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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여 들으라

등록일 2012-10-16 21:55 게재일 2012-10-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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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논설위원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꿈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은데, 꿈을 성취하는 사람은 적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꿈을 위한 대가를 치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10년동안 한번도 새벽기도회에 안빠지고, 새벽예배에 나와서 복권당첨을 위해 날마다 기도했다. 10년 정도가 지난 어느 날, 하느님이 기도중에 그분을 만나러 왔다. 하느님 왈, “참, 너의 노력이 가상하다. 그런데 내가 네게 부탁할 것이 있다. 복권 좀 사면서 기도할 수는 없냐?”

공짜 좋아하는 형제 이야기도 있다. 어떤 아버지가 두 아들을 데리고 살았는 데, 두 아들 모두 공짜만 바라고 일을 하지 않는 게으름뱅이였다. 아버지는 죽으면서 “황금을 주위 땅에 묻어 놓았으니 땅을 파서 캐내도록 해라.”고 유언했다. 아버지가 죽은 후 두 아들은 누가 황금을 파낼세라 미친듯이 열심히 아버지가 물려준 땅을 파고 또 팠다. 그러나 그 어디에도 황금은 없었다. 두 아들은 넓게 파 놓은 땅이 아까워 거기에 곡식을 많이 심었다. 추수기가 됐을 때 곡식이 누렇게 익어 황금물결을 이루었다. 그제야 두 아들은 성실히 땀 흘려 가꾼 그 열매가 바로 아버지가 말한 `황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지그 지글러 박사의 `세계의 지혜`라는 책에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을 이렇게 설명한다. 하루는 왕이 현인들을 불러서 “세계의 지혜를 정리해 오라”고 명했다. 현인들은 세계의 지혜를 다 모아 12권의 책으로 만들어 왔다. 왕은 “분량이 너무 많으니 한 두마디로 줄이라”고 했다. 그 말이 “세상엔 공짜가 없다”는 말이다. 세상 어디에도 공짜는 없다. 무엇이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

요즘 서점에서 베스트셀러로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혜민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란 책에서는 생활속에서 사소한 것들을 바꾸는 데도 적지않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깨달음을 이렇게 얘기한다. “생각은 크게 하고, 실천은 작은 것부터 하자. 왜냐하면 작은 생활의 변화에서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인연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어를 잘 하고 싶으면, 신문에 있는 오늘의 영어부터 외우자. 건강을 챙기고 싶으면, 잠을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자. 살 빼고 싶으면 오늘부터 밤참금지다. 중요한 컴퓨터 작업을 해야 한다면 컴퓨터 방 청소부터 하라”

세간에는 대통령이란 큰 꿈을 꾸는 세 후보들의 얘기로 왁자지껄하다. 언론에서도 연일 어느 당의 어느 후보가 대통령감으로 좋을 것이라든지, 어느 후보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대통령이 돼도 지지세력이 없어서 대통령직 유지가 어렵다느니 하며 떠들어대고 있다. 3명의 대통령 후보들은 후보들대로 전국 방방곡곡 국민들을 찾아다니며 연일 자신의 복지정책, 교육정책, 재벌개혁을 포함한 경제민주화 정책 등의 공약들을 쉬지않고 쏟아내고 있다. 그 가운데는 다소 현실성 없어 보이는 공약들도 있고, 어떤 공약들은 다른 후보가 내놓았던 공약을 재탕, 삼탕한 공약도 있다. 몇몇 공약 가운데는 최근 정부재정으로는 감당키 어려운 포퓰리즘적 공약들도 있다.

어쨌든 세 후보는 꼭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걸. `대통령이 되고 난 뒤 고민하자`는 배짱으로 공약을 하다가는 결국 임기 말년에 지지율이 바닥에 추락하는 전직 대통령들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다.

큰 꿈을 꾸는 세 후보들은 톨스토이가 말년에 명상을 통해 얻은 글 모음집 `살아가는 날들을 위한 공부`란 책에 나오는 글귀에 귀 기울여야 할 듯하다. “무언가 성취하려면 노력해야 한다./가장 힘들고도 중요한 노력은/ 떠들어대지 않는 것이다. /귀 기울여 들으라. /그리고 아주 조금만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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