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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골든타임

등록일 2014-05-23 02:01 게재일 2014-05-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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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 편집국장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 골든타임(Golden time)이란 말이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골든타임은 우선 방송계에서 시청률이 가장 치솟는 시간대를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골든 타임보다 `황금시간대`라는 어휘를 사용하며, 평일 오후 8시 ~ 밤 12시 사이를 가리킨다. 영어로는 프라임타임(Prime time)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에서 쓰인 골든타임은 구급대원이나 의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의학용어에서 유래된다. 이때의 골든타임은 심폐기능이 정지되었거나 순환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중증응급환자들의 생존 및 예후가 결정되는 시간을 가리킨다. 보통 성인 기준으로 심폐기능 정지로 응급처치를 시행해 심정지 이후 4분내에 혈액순환이 회복되면 중추신경기능을 대부분 회복할 수 있고,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가능성도 크게 낮아진다. 이때의 4분을 `금쪽 같은 시간`이라는 뜻에서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세월호 참사를 되짚어본다면 배가 침몰하기 시작해 완전히 가라앉기까지 1시간여에 이르는 시간동안 승객을 갑판위로 대피하도록 했다가 배가 가라앉기 전에 바다로 뛰어내리도록 안내했더라면 대다수의 승객을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란 뼈아픈 회한이 골든타임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게 했다. 더구나 세월호의 골든타임은 4분이 아니라 열배가 넘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며칠전 `포항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대담차 만난 한동대 장순흥 총장은 요즘 회자되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의 골든타임을 얘기했다. 바로 `포항(경제)이 골든타임`이라는 진단이었다. 장 총장은 이 자리에서 포항이 포스코라는 세계적인 철강기업의 발전에 기대어 성장을 해왔지만 최근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철강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하루빨리 소프트산업, 문화산업 등으로 산업구조개편을 해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때의 골든타임은 아마 `하루빨리 손쓰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시기`를 말하는 듯 했다. 골든타임과 비슷한 뜻의 말로는 `매우 번성하거나 중요한 시기`를 가리키는 황금기(黃期)가 있다. 주로 `내 인생의 황금기`라는 식의 표현으로 쓰이는데, 이 말을 좀더 음미해보면 골든타임과 다를 바 없는 이치가 포함돼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에 따라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그 변화무쌍한 계절의 변화는 사람에게 놀라운 지혜를 보여주는 스승의 역할을 한다. 자연에 계절이 오고 가는 변화에 대해 생각해보라. 우리 인생은 어느 순간 꽃피는 봄이 왔다가 무덥고 힘겨운 여름, 서늘한 기후에다 수확으로 기쁜 가을, 그리고 새 생명을 기다리며 인내하는 겨울을 맞는다. 계절의 변화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이다. 또 자연은 급하거나, 머물러 있거나 고정돼 있지 않다. 사람과는 달리 자연은 상태의 유지를 추구하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한다. 흐르고, 솟아나고, 성장하고, 변화하며, 완전히 없어졌다가 또 다시 새롭게 태어난다. 이처럼 아름다운 변화를 유유히 펼쳐보이는 삶이라면 매 순간 황금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지난 한 주를 어떻게 보냈나. 특별한 일 없이 모든 것이 그저 평범했다면 축하할 일이다. 왜냐하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인생은 너무 평범하다 못해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만 삶에 있어 평범한 일상을 새롭게 평가하는 법을 배우고, 평범함 속에 특별함을 재발견하는 일은 매우 가치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처럼 평범한 일상을 기적처럼 여기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오늘 하루 무언가를 위해 온 마음과 정성으로 노력하면 우리는 그게 무엇이건 이룰 수 있다. 우리 대다수는 이런 자각없이 평범한 일상을 그저 평범하게 보낸다. 평범한 자신의 삶을 바꾸고 싶은가?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의 골든타임이란 사실을 깨닫고, 평범함속에 특별함을 발견하는 당신이 되라. 당신의 하루하루가 `인생의 황금기`로 새롭게 자리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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