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아모르 파티

등록일 2014-07-18 02:01 게재일 2014-07-18 19면
스크랩버튼
▲ 김진호 편집국장

세계 주요 20개 국을 대상으로 국민 행복수준을 조사했더니 한국은 19위라는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최근 영국의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모리에 따르면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한가`라는 질문에 한국인은 64%만이 `그렇다`라고 응답해 국민이 느끼는 행복수준이 최하위 스페인(59%) 다음으로 낮게 나왔다는 것. 스웨덴은 행복하다는 답변 비율이 88%에 달해 전체 조사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으며, 캐나다와 호주는 각각 86%와 85%로 2위와 3위에 올랐다. 남아공과 벨기에, 미국은 공동 4위(83%)였고, 브라질, 프랑스, 인도가 공동7위(81%)로 뒤를 이었다.

각국에서 1만6천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행복수준이 평균(77%)보다 높은 나라는 터키(80%)와 폴란드(78%)까지 11개국에 이르렀지만 나머지 9개국은 평균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은 평균에 미달한 12위(76%)에 머물렀으며, 중국과 독일이 각각 75%의 응답률로 뒤를 이었다. 행복하다는 응답이 70%에 못 미친 국가는 최하위 스페인과 한국을 비롯해 일본(65%), 러시아(66%) 등이었다.

행복에 대해 사람들은 잘못된 환상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어릴 때는 `어른만 되면 행복할 거야`라고 생각한다. 학창시절에는 `대학만 들어가면 좋아질거야`,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대학만 졸업하면`, 대학 졸업후에는 `결혼만 하면`, 결혼 후에는 `애만 낳으면`하는 식으로 언제나 자신을 닦달하며 살아간다. 늘 다음을 기약하면서 오늘을 힘겹게 견디고 있다.

과연 어떤 삶이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거나 지위, 권력, 인기를 얻으면 성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성공은 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재산이 1억원인 사람은 재산이 10억원인 사람들속에서는 가난뱅이 소리를 듣게 돼 있고, 군대에서 소대장이 병사들과 있으면 지위가 높지만 중령과 있으면 지위가 낮은 축에 들어간다. 이런 성공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

따라서 성공한 인생이라면 세상에서 추구하는 성공과 상관없이 본인 스스로가 만족하는 삶을 가리킨다. 특히 직장인이 행복하냐 아니냐는 그 사람이 지금 위치에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직장인의 행복과 관련해서는 여러 에피소드가 있다.

어느 전자회사의 AS기사에게 “자신의 일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저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합니다. 제가 냉장고를 고치면 사람들은 시원한 음료수를 기분좋게 마시고, 신선한 요리를 먹게 됩니다. 제가 텔레비전을 고쳐주면 그들의 저녁시간이 즐거워집니다”이처럼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기쁘게 보람있고, 행복하게 삶을 누리고 있을 것이란 믿음이 간다.

하나 더 예를 들면, 미국우체부 프레드는 단지 푸른 유니폼과 커다란 가방 하나 메고 다니면서도 자신의 일이 단지 우편물의 위치를 이동시키는 단순노동이 아니라고 믿었다. 그는 고객이 오랫동안 집을 비우면 우편물이 쌓여 도둑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우려해 그들의 우편물을 자신이 보관했다가 전해주었다. 그들에게 우편물만 건네는 것이 아니라 안부를 챙기고 그들을 기억함으로써 사람사이의 관계를 만들었고, 자신의 일이 결코 단순노동이 되지 않도록 했다. 보잘것없는 일상에서 위대한 가치를 발견한 그를 기념하기 위해 미국에서는 `프레드상`이 만들어졌다.

누구나 지금 하고있는 일에 답이 있다. 다만 그 일을 보잘것 없는 일상으로 생각하느냐, 큰 가치를 부여하며 하느냐에 따라 삶은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에게는 삶이 만족스럽고, 행복할 수 밖에 없다. 그렇지 못한 이들에게는 이 한마디를 가슴에 새겨두길 권한다.

`아모르 파티(Amor fati:네 운명을 사랑하라)`

김진호의 是是非非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