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이곳 독일 드레스덴에 온 지도 한 달이 넘는다. 이곳은 산학연 연계가 잘 되기로 유럽 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지역으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운다. 드레스덴이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 여파와 통독 후 경제위기 등으로 장기 침체에 빠졌지만 1992년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설립되고 연구기관이 하나 둘 자리잡자 도시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변했다. 2000년 이후 드레스덴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에 달한다.지난 주말에는 이곳에 살고 있는 포스텍 졸업생 세 명과 함께 식사를 함께 했다.식사를 하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세 명이 모두 현재의 입장이 달랐다. 한 명은 드레스덴 공대의 박사과정 재학생, 또 한 명은 박사후 과정으로 세계적인 연구기관 막스플랑크의 연구생,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이곳의 세계적인 반도체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필자가 공부하던 30여년 전에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는 한국유학생은 많았지만, 연구원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아주 적었었다.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의 인재들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그리고 회사원으로 세계적인 연구기관이나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이들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묶고 네트워킹을 하여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를 일으키는 방법을 찾을 때가 온것이다.인재를 창조적으로 육성하고 세계화시켜 인재 네트워킹을 창조경제의 근간으로 하고 있는 국가의 대표적인 사례를 이스라엘에서 찾아 볼수 있다. 전세계 인구 0.3% 로 노벨상 수상자의 30%, 세계 500대 기업 40%의 경영진을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너무도 유명한 아인슈타인은 젖혀두고라도 석유시장을 석권한 록펠러, 제1의 종합 금융그룹 제이피모건체이스, 자본의 상징 골드만 삭스,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맡았던 헨리키신저, CIA 국장에 이어 국방장관에 오른 제임스쉴레징어 등 정치, 경제, 교육등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파워를 가진 유대인들이다.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는 교육, `왜`, `어떻게`의 토론식 교육, 그리고 수학, 과학, 예술 등을 융합한 창의융합형교육의 세 가지로 요약할수 있다.또하나 창조적 교육과 창조경제를 연결하는 고리는 평소 생활 속에서의 경험과 생각을 버리지 않고 살려서 이런 생각을 사업화 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유대인 문화에 있다. 이스라엘 교육은 삶과 사업을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속에서 사업 아이디어가 저절로 나오도록 유도한다.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으로 여기기 때문에 창업과 같은 도전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창의적 교육, 생활속에 사업화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유대인의 단결력과 네트워킹이다.필자가 80년대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할 때 학과 교수의 반 이상이 유태인이었다. 그들의 사고는 날카롭고 창조적이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킹은 대단한 것이었다. 교수들간의 또는 타 대학 교수들간의 협동적 연구, 그리고 그것을 사업화 하는 과정에서의 네트워킹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고 있었다.스탠포드 대학이 주도한 실리콘밸리는 그러한 네트워킹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한국의 인재들이 이제 유학생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연구소, 기업으로 퍼져가고 있을 때 우린 그것을 좀더 체계화하고 네트워킹을 병행해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의식적으로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든 자발적으로 이뤄지든 어떤 형태로든 이뤄져야 한다.이스라엘이라는 조그만 나라를 무시할수 없는 최강국으로 만든 건 이스라엘 국가의 크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전세계의 인재네트워킹이 이스라엘의 강점이며 이는 전 세계 정치, 경제, 군사의 모든면에서 작동되고 있다.이제 한국도 그러한 인재 네트워킹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포항·경북지역도 인재네트워킹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정부 차원에서 또 지역정치인 차원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201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