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필자는 이 한마디를 꼭 전해주고 싶다. 버츄얼 코리아(Virtual Korea), 즉 세계를 하나의 무대로 삼는 한국을 경영해 달라는 부탁이다. 영어로 버츄얼이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을 말한다. 글로벌(Global)이 물리적인 개념이라면 버츄얼은 한걸음 더 나아간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제 경제, 산업, 외교,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전세계는 하나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은 하나의 세계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면적은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오직 세계를 경영하는 길 뿐이다. 지난달 미국을 다녀왔다. 미국 동부의 몇 개 도시를 들르면서 느낀건 이제 한국의 존재는 세계 어디를 가나 인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틀란타의 10만 교민과 200개가 넘는 한인교회, 여러 개의 대형마트, 한국식당, 길거리의 현대·기아차 딜러간판…. 도처에 넘치는 삼성·LG 전자제품의 광고. 미국내 한국교민 300만. 이제 전세계 교민은 한국인구의 10%에 육박해 간다. 한국 대기업의 연매출액의 70%이상이 해외판매에서 나온다. 직원의 반 이상이 해외로 나가있는 회사도 많다.국가를 국가면적의 크기로 한정하지 않는 시도는 이스라엘, 네델란드, 스위스,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 볼수 있다. 그들의 경제적 영향력과 국가개념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버츄얼국가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이제 한국도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 인재들을 글로벌인재로 키워야 하고, 그런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 한때 논의됐던 영어몰입교육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고, 해외대학과의 학생교류도 더 활성화돼야 한다. 삶의 지역을 한국에 국한하지 않고 전세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해외 교포들과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같은 맥락에서 경북, 포항의 청사진도 새 정부와 함께 버츄얼경북, 버츄얼포항이어야 한다. 90년대 환동해연구회를 통해 환동해권의 일본, 중국, 러시아와 연계하는 환동해경제개념을 연구한 경험에 의하면 환동해 지역의 지하자원과 인적·물적 자원을 경북이 활용할 경우 버츄얼 경북으로 나아가는 기반이 충분해 보인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의 여러 도시들은 그러한 동기가 충분히 부여돼 있다.포항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포항`이라는 구호가 시작된지 꽤 오래 됐고, 열심히 추진중이지만 다양한 추진방안이 필요해 보이고, 한단계 더 나아간 `버츄얼`개념이 필요하다. 전세계 포항출신 동향인들의 월드맵을 그려볼 필요도 있다. 그들을 통해 네트웍을 구축, 허브(hub)로 키워야 한다. 미국 주요도시 마트에 포항특산물 전시도 필요하다. LA 같은곳 은 포항전시관을 상설할 필요도 있다. 포항을 알리고, 특산물을 판매하고, 레스토랑 등을 경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자매결연 도시들과의 실질적인 교류도 강화해야 한다. 항공루트도 개발해야 하고, 학생·민간교류도 촉진해야 한다. 포항지역민들의 글러벌 마인드도 중요하다. 외국어, 특히 영어구사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강화해야 한다.이미 글로벌화가 돼있는 포스코, 포스텍, 한동대 등도 새로이 버츄얼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포스텍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진행중인 `더 넓은 포스텍(Greater Postech)`운동은 매우 고무적이다. 전세계의 여러곳에포스텍의 거점을 마련하려는 운동이다. 이제 전 세계에 한국, 경북, 포항이 존재하는 버츄얼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경북, 포항에 살아도 전세계를 살고 있는 듯한 개념. 버츄얼 한국, 버츄얼 경북, 버츄얼포항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개념이 되고 있다.
201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