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약 10년 동안 2천500원에 묶여 있는 담뱃값을 4천500원으로 2천원 가량 올리려 하자 찬반양론이 우후죽순격으로 터져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담배가격은 △유통마진 및 제조원가 39%(950원) △ 담배소비세 25.6%(641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14.2%(354원) △ 지방교육세 12.8%(320원) △ 부가가치세 9.1%(227원) △ 폐기물 부담금 0.3%(7원)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들을 모두 더한 담뱃가격 2천500원은 2004년말 마지막 인상(500원 인상) 이후 지금까지 10년동안 그대로이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담뱃값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싼 반면, 흡연율은 1·2위를 다투고 있다. 2012년 9월 현재 유럽연합(EU)산하 담배규제위원회가 OECD 22개국의 현재 담배가격(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의 담배가격(2천500원)은 가장 저렴했다.
더구나 우리나라 담배가격 가운데 담뱃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62%로 WHO 권고값(70%)을 크게 밑돌고 있다. 낮은 담뱃값 또는 담뱃세 수준과는 대조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건강통계(Health Data 2014)상 우리나라 남성 흡연율(15세 이상 매일 담배 피우는 사람 비율)은 37.6%로, 그리스(43.7%)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같은 통계를 감안하면 `국민 건강 보호`차원에서 담뱃세 인상은 명분이 충분하다. 하지만, 담뱃값을 인상하면 서민층에 `물가 충격`을 줄 수 있고, 현 정부의 절세 공약과 달리 `우회 증세`가 된다는 게 걸림돌이다. 결국 국회 심의과정에서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담뱃세를 인상하려면 건강증진법(복지부 소관)·담배사업법(기획재정부) 등을 손봐야 해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담배를 끊어야 겠다는 애연가들이 늘고 있다. 사실 담배를 끊기란 그리 쉽지 않다. 나 역시 30년 가까이 하루 2갑씩 담배를 피우다가 가까스로 담배를 끊은 게 7년전이다. 어느 날 청와대 참모와 기자들이 어울려 북한산으로 산행을 갔는 데, 도저히 숨이 가빠 보조를 맞출 수 없을 만큼 폐기능이 저하된 걸 알게 된 것이 계기였다. 내가 이처럼 건강을 돌보지 않았구나 하는 반성과 함께 `담배가 건강에 참으로 나쁘구나`하는 걸 절절히 깨닫게 된 것이다. 그전에는 `(담배는) 몸에 나쁘니까 끊어야지`하는 마음가짐으로 1년이든, 6개월이든 피우고 싶은 담배를 참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확고한 금연의지로 담배냄새를 맡는 게 힘들 정도가 됐으니 확실히 금연에 성공한 셈이다.
법륜 스님은 `인생수업`이란 책에서 `마음의 습관을 바꾸면 인생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음의 습관을 바꾸는 법을 설명했다. 우선 잘못했을 때 자신이 잘못한 줄 알아차리고 그것을 고치려고 해야 한다. 즉, `아, 내가 잘못했구나.`하고 알아차린 뒤에 `다음에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이래.`하면 안된다. 과거를 한탄하고 후회할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더 앞으로 바르게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노력하는 것은 앞으로 가는 길이고, `이제까지 살았는 데, 아직도 이것을 모르나.`하고 후회하는 것은 과거에 사로잡혀 넘어지는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이런 이치를 알아도 담배처럼 오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오랜 삶의 습관이 우리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마음을 닦아 정진해야 한다. 기도나 명상을 해도 좋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한 시간 정도 정진을 해보자. 몸을 위해 아침에 세수하고, 머리 빗고, 화장하고, 밥먹고, 옷 입듯이, 매일 영혼의 행복을 가져오는 `마음닦기`에 투자해보자. 그러면 가볍지 않은 인생의 문제도 해결할 힘이 생겨날 것이니 힘써 실천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