데 높이는 해발 118m이다. 그러니 오르고 내리는데 힘이 들지 않는다. 주변에 꽃들이 많이 피어 있으니 그저 소풍 나온 기분이 든다.큰산전망대에서 주변을 살피면서 어촌마을 풍경을 마음에 담아본다. 온갖 꽃들이 여기저기에 피어난 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마음이 한없이 맑아져오며 흐뭇한 마음이다. 그 마음을 지탱시키며 필자는 꽃길 섬의 노래를 하늘로 띄워 올린다.“여수에서 조금 떨어진/ 하화도는 꽃섬이다./ 조용한 어촌마을의/ 섬 길을 걷다보면/ 야생초 여기저기 피어나/ 봄 향기 가득한데/ 바다 풍경마저 그림처럼 멋지다.// 구두모양을 닮았다는/ 이 섬은 전체가 비경이다./ 큰산전망대에 올라/ 아름다운 섬을 바라보며/ 한없는 생각에 잠기다가/ 갈매기 소리에 문득 깨어나/ 다시 꽃섬 길 걷는다.”(자작시 `꽃섬 길 걸으며` 전문)나무데크를 타고서 큰산 전망대에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니 면 깻넘 전망대가 나오는데, 하화도에는 전망대가 많다. 주변이 바다 경치이고, 보이는 풍경마다 절경이다 보니 곳곳에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섬 어디에서나 보아도 전망이 좋다는 말이 된다.큰굴 삼거리에서 아래를 보니, 깎아지른 절벽 사이 왼쪽 아래에 있는 큰 동굴이 입을 벌리고 있는 큰굴의 형상이다. 과거에 밀수꾼들이 밀수품을 숨겨놓는 장소로 사용됐다고 한다.큰굴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나무계단을 통해 막산 전망대에 올랐다가 다시 삼거리로 돌아 나와서 야생화공원으로 향한다. 큰굴 삼거리에서 10여분 정도 가니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고 해변길이 열린다. 길옆에는 유채꽃이 한창 피어나 있어 필자는 유채꽃밭에서 사진을 찍었다.유채꽃방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야생화공원인데, 온갖 꽃들이 피어 초여름의 섬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다. 섬 구경온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으면서 섬 풍경을 즐긴다.섬 둘레를 한 바퀴 돌고서 선착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였다. 백야도로 출발하는 배편은 3시로 아직 1시간 정도가 남아 있어 늦게 점심식사를 한다. 다행히 꽃섬식당에는 생선구이정식이 유명한 집이 있어 주문했는데, 음식 맛이 굉장히 맛있었다.주인은 탁동탁이란 분이다. 13년 전에 서울에서 하화도에 낚시 왔다가 이곳이 너무 좋아서 아예 이사 와서 펜션식당 영업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만족하며 사는 게 즐겁다고 말해준다.배시간을 기다리다가 오후 3시에 배타고 백야도에 도착했다. 일행들은 여수어시장에 들려 1시간 정도 자유시간을 갖고서 오후 5시 50분 경 대구로 출발하는 귀가 차에 올랐다.대구로 가는 차안에서 하화도에서 지낸 반나절을 다시 그려본다. 남해안의 섬 중에서`꽃섬`이라는 하화도 만큼 예쁘고 정겨운 이름이 있을까? 그 이름에 어울릴 만큼 그 섬은 어느 곳에서든 풍경이 아름답다. 바다를 벗 삼아 둘레를 한 바퀴 돌면서 마음 깊이 새겨둔 한려해상의 비경들은 내 가슴에 오래도록 자리할 보석이 되기에 충분하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그리고 하화도 여행길에서 또 하나 즐거웠던 일을 끄트머리에서 소개한다. 드림산악회 산행가이드를 맡은 이은주씨가 대구에서 여수의 섬까지 오가는 먼 길에서도 일행들이 전혀 지루하지 않게 안내를 잘했다. 필자가 숱하게 산행하면서 가이드를 만났지만 자기 돈으로 선물사고 예쁘게 포장해 퀴즈를 맞춘 5명에게 직접 주는 동행자는 이제껏 만나지 못한 바, 투철한 직업의식과 친절함으로 여러 사람들이 즐거운 산행길이 되었으니 산을 좋아하는 필자로서도 고마운 일이다.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5-05-08

수로부인 설화·장미공원·남근 조각… 사랑 품은 삼척

수로부인 헌화공원강원도 삼척시(三陟市)에는 특수한 삼대(三大) 공원이 있다. 수로부인(水路夫人) 헌화공원과 장미공원, 그리고 해신당(海神堂) 공원이다. 모두 역사와 얽히는 특수한 공원이다.우리나라 역사책 `삼국유사` 수로부인 대목에 등장하는 신라 최고의 미인이, 당시 강릉 태수(太守)의 아내 수로였다. 당시의 수도 경주(즉 서라벌)에서 강릉까지 머나먼 길을 아내를 동반하여 애써 간 것은, 아내 즉 수로부인이 제사장(祭祀長)직을 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제철(製鐵)작업을 하기 전에 올릴 화입(火入) 제사의 제사장(祭祀長)은 반드시 여성이 맡고 있었다. 수로부인은 뛰어난 미인이었다. 따라서 험한 바닷가 길을 가면서 수로부인은 여러차례 유괴를 당했다. 바다를 가던 큰 배의 선장이나, 산중의 제철 우두머리에게 납치되어간 적도 여러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나타나 수로부인을 구해 준 노인 하나가 있었다. 그가 산꼭대기의 꽃을 꺾어 수로부인에게 바친 노인이다. 진달래꽃과 함께 그 노인이 수로부인에게 바친 노래 `노인 헌화가`는 신라 향가(鄕歌) 중의 하나로 유명하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수로부인은 동해 바다의 용에게 납치돼 갔었다고 한다. 용궁에서 며칠 지내다 돌아온 수로부인에 의하면, 그곳은 아주 향기롭고 음식도 매우 맛있었다고 한다. 수로부인을 납치해갔다가 풀어준 `용`은 당시 만주와 연해주(沿海州) 일대에 나라를 세우고 번성했던 발해국의 고위 관료였었던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당시 발해는 왜(倭)와 빈번히 교역(交易)하고 있었다. 삼척시 원덕읍 임원리 산 323-1번지 일대 바닷가에 세워진 헌화공원 수로부인상은 세계 최초로 천연오색 대리석으로 제작된 조형물이라 한다.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의 1.5배 크기. 삼척시가 긍지를 가지고 제작한 기념물이다. 세계 최대의 장미공원삼척시 오십천(五十川) 둔치에 세계 최대의 장미공원이 있다.약 8만5천㎡ 규모의 땅에 220종, 16만주(株), 약 1천만송이의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향기로운 공원이다. 맨발공원, 자전거길, 인라인스케이트장, 바닥분수 등의 시설도 마련되어 있어, 5월 10일부터 11월 20일까지 낭만적인 사랑의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참고 삼아, 장미의 색깔별 `꽃말`을 소개한다.빨간 장미- 사랑·열정하얀 장미- 존경·순결분홍 장미- 사랑의 맹세·행복한 사랑노란 장미- 질투·완벽한 성취주황 장미- 수줍음·첫사랑의 고백보라 장미- 영원한 사랑이들 각종 장미 재배의 역사는 멀리 고대 이집트 바빌로니아 페르시아 등 여러 지역에서 여러 종류의 장미가 재배되었다는 사실을, 벽화나 각종 기록에서 알 수 있다. 장미가 본격적으로 사랑받기 시작한 것은 로마시대 상류계층의 장식용으로 쓰이기 시작했을 때부터이다. 사계절 피는 유럽 장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세기 초 나폴레옹이 패권을 쥔 후의 일이다. 특히 대륜장미가 등장한 것은 나폴레옹이 패권을 잡은 후의 일이다. 이 혁명적인 개량종은 유럽 원산의 장미에 동양과 중동의 장미를 교접시킨 것으로, 현대의 수많은 화려한 장미의 시초가 되었다 한다.삼척장미 공원은 공원 전체가 금연구역이다. 공원 내에 오토바이 자동차는 출입할 수 없으며, 데리고 온 애완동물은 반드시 목줄, 입마개를 해야 한다. 남근(男根) 조각 모은 해신당(海神堂)공원삼척은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남근(男根) 숭배 민속이 전해져 온 고장이다. 이 고장 신남마을에 해신당(海神堂)과 어촌(漁村)민속 전시관, 성(性)민속공원이 세워져 있다.남근 모양의 나무조각(彫刻)을 숱하게 모아 바닷가 산언덕위에다 전시하고 있는 이색적인 공원이다. 더러는 여성 성기와 남성 성기가 어울어져 있는 형상도 보인다.언덕 기슭 모퉁이에 입장권 파는 오막집이 있다. 어른 3천원, 노인 1천500원. 평일인데도 적지않은 남녀 관람객이 표를 사고 언덕에 오르고 있다.작품은 매우 구체적이다. 목질(木質)이 단단하고 적갈색인 것으로 미루어 적송(赤松)으로 조각한 듯하다.옛날, 신남 마을에 결혼을 약속한 처녀 애랑과 총각 덕배가 살고 있었는데, 처녀가 홀로 애바위에서 해초를 따고 있었는데 풍랑으로 목숨을 잃었다. 그후 이 마을 바다에서는 고기가 잡히지 않았다. 마을사람들은 죽은 처녀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실물 모양의 남근을 만들어 제사를 지냈더니 그 후 고기가 많이 잡히게 됐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지금도 이 마을에서는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과 10월 5일에 남근을 깎아 매달아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바닷가의 신당 해신당(海神堂)에는 처녀 애랑의 신상(神像)이 호젓이 걸려 있다. 바닷가 솔밭은 레일 바이크 길삼척 바닷가, 소나무 거목이 우거진 철길은 레일 바이크 오솔길이다. 남녀 한쌍의 아베크족들이 바이크를 열심히 굴리며 철길을 달린다.일찍이 삼척시 궁천에서 용화로 오가던 삼척탄광의 연탄 채굴길을 레일 바이크 길로 고쳐지어 놓은 것이다.철길을 따라 눈부신 감청색 바다가 흰물살과 함께 굽이쳐 이어져 있었다. 삼척 부두의 곰치국 별미▲ 이영희 교수어선으로 붐비는 삼척 부두는 `곰치 부두`다. 이곳의 별미인 곰치국은 `곰치`라는 삼척 앞바다산 생선을 묵은 김치를 넣어 끊여 먹는 매운탕이다.담백하고 개운한 해장국의 일종이다. 부드러운 곰치 살맛이 묵은지와 어울려 산뜻하고 고소하다. 도루묵과 도라지의 고추장 비빔이 곁들여져 나왔다./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이창훈(명스튜디오) 캘리그래피·제일커뮤니티

2015-05-07

차세대 기초과학 연구리더 육성 과학벨트 중추기관

경북도의 주력산업인 나노산업, 포스텍의 IT인재양성, 경북산학융합본부, 지역혁신인력양성소, 과학벨트 DUP연합 등 과학기술융합의 핵심 사업들을 조명함에 있어 기초과학연구원(IBS) 포스텍 캠퍼스 연구단 부문을 소개한다. 포스텍, DGIST·울산과기대 연계 `DUP` 핵심거점화학·수학·물리·생명과학 부문별 4개 연구단 운영□ IBS 유치배경 및 현황지난 2009년 정부는 `과학벨트 종합계획`을 수립, 선진국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대형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설치하고, 중대형·융복합 기초과학연구가 가능하도록 국제적 정주환경 조성도 함께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과학지식의 증진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초과학 연구 거점을 구축하고, 젊은 연구자들의 안정적 연구지원을 통한 차세대 연구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기초과학연구원(IBS)이 설립됐다.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서는 거점지구는 대덕특구이지만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대구·울산·포항 연합캠퍼스에는 분원 개념의 총 50개의 연구단(Research Center) 중 10개 내외의 캠퍼스 연구단이 들어섰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과학벨트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기초과학 분야 세계 10대 연구기관이 되는 것을 비전으로 하고 있다. 특히, 노벨과학상 수상 및 근접 과학자 최다 배출·보유 기관을 목표로 신진 연구인력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육성되는 기관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다.포스텍은 경북도(포항)-울산시-대구시가 공동 연계한 `D(DGIST)-U(UNIST)-P(POSTECH)`의 핵심 거점으로 유치 과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IBS 주요 의미기초과학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및 기초과학 기반 순수 기초연구로 기존 대학이나 출연연구기관과 차별화된 대형 장기 집단 연수를 수행하기 위해 운영된다. 이를 통해 차세대 기초과학 연구리더를 육성하고 과학벨트의 핵심 연구기관으로 글로벌 기초과학을 네트워크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기초과학연구원 캠퍼스 연구단은 현재 D.U.P 연합캠퍼스, KAIST 연합캠퍼스, GIST 캠퍼스 등이 있다. 이 중 P포스텍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연구단(4개)이 선정·운영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일하게 기초과학 전 분야(수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에서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에 따라 대학과 출연연구기관 등과 융합적 연계 운영이 가능해 우수 인재와 신진 인력의 지속적 순환 체계를 구축해 왔다.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 수행이 가능해 수월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국내외 우수 인력이 활발히 참여하는 개방형 조직으로 세계적 연구 거점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독립적·안정적 여건 조성으로 연구수행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구단 선정 및 운영 현황연구단은 공모 및 발굴 방식을 병행해 후보를 모집하고, 선정평가위원회의 전문적·객관적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특히, 연구단장의 수월성을 중심으로 심사하되, 연구계획의 창의성과 우수성을 함께 고려해 선정되는 것이 핵심이다.기초과학연구원은 현재 총 24명의 연구단장을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분야별로 보면 수학 1곳, 물리 8곳, 화학 6곳, 생명과학 7곳, 융합과학 2곳이고, 유형별로 구분하면 본원 5곳, 캠퍼스 13곳(포스텍 4곳 포함), 외부 6곳으로 구성돼 있다.치열한 심의 과정을 거쳐 연구단에 선정되면, 연구단장은 연구 수행에 필요한 최적의 인력으로 자유롭게 연구단 구성이 가능하다. 우수 연구자 및 신진인력의 연구 참여 유입·유출이 자유로운 개방형 조직으로 운영하게 된다. 특히, 타 기관 소속자의 파견·겸직·겸임, 박사후 과정 연구원, 석·박사과정 학생, 방문연구원 등 다양한 인력을 배치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연구단에게는 연간 약 100억원의 연구비가 초기 5년간 지원되고, 3년 마다 평가를 통해 지속적으로 지원 된다. 특히 포스텍과 같은 캠퍼스 연구단의 경우 캠퍼스 연계대학과 협약을 체결하고 인력파견, 인프라 제공 등에 따른 비용을 지급받는다.이를 통해 안정적인 기초과학연구비 확보가 가능하고, 대형연구 장비를 도입해 공동 활용이 가능하다. 나아가, 포스텍의 연구 수월성을 강화하고 해당 분야의 세계적 거점으로 발돋움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연구단의 연구 성과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에서 총괄 관리하며, 소유권은 본원과 대학 간 공동 소유를 원칙으로 하되, 소유 비율에 대해서는 협의에 의해 결정하게 된다. 예컨대, 논문의 경우 저자 원소속기관과 기초과학연구원을 복수 표기하며, 특허는 협의된 비율에 따라 공동 소유한다. 기술료 수입이 발생하면 개별 내규에 따라 발명자에게 성과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포스텍 캠퍼스 연구단 현황포스텍 캠퍼스 연구단은 총 4곳이 운영 중이다. 2012년 8월부터 김기문(첨단) 교수, 찰스 서(융합생명) 교수, 오용근(수학) 교수의 3개 연구단이 운영되고 있으며 2013년 6월 추가로 염한웅(물리) 교수의 연구단이 선정됨에 따라 포스텍에는 총 4개 연구단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연구단 참여교원은 총 14명, 누적 지원 연구비는 약 900여억원에 이른다.▲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김기문 연구단장▲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화학 부문)= 김기문(첨단) 교수의 주도로 설립된 연구단이다. 복잡계 환경에서 분자들간의 상호작용과 자기조립의 근본적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질을 발현하게 하거나 그러한 성질을 나타내는 물질을 합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복잡성과 발현 연구 △분자 네트워크 시스템 연구 △발현 물질의 합성 등이 연구단의 핵심 미션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복잡계에서의 자기 조립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구할 수 있다. 나아가 `생명의 화학적 기원`을 밝히거나 원하는 성질을 가진 `인공 세포`의 합성연구 등 의학적 활용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기존의 방법으로는 만들 수 없었던 발현 물질, 나노 물질과 같은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해 전자 소자,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에도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이 밖에도 발현 물질을 이용한 바이오센싱, 약물전달 등에 대한 응용분야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 찰스 서 연구단장▲면역 미생물 공생 연구단(생명과학 부문)= 찰스 서(융합생명) 교수의 주도로 설립된 연구단이다. 우리 몸의 세균이 건강과 생리작용에 미치는 영향을 포괄적으로 연구한다. 연구단은 공생하는 세균들의 집단(공생 세균 군체)과 공생 세균 군체가 침입해 기생 혹은 공생하는 생명체인 `숙주` 사이에서 숙주 면역 체계와 상호공생 관계의 성립·유지에 관여하는 새로운 메카니즘을 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연구단은 국내 유일의 무균 및 무항원 마우스를 생산할 수 있는 특수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무항원 마우스를 다루는 세계 유일의 시설이기도 하다. 상호 공생메카니즘 결핍이 △자가면역 질환 △알레르기 △염증성질환 △면역결핍 △대사질환 △감염 질환 및 암 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해 난치성면역질환에 대한 발병기전을 이해하며 궁극적으로 새로운 치료제 및 치료 기법 개발을 유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하학 수리물리 연구단 오용근 연구단장▲기하학 수리물리 연구단(수학 부문)= 순수수학인 사교기하학과 수리물리분야의 핵심인 양자장·끈이론의 융합 연구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물체의 운동을 기술하기 위해 도입된 사교공간에서의 기하학과 공간의 대역적 성질을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위상 수학에 함수와 방정식 등의 개념을 도입한 대수적 위상수학을 융합시켜 새로운 학문분야인 사교대수위상수학을 확립할 계획이다. 사교공간은 사교 기하학적 해석이 적용되는 공간으로 대수적 위상수학과 융합해 해석하는 경우 관련 학계의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된다.연구단은 △해밀톤역학의 동력학계의 첨단 분야 적용 △거울대칭성의 수학적 규명 △파노대수공간과 칼라비- 야우공간의 기하대수적인 성질 규명 △양자장 초끈이론의 수학적 토대 확립 등을 통해 사교대수위상수학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연구단에는 현재 수학과 이론물리 분야 세계 최고수준의 수학자와 물리학자 2~3명이 각각 연구 활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다양한 박사후 연구 프로그램과 연구 활동을 진행 중이다.▲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염한웅 연구단장▲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물리 부문)= 현대 응집물질물리학의 핵심 대상이자 미해결의 핵심 난제인 저차원전자계의 물성을 새로운 물질과 새로운 방법론을 구사해 풀어가는 것이 목표다. 새로운 물질이란 결정고체 표면위 금속원자들의 성장과정 중에 자발적으로 또는 인위적으로 형성되는 저차원 구조체들을 뜻한다. 또한, 새로운 방법론이란 1980년대 이후 급속하게 발전해 온 주사터널현미경(STM)에 기반한 분광학과 각분해광전자분광을 의미한다. 이러한 실험방법들은 최근 꿈의 나노물질로 알려진 그래핀(Graphene) 및 위상절연체와 같은 새로운 저차원전자계를 연구하는 가장 중요한 실험방법으로 자리 잡았다.특히, 연구단은 2003년부터 9년 동안 진행됐던 창의연구단 `원자선원자막연구단`의 후신으로, 당시 10여개 물리학 분야 창의연구단 중에서 가장 우수한 연구 성과를 거둔 곳이다. 국내 표면 및 나노물리학 분야를 선도했고, 국제적으로 `원자선연구`분야를 개척해 왔다. 향후 연구단은 △원자선과 이차원위상절연체의 에지상태에서 구현되는 일차원전자계의 미시적 전자물성연구 △원자막과 충상화합물에서 형성되는 이차원전자계의 미시적 전자물성연구에서 새로운 발견들을 통해 저차원전자물성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갈 계획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5-05-06

인구 10만 소도시, 해마다 600만명 찾는 관광명소 변모

세계문화유산도시 경주에는 한국문단의 거봉 김동리와 박목월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기리는 문학관이 있다. 경주시 진현동 550-1에 위치한 동리목월문학관이 바로 그곳이다. 지난 2006년 3월 개관한 이 문학관은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경주 출신인 유명 문인들의 작가 정신을 기리는 문학관을 건립함으로써 지역문화를 보존과 복원했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최근들어 지역문화 활성화가 지역 및 사회발전은 물론 국가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가운데 이 문학관에서 지역 고유의 예술 가치를 찾을 수 있다.하지만 동리목월문학관은 관광자원 개발 사업에 있어 지역적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다양하고 수준높은 관광수요 충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21세기 세계경제를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관광산업이 주목받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개관이래 지금까지 9년 동안 관람객 입장료 수익도 고작 1억8천여만원에 불과해 매년 매표소 직원 한 사람의 인건비도 해결 못하는 등 운영 그 자체만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어 물먹는 하마처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문학관이 동리와 목월 선생의 생가에서 16㎞ 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하는 한편 진입로 불편으로 관람객이 저조하고 학습과 관광 등 모든 면에서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뚜렷한 역할도 못하고 있어 도심으로 이전, 관광자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시·소설·수필 문학강좌 수강생의 경우 절대다수가 울산 사람이고 포항사람 조금인데 경주 시민은 전무하다 할 정도로 경주의 문학관이 경주시민에게 외면받고 있다.본지는 창간 25주년을 맞아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의 관광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영국 셰익스피어생가와 프랑스 빅토르위고·발자크·낭만주의 박물관 등 파리 3대 문인(文人)박물관, 양평 황순원문학촌, 춘천 김유정문학촌의 사례에 비춰 동리목월문학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의 해외특집 기획연재를 준비했다.대문호 셰익스피어 고향 스트랫퍼드마을 보존해 문화재 타운으로 만들어생가재단 `세계적 문화상품` 일등공신입장료·기념품 수익 등으로 독자운영■ 글 싣는 순서① 영국 셰익스피어 생가 세계적 관광명소 비결② 프랑스 파리 3대 문인(文人)박물관 성공사례③ 프랑스 파리 빅토르위고박물관의 성공 비결④ 국내 문학관 벤치마킹- 황순원·김유정문학촌⑤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 대담⑥ 이문열 작가 대담⑦ 동리목월문학관의 나아갈 방향 제언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고향 영국 스트랫퍼드 어펀 에이번(Stratford-upon-Avon).런던에서 북서쪽으로 약 130㎞ 떨어져 있는 이곳은 전체 인구 10만여명에 불과한 작은 도시이지만 연간 60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다.셰익스피어생가 마을로 유명해진 이 곳을 관광 해 본 사람이라면 분명 이 도시의 매력에서 헤어나지 못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셰익스피어가 태어나 성장하고, 결혼해 아이 셋을 두며 가정을 꾸렸던 곳, 그리고 런던에 가서 극작가로 성공해 돌아와 만년을 보내다 생을 마감한, 옛것을 알뜰하게 보존하고 꽃피운 이 도시는 지금 그 역사와 문화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작가의 생가에서부터 다녔던 학교, 무덤이 있는 교회, 그의 어머니와 아내, 딸, 손녀의 집까지 모두 관광코스로 연계시켜 마을 전체를 `셰익스피어 탄생지`(Shakespeare Birthplace)라고 부르며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었다.이러한 세계적 명소로 각광받고 있는 비결과 역사를 분석해봤다. □ 세계적 각광 일등공신은 셰익스피어생가재단영국 셰익스피어생가재단(Shakespeare Birth place Trust, SBT)은 셰익스피어생가 마을을 보존하고 발전시켜 국가의 경쟁력을 높여준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셰익스피어생가재단은 1847년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국가 기념관으로 보존을 위해 셰익스피어 생가를 구매한 뒤 설립된 뒤 168년 간 셰익스피어 관련 문화재들을 통합해 정성을 들여 관리해 온 결과 영국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위대한 문화유산인 동시에 문화상품으로 평가되고 있다.재단은 셰익스피어가 태어났다고 하는 `셰익스피어 생가(Birthplace)`, 그가 다녔던 학교(grammar school), 런던 생활을 마치고 은퇴해서 죽기 전까지 살았다고 하는 `뉴 플레이스(New Place)` 터, 그의 큰 딸 수재너와 사위인 홀이 살았다고 하는 `홀스 크로프트(Hall`s Croft)`, 셰익스피어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홀리 트리니티 교회(Holy Trinity Church)` 등 5개의 문화재(town, 타운)를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셰익스피어 작품의 이해를 도와 즐거운 관광이 되게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피터 카일(Peter Kyle) 이사장을 비롯해 디렉터 1명 △고위급 재정 및 상업 △사업개발 및 비즈니스 △마케팅 및 관람객 개발 △연구 및 지식 △수집 및 해석 △교육 및 참여 담당 등 직원 217명이 일하고 있다. 1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으며 20여명의 재단운영위원과 상임재단운영위원회, 명예회원, 고문 등 23명의 전문가 그룹이 참여하고 있다. 영국도서관, 옥스퍼드 대학, 로열셰익스피어 컴퍼니 등 13개 후원단체가 후원하고 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셰익스피어생가재단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문화인프라가 될 수 있었다. 전문가 뿐 아니라 애호가들을 참여시킴으로써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재단과 도시가 발전하게 된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셰익스피어생가재단은 운영비를 정부 지원 없이 입장료와 기념품 수익금, 기부자, 후원자를 통해 생성된 소득으로 쓰고 있다는 사실이다.지난해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 행사 때에는 81만7천여 명의 유료관람객이 방문해 상당한 입장료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재단은 정부로 부터 완전 독립돼 있으며 5개 타운은 국가 재단법에 따라 보호 관리되고 있다.셰익스피어생가재단은 450년 전 셰익스피어 생가를 셰익스피어의 사소한 흔적들을 보존하고 복원해 1570년대의 일상과 풍경을 전하고 있다. 각 방마다 해설사들이 배치돼 있고 생가 내부에는 그가 다녔던 학교에서 사용한 책상, 희곡작품, 가죽과 장갑, 그와 가족들이 사용했던 가구들, 식기, 장식품 등을 포함한 유품뿐만 아니라 그 당시의 시대상을 재현해놓은 전시물, 그의 생애와 가족사, 작품세계를 알 수 있도록 사진과 도표로 소개하고 있다. 생가 주변에는 그의 작품에 등장했던 꽃과 나무들로 꾸며져 있다. 또한 홀스 크로프트 등 나머지 4개의 타운은 튜더왕조시대의 건물과 빅토리아시대 향기를 품고 있는 마을 전체 분위기와 조화롭게 꾸며져 있으며 16~17세기 영국 중산층의 일상과 생활방식에 대한 단서를 찾아 볼 수 있다.이와 더불어 1964년에는 셰익스피어생가를 더욱 활성화 하기 위해 셰익스피어센터를 개장했는데 이 센터는 3가지 핵심 목표를 갖고 운영하고 있다.첫째, 셰익스피어의 연극 및 다른 작품과 셰익스피어에 대한 지식의 일반적인 발전에 대한 연구를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향상시키는 것. 둘째,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셰익스피어 생가의 재산을 유지하고 보존하는 것. 셋째, 셰익스피어라는 인물, 그의 생애, 작품과 시대에 대해 배타적 참조가 아닌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박물관 및 도서관의 도서, 원고, 역사적으로 흥미로운 기록, 사진, 오래되고 특별한 대상물을 제공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셰익스피어센터는 셰익스피어의 생가 입장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들러야 하는데 이곳은 셰익스피어 관련 세계 최대 규모의 △도서관 △아카이브 △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과 아카이브에서는 셰익스피어 생애 작품, 시대와 그의 연극 공연 등 120만개 이상의 자료, 6만여권의 서적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셰익스피어의 탄생부터 부모와 가족, 고향, 그가 받은 교육, 결혼, 사회활동 및 작품 활동, 그의 마지막 삶까지 그가 살아왔던 생애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80개가 넘는 언어로 번역서를 포함한 셰익스피어 컬렉션 1만2천여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17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셰익스피어 작품과 관련 있는 도서와 다른 기록물의 특별한 컬렉션을 유지하고 있다.국립 보존기록관(The National Archive, TNA)에 버금가는 셰익스피어와 그의 가족과 관련 있는 유일한 기록물(documents)을 포함하고 있어 셰익스피어에 대해 포괄적인 연구가 가능하도록 제공하고 있다. 사업개발 및 비즈니스 팀은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학기록을 활용한 특성 있는 기념품 개발 및 판매와 문학관 혹은 문학과 관계된 문화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문학관의 전경과 전시물을 담은 엽서, 작가의 사진이 그려진 편지지, 문학관과 작가의 이니셜이 들어간 필기도구, 가방, 액자, 열쇠고리, 머그잔, 시계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해 수익을 얻고 있다. 또한 이미지보다 문학 본연의 향기를 내세우고 있으며 생가나 작품배경과 결합해 문화관광 상품으로서의 효과도 증대시키고 있다. 셰익스피어센터 주변의 거리나 상점들은 셰익스피어와 관련 있는 사진, 원고, 작품 등을 활용해 다양한 기념품과 상품을 만들어 판매,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 경제의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셰익스피어센터에서는 다채로운 행사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셰익스피어주간` `셰익스피어 탄생기념일` 등 크고 작은 이벤트가 일년 내내 열리며 `셰익스피어 연구의 날` `가족의 날` 등을 지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희곡 및 무대역사 등의 강연, 배우들과 다른 극장 수련생들과의 토론 등 다양한 학문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센터 내부에 있는 가든 투어도 할 수 있다.셰익스피어생가재단의 홍보 담당자 알리산 콜레씨는 “셰익스피어생가 마을은 셰익스피어라는 문학적 유산을 기억하고 새로운 문화 활동을 생산케 하고자 하는 공공성과 이를 바탕으로 지역 경제 또한 활성화되는 상품성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충실하게 실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또 그는 “셰익스피어생가 마을이 세계적 관광명소가 된 비결은 많은 셰익스피어 애호가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 참여와 전문가들의 창조적 아이디어 제공, 셰익스피어생가재단의 예산이나 인식, 프로그램 등이 전문적이고 독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덕분에 한 번 방문한 후에도 두 번, 세 번 다시 방문하고 싶도록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고 작가와 작품은 물론 문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고 있는 덕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명소 로열셰익스피어극장셰익스피어생가를 세계적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한 또 하나의 명소가 있다. 셰익스피어생가 마을에서 북서쪽으로 500여m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한 로열셰익스피어극장이 바로 그것이다.해마다 셰익스피어 축제가 열리는 이곳에서는 1년 내내 셰익스피어의 작품만 공연 하고 있다. 셰익스피어 탄생 450주년이었던 지난해에는 50여만 명이 관람했다. 셰익스피어생가 관람객 저변확대에 한 몫을 하고 있다.1875년 지어진 본래의 극장은 1926년 화재로 소실됐고 1932년 지금의 자리에 다시 지어졌다.로열셰익스피어극단이 운영하고 있는 이 극장은 셰익스피어 극 공연 이외에 올해로 68회째 여름학교(Summer School)를 열고 있다. 이 학교에는 매년 8월이면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수 백명의 연극애호가 청소년 교사 연극인 등 수강생들이 오전에 셰익스피어 권위자들의 강연과 토론, 오후에 로열셰익스피어극단의 셰익스피어 작품을 관람한다.□ 또다시 방문하고 싶도록 감동주는 문학관셰익스피어생가 마을은 이처럼 오랜 준비와 노력 끝에 세계 관광객들에게 또다시 방문하고 싶도록 감동을 주는 문학관이 되고 있다.스트랫퍼드 어펀 에이번시의 2001년 인구가 2만3천여명에서 2015년 현재 인구 10만9천명으로 증가한 것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셰익스피어생가재단은 관광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셰익스피어 사망 40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셰익스피어가 말년을 보낸 대저택인 뉴플레이스를 예산 502만 파운드(100억원)를 투입해 새단장 한다. 또 셰익스피어가 다니던 학교에 스쿨룸을 개관해 학생들의 교육관으로 활용한다.“몇몇 관람객들은 생가를 관람한 뒤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들어갈 때 신발을 벗고 관람하기도 한다”는 알리산 콜레씨의 말에서 알 수 있듯 유럽 전역을 통틀어 이만큼 정성 들여 조성한 문학관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본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사진제공= 재영(在英) 칼럼니스트 권석하/영국에서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5-05-04

청국장에 비벼 고등어살 올리면 한그릇 `뚝딱`

가정에서 흔히 해먹을 수 없는 대표적인 음식 중의 하나가 바로 청국장찌개다. 특유의 냄새로 인해 자칫 이웃의 미간까지 지푸릴 수 있어 해 집에서는 감히 조리할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요리로 꼽힌다.`고등어청국장정식` 맛집으로 알려진 남구 대이동의 `약선가`는 건강함과 다양함을 담아 낸 전통음식점이다. 여기에 파전과 수육, 야채쌈 등 여러 요리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요것조것한상` 메뉴는 이름에 재미까지 더했다.이 집의 특징은 냄새가 강한 요리에 대한 편견을 깬 점이다. 대표메뉴가 청국장찌개라는 사실은 소문을 듣고 찾아가거나 메뉴판을 직접 보기 전까진 눈치 채지 못한다. 실제로 식당에 들어설 때나 주문 후에도 주방에서 청국장을 끓이고 있는 사실조차 느끼지 못한다.이 집 청국장은 가마솥에 직접 콩을 넣고 삶아 만들어 되직함을 더하는 동시에 감자와 두부, 각종 야채와 냉이 등을 푸짐하게 넣어 꾸덕꾸덕함까지 살렸다. 한 술 떠 맛보는 순간조차도 청국장 고유의 강한 냄새 대신 재료의 풍미 그대로 고소함과 담백함만 입안을 맴돈다.고등어구이 역시 청국장만큼이나 비린내 없이 재료의 매력만을 최대한 살려 조리했다. 윤기가 좔좔 흐르는 아래팔 크기만한 고등어의 표면은 보디빌더의 매끈한 몸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생선 속살 사이사이로 생선기름이 촉촉하게 배어 있어 혀의 감촉을 더욱 부드럽게 한다. 생선살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지면서 간도 짜지 않아 청국장과 함께 비빈 밥과 그야말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재료 하나하나 엄선해 만든 반찬 역시 정성 담긴 손맛을 전한다. 오가피장아찌와 도토리묵, 호박전, 콩나물과 미역 등 각종 나물무침까지 조미료 사용을 최소화해 자극적이지 않아 오히려 가정식보다 더 건강하게 느껴진다. 주부 연미희(35·남구 해도동)씨는 “남편이 청국장을 좋아해 집에서 요리해주고 싶어도 발효냄새에 대한 거부감으로 엄두가 나질 않았다”며 “이 집 청국장찌개는 된장찌개보다도 냄새 걱정 없이 맛볼 수 있어 전통음식을 즐기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문의 054-275-5501, 오전11시~밤 10시, 브레이크타임 오후 2시30분~4시30분, 일요일 휴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5-04

사업반대 등 민원 여전… 두 지역 공감대 형성 최우선 과제

형산강에 돛배를 띄운 듯 지난해 후반기부터 한창 순풍을 타고 온 포항시와 경주시의 협력에 최근 미묘한 변수가 떠오르고 있다. 형산강 중하류 경주 안강읍 일대의 오랜 숙원인 강 범람 및 홍수 피해 방지를 위한 하구의 강폭 확장 사업이 그것이다. 환경오염 등 강의 이용을 놓고 늘 수세의 입장이던 강 아래 포항이 정부의 국책사업이 급부상하면서 열쇠를 쥐게 된 상황에 놓인 됐다. 어떤 의미에서는 형산강의 생태적 면모 만큼이나 지금 드라마틱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도 요약될 정도이다. 이번 일은 오랜 교류의 역사에 새 장을 열고 있는 두 지자체가 서로 진심을 확인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하류지역 “침수우려, 반대”… 국토부선 “아무 문제 없어”포항시, 주민설득 과제… 경주시도 적극적 해결의지 보여야△곡창(穀倉)과 범람의 두 얼굴경주시 안강읍 일대 주민들의 역사적 과제는 형산강 치수사업이었다. 중하구에 위치한 유역 평야 일대의 혜택은 이들에게 비옥한 곡창지대를 선사했으나 재앙의 양면도 지녀왔다. 최근만 해도 1987년 셀마, 1991년 글래디스, 1998년 예니 등 주요 태풍 내습 때마다 번번이 피해를 입혔다. 이는 형산강의 특성이 하상 구배가 매우 급해 강수 시 단시간에 우수가 급격하게 유출되는 문제에 따른 결과이다(동국대 최석규 교수). 경북대 황상일 교수(지리학)에 따르면 경주시 부근에서 지류들 중 유역분지가 큰 대천과 남천, 북천이 만나고 안강 부근에서는 칠평천과 기계천이 합류한다. 따라서 이 두 지점은 여러 개의 지류가 만나므로 집중호우가 내리면 범람의 위험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1974년 협착부 확장 첫 입안학계는 이미 강폭 확장을 통한 홍수 개선 사업의 학술적 근거를 제시해왔다. 황교수에 따르면 형산강은 비교적 큰 지류들이 합류하는 경주 부근에서 범람 위험이 있으나 안강까지는 비교적 넓게 형성된 하곡을 따라 완화된다. 그러나 안강에서 강물이 동쪽으로 흘러 영일만으로 유입될 때까지 두 개의 협착부를 지난다. 즉 경주시 하류지역은 범람원의 폭이 평균 1.5~2km인데 비해 안강에서 포항으로 향한 5km 지점인 낙산과 송고개 사이에는 남북 양측의 하폭도 불과 200여m이다. 특히 낙산 동쪽 5km 지점인 형산과 제산 사이 동방 부근의 협착부는 120여m에 불과하다.이로 인해 홍수 시 이들로 인해 형산강 유역 거의 전체 유역분지에서 집적된 하천수가 하류로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한다. 안강읍과 안강평야의 큰 피해는 이 때문인데 불과 25cm정도에 불과한 영일만의 만조 시 피해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옛 건설부는 거듭된 피해와 민원이 이어지자 지난 1974년 `형산강 중하류부 홍수대책 기본계획 조사보고서`를 수립해 협착부 확장안을 최초 제시했다. 이후 이 계획은 1991년 글래디스 피해 이듬해인 12월 다시 제기됐지만 사업비 부담으로 반영되지 못했다.△정부 상반기 착공 방침하지만 옛 건설교통부는 2001년 5월 `형산강수계 치수기본계획`을 보완, 2005년에는 `하천기본계획`용역에 착수해 2008년 12월에는 협착부 120m의 200m 확장을 포함하는 기본계획을 준공했다. 쟁점 계획이 포함된 형산강 효자2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실시설계 용역에 대한 주민 설명회가 2013년 7월에 이어 지난 2월과 연일읍에서 잇달아 개최됨으로써 40여년만에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정부의 사업계획에 따르면 포항 남구 연일읍에서 경주시 강동면 3.583km 구간에 오는 2018년까지 총 940억원을 투입한다. 협착부 확장폭은 170m로 당초보다 다소 축소하고 하류 주민들을 위한 제방 보강, 수변 편의시설 조성 외에도 고정보인 형산강 취수보를 가동보로 개선해 홍수 시 수위를 조절하고 수질개선 효과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3일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하천공사2과에 따르면 상반기 안에 공사를 발주, 시공사를 선정해 올해 우선 3억원의 예산으로 준비를 거쳐 내년부터 본사업을 추진한다.△포항쪽선 홍수피해 우려부산국토청은 지난 4월17일 포항시의회 임시회에서 관련 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는 남구 연일읍 유강리 등 주민들의 입장을 반영해 강폭 확장으로 인해 경주 주민들이 혜택을 입는 반면 하류에는 홍수 피해가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특히 역대 침수 피해는 1998년 예니-송도동, 2002년 루사-유강리, 2003년 매미-상대동·효자동, 2005년 나비-죽도동, 2012년 산바-효자동 등 계속돼 왔다.아직 이렇다할 집단화 조짐은 없지만 주민들은 전반적으로 경주 구간인 협착부 확장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형산강 상수원 취수보도 상류로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위치가 형산강 본류와 그 지류인 자명천이 만나는 지점 아래여서 수위를 높이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입장부산국토청은 포항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검토한 결과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우선 협착부 확장과 관련, 홍수위 영향 시뮬레이션 결과, 사업 후 자명천 합류지점 상류부 수위는 최대 66cm 등 오히려 낮아지며 이후 7.8km의 하류 구간은 홍수위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또 현재 하류 구간의 제방인 형산제, 연일제, 오천제, 대송제는 200년 빈도의 홍수위와 여유고를 모두 만족해 대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부산청에 따르면 취수보를 가동보로 대체함으로써 홍수 시 본류의 수위는 21cm, 자명천 합류보 수위는 15cm 낮출 수 있다. 또 콘크리트 구조물로 인한 오니토를 제거해 양질의 상수원 확보도 가능하다. 연일지구 침수 우려와 관련, 기존 둔치 주차장을 철저해 통수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홍수위 20cm 저감 효과가 난다. 또 중명지구는 제방을 9m 확장해 주민 통행 원활 및 홍수피해가 기대된다.이성호 부산국토청 하천공사2과 담당은 “이번 사업은 지구 온난화로 집중호우 등 이상기후 피해 우려가 높아져가는 현실에서 국가하천 정비 기본계획에 따라 시행하는 국책사업이다”면서 “경주의 홍수 피해 해결 효과는 물론이지만 포항도 국비를 활용해 취수보 개량 및 수질 개선 등 혜택이 크고 하구의 홍수 피해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돌발 변수 수면 아래포항시 건설과는 이번 사업에 대해 국책사업인 만큼 특별한 (반대)의견은 없지만 대시민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공감대`를 언급한 대목이 시사하듯이 `반감`에 따른 `사업 반대` 등 민원은 여전히 잠재돼 있다.특히 그동안 주민설명회의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남구 해도동과 송도동, 상대동 주민들이 실제로 침수 피해에다 대기오염 등 환경피해에 민감하게 대응해온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또 송도동의 형산강 하구 어민들이 모래 침식으로 인한 생업 피해 등 반감을 이번 사업에 대한 반대 민원으로 표출시킬 여지마저 크다. 이 경우 결국 주민들을 설득할 해결의 주체는 이강덕 시장을 중심으로 한 포항시가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사업 추진 노력과 별도로 최양식 시장 등 경주시도 적극적 해결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대체적인 의견이다.(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대환 소장은 “이번 쟁점은 경주와 포항이 협력의 매개로 삼고 있는 형산강 관련의 문제라는 점에서 다행이며 매우 의미심장하다”면서 “강을 공유하는 지자체 간에는 궁극적으로 상류와 하류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5-05-04

대구 팔공산맥

봄 산은 온갖 꽃들로 치장하므로 등산하면서 꽃구경하기가 안성맞춤이다. 특히 봄등산지에서 만나는 꽃들은 진달래가 가장 많은데, 이때는 전국 유명한 산에서 진달래축제가 성황이다. 4월에는 2주 연속적으로 진달래 축제장에 다녀왔는데 정말 등산객들이 많이 와서 오르고 내리는 길이 복잡해서 이제는 축제가 열리는 산행지에는 가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가산~팔공산~환성산~초례산`가팔환초`로 불리며 명성팔공산맥 한눈에 조망 환성산태조 왕건 재 올렸다는 초례산도시 근교 자리잡아 등산객 몰려계속 등산길에 오르고 또 다녀온 자료를 모아 산행기도 쓰다보니 많은 시간을 빼앗겨 급하게 할 일들을 지나쳐버리는 일들이 가끔씩 있는데, 필자가 맡고 있는 대구불교문인협회의 사화집을 발간하는데 시기가 조금 늦어버렸다.그래서 이번에 발간될 녹야원 제19집 축사를 문인협회 회장에게 부탁으로 원고를 정리해놓고 한시름 놓고 있는데, 사무실에 찾아온 지인이 산행이야기를 곁들이다가 대뜸 필자에게 `가팔환초`를 아느냐고 물었다.처음 듣는 소리라서 그게 뭐냐고 물었더니 그는 등산을 그렇게 많이 가봤는데, 팔공산에 있는 `가팔환초`에 가지 않았느냐고 한다. 가팔환초라! 알고 보니 가산, 팔공산, 환성산, 초례산 등 4개산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팔공산은 가봤지만 환성산과 초례산은 가보지 못했다고 하니 그 산이 지역 등산가들에게는 인기가 있으니 시간나면 한번 가보라고 권유한다.이야기를 듣고 보니 대구 근교의 가까이 있는 산이라, 주중에도 얼마든지 다녀올 수 있다. 그래서 말을 들은 김에 주말을 기달릴 것도 없이 주중에 환초를 다녀오기로 하고, 나홀로 산행을 했으니 바로 팔공산 옆에 있는 환성산과 초례산이다.혼자서 주중에 가는 산이라 사전 정보를 알아보았다. 팔공산맥은 남동쪽의 초례봉(648m)에서 시작하여 환성산(811m), 팔공산을 거쳐 북서부의 가산(902m)에 이른다. 그리고 환성산과 초례봉을 쉽게 가려면 대구 동구에 있는 도림사 주차장에서 시작해 초례봉에 올랐다가 매여동으로 하산하는 것이 순로 코스다.필자는 주중 등산이 오랜만인데, 요즘처럼 봄이 되어 나른하고 또 사무실에 앉아 있으려니 머리도 아픈 날 홀로 등산을 떠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싶어 차를 탔다. 음료와 간단한 식사 등을 준비해서 지인과 함께 차를 타고 대구 동구 진안동에 있는 도림사로 향했다.팔공로 도로를 달리다가 진인동으로 가서 다시 3km 쯤 들어가니 길가에 잘 지어놓은 도림사가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필자는 혼자 내리고서 지인에게 네 시간 후인 오후 2시경에 등산 날머리인 매여동 주차장으로 오기로 약속하고 필자 혼자 산행을 시작했다. 필자는 이곳 도림사에서 환성산에 올랐다가 새미기재, 낙타봉을 타고 초례봉에 등산하고서 하산 길로는 매여동으로 내려올 계획인데, 총거리는 9.7km에 3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초례산 한곳만 등산할 경우, 동곡지에서 초례산에 올랐다가 매여동 버스종점으로 하산하면 된다. 도림사 추모관 건물의 왼쪽으로 난 임도를 따라 걸어간다. 첫 산행길이 시멘트 포장도로여서 산뜻한 기분이 들지는 않지만 이내 산길로 들어서서 능선에 오른다. 오른쪽 약수암으로 해서 계곡을 타고 능선길을 오르는 코스도 있다.필자는 약수암과 계곡 코스를 선택하지 않고 직선으로 향해 능선에 오르고, 그 곳에 잠시 서서 조망해보니 오른쪽으로 환성산이 가까이에서 보이는데, 대략 1.8km거리다.능선을 타고 계속 걸어가니 능선 안부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길을 꺾어들어 조금 가서 환성재에 도착했다. 산들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유명한 `가팔환초`에 올라선 것이다.조금 더 가면 환성산인데, 가산과 팔공산에서 이어져 온 능선은 관봉과 환성산을 거쳐 초례봉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것은 여기가 대구시와 경북도와의 경계선이 지나가는데, 낙타봉까지는 왼쪽이 경북도이고 오른편은 대구시 행정구역에 속한다.능선 길은 완만하면서 주면에 참나무가 많은데 이 산의 특징인 것 같다. 잠시 후 환성산에 도착했다. 평일이라 등산객이 없는 줄 알았지만 등산객 서너 명이 환성산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와 쉬는 사이에 필자는 정상표지석 앞에 서서 사진을 찍는다.환성산(811.3m)은 10평 정도 되어 보이는 공터 한 편에 바위가 있고, 그 앞에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환성산을 감투봉이라고 하는데, 감투를 쓴 모양새로 가장 높이 솟아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환성산으로 부르게 된 유래를 찾아보면, 이 산의 생김새가 서로 고리를 걸어 당기는 형상이라 하여 환성산이라 불렀다 하는 설과 삼국유사에는 이 산에 신라 헌덕왕의 아들, 심지왕사가 창건한 환성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를 근거로 환성사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하나는 6·25전쟁 당시 이 산에서도 팔공산 전투가 벌어져, 산 이름을 모르던 병사들이 산 아래에 있는 천년고찰 환성사에서 이름을 따와 불렀을 것이라는 설도 그럴듯하다. 정상에 서서 주변을 조망해본다. 환성산 정상 이곳이 `가팔환초`로 이어지는 팔공산맥의 모습들을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멀리 팔공산 쪽을 바라보면 구미의 금오산과 칠곡의 가산을 한눈에 볼 수 있을 만큼 조망권이 뛰어나다.환성산을 내려서서 산 능선을 타고 낙타봉 쪽으로 향한다. 20분 정도 걸어가면 낙타봉인데, 새미기재에 가기까지 험난한 코스가 나타난다. 내려서는 산길에는 안전로프가 매달려 있고 로프를 타고서 내리막길로 가야한다. 정상에서 내려서면 걸어가니 평광동 갈림길이 나타나고 이정표가 있는데, 이정표를 보니 여기서 대구 동구 평광동까지는 1.5km 거리로 표시되어 있다.참나무 숲이 사라지고 얼마간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걸어 새미기재에 도착했다. 새미기재는 대구 불로동과 도동, 평광동 주민들이 영천 하양장에 갈 때에 넘던 고개로 성령이라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다.낙타봉으로 가는 능선에는 앙 길가에 군데군데 바위돌이 있고, 그 옆으로는 산꽃들이 피어나 경관이 아름답다. 능선을 넘고 전망대를 지나면 앞에 보이는 게 낙타봉이다. 말할 것도 없이 봉우리 생김새가 낙타 등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면서 보니 우뚝우뚝 솟아오른 능선 위의 봉우리들이 낙타의 등을 닮아 있다. 새미기재에서 낙타봉까지는 50분 거리다. 낙타봉 표지석은 두 번째 봉우리에 있는데, 정상은 뾰쪽한 바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오르기가 힘 든다. 보기만 해도 깎아지른 바위 절벽으로 이루어진 암봉이 이 일대에서는 가장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낙타봉을 구경하고서는 마지막 산인 초례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계속해서 얼마동안은 바윗길로 이어지는 가파른 하산길이다. 철탑을 지나고 삼거리에 이르니 산 고도가 낮아지면서 다소 걷기가 편안해진다.낙타봉에서 40분정도 걸어오니 초례산이다. 산행을 시작해 여기까지 오는데, 총거리는 5.2km이고 2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저 아래에 보이는 등산 날머리 매여동 버스종점까지는 한 시간 남짓 걸어가야 한다.드디어 초례산 정상에 섰다. 커다란 바위 두 개가 마주 서 있는 정상에는 표지석과 함께 `팔공산 왕건 길`이 그려진 안내석이 세워져 있다. 이 산봉우리를 초례산 또는 초례봉이라고도 하는데, 팔공산 속에 있어 초례봉이라 불리지만 조선조 김정희가 그린 대동여지도에는 `초례산`으로 기록되어 있는 산이다.초례산 정상과 관련해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정상에 있는 두 바위가 서 있는 그 사이에서 초례를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전설이 있고, 또 다른 전설은 고려 태조 왕건이 영천에서 견휜에게 일격을 당한 후 “다음 전투에서 이기게 해달라”며 하늘에 재를 올렸던 곳이라 한다.초례산에서 저 멀리에 보이는 팔공산과 계속 이어진 사들을 보고, 또 멀리 가까이에 나타나는 시가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 등산을 의미를 새기면서 나름대로 망상을 해본다.“`가팔환초`를 아시나요?/ 명산이면서도 조용한/ 대구근교의 산이지요./ 가산과 팔공산은 유명하지만/ 환성산과 초례산도/ 산을 타는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있는 산이랍니다.// 갑자기 생각이 나서/ 나홀로 환초에 올랐지요./ 평일, 조용한 산길에/ 꽃들이 피어나 기분 좋은 날/ 초례산을 오르내리며/ 자연의 무언을 통해/ 참 인생을 배운답니다.”(자작시`초례산에서`전문)이제는 하산이다. 당초 계획대로 매여동 방향으로 내려서니 하산 길 초입에 괴상하게 생간 바위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있어 눈요깃감으로 안성맞춤이다. 산길을 계속 내려서니 산책로 같은 길이 나온다. 길가에는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어 솔향기가 그윽하니 걷기 편하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솔숲 길을 40분 정도 걸어 나오니 임도가 나타난다. 임도를 타고 조금 더 가니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나오는데, 포장도로를 따라 15분 정도 내려서면 매여동 버스종점이다. 필자는 여기서 차를 불러 타기로 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인에게 연락을 했다. 이번엔, 뜻하지 않게 한 나홀로 등산이었다. 산행을 하면서 자연을 보고, 자연과 대화하면서 산길을 걸었으니 등산하는 동안 잡념들이 사라지고 정신이 맑아진다. 일요일마다 등산했지만 사람들이 한창 일하고 있는 평일에 등산을 해보니 느껴지는 감정이 새롭다.우연하게 `가팔환초`를 알게 됐고, 초여름이 다가온 듯 날씨가 화창한 좋은날에 또 그곳에 다녀오면서 건강을 다지고 자연에 흠뻑 취했으니 이것이 일석이조가 아니고 무엇이랴.

2015-05-01

남매작가 허난설헌·허균, 솔향 강릉에 `문향` 피우다

강릉시 난설헌로 193번길 1-29.백년 묵은 솔밭속에서, 늠름한 사나이 `홍길동`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조선조 당대의 여류시인 허난설헌(許雪軒)의 아름다운 그림도 마주보게 된다. `솔향 강릉`에는 소나무도 많지만 문화재도 많다. 문화재를 창출한 작가가 많은 것이다.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洪吉童傳)`을 집필한 저자 허균(許筠·1569~1618)과 여류시인 허난설헌(許雪軒·1563~1589)은 조선조의 출중한 남매 작가였다.특히 `홍길동전`은 그 간 책자, 영화, 연극, 창극, 만화 등에 두루 실려 베스트셀러가 되어온 명작이다. 줄거리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파란만장, 활극적(活劇的)이다. `홍길동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글로 쓰여진 조선조 때의 작품이다. 주인공 홍길동은 조선조 세종 때 서울에 사는 홍판서가 용꿈을 꾸고 낳은 아들이라는 데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홍판서는 용꿈을 꾸고나서 본부인을 가까이하려 했으나 부인이 응하지 않았으므로, 시비 춘섬과 관계하여 낳은 서자(庶子)가 홍길동이다. 서자 길동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한을 품는다.가족은 홍길동의 뛰어난 재주가 장래에 화근이 될까 두려워하며 자객을 시켜 길동을 없애려고 한다. 그러나 길동은 위기에서 벗어나 집을 나서 방랑의 길을 떠난다. 그러다가 도둑의 소굴에 들어가 힘을 겨루어 두목이 된다. 먼저 해인사의 보물을 탈취했고, 활빈당(活貧黨)의 도목이라 자칭, 지방 수령들이 도둑질하며 모은 재물과 곡식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에게 나누어 주고, `돈과 곡식을 빼앗아온 자는 활빈당 당수 홍길동이다`는 방을 붙인다. 조정이 길동을 잡으려 팔방으로 힘썼으나 둔갑술을 부리는 길동의 초인적인 힘을 당할 수 없다. 그러자 조정에서는 길동의 아버지 홍판서를 시켜 길동을 병조판서로 임명한다. 그 뒤 길동은 고국을 떠나 산수(山水)가 아름다운 `율도국`이라는 나라를 발견, 그곳에 잡혀있던 미인과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된다는 이야기. 이상향(理想鄕)을 그린, 낙원(園)사상의 소설이다. 이 소설이 겨눈 강한 현실비판을 외면하고, 그후 단순한 사랑의 문학으로 퇴화시킨 것은 매우 아쉬운 일이라 여기는 평론가들이 많다. 허균은 12세 때 아버지를 잃었으나, 임진왜란 당시의 정승이요 대학자인 유성룡(柳成龍)에게 학문을 배웠고, 시(詩)는 삼당시인(三唐詩人)의 한명인 이달(李達)에게 배웠다 한다.허균과 동복(同腹) 남매인 허난설헌(許雪軒)은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이다. 허균은 이 손위 누이의 시(詩)를 `깨끗하고 장하며, 높고 고와서 그 이름이 중국에까지 전파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아버지 허엽(許曄·1517~1580)에 대하여, 아들 허균은 `문장과 학문과 반뜻한 언행은 사람들에게 크게 존경받았다`고 평가했다. 강릉시 난설헌로에 있는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안에는 이들 허씨 부자녀(父子女)의 시비석(詩碑石) 5기(基)가 세워져 있고, 이들 부자녀가 살았었다는 한옥 가옥이 에둘러 건축되어 있다.기관차 속에 채워진 `시간 박물관`강릉에는 또 하나의 색다른 박물관이 있어 관광객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동진 시간 박물관`이다.정동진 바닷가 기차 선로에 나란히 서있는 이 `시간 박물관`에는 세계의 갖가지 시계와 `시간`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곁들인 공간이 펼쳐져 있다. 기관차 열차 안에 시간 박물관이 전개되어 있는 것이다.옛 증기기관차를 비롯하여 뮤지엄 숍, `시간`에 대한 얘기를 소개하는 공간, `시간과 과학`에 대한 코너 공간, `시간과 예술`에 대한 코너, `시간과 추억`에 대한 코너, `시간과 열정`에 대한 코너, `함께 한 시간, 함께할 시간` 그리고 동해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대 공간 등 9개 공간으로 나뉘어 색다른 시계와 시간에 대한 설명들이 줄지어 소개되고 있다. 시간과 시계의 역사와, 세계사 속의 갖은 시계들을 실물로 직접 볼 수 있는 희한한 공간이다. 유명한 타이타닉호 침몰 순간에 멈춘 회중시계 등 희한한 실물들을 특별 전시하고 있어 관람객의 관심도 모으고 있다. 기관차 열차를 깡그리 시계와 시간 전시장으로 만들어 색다른 박물관을 형성해 주고 있는 것이다. 증기기관차 1대와 8대의 열차로 형성된 희한한 박물관이다.세계 각국에서 사모아진 여러 시대의 희귀 시계도 놀라울만큼 숱하게 전시되고 있다. 예술의 경지를 넘어선 놀라운 작품시계도 적지 않다. 어떻게 이처럼 아름다운 시계, 값진 시계를 거둬 한자리에 모았을까 절로 감탄의 소리가 새어나온다. 증기기관차부터 마지막 기차까지의 길이는 180m. 놀라운 `시간`의 길이가 아닐 수 없다. 열차 앞 모래밭에는 대형 모래시계가 구성 전시되고 있다. 1년에 한번 돌아가 시간을 가리키는 시계이다. 이 시간 박물관 안에는, 시간과 시계의 역사에 밝은 박선경 총괄실장이 대기하고 있어서 관객의 질문에 소상히 응해주고 있다. 이 박물관 관장은 최승운 사장이다. 참 희한한 분인 것 같다.관람시간은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효. 주소는 강릉시 강동면 헌화로 990-1,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내. 033-645-4540. 정동진 시간 박물관.새로 생긴 김동명 문학관강릉시에는 최근 또 하나의 문학관이 생겼다.(강릉시 사천면 샛돌길 30-2, 033-640-4270)`초허 김동명(金東明) 문학관`이다.`내 마음` `수선화` `파초` 등의 시로 유명한 김동명 시인은 강릉 출신으로 1900년 2월 4일생. 8세 때까지 산 초가 가옥 생가를, 고증을 거쳐 재건립하여 문학인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어낸 것이다.도서실, 독서실, 집필실 등 문필인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세미나실도 있다. 입구에는 김동명 시인의 시를 작곡한 명가곡 `내 마음은 호수요….` 등 LP판도 비치되어 있다.김동명 시인은 한국신학대학, 이화여자대학 교수를 거쳐 참의원에 당선, 정치활동도 했다. `파초` `3·8선` `진주만` 등 시집 6권, `모래 위에 쓴 낙서` 등 수필집 2권, `나는 증언한다` 등 정치평론집 3권, `암흑의 장` 등 수기집 2권을 펴냈다.강릉 먹거리 `갯방풍 기정떡`과 생막걸리강릉에서 손꼽히는 먹거리로 `갯방풍 기정떡`과 `갯방풍 생막걸리`를 들 수 있다.강릉 바닷가 모래사구(砂邱)에 자생하는 갯방풍(방풍초) 잎 분말을 멥쌀가루에 섞어, 여기에 막걸리를 넣어 반죽하고 발효시켜 만든 떡이 기정떡이다. 표준어로 `기주떡`이라 한다. 갯방풍은 동해안 모래 언덕에 자생하는 식물이다. 성질이 따뜻하고 달면서 매우며, 수명을 길게 해주는 풀이라 하며 장명초(長命草)라고도 불린다.▲ 이영희 교수갯방풍 기정떡은 달콤하고 부드러워 아주 먹기가 좋다. 허균이 지은 조선 최초의 음식 품평서인 `도문대작(푸줏간 앞에서 입맛을 다시다)`에도, 갯방풍죽의 향기로운 맛을 잊을 수 없다고 쓰여 있다. 갯방풍 생막걸리도 강릉의 명품술로 꼽히고 있다. 강릉쌀에다 누룩, 갯방품나물 가루를 섞어 빚어내는 술이다. 싱그럽고 달큼한 맛이 여성의 입맛에 잘 어울리는 것 같다.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하홍걸(디지털희망칼라) 캘리그래피·삼우애드컴

2015-04-30

[창업 청년CEO를 찾아] (8) 향기내는 사람들 임정택 대표

“사회에서 고립된 장애인들에게 타인의 편견이 가장 무서운 적 아닐까요?”임정택(30·사진) 대표는 포항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법한 커피전문점 `히즈빈스(HISBEANS)`의 창업주다.`히즈빈스`는 장애인이 주인공인, 장애인을 위한 행복한 일자리를 만드는 커피전문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포항에는 7개의 히즈빈스 매장에 지점마다 매니저를 제외한 37명의 장애인이 전문 바리스타로 솜씨를 뽐내는 중이다.임 대표는 수년 전 한동대에 재학하던 시절, 진로 등 여러 고민을 하다 한 장애인 가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후 소외된 이웃의 삶에 대해 알고 싶은 마음이 생겨 장애인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에게도 꿈을 이루고 싶은 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그는 “장애인도 얼마든지 잘할 수 있지만 사회의 편견 및 일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어려워요. 누구나 좋아하는 커피를 만드는 기술을 배워서 카페를 열면 이들이 일도 하고 사람들과 많이 만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생각했죠”라고 말했다.이에 지난 2008년 결국 한동대 동문·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사회혁신기업 ㈜향기내는사람들을 설립했고, 커피전문점 설립을 위해 전국 각지를 다니며 연구를 한 후 2009년 모교인 한동대에 첫 `히즈빈스` 매장을 열었다.당시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우연히 히즈빈스를 방문한 후 먼저 “시에서도 장애인 고용 창출을 위해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혀와 공공기관에도 문을 여는 등 현재는 7개까지 매장이 늘었고 올해 6월에는 서울·경기지부를 만들어 부천에도 문을 연다. 그러나 사실 히즈빈스가 소속된 `㈜향기내는사람들`이 얻는 수익은 대단하지 않다는 게 임대표의 설명이다.그는 “저도 대표라 하지만 지난 2010년에 처음으로 월급을 받았어요. 이윤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라 소외계층과 장애인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보니 수익이 적어요. 이러다 보니 직원들 월급을 우선 주고 제 월급은 밀려 못 받은 적도 있고 그래도 좋아서 하는 일이니 어쩌겠어요”라며 웃었다.㈜향기내는사람들은 히즈빈스 이외에 또 다른 소외계층인 북한이탈주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떡` 등 건강한 먹거리를 만드는 `설레(Seolleh)`, 북한이탈주민들의 직업훈련 등을 맡은 `향기나는자원센터`, 장애인 고용을 위한 카페를 컨설팅해주는 `히즈빈스 컨설팅`등 여러 사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또한 사업을 시작한 지 7년정도 된 지금은 `히즈빈스`의 사례가 알려지며 장애인 고용 커피전문점 운영에 대한 문의가 전국 및 미국,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소외계층의 사회적자립을 돕겠다는 취지라면 도움이 필요한 누구에게나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임 대표다.그는 “순수하고 정직한 내면을 지닌 장애인들에게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위로받고 있어요. 제가 이분들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이유죠. 이렇게 대단한 분들이 단지 사회적 한계로 빛을 못 보는 게 안타깝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은 이들이 사회로 나와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도울겁니다”라고 말했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5-04-28

튀김옷 입은 코다리찜의 바삭한 변신

안주야말로 술을 가장 술답게 한다. 맛깔스러운 안주가 없다면 최고의 술도 없다. 여기에 좋은 사람과 멋진 경치가 더해진다면 최상의 술상이 펼쳐진다. 북구 영일대해수욕장을 따라 나란히 늘어선 건물들 사이로 옹달샘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작고 오목한 틈에 자리 잡은 `깊은산속옹달샘`은 재료와 조리법이 신선하고 특이한데다 맛까지 좋아 구미는 물론 술맛까지 당기는 곳이다. 특히 이 집 대표메뉴인 코다리찜은 특별한 비법으로 조리해 애주가는 물론 `물 마시러 온 토끼`의 입맛까지 사로잡는 매력을 지녔다.우선 옹달샘코다리찜을 맛보기 전 그동안 혀에 익숙해진 코다리찜을 잊어야 한다. 어떤 상상도 빗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단 첫 등장부터 평소 접하던 코다리찜과는 다르다. 해물찜이나 아구찜처럼 쟁반 가득 콩나물을 수북이 얹어내 그 속을 전혀 알 수가 없다.숨바꼭질 하듯 꽁꽁 숨은 코다리를 찾아 젓가락으로 콩나물 사이를 비집어 빨간 양념 발린 코다리를 한 입 베어 물면 야들야들한 생선살에 대한 기대는 무참히 무너지고 바삭함이 먼저 전해진다. 곧이어 달콤하면서도 짭조름한 양념 맛이 혀로 전해지면서 그제야 촉촉하고 꼬들꼬들한 생선살이 씹히기 시작한다. 튀김옷을 입혀 살짝 튀겨냈으며 속살은 너무 연하거나 뻣뻣하지 않고 적당히 야들야들하다. 양념치킨처럼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부드러운 바로 이 맛이 술맛까지 당기게 하는 옹달샘코다리찜의 비결이다. 또 하나의 비법은 아삭한 식감을 그대로 전하는 콩나물이다. 일반 코다리찜과는 달리 조리 시 콩나물과 채소를 함께 넣지 않고 따로 요리해 생선과 양념이 지닌 고유의 풍미를 최대한 살렸다. 야채는 따로 살짝 데쳐 씹는 맛만 최대한 살려내 생선살의 식감과 잘 어우러지도록 조리했다. `건강한 요리`를 추구하는 옹달샘의 모토답게 코다리찜의 맛을 좌우하는 양념 또한 천연조미료를 사용한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를 굽거나 말려 빻아 분말로 만들어 천연조미료로 사용해 감칠맛을 내는 것이다. 덕분에 맛이 맵거나 짜지 않아 입 안은 물론 속까지 편안하다. 여기에 사과와 배, 키위 등 과일과 매실액까지 동원해 단맛까지 지원한다. 된장찌개와 물김치, 나물무침 등 코다리찜과 함께 제공되는 각종 반찬들 역시 천연양념으로 조리해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주부 문라희(34·남구 문덕)씨는 “옹달샘코다리찜은 영양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열량도 낮아 다이어트 중인 남편과 함께 부담 없이 술 한잔하기 좋은 안주”라고 전했다.계산대에서 하얀 종이를 꺼내 든 이승태 사장은 “얼마전 인기가수인 윤민수, 신용재가 콘서트때 우리 가게에 들러 코다리찜을 맛보고 극찬했다”며 “좋은 재료와 천연양념을 사용해 만든 건강한 음식을 곁들어 최고의 술맛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문의 054-232-1200, 오전11시30분~새벽2시, 연중무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27

포스텍·금오공대 `IT·융합 명품인재` 배출 산실

■ 포스텍`6년 박사` 학제체제 구축IT융합 글로벌리더 육성□ 포스텍 `IT 명품인재` 육성 포스텍 `IT 명품인재 양성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전담하고, 포스텍과 한국뉴욕주립대학교(SUNY Korea)가 주관하며 경북도, 포항시, 인천시 등 지자체와 포스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후원하는 명품인재 육성사업이다.애플의 스티브잡스와 같은 창조적인 융합형 인재 없이는 IT 강국을 완성할 수 없음을 실감하고 한국판 MIT 미디어랩을 만들기 위해 2011년 7월 국내 최고 대학들과 치열한 경쟁을 뚫고, 포스텍이 `IT 명품인재 양성사업 2호`로 선정됐다. `IT 명품인재 양성사업 1호`는 2010년 8월 연세대학교가 선정됐다.총 사업기간 10년(2011~2020년), 총 사업비 1천771억원을 투자해 IT전문융합인력 350여명을 글로벌 리더로 양성한다는 계획아래 추진되고 있으며, 주요 연구분야로는 스마트컴퓨팅, 스마트디바이스시스템, IT기반 미래 헬스케어 등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연구과제에 집중하고 있다.사업은 단계적으로 추진된다. 1단계(2011~2012)는 운영재원 마련과 인적자원 구축, 교육프로그램 개발, 연구프로그램 과제 선정 등 기반 구축을 완료했고, 2단계(2013~2014)는 교육육성단계로 우수 학생선발 및 교원, 연구진 확보, 세계 인류 IT융합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 확립을 다졌다. 올해부터는 성과발생단계로 융합연구동인 C5동을 준공하고, 창의적 i형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세계를 선도하는 i-Lab으로서의 위상 제고를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사업 수행을 위한 조직은 학사조직(창의IT융합공학과)과 연구조직(미래IT융합연구원)으로 구성돼 있다. IT분야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모든 창의IT융합공학과 학생들에게 전액 장학금과 생활비, 연구비를 지원하고 있다. 국제적 역량을 배양하기 위해 학부신입생 전원에게는 6개월간 해외 유수대학으로의 단기 유학을 지원하고 있어 학생들의 호응도가 높다.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학부 3년, 석·박사 통합과정 3년으로 최단기 6년만에 박사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학제 시스템도 구축했다.포스텍은 사업 취지에 걸맞게 창의와 융합에 초첨을 맞춰 대학 자율의 학부과정을 마련했고,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대폭 강화했다. 논문 등 단기성과를 요구하던 기존 평가 방식을 지양하고 연구 실패를 용인하도록 했다.1학년부터 `자기성장주도계획` 과목을 들으면서 학생 스스로 꿈을 찾고 2학년 때부터는 석박사급 인재가 학부생의 꿈이 현실화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보통 우리나라 이공계는 전공필수 과목을 많이 공부하고 선택과목을 배울 수 있는 여지가 적은만큼, 창의 IT설계과목을 통해 학생의 창의성과 도전정신을 길러주는 것이다.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위해 지난해에는 한국뉴욕주립대학교와 공동으로 패션과 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한 뉴욕 패션스쿨 FIT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IT인재 양성소인 뉴욕주립대 토니브룩의 기술경영학과, 컴퓨터과학과와 커리큘럼 및 교수진을 공유해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포스텍은 사업 선정이후 2014년까지 특허 49건, 논문 129건, 학술대회 312회, 과제수주 23건, 기업 기술이전 21건(6억4천200만원), 창업 4건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 금오공대ICT 융합산업 기반 조성기술개발·인재양성 병행□ 금오공대 `ICT 융합인재` 양성`ICT융합 고급인력과정 지원사업`은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전담하고, 금오공대가 주관하며 경북도, 구미시 등 지자체와 지역 강소기업이 후원하는 ICT분야 인력양성 사업으로 총 사업기간 최장 6년(2014~2019년)이며, 총 사업비는 최대 82억원 규모다.국책 사업과 연계해 ICT융합산업 생태계 조성에 필수적인 선도기술 개발과 석박사급 고급인력 양성이 그 목표다. 현장감각을 높이기 위해 ㈜오리온테크놀로지, ㈜인트로메딕 등 지역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경북도, 구미시, 참여기업 등 재원을 출연해 지역산업 구조 고도화에 앞장서고 있다.지역 연관성이 큰 3대 ICT융합분야(모바일·국방, 메디컬, 소재부품)에 5개의 세부과제를 진행해 참여기업이 ICT 융합분야의 선도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필요한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현장형 연구개발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모바일·국방 ICT융합 분야는 모바일, 웨어러블 단말 장치를 위한 실시간 데이터 통신망 연동기술 연구를 진행중이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회로를 통한 웨어러블 반도체 센서 및 SOC 연구와 웨어러블 시스템 신뢰성, 컴퓨팅 기술 및 국방 응용 플랫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메디컬 ICT융합 분야는 암 진단 및 치료 기술을 위한 나노 메디컬 융합 기술 연구와 카본 재질 및 전계효과트렌지스터를 이용한 바이오센서 연구, 고성능 PET 기능을 탑재한 캡슐형 내시경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소재부품 ICT융합 분야는 ICT기반 디바이스용 고용량 에너지 저장 소재 개발, 나노구조를 갖는 에너지변환 시스템의 소재부품 개발과 모바일, 메디컬 디바이스용 에너지 저장, 변환 연계 시스템 모듈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금오공대는 2014년 7월 센터를 개소해 단기간에 많은 성과를 냈다. 연구센터 전용공간인 무한상상공간 및 공동연구실을 구축했고 기업 기술이전 1건(3천만원), 특허실적 18건, 논문실적 114건 등의 성과를 거뒀다. ICT융합산업을 선도할 창조적 실용인재양성에 목표를 두고 ICT융합분야 원천기술 개발, 모바일.국방, 반도체 설계기술, 생체정보.적합성 의료기술 및 이들을 위한 에너지 저장·변환 소재부품 기술을 접목한 ICT융복합 기술연구를 통해 통합 시스템 개발, 원천기술의 지적재산권 확보 등 전방위적 노력을 추진중에 있다. 경북도 및 금오공대는 현재 추진중인 다양한 연구개발 및 사업을 통해 지역 산업현장 수요에 기반한 ICT융합 사업 산학협력 모델을 정립하고 지역 맞춤형 교육-창의연구-시장창출을 공동으로 발굴·육성하는 전주기적이면서 동반자적인 협력관계를 만들었다. 이후 ICT융복합 분야 산학협력 MOU, 공동프로젝트 수행 등 지역 산업계간 지속적·상시적 동반협력 관계를 조성해 나갈 수 있는 글로컬 ICT융합 실무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세계 최고 `i형 인재` 양성 주력”인터뷰/ 이준식 경북도 ICT융합산업과장이준식사진 경북도 ICT융합산업과장은 “국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는 IT분야 인력양성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IT명품인재양성사업을 적극 지원해 `한국판 MIT 미디어랩`을 구축하고 국가 IT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계 최고수준의 `i형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i형 인재`란 창의적 상상력, 융합적 탐구력, 변혁적 창조력에 기반을 둔 교육 및 연구를 통해 육성된 도전적인 문제해결 역량과 사회적 기업가 마인드를 갖춘 세계 최고수준의 미래형인재다.또한 “국가, 지자체, 대학, 산업체 공동으로 10년간 양성하는 350여명의 창의인재는, IT기반 기술지식 배양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인문학·공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 융합 연구를 거쳐 창조경제를 선도하고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과장은 또 “경북도는 지리적 특성상 농업과 수산업이 발달한 반면, 과학기술의 발달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뒤진게 현실이나, 국내최고의 포스텍, 금오공대가 각각 포항과 구미에서 최고의 기술배양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지역먹거리를 생산해 내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아울러 “경북도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글로벌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창의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5-04-27

지역서 정형성형 단일분야 국내최고 의료수준 실현

포항시 남구 대도동의 포스코대로 중앙을 꿰찬 포항세명기독병원(원장 한동선)이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뤘다. 1950년 12월 개원한 세명기독병원은 지난 65년간 꾸준히 성장을 이룩해 지역을 대표하는 `베테랑` 종합병원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최근 증축 준공한 정형성형병원(원장 류인혁)은 탄탄한 외형은 물론 체계적인 내부 시스템까지 갖춰 정형성형 부문 전문병원으로서의 역할까지 도맡아 지역 내 의료서비스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원환자 16만·수술 1만여건우수 의료진 영입 발전 원동력25명 전문의 연구에도 적극 매진□ 명칭에 담긴 히스토리(History)포항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병원이 준공되기까지의 히스토리(History)는 류인혁 원장, 그의 이야기(His story)를 빼놓고선 설명이 불가능하다. 지난 2002년 류인혁 원장은 김성언, 서보건 부장과 함께 `포항에 제대로 된 정형외과 전문병원을 만들겠다`는 꿈으로 `세명정형성형외과`의원을 운영 중이었다. 하지만 같은해 6월 갑자기 그는 포항기독병원 정형성형센터와의 합병을 선택하며 궤도를 같이하기로 결정했다.류 원장은 “한동선 이사장의 합병제의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개인의원을 운영하면서 환자를 치료하는데 한계에 부딪힌 것이 합병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계기가 됐다”며 “큰 수술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심장병이나 당뇨 등 내과적 문제가 있는 경우 종합적인 진료나 치료에 차질이 발생했다. 의사로서 좀 더 나은 진료와 치료를 제공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레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이에 한동선 이사장은 환자를 위하는 류 원장의 마음을 담아 50여년간 이어오던 `포항기독병원`명칭을 `포항세명기독병원`으로 변경해 의미를 더했다. □ “정형성형 분야 만큼은 최고 목표”이후 포항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센터 운영 책임을 맡게 된 류 원장은 해당 분야만큼은 대도시내 대학병원 이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비전 아래 목표를 세워 하나씩 달성해 나갔다. 우수 의료진 영입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는데도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매년 50% 이상의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뤄냈다. 시설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환자수 증가, 의료진 수준 향상 등 발전도 거듭됐다. 이에 지난 2010년 세명기독병원은 정형성형센터를 정형성형병원으로 확대 개편해 운영에 들어갔다.차별화된 의료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을 듣고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몰리면서 `병원 안의 병원`이라는 구조적인 장치를 적용해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이미 2009년에 정형병원센터 내원 환자가 11만명을 넘어서 이에 따른 체계적인 전문 시스템을 갖추고자 병원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기준 내원환자 수가 16만5천여 명, 수술 건수 또한 1만 여 건을 넘어서며 단순히 `입소문`이 아닌 진정성 있는 의료 수준에 대한 평가 결과로 나타났다.□ 병원발전의 원동력, 우수한 인적자원류인혁 원장은 정형성형병원을 이끈 가장 큰 원동력에 대해 우수한 의료진 영입을 바탕으로 한 활발한 연구 성과라고 전했다.포항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병원은 상지관절센터, 하지관절센터, 척주센터, 성형재건센터 등 각 분야별로 세분화해 진료를 실시한다. 관절센터 12명, 척추센터 5명, 성형재건센터 3명, 마취통증의학과 5명 등 총 25명의 전문 의료진들이 각각 포진돼 진료 또는 협진을 진행한다. 게다가 모든 의료진들은 매일 오전 8시 열리는 컨퍼런스(Conference)에 참여해 환자에 관한 정보와 치료 경험 등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와 논문 등을 진행 및 발표한다. 실제로 매년 국내외 학회에 1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국내 대학교수와 전문의를 초빙해 엘보우심포지엄, 족부심포지엄 등을 개최하는데도 적극적이다. 류인혁 원장 역시 현재 대한미세수술학회 이사, 대한견주관절학회논문심사 위원 및 수부학회 논문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병원 관계자는 “우수한 인력 확보는 첨단 의료장비를 갖추는 것보다도 우선순위를 두고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라며 “우수 인적 자원을 활용한 연구 분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한편, 세명기독병원 정형성형병원은 오는 5월 16일 전국의 상지분야 전문의, 교수 등 45명의 연설자들을 초청해 `제2회 엘보우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류인혁 원장“세계적 수준 의료서비스 제공 최종 목표”인터뷰/ 류인혁 원장-정형성형센터 운영에서부터 병원 증축까지 이끌어온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한 마디로 감회가 새롭다. 포항세명기독병원 정형병원센터로 시작했던 때보다 약 8배 이상의 성장을 이뤘다. 이러한 발전의 밑거름에는 그동안 묵묵히 믿고 따라와 준 직원들의 든든한 신뢰가 있었다. 특별히 시작부터 지금까지 주인의식을 갖고 함께해준 성형외과 김성언 부장, 정형외과 서보건 부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나도 어쩔 수 없는 `무뚝뚝한 한국남자`라 직접 말로 표현하기엔 쑥스럽다.(웃음)-최근엔 임직원 1천명 시대까지 열었다. 지금처럼 규모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는가.△애초에 병원 규모를 얼마만큼 키우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오직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우리 병원 전문의들은 최선을 다해 최고 수준의 진료를 실현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력해왔다.사실 지역병원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연구 및 논문 준비하며, 국내외 학회에 참여해 발표까지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의료진들이 이 과정을 힘든 짐으로 여기지 않고 즐기다보니 오히려 서로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 한편으론 협동해 노력하면 자연스레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것이고 그 결과는 환자들이 먼저 알아줄 것이란 믿음도 있었다.-환자들이 알아봐 준 포항세명기독 정형성형병원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전문화된 의료서비스다. 이는 우리나라 어느 병원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의 의료진과 장비가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정형외과 전문의가 16명 이상 포진된 병원은 우리나라에 거의 없을 정도다. 우리병원의 최고 목표가 전문분야에서만큼은 대학병원을 포함한 3차 병원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의료서비스 제공이다. 의료진의 양적 우세뿐만 아니라 논문 발표, 국내외 연수, 학회 발표 등을 통해 선진의료기술 습득에도 적극 참여하며 이를 곧바로 치료에 적용하는 등 의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데 열정적이다.이처럼 열정을 지닌 의료진들이 실시하는 의료서비스의 질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찾아 영입하고 뛰어난 첨단 장비 및 시설에 대한 투자도 이어갈 계획이다. -특별히 의료진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만약 환자들에게 시설이 좋고 편리한 병원, 서비스가 좋고 친절한 평원, 치료를 잘하는 병원 중에서 한 가지를 고르라고 한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물론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병원이 가장 좋은 병원이겠지만 병원이 존재하는 1차적인 이유를 고려했을 때 다른 무엇보다도 단연 치료 잘하는 병원이야말로 환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병원이라고 본다.기본적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은 시설이나 서비스, 친절이 아니라 의사다. 장비 역시 의사에 의해 다뤄지므로 우수한 의료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 병원은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고자 의료진 영입과 관련해 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정형성형병원의 세계화 도약을 꿈꾼다고 들었다. 향후 비전은.△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최종 비전이다. 타 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하고자 우리 병원을 찾아올 수 있도록 정형성형 부문과 관련해서는 의료 기술을 선도해 나가는 병원이 되고자 한다.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병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민들이 자랑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 되고자 노력하겠다. 그에 따른 병원의 규모 확대나 수익 향상 등은 가장 큰 `보너스`이지 않겠나./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27

창원 천주산

4월이 되면서 산과 들에 꽃들이 피어나 상춘객들이 전국의 관광지나 산을 찾게 되지만 날씨가 변덕스러워서 산악사고가 종종 일어나게 된다. 특히 늦겨울에서 초여름 사이, 주로 봄철에 많이 발생한다는 통계가 있다. 전국적인 통계는 아니지만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서울에서만 산악사고 신고건수가 총 1천572건으로 하루 평균 3건씩 신고됐으며, 최근 3년간(2012~2014년) 산악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63명으로 나타났다.모든 사고가 그렇지만 봄철 산악사고는 산행 요령을 익히고 대비를 잘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단체산행 시는 안내자들이 있어 위험구간에서 주의를 당부하지만 개별산행이나 가족, 친구 등이 산행을 할 때에는 봄철 안전한 봄철 산행 요령을 익히면 도움이 된다.무엇보다 등산하기 전에 10분 정도 사전 운동을 해 몸을 풀어 줘야하며, 산행은 오전에 시작해 늦어도 해지기 1시간 전에는 완전히 하산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얇은 옷을 여러벌 준비하는 것도 안전 등산을 위한 지혜이며 등산 중 음식과 물은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산행 시 비탈길을 피하고 등산로를 따라 산행하며, 협곡을 지날 때는 낙석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무엇보다 등산코스를 완주할 경우에는 체력분배를 잘 해야 하는데, 오를 때 40%, 내려갈 때 30%를 쓰고 30%는 남겨둬야 하며, 등산 중에는 30분 정도 걷고는 5분 정도 휴식하는 것도 체력 안배에 도움이 됨을 알아야 한다.등산을 할 때에는 충전된 휴대전화와 예비 충전 배터리를 지참하고, 등산로에 있는 산악안내판을 살펴 주변 위치를 숙지하는 것이 만약의 사고에 유용하게 대비할 수 있다.산행요령과 관련해 지난해 강화 마니산에 올랐을 때 함께 간 사진작가 전 선생이 사진을 찍으려 뒷걸음치다가 낙상한 사고도 있었으니 필자는 단체등산이나 개별등산을 할 때 안전수칙에 대해 철저히 지키는 편이다.봄철에 산에서 아름답게 피는 꽃은 진달래와 철쭉이다. 이맘때가 되면 전국의 산들은 진달래가 제철이다. 이번 등산도 지난주에 이어 진달래 군락지를 찾아가니 창원 천주산이다.천주산 등산은 필자에게 있어 두 번째다. 2년 전 봄에 천주산을 다녀와서 그 기록들을 2013년 5월 3일자 경북매일신문에 `향기로운 봄꽃 향연에 취해 멈춰선 발걸음`이란 제목으로 게재한 바 있다. 하지만 진달래 군락지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이니 다시 찾게 된 것이다.대구에서 일행을 태워 오전 7시에 출발한 차는 고속도로와 국도를 달려 오전 10시경 창원시 북면 마산외곽고속도로 주변에 있는 천주산 입구에 도착했다. 입구로 들어오니 `천주산진달래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게시판과 거리 양편 나무들 사이에 빼곡 들어찼고, 등산 온 사람들의 모습도 많이 보인다.일행은 차에서 내려 등산장구를 챙기고 간단히 몸을 풀고서는 바로 등산을 시작한다. 천주산 등산 들머리는 달천계곡주차장에서 시작되는데, 관리사무소가 있는 건너편이다. 통상적으로 보면 정자를 거쳐 달천약수터, 만남의 광장, 전망대를 지나 천주산 용지봉에 올랐다가 함안경계 삼거리로 내려와서 달천계곡으로 해서 주차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코스다. 거리로는 약 6.4km에 2시간 반이 소요된다. 필자는 일행을 뒤로 하고 조금은 빠른 속도로 많은 등산객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코스는 정자로 가서 천주봉에 올랐다가 팔각정을 거쳐 만남의 광장으로 가서는 위에서 적은 통상적인 등로를 따라서 용지봉에 올랐다가 달천공원주차장으로 내려올 계획이다.달천계곡으로 들어서서 초입에는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고, 또 휘날리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계곡을 따라 길을 걸으니 물 흐르는 소리가 계속 들려온다. 마침 오늘이 천주산진달래축제일이라 많은 산행인들 속에서 함께 산행하니 초입부터 걸음이 더뎌진다.주차장에서 1.2km 지점에 도착하니 다리건너기 전 길가 왼편에 허목 선생비가 있다. 조선시대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허목 선생이 창원 달천동에 기거하면서 계곡 암반에 달천동이라 각자한데서 달천계곡 지명을 얻었다고 한다. 달천계곡 암반에 달천동(達川洞)이라는 글씨를 음각해 유명해진 곳이다.그곳을 보고나서 산행을 계속해 정자에 이르러 잠시 쉬다가 다시 임도를 타고서 산행하여 조망바위에 오른다. 천주봉이 가깝게 보이고 그 너머에서 진달래군락지가 펼쳐지고 있는데, 등산갟들이 줄을 이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평평한 평지로 돼 있는 천주봉에 올라 주변 조경들을 보고선 복잡한 산봉우리에서 벗어나 팔각정 쪽으로 내려선다. 200m 아래 팔각정에 도착하니 그 위에 먼저 산행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비좁은 틈을 헤쳐 팔각정에 그냥 올라보고서는 이내 내려서서 만남의 광장으로 향한다.700m거리에 있는 만남의 광장으로 가면서 다가서는 풍경들을 마음에 담는데, 야산 등성이에 군락지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2년 전에 이곳을 왔을 때는 등산로 초입에서 82세된 기인을 만나 그 분이 올라오면서 한번도 쉬지 않고 연거푸 부르는 노래를 듣느라 주변 경관을 살피 수 없었는데, 이번에는 등산 온 우리 일행과 떨어져서 홀로 오르니 진달래 군락지 주변 경관들을 살필 수 있어 또한 좋다.만남의 광장 길에는 더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있다. 이곳이 산행을 시작한 달천공원주차장에서는 2.2km지점이고, 용지봉 정상까지는 1.5km만 가면 된다.천주암길과 달천약수터길, 그리고 천주산팔각정에서 오는 길과 마주치는 곳이니 여러 갈래 길을 통해 등산객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만남의 광장에서 용지봉을 오르기 위해 잘 정비된 원목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오면서 보니 이곳뿐만 아니라 군데군데에서 산길과 안내판이 잘 정비돼 있다. 아마도 행사를 앞두고 창원시에서 많은 신경을 쓴 것같이 보인다.원목계단을 지나서 천주산 용지봉으로 오르는 사이에는 편백 숲길도 있고, 또 정상까지 가는데 헬기장도 있다. 헬기장 양편으로 진달래 밭이 펼쳐지는데 산행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서서 사진을 찍으며 풍경들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필자의 마음까지 흐뭇해온다.이윽고 정상 바로 밑의 전망대에 올랐다. 시야가 확 터지면서 진달래 군락지가 더 잘 보인다. 붉게 타고 있는 진달래 모습은 자연의 요정처럼 보인다. 등산객들 속에 휩쓸려 첮주산 정봉인 용지봉에 올랐다.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산객들 속에서 차례를 기다린다.천주산(638.8m)은 창원시와 마산시, 함안군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산명의 한자를 풀이하면 `하늘의 기둥`이다. 즉 `하늘을 받치고 있다`는 뜻을 가진 산으로 이 산을 담산, 작대산, 청룡산 등의 이름으로 불렸는데, 주봉인 용지봉(龍池峰) 주변 일대에 진달래 군락지가 유명하다.용지봉에서는 창원 시내와 마산 앞바다가 훤히 조망된다. 필자는 눈 아래 펼쳐지는 진달래 군락지에서 화사하게 피어난 꽃들을 보면서 바람을 불적마다 서걱이는 풍경들을 보면서 올라오면서 느꼈던 정감들을 풀어놓는다.“바람이 불적 마다/ 꽃가지 흔들거리는 모습/ 고와서 서러운 길이다./ 저만치에서 마을을 돌아/ 산등성이 오르는 길가/ 개나리 지는 그늘에/ 벚꽃 물결이 넘친다.// 한 묶음씩 헤아려보면/ 연분홍으로 뒤덮인 모습/ 부끄러운 새악시볼 같이/ 어여쁜 단장으로 묻어나지만/ 주변이 온통 붉게 물든/ 천주산에 오르다가 보면/ 천지가 진달래 숲이다”(자작시`천주산 가면서` 전문)천주산 진달래 밭은 우리가 즐겨 부르는 `고향의 봄` 창작 배경지로 유명하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로 시작되는 노래가사처럼 여기가 바로 그 유명한 진달래의 꽃밭이다. 산 아래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원수 선생(1911~1981)은 천주산과 일대에서 피어난 봄꽃들을 보면서 `고향의 봄`이란 동시를 지었으며, 1926년 잡지 `어린이`에 이 동시를 발표해 등단했다고 전해진다.산위에서 진달래 향연에 넋을 빼앗겨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내려서서 함안경계 삼거리 쪽으로 하산한다. 15분 정도 내려서는 동안 진달래 밭은 계속 이어지고 있고 등산객들로 붐빈다.필자는 계속 하산해 달천계곡을 타고 20분 정도 내려서서 오후 2시30분경에 출발했던 주차장에 도착하니 우리 일행들이 몇 명 보였다. 어떻게 일찍 내려 왔느냐 물어보니 그들은 천주산에는 오르지 않고 만남의 광장으로 해서 용지봉만 다녀왔다고 웃으면서 대답한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여기서 우리 일행들은 오후 3시에 만나 산행을 모두 끝내고 마산어시장에 들렀다가 대구로 돌아간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어 필자는 차에 올라 오늘 올랐던 천주산을 다시금 생각해본다.자꾸 귓가로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이라는 노래가 들려오는 것 같다. 이때쯤이면 활짝 피어난 진달래로 산이 불타는 듯하는 천주산에 `고향의 봄` 향연이 그리움으로 익어간다.글·사진=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

2015-04-24

驛舍 개발·집창촌 정비 `동시에`

정부의 `성매매 집결지(집창촌) 폐쇄 방침`에 따라 전국 지자체들이 지역의 골칫거리인 집창촌에 대한 대대적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반면 포항시는 속칭 `중앙대학` 인근의 옛 포항역 복합개발이 추진되는 등 재개발의 호기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상) 적극론·신중론 속 존폐 기로(중) 성매매 여성 자활에도 관심을(하) 이강덕 시장 체제, 폐쇄 `호기`시는 지난 15일 철도시설공단, 코레일과 함께 옛 포항역사 개발과 관련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사업은 정부의 행복주택, 문화광장 등을 포함해 구도심 재생사업에 일대 전기가 예상된다.하지만 복합개발부지에 맞닿은 집창촌이 제외된 사실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높다.포항중앙상가상인회 한 관계자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구태의연한 변명으로 뒷짐을 지는 시를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집창촌 바로 옆의 주택이나 공원 신설 계획은 말이 안된다. 집창촌 정비 계획이 선행돼야 한다”고 꼬집었다.그동안 포항시 핵심상권인 중앙상가 인근의 집창촌은 전체 도시 이미지 등 도심환경을 실추시킨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다.더구나 경찰 수뇌부 출신 이강덕 시장의 `4+1 창조도시 클린포항` 기조와 도심 한복판 집창촌은 너무나 모순이라는 의견이다.충북 청주와 강원 춘천 등 지자체들의 사례는 대조적이다.청주시는 성매매특별법 시행 후 사그라지던 집창촌 분위기가 다시 활발해지자 지난 2010년 맞닿은 부지에 청소년광장을 조성했다. 시행 초기에는 언론의 질타와 비판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광장이 활기를 띄면서 집창촌이 위축되는 상쇄효과를 거뒀다.이후 2011년 국토교통부의 공모사업에 집창촌 정비를 포함한 `옛 역사 복원`이 선정돼 2013년 한 해 3천300여㎡의 토지를 매입해 일부 성매매업소를 철거하는 데 성공했다.생존권과 기득권을 주장하며 영업을 이어가던 7곳에 대해서는 지난해 3월 경찰, 충북여성인권상담소 늘봄 등과 민·관 협력특별팀을 구성해 계도와 단속을 병행했다. 또 5월부터 성매매 영업을 알고도 전·월세 계약을 맺은 건물주까지 단속하는 초강수로 자진 폐업을 유도했다.권순택 청주 중앙동 도시재생추진협의회 위원장은 22일 본지 통화에서 “집창촌을 정비하려면 지자체와 경찰, 시민단체 등의 꾸준한 민관 협력체 가동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나약한 성매매종사자 단속 보다는 건물주나 업주에 대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전국 최초로 조례를 제정해 성매매여성들의 자활을 지원한 춘천시는 업주와 성매매여성들이 `자진폐쇄`를 결정하는 놀랍고도 유례없는 성과를 낳기도 했다.2013년 3월부터 성매매여성들의 자활에 힘쓰고, 부지 매입에 나선 춘천시는 업주들의 반발로 다소 갈등이 있었지만, 그해 8월 업주에게 600만원씩 주거 이전비를 보상하는 등 물질적 지원으로 충돌없이 평화적 폐쇄를 마무리했다.이에 대해 ㈔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재섭 이사장은 “도심에 집창촌이 위치한 포항은 지금 포항역 이전과 복합 개발에다 경찰 수뇌부 출신 시장의 취임으로 폐쇄의 호기를 맞고 있는 만큼 지역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2015-04-23

솔향 고을, 향토음식 이어온 팔순의 손맛이 아름다웠다

강릉(江陵)시청은, 스스로 `솔향(松香) 강릉`이라 부르고 있다. 영어 명칭은 `파인·시티(Pine City)`라나….정녕 소나무 우거진 도시다. 가로수는 물론, 시내 곳곳에 소나무공원이 즐비하다.조선조(朝鮮朝) 성종 때 편찬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강릉의 당시 이름은 `강릉대도호부`로, `철국(鐵國)` 또는 도원경(挑源京), 북빈경(北濱京)이라고 불렸다 한다. 도원경은 `이상적인 아름다운 서울`, 북빈경은 `북쪽 바닷가의 서울`을 가리킨 명칭으로, 당시의 선비들이 강릉을 크게 칭송했음을 짐작케 된다. 강릉은 일찌기 이상향(理想鄕)이었던 셈이다.초당두부, 김치와 먹으면 환상의 콤비순두부 청국장·감자옹심 명품 먹거리사임당·율곡 출생 `오죽헌` 잘 보존돼커피농장·커피박물관 색다른 볼거리강릉이 당시 철국(鐵國)이라 불렸던 것은 이 고장에서 무쇠가 캐지고, 제철(製鐵)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대의 강릉에서 철광석이 발굴되었던 것이다. 고대의 무쇠는 보물이었다. 무쇠를 가진 자가, 권력을 차지하는 시대였기 때문이다. 생선이 풍성하게 잡히는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무쇠까지 캐지니, 당시의 강릉은 `이상향(理想鄕)`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따라서 고을사람들의 인심도 좋았다. `강릉대도호부(江陵大都護府)` 대목의 풍속편에, 고을 사람들은 성실하여 욕심이 적어, 청탁하거나 구걸하지 않는다고 적혀있다. 삼(麻)을 심고 누에를 치며, 옷감도 만든다고 덧붙이고 있다. `학문을 숭상하여 다박머리 때부터 책을 끼고 스승을 따른다. 게으름 부리는 자는 여럿이서 함께 나무라고 꾸짖는다`고도 쓰여져 있다. `노인을 공경하여, 좋은 계절을 맞이하면 나이 70세 이상 된 노인을 청하며 경치 좋은 곳에 모셔 위로한다….`고도 적고 있다. 토산품도 풍성하게 소개해 놓았다. 모시·활을 만드는 뽕나무, 잣, 오미자, 송이버섯, 인삼, 벌꿀, 소금, 미역, 김, 해삼, 전복, 문어, 방어, 대구어, 연어, 도로묵 등등.`소금`을 만든다는 데 눈이 번쩍 뜨인다. 그 옛날, 강릉 바닷가의 어디서 소금을 만들었을까. 강릉은 아주 개화된 고을이었던 것이다. 무쇠와 소금은, 고대 정부의 으뜸가는 귀중품이었다.일찌기 `경호(鏡湖)`라 불린 경포대(鏡浦台) 소개도 소상히 하고 있다. 조선조의 태조(太祖)와 세조(世祖)는 감탄하며 순행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다. 신라 때 울릉도(당시 `우산국`)을 합병했을 당시, 가짜 사자 여러 마리를 만들어 배에 싣고 가 “항복하지 않으면 사자를 섬에 풀어 죽이겠다”고 협박, 항복을 받은 이사부(異斯夫)의 일화도 덧붙이고 있다.서기 512년(신라 지증왕 13년) 때의 일이다. 강릉은 역사적 인물의 풍성한 산지(産地)이기도 했다. 우선, 우리나라 여성 특히 어머니들의 사표(師表)가 되는 사임당(師任堂·1504~1568) 신씨(申氏)가 태어난 고장이요, 그의 아들 율곡(栗谷) 이이(李珥·1536~1584)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현재 강릉시 죽헌동에 있는 오죽헌(烏竹軒)은 신사임당이 태어나고 율곡도 탄생한 고옥(古屋)으로 보물 제165호로 삼아져 보존되어 있다. 신사임당이 그린 그림과 수예품을 비롯하여 일용품까지 여기에 알뜰히 모아 전시하고 있다.신사임당은, 5만원짜리 고액 화폐에 그려진 인물이다. `신사임당`하면, 5만원권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있기도 하다. 신사임당의 5만원권에 앞서 만들어진 1천원권의 인물상은, 아들 율곡의 얼굴이다. 놀랍게도 어머니와 아들이, 조폐공사가 만든 우리나라 화폐에 함께 그려져 있는 것이다. 화폐에 이들 모자(母子)를 그린 화가는 이종상(李鍾祥)씨. 초대 서울미술관장을 지냈다. 오죽헌 안에는 5만원권을 커다랗게 촬영, 비치해 놓은 코너가 있다. 신사임당의 얼굴 부분만 도려내어져 있어, 그 얼굴 부분 뒤에 앉아 사진을 찍으면 `5만원권의 주인공`이 되도록 꾸며 놓은 것이다. `여러분도 화폐의 인물이 되어 보세요`란 글이 5만원짜리 지폐 사진 위에 쓰여져 있다.간수 대신 바닷물 넣어 만드는 초당두부강릉 향토 음식의 명품으로 손꼽히고 있는 것은 두부요리이다. 특히 `초당 두부`가 유명하다. 강릉 바닷물을 간수로 써서 만든 두부 요리이다.강릉 출신, 조선 때, 최초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을 쓴 허균(許筠)의 아버지 허엽의 호는 `초당(草堂)`이었다. 조선조 광해군(光海君) 때, 당파 싸움의 화를 입어 강릉 바닷가로 피해 온 허엽은 강릉산(産)의 콩으로 두부를 만들게 된다.두부를 만들자면 간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닷가에선 간수를 구할 수가 없었다. 콩 즙(汁)에 간수를 넣어야 두부가 만들어지는데, 간수가 없으니 궁리 끝에 간수 대신 정갈한 바닷물을 콩 국물에 넣어봤더니 콩즙(汁)이 잘 굳어지고, 맛있는 두부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그 후, 강릉(江陵) 산 두부는 간수 대신 신선한 바닷물을 써서 만들게 되었다 한다. 그 연유로 강릉산(産) 두부는 바닷물을 간수 삼아 쓰는 `초당 두부`라 일컬어지게 되었고, 지금도 초당마을의 명산품으로 손꼽히고 있다.그러나 두부에도 단점이 없지않다. 비타민A 성분이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두부를 먹을 때는 비타민A와 비타민C까지 함유한 당근을 함께 넣어 조리하면 좋을 것이라 한다. 김치 역시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해, 두부와 김치는 환상의 콤비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두부 청국장도 강릉 명품 요리순두부를 곁들인 청국장도 강릉명산 음식의 한가지이다. 점심시간에 200여명의 고객을 맞이한다는 `차현희 청국장` 가게를, 강릉시청 관광과의 소개를 받아 찾아갔다. 가게 주인 차현희씨는 늘씬한 키의 미인이다. 순두부를 썰어넣은 청국장과 세가지 생선구이, 생두부 김치와 미역무침, 강릉 콩잎무침 그리고 막걸리 한병까지 곁들인 점심 밥상이 딱 벌어지게 펼쳐진다. 1인당 1만3천원. 막걸리 한병 값이 3천원이니, 이 진수성찬 1인분 가격은 1만원인 셈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그래도 발디딜 자리가 없다. 가게 옆에 덧붙여 지은 순두부 제조공장은 가히 목욕탕급이다. 특허번호 10-0834719호. `강릉순두부`의 미래는 마냥 밝다고나 할까. 미인이 활짝 웃고 인사했다. 강릉 특산 감자 옹심의 쫄깃한 맛강릉시 토성로 171번지에 자리한 감자옹심 가게도 성업중이었다. 강릉 특산의 감자를 생강과 함께 빻아 반죽한 다음, 옹심으로 만들어 쪄서, 육수물에 끓여 먹는 강원도 특산 음식이다. 만두처럼 쪄서 먹는 감자 송편도 쫄깃하여 맛있다. 감자 옹심국 한사발에 8천원, 감자 송편 13개에 4천원, 막걸리 한사발에 5천원이다. 오후 3시가 되었는데 발 디딜 자리가 없다. 81세의 주인 김순자씨는 30년째 딸과 함께 가게를 꾸려왔다 한다.손님 방과 이웃한 부엌 옆방에서 종일토록 옹심 빚는 작업에 분주하다. 고향의 토산품으로 고향 음식을 평생 만들어온, 그 팔순의 손이 아름다왔다. 국내 최초의 커피 농장·박물관이 강릉에국내 최초의 커피 생산농장에서 커피 열매가 열리고 있다.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왕산로 2171-19 산중에 있는 이색 농장이다. 커피 뮤지엄도 있고, 커피 식물원에서는 빨간 커피 열매가 열리고 있다. 아주 신기하다. 커피나무도 처음 만나게 되고, 빨간 커피열매도 처음 본다. 커피열매가 새빨간 작은 공 모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커피박물관에서는 각양각색의 커피 도구와 만나게 되고, 신기한 커피의 역사도 알게 된다. 이를테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커피를 마신 사람이 19세기초의 고종황제라든가하는 일까지 알게 되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커피잔 셋트가 많은 데도 놀라게 된다. 아무튼 모르고 있던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보게 되는 것은 더욱 고마울 일이다.글·이영희(작가·전 포스코인재개발원 교수) 사진·하홍걸 작가

2015-04-23

“승객불편 해소 뒷전… 책임 떠넘기기 급급”

경북 동해안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될 KTX 포항~서울간 직결선에 대한 동해안 지역민의 기대는 엄청나다. 특히, 철강산업을 토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던 포항시는 최근 불어 닥친 세계적인 경기한파와 중국 철강 업체의 거센 도전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암울한 상황에서 KTX 서울 직결선 개통을 통해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서울을 가기 위해서 먼 길을 돌아야만 했던 영덕과 울진 군민들 역시 KTX 개통으로 수도권의 접근성이 편리해졌다. 또한 관광객 유치 증대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이처럼 KTX 포항역은 포항시에 국한되지 않은 영덕, 울진 등 동해안 관광벨트를 묶는 요충지로서 부각되나, 개통 3주가 흐른 지금 많은 불편이 뒤따르고 있다.KTX 이용객들은 주차장에서 주차 후 한 참을 돌아가야 하고, 수 십분을 기다려 주차장을 빠져 나와야 하는 등의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다 역사 대합실의 빈약한 편의시설은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불편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승객 불편을 해소해야 할 유관기관들이 정례화 된 소통창구 없이 제 주장만 앞세우며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다는 데 있다.최근 본지가 보도한 `포항역 긴급점검` 시리즈로 포항시는 20일 포항역장, 코레일 관계자, 버스 및 택시기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민 불편사항과 KTX 교통개선 대책회의를 가졌다.그러나 포항시와 코레일은 이날 회의에서 승객 불편 최소화라는 대의명분 아래, 각 기관들이 요구 사항만 나열했고, 정작 서로 협조 해 줄 수 있는 협업사항은 뒷전이었다는 후문이다.앞서 포항역 건립 과정에서 포항시는 주차장 증설과 시 이미지에 걸맞는 조형물 설치, 역사내 차로 확장 등을 코레일과 공단에 요구했지만 묵살 당해 불편한 기색이다. 반면, 코레일과 공단은 당초 1층에 설치될 관광안내소, 포항특산물 판매장 등을 포항시 요구로 3층에 설치하면서 불편을 초래했다고 맞서고 있다. 또한 역사내 불법 주정차에 대한 포항시의 도움이 없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각 기관 간 소통 부재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대로라면 승객 불편은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에 따라 포항시와 코레일, 한국철도시설관리공단은 정례화 된 소통 창구 신설로 작은 문제부터 차근히 풀어나가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22

세 가지 재료로 오감 자극 `밀복지리`

`죽음과도 바꿀 만한 맛`으로 불리는 복어는 바다요리의 최고 재료로 꼽힌다. 우스꽝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맛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생선 중의 으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복어를 먹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맹독성에 대한 도전`이라는 긴장감이 더해져 입 안 가득 생선 특유의 풍미와 함께 혀끝까지 떨림을 전하기 때문이다. 남구 연일읍의 `서화정`은 복지리부터 복불고기, 복튀김 등 복어요리 전문점이다. 특히 이 집 대표메뉴로 꼽히는 `밀복지리`는 오직 복어 생선살과 국물 맛을 살려 조리해 입맛을 유혹한다.복어는 다른 어떤 조리방법보다도 지리로 요리했을 때 제 맛을 발휘한다. 특히 이 집 밀복지리는 겉보기엔 단출해 보이지만 최소의 재료들로 최대의 맛을 끌어낸 것이 특징이다. 맑은 국물은 시각, 향긋한 미나리는 후각, 쫄깃한 생선살은 촉각, 아삭하게 씹히는 콩나물은 청각을 맡아 최상의 미각으로 최고의 오감을 완성한다.팔팔 끓는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밀복지리는 한 눈에 봐도 맑은 국물이 가장 먼저 눈길을 끌며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청량감을 전한다. 덕분에 뚝배기 속 미나리와 복어, 콩나물로 이뤄진 3단이 층층이 훤히 내비쳐 오히려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첫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국물 한 숟가락 맛보면 `아차!` 싶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청량감 대신 깊은 산속 약수 한 모금이 전하는 듯한 개운함에 숟가락은 입과 뚝배기를 반복해 오간다. 복어 생선살의 식감 또한 젓가락에게 쉴 틈을 허락하지 않는다. 살이 야물고 튼실한 복어는 비교적 젓가락으로 쉽게 발라먹을 수 있는데다가 통통하고 쫄깃한 식감이 씹는 즐거움을 더한다. 와사비를 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면 복어살 사이사이로 틈틈이 전해지는 짭조름한 맛이 두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리게 만든다.여기에 각종 반찬까지 가세해 입 속으로 복을 전한다. 특히 복어 살을 발라 여러 나물들을 곁들여 먹으면 그 풍미가 배가 된다. 그 중에서도 상추와 당근, 양파 등을 새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겉절이야말로 구미를 당기게 한다.직장인 이동구(41·남구 효자동)씨는 “말간 국물 그 자체만으로도 최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는 밀복지리는 복어 요리의 최고봉”라며 “미나리의 알싸한 향과 콩나물의 시원한 맛이 더해져 숙취와 해독에도 제격”이라고 말했다.(문의 054-285-2020, 오전9시~오후9시30분, 매주 일요일 휴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20

강이 오염되면 바다도 오염, 지구생태엔 상·하류 구분없다

형산강의 환경은 지난 세월 동안 다양한 범주의 오염원들로 인해 시달려왔다. 전통적인 오염 원인으로 꼽히는 축산 폐수에 이어 지난 1970~80년대 도시화와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생활 하수와 산업폐수로 형산강은 몸살을 앓았다. 하지만 환경에 대한 각종 규제가 강화되고 처리 시설이 대대적으로 확충되면서 최근 형산강의 수질은 상당한 개선 효과를 이뤄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일반 주민은 물론 일부 농민들의 비뚤어진 환경의식과 곳곳에는 환경 훼손 실태에 못 미치는 행정의 사각지대가 방치되면서 형산강의 수질환경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하천변 불법소각·폐농산물 투기 등 훼손행위 상습 반복 상류지역 축산분뇨·폐수 무단 방류도 고질적 골칫거리경주·포항시, 형산강 물 문제 협력 최우선 과제 삼아야△불법 소각 및 투기 행위시민단체인 형산강환경지킴이 회원들은 지난 14일 경주 도초마을 앞 강변에 쓰레기 불법 소각 및 매립 현장을 발견하고 경주시에 신고했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이 상습적으로 반복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회원들은 이미 지난 2월6일 도보탐사 과정에서 이를 발견하고 신고했지만 2월 25일 현장을 다시 방문한 결과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회원들에 따르면 당시 경주시의 공무원은 “관할 동장에게 수거를 지시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와 딴판이어서 당사자가 허위 답변했거나 동장이 이를 묵살했다는 사실은 분명해졌다.김상춘 형산강환경지킴이 회장은 “환경단체가 두번 세번 신고하고 처리를 당부해도 공무원들은 마치 쇠귀에 경 읽기 하듯 한다”면서 “책임의식을 갖고 해당부서가 직접 처리해도 될 일을 행정기관의 고질적인 습성인 서로 떠넘기기를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김 회장에 따르면 그동안 여러 차례 요청 해왔듯이 상습 불법 훼손의 현장에는 사후 처리 보다는 경고 또는 홍보 현수막이나 표지판을 부착해 미연에 방지하는 방식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안강읍 청령리의 낚시터 주변도 상습적인 불법소각 현장으로 지목되고 있다.농민들의 폐농산물 불법 투기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에도 경주시 안강읍의 형산강교 아래 하천변에는 인근 작목농가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 폐 토마토가 대량 투기돼 비뚤어진 농심에 경종을 울렸다. 또 경주의 소티남길56의 한 농장 앞에도 폐 대파 쓰레기가 불법 폐기된 현장이 발견되기도 했다. △하천변 불법 경작지지난 17일 확인된 경주시 금장교 주변 불법 텃밭에는 봄을 맞아 경작자들이 가져다 놓은 각종 비료들이 발견됐다.이곳에는 이미 퇴비가 시비돼 비가 내려 녹은 성분이 강으로 흘러들면 부영양화를 유발하게 될 것이 뻔했다. 또 안강읍 청령리 마을 주변에도 불법텃밭이 행정 당국으로 부터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은 채 방치돼 있었다.이 같은 하천변 불법 경작지는 4대강 사업 대상지에서는 모두 철거됐지만 사업에서 제외된 형산강 일대에서는 여전히 오염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경작 주민들은 심지어 텃밭 부근 곳곳에 분뇨 구덩이까지 조성해 놓아 여름철 우기에 강이 범람할 경우 그대로 유입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우려까지 크다.형산강 하천변의 관리권도 문제이다. 이는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맡고 있지만 부산에 소재할 뿐만 아니라 관할권도 영남권 전역으로 광범위해 단속의 손길이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또 과거에는 농민들의 생계형으로 간주돼 제재에 관대한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근 도시 거주민들이 여가 목적으로 조성한 사례도 많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희망농원과 천북산단의 문제형산강 곳곳에 자리 잡은 점오염원 가운데 희망농원과 천북산업단지는 각각 축산폐수와 산업폐수의 실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형산강 지류인 신당천 상류에 자리 잡은 희망농원의 축산분뇨는 고질적인 골칫거리로 지목돼 왔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형산강환경지킴이 회원들은 지난 2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현장을 방문해 문제를 확인하고 경주시에 지속적인 조치를 요구해왔다. 당시 축사 앞에 설치된 노천정화조에서는 인근에 경주시가 운영 중인 에코 물관리센터로 유입되는 관로와 우수 관로가 각각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1~2일 전 내린 비에 우수관로를 통해 축산분뇨가 그대로 신당천으로 유입된 흔적이 남아 있어 관리 실태의 심각함을 드러냈다. 에코센터 유입 관로 입구의 거름망도 온갖 축산폐수 찌꺼기와 스티로폼으로 인해 막히기 직전의 상태여서 정화조에서 흘러 넘친 폐수가 우수관로로 유입될 수밖에 없음이 드러났다.이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경주시의 명확한 개선의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특히 이곳이 한센인들의 집단거주촌인 특성 상 함부로 행정력의 잣대를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많다.형산강 수질환경 분야의 전문가인 동국대학교 최석규 교수는 “과거에 비해 형산강의 환경이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희망농원의 현실을 보면 여전히 점오염원 관리실태가 심각함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천북산업단지는 아래에 자리 잡은 포항시 상수원 취수구로 인해 그동안 방류수 배출에 대한 많은 우려가 제기돼 왔으나 여전히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지난 2월에는 방류 폐수에서 심한 악취가 나고 짙은 색의 오염물질이 확인돼 경주시에 신고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그 결과 주변 일대가 청소되는 등 환경정화가 이뤄졌지만 악취와 탁도는 여전한 실정이다. △경주·포항시 공조 절실이 같은 현실에도 불구하고 형산강 물 관리 문제에 대한 경주시와 포항시의 공조는 여전히 개선할 과제가 많다. 최상류인 울산광역시 울주군과의 공조 체계도 전혀 정비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경주시와 포항시가 최근 최양식·이강덕 시장의 관계 개선 행사를 계기로 형산강 물 문제를 협력 현안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사)포항지역사회연구소 이재섭 이사장은 “경북도가 주도하는 형산강프로젝트에 수질 개선 사업이 제외돼 있는 만큼 두 도시의 시장들이 손을 잡은 마당에 더 이상 물관리 사업의 협력을 늦춰서는 안 된다”면서 “단체장들의 의지가 확고해도 실무자들이 따라 주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포항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휘 위원장은 “경주시민들도 포항보다 상류에 있지만 오염된 강이 바다로 흘러들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강의 상류와 하류는 형식적인 구분에 불과할 뿐 결국 환경의 고리는 상·하도, 전·후도 없다”고 말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5-04-20

창조경제 이끌 `나노융합기술` 전문인력 양성 주력

미래 먹거리 산업은 과학기술의 발달에 달려있다. 특히 경북은 농산업이 발달한 지역특성상 과학기술로 인한 먹거리 산업개발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경북도는 향후 지역산업을 이끌어 가기 위해 최첨단 산업인 나노산업에 주력하기로 하고,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 내는 것은 물론 경북도 차원의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이에따라 본지는 경북도의 주력산업인 나노산업, 포스텍의 IT인재양성, 경북산학융합본부, 지역혁신인력양성소, 과학벨트 DUP연합 등 과학기술융합의 핵심사업들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경북권 12개 특성화고 `나노인재` 맞춤형 교육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 연구교육 인프라 갖춰신산업 발굴·기술지원·일자리 창출 성과 기대□ 경북의 새로운 먹거리산업경북도는 나노기술이 기술융합을 바탕으로 하는 기본적인 속성을 갖는 매우 중요한 기반기술로 인식, 나노기술의 발전이 지역의 전통적 제조업과 첨단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 이 분야개발에 힘을 쏟기로 했다.정부의 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과 창조경제실현 정책추진에 발맞춰 나노인력사업을 포함한 나노기술기반 융합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며 신산업 발굴, 일자리 창출 및 기술지원을 통한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등의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아울러 경북도에서 역점을 두고 지원하는 3D프린팅, 인쇄전자, 첨단 메디컬 등의 관련분야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학홍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경북도의 산업육성정책 핵심은 일자리 창출이며, 지역산업에 맞춤형 인재를 공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인력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노융합기술은 첨단산업의 밑바탕이 되는 기반기술인 만큼 나노 전문인력 양성이 지역 산업의 경쟁력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성화고, 나노교육의 메카로지난해 11월 늦가을, A군(18)은 고3 수험생인 친구들이 학교로 등교하는 동안 회사로 출근하고 있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예닐곱 살 나이 많은 대졸 신입 직원과 같은 연봉을 받으며, 입사동기 중 회사 내에서 나노 공정장비를 가장 잘 다루고 있어 승진 1순위로 꼽힌다.이처럼 직장인으로서 인정받는 A군이 주위 친구들과 다른 점은 단 하나, `나노융합 기술인력 양성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다.최근 우리나라의 최고 화두는 창조경제이다. 그리고 창조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이다. 요즈음 청년 실업층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및 지자체 역점정책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목표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이토록 모두가 일자리 창출과 취업을 외치고 있을 때, 경북도에서 지원하는 사업으로 교육수료생 중 95%이상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특성화고 학생 대상 `나노융합 기술인력 양성사업`(이하 나노인력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산업통상자원부와 지자체 등이 공동주관하고 전국 6개 시·도의 나노인프라기관이 교육하는 나노기술 인재양성과 더불어 관련기업 취업까지 연계하는 사업이며 특히, 경북도가 역량있는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이하 기술원)을 통해 타 시·도 보다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6개 시·도의 나노인프라기관은 포스텍 나노융합기술원(경북권), 대구TP 나노융합실용화센터(대구권), 전자부품연구원 나노기술집적센터(전북권), 나노종합기술원(대전권),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나노기술집적센터(광주권), 한국나노기술원(경기권) 등으로 나뉜다.□ 첨단산업 나노산업 전문가 육성경북도는 2012년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한 2013년부터 나노인력사업을 지원해 오고 있으며, 올 해에도 상반기 교육생을 모집해 도내 12개 특성화고 3학년 35명의 선발된 학생을 대상으로 기술원에서 6개월간 나노인프라를 활용한 전문인력 양성교육을 실시한다.경북권 12개 특성화고는 경북과학기술고, 경북하이텍고, 경주공고, 금호공고, 문경공고, 상산전자고, 상주공고, 신라공고, 영천전자고, 포항여자전자고, 포항제철공고, 흥해공고 등이다.상·하반기 2차례 진행되는 교육은 6개월 동안 연수형식으로 이뤄지는데, 실습교육이 총 교육시간(700시간)의 60%이상 편성되어 있으며, 최소한 2가지 이상의 관련 장비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집중 실습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참여 기업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교육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이론중심의 다른 인력양성사업과 달리 나노인프라기관의 첨단장비와 시설, 전문 인력을 활용한 나노공정 및 측정분석 분야에 대한 장비실습 위주의 교육을 통해 수료생은 기업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이 나노인력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실제 교육생들은 △나노기술 전문용어에서부터 물리·화학·전기·자기적 법칙, 표면 구조 및 특성에 관한 체계적인 개념을 이론교육을 통해 정립하고 △멘토링식(멘토 1명에 멘티 2명) 나노 전문가 육성 집중실습 프로그램에 참여해 반도체 공정, OLED 공정 및 측정분석 분야의 맞춤형 기술역량을 키우게 된다. 이를 통해 이론교육을 포함한 실습, 장비 운용 등의 전 교육과정을 마치면 나노분야 전문기술인으로 거듭 난다. 이처럼 수준 높은 교육과정은 수료생들의 높은 취업률로 이어진다.경북도는 나노인력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산업부 및 도 교육청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교육수료생의 취업지원을 위한 참여기업과도 협약을 맺었다.□ 나노 선두주자 나노융합기술원포스텍에 위치한 기술원은 연면적 1만2천827㎡(약 3천880평) 규모로 클린룸동과 연구개발동, 지원동 등을 갖춘 나노전문연구기관으로, RD공정 및 특성평가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과 공동으로 전력반도체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또한 8명의 박사급 연구원과 20여명의 전문장비 운영요원 등 총 45명의 전문연구인력을 보유하고 있다.특히 기술원에서는 2013년 `나노전문인력양성센터`(이하 센터)를 설립하고 지난해 말에는 5억여 원을 들여 교육실과 전산실로 이뤄진 최신 교육공간을 마련했다. 이 곳에서는 올 해부터 특성화고 학생뿐만 아니라 기업재직자, 대학생들을 포함해 연간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첨단 나노분야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교육생들에게는 전문기술능력 배양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인성·교양·안전교육·체육활동·연수발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포스텍의 각종 문화공연에도 참여시켜 창의적 의사소통 능력을 기르는데에도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원거리 교육생을 위한 전용 기숙사도 설치돼 있다.전력반도체 전문 생산기업인 메이플세미컨덕터㈜ 김권제 사장은 “나노기술 기본교육을 마친 교육수료생들은 인재에 목말라하던 중소기업에게는 마치 단비와 같은 맞춤형 인재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20여 명을 채용했는데 이들을 주축으로 회사를 키워 나가려고 한다”며 나노인력사업의 성과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나노 기술이란?나노(Nano)의 어원은 원래 그리스어의 난쟁이를 표현하는 나노스(Nanos)에서 유래한 말로 `10억분의 1`을 의미한다.1nm(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분의 1 크기의 원자를 3~4개 붙여놓은 정도의 크기다.나노기술은 물질을 나노미터 크기의 범주에서 조작·분석하고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 과학기술로 1959년 미국의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이 그 가능성을 제시한 이후, 현재는 미래산업을 주도하는 첨단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기술분야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적용되는 높은 기술 집약도와 경제적 파급성을 갖고 있다.나노기술은 △반도체 집적회로 △건강용품에 사용되는 은나노 입자 △화장품이 피부 깊숙이 스며들게 도와주는 나노캡슐 △폐수 정화 가능한 나노파이버 정수기 필터 등에 적용되며 미래에는 △고품질의 인조 다이아몬드 △탄소 나노튜브를 활용한 우주 엘리베이터 △혈관 청소용 나노로봇 등의 분야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5-04-20

“주말 1만명 이용하는데 음식코너는 3곳뿐”

포항역의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통한 편의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빈약한 먹거리 부스와 승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이 크게 부족해 불만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철골조로 웅장하게 지어진 포항역사의 연면적은 5천676㎡규모에 달하지만 실제로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간은 3층(면적 3천46㎡)에 위치한 대합실이 전부다. 이중 편의시설 공간은 음식부스 3곳과 편의점 1곳 뿐이다. 여기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20여개의 테이블(4인기준)을 공유하다보니 주말 이용객들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앉을 자리조차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승객의 경우 서서 음식을 먹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실제로 음식점과 편의점 등의 공간은 240㎡에 불과해 3층 전체 면적의 7.8%에 지나지 않는다.동대구역 대합실에는 30여개의 음식코너가 마련돼 있고, 신경주역엔 4~5곳의 음식 코너가 있지만 포항역에 비해 면적이 넓어 포항역과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 주말에는 하루 평균 1만여명 정도가 이용하는 포항역 대합실에 설치된 의자도 150여석에 불과해 승객들이 편히 앉을 곳조차 부족하다.서울에서 출장차 포항에 온 최모(34)씨는 “포항역의 편의시설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가까운 신경주역만 하더라도 다양한 음식점이 있고 규모도 포항에 비해 매우 큰 편”이라며 “포항역 대합실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인근 흥해읍 이인리 주민 김모(36·여)씨는 “인근에 대형 프렌차이즈 음식점 등이 없어 포항역이 건립되면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 설 것으로 기대했으나 대합실에 가보고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또 전국 지자체가 각 KTX 대합실에 특산물코너를 운영해 특산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포항역에 마련된 포항시 특산물코너는 협소하고 초라해 영 볼품이 없다.포항시 농특산품 공동브랜드인 `영일만친구`를 등록한 한 상인은 “포항역 특산물코너에 우리가 생산한 물품을 입고하려고 했으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이유로 입고를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사정이 이런데도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시민과 승객의 불만은 공감하지만 수송수요에 따라 편의시설 등을 설치했다는 입장이다. 공단측은 당초 포항역의 수송수요를 약 1만2천600명으로 예상, 여기에 맞춰 대합실의 규모나 편의 시설 등을 결정했다는 것.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문영기 차장은 “동대구역은 평일 하루 5만명, 주말 8만명이 이용한다. 그 수요에 맞춰 각종 편의시설과 규모가 결정된다. 포항역은 현재 1만여명이 이용해 예측수요에 부합하다”면서도 “다만 포항역 이용객 수요가 늘어날 경우 그에 맞는 규모로 증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20

떠나고 싶지만 밥벌이가 없어요

옛 포항역 집창촌 50대 이상 여성 30% 차지60~70대는 성매매 호객행위로 생계 이어가직업교육 등 사회복귀 지원 프로그램 마련을글 싣는 순서(상) 적극론·신중론 속 존폐 기로(중) 성매매 여성 자활에도 관심을(하) 이강덕 시장 체제, 폐쇄 `호기`옛 포항역 인근 성매매집결지(집창촌)을 철거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성매매 여성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포항시가 적극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전국의 집창촌은 경찰의 지속적 단속으로 쇠퇴 일로를 걷고 있다. 그러나 이곳을 떠난 여성들이 키스방, 안마방, 오피스텔 등 음성화된 성매매업소로 다시 유입되고, 인터넷과 SNS를 통해 개인적으로 영업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해외로 원정 성매매를 떠났던 여성들이 경찰에 덜미를 잡히기도 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을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에 비유해왔다. 정부와 지자체의 성매매 여성들을 위한 재활 프로그램 등이 뒷받침되지 않아 정책의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최근 철거 여론이 높아진 옛 포항역 인근 집창촌 업주와 여성들도 최소한의 이주 대책과 여성들의 취업 대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이곳에서 일하는 한 30대 성매매 여성은 “예전에 지급되던 40만원 정도의 자립지원금도 2009년부터 나오지 않아 새로운 직업 교육을 받기가 더 힘들어졌다”면서 “`떠나라`고 하기에 앞서 최소한의 재활 프로그램 등 생존권을 보장해 주는 것이 순서 아니냐”고 말했다.최근 새날포항여성인권지원센터에 대한 성매매 여성들의 상담 증가 추세를 보더라도 이들 여성의 전직 의지를 알 수 있다.센터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268명의 성매매 여성이 자활프로그램에 참여한 가운데 2010년 34명, 2011년 50명, 2012년 214명 등 꾸준한 증가 추세에 있다.성매매 피해여성들은 학력과 경력이 대부분 부족한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취업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네일숍, 마사지숍, 소규모 음식점 등의 창업이나 미용사, 요양보호사, 간병사 등으로 직업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았다.새로운 직종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은 50대 이상의 고령 성매매 여성에 대한 자활 프로그램도 시급하다.취재 결과, 포항역 인근의 집창촌은 20~30대 보다 40대 이상 여성의 비율이 높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령인 성매매 여성은 정부의 자활 지원정책에서도 소외되고 있다.특히 30여개 업소에서 영업하는 80여명의 여성 중 50대 이상도 30%를 차지한다. 심지어 과거 이 업종에 종사하던 60~70대 할머니들은 성매매를 알선하고 소개료를 받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호객이 유일한 수입원이라는 한 60대 할머니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느라 이 나이 먹도록 이곳에서 생활했는데, 배운 것도 없고 마땅한 기술도 없어서 다른 일은 꿈꾸기도 힘들다”면서 “이곳을 떠나고 싶지만 굶어 죽지 않으려니 어쩔 수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새날포항여성인권지원센터의 한 관계자는 “성매매에 유입된 여성들은 단순히 경제적 궁핍뿐만 아니라 가정,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생활공간으로부터도 소외돼 있다”면서 “경찰의 단속에 앞서 생계형 종사자들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절실하다”고 말했다.한편, 경북에는 성매매 여성 자활센터가 없어 이들의 사회 복귀를 위한 지자체의 예산 배정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안찬규기자ack@kbmaeil.com

2015-04-20

여수 영취산

봄이 이상하다. 4월이 됐건만 비도 자주 내렸고, 흐린 날씨가 많은데다가 밤낮의 일교차가 크니 화창한 날씨로 이어지지 못한다. 주말을 이용해 야외를 찾는 상춘객들이 많지만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도 흐리니 봄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시기적으로 이때쯤이면 봄빛이 완연하고 바람기는 있으나 날씨가 화창해 봄나들이가 딱 좋은 철인데, 흐린 날씨니 상춘하는 관광객들이나 등산객들에는 밋밋한 기분을 들게 한다.전국서 유명한 진달래 군락지발 디딜 틈 없이 등산객 몰려돌고개·골망재·개구리바위…산 곳곳마다 붉은 꽃단지천년 호국사찰 흥국사도 반겨하지만 산길을 걷거나 봄꽃들이 군락지를 이루어 무더기로 피어있는 곳을 지나면서 보면 물빛 안개 속에서 흐릿하게 보이는 모습이 더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4월 들어 찾아가는 산은 거의가 봄꽃들이 피어 경관이 좋은 곳들이다. 이번에 오르는 여수의 영취산이나 다음 주에 약속된 창원 천주산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우리나라 산 가운데 봄에 피는 진달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지역을 살펴보면 여수 영취산, 창원 천주산, 거제의 대금산이나 계룡산, 마산 무학산, 강원도 정선 땅 두위봉 진달래 군락지를 꼽을 수 있다.흐린 날씨라 대구에서 출발하면서 혹시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고속도로를 타고 여수의 영취산 입구까지 오는 동안은 비가 내리지 않아 다행이었다.예비군 훈련장 입구에 도착해보니 진달래 축제를 해서 그런지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이 매우 많다. 우리 일행들은 간단한 운동과 함께 등산 장비를 챙기고서 등산을 시작한다.영취산 등산코스는 3가지로 구분되는데, 1코스는 GS정유 뒤 임도삼거리에서 억새평원, 진례산, 봉우재로 해서 영취산에 올랐다가 흥국사로 하산하는 코스다. 2코스는 1코스와 같은데, 도솔암를 지나 봉우재를 보고서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이고, 3코스는 상암에서 출발해 봉우재에 올랐다가 진달래군락지를 거쳐 영취산 정상을 보고서 흥국사로 내려오는 코스다.영취산 산행은 돌고개에서 진례봉 정상에 올랐다가 흥국사로 내려오는 4.3km 등산코스가 일반적인데, 우리 일행들은 예비군훈련장에서 출발해 영취산에 올랐다가 봉우재, 시루봉을 거쳐 전망대, 흥국사 절 길을 걸어 임도로 하산해 주차장에 도착할 예정이니 그 길이 포함돼 있다.들머리가 있는 예비군 훈련장에서 산행을 시작해 전망대 쪽으로 올라간다. 오늘이 영취산 진달래 축제행사를 하는 날이어서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봄에 들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함께 산행길을 걷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긴 행렬을 이루어 전망대에 다다른다. 가까이 남해 바다가 있고 그 앞에 자리하고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가 보인다. 여수산업단지는 지난 1967년에 조성해 1979년 10월에 완공된 거대한 석유화학단지로 규모로는 세계 4위이자 동양에서 최대의 크기이다.요즘에는 여수산단이 여수시의 야간 관광지 중 하나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밤에는 사업장들이 커놓은 조명으로 인해 엄청난 볼거리가 되는데 산업단지 야경을 둘러보는 관광코스도 있다.전망대에서 여수산단을 보며 잠시 쉬다가 다시 발걸음을 옮겨 가마봉 쪽으로 향한다. 조금 더 걸어가니 산자락 아래 여기저기서 진달래 군락지가 보이고 붉은 꽃단지가 위엄을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안개에 휩쓸려 그런지 별천지 같은 느낌을 준다.영취산에는 군데군데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데, 돌고개군락지를 비롯해 골망재, 개구리바위, 정상군락지, 봉우재 등 군락지가 많다. 이렇게 영취산에 진달래 군락지가 생긴 것은 조금전에 설명한 여수산업단지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돈다.산업단지가 생기자 공장 매연으로 인해 가까이 있던 영취산이 산성화되면서 산에 심겨진 나무들이 대부분이 죽고, 억척스러운 진달래만 살아남았다는 것인데, 영취산은 돌산이라서 나무가 자라기 힘든데다가 오래전에 큰 산불이 난 뒤에 진달래가 군락지를 이뤘다는 말도 전해진다. 아무튼 영취산 진달래는 유명하다. 여수시에서는 해마다 4월 초에 3일간 `영취산 진달래 축제`를 여는데, 지난해 축제 기간에만 10만 명 이상이 찾아왔고 올해도 그 정도 예상하고 있는데, 오늘이 마침 일요일이자 축제 마지막 날이라 산을 찾는 사람들이 무척 많다.등산을 시작하면서 비는 조금씩 내리고 있지만 그다지 많은 량은 아니어서 등산객들과 축제행사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어울려 산길을 올라가는데 너무 많아서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산길을 걷다 보니 억새밭이나 바윗돌 위에서나 군데군데에서 등산객들이 쉬고 있다. 진달래 터널을 지나고 가마봉까지 안개가 자욱한 능선을 따라 걷는 기분이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한다.가마봉에서 암봉을 거쳐 조금 가니 희뿌연 안개 속에서 영취산 진례봉이 모습을 나타내는데 봉우리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영취산이란 이름의 유래는 석가모니가 최후로 설법했던 인도의 영취산과 모양이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추측된다. 옛 문헌에 따르면 영취산은 흥국사 동남쪽에 위치한 439m 봉우리이고, 동북쪽 봉우리를 기준으로 왼쪽에 있는 510m 봉우리가 진례봉으로 기록되어 있는바, 두 산을 아울러 영취산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고 있다.영취산 진례봉에 도착했다. 진례봉은 그 높이가 510m로 영취산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다. 사람들 틈을 부비고 들어가 진례봉 정상 표지석에서 사진 촬영을 한 후 주변을 둘러보는데 사람들이 워낙 많아 더 있기가 불편하다.진례봉을 내려서면서 저 아래에 있는 진달래 군락지를 보며 자연이 피우는 모습들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생각하며 시상을 정리해본다.`영취산을 오르면서/ 진달래 터널을 거닌다./ 전국에서도/ 군락지로 소문난 곳이니/ 꽃 핀 풍경이 대단치 아니하랴/ 여기저기서 예쁜 꽃들이/ 주변을 불타게 한다.// 진례봉 정상에 서서/ 저 아래 언덕을 바라보니/ 흐린 날씨 속에서도/ 진달래꽃들은 서로 엉키어/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영취산 진달래 군락지엔/ 산객들이 축제를 한다`(자작시 `영취산에 올라` 전문)계단을 내려서서 도솔암을 지나 봉우재로 가면서 보니 주변에 군락지들이 연거푸 이어져 있고 그곳마다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는다. 봉우재로 가는 길이 비가 오는데다가 등산객들이 많으니 진행이 더딜 수밖에 없다.진달래가 제철을 만났듯, 매년 진달래가 피는 철이면 영취산에서는 봉우재가 사람들로 가장 붐빈다. 가까이에 널따랗게 펼쳐지는 진달래밭까지 가장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봉우재서부터 가까이 있는 시루봉까지 진달래 군락지가 시작되는 길이다. 여기서 시루봉 정상을 향해 난 길은 급경사를 이루고 있으나 군데군데에 있는 바윗덩어리는 자연적인 진달래밭 조망대로 안성맞춤인 것이다.진달래가 무더기로 피어난 길을 따라 시루봉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도중에서 만나는 널찍한 암반을 딛고 올라서 영취산 동릉의 풍경을 보니 안개가 끼어 흐릿한 가운데도 어렴풋이 나타나는 선들이 아름답고 게다가 꽃들이 있어 멋진 풍광들이다.진달래 군락지를 지나서 영취봉 돌탑을 보고서 길을 내려서서 전망대쪽으로 향한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지나온 길을 보면서 산봉우리들을 바라보니 아직도 많은 등산객들이 봉우리에 올라 영취산의 자연풍경들을 구경하는 모습들이 보인다.영취산 진달래 군락지는 다 지났지만 아직도 산행길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등산객들이 많아 가는 길이 더디다. 산행길 밑 뿌연 안개 속에서 천년 고찰 흥국사가 나타난다.흥국사는 고려시대인 1195년(명종 25년)에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한 절로 지눌은 절 이름을 일어날 흥(興)자와 나라 국(國)자로 하여 흥국사라 하고, 나라가 흥하면 절이 흥한다 하면서 농어민과 고락을 함께하는 호국사찰이라 했다.임진왜란 때에는 충청·전라·경상도의 3도 승군들이 이 사찰에 주둔하면서 좌수영의 3군수군 절도사인 충무공 이순신을 도와 왜적을 무찔렀고, 정유재란 때도 승병들이 머물면서 훈련을 받은 유서 깊은 곳이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우리 일행은 흥국사 절 옆길로 해서 임도를 따라 하산해 주차장에 도착했다. 여기에도 등산을 마친 산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4월 초 흐린 날씨 속에서 비가 오락가락했고 사람들이 많아서 지치기도 했지만 진달래로 유명한 영취산 산행을 끝내고 나니 마음이 흐뭇하다.죽은 땅 위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진달래의 군락지를 이뤄내 마침내 유명해진 영취산. 연약한 작은 꽃들에게서 강인함을 배웠으니 그래서 자연에게 얻는 지혜와 교훈은 귀중한 것이다.

2015-04-17

“열차 출발·도착마다 북새통… 불법유턴 아찔”

포항시가 KTX 포항역 인근에 별도로 마련한 공영주차장이 이용객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조성됐다는 지적이다. 포항시는 KTX 서울-포항 직결선 개통에 따른 주차장 확보차원에서 역사 아래 인근 1만4천800㎡ 면적에 405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 공영주차장은 역사 입구로 바로 연결된 코레일 부설주차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이용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주차장의 하루 요금은 5천원으로 코레일 부설주차장(1일 1만원, KTX이용시 7천원)에 비해 2천원~5천원 가량 싸다.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 공영주차장 이용객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현재 공영주차장에서 포항역사로 진입할 수 있는 길은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한 곳뿐. 공영주차장에서 포항역으로 바로 연결돼 있는 언덕에는 철재 펜스가 설치돼 있어 이용객들은 가까운 곳을 두고도 먼 곳으로 빙 둘러서 가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일부 이용객은 불편한 인도를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주차장 출입로를 이용하고 있다.공영주차장 이용객 김모(50)씨는 “역사로 향하는 출입로가 역사 방향에 있지 않고 엉뚱한 곳에 있어 한참을 헤맸다”며 “요금정산소에 물어본 뒤에야 조그만 샛길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공영주차장 이용객 뿐 만 아니라 진입 차량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 공영주차장에서 KTX포항역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회전해서 역사 앞쪽을 한바퀴 빙 돈 다음에야 가능하다. 특히, 열차 출발·도착 시에는 승용차와, 택시, 버스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되기 일쑤다. 이 때문에 공영주차장을 빠져나온 일부 차량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불법 유턴을 감행하는 아찔한 광경도 수시로 목격된다. 또 공영주차장 출구를 가로 막으면서 길게 늘어선 택시들도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막아 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다. 포항시 도성현 교통행정과장은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펜스 중간지점에 진입로를 추가로 개설하기 위해 철도시설공단측과 현재 협의중에 있다”며 “차량 출입로도 역사 내 시설이라 시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17

창의 인성교육은 全人 양성교육

2014년 4월 16일은 전 세계가 슬픔에 잠긴 날이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세상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제발 돌아오라고 그토록 목 놓아 불렀건만 아직도 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1. 프롤로그2. 첫번째 밥상 : 인성 교육 곱씹기3. 두번째 밥상 : 담백한 인성 교육4. 세번째 밥상 : 의미 교육5. 네번째 밥상 : 메아리 교육6. 다섯번째 밥상 : YHY 교실7. 여섯번째 밥상 : 과수원 길을 따라서8. 일곱번째 밥상 : 자연 옮기기-생태도감9. 여덟번째 밥상 : 자연의 밥상-노작교육10. 아홉번째 밥상 : 공동체 밥상 -마을학교11. 열번째 밥상 : 맛있는 인성 밥상 완성인성교육진흥법 7월 시행윤리도덕교육 지향 교육부협의의 인성교육 탈피해야정부와 유가족들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295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는 바다 깊은 곳에서 침묵 중이다. 세월호는 교육계에 인성 태풍을 몰고 왔다. 그 태풍의 눈은 일명 이준석 방지법으로 불리는 인성교육진흥법이다.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한 인성교육진흥법은 7월에 시행된다.그런데 그 시행령을 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시행령 제정을 위한 공청회 이후 여러 평가들이 나오고 있는데, 하나같이 부정적인 평가들뿐이다. `인성과 밥상`은 예견된 부정적인 평가들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보고자 시작됐다.특히 인성 교육이 윤리 도덕 교육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다.그런데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교육부는 인성 교육을 윤리 도덕 교육으로 몰아가고 있다.교육부에서 제시한 인성 덕목의 예시가 그것을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교육부는 인성 덕목의 예로 정직, 책임, 존중, 배려, 공감, 소통, 협동 등을 들었다.정말 이대로 인성 교육이 추진된다면 인성 교육은 어쩌면 창의 인성 교육의 최대의 벽이 될지도 모른다.인성과 밥상은 인성 교육 곱씹기에서 공동체 밥상까지 참된 인성 교육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해보는 자리였다.첫 번째 밥상에서 참된 인성 교육을 위해서는 인성에 대한 개념부터 정확히 하자고 제언했다.하지만 인성교육진흥법 시행을 불과 몇 달 앞둔 지금에도 인성 교육에서 가르치고자 하는 인성에 대한 개념이 정확히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니 모든 것이 모호할 수밖에 없다.인성교육진흥법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성에 대한 정확한 정의부터 내려야 한다. 그래서 인성과 밥상에서는 `자신만의 생활스타일로서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지속적이고 일관된 독특한 심리 및 행동 양식`이라는 국어사전의 의미를 차용하여 인성을 정의했다.인성 안에는 개성, 감성, 지성, 창의성, 도덕성 등 여러 가지 개념이 내포돼 있다.이 중 어느 하나만 부각시켜서는 안 된다. 한 쪽이 커지면 분명 한 쪽은 작아지기 때문이다.일부에서는 인성 교육을 `마음의 바탕이나 사람의 됨됨이 등의 성품을 함양시키기 위한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이는 인성 요소 중 도덕성만 강조하는 협의의 개념이다. 분명한 건 인성 교육은 인간 교육이기에 이런 협의의 개념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2의 이준석 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람으로, 또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의 자신의 소질을 찾고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인성 교육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인성과 밥상을 마무리 하고자 한다.창의 인성 교육이란 “지성, 개성, 감성, 창의성, 윤리성, 운동성, 사회성”의 조화로운 발달을 이룬 전인(全人) 양성을 위한 교육이다./영천 산자연중학교 교사끝

2015-04-16

“출구서 30분씩… 대구도 갈 시간”

지난 2일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 KTX 포항역에 수만여명의 승객들이 몰리면서 쾌조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첫 주말 이틀 동안만 무려 1만여명에 육박하는 승객들이 이용하는 등 포항을 비롯 영덕, 울진 등 동해안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하지만 개통 1주일 만에 곳곳에서 개선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개통이후 드러난 문제점을 3차례에 걸쳐 긴급 진단 해 본다. “30분이면 대구에 벌써 도착할 시간인데…”포항역 주차장 요금소가 한 곳 뿐이어서 이용객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KTX 개통으로 철도는 고속시대를 맞았지만 역 주차장 시설은 이를 따라 가지 못하고 있는 것. 역 앞에서 수십여 분에 이르는 정체가 반복되기 일쑤였고, 주말이면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이용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주말인 지난 11일 오후 6시께. 포항역은 조금 전에 도착한 열차로 역을 빠져나오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KTX열차에서 하차해 곧장 자신이 주차한 차량으로 분주한 발걸음을 옮겼지만 주차장은 10여 분 이상 꼼짝달싹하지 않았다. 단 한 곳 뿐인 주차장 요금소에 한꺼번에 차량이 쏟아져 정산대기행렬이 길게 이어지면서 빚어진 일. 실제로 이날 주차장 요금소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한 차량이 출구를 빠져 나오는 데 20~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주차장 이용객 안모(47·남구 대송면)씨는 “서울에서 포항까지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했다. 그런데 포항역 주차장을 빠져나오기 위해 10여m를 이동하는데 20분이나 걸렸다”며 “역사 규모에 비해 주차장도 작고, 출구를 한 곳만 만든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객 성모(39)씨도 “역사 주차장에서 빠져 나오는 데 KTX로 포항에서 대구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이 걸려서야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기다 주차장 이용객의 불편 해소에 도움을 줄 주차장 무인요금 정산기가 제 구실을 못해 이용객들의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역은 해결책을 마련은 커녕 코레일과 철도시설공단으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포항역 관계자는 “주차장의 경우 설계와 시공은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담당, 운영은 코레일네트웍스가 맡아 운영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 업무는 아니다”고 했다.이와 관련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출구가 한 곳인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무인정산기의 홍보가 덜된 것이 문제인 것 같다”며 “주차권을 미리 정산하는 곳이 어딘지, 실제 운영되는지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코레일 네트웍스 관계자도 “주차장 출구문제와 무인정산기의 점검 여부는 좀 더 확인을 해 보겠다”고 답변했다./김기태·전준혁기자

2015-04-15

驛 이전으로 철거여론 비등

구 포항역의 부지 재개발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인근 집창촌의 철거를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최근 폐쇄 의지를 천명한데다 전국 지자체들도 도시정비 과정에서 집창촌 철거를 잇따라 성사시킨 것으로 드러나 포항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는 전국 집창촌 재개발 사례를 통해 지역의 실태를 점검하고, 추진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과 대안을 모색해본다.글 싣는 순서(상) 적극론·신중론 속 존폐 기로(중) 성매매 여성 자활에도 관심을(하) 이강덕 시장 체제, 폐쇄 `호기`지난 9일 `성매매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가리는 첫 공개변론이 헌법재판소에서 열렸다. 이러한 사회분위기에다 도심 포항역이 폐쇄되면서 역 일대 집창촌이 재조명되고 있다.이 법 제정의 발단은 2000년 9월과 2002년 1월 전북 군산 대명동과 개복동에서 잇따른 화재로 14명의 성매매여성이 참변을 당하면서다. 이를 계기로 불법 감금과 인권 실태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2004년 9월 23일 특별법 시행으로 이어졌다. 이후 경찰의 집중단속 대상이 된 집창촌의 밤이 사그라들기 시작했다.6·25전쟁 마지막 해인 1953년 역 인근에 생겨난 포항의 집창촌(속칭`중앙대학`)도 쇠퇴일로에 접어들었다.한 업주는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200~300여 명의 여성이 생계를 이어갔다”면서 “지금은 70~80여 명이 일하는 정도”라며 분위기를 전했다.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4일에 이어 최근 정부가 또 다시 폐쇄 방침을 밝혀 집창촌이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지자체들과 경찰은 물론 세무서까지 나서 폐쇄에서 더 나아가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부지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춘천시의 속칭 `난초촌`에는 공영주차장이 들어섰고, 파주시의 `용주골`은 대규모 아파트단지 사업, 전북 전주시 `선미촌`은 인근 한옥마을과 연계한 한옥 게스트하우스 거리 조성 등 지역 특색에 맞는 다양한 개발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대구시도 최근 경찰과 함께 `자갈마당`폐쇄 특별팀을 구성해 실태조사와 함께 단속에 나섰다. 인근 경상감영·근대골목 등과 연계한 `순종황제 어가길`조성, 지역 예술가들을 위한 창조 공간 조성을 모색 중이다.하지만 포항시는 전국적 추세에 크게 못 미치는 모습이다.한 관계자는 “업소 부지 매입에 예산이 많이 들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사후 대책도 동반돼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시가 철도시설공단 등과 공동 추진 중인 역 부지 활용 사업과 별도로 전담팀을 구성해 도시 이미지 개선과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폐쇄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박현기(48·남구 이동)씨는 “이강덕 시장의 `창조도시 클린포항`기조와 도심 한복판에 홍등을 내건 집창촌은 너무 상반된다”면서 “경찰 출신 시장으로서 시민들이 옛 역광장을 자녀와 손 잡고 거닐 수 있도록 변모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안찬규기자ack@kbmaeil.com

2015-04-14

아낌없는 투자·무료진료… 공공의료기관 모범사례로

1939년 5월 자혜의원으로 첫 발을 디딘 포항의료원(병원장 변영우)은 지난 76년간 지역 내 `의료안전망 파수꾼`으로서 책임감과 사명감을 발휘해왔다. 차별화된 규모와 의료서비스를 자랑하는 무료진료 뿐만 아니라 우수 의료장비에도 아낌없이 투자해 지역을 대표하는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모범사례로 재조명되고 있다.□ 이동검진차량 끌고 3천500여명 진료포항의료원이 자부하는 대표적인 활동 중의 하나는 바로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이다. 매주 화·목요일 각종 장비를 갖춘 대형 이동검진차량에 10여 명의 의료진이 탑승해 도내 7개 시·군의 의료취약지역을 찾아가 순수 무료진료를 실시한다. 농·어촌 지역의 의료혜택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남녀노소, 경중과 빈부에 관한 차별 없이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지역 보건소와 연계해 사전 보고를 받아 진료를 실시하고 사후 처방까지 책임지고 있어 연 평균 3천500여 명에게 의료혜택을 전하고 있다.기획전략실 관계자는 “포항의료원의 찾아가는 행복병원 운영은 규모나 질적인 부분에서 경북에서 유일할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인정받는 공공의료 활동”이라며 “추진 경과에 따르면 매년 무료진료 인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우수한 장비, 최고의 의료진 등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호스피스완화 병동 구축포항의료원은 최근 본관 건물을 새롭게 단장하고 노인요양병원과 장례식장을 신·증축했다. 더불어 별관 병동 2층을 호스피스완화병동으로 리모델링했다.포항의료원에 따르면 포항, 경주, 영덕, 울진, 울릉 지역 내 인구 대비 매년 1천400여 명의 말기 암 환자가 발생한다. 경북 지역 내 호스피스완화병상은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모자라는 실정이다.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만 65세 이상의 지역민이 차지하는 포항의료원은 노령의 주요 환자들을 위한 최적의 의료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인 전문 병원`으로서의 공공의료 역할에 무게를 실어나갈 방침이다. 특히 호스피스완화병동은 넓고 쾌적한 병실과 함께 임종실, 진료실, 상담실, 목욕실 등을 갖추고 이·미용서비스, 원예치료, 미술치료 등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최고의 시설에서 최적의 환경 아래 진료와 치료, 휴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2월 병원 내 직원숙소까지 완공해 우수 의료진 영입에 적극 나설 뿐만 아니라 야간 응급환자 발생 시에는 전문의가 즉시 진료할 수 있는 응급진료체제도 갖추게 됐다.□ 최고 사양 CT 등 첨단장비 투자포항의료원은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전신전산화단층촬영장치(CT), 초음파영상장치, OCS(처방자동전달시스템), PACS(의료영상저장전송장치) 등 고급의료장비를 도입해 진료환경 및 의료서비스 향상을 추구한다. 특히 지난해 경북 지역 최초로 최첨단 MRI장비인 `3.0T 지멘스 MAGNETOM Skyra`와 CT장비인 `SOMATOM Definition AS+`를 도입했다. 최고 사양을 갖춘 최신 장비로 알려져 있으며 기존 기기에 비해 보다 나은 진료 및 치료 결과를 내는데 제 역할을 발휘하고 있다.포항의료원 관계자는 “환자 중심의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틀을 마련하고자 최고 수준의 의료장비를 갖추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며 “수도권의 대형 병원들과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첨단의료장비를 갖추고 있으니 지역 주민들이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전했다.“병에 관한 올바른 인식 갖고 지역병원 활용해야”인터뷰 변영우 병원장-병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대형버스가 눈에 띈다.△`찾아가는 행복병원` 이동검진차량이다. 초음파장비, 골밀도측정기 등 각종 의료장비를 갖춘 버스를 타고 매주 2회 포항, 경주, 영천, 경산, 영덕, 청도, 울진을 순회하며 무료진료를 실시한다. 개인이나 민간병원의 손길이 뻗지 못하는 의료취약계층을 찾아가 의료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공공의료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여기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힘쓰고 있다. 규모나 의료서비스 등 전국에서 경북 유일의 무료진료 시스템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지역을 대표하는 `경로당`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노인 환자들이 북적이는 이유는.△지역 내 종합병원들과 비교해 노인과 관련된 의료서비스에서는 차별화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종합병원 이전에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생활이 어렵고 돈이 없는 노령의 환자들이 편안하게 찾아올 수 있는 병원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비용을 떠나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에게 양질의 진료와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포항의료원의 존재 이유다.-어르신건강대학도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노령화사회를 맞아 사회공익 차원에서 어르신건강대학을 3년째 운영 중이다. 상·하반기로 나눠 모집하는데 지금까지 15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이 여기저기 추천하고 다니며 지역 내 어르신들을 모아온다. 이들을 위해 건강강좌 및 교양특강, 노래교실, 원예활동, 문화탐방 등 각종 프로그램을 알차게 구성해 12주간 진행한다. 건강한 경북, 건강한 포항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여기며 이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데 의료진들이 힘을 모아 동참하고 있다.-공공의료기관으로서 운영 등에 관한 고민은.△영리를 추구하는 타 병원들과는 달리 공공병원으로서 수익보다는 환자들의 건강을 먼저 추구한다. 하지만 그동안의 진료수가로는 병원 운영에 어려운 점도 있었다. 지난해엔 6급 이상 직원들의 월급까지 동결했다. 입원실이나 진료 및 치료 현황을 보면 병원 운영이 잘 되는 편에 속하는데 막상 따져보면 계산이 안 맞았다.(웃음) 오는 15일부터는 신포괄수가제가 적용돼 운영 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진료비가 비교적 저렴한 편인데.△양심적 진료에서만큼은 자부한다. 실제로 일반 병원에서는 13만이 드는 진료과목도 우리 병원에서는 같은 진료인데도 8만원이 든다. 적정 수준이 맞지 않는 것이다. 최근 지역 내 종합병원들의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수익창출에 치중하다보니 수가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것도 사실이다. 병원이 수익을 내는 만큼 지역민과 지역사회에 돌려주는 것도 의료기관의 역할이라고 본다.-최근엔 소아과진료와 관련해서도 칭찬이 자자하다.△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아이다. 아이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는 특히 더 신경이 쓰는 부분이다. 이러한 부모 마음을 소아과 진료의사와 간호사들이 먼저 이해하고 친절하며 상냥하게 응한다. 주부들 사이에서 꼼꼼하고 상세한 진료로 지역 내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병원내 `친절생활화 운동`이 효과를 발한 것으로도 평가된다.-최근 KTX개통 관련 환자유출 등 우려 목소리가 높은데.△교통 여건이 나아졌을 뿐이지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사람 마음이라는 게 병이 생기면 큰 병원에 가고 싶어진다. 지방에서나 수도권에서나 진료 결과는 같은 병일뿐이다. 병은 고칠 수 있는 병과 없는 병이 있다. 고칠 수 없을 때에는 다시 지방으로 돌아올 줄도 알아야 경제적, 심리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포항의 의료시설 및 의료진 수준도 수도권과 비교해 절대 만만치 않다. 내 가족들도 몸이 불편하면 우리 병원에 와서 진료 받도록 한다. 지역 내에서도 90% 이상 치료 가능하니 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가까이 있는 병원을 잘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한다./김혜영기자

2015-04-13

도심속 진달래산천서 맛보는 시래기밥

`저것은 맨 처음 어둔 땅을 뚫고 나온 잎들이다/아직 씨앗인 몸을 푸른 싹으로 바꾼 것도 저들이고/가장 바깥에 서서 흙먼지 폭우를 견디며/몸을 열 배 스무 배로 키운 것도 저들이다…마침내 사람들이 고갱이만을 택하고 난 뒤/제일 먼저 버림받는 것도 저들이다`시인 도종환은 시집 `해인으로 가는 길`에서 시래기의 헌신을 노래했다. 흔히 시래기는 남은 채소를 말린 것쯤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건조 과정을 통해 숙성을 겪은 시래기는 그 어떤 식재료보다도 깊은 맛을 자랑한다.남구 대잠동의 `진달래산천`은 시청 근처 식당들이 즐비한 곳에 홀연히 자리 잡아 도심 속 자연을 머금은 듯한 공간이다. 내부가 비교적 넓지 않은데다 각종 그림과 서예 작품들로 벽면을 꾸며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하고 아늑한 전통찻집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이 집 별미로 꼽히는 무청 시래기밥은 자연 담은 각종 반찬들과 함께 한상 차려져 입맛을 유혹한다.소박한 접시에 담겨져 나온 각종 나물들은 봄의 완연한 기운을 생생하게 전한다. 살짝 데친 두릅은 본연의 향을 그대로 머금고 있으며 매콤하게 무친 미나리도 제 향을 온전히 품은 채 담아냈다. 된장에 버무린 시래기나물과 특유의 향 간직한 재피나물까지 봄꽃축제만큼이나 화려한 봄나물 향연이 펼쳐진다. 퍼슬퍼슬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반들반들 윤기 뽐내며 등장한 무청 시래기밥은 봄나물 향연을 더욱 빛낸다. 채소의 잘 익은 맛이 배어 있는 무청 시래기는 밥알 사이사이로 단맛을 포갠다. 굳이 양념장을 넣어 비벼먹지 않아도 제 맛을 발휘하는 이유다. 목 넘김까지 부드러워 남녀노소 간편한 영양식으로도 제격이다.밑반찬의 구성과 맛 또한 구색을 갖췄다. 각종 야채와 두부가 두드러진 된장찌개는 시래기밥과 환상 궁합을 자랑한다. 무를 넣어 시원한 맛을 더한 도루묵조림 또한 시래기밥의 담백한 맛과 어우러져 입맛을 돋운다. 간장에 조린 우엉조림까지 어느 것 하나 맵거나 짜지 않아 자극적인 맛은 찾아볼 수 없다. 심심하면서도 깔끔한 뒷맛이 잠을 잔 듯 개운하다.덕분에 이 집엔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려는 40~50대의 단골들이 주를 이룬다.주부 황정연(41·남구 연일읍)씨는 “시래기밥 뿐만 아니라 모든 요리들이 정갈해 이곳으로 옮기기 전 오천에서 운영할 때부터 단골이었다”며 “특히 이 집은 옥수수막걸리가 맛있어 비오는 날 여고동창생들과 자주 찾는 아지트”라고 말했다.(문의 054-293-4440, 정오부터 자정까지 운영, 매달 마지막 주 일요일 휴무)/김혜영기자 hykim@kbmaeil.com

2015-04-13

고창 선운산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미당 서정주 시인 낳은 고장산봉 위용 넘치고 빼어난 경관`호남의 내금강` 별호 얻어백제때 창건 고찰 선운사3천여그루 동백나무숲 `장관`높지않은 산 전국 등산객에 인기지난주 필자는 고창 선운산을 다녀왔다. 산행하면서도 좋은 풍경들이 흐린 날씨에 가리어 자연의 풍치를 제대로 볼 수 없었으나 그렇다 해도 지금까지 산행하면서 가슴에 담아두고 싶은 몇 안 되는 산중의 하나다. 그래서인지 나중에 다시 와야 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선운산을 두고 도솔산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산행 이야기에 곁들어 이 지역의 특색을 적어본다. 지역 주민들 혹은 고창을 아는 사람들은 `고창`의 상징성을 말할 때에 선운산 복분자 술과 풍산장어, 선운사의 동백을 떠올린다. 또 한국시단의 대표적 시인인 미당 선생을 자랑한다.복분자술이 유명하고, 함께 들면 더욱 일품인 풍산장어는 일반화되어 고창의 특산품으로 전국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고창 출신인 미당 서정주 시인은 시에 대해 문외한이라 하더라도 그의 시 `국화 옆에서`가 워낙 유명해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또 하나 고창을 대표하는 것은 선운사이다. 이 지방에서는 선운사와 관련이 깊은 `선운산 보은염`이 일반화 되어 있는데, 보은염은 은혜에 갚는 소금을 말한다. 그 유래를 살펴보면, 백제 위덕왕 24년(577년)에 검단 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한 이후 사찰 인근에서 헐벗고 끼니를 굶는 백성들이 많아 검단 선사께서 그 사람들을 교화하고 소금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생계를 유지하게 했다. 그 이후 생활 터전을 잡은 사람들이 마을 이름을 선사의 이름을 따서 검단리라 부르고 검단 선사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해 대를 이어 지금까지 1500여 년 동안 선운사 부처님께 소금공양을 올리고 있는데, 그 소금 이름이 `선운사 보은염`인 것이다.선운산 자락에 있는 선운사는 조용한 사찰이지만 워낙 널리 알려진 까닭으로 고찰을 감싸고 있는 선운산이 덩달아 인기가 높은 산이다. 산림청이 정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는 이 산은 100대 명산 중에서도 가장 낮은 산이지만 전국에서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들고 있다.선운산이 전북 고창 땅에 있으니 대구에서 고창으로 가려면 한창 걸린다. 다행이 잘 닦여진 고속도로 덕분에 쉽게 갈 수 있는데, 일요일 새벽에 출발한 차는 88고속도로를 달린다. 담양과 백양사를 지나 선운사 주차장에 도착하기까지 차를 타고 오면서 긴 시간을 필자는 서해안의 봄 풍경과 유명하다는 선운사를 보는 기대에 부풀었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 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또한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라는 노래도 있어 그 가사를 음미하면서 가는 길이라 거리에 비해 지겹지는 않았는데, 도착하면 선운산에 올랐다가 선운사 뒤편의 동백나무숲에 들려 송창식의 `선운사` 노래말처럼 바람에 날려 동백꽃이 후두둑 지는지를 한번 유심히 살펴볼 작정이다.오전 11시에 우리 일행들은 선운사 주차장을 출발해 선운사 계곡으로 오른다. 선운산 코스는 단순하다. 등산객들은 주차장에서 출발해 마이재를 거쳐 선운산 정상인 수리봉(혹은 도솔산)을 먼저 오른다. 다시 소리재, 낙조대로 해서 천마봉을 보고서 선운사로 내려오는 코스를 택한다. 선운사 절 입구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마이재 방향으로 들어선다. 왼편으로 가면 도솔암과 천마봉, 낙조대가 나타나는데, 결국은 한 바퀴 돌아 원점 회귀하는 같은 코스가 된다.마이재를 오르는 길은 주능선까지는 경사가 상당히 한데, 주능선에 올라서보니 편안한 등로가 이어진다. 이곳이 이름난 곳이기에 서울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오는 등산객들이 많다.출발지점에서 1km 남짓 걸어오니 마이재 정상이다. 정상에서 보니 선운산 정봉인 수리봉이 저만치에서 보이는데,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경수봉으로 가는 코스다. 마이재에서 훤히 보이는 선운산 정봉까지는 600m 정도 거리지만 일부 구간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산이 높지 않아 일행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선운산 정상으로 오른다.수리봉에 올랐다. 옛적에는 이 봉우리를 도솔산이라 불렀다. 통상적으로 고창 선운산이라 할 때에 수리봉을 비롯해 경수봉, 천마봉을 포함해서 선운산이라고 부른다.수리봉을 뒤로 하고 하산해 개이빨산으로 향한다. 이름이 이상하다. 아마 산모양이 개의 이빨처럼 생겼다 해서 그렇게 부르고 있다. 산 능선을 타고서 개이빨산을 지나 소리재를 넘는다.골짜기를 타고 올라가 소리재를 넘으면서 보니 눈앞에 낙조대가 펼쳐지는데, 선운산의 최고 절경이라는 명성답게 주변의 풍치가 예사롭지 않다. 가면서 눈을 돌리니 멀리에서 고창 시가지가 보이고 가까이로는 도솔암이, 또 그 아래쪽에는 선운사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드디어 일행들은 260여개나 되는 마의 철계단을 건너 낙조대에 도착했다. 낙조대는 해발 335m 밖에 안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해 일몰은 일대 장관이라 유명한 곳이 됐다.아직 일몰시간이 안 되어 낙조대 전망대에서 주변의 절경을 마음에 담는다. 또 여기가 MBC 인기드라마를 장식했던 `대장금` 최상궁 촬영장소라는 것을 떠올리며 천마봉 쪽으로 하산한다.하산하면서 눈 아래 나타나는 도솔암과 진흥암을 보며 조심조심 발걸음을 옮긴다. 천마봉을 지나 도솔암 서쪽 내원궁 밑 절벽의 마애불 조각상이 유명하다.조심스럽게 선운사 쪽으로 하산하면서 일행들은 도솔암을 지나 진흥암에 이른다. 지나는 주변 산들이 군데군데 암릉으로 돼 있고 특이한 모습에 다시한번 자연의 신비함에 감탄한다. 이곳에는 진흥굴이 있는데, 신라 진흥왕이 왕위를 버리고나서 입산, 수도한 곳이라 전해지고 있다.진흥암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곧장 내려서니 삼거리길이 나온다. 왼편으로 계속 가면 수리봉과 개이빨산의 중간지점과 마주치는 길이다. 삼거리길을 지나서 800m정도 걸어가니 도솔재쉼터인데, 여기서 선운사 까지는 1km 거리다.도솔재 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길을 내려와 선운사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이 됐다. 오전 11시에 나선 등산길이 그럭저럭 6시간 반이나 흘렀는데, 좋은 날, 좋은 산에 오르면서 좋은 경관을 보며 좋은 생각을 많이 했으니 이번 등산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다.선운사는 백제 위덕왕 24년(577)에 고승 검단 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창건과 관련해 설화가 전해오고 있는데, 검단 스님이 산세를 살펴보니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이 상서로워서 용을 몰아내고 연못을 메웠다. 그 즈음 아랫마을에서 눈병이 돌았는데, 신기하게도 연못에 숯을 한 가마씩 갖다 부으면 눈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것이다. 마을사람들이 너도나도 숯과 돌을 날라다 연못 속에 던졌더니 큰 못은 메워졌고, 그 자리에 검단 스님이 절을 세웠으니 선운사이다.사찰의 세운 내력을 생각하면서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고서는 뒤편 동백나무숲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숲에 홀로 앉아서 바람에 조금씩 흔들이는 수많은 나뭇가지를 보니 그 무리들 속에서 요정처럼 매달려 있는 동백꽃 모습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다른 곳 동백꽃보다 가장 늦게 피는 선운사 동백 숲은 소문나 있다. 5,000여 평 산비탈에 숲을 이룬 수백 년 묵은 3천여 그루 동백나무는 3월부터 4월까지 피워내는 꽃이 장관을 이룬다. 선운산의 고요한 산 그림자와 선운사의 아늑한 모습에 필자의 마음은 마치 참선을 하듯 말할 수 없이 편해져 온다. 그 속에서 오늘 하루의 의미 있는 시간들을 헤아려본다.`산행 길에서/ 땀 흘리며 마이재를 지나/ 도솔봉으로 불리는/ 수리봉 위에 앉았다가/ 봄바람을 맞대고서는/ 낙조대를 거쳐 선운사/ 동백나무숲으로 내려섰다네.// 저어기 눈앞에서/ 무더기로 펼쳐지는/ 동백꽃 요정들이/ 그 사이 힘들었던 산행의/ 노고를 말끔히 씻어주는구나./ 일순간에 황홀경에 빠뜨리는/ 선운사의 빨간 요정들`(자작시 `선운사 동백꽃` 전문)과원에서 오랫동안 동백꽃에 취해 있다 보니 바람결에 가수 송창식이 부른 선운사 노래가 들려오는 듯하다. 다시금 생각해보니 아침에 이곳 선운산으로 오는 차안에서 생각했던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이 선운사 동백이라고 표현했으니 그럴듯하다.선운사에 오면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예요”라는 노랫말처럼 쉬 떠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봄철에는 동백, 여름에는 녹차 밭, 가을은 단풍이 예쁘게 물들고, 겨울에는 설경이 유달리 아름다운 곳이 바로 선운산이요, 선운사이다. 여기에 시인의 명시마저 얹혀 풍경을 더한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선운사 고랑으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았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았습니다.` (서정주의 시, `선운사 동구` 일부) 이번 선운산에 등산 와서 산행을 마치고나서 선운사 동구를 걸어본다. 고창이 낳은 대시인, 미당 선생의 시에 담겨 있는 육자배기 가락이 필자의 가슴을 꼭꼭 찌르며 그대로 전달되는바, 애달픔과 함께 무언으로 전달되는 떨림에 필자는 작은 위안을 받았다.그것은 필자가 본격 등산하면서 산행기를 경북매일신문에 연재한 이후 이번 100회째 산 이야기가 작은 산이면서도 내게는 큰 산으로 다가선 선운산이라는 데서 그 의미를 느껴본다.

2015-04-10

인구 10만 복합형 자족도시 기반 조성 6월말까지 마무리

올해 하반기 경북도청 이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개발공사(사장 배판덕)가 오는 6월 말 조성공사 준공을 목표로 기반시설 확충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도청, 교육청 이전 등 신도시 건설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 추진과 주요 공공기관 이전 현황 등을 알아본다.1단계사업 공정률 90%… 도로·상하수도 등 건설`스마트시티 구현` 2단계사업 2017년 공사 들어가이전기관 잇따라 착공… 용지분양율 50% 넘어서□ 도청 신도시의 청사진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은 사업시행자인 경북도개발공사에서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원에 전체면적 1만966㎢, 총 사업비 2조1천579억원을 투입해 2010년부터 2027년까지 3단계로 나눠 추진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은 오는 6월말까지 기반조성공사가 마무리 될 계획이다.도청이전신도시는 한국적 이미지를 담은 녹색성장 행정중심도시 건설을 목표로 추진되며, 개발방향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도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전원형 생태도시, 경북의 신성장을 이끌어가는 명품행정 지식산업도시로 건설해 인구 10만명의 복합형 자족도시로 성장시킬 예정이다.특히 유교의 본고장 안동과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간직한 예천을 거점으로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어갈 새로운 경제발전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신도시 1단계 조성공사 현황현재 도청이전 신도시 건설사업 1단계 조성공사는 6월 말 준공계획으로 토공, 우수, 오수, 상수공 등 부지조성 공사는 완료 1단계 전체 공정률은 90%, 마무리 단계로 도로경계석 시공, 포장공사, 가로수 식재 및 가로등 공사를 추진 중에 있다.도청 신도시 공동구 설치사업은 신도시 내 지하 시설물의 반복 굴착 및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한 구조물로 광로 2-1에 설치, 사업비 299억원, 길이 3.3㎞ 규모로 현재 공정률 100% 완료 후, 시운전 과정을 거쳐 6월 준공 예정이다.도청 신도시와 주변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및 각종 오수를 처리하기 위한 공공하수처리시설 설치사업은 한국 환경공단에서 위탁 시행하는 사업으로 풍천면 도양리 일원에 사업비 531억원을 투입, 3단계로 추진 중이며, 현재 1단계 공정률은 91%로 오는 7월 도청 신청사 이전시기에 차질 없도록 성능보증 시운전을 거쳐 준공할 예정으로 있다.도청 신도시에 생활용수(먹는물)을 공급하기 위한 용상정수장 개량, 송수관로 및 배수지 설치공사는 안동시에 위탁 시행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829억원으로 용상취수장과 제1정수장을 하루 3만t 규모로 개량 및 송수관로 34㎞ 등을 설치하는 공사로 개발계획에 따라 3단계로 추진 중이다.현재 공정률은 72%로 오는 8월 공사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2014년 11월부터 도청신청사에 용수공급을 개시해 사용 중에 있다.송전선로 지중화 공사는 상주에서 풍산 간 가공선로 중 도청신도시 구역에 해당하는 7.6㎞를 지중화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167억원, 현재 공정률은 81%로 6월말까지 철탑 철거 및 지중화공사 완료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호민지 비상방류 취수탑 설치공사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는 사업으로 취수탑, 방류문 3개소 등을 설치하며, 사업비 50억 원, 현재 공정률은 90%로 6월말까지 공사완료 목표로 계속 공사 중이다. □ 2단계 조성공사 추진 계획도청신도시 2단계 추진계획은 지난 2014년 12월 도청신도시 2단계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해 진행 중이며, 2016년 실시계획 수립 및 설계완료, 2017년 공사착공, 2020년사업 준공을 목표로 차질 없는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스마트시티 구현을 위한 도청신도시 U-city 건설사업은 3단계로 추진, 지난해 10월 유비쿼터스도시 사업계획 승인을 완료한 뒤 현재 실시계획 승인신청 준비 중이다.1단계 사업은 신도시 1단계 사업면적인 4.89㎢에 사업비 210억원을 투자, 올 중순에 U-City 시스템구축공사 및 도시통합운영센터 공사를 착공할 계획이다.2016년까지 공공정보통신망, 도시통합운영센터 등 기반시설 구축해 대중교통 정보제공, 실시간 교통제어, 공공지역 안전검사, 공동구 관리 등 우선 6개 시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자전거도로 구축사업은 국가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사업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하는 사업, 수변공간과 공원·녹지를 연계해 도청신도시 전체구역을 순환하는 자전거 전용도로 42㎞ 구축공사 연내 준공을 추진하고 있다. □ 공공기관 이전 및 정주여건주요 공공기관 이전 추진현황은 경북도교육청이 오는 7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정률 46%, 경북지방경찰청이 2016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 1월말 착공, 경북도선거관리위원회, 안동보훈지청 등 정부지방합동청사로 입주를 희망하는 6개 기관이 현재 공사 설계 추진 중에 있다.그 외 여성가족플라자 및 보훈회관 등이 올 상반기에 각각 설계 및 착공될 예정이다.교육여건 및 초기 생활권 정주여건 상황은 도청신도시 1단계 내에 7개 학교 설립예정으로 유치원 3개 초등학교 2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1개이며 유치원, 초등 및 중학교 각 1개교는 금년 9월 개교 예정이고 고등학교 1개교는 2017년 3월 개교예정이다.도청신도시 초기 생활권 정주여건 마련을 위한 1단계 아파트 공급은 현재까지 총 16필지, 9천775세대, 이 중 공무원 임대아파트(임대)가 644세대로 금년 12월 준공 예정이며 현대아이파크 및 우방에서 시행한 일반 분양아파트 2천373세대가 각각 오는 12월, 2016년 4월 및 2017년 6월에 입주예정으로 호반건설에서 시행한 분양아파트 1천822세대는 오는 11월 입주자 모집공고 계획 중에 있다. □ 도청 신도시 용지분양 현황도청신도시 1단계 분양대상 토지는 공동주택용지 16필지, 단독주택용지 572필지, 공공청사 4필지, 상업업무시설 223필지 외 총 895필지, 분양대상 면적은 212만3천932㎡로 이달 초 현재, 공공청사 3필지, 공동주택 13필지, 단독주택 391필지, 업무시설 55필지, 주차장용지 5필지 등 총 507필지, 117만1천3㎡, 면적 대비 55% 분양 완료했다.2015년도 분양계획은 상반기 중에 업무시설 및 주차장용지 36필지, 주거전용 단독주택 84필지 등을 공급하고, 하반기 중에 한옥주택용지 73필지, 공동주택용지(임대) 3필지, 상업 및 업무시설용지, 주유소용지 등을 공급할 계획으로 2015년에 총 349필지 72만6천112㎡를 공급할 계획이다.석태용 경북도개발공사 신도시건설본부장은 “경북도청이전신도시건설사업은 경북의 700년 혼(魂)을 옮겨가는 역사적 과업으로, 조성공사 추진에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보람도 느낀다”면서 “올 하반기 도청신청사가 이전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조성공사를 6월말까지 열과 성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예천/정안진기자ajjung@kbmaeil.com

2015-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