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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항 남·울릉 새 국회의원의 사명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항 남·울릉 재선거가 끝났다. 말도 많았던 선거이지만 이제 이런 과정을 거쳐 당선된 새 국회의원에게 축하의 인사를 보낸다. 어려운 시기에 여러 경쟁자를 물리치고 힘든 과정을 거쳐 당선 됐기에 그 의미가 더욱 깊어 보인다. 이제 필자는 축하와 함께 선거과정보다 더 무거울 수도 있는 숙제와 사명을 주문하고 싶다.그동안 포항 남·울릉 전임 국회의원의 선출과정을 둘러싼 여러가지 소용돌이 속에 이 지역의 정치는 공백기를 겪으면서 여러가지 지역 현안들이 계속 지연돼 왔다. 이제 문제를 잘 파악하고 하나하나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공천을 신청했던 14명의 후보들이 내건 공약 중에는 상당히 좋은 공약내용들이 많고 지역현안을 잘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 국회의원은 그러한 공약을 잘 융합해 지역발전의 목표로 삼았으면 하는 마음이다.지금 포항은 경제·정치면에서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수십년간 불황을 모르고 성장해 오던 철강산업은 침체기를 거쳐 하강국면에 있으며 이에 따른 포항의 산업과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포항을 먹여 살린 포스코를 국내·외 철강산업의 위기에서 구하는 동시에 포스코의 중흥과 함께 포항을 먹여 살릴 새로운 성장엔진인 첨단과학산업의 육성을 통해 포항을 새로운 도시로 발전시켜야만 하는 아주 시급한 시점이다.첨단과학 산업은 고도의 융합산업으로 창의적 인재, 우수한 과학기술이 뒷받침 돼야 하는데 포항이 가지고 있는 세계적 수준의 인재와 첨단과학 인프라를 갖춘 포스텍과 인문사회계열의 국제화를 표방한 한동대 등 여러 교육기관들의 교육, 연구의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우선 실천전략으로 신항만과 배후단지와 KTX역세권을 연결하는 경제자유구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최첨단산업과 글로벌교육이 공존하는 융·복합단지 건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포항테크노파크, 포스텍·가속기, 기초과학연구단 등을 연결해 최첨단 창조기업을 유치하고 이 지역 졸업생의 창업을 유도하는 창조경제특구를 만드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또한 그동안 표류해온 블루밸리에 포스코 미래기업을 유치해 신성장 산학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다. 해외대학 등의 분교를 유치해 한국판 실리콘 밸리를 조성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 블루밸리에는 포스코를 글로벌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도록 지원하는 창조산업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포스코에 버금가는 중견기업들을 여러개 만들어 낼 수 있다.포항 외곽 순환도로를 따라 이러한 국제교육, 창조경제, 블루밸리를 조성하는 거대 사업을 구상해 볼 수 있는것이다. 이러한 과제 실천에 현재까지 포항이 배출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동원하는 것도 중요하다.국제교육, 창조경제, 창업의 블루밸리의 외곽순환도로를 따른 벨트와 함께 생각해야 할 것은 포항의 해양과학과 해양관광산업이다. 도구-흥해-대보-삼정-구룡포-양포를 연결하는 해양과학산업과 문화, 주거가 조화된 관광휴양지역의 조성을 선진화 시키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또한 울릉도 주민이 염원하는 울릉공항 조기착공과 울릉도와 독도지역 응급의료 후송체계 구축을 비롯해 둘레길조성 등 울릉도를 녹색생태관광과 해양과학중심지로 포항과 연계하는 구상도 빠른 시일내에 추진돼야 한다.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간판으로 내세운 `창조경제`는 자본이나 단순한 노동보다 인간의 창의력, 상상력, 아이디어, 지적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선도형 경제를 의미하며 창조산업의 핵심이 되는 개념이다.필자가 제안하고 있는 안은 14명의 후보들이 내건 여러가지 공약을 집약하고 또한 현 정부의 창조경제의 틀을 바탕으로 포항의 발전의 미래상을 그려본 것이다. 국제교육은 창조의 바탕이 되며 이를 기반으로 창조경제를 일구고 세계 창조경제의 단초를 제공한 실리콘밸리를 포항에 실현하는 블루밸리의 개념은 창조경제의 실천으로 타 지역의 모범이 될 수 있다.이제 포항은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와 과학기술 융합의 핵심 주체로서 포항의 미래발전 전략에대해 좀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며 해양과학과 관광산업의 전초기지의 특화를 통해 한국의 지역발전을 선도해야 한다.

2013-11-05

높아진 준법정신과 시민의식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차량 1천만대 시대의 한국의 고속도로는 항상 붐빈다. 특히 주말에는 차량정체로 전국의 고속도로가 앓고 있다. 지난주 차량으로 서울을 다녀오는 길에 본 풍경이다. 고속도로에서 어떤 차량 한 대가 급하게 비상등을 깜박거리며 갓길로 주행을 시작했다. 과거 경험에 비춰 고속도로가 심하게 정체돼 있었기 때문에 다른 차량들이 그 뒤를 계속 따를 것으로 추측했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아무 차량도 그 차의 뒤를 이어가지 않았다. 그저 급한 볼 일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지나가나 보다라고 생각해주는 모양이었다.이 광경은 꽤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필자가 해외서 귀국했던 20여년전과 비교해 볼때 우리의 준법정신과 시민의식이 크게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귀국 당시에는 한국적 문화, 시민의식에 큰 쇼크를 받았었다. 부산세관에서 이삿짐을 통관시키는데 검사원은 세금을 감면해 주는 조건으로 뇌물을 요구했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하나의 관행이었다. 길거리의 교통경찰들도 교통신호 위반자에게 뇌물을 요구하는 것 또한 종종 있었다.교통신호와 질서는 매우 후진적이었다. 일단정지 표지판에 서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일단정지 표시판에서 서면 뒷차가 와서 추돌하기 일쑤였다. 지금도 문제가 있기는 하나 신호등 없는 네거리에선 눈치껏 가야 하고 꼬리물기가 일반화 돼 있었다.줄서기 문제도 심각했었다. 은행이나 기차나 버스터미널에서 줄을 제대로 안서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필자가 대학 다니던 70년대는 대학등록금을 직접 창구에 가서 내야 하는데 줄을 서지 않고 서로 먼저 등록금을 내려고 아우성 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그러나 요즘은 어디를 가도 줄 서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은행 등에서는 순서표를 만들어 줄을 세우는 방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공공장소에서 줄서는 모습은 성장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공공 화장실의 경우 역시 과거의 상태보다 현저히 좋아짐을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하수구 냄새 때문에 공공화장실 사용을 꺼려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실의 화장실은 깨끗하고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건물내 금연도 역시 잘 지켜지고 있어 보인다. 담배냄새가 건물내에서 현저히 사라졌다.물론 경찰이나 세관의 뇌물관행도 사라졌고 교통질서도 현저히 좋아졌다. 공공질서가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준법정신, 시민의식이 크게 좋아졌다.그러나 아직도 개선 되어져야 할 점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령, 화장실의 냄새는 없어졌지만 청소 후의 젖은 바닥상태에 대한 후처리문제도 있다. 또 경고 표시판의 설치, 마른 걸레질 처리 등 아직도 개선점이 많다. 또한 여러 차례 매스컴에서 지적됐고,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에 의해 빈번히 지적되는 문제인 쓰레기통에 쌓여있는 불결한 화장지는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한 교통시스템의 문제이긴 하지만 한 밤중에 빨간불에 휙 지나가는 차량들은 여전히 보인다. 이는 교통량이 현저히 줄어드는 시간대에는 신호등에 자동으로 깜박등이 작동하는 시스템을 설치해서 스스로 알아서 주의를 요하며 지나갈 수 있도록 교통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차량이 없는데 우두커니 서 있다보면 그 빨간불이 유독 길게 느껴져서 신호를 위반하고 싶어지는 심리가 작동함은 필자도 여러번 경험했다. 경적소리를 남발하는 것도 큰 문제이다. 일본이나 미국에선 거리에서 경적소리를 거의 듣기 어렵다.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앞서가는 차량을 위협하듯이 경적을 울려대는 차량을 보면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이다.법을 집행하는 경찰에게 대드는 모습은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니다. 경찰들의 단속이나 경찰서 안에서 행패를 부리는 뉴스를 가끔 접하는데 서구 선진국에선 절대 볼수 없는 풍경이다. 물론 법을 집행하는 경찰의 횡포도 있다고 들었다. 따라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은 법을 엄격히 지키면서 법을 집행하고 시민들은 이를 따르는 엄격히 따르는 준법정신이 필요하다.이미 한국은 선진국에 진입했다고 한다. 이제 우리도 선진국이다.많이 좋아지고 발전한 우리의 준법정신과 시민정신, 이제 진정한 선진국의 대접을 받으려면 더욱 이러한 정신이 발전해야 한다. 이제 8부능선을 넘어섰다. 조금만 더 노력하자.

2013-10-29

과도한 감사와 스트레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국회의 연례 행사인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여기저기서 국정감사에 관련한 뉴스가 들린다. 감사에 대비하는 기관이나 감사를 하는 국회위원회간의 줄다리기가 시작되는 분위기지만 여전히 감사를 시행하는 국회의원의 고압적인 태도가 도마에 올라와 있다. 최근 포항지역 한 연구소 연구원의 자살 소식이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자세한 경위는 아직 수사 중이긴 하지만 과도한 감사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몇 년 전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관련 기업에서도 있었다.필자도 감사나 수사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해 선배나 친구를 잃었던 경험이 있다.몇 년전 유수 재벌의 후계자가 빌딩에서 뛰어내린 사건도 있었다. 매우 가까웠던 선배분이었기에 당시 충격이 매우 컸었다. 또한 중소도시 시장으로 근무하던 학교 동창이었던 친구도 심한 감사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역시 세상을 스스로 떠났다.평소에 성격이 온화한 사람일수록 이러한 충격을 견디기가 더욱 힘이 들었을 것이다.감사는 조직의 건전한 운영을 점검하고 비리 등을 막기위해 필요한 수순이다. 감사가 있기에 조직은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는 경고장치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과도한 감사는 스트레스로 인한 여러가지 폐해를 가져오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따라서 감사가 가지고 있는 기능만큼 감사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시행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감사는 넓은 의미로는 경영감사나 업무감사를 포함하지만 일반적으로 회계감사를 가리키며 기업의 재정상태 및 경영실적을 판정하는 데 있다. 원칙적으로 감사대상 기업의 회계행위에 관여하지 않은 독립된 제3자가 기업의 재정과 경영상태를 분석적으로 검토하는 것이다. 그 목적은 감사를 통해 기업의 재정상태와 경영실적을 판정하고 당해 기업의 이해 관계자에게 이를 제공하는 데 있다.그런데 감사의 목적에는 회계상의 오류나 부정을 발견하고 미연에 방지한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일종의 내부통제로서 회계상의 과실(過失)이나 비위(非違)를 발견하고 방지함으로써 기업이 정하는 회계규칙·절차의 준수여부를 검사하는 모든 절차를 말한다.그러나 이러한 목적은 어디까지 감사의 부차적인 목적이 돼야 한다.그런데 일부감사가 제2차적인 부차적인 목적에 치우쳐 때에 따라서는 표적감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그러한 감사를 통제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사실상 정부도 이런 점에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업의 통제수단으로 감사를 활용해 왔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업의 장들은 종종 감사라는 수단으로 경질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최근 대학들도 과도한 감사로 인해 대학본부와 교수 직원들간의 불신이 증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학내의 운영이나 연구비집행에 관한 감사과정에서 과도한 감사로 인해 교수,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때로는 이로 인한 교수, 직원들간의 대학본부와의 반목도 생기고 법정다툼도 일어나고 있다.감사를 뚜렷한 이유없이 심증만으로 여러 번 반복적으로 실시한다던가 인사조치의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수나 직원들이 고충을 호소하는 경우가 증대되고 있다.물론 이러한 구성원들의 스트레스가 감사의 정당성을 훼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과도한 감사나 표적성 감사는 지양돼야 한다.“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다. 또한 “모든 사람은 감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누구든 조사하면 조그만 과오라도 발견할 수 있고 그 과오를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공자의 논어에서는 법치(法治)보다 덕치(德治)를 강조하고 있다. 조직의 감사도 중요하지만 조직원들을 아끼고 도와주는 덕치가 더욱 중요하게 느껴진다.아까운 한 생명의 떠남이 스산해 지는 바람과 함께 가슴을 아프게 스쳐 가고 있다.

2013-10-22

시니어의 사회적 가치와 활용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정년 퇴직하거나 현직에서 은퇴한 선배들이나 친구들이 주변에 부쩍 늘고 있다. 고교나 대학동창회 참석자 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분위기이다. 한참 활약할 나이에는 동창회 참가가 부진했는데 이제 은퇴 후 옛 친구들이 그리워 동창회의 각종 모임에 열심히 나오는 모습이다.그런데 그들의 모습에서 은퇴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생긴다.필자도 나이가 한국 대학에서의 정년의 나이에 가까이 가면서 한국의 정년제도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이제 80을 넘어섰고 90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한다. 곧 100세 시대가 올 것이라는 것에 모든 인구학자들이 동의한다.TV에 보면 80이 넘어서도 장수프로그램의 사회자로 명성을 떨치는 분이 있다. 이분은 전국노래자랑의 프로그램에서 30여년을 사회를 보면서 정정한 정력과 위트를 자랑하고 있다. 한번 젊은 사회자에게 맡겼다가 도저히 그분의 위트와 감각을 따라오지 못해 다시 사회를 돌려준 경우가 있었다.단골로 토크쇼에 나오는 나비넥타이의 멋쟁이 명예교수인 신사분도 있다. 각종 토크쇼에 아직도 단골로 나와서 탁월한 유머감각과 달변으로 최고의 토크쇼 초청자로 주가를 올리고 있다. 아직도 그분의 토크를 들으면 어떤 젊은 토크 초청자보다 재미있고 흥미롭다.유명한 어떤 대학 여자 이사장은 80이 넘어서도 50대 같은 아주 젊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분을 만나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전혀 나이를 느낄수 없다고 한다.필자는 최근 한 모임에서 전 UN 대사와 교육부차관을 역임한 외교가의 베테랑이신 연세가 80세 가까이 되시는 분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이분은 현재도 신앙을 기반으로 한 많은 사회봉사사업을 하면서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이분은 고급인력으로 사장돼서는 안되는 분이었는데 외교쪽의 다양한 경력을 활용해 해외교포들과 함께 세계적인 봉사활동과 국내에 거주하는 많은 외국인들을 여러가지 면에서 돕고 있었다.이분의 말씀은 외교분야의 경우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은 후 본격적으로 일할 나이가 60세가 되는데 이때가 되면 모두 은퇴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급인력의 퇴출이라는 점에서 국가적 손실이라고 하면서 70이 가까운 나이에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반기문 유엔총장의 예를 들었다.반 총장도 한국기준으로는 외교가에서는 은퇴할 나이지만 유엔총장에 선출되면서 맹활약을 하고 있으며 세계평화에 크게 공헌하는 모습은 고급인력 활용의 대표적인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급인력의 활용과 고급인력의 낭비를 방지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업이나 연구소 정년을 늘리려고 하는 꾸준한 움직임과 함께 대학교수도 65세인 정년퇴직을 미국식으로 정년을 없애자는 안도 나오고 있다.작년 필자가 공부하였던 미국대학을 방문해 깜짝 놀란 것은 30년전 필자가 공부할 당시 있었던 교수들의 대부분이 아직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를 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나이는 70대 중반으로 보이는데 여전히 활기찬 학술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교수들이 학회에서 논문을 발표하는 모습을 여전히 볼 수 있다.미국대학에는 정년이 없다. 자기가 스스로 판단해 정년을 정하고 은퇴를 한다. 학생을 가르치고 연구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자발적으로 은퇴하고 대학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우리말에 노인이라는 말은 영어로 old people이지만 미국에서는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시니어(senior)라고 부른다. 시니어란 경험이 많고 지혜가 풍부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함축한다.이제 우리도 시니어들의 사회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시니어들의 활용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 인 것 같다.시니어들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경험을 활용할 사회적인 제도가 정비되어야 한다. 각 전공분야에서 지식전달 및 사회적 봉사를 할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와 제도 확립이 필요하다. 시니어들은 노인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를 이끌어줄 지혜와 경험을 가진 시니어 분들이라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확실히 자리잡았으면 한다.

2013-10-15

대학 총장의 역할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지역의 한 유수한 대학이 총장공모 광고를 신문에 실었다. 지난 20년간 한 분의 총장이 대학을 잘 이끌어 온 대학이지만 이제 세월이 흘러 새로운 총장을 모실때가 된듯하다.얼마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대학평가회의에 참가해 여러 대학 총장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 총장은 “대학에는 교수 숫자만큼의 총장이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또 다른 총장은 “대학캠퍼스를 재개발하려고 하는데 의견 통합이 되지 않는다”고 힘들어 했다.이런 말들은 대학의 수장 역할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보여준다. 이것은 한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이다.얼마전 해외에서 영입돼 대학을 개혁하려다가 여러가지 반대에 부딪혀 결국 다시 해외로 떠난 국내유수 과학기술대학의 사례는 국내현실에 대한 이해와 구성원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 못한 총장의 개혁은 토착화 하기 어렵다는 교훈을 남겼다.또한 대학의 기금을 많이 확보해 대학발전에 혁혁한 공과를 세우고도 연임하지 못한 한 국내 유수대학 총장의 이야기도 역시 총장 역할의 어려움을 보여준다.대학 총장의 리더십은 일반조직의 리더십과는 달라야 한다.일반조직은 상명하복의 수직적인 상하관계가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또한 그러한 관계는 전체적으로 물리적인 힘을 기반으로 한다.그러나 대학은 지식을 생산하고 나누며 후학을 길러내는 장소이며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을 기반으로 한다.필자는 여름방학 연구차 나가있던 한 독일대학 총장의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사고에 대해 칼럼으로 연재한 바 있다. 그 총장을 이번 싱가포르에서 다시 만나 필자가 쓴 칼럼에 대해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전히 그 총장의 인식은 대학의 민주적이고 수평적 운영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사실상 민주적이고 수평적 운영으로 조직을 이끌기는 쉽지 않다. 그러기 위해서는 총장은 물리적인 힘 보다는 덕목에 의해 대학을 이끌어 가야 한다.우선 대학개혁에는 현실적인 기반을 먼저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외부에서 영입되는 총장은 내부적 상황과 정서, 그리고 그 대학의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 하는게 중요하다. 물론 개혁을 하려면 기존의 질서들을 무시해야 한다는 이론도 있을수 있다. 그러나 대학은 급격한 변화 보다는 구성원들의 합의점에 기초한 개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은 대학이 지성인들의 자존심을 기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부에서 유치되는 총장의 경우 국내에서 그 대학을 위해 노력해온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다치게 해서는 안된다.외부 중에도 해외에서 초빙되는 총장의 경우는 더 신중해야 한다. 오랫동안의 해외생활로 국내환경이나 국내정서에 어두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적응하는 것을 타협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적응과 타협은 다르다. 적응을 통해서 올바른 정책을 결정하는 지지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대학 구성원인 교수, 직원, 학생들이 열정을 가질수 있도록 도와 주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한 열정을 가진 구성원들은 적극 밀어주어야 한다. 이러한 열정에 대한 지원은 전체 구성원을 신나게 만들수 있다. 교수는 연구를, 직원은 업무를 또 학생들은 학업에 전념할수 있는 신나는 캠퍼스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이러한 열정에 대한 지원은 구성원의 자율성에 근거해야 한다. 총장이 너무 미시적인 운영을 하며, 조직의 세부사항을 간섭해서는 구성원들을 신나게 하기 힘들다. 열정을 가진 구성원들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능력의 극대화는 총장이 구성원들의 요구사항에 항상 귀를 기울이는 자세로 부터 출발한다. 더 많이 들어야 한다. 듣는다고 하지만 듣지 않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마지막으로 총장은 대학을 대표해 대학 이미지를 제고하고 기금들 외부의 적극적 후원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 임무이다. 대학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대외협력, 국제 협력등을 내부적 역량 및 평가와 연결하는 역할을 총장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 대외적으로 활동적이어야 하고 좋은 평가를 받아서 구성원들의 외부활동에 도움을 줘야 한다.참으로 대학총장의 역할은 힘들다. 봄이 오면 출범할 새로운 총장은 이러한 덕목과 리더십으로 대학을 잘 이끌어주길 주문하고 싶다.

2013-10-08

날개 꺾인 한 과학자의 도전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세계 28위의 대학을 만들어낸 한 과학자 총장의 아름다운 도전이 날개가 꺾였다. 과학자들은 모두 아쉬운 표정이 역력하다.세계적인 대학 포스텍이 위치한 포항 지역의 번영과 국가의 발전을 위한 과학자의 역할을 기치로 걸고 이번 포항 남·울릉 지역 재선거에 나선 전 포스텍 총장의 뒤에는 과학자도 정치적인 리더가 될수 있는 풍토를 우리 사회에서 구현하고 싶은 많은 과학자들의 열망이 있었다.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지역 구석구석을 돌면서 과학을 통한 입국, 창조경제에 있어서의 창의성과 과학자의 역할 등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참으로 열성적으로 느껴졌다.과학자로서 평생을 보내서 선거에는 어설프지만 사무실을 설치하고 플래카드를 걸고 그리고 동료 교수들과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시내를 누비며 과학과 창조경제를 통한 지역의 활성화, 국가의 발전을 할수 있다고 설명하는 모습도 인상 깊었다.유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호소하는 모습은 선거의 냉정함을 느끼기에 충분했지만 과학입국을 향한 진정성이 느껴지기도 했다.지역의 여러 사회단체에 참여하고 지역방송 등을 통해 지역의 발전을 위해 힘썼던 과거를 부각시키면서 SNS 상에서는 이 과학자에 대한 신선한 충격으로 페이스북의 친구는 수천명으로 불어나기도 했다.그러나 과학자의 역할을 충분히 알리기엔 기존정치의 벽은 너무 높았다.물론 다른 후보들도 훌륭하고 존경할만한 분들도 많았지만 한 과학자의 실험적 도전이 날개가 꺾인 것은 안타까움을 줬다.어떤 방식으로라도 꺾이지 않고 지역과 국가를 위해 계속 노력하시기를 주문하고 싶은 마음이다.혹자는 과학자는 실험실에만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그러나 그것만이 과학자의 역할일까? 과학자는 사회문제, 정치문제에 의견을 낼 수 없는 것인가?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중국의 MIT로 불리우는 중국의 대표적인 이공계대학 칭화대학은 `칭화방`이라고 하여 현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전 주석 후진타오 과거개혁을 주도한 주룽지 총리 등 많은 정치지도자를 배출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세계를 이끄는 두 명의 여성지도자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물리학 박사이고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도 전자공학과 출신이다.한국 대학에서도 이공계 출신 대학 총장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최근 대기업 임원들의 전공별 판도가 상경계열에서 이공계열 출신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라는 뉴스도 있었다.그러나 유독 행정, 정치 쪽의 과학자의 진출은 더디어 보인다. 아마도 각종 고시시험으로 보호되고 있는 행정, 정치의 한국적 환경의 특성 때문인지도 모른다.국가나 사회의 제도도 중요하고 과학자 자신의 준비와 자세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국민적인 인식의 변화일 것이다.선진국들은 예외없이 과학입국을 했다. 과학자의 역할이 사회구석구석 스며드는 국가들은 여전히 선진국이 됐다.과학입국의 선진국에서 과학자의 사회적 대우와 인식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들의 목소리도 크고 사회, 정치에 잘 반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포항 지역의 한 과학자의 좌절된 실험은 참으로 가슴 아파진다.정치에는 다양한 분야의 인재들이 함께 하는 것이 정치의 균형발전에 좋다고 생각된다.모두가 애국자가 될수 있고, 모두가 할 수 있다고 말할 때 과학자들이 지역과 국가의 리더(leader)가 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는 그 사실 자체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고 싶다.한 과학자의 선거 캠페인은 접혔지만 나라와 지역을 위한 과학자의 역할은 계속 되기를 기대해 본다. 또 다른 실험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2013-10-01

도로명 주소와 글로벌 스탠다드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한국에서 길을 물어보면 딱 한 종류의 대답이 돌아온다. “쭉커니 가라”는 이 한 마디이다. “XX 건물이 어디죠?”“이길을 따라 쭉커니 가세요”“얼만큼 가야 하나요?”“그냥 계속 쭉커니 가세요”우리나라에서도 2014년부터 도로명주소가 전면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을 앞두고 찬반이 엇갈리는 모습도 보인다. 일단 지금까지 쓰던 주소를 바꾸니까 당장은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해외에 출장을 가보면 장소를 찾는 게 그렇게 쉬울 수 없다. 도로명으로 모든 주소가 되어 있어서 지도를 들여다 보면서 쉽게 길과 장소를 찾을수 있다. 특히 운전을 하는 경우는 도로명 주소가 정말 편하다는 느낌이다.필자가 오랜 해외생활을 접고 귀국했을 때 가장 불편한 것이 한국의 주소체계였다. XX동 XX번지 라고 하면 도대체 어디에 있는 곳인지 알 도리가 없다. 지도를 가지고 있어도 그 주소를 찾기란 너무 힘들었다.미국, 유럽 등 서구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도 도로명 주소체계를 가지고 있다.그들에게 위와 똑같은 질문을 던져보면 이렇게 답한다.“XX건물이 어디죠?”“OO 길을 따라 50m 가시면 OO길 XX 번지 거기에 있습니다”이러한 도로주소 중심의 체계는 합리적인 사고를 배양해 주고 매사에 정확하고 계량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비약적인 사고 일지도 모르지만 한국이 비판받고 있는 `적당주의`도 이러한 비계량적인“쭉커니 가라”에서 왔을지도 모른다.현재 한국식의 지번체계는 일본의 한국침략의 잔재라고 할수 있다. 아마도 지구상에서 일본은 지번식 주소체계를 쓰는 유일한 국가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서구와 아시아국가들도 도로명 주소체계를 쓰고 있는데 유독 일본만 이런 주소체계를 한국침략 당시 한국에 심어놓았다. 일본이 한국에 남겨준 나쁜 습관 중에 하나가 지번식 주소체계이다.필자는 10여년 전 포스텍 캠퍼스 내의 모든길을 길이름을 정하고 길이름 표지판을 만드는 작업을 하였고 캠퍼스내의 건물을 찾는데 아주 편하도록 만들었었다. 그 당시 표지판을 제작하는데 해외에서 사진까지 찍어와서 제작을 의뢰해야 할 정도로 길표지판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부족했었다.포스텍의 길표지판은 장소를 찾는데 편할 뿐아니라 산뜻한 이미지를 주며 캠퍼스를 오가는 외국인 학생들이나 방문객들에게 글로벌 스탠다드의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글로벌 스탠다드(Global Standard)라는 국제 표준이란 무엇인가? 글로벌 스탠다드는 우리가 모든 체계를 국제적인 표준에 맞추어 세계속의 하나의 국가로 세계인과 함께 호흡한다는 기본철학이다. 이는 매우 중요하고도 시급한 과제이다.혹자는 글로벌 스탠다드의 메카라는 미국도 아직 거리에 마일을 무게에 파운드를 쓴다고 강변한다.문제는 그들도 글로벌 스탠다드로 가기 위해 km, kg을 병행하고 있지만 습관을 고치지 못하여 할 수 없이 현재의 거리, 무게단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현재 그러한 습관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기 때문이지만 외국인 방문객에겐 매우 불편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지번 주소체계는 조금 다른 케이스이다. 외국인 방문객에게 불편을 줄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매우 불편한 주소체계이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의 고유명칭이 사라지는 것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 `효자동`과 같이 역사적 명칭이 들어가는 고유명칭이 사라진다는 걱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도로명에도 얼마든지 한국의 고유명칭을 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운영의 묘일 뿐이다.미국 LA에 가면 한국타운(Korea Town)이라는 도로가 있다고 하는데 이민온 한국인들의 마음의 도로가 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외국 이민민족을 배려하고 함께 하려는 마음의 상징이다.이제 한국의 모든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다드화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도로명 주소체계의 조기정착이 필요하다.

2013-09-24

KTX 포항시대와 창조경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KTX의 포항시대가 열리고 있다.KTX는 전국을 하루 생활권을 엮어내면서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면서 사회,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해왔다.그러나 포항은 KTX로 부터 소외된 지역이었고 포항 및 경북동해권 주민들은 대구로 경주로 KTX를 타기 위해 동분서주 오고 갔었다. 드디어 이제 포항에서 KTX를 탈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서울~포항을 2시간이내로 오고갈수 있는 KTX 포항은 내년 개통을 앞두고 포항, 경북동해권의 주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지난주 포항시는 KTX 포항시대를 맞아 홍보, 문화, 경제, 개발 등 여러 측면에서 KTX 개통에 따른 대책보고회를 가졌다.필자는 보고회에 참석하여 포항시의 계획을 듣고 의견을 발표할 기회를 가졌었다.포항시의 거의 모든 부서가 동원되어 만든 보고서는 치밀하게 잘 작성되어서 포항시의 대비가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KTX 포항개통은 지역적으로 볼 때 포항 및 경북동해안 지역의 홍보효과와 아울려 다양한 경제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개발을 촉진하게 되고 문화관광의 요지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테마 설정이 중요하다.보고회에 참석하여 필자가 제안한 것은 두개의 테마를 제안하였다.관광자원의 개발 아울러 창조경제의 실현의 양두마차가 함께 가는 KTX 포항시대를 주문하면서 구체적인 계획들을 제안하여 보았다.먼저 관광자원의 개발에서는 옛 것을 회복하고 보존하는 관관자원건설을 주문하고 싶다. 관광자원이라고 하면 대부분 사찰과 같은 종교관련 건물이나 취타대 같은 옛 예술만을 생각한다. 그러나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에서 볼 수 있는 옛 건물들을 회복하여 집단화 하는 것이 타 도시와 차별화 할수 있는 관광자원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유럽의 도시들은 옛 건물 및 옛 모습을 복원하여 엄청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그 도시들의 자부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가령 구룡포 일본가옥거리 같이 옛 건물을 회복하여 포항시 중심가에 그러한 옛 건물을 모은 거리가 생긴다면 매우 매력적인 관광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옛 역사를 고증하여 옛 건물을 회복하는 것은 관광자원의 중요한 요소이다.두번째 테마는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고 있는 창조경제와 관련한 테마이다.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도시 및 지역개발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와 관련하여서 신항만, 한동대, KTX 역세권을 묶는 국제교육과 경제자유지역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지역에는 제주도와 같이 세계 유명대학들을 유치하고 해외어학연수 및 유학수요를 포항으로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최첨단산업과 글로벌교육이 공존하는 융복합단지의 조성이 가능하다.또한 KTX를 통한 서울과의 물리적 교류가 가능한 상황에서 포스텍을 중심으로 한 포항테크노파크 제2단지의 활성화가 가능하다. 이는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포스텍, 한동대 및 이 지역 출신 기업인들의 최첨단 창조기업을 유치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대학들의 졸업생들의 창업을 유도하는 창조경제의 중심지로 확대할 수 있다.최근 여러가지 난항을 겪고 있는 포항 블루밸리도 KTX 포항시대에 다른 면모로 가꾸어 볼 수 있다. 신성장 산학 클러스트를 형성하고 포스코의 미래기업형 기업들 가령 신소재, 해양, 에너지들의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엔지니어링, 해양에너지 등을 중심으로 포스텍이나 한동대의 제2캠퍼스 유치, 또는 국내유수대학의 제2 캠퍼스 유치도 생각해 볼 수 있다.KTX 포항시대를 맞이하여 포항은 세계적인 교육, 과학기술, 산업이 어우러진 창조도시로 포항은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KTX 포항시대, 서울과 포항을 2시간 이내로 오고 간다면 사실상 포항과 서울의 인적, 물적, 그리고 지식자원을 함께 풀(Pool)로 가동할수 있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절호의 기회가 포항과 경북 동해지역이 창조경제라는 테마 아래 국제적으로 크게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2013-09-17

포항 남·울릉 재선거와 창조경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항남·울릉 선거구의 국회의원 재선거가 이제 공천을 위한 막바지 걸음을 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는 어느때보다 관심과 열기가 뜨거우며 과열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벌써 예비입후보등록을 마쳤거나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10명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공천심사를 위한 레이스는 지역을 후끈 달구고 있다. 저마다 자기가 이 지역의 발전을 위해 최고라는 주장을 하고 있고 화려한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의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추락하고 있는 포항경제를 살리겠다는 경제분야의 공약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박근혜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창조경제`와 관련한 실천방안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이번 선거의 화두는 단연`창조경제`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창조경제`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실천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는 많지 않다.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간판으로 내세운 `창조경제`는 자본이나 단순한 노동보다 인간의 창의력, 상상력, 아이디어, 지적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선도형 경제를 의미하며 창조산업의 핵심이 되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각 부처별로 `창조경제`의 실현이란 막중한 과제에 대한 실천계획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창조경제`의 실천전략의 가정은 과감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한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의 경제 전환을 필요로 한다. 또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창조와 생산력향상이 중요하다. 그리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산업과 문화의 융·복합을 통한 부가가치창출로 요약된다. 이와 아울러 이러한 창의성의 발휘와 융·복합연구를 가로막는 규제완화와 창의적인 인력 양성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다.그런데 이러한 창조경제와 관련해 우리 지역에서 한 가지 주목할만한 사건이 있다. 그것은 포스텍이 2011년 정부의 지원을 받아 포스텍이 설립한 `창의IT융합공학과`(CITE)와 엔지니어링 대학원(GEM)이다. 이는 포항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창조경제`를 실천할 가장 대표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CITE는 세계적인 창의연구와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MIT의 미디어랩을 본따 만든 이 프로그램은 작년 교육을 시작했고 연구원(i-lab)도 문을 열었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와 같은 IT 업계의 천재를 키워내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또한 GEM도 한국기업의 치명적인 약점인 시스템설계와 프로젝트관리 및 초기설계 등을 교육하는 창의적인 프로젝트 관리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 두 개의 프로그램에는 정부와 포스텍을 비롯해 경북도 포항시 등 지자체, 포스코 및 철강계열회사 및 삼성전자, SK텔레콤 ,LG 등 여러 개의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이러한 시도는 `창조경제`를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의 강화를 의미한다. 하드웨어는 기술력으로 만들지만 소프트웨어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드는 것이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둘 다 중요하지만 그동안 한국은 하드웨어에 치중해 왔고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좋은 여건이 조성되지 못했다. 지금까지 무형보다는 유형의 것, 눈에 보이는 것들을 쫒아 개발하고, 키우고 성장한 것이 그 원인이다. 그러나 무한경쟁시대에 있어서 남의 것을 모방하고 만들기만 하는 하드웨어와 함께 이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 바로 창의성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창조경제`이다. 포항과 한국경제를 위해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하는 국회의원 입후보자들은 현정부의 테마인 `창조경제`를 진정으로 올바로 이해하고 실천전략을 잘 준비하도록 해야 한다.`창조경제`는 구름잡듯이 구호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실천해 나가는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창조경제의 선두 마차격인 CITE와 GEM프로그램을 창설하고 입안한 인재들이나 이를 지원하고 있는 민·관·연은 `창조경제` 실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며 `창조경제`를 선도하여 포항경제, 한국경제의 재창조를 이끄는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

2013-09-10

대한항공의 피격과 30년후의 내란음모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꼭 30년 전의 일이다.1983년 9월1일 대한항공 KAL 007편이 일본 근해 사할린 상공에서 당시 소련의 미사일 공격으로 격추된 사건은 요즘 젊은이들에겐 잊혀진 사건일지 모른다. 뉴욕을 출발하여 서울로 오던 대한항공기가 소련의 미사일 공격으로 269명 전원이 사망한 사건은 당시 전세계적인 톱뉴스로 유엔 안보리가 개최되고 전 세계적으로 소련에 대한 비난과 규탄의 함성이 일었다. 당시 미국 전역의 각 대학에서는 한국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소련 규탄대회가 열렸다. 많은 미국학생들도 함께 이 규탄대열에 호응하였고 미국 전역으로 규탄의 불길이 번져갔다.필자가 공부했던 일리노이대학교에서도 대규모 규탄대회가 열렸고 당시 한인학생회장이었던 필자는 마이크를 들고 성명서를 낭독한 후 수백명의 학생들과 플래카드와 태극기를 들고 학교 교정을 돌면서 소련의 만행을 규탄하였었다. 어제 30년전 빛바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희생자들의 가족과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이들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페이스북의 여러 친구들이 그 사진을 클릭하면서 함께 가슴 아파하는 모습을 보았다.이제 30년이 흘렀다.이른바 `내란음모 사건`이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이석기 의원의 내란 음모사건과 30년전의 대한항공 피격사건이 겹쳐 떠오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다. 아직도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갈등을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전 다녀온 체코 프라하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곳에서 자유물결의 상징인 `프라하의 봄`을 분명히 보았다.`프라하의 봄`의 역사는 이데올로기의 종말의 시작을 상징하는 사건이다. 1960년대 체코슬로바키아의 지식층이 중심이 되어 민주 ·자유화의 실현을 위한 조직적인 운동을 펴기 시작하였고, 이 물결에 밀려 마침내 1968년 1월 개혁파의 두부체크가 당 서기장을 맡으면서 이러한 자유화를 위한 정책적 변화가 있자 온 국민은 `프라하의 봄`이라 하여 공산체제로부터의 탈바꿈을 환영하였다. 그러나 그후 소련은 체코를 침공함으로써 이 자유화 운동을 막아보려고 했지만 결국 체코는 이데올로기의 질곡에서 벗어나 20년후 완전 자유화 되었다.전국을 강타한 `내란음모 사건`.국가정보원과 검찰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해 내란음모 혐의로 조사를 진행 중이고 `녹취록`에는 국가 주요시설 타격 등을 거론한 일부 진보인사들의 발언이 담겨있다고 한다. 이 내용 자체로 `내란음모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발언은 일반 국민들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것은 물론 아직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일부가 낡은 이데올로기의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이 일어난다.특히 방금 동독이었던 독일 드레스덴에서 두달간 연구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필자로서 독일인들이 실소를 금치 못할 일들이 여기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답답하고 슬픈 일로 다가온다.필자가 대학에 다니던 70년대도 사회주의 사상에 빠진 친구들이 있었다. 젊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빈부의 격차가 없이 공정하게 나눈다는 그들의 사상이 환상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곧 그러한 사상이 허구라는 것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가슴으로 잘못 느끼는 것을 이성으로 파악할 능력과 소양이 우리에게 있어야 한다.30년전 무고한 269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한항공 격추사건 30주년이 되는 날, 내란음모사건이 일어났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다.한가지 확실한 건 그들이 추구하는 이데올로기라고 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으로 휴지통에 버려진 것이라는 점이다. 더 이상의 싸움이 의미가 없다고 모두 폐기되었다.해방후 70년 가까이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분들을 생각할 때 우리는 이제 이런 의미없는 소모전을 정말로 멈추어야 한다.다시 한번 30년전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2013-09-03

과학자들의 역할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2년전 중국의 칭화대학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미국 예일, 버클리대학 등 세계 100대 유명대학의 총장들이 많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다.한국에서도 몇개의 대학이 초대돼 국제협력위원장의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퍽 인상적인 것은 참석대학들은 강연을 듣고 기념식에 참석한 후 캠퍼스내에 거행된 각 대학별로 이름이 새겨진 기념식수에 참여하였다.그러나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연설이었다.칭화대학은 중국의 MIT로 불리우는 대표적인 이공계대학이다. 기념식장에서 연설한 후진타오 당시 중국주석은 칭화대학 공업화학과 졸업생이라고 한다.알게된 사실은 후진타오 뿐만아니라 현 시진핑주석, 과거개혁을 주도한 주룽지 총리도 칭화대학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일컬어 `칭화방`이라고 불리운다고 한다.최근 뉴스를 보면 한국대학에서도 이공계를 나온 대학 총장의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최근 대기업 임원들의 전공별 판도가 상경계열에서 이공계열 출신으로 빠르게 이동중이라는 뉴스도 보았다.이공계 졸업생의 장점은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감각이 있어 이를 경영, 경제, 정치, 외교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도 금융공학, 회계도 회계정보학, 마케팅도 마케팅공학 등으로 사회과학도 좀더 과학적인 접근 방식을 선호하는 것이 추세이다.그러나 아직도 갈길은 멀어보인다. 공고한 고시제도와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유교적사상 그리고 이공계 학생들의 의과대학에 대한 열망 등으로 인하여 고교생의 이공계 진학지망의 열기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이들이 사회적 진출이 법대, 경영대에 비해 제한적이라는 생각이 배후에 깔려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기업쪽의 이공계의 약진과는 달리 각종 고시시험으로 보호되고 있는 공무원과 정치쪽에선 여전히 이공계 출신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것이 현실로 보인다.삼성, 현대 등의 대기업의 세계의 진출과 글로벌화, 그 결과로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공산품이 중요시 되는 수출입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나라가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인재등용의 패러다임이 좀더 전향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다시말하여 기업은 물론이지만 사회, 정치, 경제에 좀더 이공계 출신이 적재적소에 배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다행히 최근 좀더 많은 우수한 대학생들이 이공계를 택하도록 정부가 이공계 학생들에게 정부특별장학금을 주고 또 삼성전자가 `이공계 꿈 심는다`는 과학 토크쇼를 개최하고 중기청이 이공계 전문가 기술개발 서포터즈 사업등 전후방향으로 이공계 장려의 정책이 정부, 기업에서 펼치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로 보여진다.물론 과학기술인들은 한국에서 노벨상이 나오도록 전공에 집중하여 연구하고 세계적인 업적을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과학을 통한 여러가지 제품과 생산의 혁신이 끊임없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과학기술인들은 국가와 사회의 혁신에 기여할 사명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과학기술인이 가진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활용하여 국가나 사회에 봉사해야 하기 때문이다.아울러 국가나 사회는 이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분위기를 형성해 줘야 할 것이다.과학기술인들, 이공계 과학자들은 좀더 적극적으로 사회에 공헌할 필요가 있다.그래서 여러 이공계대학에는 리더십 센터가 설치되어 있고 그러한 센터의 역할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필자가 있는 포스텍에서는 벌써부터 이러한 센타가 설치돼 이공계 학생들의 리더십을 길러주고 있다.지난 반세기 이 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한 이공계 과학인들은 경제와 산업을 이끌어가는 연구에 몰두하고, 또한 노벨상 도전이라는 창의적 정신 학문에의 정진과 병행하여 사회, 경제, 정치 등 사회의 모든 면에서 그들의 과학적인 사고를 가지고 공헌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한 역량을 길러야 한다고 생각한다.인문계와 이공계의 조화는 크나큰 시너지효과를 내게 되어 국가와 사회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2013-08-27

정직한 사회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요즘 국내는 원전비리사건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어느 사회나 비리는 있을 수 있겠지만 한국의 국가적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리사건은 해외교민들의 마음을 착잡하게 한다. 두달간의 독일생활을 접으면서 정직성과 관련해 몇가지 감명을 받은 경험이 정직한 사회를 생각해 보는데 많은 도움이 될것 같다.처음 이곳에 도착해 전차를 타는 방법을 모를 때 50유로의 티켓을 사면 한 달 동안 전차, 버스 등 교통수단으로 모든 시내 및 일정한 거리의 시외까지 다닐 수 있다는 것을 한 교민이 알려줬다.그 티켓을 끊어서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느낀 것이 참 많았다. 우선 첫 시승때 전차 내에서 첫 시승임을 스스로 기계로 체크하게 되어 있다. 양심적으로 하도록 돼 있어서 승객이 첫 구입한 티켓을 언제부터 사용하는가를 스스로 신고하는 시스템이었다. 한 달 이라는 기간이 티켓을 발행할 때부터 사용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첫시승 때 스스로 신고 하도록 돼있는 인상적인 시스템이었다.열심히 한 달 동안 학교를 오가고 돌아다녔다. 그러나 거의 한 달이 지나도록 전차, 버스를 탔지만 티켓검사를 한 번도 하는 경우가 없었다. 결국 승객들이 알아서 자기가 필요한 티켓을 구입하여 양심적으로 가지고 다닌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한 달이 다 지나가던 어느날 처음으로 조사원의 티켓검사가 시작됐다. 나는 속으로 아마 여러 사람 걸리지않을까 생각했다. 그건 한 달 내내 티켓검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내 예상과는 달리 단 한 사람도 티켓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또 다른 예도 있었다. 한 번은 배를 타고 인근의 마을로 여행을 하는데 배 안에서 음식주문을 받아서 커피, 차, 식사 등을 가져다 주는 것이었다. 가격에 대한 이야기도 없고, 청구서도 없었다. 속으로 아마 티켓값에 포함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배를 내릴때 쯤 되니까 각자가 알아서 식사비용을 계산해 주는 것이었다. 배에서 내리기전까지 여러 정거장이 있었고 화장실이나 갑판으로 가기 위해 자리를 여러번 떠났지만 아무도 제지하는 사람도 없었다. 그대로 중간 정거장에서 내릴 수 있는 기회도 여러 번 있었다. 그러나 음식값을 계산하라고 강요하는 직원도 없었다. 내리기 전에 알아서 양심적으로 계산하고 내리는 그런 시스템이었다. 이러한 시스템을 보면서 가벼운 충격을 느꼈다. 과연 정직한 사회란 무엇인가를 실감했다.우리 사회도 과거와 비교하면 많은 발전이 있었고 사회 곳곳에 정직성이 향상된 것도 사실이다. 공공질서도 많이 좋아졌고 준칙성은 나의 젊은 시절보다는 훨씬 좋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들려오는 크고 작은 비리사건이 마음을 우울하게 한다. 지하철에서 장애인 입구로 넘어가며 무임승차를 한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아직 갈길이 멀다는 생각도 들어간다.이곳 드레스덴에서 마지막밤을 1년에 한번 열린다는 `씨티여름축제의밤`에 한번 나가봤다. 수천명의 독일인이 음료수와 맥주를 마시면서 대형광장에서 독일의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 그리고 또 세계 각국의 음악연주를 즐기고 있었다. 춤을 추는 사람도 있고, 아이들과 함께 오락기구를 타는 어른들도 있고 함성을 지르는 청년들도 있는 시끄러운 축제였다. 그런데 갑자기 낯익은 음악이 내 귀를 강타했다. `강남스타일` 유럽의 크지않은 도시 이곳에서 `강남스타일`이 시티축제에서 울려퍼지고 독일인들은 춤을 추고 따라 부르고 있었다.그 노래가 한국에서 온 노래라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두들 신나게 리듬에 따라 춤을 추고 있었지만 군중속에서 필자는 정말 신기하고도 즐거웠다.몇일전 다녀온 체코 프라하는 주요 관광지에 한국의 삼성, 현대 등의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었고, 멀지않은 곳에 현대, 기아자동차공장이 있다고 한다.독일, 체코에서 스마트폰, TV 등은 한국제품을 정말 많이 볼 수가 있었다.이렇게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한국의 위상에 맞게 이제 한국도 선진국 수준에 맞는 정직한 사회를 가꿔 나가야 하지 않을까?이제 우리도 우리 위상에 맞는 정직성을 좀더 향상시켜 정직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이곳의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꼭 풀어야 할 숙제를 동시에 가지고 비행기 트랩에 올랐다.

2013-08-20

베를린 장벽에서 바라보는 DMZ 평화공원

▲ 서의호 포스텍 교수· 산업경영공학과북한이 개성공단에 대한 전향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비무장지대 DMZ의 평화공원이라는 단어가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기도 한 평화공원은 한반도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기에 국내외 큰 관심을 끌고 있다.같은 분단국이었다가 통일된 독일에서 바라보는 DMZ 평화공원은 깊은 의미를 갖고있는 것 같다. 이곳 드레스덴에서 주말을 이용해 독일고속열차 이체(ICE)로 2시간 거리인 베를린을 다녀왔다. 독일통일의 상징인 베를린, 그 중에서도 가장 감격스러운 무너진 베를린 장벽을 찾아가 보았다. 무너진 장벽을 기념하기 위해 보존중인 100여m의 베를린장벽을 걸으면서 이념의 장벽을 넘어 통일을 이룩한 독일국민의 위대함을 생각해 보았다.그 옆에는 찰리의 체크포인트 라고 하여 당시 동서독을 오가는 유일한 통로를 관리하던 미국의 군사용 체크포인트가 관광객을 부르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언젠가는 이 체크포인트와 유사한 DMZ지역내의 관광객의 인기지역이 생겨서 저들처럼 옛추억이 되어 버릴 그날이 오지않을까라고 상상해 보았다.아직도 옛 이 지역엔 통독 이전의 동독과 북한과의 관계의 흔적이 여기저기 묻어나있는 듯 했다.필자가 연구차 와 있는 드레스덴공대의 드레스덴시에는 약 400여명의 한국유학생 및 교민이 살고있고 한인교회도 하나 있다. 이 교회에서 만난 나이가 지긋한 독일인 한 분이 낡은 사진과 책자를 꺼내면서 말을 걸어왔다.그분의 이야기인 즉슨 통독이전에 북한에서 온 한 분과 아주 친하게 지냈다고 하며 그 친구가 준 책자와 가족사진을 우리들에게 보여줬다. 그 책자는 북한에 관한 소개책자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서 그 낯선 독일인은 옛친구에 대한 향수를 그리며 우리나라가 속히 통일이 되기를 바란다고 몇번이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어디서 구입했는지 한국인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양배추로 만든 김치까지 들고와서 나누어 주면서 옛추억에 깊이 잠기는 모습이었다.한 교민의 말에 의하면 통독 이전에는 북한 김일성이 동구권에 올 때 이곳 드레스덴을 꼭 다녀가곤 했다고 한다. 그러한 연유에서 인지 가끔 이곳에서는 김일성이라는 이름이 그다지 낯설지 않은듯한 느낌도 받았다.어느 교민은 이곳 대중교통수단인 트램전차를 타고 가다가 우연히 만난 옛 동독의 독일노년여성 으로부터 어디서 왔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자기남편이 김일성대학에서 공부했다고 하며 무척 반가워하기에 오히려 본인은 당황했었다 한다. 우리에겐 너무도 낯설기만 한 김일성대학을 그 초면의 독일노년의 여성분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듣고 또 단지 한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꺼리낌 없이 반가워하며 친근하게 옛추억을 얘기하더라는 그 교민의 얘기를듣고 필자는 이제 이념과 사상의 붕괴를 실감했다.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미국방문시 의회연설에서 DMZ 평화공원을 제안했다. 이 제안은 국내외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그 지역이 어디가 될 것인가, 북한이 응할 것인가 하는 반응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아마도 이러한 평화의공원 제안은 우리 국민에게는 물론 앞에서 이야기한 옛 북한친구를 그리워하거나 북한의 대학에서 공부한 독일인들에게도 큰 희망을 주는 평화의상징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그러나 평화의공원이 분단을 고착화하는 것 아닌가하는 반론도 꽤 제기되고있다. 한반도가 통일되면 국가규모로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세계최강국의 대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때, 평화의공원 조성이 이러한 통일에 도움이 될 것인지 방해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공원조성을 둘러싼 여러가지 조건들도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환경사회단체들은 생태계환경문제를 들고나오고 있고 DMZ를 관할하는 유엔사와도 협의가 돼야 할 것이다. 군사적인 위험성도 포괄적으로 검토돼야 할 것이다.개성공단의 성공이 평화공원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하는 북한의 주장이 과연 진정한 것인지도 두고봐야 할것이다.어쨌든 북한이 이번만은 정말 성실히 회담에 임해 남북한 양측이 서로 진실함을 담은 태도의 회담을 통해 한반도평화를 위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개성공단과 DMZ평화공원은 경제와 정치적인 양 측면에서 남북한이 통일의 길로 가는 좋은 디딤돌이 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성실하게 다뤄야 할 것이다. 남북한 협상에 기대를 걸어본다.

2013-08-13

인재네트워킹이 국가와 지역 살린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이곳 독일 드레스덴에 온 지도 한 달이 넘는다. 이곳은 산학연 연계가 잘 되기로 유럽 내에서도 가장 모범적인 지역으로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운다. 드레스덴이 과학도시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드레스덴은 제2차 세계대전의 피해 여파와 통독 후 경제위기 등으로 장기 침체에 빠졌지만 1992년 막스플랑크 연구소가 설립되고 연구기관이 하나 둘 자리잡자 도시 분위기가 역동적으로 변했다. 2000년 이후 드레스덴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7%에 달한다.지난 주말에는 이곳에 살고 있는 포스텍 졸업생 세 명과 함께 식사를 함께 했다.식사를 하면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세 명이 모두 현재의 입장이 달랐다. 한 명은 드레스덴 공대의 박사과정 재학생, 또 한 명은 박사후 과정으로 세계적인 연구기관 막스플랑크의 연구생,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이곳의 세계적인 반도체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다.필자가 공부하던 30여년 전에는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에는 한국유학생은 많았지만, 연구원이나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아주 적었었다.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의 인재들이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그리고 회사원으로 세계적인 연구기관이나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이들 인재들을 효과적으로 묶고 네트워킹을 하여 정부가 지향하는 창조경제를 일으키는 방법을 찾을 때가 온것이다.인재를 창조적으로 육성하고 세계화시켜 인재 네트워킹을 창조경제의 근간으로 하고 있는 국가의 대표적인 사례를 이스라엘에서 찾아 볼수 있다. 전세계 인구 0.3% 로 노벨상 수상자의 30%, 세계 500대 기업 40%의 경영진을 장악하고 있는 유대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너무도 유명한 아인슈타인은 젖혀두고라도 석유시장을 석권한 록펠러, 제1의 종합 금융그룹 제이피모건체이스, 자본의 상징 골드만 삭스,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직을 맡았던 헨리키신저, CIA 국장에 이어 국방장관에 오른 제임스쉴레징어 등 정치, 경제, 교육등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파워를 가진 유대인들이다.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스스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도록 하는 교육, `왜`, `어떻게`의 토론식 교육, 그리고 수학, 과학, 예술 등을 융합한 창의융합형교육의 세 가지로 요약할수 있다.또하나 창조적 교육과 창조경제를 연결하는 고리는 평소 생활 속에서의 경험과 생각을 버리지 않고 살려서 이런 생각을 사업화 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유대인 문화에 있다. 이스라엘 교육은 삶과 사업을 따로 생각하지 않는다. 생활속에서 사업 아이디어가 저절로 나오도록 유도한다. 실패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으로 여기기 때문에 창업과 같은 도전이 활발히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창의적 교육, 생활속에 사업화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유대인의 단결력과 네트워킹이다.필자가 80년대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할 때 학과 교수의 반 이상이 유태인이었다. 그들의 사고는 날카롭고 창조적이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네트워킹은 대단한 것이었다. 교수들간의 또는 타 대학 교수들간의 협동적 연구, 그리고 그것을 사업화 하는 과정에서의 네트워킹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고 있었다.스탠포드 대학이 주도한 실리콘밸리는 그러한 네트워킹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한국의 인재들이 이제 유학생에 그치지 않고 세계적 연구소, 기업으로 퍼져가고 있을 때 우린 그것을 좀더 체계화하고 네트워킹을 병행해서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그것은 의식적으로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든 자발적으로 이뤄지든 어떤 형태로든 이뤄져야 한다.이스라엘이라는 조그만 나라를 무시할수 없는 최강국으로 만든 건 이스라엘 국가의 크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전세계의 인재네트워킹이 이스라엘의 강점이며 이는 전 세계 정치, 경제, 군사의 모든면에서 작동되고 있다.이제 한국도 그러한 인재 네트워킹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포항·경북지역도 인재네트워킹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역정부 차원에서 또 지역정치인 차원에서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다.

2013-08-06

포항의 국회의원이 풀어야할 과제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다시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시즌이 왔다. 포항남·울릉 보궐선거도 곧 10월중에 있게 된다고 한다. 그동안 현역 국회의원을 둘러싼 여러가지 소용돌이 속에 포항남·울릉의 정치는 공백기를 가져왔다. 포항남구는 필자의 직장인 포스텍이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기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된다. 지금 포항은 경제·정치면에서 어려운 시점에 와 있다. 수십년간 불황을 모르고 성장해 오던 철강산업은 침체기를 거쳐 하강국면에 있으며 이에따른 포항의 산업과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빠져들고 있다. 또한 포항의 경제를 일으킨 박태준 회장의 서거와 정치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던 이 지역 다선 국회의원의 정치무대퇴장은 이 지역의 심각한 리더십의 공백과 정신적인 공황을 초래하고 있다.향후 포항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그리고 과제를 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짚어보는 것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의미가 있을 것 같다.우선적으로 중요한 과제는 포스코를 재활성화 하여 포항의 경제산업을 재건하는 것이다. 이는 포스코가 과거철강산업에서 단일 기업으로는 세계최고의 입지전적인 위치를 확보할 때의 전략과 포스텍이라는 대학이 세계 28위라는 업적을 내게 된 과정을 한번 살펴보고 그런 전략이 현재 경제나 산업환경이 바뀐 상태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 지를 살펴보아야 한다.포항의 새로운 먹거리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과거의 성공경험에서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포스코가 가진 장점을 강화하는 공격적인 정책과 다가오는 위기에 대처하는 산업다각화 정책 등 다양한 전략이 포함 될 수 있다.이중에 하나가 현 정부의 창조경제와 과학기술을 포스코와 포스텍을 중심으로 하는 클러스터정책 일 것이다. 그러한 클러스터 정책이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포항의 미래성장엔진을 주도할 신소재, IT, 소프트웨어, 의생명, 해양산업을 비롯하여 매우 다양하다.해양산업은 그중에서도 특히 부각되는 분야이다. 하나의 예로서 해양산업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포항은 해양도시로서 특히 차별화된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허브로서 철강도시 포항을 다변화 할 수있다. 이는 충분히 정책적으로 뒷받침된다면 포스코와 포스텍이 가지고 있는 노하우(know-how)로 해낼 수 있는 일이다.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현재까지 포항이 배출한 인적물적 자원들을 동원하여 포항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포스코는 지난 반세기 가까운 역사 속에 수많은 인적자원은 물론 한국산업의 기초를 제공해 왔다. 포스코의 철강산업으로 인하여 자동차, 선박들의 산업이 활성화된 것이다. 이제 이러한 파생산업의 성공의 과실이 다시 포항으로 돌아와야 한다. 인적자원, 물적자원 모든면에서 그러하다.특히 인적자원은 주목할 만하다. 포스텍, 한동대, 그밖의 지역대학들이 배출한 인재들이 전세계로 뻗어가고 있고 이제 이들은 포항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때이다. 이들의 성공의 열매를 포항으로 가져와야 한다.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는 이제 포항발전의 네트워크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들의 성공은 국가발전은 물론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도 소중하게 쓰여져야 한다. 그들의 기술, 산업역량은 이제 포항, 우리의 자산이 되어야 한다.가령,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의 포항출신 인재들이 포항밸리를 위해 해 줄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서울에서 벤처로 성공한 포항출신 인재들이 포항벤처를 위해 어떤 일을 해줄 수 있는가를 우리는 고민해야 한다.포항은 이제 위에 언급한 모든 역량을 동원하면 진정한 국제화된 세계적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 한국의 산업화의 초석이 된 포항시민들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적인 모든 힘으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고 창조과학 산업도시포항을 만들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삶의 질이 개선되고 제2세를 위한 교육의 수준이 향상된, 진정한 국제화된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포항 발전을 위한 전략의 활용, 그리고 포항이 배출한 각종 인적, 물적 자원의 활용이 포항이 안고 있는 과제이다.이제 이 지역에서 새로이 선출될 국회의원은 이런 과제를 고민해야 하고 그 과제를 풀어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3-07-30

독일대학 총장의 겸손과 절약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필자는 현재 옛 동독지역의 드레스덴에 있는 드레스덴공대에 연구차 와 있으며 비교적 선선한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곳은 위도가 높아 여름이 그다지 덥지가 않고 선선한 바람이 아침저녁 불어온다. 독일은 출장으로는 몇번 왔었지만 시간을 가지고 독일을 차분하게 들여다 볼 기회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방학은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전차, 버스 등 대중교통이 아주 잘 발달되고 자전거길이 잘 정리되어 공공질서가 확립되고 안전한 길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고 매우 깨끗하고 질서있는 사회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그러나 이런 것보다 필자에게 더 강한 인상을 준 것은 최근 런던에 이 대학 총장과 함께 출장을 다녀오면서 받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이 충격은 독일에서 그동안 느꼈던 어떤 것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왔다.필자를 대학평가와 관련한 공동연구를 위해 초청한 드레스덴공대 한스뮐러 스타인하겐 총장의 겸손과 절약은 감명을 넘어 존경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이었다.런던 출장에 앞서 가진 세미나에서 약간 늦은 총장은 회의 테이블 구석에 앉았다.한국대학 같으면 가운데 총장자리를 비워놓는 게 상례이지만 여기선 그렇지 않았다. 먼저 온 순서대로 앉고 총장은 빈자리에 가서 앉아 세미나 연사의 강연을 경청했다. 대학발전에 관한 세미나였고 총장이 주재한 세미나였지만 늦게 왔기에 구석에 앉는 걸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였다.한국적인 권위주의적 분위기에 익숙한 필자에게 꽤 신선한 충격이 왔다. 그러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런던으로 가는 직항이 있는데도 국적기인 루프탄자를 타겠다고 프랑크푸르트를 들러가는 비행기를 선택한 건 꼭 칭찬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먼저 올라탄 스타인하겐 총장은 예상을 뒤집고 비즈니스석이 아닌 일반석인 이코노미석으로 가서 앉는 것이었다. 대학의 보직자만 되어도 비즈니스석을 고집하는 우리나라 대학의 모습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코노미석에 총장과 함께 앉아서 나는 많은 대화를 나누며 그 소탈하고 순수한 모습에 진한 감동이 다가왔다.런던에 내린 건 밤 11시가 넘어서 였다. 하는 수 없이 호텔까지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었다. 택시에 자기짐을 손수 집어넣고 세 명이 타는데도 자리배치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다음날 아침식사를 한 후 회의 장소로 가는길에 당연히 대학이 예약한 임대택시가 올줄 기대했던 나는 지하철로 향하는 총장을 어이없이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런던지하철은 서울지하철 만큼 깨끗하지 못하고 냉방도 시원치 않았다. 하지만 아랑곳 없이 표를 사서 나에게 건네주는 모습과 런던에서 교수로 근무한 적이 있다고 앞서서 길을 안내하는 모습은 누가 총장이고 누가 교수인지 구분하기 조차 힘들었다.회의 내내 총장은 직접 대학을 소개하면서 홍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후 우린 거의 한 시간을 런던지하철로 공항까지 이동했다. 여전히 총장은 자기짐을 끌면서 다녔고 표도 직접 구매해 우리에게 나눠줬다.갑자기 몇 년 전 대구에서 있었던 대통령 주재 어떤 회의의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기초단체장 자리보다 뒤에 배치된 어떤 총장께서 갑자기 일어나 자리배치를 탓하면서 “총장은 장관급인데 이럴수가있느냐”따졌다고 한다. 순간 좌중은 당황한 상황이 됐는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왜 총장이 장관급이냐 대통령급이지”라고 받아넘겨 위기를 넘겼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독일대학 총장의 행동과는 너무도 대조되는 이야기다.최근 일어난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나항공기 추락사고도 미국신문에서는 한국의 비행기 조종사 간의 권위주의적 위계질서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보도한 적이 있다. 사실여부는 차치하고라도 한국의 문화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각이 어떤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모두는 이제 이런 권위의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또한 허세에 의한 낭비를 줄여야 한다.장관, 국회의원, 총장…. 이런 공직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봉사하는 자리이지 지배하는 자리가 아니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권위의식을 버리고 솔선해 절약하는 정신을 보이고 오히려 국민들과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더욱더 애써야 한다.스타인하겐 드레스덴 총장과의 짧은 런던출장에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고 그리고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2013-07-23

항공여행은 얼마나 안전할까?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되도록 항공여행 하지말아요. 우리나라 항공기가 추락했다고 하네요”갑자기 이곳 독일로 한국에서 친척들로부터 문자가 날아온다. 유럽내 주요도시를 항공편으로 여행해야 하는 필자를 걱정하는 모습이 고맙게 느껴진다.며칠전 아시아나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추락한 사건은 이곳 외신에서도 계속 화제가 되고 있고 주요일간지에 대서특필되었고 사망한 중국여학생의 눈물어린 이야기가 뉴욕타임즈에는 특집으로 나와 있다. TV 방송에서도 매 시간마다 보도하고 있다.우리가 잊고 있을지 몰라도 사실상 각종 항공사고는 전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있어왔다.30여년전 세계 항공사상 최악의 사고인 네델란드항공기와 팬암이 충돌하여 600여명이 사망한 사고를 비롯하여 단일항공기 사상 최대의 500명 인명피해를 낸 일본항공의 후지산 추락, 대한 항공의 괌추락 , 중국항공의 김해추락 등 조종사 과실에 의한 사고는 끊임 없었다.또한 83년 소련에 의한 대한항공 미사일 피격, 북한의 KAL기 격추사전 등 테러에 의한 격추사건도 빈번히 발생한다.이로 인해 항공기를 타지 못하는 고공공포증 환자도 꽤 많다. 북한의 김정일이 기차만 타고 여행한다는 것은 유명한 일화였고 아주 유명한 미국의 미식축구해설가는 그 넗은 미국대륙을 특수히 제작된 차를 가지고 돌아다니면서 해설을 했다고 하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반도의 50배나 되는 미국에서 차로만 돌아다닌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고 그 해설가의 고공공포가 얼마나 심했는지 상상이 간다.필자도 학위를 받은후 직장 인터뷰를 위해 미국내를 돌아다니던 시절 두달간 30여차례 미국내에서 비행기를 타면서 상당한 공포를 느낀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소형 프로펠라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리는 경우나 번개를 뚫고 착륙하던 아찔한 순간들이 있었다.그렇다면 정말 항공여행은 불안 한건가? 여기에는 통계적 분석이 필요하다.미국 내에서 뜨고 앉는 항공편은 한국의 100배가 넘는 하루에 4만회라고 한다.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는 10만회쯤 될 것이라고 본다. 결국 일년에 3천만번 이상 비행기가 뜨고 앉는다고 보면 계산은 쉽게 나온다. 추락사고의 확률은 아마도 지상의 교통사고나 열차사고, 해상운송 사고보다 훨씬 적다는 걸 쉽게 이해할수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교통에 대한 공포증보다 고공공포증이 더 심하고 비행기를 안타려는 사람들의 꽤 많은건 왠일일까?그건 확률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사람이 느끼는 공포는 사고의 확률과 사고가 났을 경우의 공포의 곱셈으로 나타내진다. 항공사고의 경우 확률은 작지만 사고가 났을 경우 거의 전원이 사망하는 관계로 공포가 훨씬 크다. 따라서 사고의 확률은 적지만 사람이 느끼는 공포는 매우 큰 것이다.공포는 개인마다 다르다. 그걸 개인의 공포지수라고 한다면 공포지수는 도박에서 말하는 쾌감지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도박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겼을 때 오는 쾌감지수가 남보다 높기 때문에 도박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공포지수가 높은 사람은 사고가 났을경우의 공포가 다른사람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고공 공포증을 갖게되는것이다.이번 아시아나 추락 사고로 항공여행객의 숫자가 잠시 줄수도 있고 해당 항공사는 일시적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이러한 사고가 항공사고의 안전을 환기시키는 계기는 되겠지만 여전히 항공여행은 지상교통보다 불안한건 아니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통계적인 결론이다.물론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각 항공사들은 항공기정비, 조종사 및 승무원 훈련강화 등 여러가지 운영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세계는 한 개의 국가처럼 좁아지는 글로벌 시대에 항공여행은 피할수 없는 교통수단이다.필자가 설명한 통계와 확률이론은 절대 항공여행이 불안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다만 각자의 공포지수가 다르기 때문에 항공여행을 선택하는건 개인의 몫이다.부탁하고 싶은 것은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안전에 만전을 기하여 승객들의 공포지수를 낮춰 주길 간절히 바란다.

2013-07-16

우리의 소원은 통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우리의 소원은 통일…” 초등학교 시절부터 필자가 즐겨 부르던 노래이다. 모두들 `우리의 소원`이라는 동요를 즐겨 불러왔다. 이 노래는 동요이지만 국민의 노래 라고 할 정도로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겨례의 마음이 담겨져 있다. 남북이산가족 상봉시 또는 남북이 모여 하는 행사에는 단골로 등장하는 노래다.이번 여름방학은 독일의 동쪽끝 드레스덴이라는 도시로 오게 됐다. 체코의 프라하가 다른 독일 도시보다 더 가까운 곳이다. 이곳의 드레스덴공대에서 두달간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였다.언어문제를 걱정하긴 했지만, 독일은 영어가 잘 통하는 나라라고 알고 있기에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의 기대는 어긋났다. 길에서나 전차나 버스를 탈 때 길가는 독일인들에게 길을 물으면 그들은 영어를 잘 못한다고 손사래를 치는 것이었다.나는 나를 초빙한 독일교수에게 “독일인들은 영어 잘한다고 들었는데 영어가 왜 안통하느냐”고 물었다. 그 독일 교수의 대답이 재미있었다. “만일 한국이 통일 된후에 북한에 가서 북한사람들에게 영어로 이야기 하면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겠는가”하는 것이었다.그때야 나는 드레스덴이 통일독일 이전에 동독에 속하는 동독의 중심도시 였다는 것을 깨달았다.아직 이곳의 중년이상의 사람들은 제2외국어로 러시아어를 배웠기에 영어가 서툴다. 그러나 교수들이나 학생들은 영어를 꽤 잘하고 있어 학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그러나 여전히 일반인들에겐 영어가 낯선 언어이다. 그건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이곳 드레스덴에서의 생활이 일주일이나 지났지만 이곳에서는 엣동독의 느낌을 가질수 없을 정도로 자유와 번영이 넘치는 듯 했다.한국의 고도 경주와 같은 유적을 간직하고 있지만 전 도시를 관통하는 잘 발달된 전차와 버스노선, 각 도시를 잇는 철도와 항공노선은 물론이고 자유로운 시장 경제속에 백화점, 상점 등이 번창하고 있었다.대학은 세계각국에서 온 학생들로 붐비면서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강의도 많은경우 영어로 진행된다. 한국학생들도 100여명 유학하고 있으며 내가 재직하고 있는 포스텍 졸업생도 여러명 있다.언제 이곳이 공산주의 국가였고 도시였는지 전혀 알길이 없을 정도로 자본주의와 자유가 구가되는 모습이었다.여기서 눈을 들어 동쪽을 바라보면서 나의조국 한반도를 쳐다 본다. 언제 우리는 통일이 되어 이렇게 한 국가, 한 사회, 한 체제속에서 이산가족이 모두 모여 살아갈수 있을까?이곳에서 역시 한국상품을 많이 만날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이나 내가 묵고 있는 아파트의 TV나 모니터는 전부 삼성, LG 였다. 드레스덴 공대의 교수실의 TV 나 모니터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백화점에 들려보니 모바일폰은 삼성과 같은 한국제품이 역시 상당히 많이 진열돼 있었다.이렇게 우리 상품들은 세계화 되어 여기 통일동독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이 상품들을 사가는 독일인들이 우리의 분단의 아픔을 알까?모든 국가들이 쓰레기통에 버린 이데올로기 다툼을 왜 우린 아직도 해야 하는가?너무나도 가슴이 아파왔다. 왜 우리는 이들이 부셔버린 베를린 장벽처럼 한반도를 가로막고 있는 장벽을 부셔버릴수 없을까? 이곳에서 만난 한국학생들이 박사학위를 마친후 북한의 대학에서 강의 할 날이 언제일까?`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동요를 이제 그만 부르자. 이제 통일을 위해 우린 힘을 합쳐야 한다. `하나의 독일`이라고 쓰인 오랜 문구가 새겨진 고풍어린 길가의 벽을 지나면서 필자는 다가올 우리 한반도의 통일을 꿈꾸어 보았다. 우리도 `하나의 한국`이라고….

2013-07-09

지방의회 의원들에게 바란다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얼마전 YMCA 의정평가단 일원으로 포항시의회를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단순한 관람이 아니라 평가의 일환으로 참관한다는 점에서 꽤 긴장이 되는 참관이었다. 우선 현대식으로 잘 가꿔진 회의장이 인상깊었다. 한국이 모든 면에서 하드웨어적인 인프라가 좋아지고 있지만 지역의회의 시설도 훌륭해 보였다. 몇 년전 일본의 지역의회를 방문한 경험이 있는데 시설면에서 절대 뒤지지않는 모습이었다.회의시작 전 삼삼오오 인사를 나누고 또한 의원들과 시장 및 시공무원들과의 상호 인사하고 의정평가단에도 일부러 찾아와 인사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많지는 않아도 여성의원들이 모습도 믿음직스러워 보였다.개회선언이 있고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함께서서 애국가를 부르면서 가슴에 절절한 애국심을 느꼈다. 그 순간은 애국의 시작이 지역사랑에서 시작된다는 소명의식이 참관하는 평가단도 또 의회의원들 가슴에 함께 하는 순간이었다.이어서 간략한 토론장면을 보게되었는데, 의원들이 경청하는 모습과 진지한 모습이 좋았다. 지역의회의 이런 진지한 모습 속에서 우리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안도감이 있었다.물론 조금은 아쉬운 모습도 보였다. 본인의 스마트폰을 열심히 들여다 보며 개인일을 하는 의원도 보였고,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옆의 의원과 잡담을 나누는 의원도 보이긴 했다. 또 중간에 자리를 이석하는 의원의 모습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의원들의 회의에 임하는 태도에 합격점을 주고 싶었다.지역의회가 민주주의의 풀뿌리라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겠다. 그런 의미에서 포항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체계화된 평가를 실시하는 이번 의정평가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평가를 통해 의정활동 우수의원을 칭찬하고 또 그렇지못한 의원들에게는 경종을 울리며 의회가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해줄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여기서 의원들에게 몇가지만 부탁하고 싶다.우선 개인이 아닌 주민만을 위한 행정이다. 의회는 주민을 대표해서 시도의 예산을 최종결정하고 지난해 예산사용에 대한 점검을 하고 결산을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개인의 이권이나 이해관계가 작용하기 쉽다. 그러한 유혹을 떨치고 주민만을 위한 의정활동을 할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의회는 또한 조례를 만들고 고치거나 폐지하는 입법활동을 하게된다. 이러한 입법활동에서도 또한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빠질수 있다. 공정한 의회활동이라는 대전제하에서 의정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대전제를 잊어서는 안될것이다.또한 사명감을 주문하고 싶다. 지역의회가 곧 민주주의의 근간이고 이러한 근간을 통해 국가전체의 민주주의가 확산되고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국회활동도 올바로 진행될수 있다는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bottom-up) 민주주의의 근간에 대한 뚜렷한 사명감을 기대하고 싶다.그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있을때 개인의 이익보다는 주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그러한 정신이 더 강하게 부각될수 있다.마지막으로 프로페셔널리즘(Professionalism)을 부탁하고 싶다. 프로페셔널리즘은 지식적인 측면과 행동적인 측면으로 나누어진다.공부하는 의원, 연구하는 의원은 지식있는 의원상이다. 주민들보다도 한발앞선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혜안은 학습과 연구에서 나온다. 항상 주민만을 생각하고 지역발전만을 생각한다면 공부안하고 연구 안할 수가 없을 것이다.행동적인 측면도 마찬가지이다. 의원들은 주민의 대표라는 자격에 걸맞는 행동규범이 필요하다.의원들은 행동이 존중받아야 의원의 의정활동도 존중받을 수 있다.민주주의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오직 주민만을 위한 행정을 펼치며 공부하고 연구하며 행동이 바른 프로페셔널리즘으로 무장된 의원. 이러한 의원상을 우리는 바라보고 싶다.

2013-07-02

세계 1위 포스텍이 풀어야할 숙제

▲ 서의호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지난주 영국의 권위지 타임즈의 THE(타임즈교육판)에서 `설립 50년 미만의 대학` 랭킹을 발표하면서 한국의 포스텍을 세계1위로 발표하였다. 작년에 이어 연속 2년 세계1위로 랭크됐다. 한국이 산업이나 체육에서 세계1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교육에서 세계1위를 한 것은 비록 50년이하 대학으로 한정되긴 했지만 대단한 의미를 갖는 쾌거이다.상위 10위안에 한국의 카이스트를 비롯하여 홍콩과기대, 노밸상을 배출한 유럽의 명문대 스위스 로잔공대, 미국의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가 포함되어 있기에 세계 1위는 더욱 빛나는 성과이다.이 랭킹과 관련하여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는 포스텍을 세계에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대학으로 평가 하였다.포스텍은 1986년 포스코라는 기업에 의해서 서울이 아닌 포항에 설립된 대학이다. 포스텍의 탄생에는 크게 두가지 의미가 있다. 기업이 교육을 위한 국가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는 것과 서울이 아닌 지역에 세계적인 대학을 꿈꾸고 설립됐다는 점에서 한국교육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이후 기업의 교육투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지금은 여러대학이 기업과 연계되어 있으며 또한 여러개의 과학기술특성화대학이 다양한 지역에 설립되고 있다.포스텍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이지만 또한 포항과 경북을 대표하는 대학으로도 지역의 자부심을 키워왔다. 특히 포항은 포스코로 상징되는 산업도시에서 포스텍에 의해 교육, 과학의 도시로 동시에 부각됐고, 부근 한동대와 함께 연구와 교육으로 각각 특화된 대학으로 포항 및 경북지역의 자존심으로 자리잡았다.그러나 포스텍이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 많다. 포스텍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포스텍 4반세기 역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초빙된 총장에 대한 기대와 아울러 대내외적으로 시련을 겪고 있다고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세계에서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포스텍의 강점은 연구능력이다. 이러한 연구능력은 교수 및 연구원들의 자부심과 동기부여에서 비롯되며 연구 역동력을 지속해 주는 힘이 된다. 이러한 역동력이 지속되기 위해선 구성원들의 사기진작이 중요한 변수가 된다. 구성원의 사기진작은 대학의 연속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또한 지속적으로 우수한 교수와 학생들이 영입될 수 있는 환경,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사실상 대학은 교수와 학생의 질이 좌우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세계적인 공과대학 MIT 총장은 교수와 학생의 수준이 MIT의 생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여기엔 연구시설, 인센티브, 장학제도, 교육연구환경 및 제도등이 중요하지만 역시 연구와 교육을 유도하는 동기가 부여되도록 하는 무형적인 환경이 잘조성돼야 한다.물리적인 인프라도 설립초기 포스텍은 타대학을 압도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위는 더 이상 언급되기 힘들정도로 국내외적으로 경쟁대학들의 물리적인 인프라는 향상돼 왔다. 물리적인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지역을 비롯한 지역차원이나 전국차원,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국제차원의 유대도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이러한 유대는 커뮤니티의 물심양면의 지원을 끌어내어 대학 인프라 향상에 기여할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는데 큰 뒷받침이 된다.마지막으로 포스텍이 이뤄야 할 가장 큰 숙제는 리더로서의 역할이다. 승리자라는 위너(winner)와 지도자라는 리더(leader)의 개념이 있다. 위너에 집중할 수는 있지만 리더가 되긴 쉽지가 않다.포스텍이 포항, 경북, 전국에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수 있는가, 그리고 세계적인 대학으로서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할수 있는가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대학은 그 지역에서 존중돼야만 전국에서 그리고 세계적으로 존중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포스텍의 지역에서의 리더적 역할과 세계적인 리더로서의 역할이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의 리더가 될 수 없다면 세계의 리더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2013-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