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호 논설위원“누가 대통령이 될 것 같나요?”“글쎄요. 모르겠네요”요즘 이런 저런 모임에 가면 꼭 한번쯤 하게 되는 문답이다. 12월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명색이 신문사에서 정치관련 칼럼도 쓰는 처지에 이럴 때 속시원하게 “○○○(이)가 대통령 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라고 얘기해 줄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지금으로선 누가 대통령이 될 지 알수가 없다.하지만 필자는 누가 대통령이 될 지는 모르지만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될 지는 알고 있다. 먼저 시대정신을 제대로 진단하고 국가 어젠다를 선점한 사람이 승리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는 사회 양극화, 청년실업, 하우스푸어로 인한 중산층 붕괴 등으로 복지확대, 경제민주화, 국민통합, 일자리창출 등이 핵심 어젠다가 되고있다. 이런 국민적 관심사를 가장 잘 추스리는 사람이 승리할 것이다.정치공학적으로는 40대의 마음을 얻는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4·11 총선 당시 40대 유권자는 882만3천301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2%에 달한다. 전체 유권자에서 20~30대(19세 포함)와 50대 이상 비율이 각각 38.8%, 39.2%로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승부는 40대 투표에서 갈린다. 50대 이상은 보수가 많고, 30대는 진보성향이 짙어 비긴다고 볼때 40대는 진보나 보수 어느 한쪽으로 고정돼 있지 않다. 40대는 우리 사회의 기성세대로서 보수적이지만 격동의 민주화 시대를 지내온 집단 경험이 있어 진보성도 적지않다. 그래서 40대가 어느 한쪽을 강하게 지지하면 그게 곧 승부를 결정할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더구나 40대는 안정적 직장생활문제, 자녀 교육 문제, 부모에 대한 부담, `하우스푸어`문제 등 각종 부담을 한몸에 짊어진 세대여서 날카로운 문제의식으로 잘 다듬어진 대선공약을 준비한 후보가 40대의 마음을 움직여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만고의 병법서인 손자병법에서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다섯가지 조건`을 가진 사람이 승자가 된다고 한다. 먼저 싸워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 자가 이긴다. 우리 역사상 최고의 명제독인 이순신 장군은 23전23승의 신화를 갖고있다. 그 비결이 바로 이기는 싸움만 했기 때문이란다. 개전 초기의 옥포해전, 합포해전, 적진포해전 등 1차출동, 그리고 사천해전, 당포해전, 당항포해전, 율포해전이 있었던 2차 출동때 이순신은 함대를 바다에 띄워놓고, 뭍에 올라 노략질을 하던 왜군수군을 기습 공격해 완전히 궤멸시켰다. 왜군은 몰살됐지만 조선군은 배의 파손은 물론 사람의 사상조차 거의 없을 정도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3차출동때는 왜군 수군이 각오하고 한산도에서 싸움을 걸어왔다. 이순신은 왜군 배들을 넓은 바다로 유인해 학익진을 펼쳐 적을 가둔 뒤 장기 포사격으로 적의 혼쭐을 빼놓고, 판옥선을 전속력으로 돌진시켜 적선을 부셔버렸다. 상대의 배에 올라 칼싸움을 벌이는 왜군의 전술은 쓸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둘째로 군대의 많고 적음을 쓸 줄 아는 자가 이긴다. 아군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면 적의 항복을 유도해야 한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국민통합행보를 통해 외연을 넓히고, 우호세력을 결집하려 하는 이유도 세싸움에서 압도하기 위함이다. 셋째, 상하가 일치단결해야 이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마음과 뜻을 모으면 안될 일이 없다. 넷째, 싸울 준비를 끝내고 적을 기다리는 자가 이긴다. 쫓기는 입장이었지만 자리를 잡고 적을 기다렸기에 대조영이 당나라를 물리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장수는 유능하고, 임금은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 누구는 위원장 감투 내세워 목소리 내고, 누구는 장관이라고 고집 피우고, 누구는 박사 감투 내세워 잘난 척 하면 집안이 망하게 돼 있다. 상하가 일치단결해야 한다는 조건의 연장선상이다.필자도 궁금하다. 누가 대통령이 될까요?
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