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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남북한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야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새정부 아래서 기대를 모았던 남북회담이 다시 결렬됐다. 예측을 할수 없는 북한의 태도 때문이지만 남북한이 한 테이블에 앉기를 원했던 국민들의 실망은 클 수 밖에 없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 한국, 냉전의 이데올로기의 갈등이 아직도 국가를 갈라놓은 한반도. 필자는 철이없던 시절에 왜 분단국에서 태어났을까라고 스스로를 원망을 해본 적도 있었다.단일민족 한국의 분단의 비애는 사실상 일본의 한반도 점령에서 시작됐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은 결국 한반도의 북쪽과 남쪽을 갈라놓은 원인을 제공했다. 그리고 인류역사의 최악의 전쟁중에 하나인 동족상잔의 6·25전쟁을 겪었으나 아직도 분단의 아픔은 68년째 계속되고 있다.6·25전쟁의 끝무렵 태어난 필자는 그동안 수없는 남북분단의 비애를 보아왔다. 비행기납치와 격추, 청와대 공격, 각종 공비침투사건, 버마 폭파사건, 판문점 도끼 만행, 연평도해전, 천안함폭침 등에 이르기까지 단 한해도 거르지 않고 남북대결의 비극은 계속돼 왔다.세계 경제 강국이며 문화, 체육 등에서도 세계적인 플레이어로 등장한 한국은 이제 통일만 된다면 아마도 명실공히 세계강국의 하나가 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그런 점에서 다시 결렬된 남북대화는 아쉬움을 더한다. 회담수장의 격이 과연 문제였는지 아니면 전략적인 회담 제안이었는지는 아마도 그들만이 알 것이다.하지만 개성공단으로 상징되는 남북한의 경제협력, 금강산관광의 남북교류 등은 남북이 대등한 관계에서 재개돼야만 그 연속성이 보장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새정부가 지향하고 있는 남북한 신뢰프로세스에 좀더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볼 필요가 있다.1972년 남북 당국 간 최초의 접촉이 있은 이래 북한은 40여년간 도발-위기조성-회담-원조유도 등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미사일-핵 개발도 이러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하지만 이제 의지를 해왔던 중국도 변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제 변해야 한다. 그러한 구태의연한 전략은 앞으로는 통하지 않을 전망이다.북한의 전략은 최근 미국-중국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핵보유불인정 등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 명백하여 졌다. 북한은 핵에 의존하는 전략을 버려야 한다. 북한 핵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관심이며 평화를 추구하는 세계인의 적이 되어가고 있다. 북한이 핵에 집착할수록 주변국은 더 강경해지고 더 무장하게 될것이며 평화의 길은 멀어질 것이다.새정부의 입장은 비교적 분명해 보인다. 남북이 공정하고 대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가고 또한 핵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는 입장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이 이러한 입장에 함께 동조해야만 한다.그동안 분단극복이라는 명제하에서 여러가지 면에서 한국의 양보를 토대로 불공평한 남북관계가 지속되어 왔다. 평화는 일방적인 도움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신뢰와 협력이 기초가 돼야 한다. 그러한 점에서 지금까지의 남북관행은 바뀌어야 하며 새정부의 정책은 의미를 갖는다.북한은 남북의 문제를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한국이 미국과 손잡고 있어 강력한 위협이될수 있어 핵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사실상 한국은 끊임없는 북한의 위협으로 인하여 더욱 미국등 우방국과의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논리이다.이문제의 해결은 북한의 중국식 모델로의 전환에 있다. 그러한 전환은 상호간의 위협이 현저히 감소하는 상황이 될것이며 이러한 닭-달걀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남북한은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 통일의 첫걸음은 한반도에서 신뢰가 회복되고 평화공존의 기틀을 일단 마련해야 한다. 통일은 그러한 평화공존의 바탕에서는 우리에게 성큼 다가올 수 있다.

2013-06-18

의정활동 평가에 거는 기대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평가는 항상 중요하다. 평가를 통해 개인과 조직은 발전한다. 직장에서의 업무 능력 평가, 대학에서의 강의와 연구평가, 시험을 통한 학업평가와 같이 의회의 의정활동 평가도 의회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필자는 개인적으로는 `지방`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 칼럼에서 지적했지만 중앙에 대해 열등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이번에는 편의상 지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로 한다.지방자치시대에 있어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지만 지방의회가 없이 자치단체만 있다면 이는 올바른 지방자치라고 할수 없다. 정부와 국회가 모두 중요하듯이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의 하나라고 볼수 있다.1991년 부활한 우리의 지방자치에 있어서 지방의회들은 여러가지 제약 속에서도 주민의 의사와 이익을 대변하고 자치단체의 행정을 감시, 견제하면서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감당하여 왔다. 그동안 지방의회의 노고에 대하여 주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하고 싶다.그러나 한편, 의정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인 것도 현실이다. 개인의 이익 보다는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의회기능으로서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일부 의원의 경우이긴 하지만 능력부족과 개인적인 이익추구로 인하여 비판을 받기도 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지방자치의 기반이 약한 한국정치의 특수 구조적 제약이 가장 큰 원인이지만 각 의원을 평가하여 의원들에게 자극을 주고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주는 의정평가활동이 매우 긴요해 보인다.급변하는 시대적 환경변화와 성숙한 시민의 욕구에 부응하는 지방의회가 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의 위상과 기능에 대한 새로운 체계적인 진단과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지방자치의 성공여부는 지방의원들의 의정활동에 달려 있다.지난 20여년간 충분한 평가를 겪지 못한 포항지방의회의 경우는 이제 공정한 평가를 통해 유능하고 깨끗한 지방의원들이 소신을 갖고 열심히 의정활동을 수행하여 그 성과가 유권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여 지방의회에대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지난달 지역을 사랑하고 지방자치에 관심이 많은 시민과 전문가를 모아서 출범한 YMCA 지방의정평가단의 활동에 기대를 가져본다. 이번 기회에 우리 지방의회의 전문성과 중립성, 객관성을 보유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평가는 지난 3년간의 시의회 속기록 모니터링 및 시의회 방청, 공약, 설문조사 등 객관적인 실사를 진행하고 입법활동과 시민만족도, 예결산심사분야, 집행기관 견제감시분야, 주민의사 정책반영, 의정활동 성과제고, 윤리분야, 공약 이행여부 등을 정량적분석과 정성적분석을 병행한다고 한다.이러한 평가 활동을 통해 지방의회에 쇄신적 분위기를 조성하여 참신하고 성실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지방의원으로 선출되는데 기여하고, 정파주의와 연고주의를 개선하고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지방의회상 정립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또한, 예산심의와 사무감사기능을 강화하여 지역별 예산나눠갖기, 개인적인 이익추구, 애로 지적 사항의 적당처리 등과 같은 지방의정활동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가장 중요한 핵심기관으로서 그 역할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시민들이 나서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과 평가 잣대를 만들어 공정하게 의정활동을 평가할 때 지방의회의 신뢰성은 한층 강화되고 발전될 것이다. 이번 YMCA 지방 의정평가단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2013-06-11

많이 할수록 좋은 “땡큐”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얼마전 고교 동창회에서 오랜 외국생활을 하고 귀국한 친구를 만났다. 그는 새로운 한국생활의 적응에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빌딩에 들어갈 때 뒷사람이 따라 들어오고 있어서 문을 잡아줬는데, 결과가 아주 참담했다는 것이다. 뒤에서 따라들어온 사람이 고맙다는 말을 안하고 휙 지나갈 뿐만 아니라 자신은 계속 문고리를 잡고 있어야 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사람들이 자기가 잡아주는 문을 통해 말없이 지나가니까 결국 그는 계속 문을 잡고 서있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뒷사람이 “땡큐”라고 감사를 표시하고 릴레이로 문을 잡아주는 서구 문화에 익숙한 그에게는 이러한 상황이 무척 당황스러웠을 것이다.서구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당황하는 문화적 관습이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몇개만 지적해 보면서 우리 문화관습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 것인가 생각해 본다. 또한 이러한 잘못된 관습이 어떤 시사점을 갖는지도 생각해 보았다. 위에 언급한 문고리 잡기 문제는 대학 캠퍼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과거 문을 잡아줘도 고맙다는 말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영어로 “You are welcome(천만에요)”이라고 말한 적이 몇번 있었다. 그러면 멋적은 표정의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듣곤 했다. 감사의 말은 물론 뒷사람을 위해 스스로 문고리를 잡아주는, 남에 대한 배려가 우리에게는 부족한 듯 하다.남이 나를 위해 베푸는 친절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무감각, 그리고 그런 배려를 나도 남에게 베풀어주어야 한다는 남에 대한 생각이 우리에겐 부족하다. 복잡한 길거리나 백화점에서 남을 툭 치고 지나가면서 “Excuse me(미안합니다)”는 서양에서는 생활화 돼있다. 일본에서도 “쓰미마셍”이라는 같은 뜻의 단어가 일상 생활에서 무척 많이 쓰인다. 이상하게도 유독히 한국에서는 남을 치고 지나가면서도 아무런 말이 없다. 당하는 사람은 불쾌하기 그지없는데도 아무런 말이 없이 지나간다. 왜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그토록 아끼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반면 서구에서는 병원, 백화점, 음식점, 길가 어디서든 남을 스치거나 치게되면 꼭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하는 것을 볼수 있다.나로 인하여 남에게 절대로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남을 배려하는 문화의 면면을 볼수 있다. 우리가 꼭 배워야 할 점이다. 엘리베이터에서, 골목에서, 등산길에 또 그냥 길거리에서 낯선사람을 만나면 한국에서는 그냥 무표정으로 지나가는데 반해 서구에서는 “Hi(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는 것이 습관화돼 있다.요즘 우리사회에 번지고 있는 `낯선사람 만나면 웃어주기 운동`은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아직도 갈길이 멀게 느껴진다. 특히 엘리베이터에서 낯선사람이 타면 “안녕하세요”라고 웃어주면 어떨까? 아파트 같은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웃어주는 상대에게 함께 미소로 답하면 우리사회는 얼마나 따뜻한 사회가 될까 생각해 본다. 우리가 자라나는 어린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목사 겸 작가인 로버트 풀검의 유명한 책 `내가 정말 알아야할 모든 것을 유치원에서 배웠다`를 읽어보면 모든 예절과 문화적 관습, 생활에 필요한 지혜를 어려서 잘 배워야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유치원에서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세가지 말을 언제,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정확히 가르쳐 줬으면 한다. 어린 아이들에게 이러한 기본적인 예의를 가르치는 것은 학과목을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다.한국은 예절이 밝은 국가라고 한다. 고개를 숙여 절하는 문화, 부모님께 명절때나 결혼식때 무릎을 꿇고 절하는 문화 등이 그 한 예이다. 그러나 문화는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어야 한다. 남에게 보여지는 형식이 아니라 진정 남을 배려하는 문화가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문화이다.

2013-06-04

류현진 선수가 던져주는 교훈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미국 LA 다저스팀으로 진출한 야구선수 류현진 투수에 대한 국내외 열광이 도를 넘어설 정도이다. LA에서 만난 교포들은 한결같이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류현진 최고”라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박찬호 선수 이후 최대의 야구열풍이 LA지역 100만 교포사회에 불고 있다. LA 다저스도 비판을 무릅쓰고 류현진을 거액에 영입한 결정이 옳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공 잘던지는 투수 류현진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프로 야구 데뷔 첫 해인 2006년 다승, 평균 자책, 탈 삼진 1위로 투수 3관왕에 오르며, 신인상과 최우수 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신인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든 뛰어난 활약으로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고,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에도 등판했다.신인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던 류현진은 소속 팀인 한화가 9연패를 당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그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강한 의지를 가지고 지속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능력을 연마했다. 그 결과 최하위를 전전하는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터들이 그의 선발 등판 경기를 보기위해 찾았다. 그리고 결국 꿈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 LA다저스와 계약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이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그의 성공은 소속된 팀의 우수한 성적에 힘입었다기 보다는 스스로의 노력으로 일구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많은 이들이 자신들의 속한 조직의 위상과 지원이 부족한 것에 불평을 하는 것이 다반사다. 개인은 자신의 발전부족을 조직에 돌리곤 한다. 하지만 류현진의 경우에는 한화가 최하위를 오랫동안 기록해 소속 선수들이 비난을 받을 때조차도 굴하지 않고 개인적인 노력으로 이를 극복했고, 자신의 가능성을 남들이 인정하도록 유도했다. 이 점을 다저스팀 관계자들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미국 메이저리그는 정글의 싸움이다. 언제든지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수 있고, 비난의 대상이 될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극복할 의지가 류현진선수에게 있다고 보고 있는 다저스팀은 스카웃의 묘기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스스로의 강한 집념과 위기극복의 힘은 어디서 나온것일까? 류현진은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하긴 했지만 야구에는 남다른 집념을 보였다고 한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면서도 야구를 정말 즐겼다고 한다. 합숙훈련의 어려움으로 여러 선수들이 운동을 그만둘때도 류현진은 즐기는 것을 포기할순 없다고 했다. 강제로 또는 어쩔수 없어서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 비해 즐기는 선수에게는 당할수 없다.또한 그는 가족의 헌신에 보답하는 자세로 연습했다.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부모라고 말할 정도로 가족과 조화를 이루면서 주니어시절 선수생활을 해온 선수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한다. 가족의 격려와 헌신을 바탕으로 한 그는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강하게 성장한 것이 틀림없다.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의 두둑한 배짱이다. 다저스와 협상할때는 역대 메이저리그 협상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루면서도 한치도 물러서지 않는 배짱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그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에서 나오는것으로 본다. 스포츠경기도 마찬가지이지만 많은 일들은 자신감에 기초한 과감한 돌파력이 중요시 된다. 한국의 경제도 수많은 역경속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이제 국제정치에서도 그러한 배짱이 돋보여야 한다. 류현진의 열풍은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자기가 하는일을 즐기는 것, 주위 가족과 이웃과 조화를 이루는 것, 또한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하는 배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속된 조직탓을 하지 않고 자기역량을 꾸준히 키우는 노력, 류현진의 선전을 더욱 기대하면서 그가 던져준 교훈을 우리모두 기억하도록 하자.

2013-05-28

스승의 날의 아름다운 전통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스승의 노래가 울려퍼지는 계절이다. 매년 5월15일은 스승의 날 이라고 해 스승의 은혜를 감사하는 전통이 한국에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다. 지난 주 재학생은 물론 이미 졸업한 제자들에게서 반가운 편지와 꽃다발 등을 받았다. 또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에게는 가장 즐겁고 보람된 날이다. 특히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한 제자의 이멜 편지가 감동적이었다. 제자들을 보면서 스승을 생각했다면서 “부모가 돼야 부모를 더 생각하고, 스승이 돼야 스승을 더 생각한다”는 요지로 감사 인사말을 보내왔다.`군사부일체`(스승은 부모와 같다)라는 한국의 전통적 스승과 제자와의 관계는 참 아름다운 전통이다. 외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이런 사제지간의 정이 너무 아쉬웠다. 특히 서구권 국가에서는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가 원칙적이고 공식적인 관계여서 사제지간에 푸근한 정은 한국만 못한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이러한 문화가 점점 약해져 가는 것 같아 아쉽다. 특히 매년 졸업식 전에 하게 되는 사은회가 대표적인 경우이다. 70년대 필자가 대학 다니던 시절 사은회는 정말 큰 잔치와 같은 것이었다. 여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남학생들도 양복으로 정장을 하고, 교수님들에게 큰절을 하는 행사였다. 교수님들도 매년 기다려지는 행사이고, 졸업생들도 교정을 떠나는 아쉬움과 스승에 대한 감사를 진심으로 표시하는 그런 자리였다. 물론 그러한 행사가 여러가지 사회환경이 변한 지금 반드시 그대로 적용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사은회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는 아쉬움이 크다. 사은회의 참석률이 떨어져 몇년 전에는 필자의 학과에서는 사은회 자체가 아예 없어진 적도 있었다. 사은회의 의미를 다시 홍보해 살려내기는 했지만 여전히 의미는 축소돼 있다. 지금은 사은회가 없어진 대학도 꽤 있다고 들었다.다시 시작되긴 했어도 여전히 사은회의 참석률과 의미는 작아졌다. 이건 아마도 대학 졸업식의 참석률이 떨어진 것과도 관련이 있는 듯하다. 필자의 대학인 포스텍은 학교 규모가 작아서 졸업식의 참석률이 비교적 높은 편이고, 행사 중 자리를 떠나는 학생도 별로 없는 편이다. 그러나 몇년 전 졸업식이 다소 길어지면서 일부 학생이 좌석을 떠나는 바람에 내빈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적이 있다. 그날 필자는 교수석에 있었는데, 하나 둘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는 졸업생들을 보면서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절대로 엄숙한 대학 졸업식에서 있어서는 안될 장면이지만 국내 대학 졸업식에서는 흔한 풍경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대부분의 국내의 대학 졸업식에는 대학원생만 자리에 앉고 학부 학생은 식장에 들어가지 않고 사진만 찍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졸업식에 와서 사진만 찍는다면 졸업에 대한 감회와 기억이 남아있을까.서구의 대학에서 졸업식은 엄숙하면서도 온가족이 참석해 화기애애하게 치뤄진다. 모든 졸업생을 단상으로 불러 학위를 수여하고, 식이 길어져도 자리를 이탈하는 졸업생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축하연설도 여러 유명인사들을 초청하는데, 연설이 길어져도 모두 경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사은회의 아름다운 우리의 전통을 고마워 하면서도 사은회의 전통도 계속 지켜지고, 졸업식도 좀더 화기애애 하면서도 권위있게 치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만의 좋은 전통은 잘 지켰으면 좋겠다. 우리의 전통을 지키는 것은 필자가 여러번 칼럼에서 이야기한 글로벌화와 배치되는 게 아니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우리 자신의 세계로 향하는 글로벌화는 서로 보완의 관계라고 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전통이 많다. 그런 것들을 잘 지키는 것이 서구권 문화에 대한 우리 문화의 차별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글로벌화, 세계화에서도 차별화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13-05-21

누가 더 애국자인가?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국회에서 한 영어연설은 국내외 관심을 크게 끌고 있다. 관심을 끄는 만큼 평가도 엇갈린다.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뛰어난 연설이라는 평에서부터 꼭 영어로 해야 하느냐는 비판도 있었다. 한 야당 국회의원은 “싸이는 한국말로 노래하고, 박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한다. 누가 더 애국자인가?”라고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그 국회의원은 싸이가 더 애국자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국수주의와 애국주의를 혼돈하는 현실이 안타깝게 느껴졌다. 애국의 정의는 무엇일까? 우리 것만을 사랑한다고 한국어만 쓰고, 한국음식만 먹고, 연호도 서기가 아닌 단기만을 쓰고, “우리끼리만”이라는 사고방식, 그런 폐쇄적인 모습이 과연 애국일까? 그런 모습은 가까이 북한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외래어를 안 쓴다고 아이스크림을 얼음보숭이라고 하고, 서기연호를 안 쓰고 주체 몇 년이라고 하고, 주체 사상이라 지도자를 우상숭배하듯이 하고, 외국문화 외래정보와 단절한다고 인터넷도 쓰지않는 그런 곳이 북한이다. 그게 애국일까? 그 결과는 경제적으로 궁핍하고, 세계적인 조롱거리가 되는 국가가 되고 있는게 북한이다.애국이란 결코 폐쇄주의나 국수주의가 아니다. 나만이 최고고, 내 것 만을 쓰고, 내 것 만을 강조하는 것이 애국이 아닌 것이다. 남이 인정하지 않는 내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애국이란 세계의 모든 국가, 국민들과 함께 어울리면서도 한국의 정치·사회·문화를 알리고, 경제수준을 높이고, 세계인들과 함께하면서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그것이 진정 애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주변에서 국수주의의 사례를 종종본다. 대학에서 영어강의가 국민에게 보장된 기본권인 자기언어사용권을 제한한다고 대학을 상대로 소송을 하겠다는 교수나 학생도 있는 형편이다. 한국에서 사는 외국인들에게 임금이나 대우에 있어서 불공정하게 대하는 모습이나 이민유입에 거부감을 갖는 것도 문제다. 미국에 무려 300만의 한국 교민이 살고 있는 현실에서 이민 온 외국인에 대한 대우는 합리적으로 바뀌어야 한다.이번 미국국회에서 행한 영어연설에 대한 일부 비난도 역시 국수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그들의 언어인 국제언어로 연설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다. 반대로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에서 한국어로 연설한다면 우린 얼마나 친근감을 느낄 것인가? 미국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일본의 극단적인 우경화나 국수주의를 우리가 비난하면서 우리도 같은 과오를 범하고 있지 않나 반성할 필요가 있다.진정한 애국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세계 곳곳을 가는 곳 마다 영어 연설을 해야 하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전세계를 뛰어다니며 외국어로 상품을 설명하면서 한국 상품을 파는 세일즈맨들. 한국 문학을 알리기 위해 우리 문학 작품을 외국어로 번역하는 작가들. 외국에서 제품 생산기지를 지키고 각종 건설을 하고 있는 기업인과 근로자들. 해외대학에서 강의하면서 각종 학회에서 발표하는 한국 학자들, 외국에서 한국어·한국문화를 가르치는 문화원들은 그걸 가르치기 위해 여러 나라 언어를 구사해야 하고, 현지인들과 친해져야 한다.스포츠도 마찬가지이다. LPGA를 호령하는 한국 여자 골퍼들이나 피겨의 여왕 김연아선수의 영어 인터뷰는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태권도의 세계화는 현지화에 의해 가능했다. 그들은 모두 외국어 또는 영어를 사용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자긍심을 높이는 진정한 애국자들이다. 애국이란 무엇일까? 우리 것만을 고립적으로 고수하는 것은 결코 애국이 아니다. 세계 속에서 세계인들과 어울리며, 때론 그들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한국을 알리고, 한국을 인정받도록 하려는 노력, 바로 그것이 애국 아닐까? 그들이 진정한 애국자일 것이다.

2013-05-14

영어의 국가경쟁력과 영어강의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몇 년전 `영어와 국가경쟁력`에 대해 라디오 대담토론을 하는 자리에서 상대방 토론자인 영어과 교수가 영어가 국가경쟁력과 관련이 적다는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매우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그 교수님은 모든 사람이 영어를 다 잘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 대기업의 대부분의 매출이 해외에서 이뤄지는 상황에서 공학도를 가르치는 공과대학 교수로서는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었다. 그 대담프로그램은 영어과 교수보다 공대 교수가 영어의 국가경쟁력을 더 강조하는 이상한(?) 프로그램이 됐다. 한국과 같이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가 좁은 나라가 살길은 세계와의 무역과 교류를 통한 세계화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한국과 같이 작으면서도 경제적인 위상이 높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나라는 네델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유럽국가와 이스라엘,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어가 자국의 언어와 함께 아주 자유롭게 구사되고 있다는 데 있으며, 경제 및 국가의 활동이 국가의 크기와 상관없이 세계화돼 있다.한국을 대표하는 기업 삼성, LG, 현대와 같은 기업은 세계 어디서나 그 제품을 볼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인데, 영어는 그들의 기업 운영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 투자한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에서 영어가 좀더 보편화되기를 원하고 있다.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스포츠나 연예인스타들도 영어의 필요성을 체험하고 있다. 영어가 국가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영어가 국가경쟁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국가적인 영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찬반양론이 맞서고 있는 것이 대학에서의 영어강의다. 지난 수년간 대학에서 일반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찬반양론이 엇갈려왔다. 많은 대학에서 일반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논란이 되고있다. 일반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다양한 언어의 습득은 두뇌에 프로세서(언어구사장치)를 만드는데 있다. 이 프로세서들은 병렬로 연결돼 있어야 하며, 직렬로 연결돼 있어서는 안된다. 한국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번역하려면 이미 늦다. 영어로 들으면 영어로 대답하고, 한국어로 들으면 한국어로 대답하는 두 개의 장치가 병렬로 있어야 한다. 이러한 두 개의 장치의 병렬화는 훈련이 돼야 하고, 영어는 영어로, 한국어는 한국어로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매우 어렵기는 하지만 훈련에 의해 가능해진다.영어 강의 때문에 발생하는 지식전달의 부족도 연구대상이다. 지식전달의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영어강의의 목적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영어강의의 목적은 지식의 전달 보다는 지식의 토론에 있다. 학생들이 그룹토의를 통해 영어로 자유롭게 발표 하도록 수업을 유도함으로써 영어토의와 회화에 자신감을 갖고 이를 졸업후 활용하도록 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 영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 직업에 종사할 학생들에게 영어강의는 고통일 수 있다. 그러나 교육정책은 전체적으로 국가의 목표가 어디를 지향하는가를 생각해야 하기에 구분적인 정책을 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학생시절은 영어가 필요한 직업으로 자기가 나가게 될 지 그렇지 않을지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필요할 때 배우려고 한다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언어는 가능하면 일찍 습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영어와 국가경쟁력, 영어강의를 놓고 아직도 토론의 여지가 있고 방법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점차 세계화로 인해 기업, 교육, 문화, 경제, 외교 모든 분야에서 세계와 교류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작은 국가로서의 강소국을 지향하는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3-05-07

지방이란 단어 쓰지 말자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지방정부, 지방공무원, 지방대학, 지방신문…. 지방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한 단어이다. 서울이라는 중앙에 대응하는 단어로서의 지방은 그 본래의 의미는 잘못된 건 아니다. 그러나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방`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다. 지방이란 단어는 한국에서 중앙에 대한 대등한 개념이 아닌, 열등의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것이 `지방대`란 단어다. 정부가 연구비 지원을 할때는 몇 개의 지방에 있는 우수대학은 지방에 있으면서도 지방대학이 아닌것으로 분류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교수들이 유학 후 귀국해 국내학회에 참석했을 때 가장 당황하는 것은 지회(支會)라는 단어의 해석이다. 오래전 어떤 학회에서 영남지회를 만들라는 권유에 필자가 질문했다. “지회란 중앙에 대한 지점(branch)의 개념인가요? 아니면 각 지역이 동등한 자격을 갖는 지역학회(chapter)의 개념 인가요?” 나의 이런 질문에 학회장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리고 마지못한 말투로 “후자로 해석해달라”고 대답했다. 필자는 연이어 “그럼 서울지회도 있나요?”로 물었고, 그순간 좌중은 갑자기 조용해졌다. 후자로 해석한다면 당연히 서울지회도 있어야 하지만 서울지회라는 말은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반면 미국은 학회가 결성되면 전 지역을 모두 평등하게 나누어 지회를 설치한다. 각 지회는 동등한 자격을 갖는다.TV의 교통정보와 기상예보도 문제가 있다. 전국 방송들은 전국의 시청자가 보는 아침뉴스 시간에 “지금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라며 한강대교를 보여주거나, 서울의 교통상황을 장시간 설명하곤 해 비가 내리지도 않고 한강대교와 상관도 없는 포항에서 TV를 보는 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고교생 입학설명회에 가면 학부모들의 질문 중의 하나가 바로 지방에 위치한 대학의 장·단점이다. 필자의 대답은 한결같다. 세계지도를 들여다 보면 한반도는 하나의 점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한 점에서 점 왼쪽에 있으면 어떻고, 점의 오른쪽에 있으면 어떤가? 우리는 한국의 어느 지역에 위치한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두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학부모가 “포스텍이 서울에 만들어 졌으면 더 좋았을걸…”하는 말을 듣고 오히려 포스텍의 진정한 가치는 포항같은 중소 도시에 만들어 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중소 도시의 상대적으로 번거롭지 않고 쾌적한 삶의 환경이 학생들의 학업과 교수들의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중앙 대 지방의 개념은 한국의 균형발전에 큰 저해를 가져오고 있다. 중앙은 서울이고, 다른 지역은 지방이라는 우열의 개념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한국에서 정부기관, 대기업의 본사, 유명한 대학 등이 모두 서울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세계화 시대에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한국은 더 이상 서울과 지방으로 나눠져야 할 필요가 없는 나라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몰고가면 거의 공간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전 국토에 걸쳐 사람들이 퍼져 살고 있다. 그만큼 좁은 나라다. 좁은 나라의 미래의 번영은 세계화에 있다.세계화의 전제하에서 각 지역은 각 지역에 대한 강한 긍지를 가지고 지역별 특성을 강조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삶이 중요하다. 그리고 각 지역은 세계로 약진해야 한다. 정부도 이러한 제도적 장치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지방정부가 아닌 지역 정부도 이러한 역할과 사명을 인식해야 한다.돌이켜 보면, 필자의 24년 포항의 삶은 행복했다. 포항은 어떤 외국인이 말했듯이 `영화세트장`같은 정겨움이 있다. 바다가 보이고 산과 들, 형산강의 낭만이 있다. 제철산업이 있고, 나라를 지키는 군사기지도 있고, 또 최첨단의 연구시설과 교육이 있는 곳이다. 필자가 포항에 대해 자긍심을 갖듯이 한국의 모든 다른 지역주민들도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이란 단어를 우린 더이상 쓰지말자.

2013-04-30

대학 평점의 인플레이션 현상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교수님 나 어떡하면 좋아요?”라고 우는 학생의 전화를 받고 난감한 적이 있다. 필자가 있는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을 다니는 학생인데, 학기말 평점이 3.9 였다. “평점이 좋은데 왜 우느냐”고 하니까 친구들이 대부분 4.0이 넘는다고 했다. 지금 대학은 평점 인플레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3.5 가 안되면 큰일이 난것처럼 생각한다. 일반 대학에선 대학원시험에 합격하려면 3.8은 돼야 한다고 하는 생각이 팽배해있다. 교수들은 C, D, F 학점을 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학생들이 불평하고, 교수 강의평가가 나빠지고, 학생들의 취업과 진학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인기있는 교수가 되려면 학점을 잘줘야 한다. 필자가 대학 다닐때는 학과 수석이 될만한 평점이 이제는 학과평균 정도 밖에 되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평점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사실상 그 부작용은 대학 측으로 다시 돌아온다. 기업이나 대학원에서 신입사원이나 대학원생을 선발할때 아예 평점을 무시하거나 너무 높은 평점을 요구하게 되면 그 부작용은 대학의 책임이다. 평점의 인플레는 상호 악순환의 결과이다. 기업이 높은 평점을 요구하면 더 높은 학점을 줘야 하고, 더높은 평점을 보면서 기업은 그보다 더 높은 평점을 요구하게 돼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미국의 대학 평점은 변별력이 있기로 유명하다. 교수들은 D, F 학점을 과감하게 준다. 3.0 정도면 학과평균을 상회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변별력은 학생을 받아들이는 기업이나 대학원에게 신뢰감을 준다. 반면, 한국학생들이 미국대학원에 지원서를 내면 한국대학 평점을 인정하지 않는데, 한국대학의 평점인플레에 원인이 있다.필자가 미국 대학교수 시절 한 학생과 부모가 찾아온 적이 있다. 울면서 사정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F를 받은 학점을 고쳐야만 졸업이 가능하다는 읍소였다. 다시 시험답안지를 채점하고,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학과의 승인을 받아서 구제를 해줬지만 미국대학의 엄격한 평점, 학점관리의 면모를 보는 사건이었다.한국대학의 평점이 변별력이 떨어진 원인에는 정부, 기업, 대학의 공통적인 책임이 있다. 우선 정부가 이공계특별장학금 자격을 높은 평점으로 책정한 데 있다. 이 제도 시행 후 우수대학, 특히 이공계의 평점 인플레가 가속화됐다. 대학에 상관없이 일괄적인 평점을 책정한 것이 문제가 된것이다. 기업들도 일정한 평점을 정해 지원자격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대학에서는 평점을 잘 줘야 학생들이 취직할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각 대학의 대학원들도 일괄적으로 각대학별로 평점을 정해 그 이하면 일괄 탈락시키는 경직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이제 이런 경직된 사고를 바꿔야 한다. 정부는 탄력적 평점제도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 수준별 평점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든가 또는 평점이 장학생 선발에 차지하는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 또한 각 대학에 평점의 커브를 적용해 무조건적인 평점상향을 막는 제도적인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 기업도 다양한 스펙을 고려해 사원을 선발해야 한다. 평점은 중요한 자료이긴 하지만 탄력적으로 활용하는 운영의 묘를 살릴 수 있다.대학원은 학생선발에서 면접이나 시험의 기능을 좀더 강화해야 한다. 일괄적인 평점을 적용하지 말고 탄력적인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사실 평점인플레 현상은 극심한 취업경쟁이 그 원인일 수 있다. 취업환경의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 또 다양한 스펙을 가진 졸업생들이 취업을 자유롭게 할수 있는 취업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성이 인정되는 사회가 돼야 한다. 어제 내한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가 자기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 사고가 요즈음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기본적인 전제조건일 것이다.

2013-04-23

스마트폰과 한 장의 엽서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스마트폰,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대표되는 즉석 메시지를 통한 사회넷트웍 서비스(SNS)는 현대 사회에 큰 편리함을 가져다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폰으로 메시지, 사진을 즉석에서 주고받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대화를 할 수도 있고 감정을 교환하기도 한다. 편지나 엽서를 이멜로 대신하면 즉석에서 세계 어디든 소식을 전할수 있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30여년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하던 정보통신의 혁명을 우린 목격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친구를 스마트폰으로 괴롭혀서 자살에 이르도록 만들기도 하고 각종 금융사기도 일어난다. SNS에서 상대방을 모독하거나 허위소문을 퍼뜨려 자살한 연예인들도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아니면 말고`식의 순화되지 않은 언어의 남용으로 괴로움을 당하는 네티즌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학생들은 인터넷북을 좋아하고 종이책을 사지 않는다. 얼마전 한 대학교수가 종이책을 사도록 강요한다고 하여 학생들이 항의를 하는 소동도 있었는데 필자는 그 교수를 이해할 수가 있었다. 즉석의 연락이 가능하고 정보를 즉석에서 볼수 있기에 오히려 인간의 감정은 점점 매말라져 가고 있는 느낌이다.필자가 대학 다니던 시절은 엽서와 편지가 연락수단이었다. 대학 다니던 시절 학교가 멀어서 기숙사에 기거 하던 시절, 기숙사는 한 건물에 100명이 넘는 학생이 기거하는데, 전화는 경비실에 한대였다. 외부에서 경비실에 전화를 걸려면 우선 엽서를 보내서 안부를 묻고, 전화거는 시간을 알려줘야 경비실 근처에서 기다렸다가 전화를 받곤 했다. 외부에서 오는 엽서는 기다란 탁자위에 깔아놓으면 자기 이름을 보고 각자 들고 가곤 했다.그러던 어느날 한 친구에게 온 연인의 엽서가 눈에 띄었다. 거기에는 곱게 쓰여진 사연이 있었다.“친구들하고 산에 왔다가 적었습니다. 마을까지 1시간을 걸어 내려와 이 엽서를 우체통에 넣고 다시 올라갑니다. 내려오는 길에 비가 와서 엽서가 젖을까봐 가슴에 안고 걸어 왔습니다” 이 한 장의 엽서에 담은 사랑의 마음을 필자는 평생 잊을 수가 없다. SNS로서는 감당할수 없는 인간적인 순수한 감정일꺼라는 생각이 든다.90년대만 해도 제자들, 친구들에게서 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이 꽤 많이 왔다. 어떤해는 100통 가까이 받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이러한 카드나 연하장이 이멜로 대신되고 있다.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도 마찬가지이다. 정성을 담아내기엔 SNS가 갖는 한계가 느껴진다. `편리`와 `감정`을 맞 바꾸었다면 필자의 논리의 비약이 너무 큰 것 일까?얼마전 미국에서 귀국할 때 가져왔던 CD 플레이어, 스피커 등 오디오를 손질했다. 손질을 도와준 기술자 이야기로는 MP3에서 다시 CD나 LP판으로 가는 복고풍이 일어나고 있다고 하며 턴테이블을 하나 구입하라고 한다.뜻밖의 소식이었다. 턴테이블은 요즘 젊은사람들은 구경도 못한 것이겠지만 기성세대에겐 낭만의 상징이다. 얼마전 서울 대학로의 학림다방이라는 곳을 가보았다. 50년 역사의 학림다방은 옛 서울 문리대 자리 앞에서 대학생들의 사랑과 낭만을 함께 하면서 LP판을 턴테이블에서 틀어주던 곳이었다. 그곳은 간판이나 실내구조를 하나도 바꾸지 않고 영업을 하고 있었고 그시절의 낭만의 냄새가 그대로 배어 있었다.SNS가 삶을 엄청나게 편리하게 만들었다는데 이의가 있을수 없다. 사람간의 연락은 물론, 뉴스의 확산도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전세계 누구와도 실시간의 대화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그것이 인간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 같지는 않다. 즉각적인 연락이나 뉴스의 확산보다 우리에게 더 필요한 건 진정 남을 사랑하는 마음과 감정을 정성껏 표시하는 문화일 것이다. 그리고 남을 배려하는 언어의 순화일 것이다.

2013-04-16

한반도의 전쟁과 평화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아빠 한국은 괜찮아요?” 미국서 사는 딸아이가 매일처럼 전화나 이메일로 필자의 안부를 물어온다. 아빠와 가족이 걱정되어 잠을 잘수가 없다고 한다. 나라밖에서는 한반도에서 내일이라도 전쟁이 날것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CNN, BBC 같은 세계방송은 매시간 특집으로 한국상황을 보도하고 위기를 전하고 있는데, 의외로 국내의 분위기는 매우 차분한 듯 하다. 아마도 북한의 위협이 한국에서는 양치기소년이 “늑대야?”라고 소리치는 정도로 익숙해 있을지도 모른다. “어 그래” 하고 힐끗 쳐다보고 다시 할일을 계속하는 상황은 안보불감증일 수도 있고, 자신감일수도 있다.필자가 한국에서 반세기 이상을 살아오면서 겪은 북의 위협과 도발은 끊임없었다. 청와대가 공격대상이기도 했고, 장관 등이 해외에서 폭탄테러를 당하기도 했고, 올림픽 때는 국적기가 추락하기도 했다. 최근 천안함 폭침사건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끊임없는 공격속에서 우리 모두는 북의 위협에 대해 점점 감각이 무디어 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외신은 이번 북의 위협은 좀 다른 양상이라고 전한다. 과거와의 차이는 아마도 그들이 핵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반도의 핵전쟁은 민족의 전멸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전쟁이 될 것이다.전세계 200여개의 국가 중 한국은 유일한 분단국이다. 분단의 원인은 단일국가를 점령하였던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남쪽은 미국에, 북쪽은 소련(현 러시아)에 통치를 내주면서 시작됐다는 의미에서 일본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모든 국가들이 어떤 형태로든 이웃국가들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같은 민족끼리 대적하고 있는 현실은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다.그러나 이러한 분단 속에서도 우리 민족은 항상 강한 단결력과 발전을 이룩해 왔다. 아마도 이러한 분단이 우리로 하여금 늘 깨어있어야 하고, 힘을 길러야 한다는 명제를 던져 주었기 때문일 지도 모른다. 한국은 그런 대립의 역경속에서 세계 경제 10대 강국의 대열에 올라섰고, 자동차, 철강, 반도체, 전자 등에서 눈부신 기술력 향상을 통한 경제리더로 올라섰다. 스포츠에서도 하계·동계 올림픽 모두 10대 강국이며, 최근 싸이로 대표되는 문화콘텐츠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분단의 아픔을 긍정의 힘으로 소화한 우리 민족의 위대한 성취라고 할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건 평화로운 통일뿐인 것처럼 생각된다. 돌이켜 보면 북한의 딜레마는 체제의 유지를 위해 집안단속을 위해 끊임없이 군사력을 강화하고 상대를 위협하여 자체의 힘을 과시할 수밖에 없다는데에 있다. 이에 대한 우리의 대처방안으로서는 햇빛정책이 있고, 또 바람정책이 있을수 있다. 햇빛정책은 과거 정부가 실험을 해보았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정책이 성공한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일시적인 평화가 있는 것 같았지만 북한의 핵개발과 공격은 계속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강경일변도의 대결정책으로 가야하는 것도 아닐것이다. 결국 강약의 양면전략이 남북관계에서도 효과가 있을것으로 보여진다.지금의 상황은 매우 위험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러한 양면 전략을 구사할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인다. 3차 핵실험 이후 UN 안보리결의 및 국제사회 공조로 북한에 대한 압박의 수준을 높이고 있고, 미국은 다양한 무기를 선보이면서 북한의 핵공격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도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지는 않고 있으며, 일본도 핵무장한 북한을 원치않기 때문에 주변 국가의 북핵을 저지하기 위한 환경은 잘 조성돼있다고 본다.따라서 지금 강한 힘을 바탕으로 유연한 정책을 펴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한반도의 전쟁이나 핵전쟁은 모두 공멸의 길로 가는 것이다. 누구도 이 길을 가서는 안된다. 지금의 상황을 평화로 전환하는 대역전의 정책을 기대해 본다.

2013-04-09

리더의 지지율과 조직의 효율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대통령의 지지율 변화는 늘 민감한 관심사가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도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고,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지지율이 하락하면 대통령이 정책 장악력이 약해지면서 당정 협력이 어려워지고, 대통령의 주요 정책 집행에 차질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은 수시로 공개된다. 대통령의 지지율은 구성원인 국민들의 사기는 물론 국가의 생산력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국민적 관점에서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지역정부의 중추인 도지사, 시장 등도 예외일 수 없다. 지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결국 지역발전과 생산성은 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학의 총장도 추천위원회에 의한 준선출직 내지는 선출직의 인식이 강해지면서 대학 캠퍼스 내에서는 대학총장의 지지율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대학에서 총장에 대한 불신으로 사퇴를 요구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고, 얼마전 한국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도 사회적 파장의 오랜 진통끝에 총장이 교체되기도 했다.한국의 유수 대학들이 세계와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연구 및 교육의 생산력은 교직원, 학생 등 구성원의 의욕과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이는 총장의 지지도와 직결돼 있기도 하다. 특히 교수의 지지도는 연구의 생산성과 직결돼 있어서 대학의 평가에 크게 영향을 주게 된다. 여기서 진정한 리더가 갖춰야 할 리더의 덕목을 생각해 보게 된다. 그러한 덕목은 지지율 상승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조직의 효율성에 절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우선 구성원들에게 자율성을 많이 보장해 주고 격려하는 것이다. 영어로 위임(empowerment)이라고 하는 단어는 조직운영의 핵심이다. 리더가 너무 미시적인 운영을 하며, 조직의 세부사항을 간섭해서는 구성원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다. 리더는 구성원을 신뢰하고 격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장점을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단점은 개인적으로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점을 살려준다는 것은 구성원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구성원 개개인의 장점을 인지하여 그것이 생산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독려해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격언을 잊지 말아야 한다.또한 리더는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처음에는 귀를 기울인다고 하고 결국 자기 아집으로 조직을 끌어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귀를 기울이려면 구성원과 자주 만나고, 대화를 해야 한다. 인내를 가지고 듣고 만나고 대화해야 한다. 모든 정책을 그들의 위치에서 생각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조직을 끌어가는 친화력이다.반면 구성원들의 실수나 과오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할 일이다. 더구나 특정사실을 일반화시켜서 그와 무관한 구성원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리더 자신도 구성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구성원간의 상호간의 상호감시, 불신 분위기가 있어서는 안된다. 리더는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 잘못을 예방하기 위한 도움을 줘야 한다. 구성원의 잘못이 어디서 비롯됐는지를 살펴보고,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조직이 해줘야 할 도움을 제공하는데 힘을 써야 한다. 무릇 올바른 리더는 구성원이 이룬 업적을 자기 업적으로 치부해서는 안된다. 잘못은 내가 감당하고, 칭찬은 구성원에게 돌리는 것이 리더의 최대의 덕목이다. 그렇게 되면 구성원은 리더와 함께 최선의 생산성을 만들어 내려는 의욕이 생기고, 좋은 결과를 낼수 있게 되는 것이다.정부, 국가기관, 자치단체, 대학 등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식기관들의 리더들은 모름지기 리더들의 덕목에 대하여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 구성원의 생산성과 조직의 효율은 리더들의 연속성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2013-04-02

대학의 연구비 관리와 신뢰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대학교수나 학자 출신을 장·차관으로 등용할 때 연구논문 표절, 연구비 유용 등이 문제가 된다. 이번 새정부 각료임명을 위한 국회청문회에서도 연구논문, 연구비 문제가 문제가 됐다. 수년전 줄기세포논문을 허위로 냈다고 하여 국가전체가 시끄러웠던 유명한 사건이 있었고, 아직도 그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학에서 연구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연구비 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방법론적인 문제에 있어서 긍정적인 방향과 부정적인 방향 양방향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학교 구성원의 명예를 지켜주고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는 쉽지않아 보인다.연구논문과 연구비 비리는 사실상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연구논문의 경우 자기의 논문을 인용한다든가 스승 제자간의 논문인용 및 유명논문의 인용언급 없는 인용은 양성으로 구분되는 반면 전혀 연구를 하지 않고 통째로 베끼는 행위는 악성으로 볼 수 있다.연구비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연구비를 받지 못하는 학생을 위해 또는 연구실의 활동들을 위해 소위 `연구실비(랩비)`라는 것을 만들기 위해 선의로 연구비의 일부를 보관하는 경우는 양성이고,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연구비를 유용한다면 악성이다.대학이 연구논문과 연구비를 감독하는데 있어서 양성과 악성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 양성의 경우 건전한 방향으로 의견 교환을 통해 해결할수 있을 것이며, 연구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학교가 도와줘야 할 것이다. 대학원생의 장학금을 마련해야 하는 교수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연구비에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는 경우 등 여러가지 문제를 대학이 이해해 적절하고 지혜로운 해결책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물론 악성의 연구비 유용은 사안에 따라서 징계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 경우도 면밀히 사안의 원인과 결과를 분석하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대학이 감정적으로 징계를 해서는 안된다.연구논문 표절여부나 연구비 문제는 적발과 징계보다는 예방이 중요하다. 연구비를 유용하지 않도록 대학은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교수들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한국 사회는 유교사상에 의한 예의에 기초하고 있다. 그런데 서양에서 도입된 연구프로젝트 관리나 연구비관리는 유교사상과 항상 충돌할 소지를 안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프로젝트에는 통상 회식비가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회의를 하면 회식비가 들고, 연구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중간중간 보고서들을 쓰면서 격려회식도 하게 된다. 따라서 한국의 연구비 사용을 이해하려면 문화도 이해해야 한다. 이런 문화가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군사부일체`라는 옛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교수와 제자와의 관계는 신뢰와 사랑의 관계이다. 동양권에서 교수와 제자의 관계는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관계이며, 졸업후에도 끈끈한 인간관계가 중요시되는 관계다. 필자가 미국대학 교수로 있던 시절을 돌아보면 제자들과의 관계는 한국과는 달리 다소 공식적이고, 졸업후에는 연락이 끊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반면 한국에서는 연구실별로 매년 모이기도 하고, 제자결혼식에 주례도 서고, 교수의 은퇴식에는 많은 제자들이 모인다. 이런 동양적인 사고와 예절은 서양문화에 있어서 동양문화의 우위로 여겨지며, 내가 아는 많은 외국인교수들이 부러워하는 문화와 예절이다.논어에서 공자는 `무신불립(無信不立·신뢰가없으면 그 조직은 무너진다)`이라고 했다. 조직은 신뢰와 사랑이 있어야 잘 유지되고 번성할수 있다. 대학은 더더욱 그렇다. 대학내의 보직자와 교수와 직원, 그리고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는 신뢰와 사랑에 기초해야 한다. 대학의 연구논문, 연구비 관리는 이러한 `신뢰와 사랑`아라는 관점에서 적발 보다는 예방이라는 차원에서 슬기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2013-03-26

새정부 교육부에 거는 기대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새정부 교육부가 출범했다. 문교부에서 시작하여 교육과학부란 명칭으로 방황하던 교육부가 이제 제 이름을 찾은 느낌이다. 한 국가의 장래에 교육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교육의 문제점을 몇가지로 정리해 본다. 첫째, 창조교육의 문제이다. 한국의 초중등교육이 암기식 주입식 교육으로 창조력을 저해한다는 이야기는 지난 수십년간 반복돼온 이야기다. 다소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어보인다.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은 자유로운 토론에 취약하고 질문을 하는데 어색하다. 초·중등교육의 영향 탓이다. 미국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쏟아져 들어오는 질문으로 강의시간이 토론장으로 변한 경험이 있다. 자유로운 사고가 몸에 배어있는 느낌이었다. 이 문제는 한국대학의 서열화와 관련이 있다. 특정대학에 들어가는걸 지상 최대의 목표로 삼는 고교들의 생리가 필자가 고교를 다니던 4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러한 대학에 들어간 숫자를 카운트해 고교서열을 정하고, 심지어 고교정문에 플래카드를 걸기도 한다. 미국, 프랑스, 독일 등 교육선진국에서 특정대학의 합격자수로 고교서열을 정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그러한 나라에도 대학을 질로 나누는 구분은 있지만 그러한 구분은 하나의 그룹으로 돼 있다. 동일 그룹내에서의 서열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미국의 경우 하버드, 스탠포드, 예일, 프린스턴 등 수많은 우수대학은 하나의 그룹을 형성하고 있지 내부적인 서열이 정해져 있지 않다. 대학의 선택은 지리적 여건, 공부하고자 하는 분야의 특성 등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이렇게 건전한 그룹의 개념이 청소년학생들을 입시에서 해방하고, 좀더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국내대학의 서열보다는 국내대학의 해외유수대학과의 평가 지표별 비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해외 유수대학들과 경쟁에서 국내대학의 경쟁력이 얼마나 되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이를 위한 개선노력이 있어야 한다. 해외유수대학과의 경쟁력 비교는 곧 한국대학의 개방화와 국제적경쟁력을 향상 시킬수 있기 때문이다.둘째, 글로벌 마인드 교육을 주문하고 싶다. 단순히 영어교육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어린 학생들이 글로벌시대에 있어서 글로벌 마인드를 가질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김연아, 싸이의 세계적인 열풍은 물론, 전세계를 누비고 있는 우리 기업들을 생각하면 이제 한국은 지역적으로 국한된 나라가 아니다. 이러한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학생들의 글로벌 마인드이다. 글로벌 마인드의 핵심은 여전히 언어인 것도 사실이다. 영어 또는 필요한 외국어를 한국어와 함께 유창하게 구사할수 있는 준비가 돼야 한다.셋째, 각급 학교들이 독립적인 사고를 할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 문제는 특히 대학의 경우 심각하다. 금전적인 지원을 무기로 대학들을 지나치게 감독하고 지휘하려고 한다면 대학들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훼손할수 있기 때문이다. 80년대초 통행금지 시간을 해제 할때 통금이 해제되면 밤거리가 아주 위험하고 혼란스러울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중고등학교 교복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자율을 주었을 때 자율이 스스로를 정화하는 능력이 있고, 규제보다는 자율에 의한 정화능력이 훨씬 강한 힘을 갖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교육부의 각종 규제에 허덕이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은 교육부가 지정한 학생정원이 없다. 학생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을 한다. 이것이 한국에서 시행되면 처음엔 매우 혼란이 일어날수 있다. 그러나 곧 자율시장의 원리에 의해 정원은 조정될수 있다. 각급학교의 불법적인 문제만 교육부가 관할하고, 다른 규제는 과감하게 풀 필요가 있다. 교육부가 당면한 산적한 과제가 있겠지만 우선 이 세가지-창의적교육, 글로벌마인드, 자율성-를 실천성있는 계획으로 실현하기를 교육부에 간곡히 당부해 본다.

2013-03-19

해외파 장관 내정자의 사임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새 정부의 신임장관 내정자 중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미래창조과학부의 김종훈 장관 내정자였을 것이다. 지금은 사임했지만 해외에 이민을 가서 성공한 한국계로서 최초의 해외파 장관에 대한 실험이었고, 그러기에 온 국민의 초미의 관심을 끌었었다. 그러나 기대를 걸었던 이 실험은 아쉽게도 불발로 끝났다. 김종훈 박사는 가난 속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혁신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루슨트 테크놀로지, 벨연구소 등을 이끌면서 `기술개발을 통해 성공한 기업가`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포스텍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고, 또한 미국 메릴랜드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하기도 하면서 이론과 현실에 모두 강한 과학자였다. 그는 또한 미국-한국 관계를 더 가깝게 한 기여로 밴플리트 상을 받았고, 메릴랜드대학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그가 한국의 먹거리를 창조한다는 새 정부의 야심작인 미래부장관이 됐다면 어떤 성과를 보여주었을지는 쉽게 예단하기 힘들다. 한국의 벤처기업들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키는데 크게 공헌할 수도 있을수도 있고, 한국적 현실의 암초에 부딪혀 고전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실험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그의 사임의 원인은 복합적이겠지만 가장 문제가 됐던건 이중국적 문제였다. 그는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수천억원의 패널티를 내면서까지 미국국적을 포기하겠다는 선언까지 했지만, 이중국적 시비의 벽을 넘지 못했다.최근 포스텍의 한 외국인 연구교수와 식사를 한적이 있는데, 이 교수는 미국, 호주, 영국의 3개의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3개 국가의 기술을 자유자재로 융합하고 어우르는 연구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 교수의 다중국적 때문에 한국이 받는 이익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해외에서 방문하는 외국인 다중국적 연구자에게서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왜 이중국적에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북한과 대처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중국적을 악용할 소지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운영의 묘를 살리면 이중국적의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갈 수가 있을 것이다.또 하나 김 박사가 힘들어 했던 부분은 죄인 다루듯이 하는 국회 청문회 문화였을 것이다. 개인적인 일과 사생활을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공격하고 호통을 치는 청문회 문화는 정치선진국에선 찾아보기 힘든 풍경이다. 정책과 관련된 것, 정책수행과 관련된 준비나 자격사항에 대해 검증을 하는 것이 청문회의 목적인데도 우리 청문회는 지나치게 개인적인 사생활 검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물론 청문회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 장관이 될 분들은 여러가지 면에서 모범이 돼야 하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빈대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우를 범할 수 있다.외국인 100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세계와의 교류는 이제 피할수 없는 명제가 되고 있다. 글로벌 시대에 우린 글로벌 스탠더드에 좀더 다가갈 필요가 있다. 우리가 질타하고 있는 북한은 남과의 교류를 거부하고, 더욱 고립주의로 나가고 있다. 우린 그에 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좀더 개방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함으로써 체제적인 우위를 지속하는 길이 세계의 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길일 것이다.봄 햇살이 따싸롭게 느껴지는 계절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들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우리는 한국적인 상황의 어려움을 딛고 우리가 진정 개방돼 세계인과 어울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통일은 그러한 개방적 토대 위에 다가올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3-03-12

한국의 교통문화와 적당주의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정부가 교차로 꼬리물기 금지 캠페인을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운전자의 이기주의의 산물인 꼬리물기는 사실상 후진 한국운전문화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한국의 교통문화의 후진성을 한번 짚어보고, 이러한 후진성이 우리의 `적당주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몇 년전 한·미 합동훈련인 팀스프릿 훈련이 포항에서 있을 때 마다 미군의 교통사고가 많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 보도는 미군을 나무라는 논조였다. 하지만 필자도 10여년 미국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왔을 때 그곳에선 `안전운전자`라고 주정부 표창까지 받았는데, 귀국 한달 사이에 두번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기억이 있다. 아마 미군들이나 나나 달라진 교통문화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로 보여진다.두번의 교통사고의 내용을 보면 한국교통문화의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한 번은 일단정지 표지판을 보고 서있는데, 뒷차가 와서 추돌했다. 내가 일단정지에 서 있는데 왜 추돌하냐고 하니까 그 운전자는 “외국에서 왔어요?”라고 물었다. 한국에서는 일단정지 표지판에 서는 차가 별로 없다는걸 그때 알았다.또 한번은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서 잠시 멈추고 주위를 살피고 전진하는데, 왼쪽길에서 오는 차에 받쳤다. 그때서야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선 눈치껏 가야하고 꼬리물기가 일반화돼 있다는걸 알았다. 반면 미국에선 훠웨이스탑(Four-way Stop) 이라고 하여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선 모든 차는 정지해 사거리에 진입한 순서대로 진행하도록 돼있다. 이 제도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도 철저히 지켜지고, 어기게 되면 벌금을 물도록 되어있다. 사실 교차로 꼬리물기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신호등 없는 사거리에서의 꼬리물기다.잘못된 교통질서 지키기와 함께 잘못된 신호체계도 문제다. 차량이 거의없는 새벽에는 교차로의 신호등은 깜빡등으로 처리해야 하는데도 많은 경우 신호등이 방치돼 있어 빨간불 신호를 무시하고 과속으로 달리는 차를 흔히 볼수있다. 삼거리에서 마주오는 차량에 우회전과 직진을 줄 경우 내게는 직진을 줄수 있는 데도 빨간불로 막는 경우도 있다.일부 신호체계의 모순은 운전문화의 후진성에서 오는 경우도 있다. 선진국에서 보편화돼 있는 `비보호 좌회전`이 우리에게 일반화되지 못하는 것도 급하게 좌회전하는 `빨리빨리`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가.경적소리를 남발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선 거리에서 경적소리를 거의 듣기 어렵다고 한다.앞에서 파란 신호등이 떨어지기 무섭게 빨리 가라고 뒤에서 경적소리가 나는건 흔히 겪는 일이지만 건너가는 보행자를 기다리는 필자의 차 뒤에서도 경적소리가 난다. 보행자를 무시하고 빨리 가라는 재촉이다. 100km 규정속도로 달리는 고속도로에서도 뒤에 오는차가 더 빨리가라고 경적소리를 내기도 한다.한국 교통문화에 안타까움을 느끼는건 이러한 후진성이 `적당주의`와 관련이 있고, 그러한 적당주의가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의 `적당주의`는 사회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얼마전 일어난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붕괴, 태풍 매미 참사같은 대형사고. 연구업적 부풀리기 같은 학계의 문제, 또 정교한 정책질문이 아닌 호통으로 일관하는 국회 청문회에 이르기까지 사회, 학계, 정치 모든 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이제 고질적인 교통문화를 선진화해야 한다. 교통체계를 좀더 정교하고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고, 운전자, 보행자의 교통규칙 준수문화를 선진화 하는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적당주의`를 개선하는 첫 일보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적당주의의 개선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3-03-05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새로운 정부가 탄생했다. 한국에서 새 정부가 시작되면 관례처럼 해오는 일이 있다. 정부 부처 이름 바꾸기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소위 `융합적`명칭의 부처가 탄생했다. 새 대통령이 탄생할 때 마다 부처이름이 바뀌니까 이제 어떤 부처가 무슨일을 하는지 조차 혼동될 때가 많다. 200년 역사의 미국은 행정부처의 이름, 가령, 국무부, 국방부, 교육부 등의 이름이 거의 바뀌지 않고,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미국이 정부부처 이름을 안바꾸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없다. 이점은 대부분의 서구의 선진국가들도 마찬가지이다.우리가 없애고 바꾸는 게 또 있다. 옛 건물들과 유적지들이다.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 늘 지나다녔던 종로2가에 있던,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은 화신백화점 건물이 사라진 건 큰 충격이었다. 중앙청건물, 국도극장 등 보존가치가 높은 건물들이 이젠 흔적조차 찾아볼 수가 없다. 씨티투어를 해보면 서울이나 한국 대도시의 문화유산들이 얼마나 빈약한지 알수 있다.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는 인근 경주는 그나마 조금 나은편이긴 하지만, 도시전체가 현대화되어 유적도시라는 느낌이 빈약하다. 유적지들은 현대식 건물 사이사이에 간신히 유지되고 있을 뿐이라는 느낌이다.이에 반해 로마, 파리, 런던 등 유럽의 오랜도시들, 그리고 역사가 일천하다는 미국의 워싱턴 필라델피아 등을 가보면 옛날 건물들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한 역사적 건물들이 관광자원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자부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치욕의 역사적건물, 부서진 역사적 건물도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후세들에게 교훈으로 삼고있다.이렇게 바꾸고 부수고 하면서도 우리에게는 안 바뀌는것들도 있다. 정부부처의 이름은 수시로 바꾸지만, 운영방식은 구태의연하다. 관료주의, 권위주의, 그리고 지나친 자율침해 등은 여전하기 떄문이다. 지난 정부때 교육부와 과학부를 합친 교육과학부가 융합효과를 목표로 했다지만, 한지붕 밑에서 두 개 부처가 따로 따로 공전하는 이름만의 융합부였다. 특히 과학부와 융합됐다는 교육부의 경직성은 많은 대학들의 불만을 사왔고, 융합명칭을 가지기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경직된 정부운영방식은 자율에서 나오는 창조력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 대학의 창조력은 자율적운영에 있다. 미국의 경우 대학의 정원조차 대학의 자율에 맡기고 있다.건물들도 마찬가지다. 아파트 건물들은 천편일률적이며, 상가의 디자인이나 간판들도 구태의연하다. 도시마다 매년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지만 도시의 특색을 가지고 있는 도시는 찾아보기 힘들다. 어느 도시를 가든 모양도 비슷하고, 성냥갑 같은 아파트 건물들도 똑같다.`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잘 구분해야한다. 정부조직의 이름을 바꾼다고 더 나은 행정이 약속되는 게 아니다. 하드웨어 보다는 조직문화와 운영방식의 개선, 즉 소프트웨어를 개선해야 한다. 명칭보다는 각 부처가 어떻게 자유경제, 자유민주주의를 좀 더 효과적으로, 능률적으로 돌아가도록 할수 있는지 연구하고, 창의성을 키우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야 한다. 또 옛 건물, 유적 등 전통적 가치가 편의성때문에 희생돼서는 안된다. 그것들은 민족이 가지고 있는 유산이고, 관광자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산과 전통자원을 보존하면서, 바꿀 것은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새로운 건물들은 좀 더 창조적으로 특색을 지녀야 한다. 어지러운 간판들, 거리의 모습도 좀 더 선진화되게 바꿔야 한다.이제 우리국민들은 우리가 선진국임을 자부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가 `바꿔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한 인식의 교육이 필요하다. `바꾸어야 할 것과 바꾸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는 인식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2013-02-26

`대학랭킹` 믿을만한가 ?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졸업시즌과 입학시즌으로 바쁜 계절이다. 특히 대학 입학과 졸업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이벤트다. 어떤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할 것인가. 참으로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그래서 학생이나 학부모, 그리고 대학은 `대학랭킹`에 신경을 쓰고있다. 본인의 자부심이나 졸업후 취업에 영향을 줄수 있다는 이유로 대학랭킹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이 `서울대 1위 공식 깨졌다`라는 기사를 연재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서울대가 각종 국제랭킹에서 더 이상 `한국 1위`가 아니며, 기존에 알고 있는 대학랭킹이 국내언론 조사에서도 많이 달라졌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전문가들 사이에선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국내 언론사가 대학 랭킹을 발표한 20년전, 그리고 영국 타임즈 등이 세계랭킹을 발표하기 시작한 10년 전부터 대학평가 전문가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 한 예로, 포스텍의 경우 지난 2010년 영국 타임즈가 세계 28위(국내 1위)로 발표했고, 작년 50년이하 대학에서 세계 1위로 발표됐다. 이미 국내의 대학 랭킹과 상관없이 국제기준은 다르다는 증거이다.대학 랭킹은 조사기관마다 다르다. 그래서 대학들이 마음 상해 조사기관들과 다투기도 한다. 과도한 욕심으로 허위 데이터를 내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한 유명대학은 랭킹을 올리려고 10여년간 입학생의 성적을 속여서 발표해 총장이 사과하고 관계자가 해임되기도 했고, 국내 유수대학도 잘못된 데이타를 제출해 랭킹에서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국내에도 대학랭킹을 오랫동안 매겨온 언론기관도 있지만, 해외에는 약 20여개의 기관이 있다. 비교적 신뢰하는 것은 3~4개 기관이다. 그러나 이 기관들도 한국대학 랭킹이 서로 다른 게 사실이고, 대학은 자신에게 유리한 랭킹만을 인용하려고 한다. 과연 랭킹은 얼마나 믿을만한가? 필자는 오래전부터 대학평가에 관여하고, 국제평가기관의 자문위원으로 있으면서 `랭킹의 신뢰도`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결론은 신뢰도가 높은 랭킹이 있고, 그렇지 않은 랭킹이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졸업생을 고용하는 고용주들은 이러한 랭킹을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랭킹에는 크게 `명성적 요소`와 `객관적 요소`가 있다. 전자는 이미 이뤄진 명성에 의지하는 계수이고, 후자는 객관적인 데이터에 결정되는 계수이다. 두 계수의 비중에 의해 랭킹은 크게 달라질수 있다. 또 두 계수의 하부구조를 형성하는 제2차 계수의 비중에도 크게 좌우된다. 랭킹기관들은 상업적인 목적으로, 때론 의도적으로 이러한 비중을 조정하기도 한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신뢰할만한 랭킹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또 대학의 랭킹에 너무 의존해서도 안된다. 대학의 랭킹은 변할수 있고 전공마다 다른 것이 정상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 교수로 있던 시절에 대학지원과 관련해 두 가지 현상을 느끼고 “아! 이것이 미국의 힘이구나”라고 감탄한 적이 있다. 오클라호마는 남부의 비중이 작은 주이지만 그 주에서 고교의 최우수 졸업생이 하버드 같은 명문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오클라호마 주립대로 진학하는 학생이 있고, 프라이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분위기였다. 또한 내가 가르친 학생 중 최우수 학생이 아리조나대학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것을 보았다. 그건 그곳에 그 분야 연구분위기가 활발했기 때문이었다. 자기가 원하는 분야의 연구가 활발한 곳에서 공부하는 분위기가 허용이 되고, 사회나 고용주가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미국의 다양성을 촉진하고 있다.한국 대학의 랭킹도 이러한 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랭킹과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분야가 활발한 대학에서 공부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3월이 오면 신학기가 시작되는데, 대학졸업생들은 대학원 진학에, 또한 고용주들은 졸업생을 받아들일 때, 고교생들은 대학선택에 있어서 대학랭킹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3-02-19

`강남스타일`과 노벨상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최근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작품은 단연코 `강남스타일`이다 한국문화, 한류의 아이콘이 됐다. 가수 싸이가 작년 7월 내놓은 이 곡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세계정상에 섰다. 유투브 조회수가 10억이 넘으며 유튜브 역사상 조회수 1위를 차지했고, 세계 30개국에서 음악차트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유럽, 미국, 아시아 등의 뮤직페스티벌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무엇보다도 50만이 넘는 패러디가 만들어져 작은나라 한국의 홍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MIT를 비롯한 미국의 대부분의 주요 대학이 패러디를 제작하였는데, 얼마전 `포스텍 강남스타일`이 포스텍 교수들의 기부금과 학생들의 노력으로 제작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고 있고, 해외 학교홍보에 크게 활용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강남스타일`에서 우린 무엇을 배울수 있을까? 첫째, 한국의 것도 최고가 될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한국말로 부른 노래가 세계 1위에 오르리라는 것은 상상할수 없었던 쾌거이다. 한류로 인해 아시아권에서는 한국의 노래들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서구권에서 한국의 노래가 음악챠트 1위에 오르리라고 누가 상상했었겠나? 둘째, 세계를 무대로 해야 한다. `강남스타일`이 만일 유투브에 올려지지 않았다면 아마 이러한 현상도 없었을 것이다.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음악사이트에 올려졌기에 가능한 것이었고, 세계적인 기획사와의 계약도 큰 역할을 했다. 셋째, 싸이의 준비된 국제감각이다. 영어가 유창해 외국인과의 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큰 무대, 국제무대에 강한 면모를 보인 싸이 자신이 강남스타일의 세계화에 한몫을 했다.`강남스타일`의 교훈은 우리가 갈망하는 노벨상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한국의 노벨상 수상을 위해 `강남스타일`에서 배울 것은 무엇일까? 첫째, 한국에서 일구어낸 연구결과가 노벨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다. 한때 줄기세포 소동도 있긴 했지만, 포스텍을 비롯한 각 대학에서 우수한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결과에 대한 확신과 자신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이다. 무언가 2% 부족한듯한 자신감의 결여가 우리 학계의 아킬레스건이다.`강남스타일`처럼 우리의 연구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둘째, 노벨상을 위해선 우리연구의 세계화가 절대 필요하다. 노벨상을 받은 연구들은 대개 여러학자들의 합동연구로 이루어진다. 한국의 연구결과가 빛을 발하려면 외국 유수학자들과 연구가 공유돼야 하고, 해외 유수의 학회지에 발표돼야 한다. 또한 논문의 인용수도 중요하며, 그러한 인용수는 공동연구, 학회지발표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학자들과의 네트웍을 통하고, 각종 학회 등에서의 활발한 발표 등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셋째, 싸이처럼 학계의 국제화 인프라가 갖추어져야 한다. 싸이는 유창한 영어와 큰무대에 강한 국제감각으로 성공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학계도 그러한 인프라가 갖춰 져야 한다. 미국이 300명이 넘는 노벨상을 배출한 배경에는 위의 삼박자가 모두 갖추어졌기 때문이다. 창의력에서 오는 자신감, 세계의 유수학자들이 몰려오는 환경, 그리고 그들의 모국어이긴 하지만 영어를 구사할수 있는 능력.작은나라로서 지리적으로 중심이 아니고, 그리고 영어가 제2외국어인 우리로서는 불리한 환경임을 인정하자. 그러나 그러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그러한 극복을 싸이가 보여줬고, `강남스타일`이 보여줬다.2010년 영국 타임즈(THE)는 포스텍을 세계 28위 (한국 1위)로 보도했다. 한국의 대학이 세계 30위 이내에 들어간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랭킹이 매년 변하긴 해도 한국의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과 어깨를 겨룰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쾌거였다. 노벨상도 결코 이루어질수 없는 꿈이 아니다. `강남스타일`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교훈을 잘 활용한다면 노벨상의 꿈의 실현은 멀지 않았다.

2013-02-12

버츄얼 한국·경북·포항

▲ 서의호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필자는 이 한마디를 꼭 전해주고 싶다. 버츄얼 코리아(Virtual Korea), 즉 세계를 하나의 무대로 삼는 한국을 경영해 달라는 부탁이다. 영어로 버츄얼이란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을 말한다. 글로벌(Global)이 물리적인 개념이라면 버츄얼은 한걸음 더 나아간 포괄적인 개념이다. 이제 경제, 산업, 외교,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전세계는 하나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은 하나의 세계를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다. 면적은 작고, 인구밀도가 높은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은 오직 세계를 경영하는 길 뿐이다. 지난달 미국을 다녀왔다. 미국 동부의 몇 개 도시를 들르면서 느낀건 이제 한국의 존재는 세계 어디를 가나 인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틀란타의 10만 교민과 200개가 넘는 한인교회, 여러 개의 대형마트, 한국식당, 길거리의 현대·기아차 딜러간판…. 도처에 넘치는 삼성·LG 전자제품의 광고. 미국내 한국교민 300만. 이제 전세계 교민은 한국인구의 10%에 육박해 간다. 한국 대기업의 연매출액의 70%이상이 해외판매에서 나온다. 직원의 반 이상이 해외로 나가있는 회사도 많다.국가를 국가면적의 크기로 한정하지 않는 시도는 이스라엘, 네델란드, 스위스,싱가포르 같은 나라에서 볼수 있다. 그들의 경제적 영향력과 국가개념은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버츄얼국가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이제 한국도 그런 나라가 돼야 한다. 인재들을 글로벌인재로 키워야 하고, 그런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돼야 한다. 한때 논의됐던 영어몰입교육도 하나의 대안일 수 있고, 해외대학과의 학생교류도 더 활성화돼야 한다. 삶의 지역을 한국에 국한하지 않고 전세계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해외 교포들과의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체계가 정립돼야 한다.같은 맥락에서 경북, 포항의 청사진도 새 정부와 함께 버츄얼경북, 버츄얼포항이어야 한다. 90년대 환동해연구회를 통해 환동해권의 일본, 중국, 러시아와 연계하는 환동해경제개념을 연구한 경험에 의하면 환동해 지역의 지하자원과 인적·물적 자원을 경북이 활용할 경우 버츄얼 경북으로 나아가는 기반이 충분해 보인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세계로 나아가는 토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지역의 여러 도시들은 그러한 동기가 충분히 부여돼 있다.포항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포항`이라는 구호가 시작된지 꽤 오래 됐고, 열심히 추진중이지만 다양한 추진방안이 필요해 보이고, 한단계 더 나아간 `버츄얼`개념이 필요하다. 전세계 포항출신 동향인들의 월드맵을 그려볼 필요도 있다. 그들을 통해 네트웍을 구축, 허브(hub)로 키워야 한다. 미국 주요도시 마트에 포항특산물 전시도 필요하다. LA 같은곳 은 포항전시관을 상설할 필요도 있다. 포항을 알리고, 특산물을 판매하고, 레스토랑 등을 경영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자매결연 도시들과의 실질적인 교류도 강화해야 한다. 항공루트도 개발해야 하고, 학생·민간교류도 촉진해야 한다. 포항지역민들의 글러벌 마인드도 중요하다. 외국어, 특히 영어구사능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프로그램도 강화해야 한다.이미 글로벌화가 돼있는 포스코, 포스텍, 한동대 등도 새로이 버츄얼의 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최근 포스텍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진행중인 `더 넓은 포스텍(Greater Postech)`운동은 매우 고무적이다. 전세계의 여러곳에포스텍의 거점을 마련하려는 운동이다. 이제 전 세계에 한국, 경북, 포항이 존재하는 버츄얼 개념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경북, 포항에 살아도 전세계를 살고 있는 듯한 개념. 버츄얼 한국, 버츄얼 경북, 버츄얼포항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 개념이 되고 있다.

2013-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