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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도의 두 얼굴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서로 교류 할수 있나요 ?” 질문들이 이어졌다. 수십명의 인도 상공인, 교수들이 명함을 들고 줄을 서 있다. 포스텍 아니 한국의 대학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욕구가 가득히 느껴진다. 인도 상공회의소(FICCI)의 연례 회의에서 강연을 초청받아 며칠전 뉴델리에 오게 됐다. 사실 주변국인 스리랑카나 방글라데시는 대학들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그 중앙에 있는 이곳 인도는 처음 와 본 곳이다.철강의 도시 포항에 살면서는 인도는 가봐야 할 곳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간다. 인도가 철강강국으로 부상하면서 포스코가 위치한 포항으로서는 중국과 함께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국가가 아닐까 생각한다.세계철강협회(WSA)가 집계한 `2014년 세계 조강생산 실적`에 따르면 작년 세계 철강업체들의 조강생산량은 16억6천200만t으로 국가별로는 중국(8억2천270만t)이 가장 많이 생산했으며, 일본(1억1천70만t), 미국(8천830만t), 인도(8천320만t), 한국(7천100만t) 순이었다고 한다.인도는 한국과 비슷한 생산량을 보였지만, 인도는 세계 최대의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이란 회사를 보유하고 있다.포스코는 인도 동부 오딧샤주 일관제철소 건설 추진과 함께 최근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에 파이넥스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철강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인도 민간 철강업체인 우탐갈바스틸과 150만톤 규모 파이넥스 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우탐갈바스틸은 아르셀로미탈 계열사다.이틀간 진행된 FICCI 회의에서 전국에서 모여든 산업체 CEO, 대학 관계자들과 대학의 경쟁력과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에 대한 집중 토론이 있었다.참석자들의 자세도 열정적이었고, 한국, 포항, 포스텍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 그리고 교류하고자 하는 열기가 가득함을 느꼈다. 인도 발전에 대한 열망이 깊숙히 느껴지는 그런 회의 분위기였다.그런데 또 하나의 인도의 얼굴이 회의장 바깥에서 벌어지고 있었다.회의장을 떠나 호텔로 돌아가는 길의 심각한 교통난과 차선도 없이 엉키는 모습과 무질서는 한국의 60년대, 중국의 90년대를 연상케 한다.릭샤, 오토릭샤 , 모토사이클이 자동차와 엉키는 길에는 자동차 경음기 소리만 가득하게 들려오고 차는 움직이기가 너무 힘들다. 대중 버스들은 유리창을 닦지 않아 시커멓고 심지어는 뒷창문이 깨진 버스가 그대로 운행되고 어떤 운전사는 아예 문을 열어놓고 운행하고 있었다.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도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긴 하지만 세계대국을 꿈꾸는 인도의 거리 교통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일부러 뒷골목에 들려 식사를 해보았다. 인도에선 병마개가 확실한 물 이외에는 먹지 않아야 한다고 들었는데 뒷골목의 식당의 위생은 심각하게 걱정할만한 수준이었다.잠시 둘러본 관광지들도 선진국이나 한국의 관광지보다 도로 사정이라든가 화장실 등 부대 시설 등이 무척 낙후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세계 최대의 철강회사 보유, BRICS의 한 축으로 장대한 국토와 자원을 배경으로 도약하는 국가, 발전을 위한 엘리트들의 열정이 하나의 얼굴이라면 이제 두번째의 얼굴은 이런 낙후된 모습이었다.어찌 보면 50여년전의 한국의 모습일 수 도 있다.가난에 찌들렸고 거리에 거지들이 넘치던 그 시절 교육열과 발전에 대한 열망 하나로 여기까지 온 한국의 모습을 투영해 본다면 인도의 미래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만큼 우리에겐 중요한 국가로 생각된다.이곳에선 삼성, LG, 현대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간판기업의 진출이 느껴진다. 델리, 뭄바이, 델리 등 주요 도시에서의 IT산업의 발전은 인도 공대(IIT) 졸업생이 점령 하다시피한 미국의 실리콘 밸리의 현지모습을 보여주려는 의지로 가득하다.인도의 두 얼굴을 보면서 인도를 떠나면서 느끼는건 BRICS를 다시 보자는 것이다. 그들의 두 얼굴은 결국 한 얼굴로 우리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고 결국 우린 그들과 함께 가야할 운명이다.

2015-11-05

조경태 의원의 기립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지난 27일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박 대통령이 30여분의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 여야의 분위기는 크게 엇갈렸다. 여당 의원들이 기립해 열렬한 박수로 시정연설에 화답한 것과 달리 야당 측의 분위기는 싸늘했다. 대통령 퇴장 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대표를 비롯해 일부 의원만 일어나 기립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실상 이날 대통령은 국회 입장때부터 여당과 야당의 극명히 대조되는 분위기 속에서 입장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기립한 채 박수와 악수로 박 대통령을 맞았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기립은 일부 했으나, 박수를 치지 않고 노트북에는 `민생우선` `국정화반대`라는 팻말도 붙이고 시종일관 연설에 무관심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는 퇴장까지 했다고 한다. 또 정의당 의원들은 국회 밖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진행하며 시정연설 자리에는 불참했다.의회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주요 서방국가의 경우 대통령의 의회연설에서 국회의원들은 국가수반에 대한 예의로 입장과 퇴장시 반드시 기립해 박수를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여당을 가리지 않고 국가수반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오바마 대통령의 의회 연설을 TV로 보면 의원들의 입퇴장시 기립은 물론 연설 중간중간에도 기립 박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 영어 연설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 대통령은 또박또박한 영어발음으로 시종 차분하게 연설을 소화했는데, 이 과정에서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연설을 전후해 기립박수 6차례를 비롯해 모두 40차례의 박수를 받았다고 한다.미국은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민의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에 대한 기본 예의를 지키는 것을 민주주의의 기본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물론 예외는 있다. 국민의 뜻에 반하여 비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가수반에 대해서는 의회저항이나 국민저항에 의해 이러한 예의가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고, 그것은 정의라는 관점에서 이해가 될 수 있다.그제 박 대통령 퇴장시 특히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야당 조경태 의원의 기립이다. 조 의원은 매년 대통령 입장, 퇴장시 당의 눈치를 안보고 소신껏 기립하는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조 의원은 이와 관련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싸울 땐 싸우더라도 예의를 갖출 땐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 일어났다”며 입장을 밝히고 국가 원수에 대한 예우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여야가 소아병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서 보다 성숙한 정치문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고 한다.조 의원의 이러한 소신 있는 행동과 발언은 서로간의 의견차이나 정쟁에도 불구하고 국가 운영의 기본 프로토콜(Protocol·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박수를 치고 싶다.이날 박 대통령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과 관련해 “역사 왜곡이나 미화가 들어간 교과서가 나오는 것은 나부터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이야기 했고 이 모습이 전국에 방영됐다. 교과서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내용으로 채워질 것이라는 야권의 공세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박 대통령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국정화 대치 정국은 장기전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정쟁은 있을수 있는 일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가 옳은 일인지 그른 일인지는 좀더 토의와 합의 그리고 설득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쟁점에도 불구하고 국가운영, 국가수반에 대한 기본 프로토콜과 예의가 지켜져야 한다.지금 여당도 야당이 됐을 때 지금과 같은 야당의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 과거에 여당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조경태 의원의 모습이 멋있고 의연하게 보이는 건 아마도 필자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조 의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2015-10-29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며칠전 중국 기업인과 공무원들에게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포스코와 포스텍을 순회하면서 한국을 배우겠다는 그들에게 기술경영과 기술전략을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강의를 주관한 측은 좀더 한국기업의 예를 많이 들어달라고 주문했다. 이런 주문을 받으면서 참으로 묘한 감회에 사로잡혔다.중국은 우리에게 어떤 나라인가.우선 중국을 떠올리면 먼 고구려 시대부터의 조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조공은 전근대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에서 중국 주변에 있는 나라들이 정기적으로 중국에 사절을 보내 예물을 바친 행위이다. 이는 일종의 중국의 주변국들에 대한 정치적인 지배 수단이었다. 중국에 가장 가까운 주변국으로서의 한국은 중국에 조공을 바치면서 안전을 도모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였다.중국은 또한 6·25전쟁 당시 한반도에 침입해 남북통일을 방해한 국가이기도 하다. 중국의 개입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통일이 되었을 것이고 그 오랜 남북의 갈등과 불행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고 통일한국은 엄청난 강국으로 오늘 세계무대의 주역이 됐을 것이다.오랫동안 힘의 우위로 우리를 위협했고 또 근세에는 통일을 방해한 중국. 그 중국사람들을 강당에 모아놓고 가르친다는 것은 30년의 교수 생활을 하면서 수 없는 학생과 사람들에게 강의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감정이었다.사실 최근 20여 년의 중국의 성장세는 놀라울 정도이다. 20여년전 중국 베이징 공항에 처음 내려본 필자는 공항의 열악함에 놀란 적이 있다. 공항은 낙후되고 승객을 터미널로 실어 나르는 버스는 바닥이 뚫어져서 땅바닥이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 전 세계는 중국사람들로 넘쳐나고 있다. 어디를 가나 중국 관광객, 중국 학생으로 들끓고 있다. 중국시장은 이미 전세계 브랜드의 경쟁의 격전지가 되어 가고 있다.그런 중국기업인·공무원들이 특히 포항을 찾는 이유는 무얼까?중국인들은 한국 기업 중 삼성과 포스코는 존경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은 기술력으로 뛰어나고 세계적인 시장을 가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포스코에 대한 존경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얼마전 포스코 역사관을 방문한 중국 기자들이 연신 카메라를 들고 셔터를 눌러대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스마트 폰 또는 전문 카메라를 가진 사진기자들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고 한다. 무엇이 이들을 멈춰서게 했고, 왜 그 순간을 사진에 담으려 했을까.그 사연인 즉슨 한·중 지역경제발전포럼에 참가한 중국 기업인들과 포럼을 취재하기 위해 입국한 중국 언론인 등이 포스코를 찾았고 웅대한 포스코의 역사를 눈여겨 보기에 바빴다고 한다. 특히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鐵鋼은 國力`(철강은 국력)이란 서예 작품이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197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스코를 방문한 자리에서 직접 써 포스코에 기증한 작품인데 한 나라 국가원수가 기업을 방문해 국가적인 관심을 보인 그러한 웅대한 투자와 완성에 대단한 관심과 존경을 표시하는 모양이었다.요즘 중국의 경제 둔화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오고 있다. 물론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예전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최근 발표한 중국 경제성장률은 최근 5년간 중 최저치라고 한다. 국내외 매체들은 중국의 성장률이 무너졌다며 저마다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그러나 포항을 찾은 중국 기업인 공무원의 눈에서는 그러한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강의가 끝나고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내는 그들이 눈가에는 발전하는 중국 새로운 중국을 위한 강한 의지가 엿보였다.우린 이제 중국에 대한 시각을 바꿔야 한다. 그들은 이제 동반자로 남북 통일의 협력자가 되고 또 상생발전의 경제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중국 경제가 좋아야 한국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아서는 안된다. 내부 사정을 잘 모르는 서방 전문가 시각으로 중국 경제를 바라 보지 말자. 이젠 중국은 함께 가는 동반자이다.

2015-10-22

북한의 열병식과 대북지원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북한이 떠들썩 하게 선전하면서 치른 북한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벌인 열병식은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그동안 열병식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 열병식은 2만여 명의 군병력과 10만명의 평양시민이 동원된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였다고 한다. 군사무기로는 300㎜ 방사포를 처음으로 선보였고 개량형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등 화려한 무기를 선보이면서 어떤 전쟁도 치르겠다고 호언했다.김정은은 특히 이번 열병식에 6·25전쟁 때 서울 점령의 선봉에 섰던 T-34전차를 등장시킴으로써 서울점령 의지를 나타낸 듯 보이며 핵배낭부대와 300㎜ 방사포, 탄도미사일 등을 통해 대한민국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과시하려고 하였다.특히 육성연설을 통해 “우리 당은 미제가 원하는 어떤 형태의 전쟁도 다 상대해줄 수 있다”고 큰소리 쳤는데 그의 옆에는 중국에서 최상위 서열에 있는 류윈산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함께 하고 있었다.국제사회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으면서도 천문학적인 비용을 소비하고 수 만명의 인원을 1년 가까이 고생시키고 김정은은 자신에 대한 세를 과시하면서 미국을 향한 선전포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장면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북지원을 주장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과 국민들에게 큰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햇빛정책과 힘을 바탕으로 하는 화해 정책은 항상 토론의 대상이 돼왔다.화해 정책은 경제적인 지원을 항상 의미하고 있다. 그러나 햇빛을 아무리 쬐고 대북 지원을 한다고 하여도 햇빛을 상대방의 제압을 위한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고 옷을 벗지 않는 그런 이기적인 모습이 현재 북한의 모습이다.이러한 북한을 진정 평화의 광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대북지원일까 라는 의구심을 버리기 힘들다. 최근 대북방송을 통해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경고로 타협을 이끌어낸 결과가 큰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북한 국민들에 대한 동정심에 의한 대북지원을 주장하는 논리는 사실상 일견 맞는 것처럼 보여도 대국적인 결과를 끌어내기 위한 잠정적인 문제로 생각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탈북자들도 이러한 견해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이번 열병식과 군중시위에서 겉으로 보여준 북한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는 그처럼 심각한 식량난과 경제난 속에서도 끄떡하지 않는 북한 노동당의 위력과 국민의 지지를 과시하고 있는 듯 보인다.조기붕괴론과 건강이상설, 내부갈등 및 쿠데타 설에도 불구하고 집권 4년차 지도자로서 김정은 `유일한 영도체계`가 확실하게 잡혔다는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북한의 국가 예산이 거의 바닥난 상태에서 김정은은 이번 행사를 위해 북한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주고 혹독한 훈련으로 괴롭히고 있는 것은 분노할 만한 일이다.북한주민의 70%가 식량 및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을 당하고 30%인 700만 명 이상이 심한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상황 하에서도 김정은은 14억 달러(1조6천억원)를 이번에 쏟아 부었다고 한다.이러한 상황은 대북지원을 정당화 시킬수 없다고 본다.한국의 급진주의적 사고는 남북교류니 남북대화를 외치면서 틈만 생기면 북한 지원을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열병식을 보았다면 이제 더는 대북지원의 논쟁을 중지 했으면 한다.이제 북한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대북지원에 앞서 북한의 위협과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힘의 논리를 가르쳐야 한다고 본다.우리는 북한의 국민을 진정 사랑한다. 인류애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같은 동포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랑을 실천하고 북한을 구하기 위해 진정 어떠한 길과 어떠한 방법이 필요할 것인가를 우리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북한 국민이 잠시 고통을 겪을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고통을 겪을 것인가, 양자 택일의 선택의 길에 우리는 서 있다.

2015-10-15

노벨상은 언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올해도 어김없이 노벨상의 계절이 왔다. 벌써 일본은 금년에도 두개의 노벨상을 탔다고 떠들썩하다. 노벨상은 널리 알려지듯 다이나마이트 발명자인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따라 1901년부터 의학 화학 물리 문학 평화 5개분야에 시상되다가 68년 경제학상이 추가돼 오늘날 6개 분야에서 수상되고 있다. 노벨상은 300개가 넘는 수상을 한 미국을 선두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과 일본, 중국, 심지어 인도, 파키스탄 등 동양의 여러 나라들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실제로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나라는 40개국을 넘고 있다. 한국은 평화상을 하나 받아서 체면을 세우곤 있지만 과학상은 전무하기 때문에 OECD국가로서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노벨상을 수상한 국가들을 살펴보면 우리가 거론할 수 있는 대부분의 선진국, 중진국들은 거의 다 포함돼 있고 한국만 유일하게 빠져있는 상태이다.한국이 노벨상을 받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필자가 겪은 조그만 경험이 생각난다. 필자가 미국 대학에서 공부했을 때, 미국의 수재들과 한국의 수재들의 차이점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던 일화가 있다. 이미 알려진 해법을 통해 답을 구하는데 급급한 한국의 수재들은 해법이 없는 문제를 접하였을 때 며칠간 끙끙대다가 끝내 답을 구하지 못했다. 문제를 풀지 못한 한국의 수재들은 미국의 수재들에게 해법에 대한 조언을 구했는데, 그들의 대답은 간단했다. “해법이 없으면 해법을 만들어서 답을 구하면 된다” 실제로 그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해법을 스스로 만드는 창의성을 발휘했으며, 그들이 새로이 제시한 해법은 몇 달 후 논문으로 출판됐다. 한국에서 수재라고 불리던 우리나라 학생들은 이러한 창의성의 차이에 부끄러움을 느꼈다.창의력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인가 혹은 훈련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다. 결론부터 미리 말한다면 두 가지 모두가 창의력에 공헌을 할 것이다. 하지만 구태여 둘 중 비교를 한다면 창의력은 90%정도는 훈련과 환경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한국에서 창의적인 환경에서의 교육이 이뤄졌다면 국내에서도 여러 명이 노벨상을 탈 수 있었을 것으로 우리는 추측할 수 있다.포스텍 내에는 좌대가 있다. 여기에는 뉴턴, 아인슈타인 등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동상이 있고, 한 개의 좌대가 비워져 있는데, 이 곳에 앞으로 노벨상을 수상하는 포스텍 졸업생의 동상을 앉히겠다는 것이다. 포스텍을 설립한지 이제 내년이면 30년이다. 하지만 몇 년 후에 노벨상이 나올 지는 아직도 모른다.과연 초·중·고등학교에서 창의적으로 길러지지 않은 학생들을, 대학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 노벨상을 받게 할 수 있을까. 그것에 대해 필자는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창의력은 생각이 매우 자유로웠던 초·중·고등학교 때 길러져야 한다.이미 창의력을 상실한 학생들은 대학에서도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없게 된다. 최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대학평가 학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30대 초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50대의 미국의 학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 학자가 강조하기를 모든 창의적인 연구는 20대나 30대에서 나온다고 했다. `대부분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20~30대 때 이뤄진 업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하기 때문에 연구비를 40~50대에 취해서는 안된다`라는 강한 논조를 펼치고 있었다. `연구비 지원을 되도록 20~30대의 학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라는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필자는 과연 한국에서 20~30대의 학자들에게 연구비를 집중 지원한다고 해서 노벨상이 나오겠는가. 그것조차도 쉬운 결론을 내릴 수 없다.앞으로 국내에서도 초·중·고등학교부터 창의력을 배양시킬 수 있는 교육이 제공된다면 한국에서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보고 싶은 마음이다.

2015-10-08

대통령의 영어 연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지난 봄 메르스 때문에 미뤄진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방문이 이뤄졌다. 국익을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은 대통령의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이다. 어느 조직이든 그 수장은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조직의 외연을 강화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의 외국방문과 외교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 듯하다그런데 이번에도 여전히 박 대통령이 사용하는 언어가 영어가 좋은가, 한국어가 좋은가로 설왕설래가 있는 듯 하다.박 대통령은 이번 뉴욕 방문 및 유엔총회 참석 기간 중 총회 기조연설과 유엔개발정상회의 본회의 기조연설(26일), 유엔개발정상회의 상호대화 개회사(27일)는 우리말로, 그리고 글로벌 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회의 기조연설(26일)과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 개·폐회사(26일), 유엔평화활동 정상회의 발언(28일)은 각각 영어로 했다.한국어와 영어를 반반 정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것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또한 국제관례를 참조해 언어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선택은 국가이익을 위해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언어사용에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2년전,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한 것에 대해 야당의 모 의원이 가수 싸이를 거론하며 트위터에서 비판하다 논란이 일자 해당 메시지를 삭제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당시 그 의원은 박 대통령의 연설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영어 실력은 싸이가 한 수 위인데 박근혜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하고 싸이는 한국말로 노래한다. 누가 더 자랑스러운가?”라고 글을 남겼다가 호된 질타에 시달렸다.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미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영어로 연설한 사실이 거론 되면서 그 의원의 논리는 정당성을 잃었었다.국가원수가 해외에서 연설을 영어로 하느냐 모국어로 하느냐 하는 것은 그때 그때 상황과 외교 프로토콜 (protocol)에 따라 달라진다. 외교 관례에 따라 언어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영어로 강연한다고 하여 비난 받을 것도 없고, 한국어로 강연한다고 반드시 애국자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오히려 한국을 잘 알리기 위해 영어를 써야 한다면 영어사용자가 더 효과적인 애국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노벨 문학상은 영어로 번역하여 한국문학을 널리 알려야 하는데 문학가들의 작품이 영어로 잘 번역되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대학에도 영어사용과 영어강의를 두고 여러 가지 괘변들이 있다. 영어강의 정책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여긴 한국인데 왜 영어로 강의해야 하는가 하는 주장들이 그것이다. 어처구니 없는 주장으로 여겨진다.한국과 같이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가 좁은 나라가 살길은 세계와의 무역과 교류를 통한 세계화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한국과 같이 작으면서도 경제적인 위상이 높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나라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의 유럽국가와 이스라엘,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가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영어가 자국의 언어와 함께 아주 자유롭게 구사되고 있다는 데 있으며, 경제 및 국가의 활동이 국가의 크기와 상관없이 세계화 돼 있다. 그렇다고 이러한 나라들의 국민이 애국심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대학의 글로벌화는 전세계적인 추세이다. 이제 한국대학의 캠퍼스에도 외국인 학생이 넘쳐나고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일은 이제 새로운 일도 아닐 정도로 보편화 되어 있다. 같은 맥락으로 대통령의 해외 방문 연설도 언어선택이 국제 관례에 따라 자유로워야 한다.대통령이 국제관례가 있는데도 국민들의 정서에 신경을 써서 국제관례에 어긋난 언어를 사용해서는 안된다.대통령은 국제관례와 판단에 의해 그것이 영어이든 모국어이든 국가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언어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5-10-01

생산성과 사기(士氣)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올해 포-카 전이 막을 내렸다포-카전은 포스텍과 카이스트의 학생들이 대결하는 학생들의 대축전이다.한국에는 사학의 명문 연세대와 고려대가 매년 벌이는 연고전(고연전)이 있다. 연고전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두 대학의 친선과 발전을 가져왔고, 이를 관전하는 국민들에게도 멋진 낭만을 선사하기도 한다.이에 상응하는 대학 라이벌전이 또 하나 있다.한국 과학기술 교육과 연구의 쌍두마차인 포스텍과 카이스트의 포카전(카포전)이 그것이다.`사이언스 워(Science War)`란 별칭으로 유명한 포카전은 2002년 시작돼 올해 13회째(2009년 행사 유행성 독감으로 취소)를 맞이하고 있다.매년 두 대학이 장소를 번갈아 가면서 벌이고 있고 올해엔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렸고, 종목은 컴퓨터 해킹을 비롯해 과학퀴즈, 인공지능 프로그래밍대회, 컴퓨터 게임(LOL), 야구, 농구, 축구 등 모두 7개 종목에서 대결을 펼쳤다.7개 종목 중 4개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대학이 종합우승을 하게 되는데 올해도 포스텍은 카이스트에게 패했다.포스텍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우승후 4년 연속 패배를 하게 됐는데, 아마도 포스텍의 재학생, 교직원, 졸업생들 뿐만 아니라 포스텍을 아끼는 지역민들에게도 안타까운 소식일 수 있다.문제는 왜 포스텍이 4연승 후 4연패를 해야 하는지 구성원들도 고개를 갸우뚱 하고 있다.물론 경기나 게임은 언제든지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을 것이지만 연승후 연패는 어떤 이유를 찾아야 할 것이다.카이스트에 비해 포스텍의 학생수는 반도 안되기에 학생수 열세를 첫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포스텍이 4연승을 하던 때도 마찬가지였다.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생산성과 사기는 항상 같이 간다는 점에서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들어 하락하고 있는 포스텍의 대학 랭킹과도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그러한 증거는 학생들과의 대화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여기서 그 유명한 피그말리온효과(pygmalion effect)와 로젠탈효과(Rosenthal Effect) 이야기를 꺼내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타인이 자신을 존중하고 자신에게 기대를 걸어주면, 그것이 암시적 효과를 발휘하여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일컫는다.피그말리온효과는 그리스 신화에서 유래하여,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사랑에 감동해 여인상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이야기다.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인 로젠탈 박사가 교사가 학생에게 거는 기대가 실제로 학생의 성적 향상에 효과를 미친다는 것을 입증한 로젠탈효과와 괘를 같이 하고 있다.최근 APGC(지역 대학의 출신들이 만든 회사모임), APF(대학과 지역의 연합) 등 대학이 지역과 결합해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여러가지 움직임이 있는 것은 반가운 현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임의 성패는 지역에 대한 강한 애착과 자부심에 기초한 높은 사기가 기반이 돼야 한다.지역출신들이 벤처 회사를 만들고 그 회사의 활동무대를 또는 이익의 환원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것은 지역에 대한 애정과 그를 바탕으로 하는 사기가 충천할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마인드와 사기는 재학 시절 길러져야 한다.이와 아울러 포항과 경북의 향후 발전도 생산성-사기 라는 함수관계를 명확히 이해 할 때 가능할 것이다.자주 드는 예이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실리콘 밸리는 그 지역 대학 졸업생들의 지역에 대한 강한 자부심과 사기가 생산성을 높인 것으로 유명하다.지역발전을 위한 계획과 청사진에는 구성원들의 사기가 항상 전제 돼야 한다.

2015-09-24

국정감사, 이대로는 안된다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올해도 어김없이 국정감사의 계절은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면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는 국정감사는 국회가 상임위를 중심으로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에 대해 벌이는 감사 활동을 말한다.국정 감사를 받는 기관은 국가 기관, 지방 자치 단체, 정부 투자 기관 등이다.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관련 공무원, 관계인, 증인 등을 부를 수 있다.국정감사의 취지는 좋다.그러나 지금 한국 국회의 국정감사는 이대로는 안된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의 모습이다.정부는 국감 기간 동안 셧다운(shutdown) 된 상태가 되는데 장관들과 기업인들을 불러다가 호통을 치고 때론 의원들끼리 서로 막말을 하면서 자기 존재를 과시하려는 의원들의 모습은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혀를 차게 만들고 있다. 걸핏하면 장관더러 물러나라고 호통을 치고 듣기 민망할 정도로 인격을 모독하며 몰아붙이기도 한다.올해 국정감사도 예외가 아니었다,한 의원이 “국감에서 의원들이 기관장에게 질문해놓고 답변할 기회를 안주고 윽박지르거나 인격모독적·인격살인적인 공격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며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너무 창피해서 같이 앉아 있기 힘들다”고 발언 했다고 한다.어떤 의원은 경찰청장에게 총기 사용법 시연을 요구 하기도 했다. 그 의원은 준비해온 모형 권총을 경찰청장에게 건네면서 “권총을 주머니에 넣었다 꺼내 조준한 뒤 격발해 보라”고 했다고 한다. 모형 권총을 받아든 청장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고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시연이 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코미디 같은 장면이었다.의원이 총기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재발 방지책을 따지는 것은 의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만 온 국민이 지켜보는 국감장에서 경찰청장을 일으켜 세워 총기 사용 시범을 보이라고 하는 것은 인격적인 망신을 주자는 의도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상황이 이러니 피감 기관들은 국정감사 동안만 잘 넘기면 된다는 안일주의가 팽배하고 호통을 치는 의원들 앞에서 머리 숙인 척하다가 나오면서 의원들을 비웃는 사실상 효율도 없는 국정감사로 변질되고 있다.해외 대사관에도 의원들이 매년 국정감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면, 국정감사 동안 대사관은 발칵 뒤집히고 이들을 접대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대사관 업무가 마비된다고 한다.미국에는 국감제도가 없지만 청문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우리 국회가 배울 필요가 있다.이들은 대부분 정책과 운영방안, 업무효율과 낭비 등 정책적인 질문을 통해 감시기능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처럼 개인적인 신상문제나 인격살인적인 질문은 아예 하지 않는다.미국처럼 차라리 국감 제도를 없애는 것도 한 방법이다.미국은 그대신 의회에 1년 내내 국감을 대행해주는 의회 직속기관인 GAO(회계감사원)을 가지고 있다. 미 대통령에게 연방수사국 FBI가 있다면 의회에는 GAO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GAO 직원들은 전문성이 대단히 높아 이들을 `의회를 지키는 감시자`로 정부를 감시하며 국민들의 혈세가 허술하게 쓰였는지, 부패가 없는지 파헤친다.GAO는 어느 특정 정당 소속이 아니라 중립을 지키는 조사기관으로 오직 의회만을 위해 존재한다. 미 의회는 GAO의 보고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한국 국회도 매년 형식적인 호통만 치는 국감으로 의원들끼리 고성을 지르지 말고 이러한 정부 감시 상설기관을 두고 정부를 감시하면 더 효율적이 아닐까 생각된다.사실상 국감은 국회의원들의 과시를 위한 존재감 알리기의 `쇼`로 전락하고 있기 때문이다.국정감사가 `정치쇼`가 아니라 진정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고 효율적인 정부기관의 운영을 위해 기관을 감시하는 존경 받는 그런 감사가 되는 날은 언제일까? 한국 후진형 정치모습은 이제 그만 보고 싶다.

2015-09-17

포항-경주의 상생, 형산강 포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형산강을 중심으로 발달된 포항시와 경주시의 상생과 발전을 위해 구성된 민간협력기구인 `형산강미래포럼`이 지난 4일 첫 포럼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포항·경주의 비전과 에너지 클러스터`라는 주제로 한동대에서 열린 포럼에 토론자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필자는 포항-경주 상생을 위하여 소프트(Soft)-하드(hard)의 결합의 필요성과 시장 크기의 확대를 제안하면서 이 지역 발전의 선결 조건으로 글로벌 마켓으로 시장 확대, 지역의 국제화, 대학의 역할을 제시하여 보았다.우선 글로벌 마켓으로의 시장 확대는 선결조건이다.현재 대기업 차원에서 글로벌 마켓은 진행형이다. 삼성, LG 등은 이미 매출액의 7~80%를 해외에서 거두어 들이고 있으며, 현대·기아의 차 생산량도 이젠 해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을 초과하였다. 미국 조지아·알라바마주에는 기아·현대 자동차 공장이 들어서면서 수십개의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 미주공장이 들어서 있다.조지아-알라바마를 잇는 85번 고속도에 즐비하게 늘어선 한국기업 공장들을 보면 글로벌 마켓화 하는 한국 기업을 느낄수 있다. 글로벌 마켓은 영토를 물리적으로 확대할 수는 없어도 경제적으로 국토를 확장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포항-경주도 그러한 개념을 가지고 출발해야 한다. 포항-경주는 인구 100만에 육박하는 규모의 경제(Economy of Scale)를 가질수 있다. 이는 글로벌 마켓에 절대적인 선제 조건이 된다.이를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세계적인 철강업체 포스코가 이러한 길을 걸어 왔으나 포항-경주가 갖게될 모든 산업분야에서 이러한 글로벌 마켓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 지역의 국제화는 절대적인 전제조건이 된다.지역은 그 자체로 전국화 그리고 세계화가 될 수 있다. 아주 좋은 예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시간 쯤 남쪽에 있는 실리콘 밸리이다. 실리콘 밸리는 산호세(San Jose)라고 하는 도시에 있는데 이 도시는 70년대 까지도 크게 알려져 있던 도시는 아니었다. 그리고 큰 도시도 아니었다. 그러나 휴렛패커드를 기점으로 지금의 구글까지 세계적인 기업들이 들어서면서 미국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알려진 지역이 됐다.이 지역은 전세계에서 인재가 모이는곳으로 지역자체가 인종시장 전시회 같은 느낌이며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공항을 통해 전세계와 왕래하고 소통하는 곳이다.이러한 발전 뒤에는 지역 대학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역대학은 연구중심대학과 현장중심대학이 좋은 조화를 이루면서 함께 나아가야 한다.실리콘 밸리의 경우 연구중심의 스탠포드(Stanford)라는 대학의 절대적이다. 이 대학은 다른 연구중심대학에 비하여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압도적인 대학이다. 그러나 반면 그 지역에는 산호세 주립대학(SJSU)이라는 대량의 현장중심의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이 보완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포항-경주의 시너지도 이러한 점에서 맥을 같이 할 수 있다.포항에는 연구중심 포스텍이 있고 교육중심의 한동대 등이 있다. 또한 포항대, 선린대 등과 경주에는 동국대 , 경주대, 위덕대 등의 비교적 현장중심 대학들이 있다.이러한 대학들은 하나하나가 소중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필자가 1990년대 환동해연구회 활동을 하면서 동해권의 세계화가 얼마나 한국의 발전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었다. 포항-경주는 이러한 세계화의 중심에 있어야 하고 그 핵심축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표를 향하여 포항-경주는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이다.

2015-09-10

포스텍의 새로운 출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9월 첫째 날, 포스텍은 새로운 출발을 하였다. 제7대 새로운 총장으로 김도연 박사의 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지역에 위치하면서 한국 최고의 대학이며 세계적인 대학으로 비상하고 있는 포스텍이 행운의 숫자라는 7번째 총장을 맞이하였다.이번 새 총장의 취임은 포스텍 30년 역사에서 그 의미가 특히 남다르다고 느껴진다. 실제로 1년 가까운 세월 포스텍의 캠퍼스를 격동으로 몰아넣었던 총장연임 이슈가 있었기에 새로운 총장과 보직자들에게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고 할 것이다.대학 총장들은 “대학에는 교수 숫자만큼 총장이 있다”라고 대학을 끌어가는 어려움을 종종 호소하곤 한다. 그만큼 대학은 구성원, 특히 교수들의 목소리가 높은 집단이기에 이를 이끌어가는 총장의 고뇌는 깊을 수가 있다.지금 당장 포스텍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우선적으로 지향 해야 할 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대변된다.첫째, 그간 진통으로 흐트러진 대학내부 구성원들의 사기 진작이 그것이다.포스텍 구성원들의 사기는 지금 30년 역사상 최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추락된 대학 구성원들이 다시 강한 프라이드와 열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시급하다. 구성원들을 신나게 만들어야 한다. 교수는 연구를, 직원은 업무를, 또 학생들은 학업에 전념할수 있게 신나는 캠퍼스를 만들어야 한다.적극적인 교수, 직원, 학생들과의 소통을 통하여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최대한 수용하는 정책이 추구돼야 한다. 여러가지 대학 안팎의 이슈들을 비롯 여론수렴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모두를 최대한 만족 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또한 교수, 직원, 학생 구성원들을 신나게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 개개의 능력을 극대화하고 그러한 능력 극대화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들이 필요하다.그러한 정책은 구성원에 대한 낮은 자세에서 시작된다.지난 7월 미국 아틀란타에서 개최된 재미과학기술자협회회의(UKC)의 주제가`하인의 자세(Servant`s Mind)`였다. 과학기술자들이 하인의 자세로 연구하고 인류의 발전에 공헌하자는 낮은 자세를 강조한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자세는 반드시 과학기술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지식인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총장과 보직자들은 대학 구성원에 대하여 하인의 낮은 자세로 일해야 한다. 그건 지식사회인 대학에서 더욱 필수적인 자세가 아닐까 생각되고 그러한 자세가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주고 동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둘째, 현재 포스텍에 또 시급한 것은 대학 이미지를 제고하여 외연적인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이다. 대학이미지 제고와 네트워크의 확장을 통해 대학이 세계적으로 더 좋은 평가를 받아서 좋은 학생들의 열망의 대상이 되고 좋은 교수들이 영입되고 그리고 구성원들의 외부활동에 도움을 줘야 한다.포스텍은 2010년 타임즈 랭킹 세계 28위에 오르고 50년이하 대학에서 연속 3년 세계 1위에 오른 세계적인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이러한 위상이 최근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외부적인 위상이 유지될 수 없다면 포스텍은 평범한 대학으로 추락할 수 있다. 대학의 위상 제고가 시급한 실정이다.이러한 위상제고에는 연구력 향상, 교육프로그램의 내적인 역량강화와 함께 국제협력과 홍보 등의 외연의 확장 등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이러한 두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포스텍의 내부적 상황과 정서, 그리고 대학의 역사적인 배경을 이해 하는게 중요하다. 내부적 상황과 정서는 지금의 상황을 조성해낸 내부적인 역동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한 역동에서의 구성원들의 역할도 간과되어서는 안될 것이다.이제 구성원들의 열망은 새로운 환경하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그리고 진정 훌륭한 대학을, 세계적인 대학을 건설하는 것이다. 포스텍의 새로운 출발에 축하를 보내는 모두는 성공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일 것이다.

2015-09-03

남북협상 타결과 힘의 논리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아빠, 한국에 전쟁이 나는 것인가요 ?”해외에서 근무하는 아들아이의 전화를 받으며 이번 사태가 외국에선 정말 심각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구나하고 느꼈다.비무장 지대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로 우리의 군인들이 큰 부상을 입으면서 발생한 남북한의 일촉즉발의 위기는 사실상 준 전시상태로 간주될 정도로 극한 대치 국면이었다.휴가 군인들은 복귀하고 해외 훈련중인 공군기도 회항한 상태에서 북은 잠수함을 출항시키고 휴전선 부근의 포대를 증가시키면서 언제라도 전쟁이 시작할 듯한 분위기였다.그러나 정말 다행하게도 사흘에 걸쳐 마라톤으로 진행된 고위급 회담을 통해 이번 사태는 극적인 타결점을 찾았고 남북은 서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남북한은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진행한 고위급 접촉을 통해 북한은 최근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우리 측은 대북방송을 중단한다는데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과 민간교류 등 남북 교류를 이어가기로 해 그동안 경색 국면으로만 치닫던 남북 관계가 모처럼 화해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된 듯 하다.햇빛정책과 힘을 바탕으로 하는 화해 정책은 항상 토론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햇빛과 바람의 비유는 바람이 강하게 불면 더 옷을 움켜쥐고 햇빛을 내리쬐면 옷을 벗는다는데 기초하고 있다.그러나 햇빛을 아무리 쬐어도 햇빛을 개인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고 옷을 벗지 않는 그런 이기적인 모습이 현재 북한 일지도 모른다.이러한 북한을 진정 평화의 광장으로 끌어내는 것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강한 힘을 바탕으로 하는 경고 일 것이다.이번 사태는 그러한 교훈을 잘 보여주고 있다.목침 지뢰 폭발 후 개시된 휴전선 대북방송에 대해 시한을 정해 폭발 시키겠다는 위협에 대해 원점 타격으로 결연한 의지를 보인 정부와 군은 결국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는데 성공했다.만일 북한의 위협에 굴복해 대북방송을 중단한다든가 대북지원을 강화해 평화를 얻으려 했다면 지속적인 힘의 열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고 북한의 오만은 계속 됐을 것으로 생각된다.아직 우리는 이론적으로 전쟁 중이다. 분명히 아직도 휴전선 155마일은 휴전 상황 속에 힘의 대결이 계속 되고 있다.얼마 전 방문해 보았던 휴전선은 남북대결을 실감케 했다. 감시초소의 병사들과 길목 요소요소에 있는 적의 남하를 막는 장애물들, 그리고 전망대에서 적의 동태를 감시하는 병사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다가온다.세계의 유일한 분단국 한국, 한국전쟁은 언제 끝나고 통일이 올수 있을까? 어린 시절 왜 분단국에서 태어났을까 스스로를 원망한 적이 있을 정도로 한반도의 분단은 민족의 슬픔이다.북한은 분단 70년간 도발-위기조성-회담-원조유도 등의 패턴을 반복해 왔다. 미사일-핵 개발도 이러한 패턴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우리는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북한의 도발을 봐왔다.그러나 이제 북한이 분명이 알아야 할 것은 북한의 위협과 협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다.이제 의지를 해왔던 중국도 변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이제 변해야 한다. 북한은 중국의 변화를 인정하고 정치사회적인 전환을 통해 남북 상호간의 위협이 현저히 감소하는 상황만이 살 길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한국도 이번 남북사태에서 해결점을 찾고 북한을 대화의 광장으로 끌어낸 힘은 힘을 바탕으로 하는 의연한 대처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궁극적인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전략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힘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평화정책에서 우린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2015-08-27

한 대학 교수의 투신과 대학자율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부산대의 한 교수의 투신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부산대에서는 K교수가 투신한 본관 건물에 추모 현수막이 내걸리고,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동료 교수들과 학생들의 행렬이 온종일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부산대 총장은 이 충격적 사건 이후 이번 일을 책임지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그리고 모든 논의를 원점으로 돌리기로 하였다고 한다. 대학의 자율성을 지키려는 교수회의 결정을 부산대는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대학교수의 자살까지 유도한 이번 사태의 본질은 무엇인가?문제의 발단은 각 대학들이 실시해온 총장직선제를 교육부가 강제로 간선제로 바꾸라고 강권하면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사실상 부산대가 교수회의 결정을 받아들이면 교육부의 심각한 재정적인 징계를 각오해야 하는 형편이다.한국의 대부분의 교수들은 부산대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동정하고 있을 것이다. 자율을 지켜야 하고 그리고 재정적인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부산대의 처지가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지난 3월 전국 국립대에 교육부가 보낸 공문이 부산대 교수회에 의해 공개 되었다고 한다. 총장임용후보자 선정 과정과 관련한 학칙 등을 개정해 직선제 요소를 모두 삭제하라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앞서 2012년에도 각 국립대의 총장 직선제 폐지 노력을 평가에 반영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었다.대부분의 국립대가 이에 굴복하여 총장선출을 간선제로 전환하였고 이제 마지막 남은 부산대가 교수자살이라는 초유의 사태까지 몰고 오면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전국 거점국립대교수회연합회는 대학 자율성을 무시한 교육부의 정책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며 릴레이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한다.최근 인근의 경북대가 간선제를 통해 선출한 총장을 교육부가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승인을 하지 않고 있어 총장공석의 대학으로 유지되고 있고 교수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여기서 우리는 교육부의 역할을 생각하게 된다. 교육부는 교육을 강제로 주도하는 부서라기 보다는 교육의 창조적인 사고와 자율을 도와주는 그런 기관이어야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교육부는 각급 학교들이 독립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특히 대학의 경우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교육부가 금전적인 지원을 무기로 대학들을 지나치게 감독하고 지휘하려고 한다면 대학들의 창의성과 독창성을 훼손할수 있기 때문이다.자율을 주었을 때 자율이 스스로를 정화하는 능력이 있고, 규제보다는 자율에 의한 정화능력이 훨씬 강한 힘을 갖기 때문이다.대학들이 교육부의 각종 규제에 허덕이지 않아야 한다. 구미 선진국들의 교육부는 학생정원을 정하지도 않고 총장선임 방식을 간섭 하지도 않는다. 각 대학은 다양한 형태의 총장선출 방식을 가지고 있다.제기된 문제는 사립대학들도 참조를 하였으면 한다.상황은 다르지만 지금 부산대가 겪고 있는 문제를 지난해 포스텍은 경험했다.총장선임의 자율성과 교수의견의 반영을 위한 혼란의 시간을 겪으면서 포스텍 뿐만 아니라 많은 사립대학들이 `자율`이란 단어를 되새기고 있다.물론 교수직선제의 폐해도 있고 자율이 방종에 흐르는 일반론도 있다. 하지만 대학의 근본은 창의성에 있고 창의는 자율을 근간으로 하고 있기에 대학의 운영은 국립대학이건 사립대학이건 대학의 자율을 최대한 보장해 주어야 창의적인 힘을 바탕으로 대학은 더 크게 발전 할수 있는 것이다.부산대 사태를 계기로 교육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더 발전되길 기대해 본다.

2015-08-20

노벨상은 언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1996년 올림픽이 열렸던 미국의 동남부 중심도시 조지아주 아틀란타에서 얼마전 재미 한국인 과학자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UKC(US-Korea Conference)는 매년 재미과학기술자협회(KSEA: Korean-American Scientists and Engineers Association)가 주최하는 대규모 회의이다. 71년에 조직된 KSEA는 현재 회원 6천명을 자랑하며, 20여년전부터 연례회의 이름을 UKC 로 바꾸어 부르고 있다. 좀더 오픈되고 글로벌적인 회의로 끌어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번 행사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와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 한국연구재단 한미과학기술협력센터가 공동 주최하였지만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를 비롯한 국내 여려 연구단체와 기업, 대학들이 후원하는 성대한 회의였다.재미 한인과학기술자와 국내 과학기술자 등 과학기술계 오피니언 리더 학자 등 1천여명이 참석하였고 `섬김의 자세로 최고를 지향한다(Pursuing Excellence with a Servant`s Heart)`는 주제로 과학기술인의 자세를 재조명해 과학기술이 나아가야 할 미래방향을 모색하였다.기조강연 연사로는 여러 명의 유명인사들이 있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 포스텍 4대 총장인 박찬모 평양과학기술대학 명예총장, 한인 최초의 미국 대학 총장을 역임했던 강성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한국의 스티븐 호킹이라 불리는 이상묵 서울대 교수, 소설가이자 수필가인 미시간대의 아일린 폴락 교수다. 특히 박찬모 전 총장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간 과학기술 협력을, 아일린 폴락 교수는 과학기술분야에서 양성평등을 논의하였다.KSEA는 포스텍의 탄생에 절대 기여를 하였다. 많은 KSEA 회장들이 포스텍의 창립멤버에 참여하였었다. 초대총장 김호길 총장은 물론이고 박찬모 총장 을 비롯 최상일, 김동한, 이진옥 교수 등 여러명의 포스텍 교수들이 KSEA의 회장을 거쳐가며 포스텍과 KSEA 의 관련은 깊었다.그러나 최근 몇 년간 포스텍은 KSEA UKC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포스텍과 KSEA를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끊긴것이다. 사실상 한국 최초의 노벨상을 꿈꾸는 포스텍이 한국 과학의 배경인 미국의 재미과학자와의 관계를 소홀히 한 것은 큰 실책이라고 보여진다. 포스텍 교정의 빈좌대는 미래의 노밸상 수상자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폐쇄적인 모습으로 운영되는 포스텍의 대외정책, 국제 정책은 크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노벨상은 언제?이것은 사실상 포스텍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번 UKC-2015 프로그램은 물리, 화학공학, 보건의료 등 12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전염병 비상대비절차, 식품안전 및 드론기술 관련 포럼 등 13개 포럼과 산업포럼, 지적재산권포럼 등 기타포럼으로 구성되어 진행되었다. 개회식에서는 각종 상이 수여되었는데 올해의 해외과학기술인상 미래부 장관상, 과총 회장상 등은 미국내의 여려 재미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KSEA는 6천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고 매년 UKC참석자만 1천명이 넘는다. 그런데 국내 과학자는 물론 재미과학자에게서도 노벨상의 소리는 들려오지 않는다.미국 300여개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은 각각 50개가 넘는 노벨상을 받았다. 동양에서도 중국, 일볻 등 심지어 인도 파키스탄도 받은 노벨상을 왜 한국은 못받는가?필자가 유학 시 눈물을 흘리면서 한국 초중등교육의 암기식 공부의 문제점을 제기하던 전국 학력고사 수석의 천재 친구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는 한국 교육이 창의성을 없애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그래도 한줄기 희망을 갖고 싶다.달라진 초중등 교육, 연구재단에서 파생한 기초과학연구단, 정부가 야심차게 시작한 창의, IT 프로그램 등…. 이러한 창의적인 마인드를 키워내는 프로그램의 창설은 학생들에게 심어주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본다. 정말 이제 한국도 노벨상을 받을 때가 된 것 아닌가?

2015-08-13

롯데그룹 사태를 바라보면서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한국 5대 재벌 그룹 중 하나라는 롯데 그룹의 형제간 싸움이 점입가경을 이루고 있다. 동생이 형을 모든 직위에서 해제한 것에 반발한 형은 아버지를 모시고 전세기를 타고 일본까지 가서 동생을 비롯한 모든 임원을 해임하고 이어서 동생은 아버지의 회장 직위를 박탈 하는 등 일반 가정에선 상상하기 힘든 가족간의 불화와 투쟁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주변에선 “도대체 돈과 권력이 무엇이길래 가족끼리 반목을 해야 하는가” 또는 “우리는 부모가 물려줄 돈이 없어서 더 행복하다”라는 자조적인 말들도 나온다.롯데는 어떤 기업인가?롯데그룹은 1948년 재일 한국인 신격호가 일본에서 설립하여 지주회사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에 본사를 둔 대규모 기업집단이다. 한국의 본사는 서울 중구 소공동에 위치해 있으며, 일본의 본사는 도쿄 도신주쿠 구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에서 창업을 시작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그룹을 확장하고 있으며, 특히 창업자 신격호의 고향인 대한민국에서는 적극적인 투자 및 대규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닛케이 BP 컨설팅에 의한 `공동 메시지 조사`의 `인지율`랭킹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하였다. 2010년 기준, 대한민국 내 자산기준 공기업을 제외한 재계 순위 5위에 올라와 있다. 현재 총 100조원 가까이 이르는 매출액의 90% 이상이 한국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사실상 영업의 주축은 한국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서의 롯데는 1968년 4월 3일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설립하여 시작하여 계열사 70여 개, 자산총액 100조가 넘으며 식품 제조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이 매우 다방면에 걸쳐 형성 되어 있다.결론적으로 롯데의 성장은 일본에서 시작되었으나 한국에 그 매출액의 기반을 두고 있으며, 한국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소비에 힘을 입은 기업이고 그런 의미에서 국민을 도외시 해서는 안되는 기업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가 보여주고 있는 이전투구의 싸움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임이 분명하다.정부는 롯데에 대한 면세점 허가를 정밀 재 검토하고 세무조사 등을 통하여 롯데의 문제점을 헤쳐볼 계획이라고 한다. 국민들의 정서를 생각할 때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롯데 스스로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욕심을 채우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갖는다면 이 땅에서 기업 운영을 하기 힘들다는 레슨을 배워야 할 것이다.사실 돌이켜 보면, 인간의 욕심의 헛된 모습을 보여주는 재벌들의 가족간의 다툼은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한국 최대의 기업인 삼성, 현대를 비롯한 여러 재벌 그룹에서 형제 또는 가족간의 크고 작은 갈등이 있었고, 필자의 친구들도 아버지가 재벌인 경우 예외 없이 형제간의 갈등을 겪는 모습을 보아왔다.기업의 이런 모습은 대체로 기업이 개인 소유라는 생각과 개인 욕심에서 비롯된다.우선 대기업들은 그 기업자체가 개인 소유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업은 투자자와 소비자가 모두 국민인 국민소유의 기업이며 그 기업이 지향해야 할 일은 국민과 소비자의 생활향상과 복지라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이러한 점에서 멀리는 록펠러, 철강왕 카네기나 최근의 소프트웨어의 황제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게이츠 같은 재벌들의 생각과 행보는 존경스럽다.그들은 기업의 모든 자산은 개인의 것이 아니기에 자선사업에 열성이고 기업의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와 경제 발전에 적극적이다. 가족에게 물려주기 보다는 사회에 물려준다는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한국도 이제 물론 가족에게 자동 승계되는 재벌의 족벌적 체제를 종식해야 한다. 기업은 누가 일구었던 그 과정에서 국민과 정부의 도움이 필요했던 국민기업이기에 그 기업은 국민에게 속한다는 개념이 확고히 자리잡기를 바란다.

2015-08-06

마지막 입학생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마지막! 마지막이란 말은 항상 감상에 빠지게 한다.어제 연구실의 마지막 입학생을 결정하고 코끝이 시큰해지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었다. 26년전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포스텍에 부임하여 설립한 연구실이 이제 마지막 입학생을 입학시켰다.대학 규정상 은퇴가 2년 이하로 남으면 더 이상 대학원생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그동안 연구실을 거쳐간 졸업생과 재학생이 87명이니까 마지막 입학생은 88번째 입학생이 되는 셈이다.졸업생들을 바라보는 교수들의 심정은 똑같을 것 같다. 그들이 어디에 있든 자기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취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교수가 되어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제자들도 있고 연구소의 연구원, 그리고 여러 분야의 기업에서 활약하는 제자들을 볼 때 지난 세월이 헛되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가끔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되는 건 어느 교수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애써 입학사정에서의 찬반의 어려움을 딛고 입학시켜 졸업시킨 학생이 졸업후 연락도 안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사정이 있겠지만 연락처를 알 수 없는 제자들도 있다.매년 실시하는 홈커밍데이에 한번도 안 보이는 얼굴도 섭섭하고 그립다. 그러나 반면 즐거움을 주는 졸업생이 더 많다.제자들의 결혼식 주례를 볼 때, 그리고 대학의 제자의 강의에 대신 들어가 특강을 해줄 때, 성공한 제자의 회사에 들러 커피 한 잔을 함께 나눌 때, 대학으로 찾아온 제자들과 같이 운동을 즐기고 한 잔의 맥주를 들이킬 때 큰 기쁨을 느낀다.그동안 중국, 러시아 등 외국에서의 유학생도 졸업 후 한국에 머물거나 자국으로 돌아가 경제발전의 역군으로 뛰고 있다.그런 측면에서 86년 창설된 포스텍에 고마움을 느낀다. 포스코가 과감한 투자로 설립한 포스텍은 한국의 교육, 과학,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서울이 아닌 지역에 세계적인 연구중심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포스코와 박태준 설립 이사장의 의지, 그리고 초대 김호길 총장의 고집은 오늘 포스텍을 일구어 냈다.이제 포스텍, 포스코, 포항을 지켜내야 할 순서인 것 같다.인적 경쟁력 측면에서 포스텍은 1986년 설립 당시 유치된 필자와 같은 30대 교수들의 대량 퇴직이 곧 예상되며, 이에 따른 적극적인 교수충원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산학협동의 맥락에서 포스코와의 유대강화 및 협력은 절대적인 미션이다. 포스코의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에 포스코-포스텍이 긴밀히 협력할수 있는 플랫폼이 더욱 확고히 정립되어야 한다.지역과의 유대강화도 중요하다. 지역 협력 방안 및 지역의 인사들과 교류하고 지역발전에 공헌하여야 한다.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지막 입학생을 맞이 하는 필자의 심정의 입장에서 볼 때 시급한 것은 포항과 포스텍의 인적 자원인 인적 네트워크의 확장이다. 국내 리더십을 주도하는 인적자원 활용의 구심점을 형성해야 한다. 동문들을 활용한 세계 네트워크의 구성과 해외거점의 설치, 적극적인 국제화 및 국제 인지도 향상에 대한 정책 등이 필요해 보인다.이는 단순히 포스텍의 차원이 아니라 포항, 경북의 국제화, 국제 인지도 확장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어제 마지막 입학생과 연구실 학생들이 모두 모여 담소를 나누며 함박 웃음꽃을 피워 보았다.이제 연구실은 2년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겠지만, 그곳을 거쳐간 88명의 졸업생은 한국의 발전을 위한 역군으로 영원히 할 것이라고 믿어본다.

2015-07-30

서울공대 백서와 포스텍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서울대 공대(이하 서울공대)가 과감하게`반성문`을 출판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공대는 `2015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백서(부제:좋은 대학을 넘어 탁월한 대학으로)`를 발간했는데 이러한 백서를 낸 것은 24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이번 백서를 주도한 이건우 공대 학장과는 미국 유학 시절부터 오랜 친분을 가지고 있기에 그의 용기를 개인적으로 칭찬해 주었지만, 교수들이 힘을 모아 이러한 보고서를 출간하였다는 것에 가벼운 흥분을 느끼게 된다.백서는 야구에서 번트를 친 후 `간신히` 1루에 진출하는 타자에 교수들을 빗대면서 탁월한 연구 성과(만루홈런)가 없다고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해 눈길을 끌었다.이 백서는 국제적 대학평가 기준으로 상위권에 드는 서울공대라면 공대의 여러 분야에서 유명 학자들이 적어도 한두 명씩 나와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고, 교수들이 적당히 쉬운 주제로 논문을 낸다는 통렬한 비판을 담고 있다.사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서울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주요 연구중심 대학들이 안고 있는 우리의 문제이다.한국의 공대는 그동안 양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인구 대비 공대 졸업생 수는 OECD 최고의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지식과 실무능력 부족 등 질적 수준에선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기업들은 “공대 졸업생을 뽑아 실제 업무에 투입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한다”고 불평한다. 신입사원 재교육 비용이 엄청나고 교육기간도 많이 소요된다는 사실은 학교 교육과 산업 현장 간의 괴리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증거이다.공대 교육과 연구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공대 교육은 산업 현장과 동떨어질 수 없다. 현장의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절차를 학습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교수들은 실용기술 개발에 주력하여야 하고 산학협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이 실리콘 밸리를 꾸려 나가듯 그러한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많은 기업들을 창출해야 한다.그러나 한편 이론적인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 기초 이론이 부족하고 실용에만 치우치면 상황의 변화에 대처하는 대응력이 떨어지게 된다.특히 연구중심대학들은 이론적인 연구를 계속하여 새로운 기술개발의 이론적인 뒷받침을 해줘야 하는 사명도 있다.이런 양면성 때문에 고심 하는 건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들도 마찬가지이다.서울공대 백서를 보면서 우리 지역의 연구중심 대학인 포스텍을 돌아보게 된다. 서울공대 백서로부터 포스텍의 현재의 모습을 되짚어 본다.연구중심대학으로서 교수 일인당 논문수, 논문 인용수에서 포스텍은 단연 국내 최고이며 아시아 최고수준에 이르렀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임팩트(impact)를 주는 그러한 연구와 교수는 부족하고 더 늘어나야 한다.노벨상을 사반세기 내에 끌어내겠다는 야심을 가졌던 포스텍은 아직 그 미션이 진행형이다. 그런데 최근의 포스텍은 우려스럽다. 대학의 인프라(Infra), 연구력, 인지도 등 대학 경쟁력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에서 상승세가 꺾여 있는 상태이다. 상승세가 꺾인다는 것은 퇴보할 수 있다는 경고이다.지금은 포스텍의 통렬한 반성과 새로운 각오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포스텍은 이제 새로운 총장,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 포스코와 함께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고 있는 포스텍의 존재는 지역을 넘어서 한국의 자존심이다.그런 의미에서 포스텍은 아마도 서울공대처럼 `포스텍 백서`를 만들어 봐야 할 지 모른다.통렬한 반성과 현실 고찰을 통해 새로운 포스텍으로 거듭나야 하기 때문이다.

2015-07-23

세계 1위의 의미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12일간 열전을 벌인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가 한국이 사상 첫 종합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7개, 은 32개, 동 29개로 메달 순위에서 종합 1위를 달성했다. 한국이 개개인 종목이 아닌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종합 1위를 한 것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더구나 동계대회보다 다양한 종목으로 개최되는 하계 국제종합대회에서의 1위는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이번 U대회에는 143개국 1만2천337명의 선수, 임원이 참가하여 대성황을 이루었고, 러시아, 일본, 미국, 중국 한국 등은 500명 이상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여 메달 경쟁을 벌였다.그런데, 거의 같은 날 미국에서도 즐거운 낭보가 들려왔다.한국의 전인지 여자 프로골프 선수는 처음으로 출전한 US오픈에서 우승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며 세계무대에서 `깜짝 스타`가 되었다. 미국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의 우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는 공식상 세계1위는 아니지만 세계1위에 등극한 것과 같은 영광이다.올 시즌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린 전인지는 70년 역사의 US여자오픈 첫 출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대형 사고`를 쳤다. 이런 선수는 US오픈 역사상 단 4명밖에 없는데 그 중 2명이 한국선수였다.전인지는 단숨에 국내 정상급 골퍼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LPGA 정회원이 아닌 초청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대회에 참가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정식 시드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1998년 US오픈 우승으로 박세리가 개척한 여자골프는 세계랭킹 50위안에 20명이 포진할 정도로 성장했고 세계1위는 지금 한국선수인 박인비이다.불가능이라고 여겼던 체육 종목에서 1위를 한 것은 골프 뿐만이 아니다.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그리고 체조의 양학선 등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의 세계1위 등극은 눈부시다. 이러한 종목들은 대부분 한국선수가 금메달로 세계1위가 되기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종목들이다.세계 1위는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그가 속한 지역, 국가의 홍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이번 U대회로 광주는 `국제스포츠도시 영향력`에서 전년에 비해 무려 10계단을 껑충 뛰어 24위에 랭크되고 이에 따라 국가 지수도 10위로 도약했다고 영국의 스포츠분석 전문매체 스포트칼이 발표하였다. 이번 대회는 광주의 이미지 개선을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그러나 세계1위는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1998년 한국 최초로 12세부 오렌지보울 세계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였던 최동휘 선수는 당시 준우승을 하였던 앤디머레이(영국)가 성인이 된후 윔블던 우승으로 세계1위에 등극한데 반하여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한때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였던 포스코도 이제는 각종 도전에 시달리며 이제는 도전자가 되어 다시 일어서야 하는 상황을 맞이 하고 있다.이는 이 지역의 연구중심대학 포스텍의 운명도 마찬가지이다. 설립 50년이하 대학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포스텍은 금년 2위로 내려 가면서 아직도 4반세기가 남아있는 시간에 험난한 미래를 맞이 하고 있다.달성도 중요하지만 지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 지역의 세계적인 기업 포스코, 세계적인 대학 포스텍, 모두 험한 파도를 헤쳐야 나가야 할 명제를 안고 있고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2015-07-16

진정한 학부교육 선도대학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포항 지역의 한동대가 최근 교육부의 ACE(학부교육 선도대학)로 재선정 돼 지역의 기쁨이 되고 있다.대구·경북 지역의 계명대, 한동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등 세 개의 대학이 올해 ACE 사업에 선정되거나 재 선정되어 이 지역들의 사기를 돋우고 있다.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5년도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된 16개 대학의 명단을 발표하였고, 올해는 전국의 99개 대학이 신청을 접수했기에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대규모 학교로 분류된 계명대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65억5천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중소규모 학교 명단에 포함된 한동대와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앞으로 4년 동안 52억6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2주기 ACE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고 한다.`잘 가르치는 대학`을 지원하는 ACE사업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일정 수의 대학을 선정, 학부교육 선도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사업이다.교육중심의 대학은 교육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잘 정착된 개념이다.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명문사립대 그룹인 소위 아이비 리그 (IVY League)의 한 대학인 다트마우스(Dartmouth)대학은 대표적인 학부중심의 대학이다. 세계은행 총재인 한국계 김용 총재가 총장으로 있던 대학으로 한국에 잘 알려져 있다.또한 여자대학인 스미스 칼리지 (Smith College)는 레이건, 부시 등 미국 대통령의 부인들이 졸업한 대학으로 유명한 학부중심 대학이다.또한 힐러리 클린턴이 졸업한 웨슬리 칼리지도 역시 미국의 명문 학부중심 대학이다.이러한 미국의 학부중심 대학의 특징은 우수한 고교졸업생들이 몰리고 대학 졸업후 대학원 진학을 원하는 경우에도 우수한 자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다시 말하여 대학원 중심대학인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에 비하여 학생들의 자원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그런 관점에서 한국의 학부중심 대학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선정된 16개 대학 중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그 대학의 입학생이 포스텍, 카이스트, 서울대와 같은 한국의 최우수 대학원중심 대학 입학생의 질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중간그룹의 대학에도 못 미치는 ACE 대학이라면 비록 학부교육이 충실하다고 하여도 졸업후 인정 받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에 ACE 대학 입학생의 질은 매우 중요하다.한동대는 팀모임 기반 배움과 삶의 공동체`레지던셜 칼리지`제도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고 하며, 레지던셜 칼리지는 삶과 배움의 일치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한동대의 생활관 제도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인성·리더십·영성 교육이 이뤄지는 생활 문화의 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계명대도 이번 평가에서 교수-학습 관련 조직 프로그램과 시스템, 수준 관리 체계 등을 내용으로 한`계명: 에듀 K션`을 통해 국내 대학뿐 아니라 해외 자매대학과 교류를 넓혔고,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11년 교육부 ACE 사업 대학에 선정돼, 학부교육 선도대학 사업을 시행했으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한다.이러한 대학들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우수한 고교생이 지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미국처럼 기존 대학원 중심대학의 서열과 관계없이 이러한 대학에 우수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현재 한국에 형성되어 있는 대학 서열방식으로는 진정한 학부교육 선도대학의 의미가 빛을 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ACE 선정 대학들은 학부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경우 기존의 대학서열 평가(순위)에서 불리한 상황과 ACE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지원에서 갈등하게 된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회적인 인식전환이다.이제 우리도 학부중심대학에 우수한 학생을 보낼 수 있고, 또한 대학원중심 대학들이 이러한 ACE 출신 학생들에 대하여 우선적인 고려를 해줄 때 진정 ACE의 의미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본다.

2015-07-09

대학선택의 딜레마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최근 중국대학가에서 흥미로운 일이 일어났다. 중국 양대 명문대로 꼽히는 베이징대와 칭화대가 각 지역별 1등 고교 졸업생을 두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면서 일어난 불상사가 화제가 되고 있다.베이징대가 충칭시 문과 장원을 모셔가기 위해 전용차를 파견했고, 허난성 이과 장원이 새벽 4시에 칭화대 직원과 함께 베이징으로 끌려갔다는 등의 소식이 보도됐다. 심지어 한 학생을 눈 앞에 두고 베이징대와 칭화대 입학처 직원이 서로 데려가겠다고 실랑이를 벌이는 등의 낯뜨거운 장면도 연출된 것으로 전해졌다.또한 각 대학 입학처가 인터넷에 신입생 유치를 둘러싸고 볼썽 사나운 설전을 벌였고, 상대 대학이 부정한 방식으로 신입생을 유치하고 있다는 등 노골적인 비방을 인터넷에 올리면서 결국 교육부가 중재에 나서기 까지 했다는 소식이다.이러한 현상은 물론 대학간의 치열한 우수 입학생 쟁탈전 경쟁에 기인하지만 수험생의 대학선택의 독특한 양상과 관계가 있다.대학의 사명은 “좋은 학생을 선발하여 잘 교육시켜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 말할수 있다. 그런데 우수한 졸업생을 배출하기 위하여 좋은 학생을 선발해야 하는 것이 절대적인 과제이다.좀더 시스템적 용어로 본다면 “아웃풋(Output)은 전적으로 인풋(Input)에 달려 있다”는 것으로 좋은 졸업생 배출을 위해 좋은 입학생을 받아야 한다는 절대적인 명제를 대학은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중국 대학사태도 이해할 수 있다. 사실 `중국판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 불리는 가오카오(高考)성적표에 의해 각 대학의 소위 커트라인이 정해지는 상황에서 각 지역별 1등을 모셔가기 위한 명문대학 간의 치열한 쟁탈전은 불가피한 상황이다.우리의 실정도 이에 못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고교생들에 대한 여러가지 유인프로그램이라든가, 여러 대학 동시 합격생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 등이 각 대학의 연구과제이다.수험생들의 대학 선택의 딜레마는 여기에 있다. 대학의 서열은 변할 수 있고, 또 전공별로 서열이 다르다. 우수한 교수님들도 여러 대학에 산재하여 있다. 특성화된 대학은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그러나 수험생들의 대학선택에 있어서 소위 `신분동질화(Status Synchronization)`의 유혹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신분동질화란 자기자신을 그 집단의 신분과 동질화 시키려는 욕망으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대학선택의 중요한 동기 중의 하나가 신분동질화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가 없다.일류대학 또는 브랜드대학에 들어가 그 대학의 집단과 자기자신을 동질화 시키려는 욕망이다.그래서 설사 연구력을 향상시켜 노벨상을 많이 배출한다 해도 기존의 명성을 뒤짚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일본의 경우에서 증명된 바 있다.어쨋든 각 대학은 우수한 고교생의 선택을 받기 위해 뛰고 있다.대학의 기본 인프라를 올리기 위한 노력과 연구, 교육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하고 있다.그러한 대학들의 노력은 대학선택에 반영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이상적인 현상이다. 그래야만 대학간의 자유경쟁과 대학의 발전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 자유경쟁의 원리가 대학에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이미 지적한대로 수험생 입장에서 신분동질화에 의한 대학선택과 실제로 나타난 대학간의 우열에 기초한 대학선택은 그 결정이 쉽지않다.대학선택의 딜레마이다.그러나 우리는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여기엔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15-07-02

강소국으로 가는 길과 영어강의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지난주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공주`로 유명한 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버그라는 곳을 다녀왔다. 유럽을 자주 다닌 사람들도 덴마크의 내륙의 도시 올버그는 잘 모르는 듯 했다.이곳 올버그 대학이라는 곳에서 세계 대학평가 회의가 열렸고 한국의 대학평가 포럼의 대표로 참가하게 되었다.덴마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데 의아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한의 반정도 밖에 안되는 땅에 인구 500만 정도의 국가지만 1인당 소득은 5만달러에 가까운 나라이다. 부자이긴 틀림없지만, 국제적 영향력이 네덜란드나 스위스 보다는 작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그러나 필자는 덴마크를 선진국이라고 부르는데 주저하고 싶지 않다.덴마크는 원래 동쪽 섬에 있는 현재의 수도 코펜하겐을 중심으로 원을 그으면 포함되는 노르웨이, 스웨덴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한 현재도 쓰지는 못하지만 면적이 220만k㎡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를 소유하고 있다.이는 현대 국토가 재편되긴 하였지만 한때 세계를 지배한 강소국이라는 점에서 네덜란드와 흡사하다.또한 사회복지가 발달하여 취업을 못해도 나라에서 충분한 생활비를 제공하고 자발적으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한다고 한다. 또한 사망할때 까지 병들고 아플때도 치료비도 내주고 연금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물론 창조적인 교육적 환경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비록 겉으로 보여지는 통계로는 군사력이 높고 국민총소득은 대형 선진국에는 규모는 못 미치지만, 덴마크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행복지수 1위인 선진국이라는데 이의를 달기 힘들다.덴마크와 네덜란드 같은 나라가 갖는 강소국들의 가장 중요한 바탕은 무엇일까? 그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국제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덴마크에 머무르면서 언어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고 외국인을 대하는 감각이 뛰어났다고 느꼈다. 호텔에서도 택시를 탈때도 언어, 문화적인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국제적인 지역이고 도시였다.최근 포스텍에서 다시 영어강의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 주기적으로 캠퍼스를 흔들면서 튀어오르는 이슈이다.한국과 같이 부존자원이 적고 국토가 좁은 나라가 살길은 세계와의 무역과 교류를 통한 세계화에 있다는 것은 누구나 공감한다. 네덜란드, 덴마크, 스위스로 대변되는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영어가 자국의 언어와 함께 아주 자유롭게 구사되고 있다는데 있으며, 경제 및 국가의 활동이 국가의 크기와 상관없이 세계화 돼 있다는데 있다.대학에서의 영어강의는 끊임없이 찬반 토론이 지속되고 있다.지난 수년간 대학에서 수업을 영어로 강의하는 영어몰입교육에 대한 찬반양론이 엇갈려왔다. 영어로 강의하는 것은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사실상 영어 강의 때문에 발생하는 지식전달의 불편함도 문제이기도 하다.그렇기 때문에 영어강의의 진정한 목적은 지식의 토론에 있다. 학생들이 그룹토의를 통해 영어로 자유롭게 발표 하도록 수업을 유도함으로써 영어토의와 회화에 자신감을 갖고 이를 졸업후 활용하도록 훈련하는데 목적이 있다.언어는 가능하면 일찍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에서 이를 훈련 시켜야 한다.영어와 국가경쟁력, 영어강의를 놓고 아직도 토론의 여지가 있고 방법상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점차 세계화로 인해 기업, 교육, 문화, 경제, 외교 모든 분야에서 세계와 교류하지 않고는 생존할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작은 국가로서의 강소국을 지향하는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적정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덴마크의 작은 도시 올버그를 떠나면서 한국이 강소국으로 가는 길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그리고 영어강의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지식전달의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학생들을 영어의 자유로운 구사를 위한 훈련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2015-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