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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있을 때 잘해

▲ 김진호 편집국장날씨가 추워지니 부고장이 자주 날아든다. 아침저녁으로 기온 차가 큰 환절기가 되면 나이 든 어르신들이 이 세상을 견디기 힘겨워지시나보다고 짐작해본다. 지인의 어머니나 아버지 장례식장에 들어서며 상주에게 뭐라고 위로의 말을 권할까.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가 그저 “심심한 조의를 표합니다”하고는 물러선다. 부모가 돌아가신 마당에 무슨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으랴 생각해서다. 필자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벌써 26년이 지났다. 흔히 부모가 살아 계실 때는 얼마나 소중한 지, 얼마나 감사한 지를 모른다고 한다. 그러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나면 그 빈 자리를 느끼고 후회한다. 나도 그랬다. 각별히 아들을 사랑해주셨던 어머니에게 효도 한 번 제대로 못했는 데, 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신 어머니. 그때를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을 찌르는 아픔을 느끼곤 한다.남편이나 아내도 곁에 있을 때는 고마운 줄 모르는 게 사람이다. 필자는 서울 본부장으로 오래 근무하다가 본사 근무를 하게 된 지 2년여지만 서울에서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 때문에 주말 부부로 지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불편한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런저런 불편을 느껴도 그러려니 하며 지나치기도 하지만 문득문득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고단함에 감상적이 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내와 함께 있을 때 좀 더 살갑게 대해줄걸, 따뜻한 식사를 챙겨줄 때 고마운 마음을 좀 더 많이 표현해 줄 걸 하고 생각한다.자녀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건강하면 공부 잘 하기를 원하고, 공부를 잘 하면 더 뛰어나기를 원한다. 세상 어느 부모가 제 자식에 대한 욕심이 없으랴. 늘 부족한 것만 보고 다그치다가 아이가 곁에서 떠나고 없으면 그동안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었는 지 깨닫게 된다.며칠전의 일이다. 고3 수험생인 아들이 대학 공부가 아니라 음악에 승부를 걸고 싶다고 고집을 피웠다. 고교시절에 취미로 하라고 허락했던 록밴드가 아들의 마음을 크게 움직였던 모양이었다. 아내는 무척 속이 상했나 보다. 그렇게 이뻐하던 아들을 단단히 혼내줘야한다며 내게 다짐을 두는 것이 아닌가. 대학에서 열심히 공부해야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잡을 수 있으련만 철없는 아들이 엄마 마음을 이해할 리 만무다. 아들은 그저 지금 음악하는 친구들과 언제까지나 함께 지낼 수 있기를 바라고 원할 것이다. 부모보다 친구가 더 좋을 나이라는 걸 나 역시 모르는 바 아니다. 나도 그런 시절을 지나왔으니 말이다. 그래서 내가 비록 경상도 특유의 가부장적인 아버지라 해도 아들의 열정(?)을 일방적으로 꺾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던 차에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 지하철 환풍구 붕괴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뉴스가 TV에서 흘러나왔다. 아내에게 말했다. “그냥 하나뿐인 아들, 몸 건강한 것만 해도 감사하고, 하고 싶으면 해보라고 기회를 줍시다.”아내도 말문이 막혔던지 그만 고개를 끄덕였다.그날 저녁, 나는 조심스럽게, 때로는 약간 강압적인 목소리로 아들을 설득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대학 진학과 음악은 양립할 수 있으니 함께 병행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이다. 부모로서 포기할 수 없는 일이었다. 다행히 고집 센 나와는 달리 착한 아들이었다.반항심 가득한 그 시절, 나는 아버지가 바랐던 길은 무조건 싫다했다. 많은 세월이 흘렀다. 어린 시절 효자가 돼주지 않았던 필자인지라 뒤늦게 홀로 계신 아버님께 좀더 자주 전화도 드리고, 목욕도 함께 다녀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는다. 이젠 마음을 비우셨는 지 아버님 당신은 속으로 마땅치 않을 아들에게도 친구처럼 편하게 대하신다. 그러면서도 아버님은 농담같은 한 마디 일갈로 불효 자식인 이 아들의 정신을 번쩍들게 한다. “있을 때 잘해. 임마.”

2014-10-24

안전 대한민국의 꿈

▲ 김진호 편집국장유승우 무소속 의원이 물었다. “세월호 사고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대답한다. “돌이켜 보면 업무 처리 과정에서 좋지 않은 관행도 있었고 타성에 젖어 허점을 미리 짚지 못했다.”온 나라를 수심에 빠져들게 한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6개월이 지난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수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이어진 문답내용이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무겁게 시작된 이날 국정감사에 나온 이 장관은 이발하지 않은 긴 반백발에 검은 양복, 그리고 노란 리본 차림으로 등장했다. 국정감사장에서 여야 의원들은 물론 무소속의원까지 구조 실패를 둘러싼 정부의 오판과 부실한 대응, 해피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세월호 선박 개조 및 검사, 해양경찰청 해체 등도 차례로 도마에 올랐다.박민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해경 해체로 구조 체계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느냐고 따졌고, 이 장관은 정부의 공식 입장은 해경을 발전적으로 확대 재편하는 것이라는 대답으로 비켜갔다. 김승남 새정치연합 의원은 해경의 구조·수색활동과 관련, “해경 매뉴얼에는 소형 선박과 관련된 몇 가지 내용만 있을 뿐 전복 중인 대형 여객선 인명 구조에 대한 내용은 없다”면서 해경, 정부, 청해진해운의 초기 대응 부실을 지적했다. 지적대로라면 지금도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재발될 수 있는 구조라는 얘기다.이달 초 발표된, 세월호 참사 원인에 대한 검찰의 최종수사결과 역시 그동안 언론에서 지적해 온 내용의 재탕이었다. 검찰은 직접적인 참사원인으로 선사의 무리한 증축과 과적, 선원들의 운항 미숙 등을 꼽았고, 해경과 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미숙한 대응이 인명 피해를 키웠다고 밝혔다.특히 검찰은 최상환(53) 해경 차장 등이 평소 친분이 있던 구난 업체 언딘에 특혜를 줬고, 그 때문에 구조 활동에 혼선이 초래됐다면서 최 차장 등 해경 간부 3명을 직권 남용과 권리 행사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또 세월호에 가장 먼저 접근했으면서도 승객에게 탈출 방송과 선내 진입을 시도하지 않은 해경 123정의 김모(53) 경위를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세월호 침몰 당일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진도VTS 관제 요원 13명을 모두 직무 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으로 인천·광주·부산 등 전국 검찰청에서 모두 399명을 입건하고, 154명을 구속했다. 이로써 세월호 참사와 관련, 법적으로 책임질 사람들에 대한 처벌 절차는 일차적으로 끝난 셈이다.그러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어디로 갔나 의아하기만 하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거의 보름 만에 서울에서는 지하철끼리 부딪치는 대형 사고가 났는 데, 신호기 오류를 알고도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안전불감증 때문에 4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5월 26일에는 경기도 고양버스터미널에 화재가 났는 데, 방화셔터가 있는데도 꺼놓고 있는 바람에 100명 넘는 사상자가 나왔다. 이어 5월 28일 전남 장성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 21명이 숨졌는데, 이 때도 병원 특성에 맞는 소방 설비가 없던 게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7월 22일에는 강원도 태백에서 열차 충돌사고가 나 사람들이 다쳤다.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정치권이나 행정부의 답변이 궁금할 따름이다.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간 입장차이로 수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한 채 국회에서 공방중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한목소리로 “세월호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그곳에 밝힌 등대가 꺼지지 않도록 국민이 아파하며 흘렸던 눈물을 가슴 깊이 새길 것”이라면서도 정말 특별한(?) 법은 만들고 싶지 않는 모양이다. 이래저래 안전 대한민국의 꿈은 멀고도 멀다는 탄식이 절로 터져 나오는 요즘이다.

2014-10-17

타산지석(他山之石)

▲ 김진호 편집국장중국의 반부패운동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직후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절약운동과 반부패 운동 전개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반(反)부패 정풍운동인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이번 정풍운동으로 청렴규정 위반을 이유로 처벌받은 공산당 간부가 8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2012년 말 공직기강 확립과 근검·절약 풍조 조성을 위해 도입한 `8항 규정`을 위반해 처벌받은 공직자가 7만4338명에 달한다고 했다. 신문은 또 부패와 비리 문제로 낙마한 장·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51명에 달한다면서 전직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비롯해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선웨이천(申維辰) 과학기술협회 당조서기, 리충시(李崇禧) 전 쓰촨(四川)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장제민(蔣潔敏)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등을 직접 거론했다. 그러면서 공산당 중앙이 `호랑이`(고위 부패관리)와 `파리`(하위 부패관리)를 한꺼번에 척결하기 위해 부패 사건에 대한 처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처벌 공직자의 규모가 최근 몇년간 보기 드물 정도로 늘어났다고 했다.국유기업 임원들도 70명가량이 낙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화시보는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비리조사 대상자로 발표한 국유기업 임원급 낙마자가 6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낙마자 가운데 38명은 개별 기업의 사장이나 그룹의 이사장 등 최고경영자급이었으며, 부사장 등 부책임자급도 25명에 달했다. 낙마자들은 주로 석유, 석탄, 가스, 전력 등 4대 기초 에너지와 통신, 운수, 금융, 군수공업 등 업종이었다. 낙마자 67명 가운데 33명은 이미 사법기관으로 넘겨졌고, 29명에 대해서는 공금 횡령이나 수뢰 등 비리사실이 확인됐다.이번 정풍운동으로 중국의 고질적인 뇌물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우리의 공직사회 역시 중국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패에 빠져 있는 만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원전부품 비리가 그렇고, 세월호 사건도 따지고 보면 공직비리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나라를 좀먹는 공직비리에 철퇴를 가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공직 비리와는 다르지만 뉴욕 지하철 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였던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소개한다. 인구 870만의 거대한 도시인 뉴욕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시설이 바로 지하철이다. 매일 500만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는 연간 60만건 이상의 중범죄 사건의 90%가 발생한다. 뉴욕은 어떻게 하면 지하철 범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때 새로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와 신임 검찰국장 윌리엄 브래턴은 경범죄의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하철 무임승차, 지하철 낙서 등 사소한 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뉴욕 검찰청 출신의 경험많은 줄리아니가 강력범죄와 싸울 자신이 없어 경범죄를 선택했다.”그들은 무려 6천개 지하철 차량의 낙서를 지우는 `터무니없는 작업`을 무려 5년간 지속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간 2천200건에 달하던 살인범죄가 1천건 이상 감소했고, 지하철 범죄율이 약 75%나 감소했다. 변화의 비밀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발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었다. 즉, 깨진 유리창과 같은 사소한 허점을 방치하면 더 큰 병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이런 차원에서 사소 한 공직비리도 엄벌에 처하는 `제로 톨러런스`정책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4-10-10

부끄러운 노인복지

▲ 김진호 편집국장10월 2일 노인의 날을 맞아 박근혜 대통령이 하루 전인 1일 각계 각층 노인 20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든 어르신들의 노후를 보살피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면서 “새롭게 시행된 기초연금 제도와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확대, 중증치매 지원 등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복지정책 발굴에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새로 100세 된 어르신 1천359명에게 `청려장(靑藜杖)`을 선물했다. 청려장은 한해살이 풀인 명아주 줄기를 말려서 만든 지팡이로서 울퉁불퉁한 옹이에 지압 효과도 있어 짚고 다니면 오래 산다고 한다. 중국 의학서 `본초강목`에서도 중풍과 신경통에 좋다고 해 2000년 안동을 방문했던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에게도 선물로 전달될 정도다. 청려장은 통일신라부터 조선까지 일흔 살이 되면 나라가 만들어줘 국장(國杖)이라 했고, 여든에는 임금이 선물해 조장(朝杖)이라고도 했다. 그런 전통이 끊겼다가 93년 5월 김영삼 대통령이 100세 어르신들께 선물하면서 다시 이어졌다. 청려장을 선물하는 전통이 무슨 잘못이랴만 우리나라의 노인 복지는 부끄러운 수준이라는 게 문제다.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다. 60세 이상 노인의 47%가 총수입이 국가 중간소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여유로운 실버 생활은 딴 나라 얘기인 셈이다. 통계에서도 이런 정황은 명백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60~64세 고용률이 57%를 넘어 사상 처음으로 20대 고용률(56.8%)을 앞질렀다. 고된 생활에 버티다 못해 목숨을 끊는 노인도 적지 않다. 65세 이상 자살률이 10만명당 64.2명으로 전체 평균(28.5명)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고, 75~79세 77.7명, 80세 이상 94.7명 등 나이가 많을수록 자살률이 더 높다.국제기구가 측정한 노인복지 지표에서도 베트남이나 중국에 비해서도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14년 세계 노인복지 지표에서도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0.4점을 받아 전체 순위 50위에 그쳤다. 지난해 처음 발표한 순위에서 91개국 가운데 67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상승했지만 일본(9위), 태국(36위), 스리랑카(43위), 필리핀(44위), 베트남(45위), 중국(48위), 카자흐스탄(49위) 등도 우리나라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 나라 노인복지의 부끄러운 실상이다. 1위는 노르웨이(93.4점)가 차지했으며, 스웨덴, 스위스, 캐나다, 독일 등 유럽 주요 선진국들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세계 96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 건강, 역량, 우호적 환경 등 4개 영역 13개 지표로 측정했는 데, 특히 4개 영역 중 우리나라의 경우 노인 소득 부분이 80위로 가장 취약했다. 건강상태 영역의 경우 노인의 정신적 복지와 관련한 자료를 새롭게 반영하면서 지난해 8위에서 올해 42위로 대폭 하락했다. 사회적인 연결, 신체적 안정, 시민의 자유 등을 측정한 우호적 환경 분야에서도 54위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은 최종보고서에서 “한국은 상당한 수준의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나 기대에 비해 낮은 소득보장 순위에 머물렀다. 노인 빈곤의 심각성과 해결방법, 연금 수준의 적합성과 보편성, 보장범위 등에 대해 국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는 데, 참으로 시급한 현안이다.어느 TV광고에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고 했다.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는 그만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는 얘기여서 큰 호응을 얻었다. 마찬가지로 젊은 시절 열심히 일한 노인들에게 아름다운 노후를 즐길 권리를 보장하는 게 마땅하지 않겠는가. 언제까지 청려장 선물에 그쳐선 안된다.

2014-10-03

소통의 어려움

▲ 김진호 편집국장소통이 문제다. 사람과 사람간 소통이 안 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가장 먼저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게 두번 째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새누리당이 공무원 연금개혁안을 두고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다가 공무원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아예 무산되고 말았다. 역시 소통이 문제였다.공무원 연금 개혁이 필요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공무원 연금 기금 재원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연금 설계 당시 생각했던 은퇴 연령이나 생존 연령보다 훨씬 수명 연장된 것이 가장 큰 이유고, 그 다음은 공무원 연금 구조가 애초에 낸 것보다 더 많이 받도록 돼 있는 점, 그리고 정부의 연금 관리 부주의도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미 2001년부터 국민혈세로 공무원 연금 기금의 부족분을 메꿔 주고 있는 상황이고, 내년 예산에도 3조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 2020년에 가면 이 예산이 1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정부측 추산이다. 이래서야 나라 살림살이가 제대로 돌아갈 리 없다.그래서 나온 연금개혁안이 공무원들이 내는 돈은 43% 올리고, 받는 연금은 34% 깎을 뿐만 아니라 2016년 이후 신규 공무원은 국민연금 수준으로 혜택과 부담이 축소되도록 하는 안이다. 여기에 현재 연금 수령자 36만명의 수령액도 3% 줄도록 돼 있다.공무원 노조의 반발이 거세자 새누리당도 공무원들의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분위기로 급선회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나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연금개혁안을 밀어붙이기 보다는 여론을 수렴, 연금제도 개혁에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야당 역시 여권의 연금개혁 추진방식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니 어떤 식이든 재검토되는 분위기다.여기서 연금개혁안에 대한 찬반을 논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수많은 사람들의 이익이 걸린 문제가 활발한 의견교환 및 소통의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갈등만 빚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 때문이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쓴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자신의 대인공포증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걸 이야기하지 않고 상대의 머릿속에 있는 걸 끌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그 결과 대인공포증을 이겨냈을 뿐 아니라 소설가로서 훌륭한 작품을 많이 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상대의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할 지 먼저 헤아릴 줄 아는 마음이 있어야 소통이 가능하다는 좋은 사례다.다른 사람의 생각을 알게 된 연후에는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세련되고 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은 각자의 노력이 필요하다.여기서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훈련방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할리우드에서 쓰는 `7words rule`이 있다. 영화 제작사에서는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시나리오를 가져오니까, 제작비 투자를 받고 싶으면 시나리오를 일곱 단어로 설명해 보라고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결혼을 했는 데, 마누라가 조폭이네. 조폭마누라`하는 식이다. 두번 째는 미국 대학원에서 쓰는 방법이다. 학위 논문을 쓰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딱 한 줄로 정리하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세 개의 패러그래프로 써 보고, 그걸 다시 챕터별로 나눠서 논문을 만들어 나간다고 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짧은 글이나 문장으로 정리되지 않은 것은 아직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과 같다. 생각을 간명하게 정리하는 노력들이 사람과 사람간 소통을 원활하게 한다고 믿는다. 한 가지 사례를 덧붙이자면 신문기사를 쓸 때도 마찬가지다. 보도하고자 하는 핵심적인 내용을 모두 쓴 뒤에 그걸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을 기사의 맨 처음에 쓴다. 그게 좋은`리드`(기사의 첫 머리)를 쓰는 법이다. 하고 싶은 얘기를 한 마디로 하는 것,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14-09-26

담배 소고(小考)

▲ 김진호 편집국장정부가 약 10년 동안 2천500원에 묶여 있는 담뱃값을 4천500원으로 2천원 가량 올리려 하자 찬반양론이 우후죽순격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담배가격은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 지방교육세 12.8%(320원) △ 부가가치세 9.1%(227원) △ 폐기물 부담금 0.3%(7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들을 모두 더한 담뱃가격 2천500원은 2004년말 마지막 인상(500원 인상) 이후 지금까지 10년동안 그대로이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담뱃값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싼 반면, 흡연율은 1·2위를 다투고 있다. 2012년 9월 현재 유럽연합(EU)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OECD 22개국의 현재 담배가격(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담배가격(2천500원)은 가장 저렴했다.더구나 우리나라 담배가격 가운데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62%로 WHO 권고값(70%)을 크게 밑돌고 있다. 낮은 담뱃값 또는 담뱃세 수준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통계(Health Data 2014)상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15세 이상 매일 담배 피우는 사람 비율)은 37.6%로, 그리스(4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이같은 통계를 감안하면 `국민 건강 보호`차원에서 담뱃세 인상은 명분이 충분하다. 하지만, 담뱃값을 인상하면 서민층에 `물가 충격`을 줄 수 있고, 현 정부의 절세 공약과 달리 `우회 증세`가 된다는 게 걸림돌이다. 결국 국회 심의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담뱃세를 인상하려면 건강증진법(복지부 소관)·담배사업법(기획재정부) 등을 손봐야 해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어쨌든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담배를 끊어야 겠다는 애연가들이 늘고 있다. 사실 담배를 끊기란 그리 쉽지 않다. 나 역시 30년 가까이 하루 2갑씩 담배를 피우다가 가까스로 담배를 끊은 게 7년전이다. 어느 날 청와대 참모와 기자들이 어울려 북한산으로 산행을 갔는 데, 도저히 숨이 가빠 보조를 맞출 수 없을 만큼 폐기능이 저하된 걸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내가 이처럼 건강을 돌보지 않았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담배가 건강에 참으로 나쁘구나`하는 걸 절절히 깨닫게 된 것이다. 그전에는 `(담배는) 몸에 나쁘니까 끊어야지`하는 마음가짐으로 1년이든, 6개월이든 피우고 싶은 담배를 참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고한 금연의지로 담배냄새를 맡는 게 힘들 정도가 됐으니 확실히 금연에 성공한 셈이다.법륜 스님은 `인생수업`이란 책에서 `마음의 습관을 바꾸면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의 습관을 바꾸는 법을 설명했다. 우선 잘못했을 때 자신이 잘못한 줄 알아차리고 그것을 고치려고 해야 한다. 즉, `아, 내가 잘못했구나.`하고 알아차린 뒤에 `다음에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이래.`하면 안된다. 과거를 한탄하고 후회할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더 앞으로 바르게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는 것은 앞으로 가는 길이고, `이제까지 살았는 데, 아직도 이것을 모르나.`하고 후회하는 것은 과거에 사로잡혀 넘어지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이런 이치를 알아도 담배처럼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랜 삶의 습관이 우리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마음을 닦아 정진해야 한다. 기도나 명상을 해도 좋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한 시간 정도 정진을 해보자. 몸을 위해 아침에 세수하고, 머리 빗고, 화장하고, 밥먹고, 옷 입듯이, 매일 영혼의 행복을 가져오는 `마음닦기`에 투자해보자. 그러면 가볍지 않은 인생의 문제도 해결할 힘이 생겨날 것이니 힘써 실천해보기를 권한다.

2014-09-12

추석 명절 소회(所懷)

▲ 김진호 편집국장어린 시절, 추석은 늘 가슴설레는 명절이었다. 아마 아버님이 예비군 중대장을 지낼 때였으리라. 추석이 다가오면 햇사과며 햇배가 궤짝 채로 줄 지어 들어왔다. 차례상에 올리려고 장만한 음식도 풍성했다. 갖은 채소와 쇠고기·돼지고기로 만든 전과 음식들이 부엌 한가득 넘쳐났다. 특히 서문시장에서 포목도매상을 하셨던 어머니는 추석이면 꼭 새 옷을 한 벌 사주셨다. 추석빔으로 장만한 그 옷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으쓱해 하던 그 어린 날의 치기가 아련하다.추석 날 아침 일찍 치르는 차례는 고역이었다. 외아들인 나는 아버지와 단둘이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로 차례를 지내곤 했다. 차례 절차는 지루하고, 복잡했지만 애써 배우지 않을 수 없었다.가장 먼저, 차례상을 차리는 것을 진설(陳設)이라 해 식지 않는 음식을 차렸다. 이어 △강신(降神: 향상 앞에 나아가 향을 피우고 집사자가 따라 주는 술을 세번으로 나누어 모시기에 붓고 두 번 절한다) △참신(參神 : 음양의 원리에 따라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진찬(進饌 : 진설에서 차리지 않은 나머지 차례음식으로서 식어서는 안될 음식을 차린다) △헌작(獻酌 : 제주가 신위에 잔을 올리는 절차) △ 계반삽시(啓飯揷匙 :메의 뚜껑을 열어 숟가락을 꽂고), 삽시정저(揷匙正著: 젓가락은 적이나 편에 올려놓는다) △ 합문(闔門 : 조상님이 식사를 할 수 있게 제청 밖으로 나가고 문을 닫거나, 제상 앞에 병풍을 가린 후 모두 엎드린다) △ 계문(啓門 : 연장자가 기침을 세번하면, 전원이 제청 안으로 들어오거나, 병풍을 걷고 일어선다) △ 철시복반(撤匙復飯 : 수저를 거두고, 메의 뚜껑을 덮는 절차) △사신(辭神 : 신을 보내 드리는 절차로서,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 납주(納主 : 신주를 원래의 자리인 사당 감실에 모시고, 지방을 모셨을 경우 지방을 향로 위에 놓고 태운다) △ 철상(撤床: 차례음식을 내리고 차례상 등의 기물을 정리한다)과 음복(飮福 :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덕을 기린다)으로 이어진다.그렇게 격식 갖춰 지냈던 추석 차례는 20여년전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신 후 그만 두고 말았다. 차례상을 챙기던 어머님이 없는 상황이 되고보니 아버님도 고집을 꺾으셨다. 추석 차례는 추석명절 예배로 바뀌었고, 차례상은 가족끼리 함께 하는 간단한 아침밥상으로 대신했다.짧지 않은 세월이 흐른 요즘 그때 그 시절이 새록새록 그립다. 햇곡식을 방앗간에 가서 빻아 오라는 어머님 심부름에 한 나절 줄지어 섰다가 쌀을 빻아 날랐던 일, 식구들끼리 둘러앉아 쌀 반죽에 볶은 깨와 설탕으로 만든 송편 소를 넣어 반달모양으로 빚던 추억, 가마솥에서 뜨거운 김으로 갓 쪄내 쫀득쫀득하니 맛있고, 달았던 송편의 맛…. 무엇보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송편을 빚으며 도란도란 얘기 나누던, 그 그리운 정경을 이제 다시 볼 수 없게 됐다니 그리움이 가슴저릿한 아픔으로 다가온다.이렇듯 내 추석 명절 소회의 중심에는 언제나 돌아가신 어머님이 있다. 얼마 전 바이올리니스트인 큰 딸이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에 앞서 아버님과 출가한 누님 가족까지 함께 어머님 산소를 찾았다. 부모님께는 `출필고 반필면`(出必告 返必面)이라 했던가. 유독 큰 손녀를 아끼시는 아버님이 “먼 여행 떠날 때는 돌아가신 어머님께 인사하고 가는 게 좋겠다”고 하셔서 이뤄진 모임이었다. 명절이면 항상 전북 남원 시댁에서 보내야 했던 누님과 자형도 어머님 돌아가신 후 처음 산소를 찾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온 가족이 모인 자리여서 큰 딸에게 할머님께 한 곡 선사하라고 했더니 `어머님 은혜`를 들고나왔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애절한 바이올린 멜로디를 따라 마음속으로 노래가사를 따라 불렀더니 애틋하고 그리운 마음만 깊어졌다. 올 해 추석도 이렇듯 그립고 아쉬운 마음속에 지나려나 보다.

2014-09-05

아이스버킷 챌린지 단상(斷想)

▲ 김진호 편집국장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대유행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사회운동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여름에 시작돼 소셜 미디어를 통해 급격히 퍼져나가면서 널리 알려졌다. 운동 방식은 참가자가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도전을 받을 세 명의 사람을 지목하고, 24시간 내에 이 도전을 받아 얼음물을 뒤집어 쓰고 10달러를 기부하든지 얼음물 대신 100달러를 미국 ALS 협회에 기부하든지 선택하도록 유도한 뒤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것이다. 아이스버킷 챌린지의 기원은 지난 2013년 찬물에 입수하는 방식의 콜드 워터 챌린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운동은 미북부에서 유행이 됐으나, 심장마비 위험 등의 이유로 비판을 받았고, 이후 물을 뒤집어 쓰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이 2014년 6월30일에 미국의 한 골프 채널에서 찬물 대신 얼음물로 이 도전을 시작했다. 이후 크리스 케네디라는 골프 선수가 루게릭 병을 앓고 있는 남편을 둔 자신의 조카 쟌넷 세네르키아에게 도전을 청해왔고, 세네르키아는 딸이 촬영해준 아이스 버킷 챌린지 동영상을 소셜 네트워크에 올렸다. 이 동영상을 본 루게릭 병 환자 팻 퀸은 본인의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고, 이 동영상을 본 피트 프레이츠라는 전 보스턴 칼리지의 야구 선수가 트위터에 관련 내용을 올리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이후 리오넬 메시, 빌 게이츠, 마크 주커버그, 팀 쿡 등 전세계적 인사들이 얼음물도 맞고 기부도 하면서, 미국의 애덤 리바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등이 참여했고, 한국에서는 유재석, 원빈, 아이유, 정은지 , 박명수 등 유명한 연예인들이 이 운동에 참여했다. 미국의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도 아이스 버킷 챌린지 대상자로 지목되었지만, 얼음물을 맞는 대신 100달러를 기부하는 방식으로 응답했고, 러시아 대통령인 푸틴도 이 운동에 지목됐다. 미국 전 대통령 조지 부시도 참여후 미국 전 대통령 빌 클린턴을 지목한 상태다.포항에서는 장순흥 한동대 총장의 지명으로 27일 이강덕 포항시장이 시청 연오랑세오녀 동상 앞에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동참했다. 이 시장은 다음 순서로 이칠구 포항시의장, 최병곤 포항시상공회의소 회장, 이희진 영덕군수를 지명했다. 이 운동이 이토록 빨리 확산되고, 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게 된 데는 다단계조직처럼 3의 승수배로 늘어나는 참여자의 확산속도에 있다.아이스버킷 챌린지가 맹위를 떨치는 현상을 보며 고객만족컨설턴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종선씨가 쓴 베스트셀러인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책을 떠올렸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세상속에서 자신을 좌절시키고, 아프게 했던 사람들과 힘을 주고 제대로 사는 길을 안내해 주었던 사람들, 그리고 꼭 닮고 싶은 사람들 모두, 이제보니 소중한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어느 피로회복제 TV광고를 소개한다. 그 광고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청소부 아저씨의 버거운 손수레를 몰래 밀어주기도 하고, 졸고 있는 빌딩 경비아저씨에게 음료수를 건네기도 한다. 월급봉투는 얇아도 노점상 할머니의 야채를 전부 사고는 신나는 표정으로 집으로 향하고, 엘리베이터 안에 있는 열명이 임신부 한명을 위해 한참을 기다린다.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피로감을 회복시켜주는 것도 결국 사람이라는 것이다.그런 맥락에서 봐도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구조가 잘 짜여진 이벤트로서 흥미롭다. 생각해보라. 여러분이 누군가로부터 `멀리 가기 위해` `함께 갈 사람`으로 선택되고, 이어서 삶의 구비구비에서 만났던 사람 가운데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을 지명할 수 있다니 말이다. 절로 뿌듯한 마음이 들지 않겠는가.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가기에 이렇게 멀리까지 올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가 함께 간다면 얼음물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2014-08-29

프란치스코 효과

▲ 김진호 편집국장남미 대륙의 나비 날개짓이 한반도에 기상이변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이론을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부르는 것 처럼 프란치스코 교황이 다녀간 이 땅에 불어닥친 `프란치스코 효과`가 화제다. 가톨릭의 한 관계자는 실제 영적인 효과가 일어나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성당을 찾는 이들이 급격히 증가하고, 고해성사를 보는 이 역시 크게 늘고 있단다. 성직자들이 회개의 삶, 가난의 삶과 그리스도적 삶에 집중하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이 스스로 믿는 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게 가장 큰 효과란다.`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Jorge Mario Bergoglio)`,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평범한 사제로 지낼 때의 이름이다. 그는 베르고글리오 신부로 살면서 전철을 타고 다니며 가난한 이들을 찾아 함께 먹고 마시기를 즐겨했고, 비좁은 원룸에서 직접 숙식을 해결하며 살았다. 1976년 3천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재판 없이 사형에 처해지고, 수만 명의 시민이 실종되거나 국가보안군에 의해 비밀리에 살해됐던 소위 `더러운 전쟁(Guerra Sucia)`이라 불리던 비델라 군사정권 시절, 베르고글리오 신부는 군부에 쫓기다 목숨을 잃을 뻔한 많은 사람들을 숨겨주고 보호하는 데 앞장섰다.그랬던 사제 베르고글리오가 콘클라베를 거쳐 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즉위명은 “허물어지는 교회를 지키라”는 말씀에 따라 교회 혁신의 초석을 마련했던 성인 프란치스코의 삶을 본받는다는 의미에서 `프란치스코`를 선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취임 이후 말과 행동을 통해`벽이 없는 소통`과 `낮은 곳을 향하는 행보`를 지향해왔다. 고대의 황금 송아지 숭배 같은 물신숭배와 비인격적인 자본독재를 강하게 질타해왔으며, 경제적 착취와 불평등이 인간을 쓰고 버리는 노예로 만들었다면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신봉자들에게도 직격탄을 날렸다.특히 자유 시장 체제를 옹호하는 경제인이나 이론가들이 강변해 온 낙수효과에 대한 비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여태껏 자본주의자들은 대기업과 부유층의 파이를 먼저 늘리면 그 혜택이 자동적으로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해 왔다. 하지만 교황은 그들의 이론에 따라 윗접시에 물이 차면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게 아니라 윗접시가 더 커져버린다고 공박했다.교황 스스로도 검약한 생활로 솔선수범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교황으로 선출된 뒤 교황관저 대신 낡고 허름한 여행자 숙소인 `산타마르타의 집`에 머물고 있을 뿐 아니라 50달러 짜리 스와치 시계를 차고, 낡은 가슴 십자가를 착용하고 다닌다. 한국에서의 행보도 마찬가지였다.“낮은 곳으로 가라”고 하지 않고 스스로 세월호 가족과 꽃동네 장애인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주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명동성당 맨 앞줄에 앉아 있던 7명의 위안부 할머니를 만난 뒤에는 “(일본의)침략으로 끌려가 이용당하고 노예같은 생활을 했지만 결코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은 사람들”이라며 “이처럼 큰 고통속에서도 어떻게 품위를 잃지 않았는 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말로도 글로도 통하지 않는 까닭에 산 몸뚱이에 불을 붙이고, 살아야 할 몸뚱이에 곡기를 끊어도 민의가 전달되지 않는 게 불통의 땅으로 불리는, 이 땅의 현실이다. 역대 어느 교황보다도 낮은 자세와 겸허한 태도로, 인자한 말과 소박한 행동으로, 때로 과감하고 단호한 변혁의 몸짓으로 성직자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감당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은 이 땅이 바라는 새로운 지도자의 리더쉽 모델을 보여주는 듯 하다. 2천년 가톨릭 커뮤니케이션 전통과 프란치스코의 사회적 의식, 그리고 대한민국의 현실이란 3박자가 `프란치스코 효과`를 만들었다는 모 언론의 분석은, 그래서 더 아픈 현실을 자각케 한다.

2014-08-22

이상적인 접근법

“인간에게는 크게 세 가지 접근법이 있다. 첫 번째는 자기 자신의 입장과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고, 두 번째는 늘 남을 자기보다 앞세우는 것이다. 세 번째는 자신을 처음에 두고 남들 또한 고려하는 것인데, 이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다.” 행동치료 전문가 조셉 월피의 말이다. 늘 남을 자기보다 앞세우는 이들 곁에는 사람들이 몰린다. 그런 현상은 인간 속성과 관련이 있다. 사람은 대접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대접받기를 더 좋아한다. 누군가를 인정하기도 좋아하지만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을 더 좋아한다. 상대를 알아봐주려 하는데 상대가 먼저 나를 알아봐주니 싫어할 이유가 없다.하지만 그런 사람들에게도 약점이 있다. 바로 상처 받기 쉽다는 것. 베푼 만큼 상처 받기 쉬운 그들의 약점은 못된 타자들이 새긴 불 자국이다. 자신을 돌볼 틈조차 타자에게 기꺼이 할애한 그 맘을 염치 있는 상대라면 알아봐주고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모색한다. 하지만 사람은 천차만별이다. 마음 결 고운 그런 사람들에 대한 겸허한 수용 없이 그들을 이용하고 제 악행의 희생양으로 삼는 경우도 있다. 소위 뒤통수를 치는 것이다. 이 뒤통수에 당해본 `남을 우선하는 사람들` 몇몇은 화병이 생기고 심하면 우울증까지 앓게 된다. 주고도 잃게 된, 자기모멸을 경험한 이런 사람들이 전문 상담가를 찾는다. 그 데이터를 분석한 조셉 월피 같은 이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게 된다. 남을 생각하는 것도 나를 아프게 하는 선이라면 곤란하다고. 어떤 경우에도 자신을 처음에 두고 남을 고려하라고. 그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법이라고.그런데 나를 우선하고 잉여의 에너지로 타자를 고려하라는 전문가의 충고가 `이상적인 접근법`이긴 하지만 배려가 습관화된 사람들에게는 그것조차 어울리는 옷이 아니라는 것을 알겠다. 전문가의 그런 충고를 거부하는 착한 심성이 그들에게는 본능적으로 꿈틀댄다는 것. 그들을 보면서 내가 내린 결론은 배려 때문에 얻은 상처마저도 그들은 배려한다는 것. 그리하여 누가 뭐래도 자신보다 타자를 우선한다는 사실!/김살로메(소설가)

2014-08-08

세월호 참사, 일벌백계해야

▲ 김진호 편집국장문득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7월 22일 유병언 신원 확인, 7월 25일 유대균·박수경 검거, 7월 28~29일 김엄마·양회정 자수 등 어느새 마무리돼가고 있는 유병언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결과를 보면서였다. 지난 4월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청해진 해운 소속의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 29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되는 대참사를 빚었다. 세월호를 운영한 청해진 해운은 국민적 지탄의 대상으로 떠올랐고, 이 회사와 세모그룹의 총수였던 유병언 회장이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유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가 본격 시작됐다. 전국의 신문과 방송들이 일제히 유 회장을 검거해 처벌하라는 논조의 보도를 쏟아냈고, 유 회장 일가가 부정축재한 엄청난 재산내역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그랬던 유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나머지 관련자들이 잇따라 자수하는 이 시점에 `이건 아니다`라고 딴지를 거는 것은 세월호 참사의 몸통은 결코 유 회장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이다.세월호 참사 직후 제기된 사고 원인 분석에서도 세월호 선장과 인천세관이 세월호의 정원초과 탑승, 과중한 화물적재 등을 검사하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했다. 이어 해상재난을 대비해 실시해야할 안전메뉴얼 훈련 한번 안하는 바람에 직원들이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거나 구조설비인 구명정을 1년에 한번씩 재검사해야 하는데 2년으로 연장시키고 아예 움직이지 못하게 묶어놓은 점, 회사가 승객의 안전을 외면한 채 돈만 밝혀 배를 증축한 점, 화물을 네 군데 묶어야 하는데 두 군데만 묶어 배가 한쪽으로 기울면 복원이 되지 않게 돼 있었던 점, 중요한 항해로에선 선장이 직접 운전해야 하는데 5개월도 안된 신참에게 키를 맡겨 배가 중심을 잃게 된 점 등이 참사를 불렀다. 즉, 이번 대참사는 해상 사고가 날 경우 신속하게 안전조치를 취할 수 있는 안전시스템의 부재, 그리고 과중한 화물적재를 묵인하고 탈법적인 증축을 눈감아 준 철밥통 공무원들의 안일한 근무자세가 빚어낸 인재(人災)라는 결론이다. 따라서 유 회장 일가가 오롯이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짊어질 국면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도 온 나라가 유 회장 일가에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물어야 하는 듯이 떠들어대고 있는 것은 왜일까. 그래서`보이지 않는 손`에 의한,`희생양`을 활용한 국면전환 전술이 아닐까 의심이 드는 것이다.희생양(scapegoat. 속죄양)은 제물로 바치기 위해 희생시키는 양을 말하는 데, 현대에서는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 쓴 피해자`란 뜻으로 쓰인다. 특정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합리적이며 인문·사회과학적 인과관계 규명 없이 대충 연관이 있어 보이는, 만만한 상대를 찾아서 응징함으로써 “문제가 사라졌다”고 여론을 조작하는 것은 유사 이래 계속돼 온 정치의 수단이기도 하다.물론 유병언 회장을 비롯한 유 회장 일가의 행태는 국민의 공분을 산 만큼 치죄해야 마땅하다. 다만 유병언이란 희생양 뒤에 숨어 웃고 있을, 죗값을 받아 마땅한 `철밥통`들에 대한 책임추궁은 어떻게 하고 있나 짚어보자는 것이다.이번만이 아니다. 이 땅에 대형참사가 일어날 때면 대개 안전불감증에 걸린 특정인이나 특정 민간기업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지곤 한다. 시끌시끌한 여론재판 와중에 안전관리·감독권을 한 손에 움켜쥔 채 `갑`질을 일삼던 철밥통들의 얘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래선 안된다.7·30재보선에서 야당이 세월호 참사를 정치이슈화했다가 역풍을 맞는 것을 보라.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 이슈로 삼는 것을 원치않는다. 오히려 이를 계기로 국가 안전시스템 정비와 무사안일한 철밥통 공직자들에 대한 인적쇄신을 기대한다. 희생양으로 눈가리려 해선 안된다. 일벌백계, 엄정한 신상필벌이 필요한 때다.

2014-08-01

바보 김부겸의 도전

▲ 김진호 편집국장지난 6.4지방선거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이는 단연 김부겸 전 의원이다. 야당 후보로서 보수여당의 안방인 대구에서 새누리당 시장후보와 당당히 맞서 석패한 그의 활약은 지역민은 물론 전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경북 상주출신인 김 전 의원은 경북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는 데, 대학에 다니던 1977년 유신반대시위로 처음 구속됐고, 1980년 계엄령위반으로 다시 구속·제적됐으며, 1992년에는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는 등 고난의 세월을 보냈다. 그의 정치역정 역시 적지않은 시련으로 점철됐다. 처음 제13대 총선에 서울 동작구갑에서 한겨레민주당으로 출마, 5위로 낙선했고, 제15대 총선에서는 과천·의왕시에 민주당으로 출마해 18.02%를 얻어 3위로 낙선했다.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된 것은 16대 총선으로, 경기도 군포에서 한나라당으로 출마해 배지를 달았다. 이후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으로 출마해 경기 군포에서 잇따라 3선을 했다. 19대 총선에서 그는 국회의원 당선에 유리한 수도권 지역구를 버리고 지역주의 타파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대구수성갑에 출마, 40.42%의 득표를 했으나 2위로 낙선했다. 이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대구광역시장 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출마해 40.3%를 득표했으나 결과는 역시 낙선.그러나 그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2016년 20대 총선에 대구·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야당 간판을 달고 국회에 입성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6.4지방선거때 대구 수성구지역에서는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와 비슷한 47.5%의 득표율을 기록한 게 큰 자산이 되고 있다.지난 23일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만난 그는 편안해보이는 푸른색 여름 자켓에 노타이차림이었다. 요즘 7.30보궐선거 지원을 위해 서울과 수원, 부산 등지를 다니며 새정치연합 후보들의 지원유세를 다니느라 바쁘다는 그는 앉자마자 선거지원 유세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행태에 유권자들이 많이 실망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말문을 연다고 했다. “유권자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새정치연합이 환골탈태하지 못하고 여러 파벌로 나뉘어 싸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는 데 대해 국민여러분이 나무라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이 지역에 출마한 ○○씨처럼 훌륭한 정치인은 꼭 국회로 보내 여당을 견제하는 올바른 야당정치인으로 키워주십시오.”유권자들의 반응 역시 비슷하단다. “야당 정치인중에 자신들의 행태가 잘못됐다고 시인하는 사람도 있네. 정말 야당은 많이 반성해야 돼요.”그러면서 그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목청 크게 구호를 부르짖기 보다 국민의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는 정치를 기대한다는 그의 진단이 빛을 발한 듯 싶었다.현재 원외 위원장인 그는 야권에선 이미 대권주자 반열에 올라 있다. 최근 실시한 야권 차기주자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박원순 시장, 문재인 의원, 안철수 대표, 손학규 고문에 이어 다섯번 째(선호도 5.9%) 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저런 이유로 김부겸 전 의원은 왠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은 꼴이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누가 봐도 탄탄대로인 수도권을 두고 굳이 험한 길인 부산에 출마해 낙선한 바 있기 때문이다. `바보 노무현`이란 별명으로 불리운 그 때 총선의 선택이 그를 대권으로 인도했다. 50여년간 한국 정치를 지배해온 지역주의 망령과 고독한 사투를 벌였던 그의 도전정신을 국민들이 알아 준 것이다.“이번 보궐선거에서 이정현 홍보수석이 호남지역에서 당선된다면 다음 총선에서 저의 국회입성이 다소 쉬워지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못하면 제가 좀더 노력해야 할 거고요.” `바보 김부겸`의 도전은 과연 어떤 응답을 받게될까 궁금하다.

2014-07-25

아모르 파티

▲ 김진호 편집국장세계 주요 20개 국을 대상으로 국민 행복수준을 조사했더니 한국은 19위라는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최근 영국의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모리에 따르면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은 64%만이 `그렇다`라고 응답해 국민이 느끼는 행복수준이 최하위 스페인(59%) 다음으로 낮게 나왔다는 것. 스웨덴은 행복하다는 답변 비율이 88%에 달해 전체 조사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와 호주는 각각 86%와 85%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남아공과 벨기에, 미국은 공동 4위(83%)였고, 브라질, 프랑스, 인도가 공동7위(81%)로 뒤를 이었다.각국에서 1만6천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행복수준이 평균(77%)보다 높은 나라는 터키(80%)와 폴란드(78%)까지 11개국에 이르렀지만 나머지 9개국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평균에 미달한 12위(76%)에 머물렀으며, 중국과 독일이 각각 75%의 응답률로 뒤를 이었다. 행복하다는 응답이 70%에 못 미친 국가는 최하위 스페인과 한국을 비롯해 일본(65%), 러시아(66%) 등이었다.행복에 대해 사람들은 잘못된 환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어른만 되면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에는 `대학만 들어가면 좋아질거야`,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대학만 졸업하면`, 대학 졸업후에는 `결혼만 하면`, 결혼 후에는 `애만 낳으면`하는 식으로 언제나 자신을 닦달하며 살아간다. 늘 다음을 기약하면서 오늘을 힘겹게 견디고 있다.과연 어떤 삶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거나 지위, 권력, 인기를 얻으면 성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성공은 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재산이 1억원인 사람은 재산이 10억원인 사람들속에서는 가난뱅이 소리를 듣게 돼 있고, 군대에서 소대장이 병사들과 있으면 지위가 높지만 중령과 있으면 지위가 낮은 축에 들어간다. 이런 성공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따라서 성공한 인생이라면 세상에서 추구하는 성공과 상관없이 본인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가리킨다. 특히 직장인이 행복하냐 아니냐는 그 사람이 지금 위치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직장인의 행복과 관련해서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다.어느 전자회사의 AS기사에게 “자신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합니다. 제가 냉장고를 고치면 사람들은 시원한 음료수를 기분좋게 마시고, 신선한 요리를 먹게 됩니다. 제가 텔레비전을 고쳐주면 그들의 저녁시간이 즐거워집니다”이처럼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기쁘게 보람있고, 행복하게 삶을 누리고 있을 것이란 믿음이 간다.하나 더 예를 들면, 미국우체부 프레드는 단지 푸른 유니폼과 커다란 가방 하나 메고 다니면서도 자신의 일이 단지 우편물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단순노동이 아니라고 믿었다. 그는 고객이 오랫동안 집을 비우면 우편물이 쌓여 도둑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우려해 그들의 우편물을 자신이 보관했다가 전해주었다. 그들에게 우편물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안부를 챙기고 그들을 기억함으로써 사람사이의 관계를 만들었고, 자신의 일이 결코 단순노동이 되지 않도록 했다. 보잘것없는 일상에서 위대한 가치를 발견한 그를 기념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프레드상`이 만들어졌다.누구나 지금 하고있는 일에 답이 있다. 다만 그 일을 보잘것 없는 일상으로 생각하느냐, 큰 가치를 부여하며 하느냐에 따라 삶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는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이 한마디를 가슴에 새겨두길 권한다.`아모르 파티(Amor fati:네 운명을 사랑하라)`

2014-07-18

존재의 이유

▲ 김진호 편집국장사람은 왜 살아야 하나? 젊을 때 스스로에게 많이 던지곤 했던 질문이다. 이제 나이 오십이 넘어서자 `사는 게 뭔가. 대체 인생이란 무엇인가`하는 회의가 들면서 다시 자꾸 묻게 된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려고 무던히도 노력했지만 답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꽤 오랫동안 그 이유를 알지 못했는 데, 법륜스님이 쓴 `인생수업`이란 책을 보고 내가 답을 찾지 못한 이유를 알게됐다. 바로 삶이 왜라는 생각보다 먼저 있었기 때문이란다. 존재가 사유보다 먼저 있었으니 답을 못하는 게 정상이란다. 살고있으니 생각도 하는 건데, 왜 사는 지를 자꾸 물으니 답이 나올 수 없다는 것. 내가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난 게 아니라 이미 태어나 있었다. 한국사람이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라 이미 한국사람이 돼 있었다. 그런데 `내가 왜 한국사람이 됐지?`라고 물으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더구나 이처럼 `왜 사는가`를 자꾸 묻다보면 `이렇게 삶의 의미도 모르고 살아서 뭐 해`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자살과 같은 부정적인 생각으로 흐르기가 쉽다.법륜 스님은 그래서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메뚜기도 살고 다람쥐도 살고, 토끼도 사는구나. 나도 살고, 저 사람도 산다. 모두 살고 있는 데, 그럼 어떻게 사는 게 좋은 걸까? 즐겁게 사는 게 좋을까. 괴롭게 사는 게 좋을까? 즐겁게 사는 게 좋다. 그럼 어떻게 하면 즐겁게 살까?`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이미 살고 있는 존재로서 건강한 사고방식이 아니겠는가. 풀도 그냥 살고, 토끼도 그냥 살고 사람도 그냥 산다. 또 때가 되면 죽는다.살고 싶어서 살고, 죽고 싶어서 죽는 게 아니라 삶은 그냥 주어졌고, 때가 되면 죽는거란다. 결국 주어진 삶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괴로워하며 살 것인가, 즐거하면 살 것인가`의 문제일 뿐이란 생각에 공감한다.이 삶의 주인은 바로 나다. 내가 내 인생을 행복하게 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 그런데 자꾸 이런 저런 이유를 붙여서 자신을 괴롭히면 행복해야 할 내 인생을 나 스스로 내팽개치는 것과 같다. 그러니 `왜 사는가`하는 질문으로 삶에 시비를 걸지 말고, `어떻게 하면 오늘도 행복하게 살까?`를 생각하면 될 일이란 데 표를 던지자.삶을 얘기했으니 죽음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가자.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죽고나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죽고 나면 모든 것이 없어진다고 생각하니까 타인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생기고, 자기에 대해서도 아쉬움이 지나쳐 두려움이 생긴다. 흔히들 종교에 따라 죽으면 천국에 간다거나 극락에 간다는 데 죽음이 두려우니까,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내세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불교나 천주교, 개신교 할 것 없이 모두 내세를 이야기하지만 내용은 다소 다르다. 그러나 이를 증명할 수는 없으니 각자 좋을 대로 생각하면 되리라.최근 종교와 관련한 통계가 눈길을 끌었다.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가량은 종교가 평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갈등을 유발하는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것이다. 고산문화재단(이사장 영담스님)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월 4~14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65세 이하 성인 1천 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종교인식과 불교의 인상`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종교가 평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갈등을 유발한다`는 의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매우 동의` 14.6%, `약간 동의` 35.9%였고, `동의도 반대도 아님` 28.0%, `약간반대` 17.9%, `매우 반대` 3.6%로 집계됐다. 특히 가장 신뢰하는 종교를 물었더니 천주교 31.7%, 불교 31.6%, 개신교 21.6% 순으로 나타났다(표본오차 95% 신뢰구간에 ±3.1%).우리 영혼을 지켜줘야 할 종교가 제 역할을 못해서 벌어지는 현상이니 아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2014-07-11

무신불립(無信不立)

▲ 김진호 편집국장3일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이 언론에 보낸 특별기고문에서 한중관계 발전에 가장 중요한 네가지를 들면서 상호신뢰를 증진시키는 것을 첫째로 꼽았다. 그는 믿음은 동방의 가치관에서 매우 중요한 지위를 가지고 있고, `믿음이 없으면 설수 없다(무신불립: 無信不立)`는 것은 한·중 양국국민이 함께 간직해 온 공동이념이라고 강조했다. 무신불립의 출전은 바로 `논어` 안연편이다. 공자는 정치가 잘되기 위한 조건으로 풍족한 식량(足食), 충분한 병력(足兵), 백성의 믿음(民信) 등 세 가지를 꼽고, 가장 중요한 것을 `백성의 믿음`이라고 했다. 백성의 믿음이 없다면 나라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국민들이 정부에 대한 믿음을 잃게 한 데 있다.국회에서 2일 열린 세월호 참사 국정조사에서도 이런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국정조사에 나선 의원들이 해경 상황실 유선전화 녹취록을 둘러싸고 `왜곡 발언`논란이 일었다. 이번 충돌은 녹취록을 인용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광진 의원의 발언이 불씨가 됐다. 김 의원은 “사고 당일 오전 9시50분 청와대에서 (사고현장) 화면을 보여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해경이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를 수행하느라 구조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가 “다른 일은 그만두고 영상 중계 화면 배만 띄워라. 카톡으로라도 보내라. 내가 요청하는 게 아니다. VIP(박 대통령)가 좋아하고, 제일 좋아하니까 그것부터 하라”라는 발언을 했고, 녹취록에도 이 발언이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간사인 조원진 의원은 “녹취록 어디에 `VIP가 영상을 좋아한다`는 내용이 있나. 우리도 같은 녹취록을 갖고 있는데, 어떻게 이런 새빨간 거짓말을 할 수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은 김 의원의 특위 사퇴를 요구하며 회의 참석을 거부, 오후 2시30분에 재개될 예정이던 기관보고가 파행했다. 이렇게 되자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현미 의원이 브리핑에서 “김 의원의 말이 오해를 불러 일으킨 점에 대해 저도 사과하겠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사과한 뒤 “새누리당은 회의장으로 돌아오라”고 말했다. 결국 특위는 약 5시간 가량 중단된 끝에 오후 7시30분부터 가까스로 재개됐다. 불신이 정치판을 더욱 어지럽히고 있다.믿음은 개인의 삶에서도 꼭 필요하다. 삶은 어떤 식이든 선택의 연속이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이 사람이랑 결혼할까요? 하지말까요? 유학을 갈까요? 회사를 더 다닐까요? 마치 둘 중의 하나가 정답인 것처럼 묻는다. 사실 정답은 없다. 그 남자랑 결혼하는 게 정답이 될 수도 있고, 오답이 될 수도 있다. 유학을 가는 게 나을 수 있고, 회사를 더 다니는게 정답이 될 수도 있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한 선택을 옳게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우리 삶에서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자. 그렇지 않으면 우리의 행복은 삶이 끝나갈 때까지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삶은 순간의 합이지, 결코 경주가 아니다. 여러분의 선택을 옳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현재를 믿어야 한다. 현재 순간순간을 믿고, 의미를 부여할 때 내 삶은 더욱 의미있는 삶이 된다. 순간에 이름을 붙여주고, 의미를 불어넣으면 모든 순간이 내게 다가와 내 인생의 꽃이 되어 줄 것이다.괴테의 `파우스트`에서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와 내기를 한다. 악마의 힘을 빌리는 대가로 만약 자신의 삶에 만족해 `머물러라, 너는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외치면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고 한다. 매 순간을 아름답게 느낀다면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이 말처럼 살아있다는 그 단순한 놀라움과 존재한다는 그 황홀함에 취하여 현재를 살아가고 싶다.

2014-07-04

인사청문회 유감

▲ 김진호 편집국장`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는 요즘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안대희 총리 후보에 이어 문창극 총리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자 정홍원 국무총리를 유임시키는 `궁여지책`을 택했다. 특히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경우 친일사관이 문제가 돼 자진사퇴한 최초의 사례가 됐다. 문 후보자는 교회에서 있었던 강연 도중 우리나라 민족성과 식민지화와 관련, “민족성이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게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다” “하나님이 이 나라를 일본의 식민지로 만든 것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 보냈기 때문”이라고 했고, 독립운동에 대해서도 “어느날 갑자기 뜻밖에 갑자기 하나님께서 해방을 주신 거에요. 미국한테 일본이 패배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거저 해방을 갖다 준거에요”라고 폄하했는 가 하면 친일파인 윤치호를 칭찬하는 발언 등이 공개되면서 국민들의 반일정서를 자극, 끝내 사퇴에 이르렀다. 국무총리 후보자로서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었지만 후폭풍 역시 거세다.인사청문 제도에 대한 비판론이 그것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아예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인사 청문 제도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미국의 청문제도와 같이 신상문제와 도덕성 검증은 인사청문회 이전에 비공개로 검증하고, 이후에 업무수행 능력 등을 공개적으로 검증하는 인사청문회 이원화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핵심 당직자들도 야당이 인사청문회 자체를 정쟁 수단으로 삼는 것을 시정하지 않고 계속 `정쟁의 장`으로 삼는다면 국정의 체계적·합리적 수행과 정치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내각제에서는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고, 대통령제 국가에서 몇 곳이 제도를 운영하는데, 이런 식으로 공직에 오르는 것 자체를 마녀사냥 무대에 오르는 분위기로 몰고 가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다.실제로 인사청문회가 마녀사냥식으로 지나치게 신상털기를 한다는 비판 여론은 꾸준히 있어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위장전입 문제다. 멀리는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은 장상 국무총리 후보자와 언론인 출신의 장대환 국무총리 서리 후보자를 위장전입 했다는 이유로 인준을 부결시켰다. 그후 수많은 장관 후보자들이 위장전입 덫에 걸려 낙마해오다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4자녀를 명문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다섯차례에 걸쳐 위장전입했다고 시인하고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후 대통령에 당선됐기 때문이다. 이후 한상대·천성관·김준규 검찰총장, 이귀남 법무부 장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은 위장전입 사실을 시인하고도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랬듯 맹모삼천(孟母三遷)의 고사처럼 자녀교육을 위한 위장전입의 경우는 장관 낙마사유라고는 보지않게 된 것이다.그렇다고 총리나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을 문제삼지 말아야 한다는 게 아니다. 나라 정책을 입안·조정·집행할 고위공직자를 뽑는 최종 절차인 인사청문회가 왜 정책입안이나 조정능력을 중점적으로 검증하지 않느냐는 것이다.신상털기식 인사청문 관행은 이제 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를 공격하고 매도하는 호통 청문회, 망신 청문회일 뿐이다. 이래서야 청렴하고 유능한 재사들을 어떻게 등용할 수 있을까.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경우도 청문회에 가기 전 자진사퇴하게끔 만든 것은 유감스럽다. 한두마디 말로 밝히기 어려운, 역사관에 문제가 있다면 더더욱 국회 인사청문회장에서 본인의 해명을 듣고, 어떤 것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혔어야 했다.앞으로 있을 인사청문회에서는 모쪼록 고위공직 후보자들의 국정 수행 능력을 중점적으로 검증하는 청문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2014-06-27

티키타카의 몰락

▲ 김진호 편집국장월드컵 축구로 날밤을 새는 이가 많아졌다. 나 역시 새벽녘 잠에서 깼다하면 TV화면에서 펼쳐지는 축구스타들의 펄펄 나는 몸짓에 눈과 귀를 뺏기고 만다. `둥근 공`을 사용해서인지 축구 경기는 예상외의 결과가 잦다. 19일 새벽 열린 스페인과 칠레전도 그랬다. 이날 경기를 관전한 세계 축구팬들은 이변을 목격했다.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 리그 B조 2차전에서 스페인이 칠레에 0-2로 완패, 2연패를 당함으로써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날 패배로 `무적함대` 스페인 축구를 대표하는 브랜드 `티키타카(Tiki-Taka)`의 시대도 함께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탁구공이 쉼없이 왔다갔다 한다는 뜻의 스페인어인 `티키타카`는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위주로 한 스페인 축구 스타일을 가리킨다.티키타카의 유래는 이렇다. 지난 2007년 스페인 대표팀을 이끌던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은 체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짧은 패스로 볼 점유율을 극도로 끌어올려 상대에게 공격할 틈을 주지 않는 새로운 스타일의 축구인 `티키타카`를 도입했다. 스페인은 이 스타일의 축구로 유로 2008에서 정상에 오르며 전성기를 열었다. 아라고네스 감독의 뒤를 이어 2008년 부임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도 이를 이어받아 2010년 남아공 월드컵과 유로 2012까지 제패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후 사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이상 FC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 등 `티키타카의 지휘자`들은 세계 축구를 주름잡았다.그러나 최근 들어 힘과 체력을 앞세운 압박전술에 티키타카는 고전하는 일이 잦아졌다. 스페인 대표팀처럼 티키타카를 구사하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가 지난해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독일 분데스리가의 대표주자인 바이에른 뮌헨에 패배하면서 이런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결승전에서 스페인이 브라질에 0-3으로 완패하면서 우려는 심화됐다. 티키타카 전술에 대한 공략법이 점차 드러나고 있음에도 획기적인 전술 변화없이 월드컵에 나선 스페인은 결국 브라질에서 침몰하고 말았다.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페인은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아르엔 로번과 로빈 판 페르시에게 속수무책으로 1-5 완패를 당했다. 스페인은 이날 칠레와의 2차전 경기에서도 미드필더 지역에서부터 볼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등 기대 이하의 플레이끝에 무릎을 꿇었다.손자병법에 `형병지극 지어무형(形兵之極 至於無形)`이라고 했다. 즉, 최고 경지의 전법은 형태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승리를 거둔 전술은 반복해서 쓰지 말고 무궁하게 변형해 사용해야 한다. 싸움은 상대가 있는 법이므로, 전술은 상대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고, 바뀌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전술이란 물과 같다. 물이 높은 곳을 피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전술도 방어가 철저한 곳을 피해 허점을 친다. 물이 땅을 따라 흐르며 모양이 만들어지듯이 전술도 적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물에 일정한 형태가 없듯이 싸움의 흐름도 늘 변한다. 상황이 다르고, 사람이 다르면 방법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7대 병법서 가운데 하나인 `사마법`에도 `무부선술(無先術), 즉 `앞서 써먹었던 전술은 다시 쓰지 말라`고 했다.옛날 중국의 침략을 받은 고구려는 수양제와 당태종의 공격을 연달아 같은 전술로 막아냈다. 두 번 다 방어에 성공했지만 적에게 전술이 어떻게 승리로 이어졌는 지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세 번째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그러나 고구려는 기존의 작전계획을 고집했다. 그 결과는 고구려의 멸망으로 이어졌다.월드컵 무대에서 티키타카의 몰락은 우리 사회에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왜 필요한지를 웅변하고 있다.

2014-06-20

마음으로 보는 법

▲ 김진호 편집국장6·4지방선거가 끝난 지 일주일이 지났다. 우선 선거에서 당선된 모든 후보들에게 지면으로나마 진심으로 축하인사를 전한다. 선거가 끝났지만 아직 선거 후유증에 시달리는 곳이 적지 않다. 선거 후유증이 그리 쉽게 가라앉지 않는 데는 승자독식이란 선거의 속성때문이다. 선거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한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자신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포지티브`전략과 상대 후보의 약점을 널리 알려 지지표를 이탈시키는 `네거티브`전략이다. 포지티브 전략은 정공법이지만 상당한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단점이다. 네거티브 전략은 상대의 흠이나 약점을 퍼뜨려 지지율을 떨어뜨리는 방법인 데, 본시 사람이란 게 남 칭찬하는 것보다 욕하는 데 훨씬 더 열을 내는 족속이 아니던가. 그래선지 네거티브가 포지티브에 비해 반응이 훨씬 빨리 나타난다. 그런 이유로 선거에서 열세인 후보들은 네거티브 전략의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이번 선거에서 네거티브가 심했던 곳은 경북 지역 자치단체장 선거에서였다. 특히 경주시와 영덕군이 심했고, 다른 지역에서도 막판까지 네거티브로 시끄러웠다. 실제로 후보들 간에 날 선 공방이 오고 가면 어느 쪽의 말이 사실인지 판가름 하기 힘들다. 짧은 선거기간 동안 일어나는 후보들간 공방 가운데 어느 것이 진실이고, 팩트인지 일일이 가리는 것이 쉬울 리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선거 결과를 보면 유권자들이 확실히 틀렸다고 지적할 만한 경우가 많지 않은 것은 어쩐 일일까.답을 두 가지로 들어본다. 우선 중국 고전에 나오는 `천망회회 소이불실(天網恢恢 疏而不失)`이란 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노자`에 나오는 말로서 풀이하면 사람의 악운(惡運)이 강할 때는 한때 하늘을 배반해도 벌을 받지 않는 수가 있으나, 결국은 하늘의 벌을 받게 된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광대하여 그물의 눈이 성글지만 선악의 응보는 반드시 내리고, 절대로 실패하는 일이 없다는 뜻이다.두번 째로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유명한 모자 그림에 대한 설명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모자 그림은 소설 속 주인공이 코끼리를 삼킨 뱀을 그린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그림을 모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설에 등장하는 여우는 “가장 소중한 것은 눈으로는 볼 수 없고, 마음으로 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판 한 가운데서 마냥 눈에 보이는 것만 믿어서야 올바른 후보를 뽑을 수 없다. 겉으로 보이는 일부분으로 성급히 결론을 내리는 편견을 버리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마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소중한 것들을 보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망한다.눈에 보이지 않는 가장 소중한 것을 마음으로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무학대사와 이성계의 일화에서 찾을 수 있다.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국가의 기본적인 시스템도 다 정비하고 나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게 돼 적적하기 짝이 없어 무학대사를 불러 대좌했다. 이성계가 불쑥 무학대사에게 말했다. “대사의 얼굴은 돼지 같구려.” 그러자 무학대사가 대답했다. “상감마마의 용안은 부처님 같으십니다.” 이성계는 속으로 `무학은 승려라서 나하고는 말이 안 통해. 내가 자기를 돼지 같다고 하면 자기는 나를 호랑이 같다거나 말이나 소 같다고 해야 서로 이야기가 오고 가겠거늘…. 쯧쯧쯧…`이 같은 이성계의 생각을 알아차린 무학대사가 말했다. “상감마마, 돼지 눈에는 세상이 전부 돼지로 보이고, 부처의 눈에는 세상이 전부 부처로 보이는 것입니다.”아뿔사! 이성계는 정신이 번쩍 났다. `그럼 내가 돼지고, 무학 저는 부처라는 말이 아닌가!`마음 하나를 잘 다스려야 사람의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교훈이 마음에 와닿는 요즘이다.

2014-06-13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김진호 편집국장북새통속에 6·4지방선거를 마무리하며 이런저런 상념에 잠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포항시장 후보 공천경쟁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특히 극적인 상황변화와 의외의 결말이 압권이었다. 첫 진통은 포항이 여성후보 전략공천지역으로 선정될 것이란 소식으로 출발했다. 포항지역이 들끓었다. 포항시장 후보들은 크게 반발, 지지자들과 함께 중앙당으로 찾아가 방침철회를 소리높여 외쳤다. 우여곡절끝에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합한 경선으로 선회했다. 이 과정에서 공원식 후보는 전략공천 소식을 들은 직후 관광버스 2대에 100여명의 지지자들을 태워 중앙당으로 쳐들어가는 순발력과 조직력을 과시해 주위의 감탄을 자아냈다. 포항시의장, 경북도 정무부지사와 경북관광공사 사장을 역임한 경력에 걸맞게 공 후보는 전략공천 뒤집기에 이어 2등으로 출발한 후보 경선에서도 막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듯 보였다. 그러다 운동원이 돈봉투를 살포한 혐의가 드러나 예비후보직을 사퇴하는 비운을 맞았다. 그토록 오랫동안 포항시장선거에 공을 들여온 그가 왜 그렇게 무리한 행보를 했는 지 모를 일이다.전화착신으로 여론조사를 조작한 혐의로 형사처벌을 당할 위기에 처해있는 모성은 포항시장 후보에게도 유감의 뜻을 전한다. 그와는 서울에서 열린 지역 행사에서 자주 만나 알고 지냈는 데, 정작 선거에 출마도 제대로 못해보고 곤궁한 처지에 빠졌으니 안쓰런 마음뿐이다. 그의 이력을 보면 포항시장 선거를 위해 `참으로 오랫동안 공을 들여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더욱 씁쓸하다. 대학에서 지역재정학과 지역경제를 전공해 석·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 전문위원과 지방분권위 실무위원, 한국지역경제학회 회장, 한국지방자치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경력으로 따지면 포항시장쯤은 차고 넘친다. 더구나 `포항비전 21`, `글로벌 포항 비전 2020`이란 논문까지 썼다니 본인 스스로 `준비된 포항시장`이라 믿었을 수도 있다. 그처럼 오랫동안 꿈을 키워온 그가 이렇듯 일을 그르친 이유는 뭘까.두 사람 모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격언 한마디쯤 가슴에 담고 있었어야 했다. 열정이 넘쳐 광기로 변하곤 하는 선거에 임하려면 마음의 브레이크 하나쯤 필요한 법. 열정이 범죄로 이어져서야 될 말인가.선거가 끝나 당선과 낙선의 희비쌍곡선에 서있을 후보들이 어떤 마음일지 헤아려보다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란 화두에 꽂히고 말았다. 친절하고, 가난한 구두장이인 시몬이 천사 미하일과 지내면서 들은 얘기를 소개한, 동화같은 얘기다.천사 미하일은 하느님이 한 영혼을 데려 오라고 명령해 세상에 내려왔다가 “아이들이 죽게 될것”이라며 아이 엄마가 애원하는 바람에 마음이 약해져 하느님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지킬 수 없었다. 그러자 하느님은 미하일에게 “아기 엄마의 영혼을 데려오면, 사람의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세가지 질문의 뜻을 알게 될 것”이라며, 답을 찾을 때까지 사람들에게 가 있으라고 명령했다. 인간계로 내려온 천사 미하일은 알몸으로 차가운 길바닥에서 웅크리고 있던 자신에게 시몬과 아내 마트료나가 옷과 먹을 것을 주는 것을 보고, `사람의 마음 속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있음`을 깨달았다. 어느 날 찾아온 귀족 신사가 1년을 신어도 끄떡없는 구두를 주문했지만 천사인 미하일은 그가 곧 죽을 것임을 알았기에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은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못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마지막으로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는 부인을 보고 미하일은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사실을 확연히 깨달았다.선거에 나섰던 모든 후보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당신은 무엇으로 사는가`라고.

2014-06-06

내 인생의 골든타임

▲ 김진호 편집국장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 골든타임(Golden time)이란 말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골든타임은 우선 방송계에서 시청률이 가장 치솟는 시간대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골든 타임보다 `황금시간대`라는 어휘를 사용하며, 평일 오후 8시 ~ 밤 12시 사이를 가리킨다. 영어로는 프라임타임(Prime time)이다.그러나 세월호 참사에서 쓰인 골든타임은 구급대원이나 의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의학용어에서 유래된다. 이때의 골든타임은 심폐기능이 정지되었거나 순환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중증응급환자들의 생존 및 예후가 결정되는 시간을 가리킨다. 보통 성인 기준으로 심폐기능 정지로 응급처치를 시행해 심정지 이후 4분내에 혈액순환이 회복되면 중추신경기능을 대부분 회복할 수 있고,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 이때의 4분을 `금쪽 같은 시간`이라는 뜻에서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세월호 참사를 되짚어본다면 배가 침몰하기 시작해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1시간여에 이르는 시간동안 승객을 갑판위로 대피하도록 했다가 배가 가라앉기 전에 바다로 뛰어내리도록 안내했더라면 대다수의 승객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란 뼈아픈 회한이 골든타임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게 했다. 더구나 세월호의 골든타임은 4분이 아니라 열배가 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며칠전 `포항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대담차 만난 한동대 장순흥 총장은 요즘 회자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의 골든타임을 얘기했다. 바로 `포항(경제)이 골든타임`이라는 진단이었다. 장 총장은 이 자리에서 포항이 포스코라는 세계적인 철강기업의 발전에 기대어 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철강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하루빨리 소프트산업, 문화산업 등으로 산업구조개편을 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의 골든타임은 아마 `하루빨리 손쓰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시기`를 말하는 듯 했다. 골든타임과 비슷한 뜻의 말로는 `매우 번성하거나 중요한 시기`를 가리키는 황금기(黃期)가 있다. 주로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식의 표현으로 쓰이는데, 이 말을 좀더 음미해보면 골든타임과 다를 바 없는 이치가 포함돼있다.우리나라는 사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그 변화무쌍한 계절의 변화는 사람에게 놀라운 지혜를 보여주는 스승의 역할을 한다. 자연에 계절이 오고 가는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라. 우리 인생은 어느 순간 꽃피는 봄이 왔다가 무덥고 힘겨운 여름, 서늘한 기후에다 수확으로 기쁜 가을, 그리고 새 생명을 기다리며 인내하는 겨울을 맞는다. 계절의 변화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또 자연은 급하거나, 머물러 있거나 고정돼 있지 않다. 사람과는 달리 자연은 상태의 유지를 추구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흐르고, 솟아나고, 성장하고, 변화하며, 완전히 없어졌다가 또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 이처럼 아름다운 변화를 유유히 펼쳐보이는 삶이라면 매 순간 황금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지난 한 주를 어떻게 보냈나. 특별한 일 없이 모든 것이 그저 평범했다면 축하할 일이다. 왜냐하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은 너무 평범하다 못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만 삶에 있어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평가하는 법을 배우고,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재발견하는 일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처럼 평범한 일상을 기적처럼 여기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오늘 하루 무언가를 위해 온 마음과 정성으로 노력하면 우리는 그게 무엇이건 이룰 수 있다. 우리 대다수는 이런 자각없이 평범한 일상을 그저 평범하게 보낸다. 평범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은가?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의 골든타임이란 사실을 깨닫고, 평범함속에 특별함을 발견하는 당신이 되라. 당신의 하루하루가 `인생의 황금기`로 새롭게 자리잡을 것이다.

2014-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