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오피니언

혼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산업

▲ 김학주 한동대 교수우리나라도 가계의 유형 중 1인 가구 비중이 가장 높아졌다. 물론 사별한 노인들이 자녀들의 눈치를 보며 재혼을 망설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혼이나 결혼을 늦추는 경우가 심해지고 있다. 모두 저성장의 산물이다.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룰만한 재정적 여력을 갖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의존할 수 없게 되었다. 남편 직업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맞벌이를 하다 보니 집안 일까지 떠맡은 여성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급기야 이혼하거나 혼자 살기로 결심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여성들이 혼자 살면 남성들도 혼자 살아야 한다. 한편 직업을 찾기 어렵다 보니 멀리 떨어져 있는 일자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주말 부부가 되는 것이다. 결국 일하는 1인가구가 증가하고 있다.이런 분위기 속에 어떤 수요가 늘까? 먼저 집안 일을 대신 해 줄 수 있는 렌탈(rental) 업체가 필요하다. 렌탈 서비스가 시작되면 용역업체를 쉽게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고, 정기적으로 소모품 매출도 있어 가입자가 의미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경우 이익의 안정성이 보장된다. 그래서 이들 주가에 상당한 프리미엄이 생긴다. 또 새로운 서비스가 생길 때마다 기존 렌탈 네트워크에 얹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대비 이익증가세가 매우 빠르다. 이런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까지 좀 고생하지만 가입자가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시점부터는 주가가 탄력적으로 상승하므로 그런 업체를 찾아볼 필요가 있다.또한 원격진료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도와줄 사람이 곁에 없다. 따라서 환자가 어떤 상태인지 24시간 모니터링 해야 한다. 원래 원격진료는 정부가 질병의 예방을 위해 들고 나온 카드다. 예방하지 못하면 앞으로는 건강보험에서 지불될 치료비가 감당이 안 될 것이다.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는 매일 약을 먹고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위험해지는 국면이 있다. 정부는 그 때를 알고 싶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24시간 환자의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그 동안은 이를 위한 도구나 인프라가 미흡했지만 5세대 통신이 도입되며 통신속도도 빨라지고, 증강현실 기법이 적용되며 여러 원격진료 도구들이 생기고 있다.또 이런 원격진료가 그 동안 아날로그였던 환자의 정보를 디지털로 바꿔 의사가 진료하기 전에 먼저 스크린해 줄 수 있기 때문에 원격진료에 대한 의사들의 견제도 덜해질 것이다. 따라서 환자의 상태를 센싱(sensing)할 수 있는 도구나 기법들을 개발하는 업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한편 혼자 살면 외로워진다. 나쁜 짓도 쉽게 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키운다. 그런데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훨씬 수명이 짧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할 수 없다. 가족이 되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의 치료를 위해 사람들은 기꺼이 지불할 것이다.동물 치료 약품 개발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물관련 의약품 개발에는 사람에 적용할 수 없는 혁신적인 치료기법을 먼저 적용해 볼 수 있기 때문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반면 그 동안 1인가구 증가의 혜택을 받아 왔던 편의점 기업 주가는 최근 하락했다. 사실 편의점 증가율이 두드러졌는데 그 배경은 금리가 낮다 보니 돈을 벌려 여러 곳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들이 많아진 것이다. 즉 레버리지(leverage)를 높인 셈이다.과거에는 점포 증가 속도가 편의점 수요 증가 속도를 상회하며 점포당 수익성은 떨어졌지만 레버리지 덕분에 투자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최저 임금이 상향조정되며 아르바이트 인건비 부담과 함께 점포당 수익성이 떨어졌다. 이제는 레버리지가 독이 되고 말았다. 부의 재분배가 강조되는 요즘 세상에 최저 임금은 물가상승률보다 빠르게 오를 것이므로 편의점 점주들의 고민은 아직 진행형이다.

2017-09-26

바뀌는 증시 분위기

▲ 김학주 한동대 교수지난 수년간 펀드매니저들이 시장지수도 못 쫓아갔다. 그것은 미국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SP500을 벤치마크로 하는 미국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 가운데 93%가 시장수익률을 하회했다. 나름 똑똑한 전문가들인데 이런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겨 준 이유는 자산간 상관관계가 높았기 때문이다.다시 말해서 리먼사태 이후 금융시장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몰랐기 때문에 자산 개별적인 요인보다 시장적 요인들의 지배력이 절대적이었던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의 실적 개선 요인이 발생해도 미국 연준의장이 한마디 하면 분위기를 망쳐놓을 수 있다. 그래서 모든 자산들이 이런 정책요인에 따라 한꺼번에 몰려다녔고, 이런 정책들은 전문투자자들도 맞출 수 없는 영역이었다.그런데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미국의 펀드매니저 가운데 53%가 시장지수인 SP500 수익률을 상회했다. 시장이 안정됐다는 이야기다. 더 이상 시스템 리스크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자산이나 종목 개별적인 요인들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자산간 상관관계가 낮아졌고, 전문가들이 더 좋은 것들을 골라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이렇게 시장의 위험에 대해 덜 걱정하는 분위기는 달러약세에서도 읽을 수 있다. 돈이 미국에서 빠져 나와 유럽과 아시아로 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리먼 사태 이후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기 때문에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미국 중심으로 투자했었고, 그 이외 지역은 심하게 비중축소 했었다. 이제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며 펀드매니저들도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또한 달러약세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경제를 홀로 끌고 가기 어려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미국 소비가 성장의 원동력이었지만 인구 노령화로 인한 저성장이 고착화되며 돈은 미국 이외에 일 할 수 있는, 그리고 일해야 하는 지역으로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흐름이 얼마나 신뢰성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일단 한국경제에는 나쁠 것 없다.한편 미국이 이렇게 편하게 달러를 공급할 수 있는 요인은 인플레가 예상보다 낮게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돈을 풀었는데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데 대해 미국 정치인들도 당황하고 있다.그 배경을 추정해 보자. 우선 아마존을 비롯한 신경제 기업은 노동력을 덜 소모한다. 남는 노동력이 구경제 기업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구경제는 어차피 사라질 산업이므로 자동화 등 생산성 개선을 위한 투자를 덜하게 된다. 즉 저부가 노동력이 필요한 바, 넘어온 잉여 인력을 받아줄 수 있다. 그 결과 실업률은 낮게 유지되지만 노동력의 부가가치가 떨어져 임금 인상이 미미하고, 인플레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다.그런데 일각에서는 이런 안도 랠리 현상이 자산가격 거품의 말기적 증상이라고 주장한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도 그렇게 자산간 상관관계가 낮았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플로어(floor)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취해 춤을 춘다는 비유를 한다. 여기서 음악은 개별자산 관련 테마를 의미하고, 취했다는 것은 그 테마에 너무 몰입하여 시장위험이나 가격거품에 지나치게 둔감해져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자신도 모르게 최후를 맞이한다는 것이다.이런 주장이 일리 있어 보인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당장 증시를 떠날 필요는 없다.차라리 그 동안 소외되었던 중소형주 가운데 모멘텀이 살아있는 것들에 다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대형주가 선호되었던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인해 만일의 사태시 탈출하기 쉬운, 즉 유동성이 좋은 주식을 선호했기 때문인데 이런 우려가 완화될수록 중소형주에 대한 디스카운트도 해소될 것이다. 지금 시장에는 반도체를 포함한 사물인터넷 인프라, 2차전지, 일부 바이오, 인터넷 뱅크 쪽으로 관심이 쏠려 있다.

2017-09-19

한국 자동차의 시련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현대차가 중국에서 납품대금 지급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판매가 감소했다. 사드(THAAD)의 후폭풍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중국은 관공서를 비롯해 민간 자동차 수요에 간섭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런데 그 전부터 현대차는 중국에서 점유율을 잃고 있었다. 놀랍게도 중국 현지업체들의 도전을 받고 있었다. 일본업체들도 당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자동차는 인간의 경험치가 많이 녹아 있어 쉽게 모방하기 어려운 산업이다. 그래서 우리도 오랜 세월을 통해 기술을 습득했다. 그런데 중국업체들은 어떻게 그토록 빨리 따라온 것일까? 중국정부가 기술을 훔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나타를 가져다 생산만하지 말고 합작업체에서 신규 동차를 개발하라. 그 과정에서 모르는 부분은 가르쳐 달라”고 주문한다. 무리한 부탁을 뻔뻔하게 한다. “너희들이 자동차를 중국에서 팔기 때문에 우리는 그럴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최근 르노닛산은 중국에서 동풍이라는 현지업체와 전기차 개발 플랫폼을 공유하겠다고 선언했다. 한마디로 전기차 기술을 넘겨주겠다는 이야기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접근할 방법이 없다.문제는 현대차의 경우 전기차에 있어 후발주자이므로 합작 파트너를 찾기 어렵다. 즉 앞으로 중국 시장에 점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다음 달 중국에서는 19대 공산당 전당대회가 있고, 내년부터는 시진핑 집권 2차 5개년에 진입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정책은 미세먼지 해소이고, 그래서 전기차 관련 기술이 간절하다. 중국 길리(Geely) 자동차 그룹에 인수된 볼보는 2020년까지 모든 자동차에 전기구동모터를 달겠다는 계획이다.과거 중국 정부는 정몽구 회장의 과감한 투자에 환영했고, 많은 보답을 했다. 그 당시 그것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정부가 필요한 것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고,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그것을 갖고 있지 않다. 기술의 후발주자라는 것이 과거 투자위험을 최소화시키며 선진업체를 빠르게 추격하는데 효과적이었지만 지금처럼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에는 취약성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의 전형적 횡포는 해외업체의 기술을 뺏고, 자국업체들을 양육한 다음 그들이 서로 싸워서 국내 시장이 혼탁해지면 MA시켜 해외로 나가서 싸우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제시장에서 중국 깃발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 산업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 자동차 산업에서 그런 지저분한 모습을 볼 날이 예상보다 당겨질 것 같다.한편, 최근 트럼프는 한미 FTA 폐지를 언급했다. 사실 FTA가 양국 교역량을 증대시킨 부분은 미미하고 FTA 이후 우리나라의 대미 순수출은 오히려 소폭 줄었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자동차산업이 있는 것 같다. 저유가로 인해 현대차의 주력 모델인 중소형 세단의 판매가 미국에서 저조하다. 그렇다고 럭셔리 세단 시장에 진입하기는 어렵다. 그 시장 소비자들이 까다로워서 노력대비 성과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대차는 수요가 좋은 픽업트럭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그런데 픽업트럭의 경우 미국내 수입관세가 25%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만이 즐길 수 있도록 보호해 놓은 것이다. 만일 한미FTA가 유효하다면 이런 관세부담을 피할 수 있을텐데 트럼프는 못봐주겠다는 것이다. 그 동안 한국의 자동차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한국에서 가장 우수한 젊은이들이 모여 과로로 쓰러질 만큼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이상 열심히 한다는 것만으로는 해답을 얻을 수 없다. 이제는 모방의 시대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이 작아져야 한다. 사람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과제는 자동차뿐 아니라 한국의 산업 전체가 안고 있다.

2017-09-12

기술주에 대한 의심

▲ 김학주 한동대 교수삼성전자 주가가 더 달릴 수 있을까에 관심이 쏠린다. 왜냐하면 삼성전자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크레딧 스위스는 대만의 가권지수를 매수추천 목록에 올렸다. 1년후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배율)이 15배 밖에 안 된다는 이유다. 이는 미국 나스닥 지수의 PER 23배보다 훨씬 낮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대만 주식이 기술주 위주라고 해도 인터넷 솔루션 중심의 나스닥과는 성격이 좀 다르다.솔직히 쏠림 현상이 강한 요즘 곧 출시될 애플 아이폰8에 따른 이벤트 효과를 노린 것 아닐까? 대만 기술주들은 애플 스마트폰의 납품처로 봐도 큰 무리는 없다. 더욱이 애플이 도시바 반도체 부문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식에 반도체 시장 경쟁 심화를 우려하는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서 이탈해 대만으로 피신하고 있다.그런데 요즘 할아버지들의 휴대폰이 손자들의 것과 거의 비슷하다. 이는 스마트폰의 수요가 이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증거다. 더 이상 성장은 크게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애플이나 삼성도 스마트폰에서는 원가절감에 주력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제 얼마 후 휴대폰에서는 수익성이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만 부품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주가가 싸지 않다는 이야기다.반면 삼성전자의 1년후 실적기준 PER은 10배에 불과하다. 만일 자사주 소각을 하지 않거나 배당성향을 만족스럽게 올리지 않는다면 PER이 12배까지 상승하지만 여전히 대만 기술주보다는 주가가 매력적이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에서 돈을 쓸어 모으고 있다.그러나 삼성전자에도 의심스러운 부분은 있다. 먼저 지금처럼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경우 이익의 더 많은 부분이 종업원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실제 이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은 노조활동은 미미하지만 종업원들을 알아서 챙긴다.또 반도체의 호황이 언제 그칠지도 미지수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생겼을 때 “인터넷이 주는 다른 세상이 올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다. 맞는 판단이었다. 다만 그 속도가 느려 거품이 붕괴됐었다. 지금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가세하며 그 때보다 훨씬 구체적인 희망이 있지만 2000년대 초반 벌어졌던 일들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사물인터넷으로 가는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주범은 해킹이다.얼마전 중국 가전제품에서 칩(chip)이 발견됐다. 그 안에 해킹 프로그램이 내장되어 있었다. 해당 가전제품의 반경 200m 내의 모든 컴퓨터가 해킹되었다. 사실 가전업체가 아니라 해커였던 것이다. 사물인터넷이 보급되면 이런 문제가 소비자들의 사생활, 심지어 목숨까지 위협할 수 있고, 사회 인프라 전체를 흔들 수도 있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보던 공포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그 동안 “사물인터넷 기반의 신경제를 당장 도입하지 못하더라도 우선 인프라부터 깔자”라는 움직임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급증했고 삼성전자가 최대의 수혜주였지만 언제 해킹의 역풍으로 인해 주춤거릴지 모를 일이다.그렇다면 사물인터넷 인프라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인터넷 보안이고, 그 관련주에 관심이 간다. 인터넷 보안의 핵심 중의 하나는 적군과 아군을 구분하는 것이다. 사람의 면역체계에서 항원을 구분하는 일이 첫번째이고, 중요한 것처럼 인터넷에서도 내부 컴퓨터 장치에 DNA를 심어 외부 바이러스와 구분시켜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일을 하는 업체를 찾아보자. 지금까지 나온 소프트웨어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만일 기술주에서 자금이 이탈된다면 어디로 갈까? 시장의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상황에서 아직 살아 있는 테마로 돈은 흘러들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 부가가치 채널 등 모멘텀이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분야를 공부해 보자.

2017-09-06

아마존의 공포

▲ 김학주 한동대 교수지금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기업은 아마존일 것이다. 그 순기능은 잘 알려져 있는데 역기능도 함께 알아야 증시가 보인다. 먼저 아마존의 가장 큰 순기능은 인플레를 잡아 준 것이다. 아마존이 월마트를 비롯한 쇼핑센터를 잠식해 왔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졌다. 최근 스타벅스마저 아마존 때문에 못살겠다고 할 정도다. 이들 오프라인 유통망에 비해 아마존 같은 온라인 유통망은 노동력이 훨씬 덜 소모된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임금인상률이 낮다. 인플레 압력 가운데 가장 큰 부담은 인건비인데 이로 인한 물가상승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다.물가가 낮은 상태로 유지되는 덕분에 미국 중앙은행은 시중에 계속 돈을 풀 수 있고, 투자자들이 자산가격 거품을 즐길 수 있다. 또 기업들은 풍부하고 싼 자금으로 MA를 해서 경쟁을 완화하거나, 자사주를 매입하여 주당순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저금리는 빚이 많은 미국인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 주기도 한다.이런 순기능에 비해 역기능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먼저 사람들이 기계에 밀려 부가가치가 낮은 직업으로 몰리게 되면서 소득이 떨어진다. 또 자산가격 거품이 생기는 만큼 부의 불균형이 심화된다. 임금소득으로는 도저히 자산가격 상승세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이 소비성향은 높은데 이 쪽으로 돈이 안 오니까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또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만큼 미래 투자수익률은 떨어진다. 그 만큼 노후를 위해 더 많이 저축해야 함을 깨닫게 되면서 소비는 더 악화된다.그리고 지금은 아마존이 인공지능의 힘을 빌어 생산성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독점이 계속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게을러진다. 경쟁이 사라지는 순간 인간은 나태해지게 되어 있다. 이런 독점과 불균형을 조장하는 아마존 스타일의 성장이 부작용으로 인해 한계를 드러내는 순간 증시는 휘청거릴 수 있다.최근 미국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트럼프가 아니라 제프 베조스(Jeff Bezos)라는 아마존의 CEO다. 그는 미래의 경쟁자인 스타트업들을 향해 “Sometimes I`ll crush you (언젠가 여러분을 뭉개버리겠습니다)”라고 밝혔다.자산가격 거품이 생겨 소외 받는 사람들이 급증했는데 아마존처럼 독점적인 괴물이 등장하며 불균형은 극에 달했고, 사람들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최근 인종간, 계층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 그 저변에는 이런 불균형 심화로 인한 불만이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려는 개혁가가 득세하고 있다. 그들은 부자들의 돈을 뺏을 수 밖에 없다. 대표적인 부자가 기업이므로 기업의 이익에 도전이 될 수 있다. 세금을 깎아주겠다던 트럼프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있다.최근 자산가격 거품론이 등장했다. 그린스펀은 채권가격 거품을 주장했지만 오히려 채권펀드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실 거품은 거품이다. 거품의 증거는 첫째, 모든 자산가격이 동시에 상승한다는 점, 둘째, 투자자들이 아무 고민없이, 그리고 공부하지 않고 지수형 상품을 산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것을 뉴 노멀(new normal)이라고 하고, 그 유동성을 아마존 같은 기업이 제공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그러나 이런 아마존 스타일의 성장에 의심이 생기며 증시에 이상한 기류가 생기고 있다. 물론 아직 초기 단계지만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대안은 첫째, 부작용이 이어지면 가시적인 결과를 관찰할 수 있을 때까지 잠시 증시를 떠나 있는 것도 괜찮다. 둘째, 지금처럼 거품이 시장을 지배할 때 상대적 가치만 부각된다. 절대적 가치는 어차피 알기 어렵다. 따라서 이럴 때일수록 남이 모방할 수 없는 핵심경쟁력을 지닌 기업, 그래서 상대적 가치가 더 부각될 수 있는 기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2017-08-29

북핵리스크가 투자에 주는 시사점

▲ 김학주 한동대 교수북핵리스크가 세계 증시를 흔들었다. 아직 끝난 이야기는 아니다. 투자자들은 이런 불확실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 동안 미국은 북한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 이유는 먼저 북한을 공격해서 얻을 것이 없다는 점이다. 미국은 중동을 공격해서 석유를 사고 팔 때 달러로만 거래하도록 하는 장악력을 얻었다. 그 결과 모든 국가가 에너지 구입을 위한 외환보유고에 달러를 쌓아야 한다. 그 만큼 달러의 가치가 높게 유지될 수 있고,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생기게 된다. 사실 전쟁에도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데 북한 공격은 이러한 경제적 대가를 기대할 수 없다.미국이 북한을 손보지 않았던 다른 이유는 중국의 자존심을 건드리기 싫어서였다. 과거 케네디 대통령 시절 소련이 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이 배수의 진을 쳤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코 앞은 늘 예민한 법이다.그런데 이제는 북한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 미국이 막 나가는 북한을 공격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아니다`가 대세였다. 왜냐하면 북한을 단번에 제압하지 못하면 생각하기 싫은 보복이 따르기 때문이다. 북한 미사일은 여러 군데 나눠서 배치돼 있고, 심지어는 바다 밑에도 묻혀 있다. 원샷(one shot)에 끝내기 어려운 것이다.그런데 트럼프는 북한에 흥미를 갖고 있어 보인다. 추락하는 그의 지지율을 반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복의 위험이 따르지만 현대전의 핵심인 컴퓨터 해킹이나 정보통신망 교란 등을 포함해 북한을 한번에 잠재울 수 있는 묘안을 찾고 싶은 충동을 느낄 것이다. 1990년대 위험을 생각해서 북한 공격을 포기했던 클린턴과는 다른 인물이다. 특히 트럼프가 유일하게 의회의 승인을 얻지 않고 선조치 후보고 할 수 있는 것이 국가비상시 미사일 단추를 누르는 일이다.이런 시도가 성공할 경우 미국은 북한을 미국의 영향권 아래 둘 수 있고, 중국을 코 앞에서 위협할 수 있다. 사실 모든 짐승이 머리가 굵어지면 대우받기를 요구하는 것처럼 중국도 미국의 비위를 건드리고 있다. 북한을 공격해서 올라오는 중국의 기세를 꺾을 수 있다면 미국인들은 “역시 US”를 외치며 트럼프를 칭찬할 것이다.만일 이 선택에 너무 큰 위험이 따른다고 판단되면 트럼프는 중국에게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테니 그 대가로 무역협정을 다시 하자”며 실리를 챙길 수도 있다.이렇게 미국의 북한 공격 확률은 계산하기 어렵다. 그러면 하지 말자. 알 수 없는 일을 갖고 고민하는 것은 어리석다. 즉 이 사건을 단기적인 베팅의 도구로 삼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좀 길게 보면 이 사건은 증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연못의 파동처럼 지나갈 것이다. 지금까지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안정적이었던 이유는 트럼프를 비롯한 어떤 정치적 요인도 아니고, 인구노령화에 따른 금융자산 가격 거품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궁극적으로 시장이 안정될 것임을 기대하면서 평소 사고 싶었던 주식을 매집하면 된다.어떤 주식이 좋을까? 믿을 수 있는 것은 배당수익률이다. 만일 당황스런 사태가 발생하여 주가가 폭락하면 배당수익률이 급등한다. 그것은 손에 넣은 것이다. 배당주가 배당성향만 높은 것이 아니라 배당을 줄 수 있는 이익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기술주는 기대했던 이익들이 나오지 않아서 옥석이 가려지는 단계다.하나 더 생각해볼 것은 환율이다.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경우 그 비용 부담을 한국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또 통일을 준비하는 우리도 북한을 미국에 맡겨 둘 수는 없다. 통일비용을 미리 지불해야 하고, 이 경우 재정부담이 된다. 그 만큼 원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해외투자가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다.

2017-08-22

포항에 집을 갖고 있을 필요가 있을까?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부동산 가격 거품을 억제하려는 규제가 구체화되며 시끄럽다. 사실 2017년을 시작하며 주택경기 급랭을 우려했었다. 그 이유는 분양물량이 늘어난다는 수급적인 요인도 있었지만 인구 구조적으로 볼 때 주택 수요가 꺾인다는 부분 때문이었다. 미국의 퀀트 애널리스트인 해리 덴트(Harry Dent)가 “사람이 47세가 될 때 가장 큰 집을 원한다”고 지적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기 때문이며 바로 그 때가 주택경기의 정점이고, 결국 상투가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는 1970년생으로 보고 있다.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세대다. 이 분들의 나이가 올해 만으로 47세가 되었다. 그들이 나이가 들수록 점점 작은 집을 찾게 될 것이므로 그 만큼 주택수요가 감소하는 것이고, 특히 여생을 위해 유일한 자산인 주택을 팔 수 밖에 없을 것이므로 이로 인한 공급부담도 걱정거리였다.그러나 강남 집값은 이런 예상과 달리 올랐다. 최근 규제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지만 말이다. 그 이유는 먼저 돈이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부의 불균형이 심해 부자들의 부동(浮動)자금이 예상보다 많다. 자금시장은 완전히 상대적인 매력도에 의해 움직이는데 지금은 저성장 저금리로 인해 부동산이 예뻐 보이게 된 것이다.예를 들어 분당에 있는 시가 3억원 상당의 오피스텔의 경우 월세가 100만원 정도면 연환산 수익률이 4%정도 나온다. 여기서 재산세, 감가상각비, 거래비용 등을 차감하면 순수익률은 3%밖에 안된다. 예전 같으면 관심 없는 수익률이지만 지금은 구미가 당기게 됐다.주택가격이 오르는 다른 이유는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투자가 주택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른 자산은 공부가 잘 안되어 있다. 또한 한국인들은 부동산 불패의 추억을 갖고 있다. 어차피 부동산에는 장기투자 하는데 오래 갖고 있다 보면 손해는 안 본다는 믿음이다.그러나 강남주택 가격과 달리 포항 집값은 떨어졌다. 즉 지방은 앞서 지적한 주택수요 감소의 타격을 받는 반면 강남은 돈이 몰리며 그 부정적 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강남은 늘 수요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풍부한 안전자산이라고 여겨진다.마치 포식자가 피식자를 공격할 때 무리 가장자리에 있는 개체가 취약한 것처럼 투자자들은 주택수요 감소의 악영향을 피하기 위해 수요가 안정적인 도심 속으로 더욱 들어 가려는 움직임이다. 정부가 규제하더라도 이런 추세를 바꿀 수는 없다. 2005년 당시처럼 말이다.또 한가지 주목할 것은 한국의 산업구조가 바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추세에 따라 인구가 이동할 것이다. 기존 구경제 지역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결국 인구를 뺏기게 될 것이다. 반면 최근 신경제를 만들기 위해 새롭게 기획되는 도시로는 인구가 계속 유입될 것이다. 이런 추세가 구조적으로, 그리고 장기간 진행될 것이므로 놓치면 안된다.사실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것이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소멸되었다는 의미 아닌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그 동안 주택가격을 올린 부분이 있었다. 즉 전세가 아니면 선택은 월세 또는 자택구입인데 한국인에게 월세가 좀 생소하다보니 실수요자의 자택구입 수요가 늘었던 것이다. 또 이제는 은퇴해서 집에 머무는 시간들이 많아지다보니 집을 좀 예쁘게 리모델을 하고 싶은데 남의 집에는 어렵지 않은가?그러나 이런 과정이 끝난 후에는 뭐가 남을까? 분명한 것은 인구구조상 주택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이고, 이런 추세는 분명히 악영향을 준다. 따라서 주택도 다른 자산처럼 유동성 가치 측면에서 투자하더라도 확실한 차별성이 있는 곳, 즉 도심, 또는 신경제로 인해 인구가 유입되는 지역으로 선별 투자하기 바란다.

2017-08-16

해외자산을 공부하자

▲ 김학주 한동대 교수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을 포함한 해외투자를 망설이는 분들이 있다. 그래도 해외투자는 해야 한다. 왜냐하면 미국이 한국보다 더 젊은 인구구조를 가졌고, 신경제를 만들어 가는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먼저 달러약세 배경을 보면 미국의 부채한도와 연관되어 있다. 미국 정부의 부채는 한도인 20조 달러에 육박해 있고, 그 한도를 올려야 한다. 사실 공적 연기금의 부실규모를 감안하면 23조 달러에 이른다. 정부가 빚을 늘릴 수는 있지만 이자지급 부담이 있으니 금리 인상을 망설이게 된다. 또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여 사 주면 나중에 미국 정부의 원금 상환 능력에 문제가 생길 경우 탕감해줄 수 있지 않은가. 즉 오히려 양적완화를 더 하고 싶은 충동도 있을 것이다.미국이 금리 인상을 망설이는 또 하나의 이유는 원자재 가격을 안정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이 급하게 무너지면 세계경제의 급소가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원자재는 기축통화인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가 약세로 가는 만큼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 된다. 중국도 최근 구리제품의 고철 수입을 금지시켰다. 구리를 재활용하기보다는 신규 수요를 유발시켜 가격이 부양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헤게머니를 놓고 싸우지만 공동의 이익 앞에서는 협조하는 모습이다.이제 투자자들은 미국정부가 시중에서 급하게 통화를 환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그 만큼 투자자들은 금융자산 가격 버블을 더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지금은 신흥시장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좀 더 큰 위험을 개의치 않고 고수익에 탐을 내는 것이다.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가들의 통화가치가 2013년부터 급락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가치는 98년 아시아 위기, 즉 우리가 기억하는 IMF사태 당시보다 더 낮아진 상황이다. 그 이유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며 신흥국가들로 유입됐던 자금을 빼내기 시작하면 부도 위험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그럴 수 없음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신흥국가들의 통화가치 회복에 관심을 갖는다. 최근 아시아 증시 강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신흥시장 채권금리는 아직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인플레는 낮게 유지된다. 그 결과 실질금리가 높다. 만일 통화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좋은 투자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장담할 수 없다. 신흥시장, 즉 이름 그대로 새롭게 성장해야 할 그 곳에서 인플레가 왜 낮을까? 경제가 죽었음을 의미한다. 구경제에 갇혀있고, 지금 침몰 중임을 시사한다. 그 위험이 통화의 가치를 더 끌어 내릴 수도 있다. 지금처럼 유동성 잔치를 하는 동안 짧게, 단기 채권 투자를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장기 투자는 위험하다.한국도 같은 맥락이다. 어쩌면 구경제 노출이 가장 심한 국가다. 지금은 삼성전자 효과 때문에 주력 기업들의 경쟁력 상실과 부가가치 하락에 따른 고통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중소기업이 성장해서 빈 자리를 메워주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가운데 대기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대기업에 종속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무너지면 중소기업들도 함께 쓰러진다. 그래서 부랴부랴 신경제를 찾고 있지만 정부의 규제 및 정책은 너무 느리고 갑갑하다.지금 신경제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이 부의 불균형으로 인해 서민을 지원하느라 정부 빚은 늘고 있지만 민간기업들은 강해지고 있다. 그 만큼 부가가치를 끌어 올 수 있고, 달러가치를 높일 수 있다. 원화가치 강세를 믿지 않는다. 한국의 소비자들과 기업들이 함께 늙었기 때문이다. 그런 곳에 돈이 투자될 수 없다. 돈은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떠날 것이다. 해외에는 노인들에게 적합한 안전 자산들이 많다. 해외자산을 공부하자.

2017-08-08

식생활 변천과 유전자 편집

▲ 김학주 한동대 교수중국인들이 움직이면 세계경제가 요동친다. 그들이 자주 씻기 시작하면서 물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소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곡물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을 정도다. 그런데 최근 중국의 음식문화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 즉, 그들이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는 것과 식물성 기름을 찾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건강 문제 때문이다.그들이 식생활에서 건강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첫째, 2014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비만 인구를 보유한 나라가 되었기 때문이다. 중국 성인의 30%가 과체중이며, 12%가 비만이다. 비만은 더 이상 풍요의 상징이 아니다. 중국 내에서도 저소득층 도시 거주민이 가장 크게 비만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정에 쫓기는 그들은 운동할 시간과 돈이 없다. 닭장에 갇혀 사육되는 모습이다. 둘째, 중국 인구가 빠르게 노령화되기 때문이다. 만 15세 이상 64세 미만을 경제활동인구로 볼 때 중국은 이미 2013년에 정점을 찍었다. 이렇게 노화가 진행될수록 혈관이 약해지고 신진대사가 떨어져 당뇨, 비만에 노출된다. 사실 이 같은 비만과 인구 노화는 세계 전체적인 문제다. 중국조차 이런 건강상 걱정거리를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살이 찌고, 늙을수록 두드러지는 문제는 혈관에 녹이 슨다는 점이다. 어류는 몸 속 지방을 태우고, 혈관이 탄력을 잃지 않도록 돕는 고밀도 지단백질(HDL)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어류의 번식과 성장에 있어 생산성을 높이는 일이고, 여기에 유전자 편집이 사용된다. 과거 육류 소비가 늘었을 때는 가축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라이신(lysine) 등 성장촉진제 및 항생제에 의존했었지만 이제는 동식물의 유전자를 편집하여 월등한 생산성에 도전한다.우유 대신 콩이나 땅콩, 호두, 아몬드, 코코넛 등에서 지방을 얻으려는 노력도 확산되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이런 식물성 지방을 생산하는 기업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를 이미 중국 `허베이`가 갖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인들은 우유 안에 있는 젖당 분해 효소가 적다. 이런 요인들도 식물성 기름 보급에 한 몫 한다.한편 고기를 목장에서 얻는 것이 아니라 실험실에서 동물의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키우는 노력도 진행중이고 그 생산비용도 파격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육류를 소비자의 체질에 맞게 가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또 친환경적이다. 즉 가축사육으로 인한 토양과 수질 오염을 막을 수 있고, 또 가축 배설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온실효과의 주범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사실 가축을 키워서 고기만 먹는데 나머지 먹지 않는 뼈, 눈, 내장 등을 키우느라 환경을 파괴하는 것은 어리석어 보인다.그리고 윤리적인 부분도 있다. 고기를 완전히 안 먹는 사람들을 비건(vegan)이라고 부르는데 윤리적인 문제로 달걀, 우유, 생선 등만 섭취하는 채식주의자들도 상당하다. 그들에게 인공적으로 만든 고기는 환영 받을 것이다.이렇게 식물성 기름이나 인공 육류를 만들 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 편집이 본격화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자연산`을 최고의 품질로 인식하며, 유전자 가공 식품을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변이를 확실히 이해한 부분이라면 안전한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편집하여 사용할 수 있다. 오히려 자연산이 더 문제가 되는 경우도 많은데 비싸게 팔리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결론적으로 동식물의 유전자 편집은 우리가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는 해법을 주는 동시에 우리 몸에 알맞은 맞춤형 음식을 제공하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유전자의 기능이 알려지고, 해당 유전자까지 도달하는데 가장 빠른 길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제는 그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도구까지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유전자 편집 업체에 관심을 가져봐야겠다.

2017-08-01

부자들을 칭찬하라

▲ 김학주 한동대 교수최근 옐런 미국 연준(FRB) 의장이 인플레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이유로 시중 자금의 회수 속도를 완만히 할 의사를 보였다. 덕분에 증시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처음부터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미국은 금리를 급하게 올릴 수 없는 많은 이유들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일례로 미국 정부는 부채 한도 때문에 고민이다. 부채 규모가 한도인 20조달러에 도달했다. 한도를 상향조정해야 한다. 미국 민간기업들의 이익은 증가하는 반면 정부 빚은 늘어난다. 부의 불균형 때문이다. 즉 서민을 돕기 위한 정부 지출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부채를 늘리면 이자 부담도 증가한다. 이를 완화하기 금리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부채부담을 덜기 위해 국채를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이 화폐를 발행하여 살 수 있다. 연준은 만일의 경우 미국 정부 부채를 탕감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정부 빚 때문에 돈을 더 풀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반면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올리며 시중 자금을 회수할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 캐나다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유럽 및 일본도 이 대열에 합류할 조짐이다. 그러나 실세금리는 오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구노령화로 인한 저성장 때문에 어디 투자해도 높은 수익률을 얻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노인들이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금융자산을 살 수 밖에 없고, 앞으로 그 추세가 가속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금융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이를 뉴노멀(new normal)이라고 한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미래 투자수익률이 그 만큼 낮아진다는 것이다.문제는 금융자산에 거품이 생길수록 부의 불균형이 심화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노인이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강남의 아파트를 사서 월세를 받으려고 하고, 그런 노인 분들이 많아지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 젊은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으로 그 자산가격 상승세를 따라갈 수 없다.부의 불균형은 자본주의의 속성과도 같지만 과거 고성장기에 여기에 대한 불만이 없었던 이유는 `내가 남보다 덜 벌지만 과거보다 형편이 나아졌기 때문`이었다. 즉 시장전체의 부가가치가 커진 것이다. 이제 저성장기에 돌입하면서 그런 위안도 사라지고 불만만 쌓여간다.정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부자들의 돈을 뺏어야 한다. 부의 재분배라는 명목으로 말이다. 부자세를 거두고, 상속세와 증여세를 강화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다음달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서 상속세, 증여세의 공제범위가 축소될 것 같다. 그렇다면 부자들은 당연히 돈을 숨기려 할 것이다. 몇 푼 안 되는 이자를 포기하고, 세금의 표적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던 배경 중의 하나는 비트코인이 거래되는 블록체인 안에서 돈을 숨길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여기에 문제가 있다. 부자들이 돈을 숨기려면 갖고 있던 금융자산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디플레의 악순환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정부는 먼저 부자들을 칭찬해야 한다. 그들에게 명예를 주며 기부를 유도해야 한다. “그들의 부가 부정한 방법으로 형성된 것이니 빼앗아야 한다”는 접근은 위험하다.향후 자산가격 거품을 터뜨릴 수 있는 요인이 있다면 두가지로 판단된다. 첫째, 단기적으로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부도기업 증가다. 신경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무너지는 구경제를 어떻게 완충시킬 수 있을까? 쉽지 않은 과제다. 둘째, 장기적으로 부의 재분배의 역기능, 즉 세금 회피를 위한 금융자산 매도다.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바벨전략을 추천한다. 먼저 안정적으로 배당을 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투자다. 이쪽으로 노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계속 몰릴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한 쪽은 신성장관련 기업 투자다. 사람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기 때문이다.

2017-07-25

진통제가 필요한 세상

▲ 김학주 한동대 교수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단, 아프지 말고 오래 살아야 하지 않겠나. 사람은 늙을수록 통증을 달고 산다. 특히 노인들은 면역체계가 약해져서 암에 걸리기 쉬운데 암 투병에는 상당한 고통이 수반된다. 암 투병을 하셨던 친구 아버님께 문병간 적이 있었는데 어금니가 다 부러지셨다고 했다. 이를 악물고 통증을 참으셨던 것이다. 암이 그렇게 고통스러운 것인가?정신적인 우울증도 문제다. 지금 노령화되고 있는 세대는 70년대에서 80년대까지 경제의 고성장을 일궈낸 분들이다. 즉 일 중독에 빠져 살던 사람들이다. 이제 은퇴를 하고 난 후 그 허전함을 달랠 길이 없다. 특히 세계경제가 저성장에 시달리고, 부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울증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사람들은 이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달래기 위해 마약에 빠진다. 이스라엘이나 미국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같은 경우 이미 대마는 합법이다. 통증이 심해질수록 마약성 진통제에 의존하게 된다. 마약은 뇌의 수용체에 잘 달라 붙어 뇌신경으로 전달되는 통증을 가려준다.문제는 역치가 올라간다는 것이다. 즉 사용할수록 뇌의 수용체가 세포 속으로 숨어 버려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더 많은 약물을 주입해야 한다. 우리가 진한 냄새를 맡고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둔감해지고, 그 냄새를 다시 맡으려면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다. 또 환각 효과로 인해 중독된다. 마약은 신경전달체계를 건드려 신경에 의해 통제되는 인간의 장기에 악영향을 준다. 심장 같은 장기는 직접 손상시킬 수도 있다.미국은 이미 마약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 마약중독으로 인한 사망자가 교통사고나 총기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상회하고 있다. 2014년경 마약성 의약품 처방도 1999년에 비해 4배나 증가했고, 그 오남용으로 인한 사망자도 2배 이상 늘었다. 최근 오하이오주는 퍼듀(Purdue)나 엔도(Endo)와 같이 마약성 진통제를 파는 5개 제약사들이 과장 광고를 했다는 혐의로 고소했다.이런 마약성 약물의 문제들이 미국만의 이야기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인구 노령화에 따른 통증의 문제는 이제 신흥시장의 고민이기도 하다. 따라서 비 마약성 진통제 시장이 크게 열릴 것이다. 미국 식약처(FDA)는 화이자(Pfizer)와 릴리(Eli-Lilly)가 공동 개발하는 비 마약성 진통제에 대해 우선 심사해줄 수 있는 특권(Fast Track)을 주었다. 그 정도로 급하다는 것이다. 결국 우리는 비 마약성 진통제 개발에서 효과를 내고 있는 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한편 진통제가 모든 환자들에게 똑같이 듣는 것은 아니다. 사실 진통제뿐만 아니라 모든 의약품에 맞춤형이 필요하다. 위암 같은 경우 5년 생존율이 65%까지 올라왔다. 특정한 암세포에 작용하는 약들이 개발된 덕분이다. 또한 면역항암제 가운데 머크(Merck)사의 키투르다(Keytruda)라는 제품과 BMS사의 옵디보(Opdivo)는 비슷한 약물이지만 임상결과가 달랐다. 대상 환자가 달랐기 때문이다. 즉 환자가 자신에 맞는 약을 찾아야 살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제는 제약사 입장에서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했는데 맞춤형 때문에 환자수가 줄면 수지가 안 맞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유전자 분석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환자가 정확한 처방으로 건강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값을 지불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즉 맞춤형이 될수록 고부가 산업이라는 것이다.이제 개개인이 복용하는 의약품, 음식, 운동방법, 생활습관, 진통제, 피임약에 이르기까지 각자 유전자(DNA)에 맞게 선택하는 시대가 곧 도래할 것이다. 미국은 유전자 차별금지법(GENA)을 마련해서 유전자 분석에 대한 걸림돌을 제거했다. 다른 국가들도 이런 대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맞춤형을 찾기 위한 유전자 해독 및 진단업체들에도 관심이 간다.

2017-07-18

로봇과 일자리

▲ 김학주 한동대 교수로봇을 `인간의 일을 대신해 주는 도구`로 정의하면 그 효시는 1960년대 개발된 현금인출기라고 생각된다. 그 당시 많은 은행원들이 실직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은행원은 오히려 더 늘었다. 이런 결과만 보고 “자동화를 걱정할 필요 없다. 로봇은 일자리를 더 늘려줄 것이다”라고 근거 없는 낙관을 늘어 놓는 사람들이 있다. 로봇은 인간의 직업을 뺏지도, 더 만들어주지도 않는다. 단순히 인간에게 일할 시간을 더 제공할 뿐이다.다행스럽게 신은 인간을 일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에 로봇 덕분에 인간은 놀지 않고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문제는 인구노령화에 따른 저성장으로 인해 그 늘어난 부가가치가 필요 없다는 것이다. 수요가 없으면 만들려는 의욕은 떨어진다. 결국 인간의 일자리는 인간이 결정하는 셈이다.그런데 최근 다행스러운 것은 로봇이 인간의 수요를 만들 수 있을 만큼 똑똑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의미 있게 비용을 절감시켜 인간의 구매력을 높여주거나 또는 구매 의욕을 잃은 은퇴한 노인들조차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사고 싶은 서비스를 로봇이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는 로봇이 제대로 인간의 가려운 곳을 긁어 주게 되었다.인간이 이렇게 놀라운 로봇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맞춤형 서비스 시장이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 고성장 시대에는 만든 것을 다 팔 수 있었으니까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제조업 중심이었지만 저성장으로 넘어오면서 가려운 데를 긁어줘야 팔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로봇을 통해 그런 맞춤형 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이 열리는 시대가 되니까 더 똑똑한 로봇들이 인간의 노력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지멘스가 뉴욕-워싱턴 간 열차의 지연을 900개 센서를 투입하여 해소한 사실은 인공지능의 성공적 적용 사례로 알려져 있다. 한편 최근 로봇이 가장 활발하게 일하는 분야는 발전소나 플랜트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는 신재생 발전소는 효율에 따라 수익성이 크게 좌우되는데 인공지능을 이용한 로봇이 인간보다 훨씬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로봇은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그의 특기인 연산능력을 앞세워 과거 데이터의 패턴을 찾아 판단을 한다. 그래서 과거가 미래에 잘 반복되는 자연과학에서는 로봇이 힘을 발휘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회과학에서는 덜 효과적이다. 투자 프로그램인 로보 어드바이저 성과도 같은 이유로 아직 저조하다. 따라서 인간과 로봇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그렇다면 이렇게 열리고 있는 로봇시장에서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 인공지능 등 디지털 기술 그 자체는 도구일 뿐이다.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오픈 소스(open source)라는 것이다. 따라서 차별성은 데이터를 갖고 있거나 이를 쉽게 갱신(update)할 수 있는 곳에 있다. 아마존의 성장이 아직 끝나지 않은 대목이다. 한편 지금처럼 로봇의 보급 초기에는 IT인프라 관련된 부품과 장비들, 즉 반도체같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보편적인 제품도 수요 증가세가 워낙 두드러지기 때문에 재미를 볼 수 있다. 시간이 갈수록 차별성 있는 센서나 소프트웨어로 부가가치가 옮겨갈 것이다. 특히 기계가 말을 할 것이다. 인간은 듣는다. 과거 “비디오 스타가 라디오 스타를 죽인다”는 영화가 있었지만 이제는 죽었던 라디오 스타가 돌아올 수도 있다. 듣는 것은 보는 것보다 느리지만 편하다. 특히 급증하는 노인들에게는 더욱 유용하다. 이제는 지쳐버린 눈을 귀가 도와야 할 때다. 따라서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이를 다시 아날로그로 변환할 줄 아는 역량을 지닌 기업들이 약진할 것이다.한편 환자들의 병력만 주어지면 잘 관리해서 맞춤형 해법을 주는 바이오 서비스도 로봇이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분야다. 그렇다면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구 경제는 무엇일까? 자동차 주가가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7-07-11

세계 증시의 급소는 원자재 가격

▲ 김학주 한동대 교수증시의 분위기는 좋다. 위험 유발 요인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급소는 있다. 얼마 전 캐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 업체인 홈캐피탈(Home Capital)이 도산 위기에 빠졌다. 그러나 최근 워런버핏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돈을 빌려주기로 한 것이다. 이자는 연간 9~10%를 받게 된다. 그는 6년전 부실에 빠졌던 뱅크 오브 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 투자해서 재미를 봤었다. 이번 그의 판단은 모기지에서 일시적 부실은 나타날 수 있지만 리만사태와 같은 시스템 붕괴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그런데 워런 버핏은 뭘 믿고 그런 판단을 한 것인지, 또 그가 실수할 가능성은 없는지 궁금하다. 우리는 2015년과 2016년에 있었던 일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 당시 시중에 돈이 너무 많이 풀려서 인플레를 우려했었다. 그런데 에너지 가격이 파격적으로 떨어지며 그 걱정을 덜어줬다. 사실 미국이 의도적으로 셰일가스(shale gas)를 공급하며 유가를 떨어뜨렸던 부분도 있다. 문제는 그 부작용이 즉각 나타났다는 것이다. 즉 에너지 관련 기업이 도산하고 정크본드 스프레드가 급등했었다. 금융위기의 조짐이 있었다는 것이다.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그 파장을 따질 필요도 없이 관련 기업들은 기술적으로 부도가 나게 도 있다. 우리나라의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지역에 가스를 공급하는 업체가 있었다. 가스 도입 가격이 상승해도 한국가스공사가 보전해 주므로 가스 배급이라는 심부름만 해 주고 안정적인 이윤을 즐겼던 기업이다. 그런데 유가를 따라 천연가스 가격이 폭락했던 2015년 그 기업은 적자를 냈다. 가스공급을 위한 파이프를 비롯해 모든 고정설비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에서 설치되었기 때문이다.그래서 미국은 깨달았다. 구경제를 너무 일찍 죽이면 안되고, 그 상징인 원자재 가격도 부양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돈을 풀고 있고, 심지어 재정정책까지 검토하는 목적이 급소인 원자재 가격을 지키기 위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런 버핏은 이런 분위기를 읽고 시중 유동성이 계속 풍부할 것으로 믿는 것이다. 최근 옐런 미국 연준의장은 “우리 생애 동안 또 다른 금융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워런 버핏의 판단에 힘을 실어 줬다.그런데 최근 유가 하락이 마음에 걸린다. 석유는 대부분 자동차, 선박 등 운송수단 연료로 사용되는데 세계 교역도 감소하고, 전기차가 등장하며 점차 석유 수요는 줄어들 것이다. 한편 북미 셰일가스 업체들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밑에서 생산원가 부담을 가졌지만 이제는 50불 밑에서도 편안해 하며 공급을 늘린다. 셰일 진영의 빠른 생산성 개선이 OPEC을 압박하고 있다.지금은 사우디가 감산의 고통을 견디며 유가를 부양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내년 초 국영기업인 아람코가 상장 예정에 있어 그 가치를 부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우디가 겨우 감산을 통해 올려 놓은 유가를 리비아, 그리고 셰일업자 등 다른 쪽에서 즐기고 있으니 속이 탈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는 환경을 고민했던 오바마와는 달리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있고, 에너지 수출을 통해 고용과 무역수지를 개선하려 한다. 이러한 미국의 이기주의가 에너지 가격을 밀어 내릴 수도 있다.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까지 하락했던 시기를 기업들이 견딜 수 있었지만 지금부터의 하락은 고통스러울 것이다.에너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은 현재 세계경제의 급소다. 모든 정부가 시스템을 안정시키기 위해 증시에 우호적인 정책을 쓰며 노력하겠지만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 기업 부실이 예상외로 크게 발생하며 금융기관들이 부실해진다. 그 때는 워런 버핏도 후회할 것이다. 그도 최근에는 많이 틀렸다. 지금은 원자재 가격 변동을 지켜 볼 때다.

2017-07-04

화장품도 제조에서 플랫폼으로…

▲ 김학주 한동대 교수소비에 관한 한 젊은이들의 수요를 이해해야 한다. 노인들은 더 이상 근로소득이 없어 소비보다는 저축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경기침체와 금융자산 가격 거품의 주범이다. 반면 젊은이들은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상황에서 집을 살 필요가 없으니까 소비를 더 한다. 젊은이들 가운데서도 남성보다는 여성의 소비성향이 높다. 남성들은 원하는 것을 정해 놓고 사러 가는 반면 여성들은 기본적으로 사고 싶은 것들이 많은 분들이고, 가정에서도 여성들이 구매 의사결정을 담당한다.결국 수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들이 원하는 바를 알아야 하는데 그들에게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미용관련 제품이다. 그 결과 우리 주변에 뷰티스토어가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사실 요즘 미용은 젊은 남성들에게도 관심사다. 심지어 군인들도 피부에 신경을 쓴다. 예전 같으면 군기 빠졌다고 한 소리 듣겠지만 취업을 위해 조금이라도 신경 써야 하는 젊은이들의 절박한 하소연이기도 하다.최근 보급되고 있는 뷰티스토어가 과거의 뷰티숍과 다른 것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현장에서 파악하여 빠르게 패션을 바꾸며 새로운 수요를 창조한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의류에서 자라(ZARA), 유니클로 같은 SPA브랜드나 아디다스 같은 신발에서도 나타났었다. 이렇게 소비자들의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어야 이제는 성장할 수 있다.일반 편의점에서도 빅데이터를 모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일반 편의용품을 살 때 소비자들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반면 건강이나 미용관련 해서는 빅데이터를 모으기 쉽다. 뷰티스토어 같이 수요를 빨리 파악하고, 더 나아가 수요를 선도해 나가는 서비스가 유통업의 대세가 되었다. 당분간 뷰티스토어 간에도 경쟁이 불가피하겠으나 장기적으로는 수요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한편 한국의 화장품 업체들은 중국에서 약진을 거듭해 왔다. 미모에 관심이 있는 것은 중국 여성들도 마찬가지이고, 우리 화장품 업체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서 갈고 닦은 신제품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중국 여성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2012년부터 중국에서도 색조화장이 급증했다.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았던 중국의 여성들은 수수한 모습을 좋아했었지만 스마트폰이 보급되고 셀카를 찍게 되면서 자신의 얼굴에 `색칠`을 해야 함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한국 업체들은 이런 추세를 먼저 읽고 일찍 대응했다. 중국에 먼저 뿌리를 내렸던 `로레알`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조차 이런 한국 화장품 업체들을 벤치마킹할 정도였다.그런데 최근 의아한 것은 중국에서 화장품 수요가 둔화된다는 것이다. 중국에도 1선 대도시에는 한국인 못지 않은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은데 그들에 대한 보급이 거의 마무리되었음을 의미한다. 2, 3선 도시는 구매력이 떨어진다. 중국에서 영화 티켓 구매가 둔화되는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또 이런 사례는 홈쇼핑에서도 나타났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던 홈쇼핑 아이템이 중국 대도시에서는 성공을 거뒀지만 동남아에서는 실패했었다. 거기서는 구매력이 따라오지 못했던 것이다.아직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중국 점유율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것은 주가수익배율(PER)이 30배가 넘는 화장품 업체들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다. 국내 뷰티스토어의 보급 등 화장품 업체들에게 새로운 성장 기회가 있지만 중국에서의 우려를 가리기는 어렵다. 따라서 화장품 제조업보다는 뷰티 관련 수요의 흐름을 읽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뷰티스토어 플랫폼이 낫다. 화장품 소재 분야에서도 기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체보다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해 빠른 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업체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7-06-27

이번에는 다르다?

▲ 김학주한동대 교수미국 보스턴에 근거를 둔 GMO라는 글로벌 투자기관이 있다. 그 대표가 예레미 그랜탐(Jeremy Grantham)이라는 사람인데 전형적인 비관론자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는 다르다. 주가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대개 이런 닥터둠이 고집을 꺾을 때 주가는 상투라는 이야기가 있다. 문제는 우리들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워렌버펫도 입맛을 바꿔 그가 싫어하던 IT관련 성장기업들을 주목할만하다고 밝힌 것이다.그들은 주가가 계속 상승할 수 있는 근거로 첫째, 기업들이 저금리 덕분에 인수, 합병(MA)을 통한 대형화, 그리고 경쟁 완화를 이룰 수 있었다는 점, 둘째, 요즘 투자자들이 개별주식보다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져서 개별 종목에서 오는 위험이 줄어들었다는 것, 셋째,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성장을 이끌 IT기업들의 실적이 구체화되었고, 주가지수 내 이들의 비중이 커진다는 점이다.이 가운데 가장 주목할만한 부분은 IT기업의 약진이며, 이번에는 정말 다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시스템을 설치할 때 의외로 많은 서버(server)가 필요하다. 데이터를 나눠서 보관해야 하고, 수반되는 계산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향후 경제단위가 국가만이 아니라 다양한 민간 주체로 다각화되며 효율화될 때 가상 통화 시스템이 본격화될 것이다. 또한 최근 급격히 파급되고 있는 인공지능도 수학에서의 걸림돌이 해소되며 더 많은 연산을 요구하고 있다. 그럴수록 IT 인프라는 확대돼야 한다.그러나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균형감이다. 지금까지 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 유동성인가? 아니면 IT 신성장 기업들의 성장 모멘텀인가? 지금 우리의 시선을 끄는 것은 IT기업들이지만 정답은 유동성이다. 많은 분석가들이 흥미로운 주장을 할 수는 있지만 시장을 지배하는 요인을 혼동할 때 틀린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그렇다면 유동성 거품이 지속될 수 있을까? 그것은 모른다. 정치적인 논리이기 때문이다. 모르는 것에 베팅하는 것은 투기다. 유동성의 원천은 과잉 저축이다. 인구가 노령화되고 노인들은 여생을 위해 저축한다. 즉 돈이 안전한 금융자산을 향한다. 이제는 안전자산에 품귀현상까지 나타나고, 그럴수록 그 수익률은 떨어진다. 이를 못 참고 수익률이 좀 더 높은 위험 금융자산을 사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위험자산까지 거품이 생긴다.닥터둠의 원조인 마크 파버(Marc Faber)는 거품의 절반이 날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의 태도는 한결같다. 애석한 것은 그의 예상도 지난 몇 년간 계속 틀렸다는 것이다. 사람은 판단할 때 과거의 경험을 기초로 한다. 이것이 인공지능 아닌가? 마크 파버도 구조적인 인구노령화로 인한 유동성의 홍수를 경험해 본 적이 없다. 그도 모른다는 것이다.최근 미국 나스닥 지수 안에 있는 IT성장기업들의 주가가 흔들렸다. 그러나 아직 모멘텀이 끝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IT 인프라에 대한 수요 확대는 진행형이고 얼마나 더 이어질지 모른다. 인간이 비이성적이 되는 것은 앞날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IT 수요가 정체되는 것을 확인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며, IT성장주 가격도 의미 있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다.온통 모르는 것 투성이다. 유동성 거품이 사라지는 그 날이 언제 도적같이 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히 아는 것은 신경제가 구경제보다 안전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중에 거품이 소멸돼 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구경제 기업들이 신경제로 대체되며 도태되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단, 그 때를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신경제 기업에 투자하되 각 산업마다 꽃이 필 그 날까지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한 업체에 투자하자.

2017-06-20

육류에서 어류로 관심 이동

▲ 김학주 한동대 교수2010년대 초반 세계적으로 곡물이 부족할 것이라는 예측이 대두됐었다. 엘니뇨, 라니냐 같은 기상이변도 걱정거리였지만 돼지고기를 즐겨 먹던 중국인들이 소고기를 먹기 시작했다는 것도 부분적인 이유였다. 소는 돼지보다 곡물을 2배 더 소모한다. 중국은 볶아 먹는 음식 문화를 갖고 있다. 소고기는 볶으면 질겨진다. 그래서 돼지를 먹었다. 그런데 해외여행을 다녀온 중국인들이 소고기에 익숙해지며 이런 해프닝이 벌어졌다.걱정처럼 곡물가격이 오르지는 않았다. 가축을 키우는 생산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중국인들이 또 다른 파장을 만들고 있다. 생선회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지역은 내륙이 대부분이다. 어류를 공급하려면 부패를 막기 위한 냉동시설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이런 인프라가 확장되며 중국인들에게도 어류가 익숙해진 것이다.중국인들이 생선을 원하는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첫째, 2014년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이 비만 인구를 보유한 나라가 되었다. 중국 성인의 30%가 과체중이며, 12%가 비만 인구다. 비만은 풍요의 상징이 아니다. 중국 내에서도 저소득층 도시 거주민이 가장 크게 비만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정에 쫓기는 그들은 운동할 시간과 돈이 없다. 닭장에 갇혀 사육되는 모습이다.둘째, 중국 인구가 빠르게 노령화되기 때문이다. 만 15세 이상 64세 미만을 경제활동인구로 볼 때 한국은 2015년 정점을 찍었다. 중국은 한국보다 2년 앞선 2013년 이를 경험했다. 64세 이상의 인구가 두터워지는 것이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혈관이 약해지고 신진대사가 떨어져 당뇨, 비만에 노출된다.셋째, 중국·인도 등 세계최대 인구를 보유한 신흥국가들의 중산층이 두터워지고 있다. 아직 엥겔계수가 높은 이들은 소득이 증가하면 일단 음식료 소비를 늘리는데 더 나은 교육을 받은 그들은 건강을 위해 고기 대신 생선을 선택하고 있다.어류가 주는 혜택은 몸 속의 고밀도지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주는 것이다. 이는 몸 속 지방을 근육으로 안내해 태우고 혈관이 탄력을 잃지 않도록 돕는다. 어류에서 얻어지는 지방산은 오메가3로 시중에 알려져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하는데 좋다. 반면 육류 섭취시 늘어나는 저밀도지단백질(LDL) 콜레스테롤은 지방을 체내에 계속 쌓는다.이렇게 어류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의 자료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1인당 어류소비는 2012년 12.1kg에서 2022년 23.4kg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바다에서의 어획량이 1990년대 초반 이후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번식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어류 양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최근 양식에 대한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아직은 바다에서의 어획량이 양식을 통한 어류 공급보다 많은데 FAO는 2021년께 역전될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최근 2019년으로 그 시기를 앞당겼다.이제 어류양식도 축산업처럼 생산성 향상을 위해 기업화될 것이다. 성체 한 마리에서 얼마나 많은 새끼를 얻을 수 있는지, 또 치어가 죽지 않고 빠른 기간 내 성체에 도달할 수 있는 기술혁신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한 대학의 벤처기업은 양식 어류의 폐사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백신을 개발했고 이를 사료에 섞어 어류에 주입하는 혁신적 적용방법도 제시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러한 혁신을 신속하게 받아줄 능력이 없어 보인다.한국은 일반적으로 열거주의 규제를 갖고 있다. “이것만 하라. 나머지는 하지 말라. 정부가 관리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라는 입장이다. 결국 혁신을 받아주는 다른 나라로 떠나야 한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우수하다. 이들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려면 공무원들도 혁신을 배워야 할 것이다.

2017-06-13

풀린 돈의 위력(2)

▲ 김학주 한동대 교수주가가 계속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채권가격은 지칠 정도로 올라왔고, 도심의 주택가격도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뜨겁다. 반면 씨티(Citi) 은행이 시장의 예상 대비 실제 경제지표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결국 자산의 가격은 유동성에 힘입어 질주하고 있다.최근 이런 분위기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으로 보인다. 모두가 그곳을 쳐다보고 있다. 유동성의 발원지이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달 중순 기준 금리를 0.75%~1.0%에서 한 차례 올릴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2.5% 수준으로 올릴 것임을 밝혔었는데 시장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새로운 낙관적인 견해가 퍼지고 있다. 즉 시중에서 유동성을 많이 유출시키지 않을 것이고, 그 결과 향후 자산 가격의 유동성 랠리(rally)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이다.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 시중에서 유동성을 빼야 하는 경우는 물가 상승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의 물가는 예상보다 낮았다. 고용은 좋은데 물가가 낮다니 이해가 쉽게 가질 않는다. 그런데 미국의 물가 계산 방식이 바뀌었고, 그 결과 물가가 하락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예를 들어 가격이 1천달러인 냉장고가 다음해 1천50달러가 되었다면 물가가 5% 오른 셈이다. 그런데 최신 냉장고의 기능이 향상되었기 때문에 원래 가격이 1천50달러짜리라고 우긴다면 물가 상승은 없다. 냉장고의 기능 향상을 얼만큼 믿을 수 있을까?증권 시장은 이런 움직임을 보며 미국이 유동성을 조여 올 가능성은 없다며 환호하고 있다. 미신을 믿는 사람들의 맹목적인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러나 중앙은행들이 왜 이렇게 안간힘을 다하여 부양책을 쓰려 할까?먼저 세계적으로 인구가 급증한 전후 세대의 대표를 1960년생으로 볼 때 그들의 나이가 오십대 중반을 넘어 은퇴기에 접어들었고, 그로 인한 경기침체 압력을 버텨내야 한다. 인구 노령화로 인해 노동가능인구가 줄어 고용이 괜찮아 보이지만 고용의 질은 좋지 않다.국가별로는 흔들리는 중국이 볼모다. 중국을 보호하기 위해 유동성을 회수하기 어렵다. 그런데 미국 내에도 볼모가 있다. 젊은 이들이다. 그들의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 한국에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 몇 년 전 40대 초반의 한 부하직원이 저축한 돈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서울대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취업 시기가 IMF사태 직후였기 때문에 원하는 직장을 갖지 못했고, 재산 형성을 위한 종잣돈을 마련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젊은이들의 부실 후유증은 오래 간다.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는 오래도록 부양책을 써야 하며 이들을 볼모로 부자들은 자산 가격 거품을 즐긴다. 그 거품이 커질수록 젊은이들이 비싼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는 사라지며, 부동산을 비롯한 기득권의 자산을 이용하는데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악순환이다.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구조적이라는 점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격 거품은 맞으니 순간적으로 붕괴될 가능성에 대비는 해야겠으나 만성적인 가격 거품을 재테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바람에 저항하는 용기도 좋지만 그 흐름을 이용해야 하는 시기를 구분해 내는 지혜도 필요하다.가격 거품은 낮은 수익률을 의미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투자 위험을 지불해야 한다. 다행히 부실을 막기 위해 돈을 가뜩 풀어놓는다면 부도의 확률은 떨어진다. 위험자산 투자의 비용이 떨어지는 셈이다. 어느 수준까지 위험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공부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가 좋은 대상이다.언젠가 정부가 부의 불균형 피해를 못 견뎌 부자들의 재산을 빼앗기 시작한다면 부자들은 돈을 숨기려 할 것이고, 금의 가격이 오를 것이다. 그 날을 정확히 알 수 없으므로 금값이 저점에 내려올 때마다 조금씩 매집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2017-06-07

풀린 돈의 위력

▲ 김학주 한동대 교수시중에 풀린 돈을 `유동성`이라고 부른다. 최근 증시는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이제 세계경제가 오랜 터널을 지나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와 지속되지 못할 반등이라는 견해가 엇갈린다. 그러나 지금의 증시가 유동성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증시의 유동성은 어디서 온 것일까? 첫째, 기업에서 보냈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으로 접어들며 기업들의 제조설비에 대한 투자는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잉여자금으로 기업들은 금융자산을 사거나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 소각한다. 그 결과 기업의 실적과 상관없이 주가가 올랐다.둘째, 부의 불균형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돈을 주면 소비를 하고 이는 기업의 설비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진다. 즉 경기가 선순환으로 접어든다. 그러나 부자들에게 돈이 몰린다. 그들의 소비성향에는 한계가 있는 바, 남는 돈으로 금융자산을 사게 된다. 특히 부자들은 노인들이므로 여생을 대비하기 위해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금융자산이 더욱 필요하다.셋째, 무엇보다도 중앙은행들의 금융자산 매입이 컸다. 빈곤한 사람들의 빚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그리고 부실기업의 부도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낮춰야 했고, 이를 위해 시중 채권을 사야 했다. 채권가격이 오를수록, 즉 금리가 하락할수록 주식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각국 정부는 약한 자를 돕기 위해 금리를 내렸는데 이들을 볼모로 잡고 있는 부자들의 배를 채워준 결과가 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앞으로는 더 유동성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지배적이다. 그 기대를 만드는 장본인은 트럼프다. 그는 사업가답게 세계경제 회복을 위해서는 유동성의 회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금융기관들의 규제를 풀려고 한다. 리만 사태 이후 시스템 붕괴 위험이 재발하지 않도록 금융기관들의 방만한 투자를 제한해 왔는데 그것을 풀 계획이다. 이제 금융기관들이 다시 금융자산을 살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가격이 한 단계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다.또한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초기의 입장과 달리 달러강세 정책을 취하지 않고 있다. 즉 아시아 자금들을 미국으로 끌어와 투자하겠다는 것처럼 보였지만 미국인의 구매력 증가 여력에 한계를 실감했는지 거꾸로 돈을 아시아로 보낼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 특히 그는 청정에너지인 천연가스를 중국에 팔고 싶어하는데 중국의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경우 중국이 미국의 에너지를 사는데 좀 더 편한 상황이 만들어 진다. 유동성이 아시아로 환류한다면 이는 아시아 증시에 좋은 소식일 것이다.시중에 풀린 돈이 금융자산을 따라다니며 가격 거품을 만드는 것 외에 산업의 합리화에 기여하는 부분도 있다. 값싼 자금조달이 가능해져 기업의 인수합병(MA)이 쉬워지며 산업 내 경쟁을 줄일 수 있다. 산업 내 구조조정(consolidation)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원인도 반도체 산업 내 구조조정이 끝난 상태에서 수요가 약간만 증가해도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유동성 잔치에는 분명히 비용이 따를 것이다. 저금리로 인해 기업과 가계가 빚을 두려워하지 않고 늘려 간다. 정부의 부채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늘었다. 그 부담은 다음 세대의 몫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를 완화하려 이제는 유동성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은 그 말을 믿지 않는다. 그동안 중앙은행들이 말 뿐이었고 시장에 우호적인 정책만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그만큼 낙관적인 분위기가 팽배하다.과연 트럼프가 돈을 아시아로 보낼까? 그리고 중앙은행들이 계속 유동성 잔치를 벌일까? 투자자들은 가격 거품에 이미 중독되었고, 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늑대가 도적같이 오는 날 모두가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게 될 것이다.

2017-05-30

과도기의 고통을 견딜 수 있을까?

▲ 김학주 한동대 교수미국의 가계부채는 2008년 리만 사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미국의 실업률은 4%대로 낮아졌지만 소비자들의 빚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은 10%까지 상승했으며 카드 대출, 자동차 할부 대출로 그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 근본 원인은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오르지 않는데서 찾을 수 있다. 영국도 임금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도 낮아 근로자들은 감봉을 체감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형편은 좀 낫지만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왜 경영자들은 종업원들의 임금 인상에 인색할까?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필립스 커브는 고용이 증가할수록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져 임금이 상승하고, 그로 인한 인건비 유발 인플레가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금은 필립스 커브의 설명력이 매우 낮다. 이런 현상을 놓고 정치인들이 당황하고 있다.구경제에서 신경제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나타나는 생산성 하락으로 그 이유를 설명하고 싶다. 세계경제가 저성장에 진입함에 따라 구경제의 생산설비는 부가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신경제에서 의미있는 실적을 내기 전에는 구경제를 제거할 수 없다. 결국 과도기에 기업은 구경제와 신경제를 모두 유지해야 하므로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실업률이 낮은 것이다. 그러나 구경제의 부가가치는 예전만 못하다. 향후 위축될 산업에 생산성 개선을 위한 투자도 어울리지 않는다. 한편 신경제에서는 투자만 이루어질 뿐 아직 부가가치와는 거리가 멀다. 결국 양쪽 모두 생산성이 미흡하고, 이런 상황에서 고용주는 임금을 올려주기 어렵다.인터넷의 발달이 종업원들의 임금을 낮추는 작용도 한다. 과거에는 적임자를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알음알음` 찾는 경우도 많았고, 급해서 채용했다가 너무 후한 임금을 준 것 같아 후회하는 경우도 흔했다. 그러나 지금은 구직자들의 이력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인터넷 포털이 늘어나고, 심지어 인공지능을 이용해 기업들이 원하는 인력을 찾아주는 맞춤형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즉 노동자의 협상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근로시간 무보장 계약(zero hour contract)까지 등장했다.과도기의 고통을 달래주기 위해 정부는 지치도록 정책을 쓰고 있지만 약효는 미지근하다. 지난 100년간 세계경제가 정부의 부양정책에 힘입어 침체에서 회복으로 돌아서는 기간은 평균 6년이 소요됐었는데 지금은 리만 사태 이후 8년간 다양한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불안한 부분은 먼저 일부 구경제 기업들이 더 이상 못 버티고 감원에 돌입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의 포드(Ford) 자동차는 북미 및 아시아 정규직의 10% 감원을 선언했다. 미국 자동차 판매는 연간 1천700만대를 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초저금리 및 저유가에 힘입어 1천700만대를 계속 상회했다. 비정상적인 판매 증가였다. 앞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또한 전기차의 시대가 얼마나 빨리 올지도 모른다. 이런 불확실성을 앞두고 포드의 경영진은 가급적 조직을 작고 효율적으로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감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드에게는 급한 의사결정이었다. 눈치 빠른 GM은 지난해 감원을 했고, 지금은 인도시장 철수에 이어 한국에서도 빠져나갈 조짐이다.한편 캐나다의 부동산 대출 업체인 홈 캐피탈의 예금인출사태도 마음에 걸린다. 그동안 주택의 임대소득보다 주택가격이 훨씬 빨리 올랐다. 즉 가격 거품이 생긴 것이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기 18개월 전 미국의 2위 모기지 대출업체였던 뉴 센트리(New Century)가 난관에 봉착했던 사실이 기억난다. 그럼에도 모든 투자자들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생각한다.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7-05-23

노인들은 정말 더 오래 살 수 있을까?

▲ 김학주 한동대 교수의료기술이 발달하고 보급이 확산되며 평균수명이 늘어왔다. 그리고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기대는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 근거는 인간 유전자의 기능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또 증강현실 등 원격진료를 도와 줄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발달하면서 질병을 예측하기 더욱 쉬워질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정말 그럴까?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 수명이 2000년 76세에서 2015년 82.3세로 늘어났다. 물론 현대 의료과학의 힘도 컸겠지만 가장 의미 있는 설명력을 가진 요인은 흡연율의 하락이다. 그러나 그 효과는 이제 거의 한계에 왔다. 영국의 경우 2015년 노인들의 평균 수명은 기대치를 처음으로 하회했다. 그저 일시적인 현상으로 생각했는데 2016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나자 수명 연장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분위기다.무엇이 인간의 수명 연장을 방해할까? 첫째, 고령으로 갈수록 단위 수명 연장에 소요되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즉 70세 노인과 80세 노인의 수명을 1년 연장시키는 것은 방법과 비용 면에서 판이하게 다르다. 마치 석유를 채굴하러 깊은 바다로 갈 때 1m 더 깊이 들어갈 때마다 지불하는 비용이 급증하는 것과 같은 논리다.둘째, 지금 고령화되고 있는 인구는 70년대 및 80년대 세계 경제의 고성장을 감당해 냈던 분들이다. 시간이 없어서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로 점심을 때우고, 야근을 밥 먹듯 하던 사람들이다. 그 만큼 몸이 상했을 것이다. 당뇨 및 순환계 질환 등 성인병 발병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이들은 그렇게 일했어도 성장의 희망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일중독(workaholic) 현상을 대부분 갖고 있다. 성장이 사라진 지금 그들은 빈자리를 무엇으로 채울까? 최근 선진국 마약시장의 증가는 이와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그 동안 흡연율이 하락해 수명이 연장되었다면 이제는 저성장에서 오는 우울증의 부작용이 인간 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셋째, 고령일수록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나이를 막론하고 사람은 생존하고 싶은 본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죽지 않으려고 얼마든 돈을 쓸 것이다. 그러나 살아있다는 것에 대한 효용이 떨어질수록 환자는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데 소홀해질 수 있다.인간의 수명이 기대만큼 늘어나지 못할 때 경제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먼저 경기침체 기간이 단축될 수 있다. 노인이 죽으면 잔여 재산의 절반은 국가로, 나머지 절반은 소비성향이 높은 자녀에게로 상속된다. 즉 막혔던 자금이 돌기 시작하며 소비가 개선되고, 투자가 뒤따를 것이다. 그 결과 고용이 확대되고 다시 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의 길로 접어든다. 특히 노인은 혼자서 늙는 것이 아니다. 노령화는 젊은이들의 노동력을 소모한다. 돌봐줄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제활동참여 인구가 더욱 감소하며 경제성장률이 하락하게 된다. 이런 부작용이 짧아질 수 있다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된다.보험사와 연금기관의 숨통이 트일 것이다. 그 동안 예상을 상회하는 수명 연장으로 인해 이들의 부담이 너무 커졌고, 유럽에서는 도산이 임박한 기관들도 언급됐었다. 종업원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업들의 연금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었다. 이제 이들이 인간 수명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 잡는다면 훨씬 안정될 것이다.한편 노인들이 첨단 의료기술의 도움으로 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해도 다시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즉 복용하는 약만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신약개발 업체들의 호황은 이어질 것이다.우리 노인들은 열심히 일했으며 자녀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어 주었다. 최근 젊은이들이 그런 노력을 부인할 때 씁쓸하고, 일찍 죽는 것이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니 섭섭하다. 신께서 노인들의 수고를 위로할 것이며, 또 노인들이 가급적 장수하기를 소원한다.

201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