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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他山之石)

등록일 2014-10-10 02:01 게재일 2014-10-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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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편집국장

중국의 반부패운동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취임 직후 공직사회에 대한 대대적인 절약운동과 반부패 운동 전개를 선언하면서 시작된 반(反)부패 정풍운동인 `군중노선교육실천활동`이 완료됐다는 것이다.

이번 정풍운동으로 청렴규정 위반을 이유로 처벌받은 공산당 간부가 8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2012년 말 공직기강 확립과 근검·절약 풍조 조성을 위해 도입한 `8항 규정`을 위반해 처벌받은 공직자가 7만4338명에 달한다고 했다. 신문은 또 부패와 비리 문제로 낙마한 장·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는 51명에 달한다면서 전직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인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를 비롯해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선웨이천(申維辰) 과학기술협회 당조서기, 리충시(李崇禧) 전 쓰촨(四川)성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 장제민(蔣潔敏) 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등을 직접 거론했다. 그러면서 공산당 중앙이 `호랑이`(고위 부패관리)와 `파리`(하위 부패관리)를 한꺼번에 척결하기 위해 부패 사건에 대한 처리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처벌 공직자의 규모가 최근 몇년간 보기 드물 정도로 늘어났다고 했다.

국유기업 임원들도 70명가량이 낙마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화시보는 시진핑 지도부가 들어선 이후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비리조사 대상자로 발표한 국유기업 임원급 낙마자가 6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낙마자 가운데 38명은 개별 기업의 사장이나 그룹의 이사장 등 최고경영자급이었으며, 부사장 등 부책임자급도 25명에 달했다. 낙마자들은 주로 석유, 석탄, 가스, 전력 등 4대 기초 에너지와 통신, 운수, 금융, 군수공업 등 업종이었다. 낙마자 67명 가운데 33명은 이미 사법기관으로 넘겨졌고, 29명에 대해서는 공금 횡령이나 수뢰 등 비리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정풍운동으로 중국의 고질적인 뇌물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반면 우리의 공직사회 역시 중국과 별반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심각한 부패에 빠져 있는 만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해 온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원전부품 비리가 그렇고, 세월호 사건도 따지고 보면 공직비리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난 비극이다. 나라를 좀먹는 공직비리에 철퇴를 가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공직 비리와는 다르지만 뉴욕 지하철 범죄를 획기적으로 줄였던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소개한다. 인구 870만의 거대한 도시인 뉴욕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교통시설이 바로 지하철이다. 매일 500만의 시민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에서는 연간 60만건 이상의 중범죄 사건의 90%가 발생한다. 뉴욕은 어떻게 하면 지하철 범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때 새로 시장으로 선출된 루돌프 줄리아니와 신임 검찰국장 윌리엄 브래턴은 경범죄의 집중하기 시작했다. 지하철 무임승차, 지하철 낙서 등 사소한 범죄를 집중적으로 단속했다. 그러자 언론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뉴욕 검찰청 출신의 경험많은 줄리아니가 강력범죄와 싸울 자신이 없어 경범죄를 선택했다.”그들은 무려 6천개 지하철 차량의 낙서를 지우는 `터무니없는 작업`을 무려 5년간 지속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연간 2천200건에 달하던 살인범죄가 1천건 이상 감소했고, 지하철 범죄율이 약 75%나 감소했다. 변화의 비밀은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발표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인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었다. 즉, 깨진 유리창과 같은 사소한 허점을 방치하면 더 큰 병리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사소 한 공직비리도 엄벌에 처하는 `제로 톨러런스`정책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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