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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의 의미

등록일 2015-07-16 02:01 게재일 2015-07-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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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12일간 열전을 벌인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가 한국이 사상 첫 종합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47개, 은 32개, 동 29개로 메달 순위에서 종합 1위를 달성했다. 한국이 개개인 종목이 아닌 국제 종합 스포츠대회에서 종합 1위를 한 것은 2007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더구나 동계대회보다 다양한 종목으로 개최되는 하계 국제종합대회에서의 1위는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U대회에는 143개국 1만2천337명의 선수, 임원이 참가하여 대성황을 이루었고, 러시아, 일본, 미국, 중국 한국 등은 500명 이상의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여 메달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거의 같은 날 미국에서도 즐거운 낭보가 들려왔다.

한국의 전인지 여자 프로골프 선수는 처음으로 출전한 US오픈에서 우승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며 세계무대에서 `깜짝 스타`가 되었다. 미국프로골프(LPGA)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의 우승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는 공식상 세계1위는 아니지만 세계1위에 등극한 것과 같은 영광이다.

올 시즌 한국여자골프(K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린 전인지는 70년 역사의 US여자오픈 첫 출전 만에 정상에 오르는 `대형 사고`를 쳤다. 이런 선수는 US오픈 역사상 단 4명밖에 없는데 그 중 2명이 한국선수였다.

전인지는 단숨에 국내 정상급 골퍼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는 LPGA 정회원이 아닌 초청선수 자격으로 메이저대회에 참가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정식 시드를 받게 되었다고 한다.

1998년 US오픈 우승으로 박세리가 개척한 여자골프는 세계랭킹 50위안에 20명이 포진할 정도로 성장했고 세계1위는 지금 한국선수인 박인비이다.

불가능이라고 여겼던 체육 종목에서 1위를 한 것은 골프 뿐만이 아니다.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그리고 체조의 양학선 등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들의 세계1위 등극은 눈부시다. 이러한 종목들은 대부분 한국선수가 금메달로 세계1위가 되기엔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종목들이다.

세계 1위는 개인의 영광이기도 하지만 그가 속한 지역, 국가의 홍보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이번 U대회로 광주는 `국제스포츠도시 영향력`에서 전년에 비해 무려 10계단을 껑충 뛰어 24위에 랭크되고 이에 따라 국가 지수도 10위로 도약했다고 영국의 스포츠분석 전문매체 스포트칼이 발표하였다. 이번 대회는 광주의 이미지 개선을 통해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는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그러나 세계1위는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1998년 한국 최초로 12세부 오렌지보울 세계 테니스대회에서 우승하였던 최동휘 선수는 당시 준우승을 하였던 앤디머레이(영국)가 성인이 된후 윔블던 우승으로 세계1위에 등극한데 반하여 세계무대에서 이름을 날리지 못했다.

한때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였던 포스코도 이제는 각종 도전에 시달리며 이제는 도전자가 되어 다시 일어서야 하는 상황을 맞이 하고 있다.

이는 이 지역의 연구중심대학 포스텍의 운명도 마찬가지이다. 설립 50년이하 대학에서 3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던 포스텍은 금년 2위로 내려 가면서 아직도 4반세기가 남아있는 시간에 험난한 미래를 맞이 하고 있다.

달성도 중요하지만 지켜 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 지역의 세계적인 기업 포스코, 세계적인 대학 포스텍, 모두 험한 파도를 헤쳐야 나가야 할 명제를 안고 있고 지키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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