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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반도 평화통일 구상, 왜 드레스덴인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항과 인구가 비슷한 독일 도시 드레스덴이 갑자기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평화통일 기반조성을 위한 대북 3대 제안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했고 한국인들에게는 낯설은 이름 드레스덴이라는 도시가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박 대통령은 이곳 드레스덴의 드레스덴 공대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고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한 구상`이라는 제목의 기조연설을 했고, 남북의 인도적 문제, 공동번영, 그리고 동질성 회복의 3가지 구상을 북측에 제안했다고 한다.그런데 왜 `드레스덴`인가? 왜 박 대통령은 잘 알려지 있지 않은 드레스덴을 택한 것일까? 독일의 수도이며 베를린 장벽이 있던 베를린이 아니고 또는 상업의 중심지 프랑크푸르트가 아닌 왜 드레스덴을 택한 것일까?필자는 작년 여름 드레스덴 공대 초청으로 약 두 달간 드레스덴에 머물렀던 경험이 있다. 그런 연유로 드레스덴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보았다.첫째, 드레스덴은 공산국가였던 옛 동독의 상징적인 중심 도시라는 점이다. 과거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히틀러가 가장 좋아했던 도시라고도 알려져 있는 드레스덴은 통독 이전에는 북한 김일성이 동구권에 올 때 이곳 드레스덴을 꼭 다녀가곤 했다고 한다. 그래서 드레스덴에는 북한의 잔재가 여기저기 남아 있다.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다는 사람들도 있고 또 교회에서 만난 어떤 독일노인은 나에게 과거 드레스덴에서 살았던 북한사람으로 부터 받았다는 북한서적을 보여주기도 했다.그만큼 드레스덴은 통독이전의 동독과 공산주의의 상징적 도시였다.둘째,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중 완전 파괴후 복구된 도시라는 점이다.히틀러가 좋아했고 동독의 중심지라는 이유로 독일이 항복한 후에도 연합군은 드레스덴을 철저히 폭격해 완전 초토화 시켰다고 한다.드레스덴 박물관에서 그당시 장면을 영화로 보았는데 사실상 도시전체가 폭격으로 황폐화 됐고 철저히 파괴됐다. 드레스덴이 자랑하는 유적지들도 모두 파괴됐고 그중에 특히 프라우엔키르케라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교회건물은 흔적도 없이 파괴됐었다.그러나 2차 세계대전후 수십년간에 걸쳐 모든 유적지가 복원됐고 도시는 이제 제모습을 찾았다. 통독 독일인들의 역사를 복귀하려는 대단한 집념의 산물이었다. 역사를 중시하는 독일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셋째, 드레스덴은 이제 독일의 산학연 협력 공동체의 대표적인 도시라는점이다. 한국의 세종시가 벤치마킹을 했고, 또 과학단지를 중심으로 산학연 공동체를 구축하려는 대전시가 드레스덴시와 협약을 맺고 자주 왕래하고 있다.포크스바겐을 중심으로 한 독일의 여러 중심 기업들이 자리잡고 막스플랑크 프라우엔호퍼 등 기초과학 및 응용과학 연구소가 있으며 또한 유럽최대의 글러벌 파운더리라는 반도체 공장 및 연구소가 있다.이에 이번 박근혜 대통령이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독일 5대공대 명문 드레스덴 공대가 자리잡고 있다.연구소와 대학의 연구가 서로 협력해 상용화 되고 또한 이를 산업체가 생산하는 환상의 산학연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이다.드레스덴은 이제 번영을 구사하는 도시다.한국의 고도 경주와 같은 유적을 간직하고 있지만 전 도시를 관통하는 잘 발달된 전차와 버스노선, 각 도시를 잇는 철도와 항공노선은 물론이고 자유로운 시장 경제속에 백화점, 상점 등이 번창하고 있었다. 대학은 세계각국에서 온 학생들로 붐비면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강의도 많은 경우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학생들도 수백명 유학하고 있으며, 연구소 등에 한국연구원들이 흔히 보인다.언제 이곳이 공산주의 국가였고 도시였는지 전혀 알길이 없을 정도로 자본주의와 자유와 번영이 구가되는 모습이었다.그렇다면 북한의 어떤 도시가 제2의 드레스덴이 될 수 있을까?신의주, 개성, 원산…. 어떤 도시도 제2의 드레스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독의 번영의 상징 드레스덴은 이제 통일한국의 번영의 상징인 한반도를 상징한다.이제 우리는 반드시 통일로 가야 한다. 드레스덴의 번영을 보면서….

2014-04-01

여성 우선공천의 소용돌이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요즘 포항시장선거를 둘러싸고 새누리당의 여성우선 공천제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정치적인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새누리당의 여성공천우선 지역으로 포항이 선정된다는 소문이 퍼지자 지역에서는 남성입후보자들의 지지자들 중심으로 큰 반발을 가져왔고 급기야는 지지자들과 일부 사회운동 단체들이 서울의 당사 앞에서 농성데모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지역에서는 여러가지 사회단체들이 이것의 옳고 그름에 대해서 의견이 갈라지고 이 문제를 계기로 오히려 지역적으로 마음이 갈라지는 고충을 겪으며 지역적인 불화를 일으키고 있다.여성 우선공천은 사회적인 소수자, 장애인, 여성들에게 정치적, 사회적 참여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철학에 기초한다.여기에는 두개의 개념이 기반이 되는데 미국에서 60년대초 부터 적극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한 공정한기회(EO:Equal Opportunity)와 적극적 고용정책 (AA:Affirmative Action)이 기반이 된다.EO는 모든사람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으로 연령, 인종, 성별, 장애여부, 국적, 소수인종여부 등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균등한 교육, 직업, 정치사회적인 직위와 참여의 기회를 준다는 정신이다. 이러한 균형과 기회가 개방돼야 한다는 부분은 공정한 기회균등에 대한 자유주의적 원칙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위에 열거한 요소들에 의해 차별 받지않고 능력이나 자격에 기초해 모든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즉 능력이나 자격이 아닌 다른 요소에 의해 기회가 박탈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이 된다.따라서 재능과 능력이 있으면 인정받고 출세할 수 있다는 자연적 자유체제의 입장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자유체제의 기본인 능력에 의한 차등의 성과원칙은 여전히 적용돼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평등원칙의 정신이다.AA는 EO를 뛰어넘어 미국에서는 1965년부터 인종 및 성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취약계층(여성, 흑인 등)에 대해 고용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정부조달계약을 배제하거나 중지시키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한국도 여성인력 활용을 증대시키기 위해 정부가 도입한 제도로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포함돼 있는 내용이다. 법률안에 따르면 공기업 및 일정규모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매년 직종별, 직급별 남녀근로자 현황과 시행계획을 작성해 노동부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그리고 남녀근로자현황을 분석해 동종 업종 및 규모에 비교해 특히 여성을 적게 고용하고 있다면 여성고용목표를 수립하여 시행토록 하고 실적이 우수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이다.문제는 이러한 기업에 적용되는 AA원칙을 그대로 정치에 응용하려는 데에 있다고 본다. 정치는 훨씬 복잡한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선거 같은 선출직 선거는 후보자의 능력과 주민의 신뢰와 지지도가 절대적인데 이에 AA를 여과없이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필자가 미국의 한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을 때의 일이 떠오른다.교수채용단계에서 EO·AA를 인정한다는 서류에 서명하도록 돼 있었다. 그리고 그 서류에 서명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서류에 보면 대학으로부터 즉, 고용주로부터 승진, 종신직임명, 혜택, 자원의 분배 등에 있어서 어떠한 차별도 받지않는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서명을 했다. 그러나 실제로 승진, 종신직임명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했고 학교의 자원배분은 철저히 성과중심이었다.필자의 경험을 되돌아 보면서 이번 새누리당의 여성우선공천의 소용돌이를 바라보면서 좀더 운영의 묘가 아쉬워진다는 생각이 든다.예를 들어 여성이 남성과 지지도가 비슷한 지역에서 남성에 앞서 여성을 공천한다든가 후보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성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은 AA의 관점에서 고려볼만한 일이다. 그러나 지지도, 능력, 이러한 것을 도외시하고 AA를 적용하는 것은 기회균등과 적극적 고용정책이 오히려 기회불균형과 부당한 고용정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EO와 AA는 또다른 제 3자에게 기회불균형을 줘서는 안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치권의 이 제도에 대한 운영의 묘가 절실히 요구된다.

2014-03-25

또 새로운 정당인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또 하나의 새로운 정당이 창당됐다. 이름하여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새로운 정당이 출범했다.한국에서는 너무도 많은 정당이 생겨나고 그리고 사라지곤 한다. 해방이후 현대사에서 한국에서는 기억하기도 힘든 수십개의 새로운 정당이 창당됐고 사라졌는데 이제는 새로운 이름을 만들기가 힘들 정도로 대부분의 이름은 사용됐다고 한다. 그래서 정당을 새로 만들 때 이름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언젠가 필자는 한국에서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는 칼럼을 쓴적이 있는데 선진 외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정당은 너무도 많이 바뀌어 왔다. 정당이름이야 말로 바꾸지 말아야 할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된다.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이리저리 정당이름을 바꾸고 정치인들이 이합집산을 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 한국 정당사에서 여야를 불문하고 지속돼 왔고 이에 국민들은 정말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선진외국의 상황은 어떤가?의회정치의 시조로 꼽히는 영국은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발생했던 것처럼 근대적인 정당의 시작도 영국에서 시작됐다. 거의 200년동안 보수당과 자유당, 노동당 등으로 발전해 보수당, 노동당의 양당체계가 자리잡았다. 의원내각제로 운영되는 정부는 의회를 지배하기 위한 정쟁이 치열하지만 양당제는 확고하다.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에는 2개의 주요 정당인 민주당과 공화당은 역시 200년 가까이 미국 전통의 상징이다. 두 정당은 다양한 계층의 미국인으로부터 지지를 얻어 광범위한 정치적 견해를 수렴하고 있으며 연방과 주 정부를 장악하고 있다. 의원이건 국민이건 미국에서 소속정당을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만큼 정당의 뿌리는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두 정당의 정강정책도 확고하다.우리 이웃인 일본도 여러 정당이 있지만 일본자유당과 민주당이 합해서 만든 자유민주당은 1955년 이후 보수정당으로 자리잡아 90년대 만들어진 민주당과 주요정당을 구성하고 있다. 민주당, 자유민주당(자민당), 공명당, 사회민주당(사민당), 공산당 등 여러 정당이 있지만 명칭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다.사실상 이름이 바뀌는 건 정당명칭 뿐만 아니다. 한국에서는 새 정부가 탄생되면 관례처럼 해오는 일이 정부부처 이름 바꾸기이다. 수없이 새로운 명칭의 부처가 탄생하고 사라진다. 일일이 기억하기도 힘들고 외국정부가 한국정부를 상대할 때 어떤 부처를 상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들린다.새 대통령이 탄생할 때 마다 부처이름이 바뀌니까 이제 어떤 부처가 무슨일을 하는지 조차 국민들도 혼동될 때가 많다.요즘 한창 화두가 되고 있는 국정원도 중앙정보부, 안전기획부, 국가정보원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이제 또 무슨 이름으로 바뀔지 궁금하다. 국정원과 같이 국가의 기밀과 안전을 다루는 기관은 정말 안정된 명칭을 가지고 일에 충실해야 하는데 문제가 있을 때 마다 이름을 바꿔 상황을 피해나가려는 전통은 매우 잘못된 것이다.200년 역사의 미국은 행정부처의 이름을 거의 바꾸지 않으며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중앙정보부(CIA), 연방수사국(FBI) 등 이름을 바꾸지 않는다. 그렇지만 미국이 정부부처 이름을 안바꿔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 점은 대부분의 서구의 선진국가들도 마찬가지며 정부나 국가기관의 이름을 거의 바꾸지 않는다.정당이름을 바꿔 크게 정치가 나아진 경우를 별로 본 기억이 없다. 정치적인 이익과 계산에 의해 정당이름을 바꾸는 별로 좋지 않은 전통은 사라졌으면 한다.정당이름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치인들의 혁신적인 자세이다. 이미지가 나빠진다고 이름을 바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정하여 반성하고 그리고 새로 태어나는 자세가 필요하다.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는 정당조직문화와 운영방식을 개선하여 정당을 운영하고 정치를 잘 할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것이 정당이름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우리가 선진국임을 자부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은 수없이 많은 정당이름으로 국민을 혼돈 시킬것이 아니라 선진정치를 해나갈 수 있는 성실하고 모범적인 자세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 이름을 바꾸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2014-03-18

해외대학 분교와 대학 경쟁력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어제 또하나의 외국대학 분교가 인천송도에서 문을 열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대학 부근의 조지 메이슨(George Mason) 대학이 경영, 경제학과를 설치하고 한국에서 학생을 모집하기 시작했다. 오픈행사가 있었고, 필자는 패널토의에 참가해 해외대학 한국분교의 역할에 대해 여러가지 토론을 벌일 기회를 가졌다.송도에는 이미 3개의 해외대학이 있고 10여개가 협상중 이라고 한다. 송도뿐만 아니라 세종시, 제주도 등 여러 지역에서 해외대학 분교 유치붐이 일고있다.이제 한국의 대학들도 해외대학의 국내진출로 인해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출산감소로 입학생들의 자원이 줄고 있는데다가 해외대학의 국내진출은 양적, 질적으로 국내 대학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그러한 압박은 한국대학의 국제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해외대학의 한국 분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현재 신입생 선발도 기대치만큼 높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가운데 이러한 대학들의 성공전략과 한국대학교육의 발전을 위한 생각들을 정리해 본다.우선 한국분교를 가려는 한국학생들의 동기는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글로벌마인드를 가진 그룹으로 영어의 중요성과 글로벌교육에 대한 지향, 둘째로는 한국식교육에 회의를 가지고 좀더 창의적인 해외대학의 교육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 셋째는 해외대학원에 진학하려는 중간단계로 생각하는 것 등일 것이다.이러한 동기들을 한국분교들이 적절히 만족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한국이 글로벌화 되고 있고 글로벌 인재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한국과 같이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가 좁은 나라가 살길은 세계와의 무역과 교류를 통한 세계화에 있다. 성공적인 국가군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유럽국가와 이스라엘,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의 공통점은 영어가 국가적 차원에서 자국의 언어와 함께 아주 자유롭게 구사되고 있고 경제 및 국가의 활동자체가 글로벌화 돼 있다는 데에 있다.우리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 LG, 현대, 기아와 같은 기업은 세계 어디서나 그 제품을 볼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한류드라마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문화도 점점 글로벌화 되고 있다. 이제 한국은 세계의 한국으로 거듭나야 하며 우리는 그러한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의 글로벌화에 한국분교들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또한 창조적인 교육 필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창의력은 타고난 재능과 교육의 융합체라고 할 수 있다. 타고난 재능만 가지고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창의가 발휘될 수 없고,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지식만 가지고도 창의력은 발휘되기 쉽지 않다.한국인은 창의력에서 타고낸 재능이 있다고 본다. 문제는 교육의 문제였다. 지금까지 현대 대학교육 100년의 역사는 암기식 위주의 초중고 교육의 연장선에 있었고 그결과는 과학 노벨상수상자 전무라는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다.교육은 자기가 공부하고자 하는 한 곳에 열중하고 미치는 환경을 유도해야 한다.기초지식을 위해 기초 공부를 얼마나 시켜야 창의력 배양과 균형을 이룰까 하는 문제가 큰 이슈인데 이를 한국 분교들이 충족시켜 줘야 한다. 창의력은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기본적인 원리를 가르쳐주고 충분히 사고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창의력은 결국 교육적인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다. 이러한 환경도 한국 분교들이 제공할수 있어야 한다.`STEM to STEAM`이라는 말이 있다. 과학, 기술, 공학, 수학으로 대변되는 STEM에서 Art를 더한 STEAM은 현대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인재상이다.과학과 인문의 융합의 성공작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STEAM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라고 할 것이다.결론적으로 앞에 열거한 조건들을 만족시킬 때 한국 분교들은 성공할수 있고 한국대학들에도 큰 자극이 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물론 이러한 조건들은 현재 한국대학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절대 조건이다.경쟁은 항상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해외대학 한국 분교들을 우리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으며 한국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활용돼야 한다.

2014-03-11

포항, 도시재생을 통한 환동해의 중심으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지난주 포항에서는 지역발전에 중요한 회의 두 개가 열렸다. 하나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선정을 위한 주민 공청회였고 또 하나는 환동해권 발전을 위한 환동해발전포럼 국제세미나였다.필자는 두 회의 모두 패널리스트로서 참여하면서 `도시재생을 통한 환동해중심권으로의 도약`이라는 명제를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다.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은 현 정부의 주요사업으로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함께 국토교통부가 전국 11개소를 공모해 선도지역으로 선정되면 도시재생에 필요한 사업비 100억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금액은 크지 않지만 선정되면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많은 도시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포항이 선정되는 것은 상징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주민공청회는 지역주민, 관계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사업구상을 세우기 위한 과정이며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는 여러 대학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패널에 참석해 토론을 가졌으며 지역주민들과 도시재생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포항의 육거리와 오거리 일원 외곽지역은 주거지와 공공기관의 이전 등에 따라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해 왔고, 건축물들의 노후화로 도시재생이 절대 필요한 상황이며, 올해 연말 폐쇄되는 포항역을 활용하고 포항운하와 죽도시장, 차없는거리를 연계해 골목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하는 구상을 해 볼 수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포항이 도시재생 선도지역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심사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줘야하며, 특별한 테마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포항이 가진 특성 중 철강도시와 해양도시라는 특성을 더 부각시켜야 하며, 필자가 작년 한달여 머물렀던 독일의 드레스덴시처럼 전통과 현대가 철저히 조화를 이루는 도시로 도시가 재생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잊혀진 건물과 장소, 역사 등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역사적인 지역이 블록을 형성해 있어야 하며, 이와 관련된 구체적 특화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이날 방청석에서는 포항시의 특성을 잘살린 금속박물관 건립과 포항의 젊은 대학생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젊음의 거리 건립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도시재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치밀한 계획과 아울러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중요한 것은 말할 나위도없다.도시재생과 환동해권 중심지로의 도약은 필수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다. `환(環)동해권`의 경제적 중요성은 최근 한반도정세를 둘러싸고 한층 증대되고 있다. 사실상 환동해권에 대한 관심은 90년대초부터 시작됐다. 냉전이 종식되고 기업들이 글로벌화 되면서 러시아, 중국, 일본, 남북한이 맞닿은 환동해경제권에 대한 관심은 일본을 중심으로 이해관계국 간에 급속히 증대돼 왔다.일본 도니이가따, 시마네현을 중심으로 환동해 진출전략을 공격적으로 진행했고 당시 한국동해권 경북에서는 포항공대를 중심으로 환동해연구회가 창설됐다. 당시 연구회는 일본, 중국, 러시아, 한국의 학자들이 참여해 각국을 돌아다니며 환동해협력에 관한 많은 연구와 회의를 했었다.지정학적 중요성은 이제 포항은 환동해권중심도시로 반드시 성장해야 한다는 피할 수 없는 명제를 가지고 있다. 환동해지역은 관련 국가와 지역이 경제적으로 상호보완관계에 있다. 따라서 이 지역의 국가간 경제협력이 필수적이며, 이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이러한 경제협력을 주도해 나갈 중추지역으로 포항이 단연 손꼽힐 수 있는 것이다.이 지역은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산업과 포스텍과 각종 연구소를 중심으로 하는 과학기술두뇌, 그리고세계적인 철강산업단지 등 산업과 두뇌가 어울려 있는 지역이다. 최근 KTX의 연결과 신항만건설 등 배후수송로강화로 전에 안고 있던 지역적인 약점이 많이 보완되고 있다.정부의 시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과 포항의 의지로 추진되고 있는 환동해중심권에의 도약의 두 가지 과제는 이제 서로 맞물려야 한다. `도시재생`과 `환동해경제권중심지역`, 이 두개의 명제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제 포항은, 그리고 경북동해권은 두 개의 목표를 가지고 뛰어야 한다. 무한한 가능성의 환동해를 향해….

2014-03-04

아까운 젊음들, 언제까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또 안전사고로 인해 아까운 젊은이들이 떠났다.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이지만 이번 사고는 특히 갓 대학에 입학한 새내기들이 여러명 희생됐기에 너무도 아깝고 애절한 사건이다.언제까지 아까운 젊음과 생명을 희생시켜야 하나?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체육관이 무너져 신입생 환영 행사를 하던 대학생들 여러명이 희생된 사건은 지나간 우리 역사의 안전사고를 되돌아 보게 된다.안전사고의 효시였던 1970년 와우아파트 붕괴는 한국 날림공사의 대명사였다.아파트가 무너진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창피스러웠던 사건이었다.그리고 1년 뒤 대연각 화재가 일어났다. 화재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해 수많은 생명들이 그냥 건물에서 뛰어내린 사건으로 유명하다. 미국에서는 이 사건이 신기하게 느껴졌는지 이를 주제로 `타워링`이라는 영화를 만들어 히트를 쳤고 한국의 안전불감증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그후 크고 작은 수많은 안전사고가 있었지만 90년대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붕괴되면서 수백명의 아까운 생명을 잃은 사건은 해외에 토픽감으로 오래 오래 회자되고 있다.한국의 적당주의와 날림공사. 그리고 재해에 대한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한국은 사고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전세계에 떨치고 있다.항상 사건이 터지면 “천재냐? 인재냐?”라는 것으로 격론을 벌인다. 그러나 그러한 토론이 왜 필요한가?실제로 안전사고에서 천재는 거의 없다. 모든 재해는 철저한 대비가 부족한 인재일 뿐이다.필자도 인재 희생자의 한가족이다.2003년은 안전사고 최악의 해였다. 2월의 대구지하철 화재와 9월의 태풍 매미로 인하여 수백명이 목숨을 잃었다.두개의 재난으로 필자는 사랑하는 세 사람을 떠나 보냈다. 대구지하철에서는 아끼던 제자가 희생됐고 태풍매미 때에는 그토록 애지중지 키웠던 갓 대학을 졸업한 큰딸 아이와 함께 미래를 약속했던 남자친구를 한꺼번에 하늘로 보냈다. 그 고통과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이번에 희생된 부모들의 눈물과 슬픔을 TV로 보면서 10여년전에 겪었던 고통과 아직도 진행형인 슬픔을 회상하면서 이 한국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언제까지 젊음을 희생시킬 것인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사고를 당한 부모와 가족들은 평생을 슬픔과 고통속에 살아가게 된다. 그건 천재가 결코 아니며 인재일 뿐이다.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건은 예견된 사건이었다. 폭설이 가건물지붕에 쌓이면서 수십t의 무게가 지붕을 누르는 상황에서 어떠한 안전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제설작업을 하지 않은채 대여를 한 리조트의 안전불감증은 심각한 수준이다.삼풍백화점, 성수대교도 안전예방 조치가 충분하지 않았다. 구조적으로 붕괴될만한 조짐이 보여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대구지하철은 지하철의 의자등 재료와 탈출구등이 안전 무방비 상태였다.태풍 역사상 50년대 사라호 태풍이후 최대라고 하는 태풍 매미가 다가오는데도 마산지역의 대비는 전무했다. 부산지역이 한 명의 희생자도 내지 않은 것을 보면 대비와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되며 이러한 재난이 인재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도대체 언제까지 우리는 이런 인재를 당하고 또한 아까운 젊음과 생명을 떠나 보내야 하는것인가? 남아있는 가족과 친지들의 고통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는 것인가?아까운 젊음들 언제까지 이렇게 우리의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의 인재로 인해 보내야 하나?그들이 가지고 있는 꿈을 어른들의 부주의로 짓밟아서는 안된다. 정말 우리 사회는 변해야 한다.일류국가로 가는 길은 국민소득으로 만으로 결정될 수는 없다. 안전에 대한 대비책과 안전의식도 일류국가가 돼야 한다.

2014-02-25

안현수의 눈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러시아 소치에서 벌어지는 동계올림픽을 보느라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올림픽을 보면서 한국을 응원하는 재미는 해외거주 교포들이 가장 부러워 하는 모습이다. 지금 한국 쇼트트랙의 스타였고 국가대표 선수였던 안현수 이야기가 뜨겁게 매스컴을 달구고 있다.그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1천m 경기에서 우승한 후 빙판에 엎드려 흐느꼈다.그 흐느끼는 사진 한 장이 우리에 가슴, 아니 전 세계의 가슴을 울렸다. 그리고 그는 `빅토르안`이라는 이름으로 태극기 대신 러시아국기 아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애국가 대신 러시아 국가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세계선수권을 5회나 우승하고,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3관왕인 안현수는 그후 고질적인 빙상업계의 파벌싸움과 부조리 때문에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해 밴쿠버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비운의 안현수는 눈물을 머금고 2011년 러시아로 떠났고 러시아국적을 취득했다. 그리고 그는 러시아 소치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쏴올렸다. 아니 부활이 아니라 원래 한국 최강의 선수였다. 밴쿠버에서도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선수가 8년을 기다려야 했던 것은 전적으로 한국빙상연맹의 책임이다. 너무도 씁쓸하고 참담한 상황이다.뉴욕타임즈도 이 상황을 크게 보도 했다고 한다.“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을 따낸 빅토르 안이 러시아 국기를 흔들고 러시아 국가를 따라부르는 모습은 한국인들에게 가슴아픈 장면이었다. 한국인은 그의 이름을 모두가 알고 있다. 한국에서 올림픽 금메달은 국가적인 자랑이고 애국자로 받아들여지기때문”이라고 보도하면서 타임스는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들이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부르기를 바랬지만 한국에서는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는 안현수 선수 아버지의 말을 인용했다.한국의 미디어와 인터넷 블로그, 트위터에서는 스캔들로 얼룩진 한국빙상연맹에 맞서 금메달을 딴낸 안현수를 축하하는 분위기다.“우리나라가 금메달 딴것보다 더 기쁘다”는 비아냥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빙상연맹 홈페이지는 분노한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해 다운이 됐다고 하다.급기야 박근혜 대통령이 체육계의 고질적인 파벌과 부조리에 대해 언급하면서 문제를 제기 하였다.필자도 과거 한국의 한 종목의 체육협회 임원으로 있을 당시 한국 체육계의 문제점을 경험한 일이 있기에 이문제를 너무도 잘 알고 있다. 해당 종목에서도 지금 빙상연맹과 같은 여러가지 유사한 문제가 있었다.사회 곳곳에 이러한 파벌주의가 있지만 체육계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승리제일주의가 강하게 지배하는 것이 체육계이고 승리는 곧 지도자와 그 지도자가 속한 그룹의 승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사실 이러한 문제는 체육계에 있는 것만도 아니다. 필자가 경험하고 있는 대학세계에도 이런 문제가 있다.유능한 교수를 파벌적인 이유나 부조리로 수용하지 못해 대학을 떠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대학으로 떠나는 교수들은 예외없이 다른 대학에서 더 큰 인정을 받고 더 큰 연구업적이나 대학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경우를 종종 봐왔다.사회 곳곳에 이러한 문제가 있어왔다.안현수 선수의 재기와 성공에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가 안현수 선수의 금메달 소식에 감동을 느끼는 것은 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들었을 시련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위해 노력해 끝내 성취를 이끌어낸 그의 용기와 노력 그리고 그것이 던져주는 메시지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이 기회에 그동안 말이 많았던 체육계의 부조리와 파벌문화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려야 한다. 트위터에는 이런 글이 게재 됐다고 한다.“왜 안현수가 태극기 대신 러시아 국기를 들어야 하는지 누군가 설명해야 한다”사실상 같은 맥락으로 대학을 포함한 모든 조직은 왜 인정받지 못한 구성원이 다른 조직으로 가서 더 크게 인정받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다.대통령까지 이의를 제기한 이 문제는 이번 기회에 철저히 분석하고 대수술을 해야 한다고 본다. 더 이상 이 문제가 방치돼서는 안된다. 수술은 빨리 할수록 좋다.

2014-02-18

도로명 주소, 성공할 수 있을까?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올해부터 전국적으로 도로명 주소 사용이 실시되고 있다. 2년간의 적응기간을 거쳐 전면적으로 실시된지도 이제 한달이 지나갔다. 매스컴에서는 연일 도로명 주소에 대한 찬반양론이 봇물을 이루고 만나는 사람마다 새로운 제도에 대한 불평과 찬성의 토론이 이어진다. 우편배달부들은 아직도 옛날주소를 사용한 우편물과 새주소를 쓰는 우편물을 배달하는데 혼돈도 되고 또 큰 애를 먹고 있다. 필자는 지난해 `도로명주소와 글로벌 스탠다드`에 관해 칼럼을 쓰면서 도로명주소의 장점과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기 위해서는 우리가 도로명 주소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의 도로명 주소 실시에 대한 파상적인 질문에 대해 안전행정부 장관이 대답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이 문제를 생각해 보고 싶다. 우선 대전제는 도로명주소는 익숙해지면 길을 찾기에 편리하고 또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다는 것이 대전제가 된다.그럼에도 TV에서 한 국회의원의 몇 개의 질문을 생각해 본다. 우선 불편하다는 것이다. 헷갈린다는 것이다. 그건 새로운 제도를 시행할 때 항상 발생하는 문제이다. 기존의 주소체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준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도로명주소가 성공하려면 도로명이 길에 잘 표시돼 있어야 하고 사용자들은 도로명을 잘 외우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이러한 것들이 익숙해 지기까지는 불편할 수도 있다.현재 네거리 교차로에서 길이름이 명확히 적혀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길이름을 더 많이 부착해 진행하는 운전자가 언제 어디서든 길이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아직 교차로 같은데 표지판이 옛날 그대로인 곳도 많다. 교차로에서 길 이름을 크게 잘보이게 표시해야 한다. 그래야 길중심의 지도가 사람들 머리속에 각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 현재 상황은 오히려 조그만 길만 조그맣게 표지판을 해놓고 큰길들은 별로 신경을 안쓴 모습이다. 큰길들의 교차로에서 길이름의 표시가 부족하다. 그리고 도로명 주소의 필수적인 요소인 번짓수의 부착이 각 건물별로 너무 작아서 걸어가면서는 보이지만 운전하면서는 보기에 너무 작다. 운전하면서도 건물 번지수를 확인 할 수 있도록 번지수를 건물표면에 크게 부착해 놓아야 한다.또다른 질문은 도로가 바둑판같지 않은 한국에는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바둑판 모양이 도로명 번지수에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나 유럽도 조그만 도시들은 작고 꼬불꼬불한 길도 종종 있다. 하지만 길 이름이 잘 사용되고 있고 익숙해진 그들에게는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아무리 길이 꼬불꼬불해도 현재의 주소 보다는 찾기가 편하다고 말할 수 있다.현재의 주소체계는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일본식 지번체계를 쓰는 국가는 일본밖에 없다고 한다. 심지어 가장 시스템이 낙후됐다는 북한도 도로명 주소를 쓴다고 한다. 유럽, 미주 등 서구국가는 물론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국가들도 도로명 주소를 쓰고 있다.도로명 주소의 논리는 사실상 간단하다. 사람은 길을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길이름으로 장소를 찾아가는건 사실상 자연스러운 것이다.또하나의 그 국회의원의 재미있는 질문은 원래 주소에 붙어있던 역사적인 이름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안행부 장관은 대부분의 역사적인 이름들이 보존되고 있다고 답했다. 아마 90% 정도라고 말한 것 같다. 역사적인 이름은 중요하다. 사실상 길이름을 쓰면 기존의 동명을 쓰던 때보다 길이름이 오히려 더 많아지기 때문에 역사적인 이름을 보존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효자동 같은 이름은 효자로 로 바뀌면 된다.도로명 주소가 편한것도 사실이고 처음 어떤 주소를 찾아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도로명 주소가 훨씬 편한 것도 사실이다.이제부터 길이름 표지판 정비에 중점적인 작업을 실시해 길이름을 보고 길을 찾는데 편하도록 만드는 인프라 정비에 정부가 힘을 기울이면 될 것이다.다시 글로벌 스탠다드를 이야기 하고 싶다. 이제 한국은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아니라 전세계에 경제적인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국가이다. 모든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화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도로명 주소를 인내를 가지고 익숙해 지도록 노력해 보자. 도로명 주소의 성공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2014-02-11

심각한 일본의 치매 증세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최근 들어서 일본의 치매 증세가 심각하게 느껴진다. 치매를 앓고 있는 가족이 있으면 가족 전체가 비상에 걸려서 고생하게 되는데 한국, 중국, 미국 등 주변 관련국가들이 치매병을 앓고 있는 일본 때문에 큰 고생을 하고 있다. 치매병의 몇가지 증상이 일본에게서 현저히 나타나고 있다.우선 망각증세이다.지금 일본은 큰 망각증세에 빠져있다. 종군위안부도 없었다고 하고, 일본의 침략도 없었다고 부정한다.최근 프랑스에서 있었던 국제만화 페스티벌에서 한국만화기획전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비극을 예술성 높게 평가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달 30일 앙굴렘극장 전시장에서 개최된 한국만화기획전은 `지지 않는 꽃`이란 주제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만화 작품 20여편을 전시해 1만7천여명의 관람객이 찾는 등 열기가 뜨거웠으며 관객들은 위안부들의 고통스런 비극을 처음 알게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은 이러한 만화들이 모두 한국의 허위선전이라고 주장하며 반대성만화전을 열려고 시도하다가 주최측에 의해 거절됐다고 한다.일본은 미국에서도 위안부 `펑화의 소녀상`을 폐지하기 위한 운동을 벌인다는 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외교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하원 외교위원장이 최근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참배하고 일본 정부에 위안부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는 소식이다.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본의 침략을 잊어버린 또다른 치매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전범들이 묻혀있는 신사를 참배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며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치매의 또다른 증상은 억지를 부리는 것이다. 대표적인 억지는 독도가 자기땅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독도는 모든 역사적 사실을 뒤져봐도 한국땅 임이 분명하고 일본학자들 상당수가 이를 인정하고 있다. 독도를 일본땅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일본은 2차대전 중 태평양 전쟁에서 패전국인 일본의 전후 처리를 하기 위한 조약인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들고 있는데 이것이야 말로 자의적인 해석일 뿐이다. 이 조약에서 한국의 몇 개의 섬 중에서 제주도, 거문도, 울릉도가 언급됐고 독도가 언급되지 않아 일본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그렇다면 조약에 3천개가 넘는 한국의 섬의 이름을 다 언급해야 하는 것인가? 큰섬을 중심으로 부속섬들은 그 나라에 속하는 것은 국제적인 관례이다. 일본의 억지현상은 자기가 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열도는 일본이 실효적인 지배를 하고 있어서 일본땅 이라고 하고 독도는 실효적지배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치매의 가장 심각한 증상은 자폐증이다.자기 중심적 사고 방식으로 우경화로 걷고 있는 일본의 치매증상은 참으로 우려스럽다.일본의 우경화는 심각한 자폐증 증상이다. 변화하는 세계를 읽지 못하고 100년전으로 돌아가는 사고 방식이다. 일본의 고령화, 경기침체 같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건 과거사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자기만의 사고 방식과 자폐증상은 일본산업의 상징인 소니의 몰락을 가져왔다.세계 전자산업의 아이콘이었던 소니가 추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자폐증세에 의한 혁신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기술과 혁신의 대명사였다. 창의적 제품으로 세계 전자시장을 지배하고 그 힘으로 일본의 경제 부흥을 이끌었던 것이다. 1980년대 `워크맨`은 그 대표적 제품이다. 손에 쥐는 작은 녹음기에서 재생되는 음악은 전세계를 휩쓸었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소니는 혁신을 외면해 지금 이 지경까지 몰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 후발 경쟁기업들이 소니의 자폐증세를 대신했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외형이 삼성전자의 두 배가 넘었던 소니였지만 이제는 삼성에 완전히 밀리는 기업이 됐다. 치매의 최종단계인 일본의 자폐증상 때문이었다.이제 일본은 어떻게 치매를 치료할 수 있을까? 망각에서 벗어나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고 세계와 교류하는 자폐증을 벗어나려는 노력을 일본은 스스로 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망각, 억지, 자폐의 치매증상을 치료받고 이제 정당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등장해야 한다. 일본이 치매를 치료 할수 있도록 국제적인 공조도 필요해 보인다.

2014-02-04

북한의 평화공세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북한의 평화공세가 최근 다시 가열되고 있다. 상호비방을 중지하고 평화협상을 하자는 제의를 하고 있다. 북한은 상호 비방중상 행위와 군사적 적대행위 중지 등을 제안하고 실천적인 행동을 먼저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평화공세에 이번에는 진정성이 있는지 궁금해진다. 늑대가 온다고 거짓말을 하다가 정말 늑대가 오니까 아무도 믿지 않았다는 목동의 이야기처럼 이제는 북한의평화공세를 한국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않은 게 현실이다. 더구나 한미군사훈련 중지라는 조건이 붙어있으니 더더욱 그렇다.어쨌든 북한유엔대사도 평화에 관한 기자회견까지 하면서 연일 선전공세를 벌이고 있는데 한국 여론몰이를 해 우리 정부가 전쟁분위기를 고조 시킨다고 유도하려는 전략인지 순수한 마음인지 종잡을 수 없는 것은 지금까지 북한이 벌여온 위장공세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위기시 마다 위협공세, 평화공세로 강온양면 전략으로 한국을 시험해 보는 것이 일상화 돼 있다. 평화를 제의하고는 각종 구호물자를 우리정부로부터 받은후 테러행위를 감행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연평해전이고 천안함 사건이지만 필자가 기억하는 70년대, 80년대도 마찬가지였다.60년대의 청와대 기습사건, 푸에블로호 납북사건, 울진삼척 공비 침투사건은 평화가 없는 냉전시대의 유물이지만 70년대초 중앙정보부장이 북한을 다녀오면서 평화의 공세와 화해무드가 시작된 이후도 대통령암살 시도사건, 판문점 도끼만행, 버마행사장 폭파사건, 대한항공 추락사건등 평화공세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테러행위를 감행해왔다.이런 과거의 역사가 있는데 어떻게 북한의 평화제의를 믿을 수 있는가? 에치슨라인으로 불리우는 에치슨의 미국국회발언을 찬스로 비밀리 침략을 준비해온 북한은 6·25 남침직전 각종 평화공세로 남측을 안심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던 60여년전의 교훈도 있다.최근에도 연평도 포격사건, 천안함 사건, 핵실험 등의 예를 보면 그러한 사건을 터뜨리기전에 평화공세를 했던 전례를 찾아볼 수가 있다. 이제 북한은 진정성을 보일때가 됐다. 비방을 중지한다고 했다가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든가 평화협상를 하자고 하면서 국지적인 공격으로 뒷통수를 치는 식의 위장적인 평화공세말고 진정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성을 먼저 보이라”고 주문한 것은 증요한 의미가 있다. 박 대통령은 과거에도 평화공세후 도발이 있었다는 것을 상기시키고 만반의 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니 이제 북한이 진정성을 보이는 일만이 남아있다.필자가 미국출장중에 M-히스토리라는 케이블 방송에서 한국전쟁 50주년 기념 특집방송을 재방송으로 보여주는 것을 보았다. 그러한 TV 재방송은 최근의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4시간짜리 특집인데 한국전쟁의 발발부터 휴전협정까지 모든 과정을 각종사진과 동영상으로 보여주고 있다.방송에서 4만명의 미군중심의 유엔군, 그 수십배의 한국군과 민간인이 희생됐고 북한쪽 군인과 민간인을 합한다면 수백만의 희생자가 발생한 한국전쟁의 참혹함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한국전쟁의 영웅 맥아더장군은 필자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존경하는 군인이다.전쟁에서의 승리를 대신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주장하며 강경대응으로 국경을 건너온 중공군에 대응하려고 했던 맥아더장군은 트루만 대통령에 의해 미국으로 소환된 후 국회에서 행한 그의 연설은 너무도 유명하다.“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뿐이다”(Old soldiers never die, but fade away)한국말로 번역한 것이지만 맥아더는 사라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이루지 못한 통일을 지하에서도 억울하게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이제 평화공세를 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맥아더 장군의 소망대로 이제 우리는 통일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그러러면 북한은 평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이번엔 부디 진정성을 가지고 나오길 바란다. 모든 비방과 적대행위를 스스로 중지하고 핵을 폐기하고 진정한 평화의 길로 나오길 바란다.맥아더 장군의 말을 조금 바꾸고 싶다.“우리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소망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사라지지도 않는다”라고 말하고 싶다.

2014-01-28

포스코 차기 회장에게 바란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스코가 새로운 포스코 회장으로 기술 부문 권오준 사장을 선임했다. 권 차기 회장은 정통의 엔지니어 출신으로 순수한 엔지니어링 연구의 길만을 걸어온 첫 회장 선임으로 기록된다고 한다. 금속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86년 포스코입사 후 줄곧 포항과 광양에 머무르면서 기술연구에 매진한 정통 기술인이다.우선 외부영입 없이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이어온 `CEO 내부 승진`의 전통을 지킨 것은 일단 환영할 일이다. `정통 기술인`이 선임됐다는 점도 큰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기획이나 경영 관련 경험이 적다는 것은 단점일수 있지만 기술우선의 포스코를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필자는 90년 초반 운동 만능인 권 차기 회장이 RIST에 있을 당시 함께 같은 캠퍼스에서 테니스를 즐기면서 교류를 나눴었다. 그는 침착하면서도 끈질긴 일벌레로 알려져 있고 그러한 성품은 테니스 경기 스타일에서도 엿볼수 있었다.그가 포스코의 대표 기술이 된 `파이넥스 공법`을 상용화하는 데에 많은 역할을 했고 자동차강판·전기강판 같은 고부가가치 강과 신소재 개발, 배터리 필수 소재인 리튬을 염수에서 직접 추출하는 신기술도 개발했다. 장영실상, 대한금속학회상, 기술경영인상 등 각종 수상을 통해 기술인임을 견실하게 입증하였다.포스코는 철강경기나 국제경쟁 등 여러가지 이유로 영업이익이 계속 하강하고 있다. 철강 경기 하락기에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도 문제였다.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이러한 시점에서 권 차기 회장의 어깨가 매우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권 차기 회장은 “포스코를 국민의 존경을 받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늘 그가 강조하던 말은 “존경받는 기업 그리고 기술로 돈을 버는 회사”였다. 이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와도 일맥상통하는 정신이다. 향후 포스코, 포항, 그리고 한국을 먹여 살릴 기술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철강 기술자의 회장등극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권 차기 회장에게 대학에 있는 필자가 보는 산학연 협력 관점에서 몇가지 주문을 하고 싶다.우선 포스코의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으로서의 리딩롤(leading role)을 강조하고 싶다.삼성전자, 현대기아 자동차가 세계속의 한국기업으로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 포스코의 가세가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포스코는 재작년부터 성장세가 현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 감소세다. MA로 커진 덩치는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제조기술과 IT기술의 융합을 통한 평소의 지론인 `기술우선주의`가 현실화 되길 바란다. 포스코가 철강 경쟁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종합그룹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최근 인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때마침 포스코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인도 제철소 건립에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줬다는 점에서 포스코가 삼성과 현대와 나란히 글로벌 3총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길 주문하고 싶다.둘째, 산학연 모델 경험을 바탕으로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술개발의 초석을 다져주길 부탁한다. 그동안 기술연구소장, RIST 원장, 포스코 CTO 를 거치면서 포스텍의 철강대학원과 엔지니어링 대학원을 통해 산학연의 협력의 풍부한 경험과 노우하우를 최대한 활용해 대학을 이해하고 연구와 창의가 어떻게 기업에 기여할수 있고 기업이 어떻게 대학의 연구를 촉진할 수 있는지 삼각관계를 잘 정립해 주길 바란다.셋째, 새로운 기술 창출을 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데 포스코가 더 큰 역할을 했으면 한다. 그는 포스코의 글로벌 기술경쟁력 확보에 중추적 역할을 해 오면서 유럽사무소장 근무 등을 통해 많은 글로벌 경영 현장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포스코-포스텍의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한다면 포항의 실리콘밸리 모델화는 더욱 앞당겨 질 수 있다. 포스코 회장으로서 권 차기 회장에게 거는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큰 것은 순수한 엔지니어와 연구의 길을 걸어온 그가 창조경제의 현정부 아이디어와 맛물리면서 제2의 실리콘밸리로 도약하려는 포항의 야심과 함께 크나큰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불러일으킨다.권 차기 회장에게 축하와 함께 큰 기대를 걸어본다.

2014-01-21

한국의 국토를 넓히자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한국의 국토를 넓히자”라고 하면 웬 뜬금없는 소리냐고 깜짝 놀랄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가뜩이나 전쟁에 대한 불안이 늘 상존하는 한반도에서 한국의 국토를 넓히자라고 한다면 전쟁하자는 이야기인가라고 반문을 할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전쟁을 해서 다른나라 땅을 빼앗자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그렇다면 전쟁을 하지 않고 어떻게 한국의 국토를 넓힐 수 있을까?한국은 국토가 10만㎞로, 넓이로 세계 100위 정도인 아주 조그만 나라이다. 반면 인구밀도는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방글라데시, 대만에 이어 세계 3위이다. 한마디로 너무 좁다. 좁은 국토에 고층아파트는 즐비하고 공장을 지을 토지는 턱없이 부족하다. KTX 선로를 까는 것도 전부 공중부양식으로 진행될 정도로 땅이 비좁다. 그런데 이러한 좁은 국토에서 경제력은 세계 10위권이다. 경제력이 활발해지면서 기업들은 좁은 국토를 떠나 해외에서 살길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결국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진출은 국토확장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필자가 신년벽두부터 여행중인 미국 조지아·알라바마주에는 기아·현대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수십개의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미주공장이 들어서 있다. 한인인구 200명이던 알라바마 몽고메리는 이제 한인 5천명이 붐비는 도시가 됐고 85번 고속도에 즐비하게 늘어선 한국기업 공장들을 보면서 느끼는 건 이제는 이 지역에 한국을 통째로 가져다 놓은 느낌이다.한산했던 이 지역이 이렇게 붐비는건 분명 한국기업들의 미국진출 덕이다. 어떻게 보면 그만큼 한인들이 사는 지역이 한반도를 넘어 넓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동부쪽으로 워싱턴, 북버지니아, 뉴저지, 뉴욕을 연결하고 북쪽으로 시카고, 남쪽으로 아틀란타, 달라스, 플로리다로 연결하는 등 동부와 남부만 한국의 50배가 넘는 광활한 대지 위에 한국인 100만명 이상이 살고 있고 현대, 기아, LG, 삼성 등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캘리포니아까지 포함하는 미국 전체로는 300만에 가까운 한국인, 또는 한국계가 살고 있다.바로 이것이 한국의 영토확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토를 물리적으로 확대할 수는 없어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적으로 확장하는 개념, 바로 이것이 영토확장 일 것이다. 국가를 국가면적의 크기로 한정하지 않는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같은 국가들이 있다. 우리도 그러한 국가의 반열에 끼어야 한다. 이스라엘, 네덜란드의 기업은 세계도처에 있고 무역을 하고 있으며 인재들이 세계도처에 퍼져 있다.필자는 작년초 칼럼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 버츄얼 코리아(Virtual Korea), 즉 세계를 하나의 무대로 삼는 한국을 경영해 달라는 부탁을 한 바 있다. 영어로 버츄얼이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을 말한다. 글로벌(Global)이 물리적인 개념이라면 버츄얼은 한걸음 더 나아간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제 경제, 산업, 외교,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전 세계는 하나이기 때문에 이러한 개념이 한국에 적용돼야 한다.기업들의 해외진출과 현지화 전략, 그리고 그에 따른 인력의 해외진출은 결국 국토의 확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국가는 해외에 퍼져있는 국민들과 네트워크를 잘 관리하고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적극 활용해 국토확장의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지난 칼럼에 지적했지만 제2의 현대자동차 공장 설립을 두고 조지아, 테네시, 알라바마 주지사들이 앞다퉈 한국을 방문한다고 한다는 것은 영토확장의 개념이 국가위상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시사한다.실제로 대기업들의 해외매출액이 국내매출액을 상회한지는 오래됐고, 해외 생산량이 국내생산량을 초과하고 있다. 현대·기아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현대·기아자동차의 해외 판매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이미 80%를 넘어섰다고 하며 금년에는 글로벌 생산기지 확대 전략과 적극적 마케팅에 힘입어 그 비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전자, 조선, 철강 등 다른 산업분야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우리 지역의 젖줄인 철강업, 그리고 포스코도 글로벌 생산판매에 미래를 걸고 있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러한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글로벌화는 분명히 한국의 영토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영토확장, 꼭 전쟁을 하지 않고도 넓은 한국을 우리는 소유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14-01-14

`몽고메리`의 새해아침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미국의 중소도시 몽고메리에도 어김없이 2014년 새해아침의 해가 힘차게 떠올랐다.몽고메리(Montgomery)는 미국 알라바마주의 수도이지만 20여만명의 중소도시이다. 이곳은 역사적으로는 남북전쟁 때 남부군의 수도였고, 흑인인권운동가 마틴 루터킹 목사가 4년간 목회를 했던 교회가 있다. 또한 이곳은 1950~60년대 흑백차별에 항거하는 `몽고메리 버스 보이콧`사건이 일어난 곳이며, 세차례에 걸친 셀마-몽고메리 흑인 행진으로 미국 흑인인권을 얻어내고 인권평등을 실현한 무저항운동의 발생지인 곳이다.그런데 2014년 몽고메리의 새해아침이 왜 남달리 느껴지는 걸까?연초 미국출장 중 이곳 몽고메리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이곳 몽고메리시의 현대 블루바드라고 부르는 큰길을 따라가면 광대한 대지에 한국의 현대자동차 몽고메리공장이 나타난다. 수십만평의 광활한 대지 위에 세워진 현대자동차 공장은 3천명 가까운 직원을 고용해 미국 남부지역의 고용창출에 크게 기여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현대자동차 생산공장이 들어서 있는 몽고메리시는 2006년 공장이 설립된 뒤 지금까지 이 공장 덕에 20억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몽고메리 시장은 “이 지역에서 현대차의 인기는 최고”라며 “부품업체들까지 따라들어오면서 현대차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안겨줬다”고 좋아하고 있다.현대자동차의 한국직원은 불과 100여명이지만 미국노동자들이나 근로자들에겐 주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공장 내에서 한국사람들은 미국인에게는 공장을 경영하는 주인이 된다. 제2의 현대자동차 공장 설립을 두고 조지아, 테네시, 알라바마 주지사들이 다투어 한국을 방문한다고 하니 참으로 필자가 미국유학을 하던 30년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 지금 미국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몽고메리에서 불과 한 시간 거리인 웨스트포인트라는 조지아주 도시에는 기아자동차 공장도 있어서 두 개의 시를 잇는 85번 고속도로는 한국 자동차의 벨트라인이다. 주변의 부품공장도 수십개가 산재해 있다.이 두개의 도시는 헌츠빌의 LG 공장, 달라스의 삼성공장과 함께 미국내 제조업에서 있어서의 한국기업의 약진의 상징이다.몽고메리와 인근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줄잡아 1만명 가까이 된다고 한다. 수십개의 한인교회, 한국식당, 슈퍼마켓, 심지어 한국 커피숍 등도 손쉽게 찾을 수 있다.사실 미국 내에서 자동차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에서의 한국제품의 비중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미국 백화점에서 TV, 냉장고등 가전제품을 구입하려면 삼성, LG 제품으로 뒤덮여 있는 매장을 만나게 된다. 과거 소니, 도시바, GE 등 일본이나 미국제품에 밀렸던 가전제품시장에서 한국가전제품의 약진은 실로 매우 놀라운 것이다.이곳에서 만난 미국인들은 60년전 최빈국이었던 한국이 어떻게 이렇게 약진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고개를 흔든다.거의 100%인 미국인 근로자들은 완성된 차체에 내부 부품을 조립하는 의장공장에서 부터 프레스공정과 용접을 통해 차량의 겉모습을 만들어내는 `차체공정`까지 수백대의 로봇을 작동하는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차체 밑부분과 앞부분 등 로봇이 자동차 형태를 조립하고 나면 현지 근로자들은 로봇이 처리하기 힘든 트렁크와 후드 등을 조립하고 품질검사를 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자동차업계 생산성 조사에서 북미 35개 공장 가운데 2010년부터 생산성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몽고메리공장은 지난해말 3교대제로 전환했다고 한다. 기존 주야간 10시간 맞교대를 8시간씩 3교대로 변경하면서 24시간 풀가동 체제를 갖춘 것이다. 이처럼 교대제를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근무 시간 감소로 임금이 줄었지만 근로자들이 흔쾌히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노조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근로자와 회사가 상호 협력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미국의 남부의 고적도시인 몽고메리에서 새해아침을 맞이하면서 진정한 애국과 세계화란 무엇인가 생각해 본다.현대의 국가의 힘은 면적이나 인구숫자에 상관없이 얼마나 세계로 뻗어나가는가 하는 버츄얼(virtual) 개념으로 결정된다.이제 한국은 기업, 경제, 문화, 교육 모든 분야에서 세계화 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맞이하는 몽고메리의 2014년 새해아침은 너무도 싱그럽다.

2014-01-07

2013년이여 안녕!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오늘은 올해 마지막 날이다. 이제 2013년은 고별을 고한다. 2013년 이 한 해는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시간으로 떠나간다.참으로 2013년은 변화의 해였다. 대내외적으로 변화무쌍한 해였다고 생각된다.우선 대내적으로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박근혜 정부가 시작돼 새 정부의 시작을 알리는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고, 북한의 2인자 장성택의 처형으로 북한내부에 엄청 폭풍이 몰아친 해였다. 지금 다시 열리기는 했지만 개성공단의 폐쇄로 남북의 관계는 상당히 얼어붙었다.변화의 해였다는 것은 이 지역 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새로운 국회의원이 선출됐고, 포스코회장이 사임을 표하고 지역의 대표적 대학인 한동대를 20년간 끌어온 총장이 퇴임을 발표했다.나로호가 3번의 실패끝에 우주로 날아오르는 쾌거, 김연아, 추신수, 류현진, 박인비 등 국제적 대형스포츠 스타의 승리의 소식이 우리를 기쁘게 해준 반면 동양그룹의 몰락, 국내최장 철도파업, 내란음모사건, 국정원댓글 공방, 그리고 여러정부관료들의 스캔들로 얼룩진 한해였다.한국근대사의 큰 획을 그은 박정희 대통령의 자녀인 박근혜 대통령의 출현은 확고한 반공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적 사고를 다지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진보라고 부르는 그룹들에게는 큰 부담이 됐고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 시켰다.이석기 내란음모사건과 국정원댓글공방은 결국 양자대결의 첨예한 양상으로 번지고 여기에 유례없는 장기적인 철도파업이 세모의 추위를 더하고 있다.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야 한다. 모두 잘살고 통일된 국가를 위해 애쓴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다만 접근 방식이 다를 뿐이다.접근 방식이 다른 것은 얼마든 대화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다면 여기에는 중요한 가정이 있다. 진보의 접근 방식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는 말아야 한다.사실상 인권이나 자유가 전혀없는 북한을 상대로 어떤 대화를 하고 함께 일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따라서 우리 내부적으로 분열이 있어서는 안된다. 그러한 점에서 보수와 진보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북한 2인자 장성택이 몰락하는 과정을 보면서 얼마나 북한을 상대하는 것이 힘든 것인가를 느낄 수 있다. 국가가 갖춰야할 기본적인 구조가 돼 있지 않은 국가를 상대로 정치적, 경제적인 협조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은 더욱 민주와 자유가 공고히 유지돼야 한다. 누군가 2015년이 통일의 해라고 말했지만 통일은 불연듯다가올수도 있다. 그런경우를 대비해 우리 자체의 민주, 자유체제는 더욱 공고히 질서있게 유지되면서 체제적 우월로서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2013년 포항도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국회의원 재선거는 여러가지 부작용도 낳았지만 선출된 새로운 국회의원에 거는 기대도 남다르다. 포항이 겪고 있는 경제적인 하락과 정치적인 입지의 축소 등으로 어느때보다 국회의원의 사명은 크다고 볼 수 있다.포스코회장의 사임표명도 큰 이슈로 부각된다. 포스코는 포항을 책임지는 기업으로 포스코의 수뇌부의 변화는 그만큼 민감한 이슈이다. 포스코 회장자리가 정권이 바뀔때마다 흔들리는 것 보다는 냉정한 경영평가에 의해 교체가 결정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포스코는 포항의 젖줄과도 같은 기업이기에 기업의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와 아울러 20년 한동대를 지켜온 총장의 퇴임도 우리에게 많은 주문을 해주고 있다.다사다난 속에서도 나로호가 3번의 실패끝에 우주로 날아오르는 쾌거와 스포츠 스타들의 승리와 도약은 우리를 참 기쁘게 해준 한 해였다. 그런 소식들은 항상 국민들을 기쁘게 하고 희망을 준다.2013년 한해를 보내면서 마지막날의 소원을 빌어본다. 2014년은 정말 밝은소식만 가득차기를…. 갈등이 없고, 화해와 협력이 가득찬 그런 한해가 되기를…. 그리고 우리 민족의 소원인 통일이 됐으면….

2013-12-31

대학가요제와 젊음의 낭만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대학 가요제, 아마도 요즘 젊은이들의 관심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단어일지도 모른다. 각종 TV 방송국이 주최하는 대학가요제는 오랫동안 젊음의 발산과 낭만의 상징으로 자리잡아 왔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70~80년대는 대학가요제를 통하여 많은 젊은 대학생들이 대중음악의 무대로 데뷔하였다. 오늘날 명곡으로 자리잡은 `연`, `J에게`, `젊은연인들`, `바위섬`등의 무수한 명곡을 생산했다. 노사연, 심수봉, 배철수 등의 유명한 대중가수들이 대학가요제를 통해 태어났다.지금도 대학가요제의 옛 필름을 보면 지금 유명한 중견가수들의 그 시절의 젊은 앳띤 모습을 볼 수 있어 너무 정겹다.사실 대학가요제는 가요나 음악을 떠나서 젊음의 지성, 창의성, 그리고 낭만의 상징이었다. 그런 대학가요제가 단순히 시청률 저하로 작년에 폐지되었었다. 외국프로그램을 본딴 이상한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의 등장도 한몫을 하였고 젊은이들의 즉석문화도 이유 중에 하나였다. 그러나 대학가요제는 젊음이 모여서 노래하고 소리지르고 그리고 함께 어울린다는 점에서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크게 차별화 된다.대중음악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던 대학가요제가 많은 대중가요 애호가들의 노력으로 다시 되살아난다는 소식은 참 반가운 소식이다. 이 행사가 다시 명맥을 잇게 됐다는 것이 오랜 기억을 갖고 있는 중년들에겐 큰 안도가 될 것이다. 대중음악계에서는 대학가요제의 부활은 사회적 `복고` 분위기와 대학가요제를 고사 위기로 몰았던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의 퇴조가 겹쳐 가능했다고 본다. 순수한 대학생들의 창작곡으로 경연하는 대학가요제와 남의 곡으로 가창 실력을 겨루는 오디션은 창의성에 있어서 근본을 달리하고 있다.대학가요제의 부활이 오늘날 젊은이들의 인스턴트적인 사고 보다는 좀더 깊이가 있는 낭만과 창의적인 사고를 배양하는 계기가 되길 생각해 본다. 젊은이들이 즐겨보는 개그쇼를 보면 정말 인스턴트적인 사고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알 수가 있다. 이건 빠른 발전의 IT와 SNS 발전과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스마트폰으로 메시지, 사진을 즉석에서 주고받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대화를 할 수도있는 상황은 편지나 엽서를 대신한다.대학생들은 인터넷북을 좋아하고 종이책을 사지 않는다. 지하철을 타보면 이젠 신문이나 책을 읽는 사람을 찾을 수가 없다. 얼마전까지 있던 무가지 신문도 사라졌다. 모두들 앉아서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그러나 즉석에서 연락이 가능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환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사람들의 감정과 정서는 점점 메말라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 문제는 더 심각해 보인다.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제자들, 친구들에게서 크리스마스 카드나 연하장이 사무실에 쌓일 정도로 받곤 했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러한 카드나 연하장이 이메일로 대신되고 있다. 대량으로 뿌려지는 이메일은 감정을 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창작 보다는 인용이 너무도 많다. 창작의 대학가요제 보다는 방송오디션을 보는 기분이다.정보 통신의 발달이 삶을 엄청나게 편리하게 만들었다는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러한 발달이 젊음의 순수와 낭만을 해쳐서는 안되고 더구나 창의적인 도전정신을 저해해서는 안된다. 대학시절, 젊은시절은 연구와 학업, 연인과의 사랑, 그리고 젊음의 낭만과 순수를 배양 하고 구사하는 시절이다. 학업을 통해 실력을 쌓고 사랑을 배우고, 그리고 미래의 사회를 이끌어갈 순수와 낭만의 정신적 소양을 배양하는 기간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대학가요제의 부활은 큰 의미가 있다.대학가요제 부활의 밝은 소식을 접하면서,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순수한 낭만과 정열을 기대해 본다. 국가와 사회의 미래는 그러한 순수와 정열에 달려 있다.

2013-12-17

“청암 박태준, 당신이 필요합니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12월13일은 청암 박태준 전 포스코 회장, 포스텍 이사장의 서거 2주기가 된다. `한국의 강철왕 카네기`라고 불리우며 세계적인 기업에 이름을 올린 포스코를 40여년전 창설해 오늘에 이르게 한 청암.포항, 포스코, 포스텍은 청암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청암의 의미는 포항전체를 지배하고 있다.오늘 필자는 “청암 박태준, 당신이 필요합니다!”라고 외치고 싶다.청암의 나라사랑을 우린 본받아야 한다.필자는 90년대 어느날 포스코 연수원에 강의를 하려고 들어서면서 벽에 걸려있는 청암의 글들이 파여져 있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 정치적인 상황은 청암을 밖으로 내몰던 시대였다.강의를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온 필자는 미국에 가있는 청암에게 전화를 걸었다. 청암은 전화를 반갑게 받았다.그와의 30분간의 대화에서 일본, 미국에서 체류하면서도 포항, 포스코, 포스텍, 그리고 국가를 염려하는 청암의 솔직한 심정을 읽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대화를 나누기 힘들 정도로 바쁜 분이었기에 이날의 국제통화는 필자의 일생에 감동의 추억으로 남아있다.본인이 해외로 방랑하던 그 시절에도 그는 우리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를 차분하게 설명했고 여러가지 철학들을 들려줬다. 그 철학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나라사랑이었다.청암의 철학은 원칙을 지키는 정신에 있다. 그래서 항상 물리적인 원칙, 정신적인 원칙과 청렴을 강조했다.잘못 건설된 고로를 전부 헐고 다시 지었다는 일화는 그대로 포스텍에도 적용 됐다.필자가 포스텍 기숙사 사감으로 있던 시절에 청암이 포스텍을 방문하는 날이면 모두 비상이 걸리던 생각이 난다. 특히 기숙사의 청결을 강조했다. 그래서 먼지가 손에 묻어나지 않을 정도로 청소를 했었다.당시에는 청암의 방문이 힘들게 했지만 돌이켜 보면 그의 완벽과 청결이 결국 포스텍이 초창기부터 최일류대학의 반열에 오르도록 만들어준 기반이었다고 본다.언젠가 포스텍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중간에 이석을 하는 일이 있었다. 선진 외국에서는 엄숙하고 장중한 자리인 것이 졸업식장이다. 청암은 자리가 듬성듬성 비워지게 되자 한참을 불편한 마음로 내려다 보다가 이윽고 단상에서 내려왔고 관계자들을 크게 꾸짖었다. 이 일화는 그가 얼마나 물리적 청결뿐만 아니라 원칙을 지키는 정신적 청결을 강조했는지를 짐작케 한다.청암의 집념의 정신은 잘 알려진 우향우(右向右) 정신에서 찾을수 있다. “뜻을 이루지 못하면 죽겠다”고 말한 청암의 우향우정신 때문이 아닐까 한다. 당시 청암은 “포항제철소 못 지으면 모두 영일만에 빠져 죽자”는 정신으로 일사분란하게 제철소 건설을 독려했다. 그런 정신이 이제 침체된 우리 포항, 포스코, 포스텍에 모두 필요해 보인다. 아니 정체성 문제로 혼란을 걷고 있는 국가전체에 필요한 정신일 것이다.마지막으로 청암의 내부승진 원칙을 한번 돌아보고 싶다. 청암은 인사에 있어서 지방색과 낙하산 인사 등 청탁인사를 배제하고 내부 승진을 철학으로 삼았다. 그것은 함께 생사고락을 같이 한 동료, 후배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일 뿐 아니라 포스코의 제철보국 정신을 계속 이을 수 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정말 청암다운 정신이다.청암의 이런 곧은 정신은 주변의 칭송을 받아왔다. 국내에서의 칭송은 물론이지만 해외에서 그는 더욱 인정을 받았다.청암에 관련한 유명한 일화는 지난 78년 당시 중국의 실력자 덩샤오핑이 일본에 갔을 때 일화의 한 토막이다. 덩샤오핑이 당시 신일본제철 회장에게 `우리도 포항제철같은 제철소를 지어 줄 수 없겠느냐`고 물었을때 그 회장은 `중국에도 박태준 같은 인물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이제는 청암의 정신을 이어 받아 대도약 대전환점을 마련해야 한다. 한 나라에 국운이 걸려있는 일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결연한 의지문에 오늘날의 포스코가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결연한 의지가 이제 우리에게 새삼 필요하다. 우린 이제 청암의 그러한 정신을 다시 살려 침체된 지역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2년전 우리곁을 떠난 청암의 명복을 빌면서 우리 모두는 그를 그리워 하고 있다.그리고 다짐하고 있다. 그의 정신으로 우리는 반드시 다시 일어나겠다고.

2013-12-10

지역의 전국화, 세계화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최근 지역의 전국화와 관련된 두 개의 행사가 눈길을 끌고 있다. 그러한 행사들은 궁극적으로 지역의 세계화와 연결될 수 있다. 먼저 지난주 포항 `구룡포 과메기`가 서울을 찾았다고 한다. 겨울이 오면 역시 포항은 과메기로 전국적 명성을 떨친다. `겨울진국`이자 `사계절 식품`으로 자리를 잡은 `구룡포 과메기`는 지난주 영하의 날씨 속에 서울의 중심지인 서초구청 광장에서 큰 잔치를 벌였다.경북매일신문이 주최하고 경상북도와 포항시·상공회의소 등이 후원한 `포항 구룡포 과메기 특산물 시식 홍보·판매행사`에는 지역 국회의원, 시장 등 정·관계 인사와 포항출향인 등이 참석해 포항의 자매 지역인 서초구에서 포항의 명품 과메기를 선보였다.또 하나 `2015 세계군인체육대회`의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마음과 희망을 담은 `선유동천 나들길 걷기대회`가 11월 초 문경에서 열렸다. 역시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하고, 경북도와 문경시가 후원한 이날 행사는 문경시 가은읍 대야산 주차장 일원에서 문경시장과 그 지역 국회의원 및 지역민 등 1만여명이 참석해 큰 성황을 이뤘다고 한다. 행사는 아주 성공적으로 치뤄졌고 세계군인체육대회 성공개최 기원 퍼포먼스 등이 의미있게 진행됐다.이러한 행사에는 염두에 둬야 할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우선 포항이라는 지역의 전국화, 세계화이다. 지역은 그 자체로 전국화, 세계화가 될 수 있다. 아주 좋은 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시간 쯤 남쪽에 있는 실리콘 밸리이다. 실리콘 밸리는 산호세라고 하는 도시에 있는데 이 도시는 70년대 까지도 크게 알려져 있던 도시는 아니었다. 그리고 큰 도시도 아니었다. 그러나 휴렛패커드를 기점으로 지금의 구글까지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미국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알려진 지역이 됐다.이러한 발전에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스탠포드라는 대학의 존재이다. 스탠포드대학은 미국 내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대학이다.80년대 스탠포드 대학을 다닌 필자는 대학과 지역의 협력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낳고 결국 지역이 전국화, 국제화가 되는지 그 과정을 지켜 보았다.포항도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포스텍, 한동대 등이 있고 포스코,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각종 연구소가 있고 세계적 명성의 포스코와 관련 회사 등이 들어서 있다. 아마도 이제 필요한 것은 실리콘밸리와 같이 창의적인 기업들이 더 많이 들어서는 일일 것이다.또 과메기행사, 걷기대회가 갖고 있는 또다른 의미는 지역신문의 전국적 명성이다.지역대학이 특정 분야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확보한 예는 쉽게 찾을 수 있다. 경남의 K대학은 지역 대학이지만 북한문제에 있어서는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다. 북한문제만 나오면 다른 유수의 대학을 제치고 각 매스컴들이 이 대학의 연구원들과 인터뷰를 하는 것을 종종 봐왔다. 이 대학의 전국적인 명성은 결국 특화에 있었던 것이다.지역신문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행사들을 적극 주최함으로써 지역명품, 음식의 전국화에 크게 명성을 얻을 수 있다.지역을 보는 관점은 각자의 안목의 범위와 관련이 있다.몇 년전 미스경북 선발대회에 심사위원을 한 적이 있다. 이 당시 경북의 조그만 마을에서 온 후보자 한 명은 포항에 오니까 큰 건물도 많고 정말 발전된 모습에 당황하고 눈이 휘둥그레 졌다고 인터뷰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꼈던 생각이 있다. 결국 안목과 활동범위가 경북으로 제한된 사람에겐 서울에서 농담삼아 `시골`이라고 칭하는 포항은 큰 도시가 되는 것이라는 사실은 시사점이 크다.결국 각자의 안목의 범위가 지역의 전국화, 국제화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포항시민과 단체들이 안목의 범위를 세계로 눈을 돌린다면 서울을 비롯한 국내 어떤 지역도 대등한 관계로 개념을 정립할 수 있다.그렇게 되면 실리콘밸리처럼 포항은 전국화 되고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필자가 90년대 환동해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동해권의 세계화가 얼마나 한국의 발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었다.동해는 이러한 세계화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포항은 그 핵심축에 있다. 이러한 목표를 향하여 대학, 연구소, 기업, 지역신문, 시정부, 의회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지역의 전국화, 세계화는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

2013-12-03

신임 한동대 총장께 드리는 부탁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우리 지역에서 포스텍과 함께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한동대가 최근 새로운 신임총장의 초빙을 결정했다고 한다. 한동대는 가장 모범적인 교육중심의 대학으로 기독교적인 정신으로 모범적인 캠퍼스 라이프, 충실한 교육, 국제화된 교육으로 전국적인 칭송을 받아온 우리 지역의 자랑스러운 대학이다. 그래서 명성에 있어서 전통적인 명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대학수험생들이 열망하는 대학이다.미국에는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다트마우스를 비롯해 스미스, 스와스모아 등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교육중심의 대학들이 연구중심의 대학들만큼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동대의 한국내 위상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학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서 신임총장의 임무는 막중하다고 생각된다.신임총장이 외부에서 영입됐기에 대학 여러가지 어려움의 조짐도 벌써 나타나고 있기에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이 갖춰야 할 덕목과 리더십을 점검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인 것 같다.최근 많이 생겨나고 있는 과학 기술대학의 맏형격인 카이스트나 포스텍이 최근에는 모두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했다. 또한 급격한 도약을 꿈꾸는 일부대학들이 그동안 외부총장을 영입해 새로운 시도를 하는 모습도 종종 보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여러 갈등과 문제점이 있었고, 그를 통하여 우리는 많은 교훈을 얻었고 그러한 교훈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이러한 시사점을 이해하고 또 필자가 주변에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한 케이스를 분석해 본 결과를 토대로 신임 한동대 총장께 몇가지를 부탁 드리고 싶다.우선적으로 외부영입총장은 구성원들, 특히 시니어교수들이 가질수 있는 박탈감을 잘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대학을 위해 수십년간 고생하면서 대학발전의 기틀을 이룩한 시니어 교수들이 외부에서 영입된 총장을 바라볼 때 그동안의 세월을 반추하면서 아쉬움과 허탈감을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신임총장은 시니어 교수들 및 구성원들을 존중하고 항상 겸허하게 의견을 청취해 그들의 의견을 대학운영에 반영할 때 화합의 분위기를 만들수 있다. 외부 영입총장들은 일반적으로 개혁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개혁을 통해 외부영입의 정당성을 확보하려고 하고 본인의 철학을 강하게 내비추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철학을 내세운 모습은 외부적으로 강한 이미지를 주고 영웅적인 모습으로 비칠 수 있지만 그러한 모습은 오히려 구성원들에게 비하감을 조성할 수가 있다.오랜기간 대학을 지켜온 교직원들은 그들만의 고충이 있는 것이며 그것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일방적으로 보아서는 안된다. 개혁이 필요한 경우에도 함께 합의점을 모색하고 개혁방안에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게 일일이 동의를 구해야 한다면 어떻게 개혁이 되는가라고 반문할수 있지만 대학은 사회의 일반 조직과는 달리 합의점을 찾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조직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일반적으로 외부영입총장에게 거는 기대는 아마도 내부적인 개혁이나 발전에 대한 기대도 있겠지만 더 강한 기대는 외부기금을 끌어와서 대학의 재정을 풍부하게 해주고 국내외 대외협력을 강화해 대학의 입지를 올리는데 있을것으로 생각한다.그렇게 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권한의 과감한 위양`이다. 이를 통해 총장이 좀더 외부적인 일에 집중할 수가 있다. 총장이 모든 것을 다하려고 하면 구성원들이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총장은 과감하게 처장등 교무위원들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각 개개인 교직원들의 판단과 결정을 신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외부총장에 대한 신뢰감을 더하게 하면서 구성원들이 총장을 신뢰하고 신나게 일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줄 것이다.요즈음 유행하는 단어가 `소통`이다. 캠퍼스는 다른 조직들보다 자율이 훨씬 강조되는 조직이며 따라서 소통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된다. 교수, 직원, 학생들 개개인이 창의적이 되려면, 이러한 구성원간과 의사결정자간의 소통이 훨씬 강조되는 조직이다.신임총장이 필자가 지적한 그동안 외부영입총장이 겪었던 문제점과 이를 바탕으로 한 여러가지 시사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한 한동대의 제2의 도약을 기대해본다.

2013-11-26

창의력,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인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요즘 어디를 가나 창조라는 단어가 화제다. 특히 현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어서 심지어 미용원 이름도 `창조미용원`이 생겨났다는 농담처럼 창조가 화두가 되고 있다.창조경제의 근간은 창의력이다. 창의력을 가진 인재를 판별하고 길러내는 것이 아주 시급한 문제이다.수시모집을 마감한 대학들의 면접전쟁이 시작되었다. 전쟁이란 표현을 쓰는건 그만큼 면접경쟁이 치열하기 떄문이다.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창의력`이 있는 학생인가를 판별해 내는 것이다.어떤 학부모 모임에서 “창의력은 타고나는 건가요? 길러지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대답이 쉽지 않은 질문이다.결론은 창의력은 타고난 재능과 교육의 융합체라고 할 수 있다. 타고난 재능만 가지고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창의가 발휘될 수 없고, 타고난 재능이 없다면 지식만 가지고도 창의력은 발휘되기 쉽지 않다.비행기를 발명한 미국의 라이트 형제를 생각해 보자.라이트 형제는 타고난 호기심과 창의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유체의 속도가 빨라지면 기압이 낮아지고 물체는 기압이 낮은쪽으로 움직인다”는 베르누이 정리에 의한 유선형의 원리를 교육받지 못했다면 비행기를 만들어 낼수 없었을 것이다. 라이트 형제의 업적은 그러한 원리 위에 디자인과 속도를 낼 수 있는 설계에서 창의력을 발휘하였다.때론 창의력과 융합하는 기본지식은 공동작업으로 얻어지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의예에서 볼수 있다. 창의적인 사고로 사업적인 수완과 마케팅 감각이 뛰어났던 스티브 잡스는 천부적인 전자공학 지식을 가진 엔지니어 였던 워즈니악의 도움과 융합이 되면서 그의 창의적 사고가 빛을 발할 수 있었고 그의 아이디어가 실현 가능했고 각각의 장점을 합쳐 두사람은 애플의 성공 신화를 이끌어 내었다.`창의력은 지능과 비례하는가`하는 것도 재미있는 질문이다.지적능력의 지표인 IQ는 일정 이상만 넘으면 창의력과 관계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너무 높은 IQ는 암기력이나 이해도가 빨라 오히려 창의력에 방해가 된다는 이론도 있다.따라서 한국적 교육환경에서의 수석합격, 수석졸업생들은 오히려 덜 창의적이라고 할 수 있고, 어느정도 공부는 잘하지만 호기심이 많고 돌연변이적 사고를 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더 큰 창의적인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보는것이다.돌이켜 보면 미국 명문대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친구들의 공통점은 엉뚱한 성격의 친구였다. 적당히 공부는 잘했지만 수석을 한 것은 아니고 항상 호기심이 많았고 이상한 질문을 많이 했고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빼놓을 수 없는 것은 그들은 한 곳에 열중하고 미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즐기는 사람을 못당한다는 말이 있는데 한 곳에 열중하고 미친다는 것은 그것을 즐기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기초지식을 위해 공부를 얼마나 시켜야 창의력 배양과 균형을 이룰까 하는 문제도 큰 이슈이다.보통 미국에 유학을 보내면 중고등학교 시절 너무 공부를 안시킨다고 걱정하는 한국의 학부모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미국은 어떻게 300여개의 노벨상을 배출해 내었을까?사실 미국의 중고교생들은 보통 3~4시에 집에 돌아와서 논다. 논다는 의미는 다양한데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친구들과 떠들기도 하고 음악도 듣고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러한 시간을 한국의 학부모들은 논다고 생각하여 밤 늦게까지 공부시키는 한국의 중고교 교육을 오히려 그리워 하기도 한다.사실상 수학·과학 경시대회 같은 곳에서 한국이나 아시아국가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건 그런 과도한 학습 덕분 일것 이다. 그러나 대학, 대학원을 가서는 중고등학교때 `놀던`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창의력을 발휘하는 것은 어쩐일일까?결국 창의력은 재능을 가진 사람에게 기본적인 원리를 가르쳐주고 충분히 사고 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할 수 있다. 창의력은 결국 교육적인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라고 결론 지을 수 있다.

2013-11-19

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2014년 대학입학을 위한 대입수학능력시험이 지난주 끝났다. 매년 수십만명의 고교 수험생들이 이 과정을 거치고 금년도 예외가 없이 수험생들은 힘든 과정을 치뤘다. 수능시험의 종료는 고생의 끝이 아니다. 이제 대학을 선택해 지원해야 할 또다른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다. 대학의 선택은 부모와 수험생들에게 또다른 큰 고민이다.어느 대학을 갈 것인가?한국에서 대학은 다른 나라에 비해 수직 서열화 돼 있다. 전통적인 대학 서열은 아직도 선택의 폭을 좁히고 전공과 관계없는 선택을 하도록 한다.따라서 수험생들은 적성과 상관없이 대학의 서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최근 중앙일보는 대학평가에서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깜짝 놀랄 국내대학 랭킹을 발표했다. 포스텍, 카이스트가 1, 2위로 선정된 반면 성균관대 3위, 고려대 4위, 연세대·서울대 공동 5위라는 평가를 내놓았다.그밖에 중위권대학들의 서열도 기존서열과 많이 다른 결과를 내놓았다.아마 서울대 5위라는 평가는 한국대학평가에서 가장 충격적인 결과일 수도 있고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결과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서울대 진학 열풍의 폐해는 그동안 누누이 지적돼 왔다. 적성과 관계없는 진학, 부모나 진학교사의 강요 이러한 폐해로 인한 대학경쟁력의 저하도 지적돼 왔다.사실상 중앙일보의 대학 평가는 오랫동안 대학평가를 연구해온 필자로서는 놀랄만한 결과는 아니다. 실제로 교수 1인당 논문이라든가 논문인용도, 대학의 교육환경 등을 고려하면 그렇게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선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 타임즈 등이 세계랭킹을 발표하기 시작한 10여년 전부터 대학평가 전문가들에게는 이러한 결과가 예측돼 왔다. 서울대는 이와 관련해 데이터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서울대가 각종 랭킹에서 상위권을 유지한 것은 사실상 전통적인 명성의 덕을 본 것도 사실이기에 이번의 결과가 놀랄만한 것은 아닐 수도 있다.본인의 자부심이나 졸업후 취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대학랭킹과 아울러 대학의 명성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고 이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선진 외국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이다.대학을 선택할 때는 이러한 두가지를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우선적인 순서의 문제이다.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의 전공별 랭킹과 교육, 연구환경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후 명성을 고려해 볼 수 있을것이다.필자는 오래전부터 `랭킹의 신뢰도`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신뢰도가 높은 랭킹이 있고 그렇지 않은 랭킹이 있다. 대학이 어떻게 이것을 활용하든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졸업생을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이러한 랭킹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랭킹에는 크게 명성과 연구교육 데이터에 의해 결정된다. 전자는 이미 이뤄진 명성에 의지하는 계수이고 후자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결정되는 계수다. 이 두개 계수의 비중에 의해 랭킹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랭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대학 선택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본인 적성의 판단이다. 적성과 관련된 전공분야를 면밀히 살피고 대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전공을 잘 공부할수 있는 대학을 결정하는데 대학의 전공별 랭킹이 활용 될 수 있다.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연구가 활발한 곳에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허용이 되고 사회와 고용주가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우리나라에서도 형성되고 있고 계속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대학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정말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대학선택은 평생을 함께할 모교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글로벌 시대에 자기 적성에 맞는 학과를 결정하고 그 분야를 잘 공부하고 연구환경이 잘 조성돼 있는 대학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후 대학 전체의 명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대학선택에 있어서 학부모, 진학교사 그리고 수험생들에게 대학 랭킹의 진정한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을 주문해 본다.

2013-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