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000 위원님”
이런 명칭을 국회 청문회나 국회 본회의에서 자주 듣는다. 듣기에 따라서는 거북하기조차 하다. TV를 보면 국회 청문회에서도 사회자가 국회의원을 부를 때 “존경하는” 이란 말을 이름 앞에 붙여서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본다.
시청자가 볼 떄 서로간에 별로 존경스럽지도 않은 분위기에서 이런 단어를 들으면 별로 기분이 좋지 않다.
영어에도 ‘Honorable’, ‘Excellency’ 라는 단어를 이름 앞에 붙여서 상대를 높혀서 쓰기도 한다. 상대 국가의 대사에게 편지를 쓸 때 자주 사용한다. 대부분은 서로 공식적인 국가나 행정 단위의 수반일 때 높혀서 쓰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처럼 국회의원을 부를 때마다 사용하지는 않는다. 사실상 그러한 단어의 사용은 위선적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존경도 하지 않으면서 그런 단어를 사용하는 것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했다고 한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주 전북 전주에서 진행한 청년들과 토크콘서트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도 힘들 때 대구 서문시장을 갔다”고 말해 좌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평소 보수정권을 그렇게 비판하고 보수정권의 대통령을 비웃던 그의 입에서 나온 발언이기에 청중의 놀라움은 컸다.
그런 ‘존경’이라는 단어가 논란이 되자 이 후보는 최근 서울대 세미나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말하여 좌중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결국 그는 존경하지도 않는 사람을 그저 장난으로 존경한다고 했다고 고백한 것이다. 그의 말은 패러디가 되어 다양한 조크를 낳았다
“문재인 존중한다 했더니 진짜 존중하는 줄 알더라” “특검하자 했더니 진짜 특검하는 줄 알더라” “조국 사과한다 했더니 진짜 사과한 줄 알더라” “국토세 철회한다 했더니 진짜 철회한 줄 알더라.” “한다면 합니다 했더니 진짜 하는 줄 알더라” 등 줄을 이어서 패러디가 양산됐다. 이러한 패러디에 피식 웃으면서도 안타까운 것은 결국 국회에서 위선적으로 사용하는 단어인 “존경”이라는 단어를 대통령 후보도 아무런 생각 없이 사용하고 이를 수습하는 모양새를 보고 있는 것이다.
존경도 하지 않는 사람을 “존경하는”이라고 부르는 것도 문제이지만 그걸 대중 앞에서 설명하려고 애쓰는 모양새도 딱하다. 마음속에 존경도 하지 않는 사람을 존경한다고 해놓고 존경도 하지 않는 사람을 그렇게 부른 거라고 설명하는 모습이 정말 딱하다.
모두 가식을 벗었으면 한다.
국회에서 “존경하는 000 의원님” 이런 말을 없애자. 호칭부터 가식적이니 국회에서 논의하는 내용이 가식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런 가식에서 대통령 후보들은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