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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학부교육 선도대학

등록일 2015-07-09 02:01 게재일 2015-07-0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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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의호<br /><br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 서의호 포스텍 교수·산업경영공학과

포항 지역의 한동대가 최근 교육부의 ACE(학부교육 선도대학)로 재선정 돼 지역의 기쁨이 되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계명대, 한동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등 세 개의 대학이 올해 ACE 사업에 선정되거나 재 선정되어 이 지역들의 사기를 돋우고 있다.

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2015년도 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된 16개 대학의 명단을 발표하였고, 올해는 전국의 99개 대학이 신청을 접수했기에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대규모 학교로 분류된 계명대는 올해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 65억5천200만원을 지원받는다. 중소규모 학교 명단에 포함된 한동대와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앞으로 4년 동안 52억6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2주기 ACE 사업을 수행하게 된다고 한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지원하는 ACE사업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일정 수의 대학을 선정, 학부교육 선도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하는 사업이다.

교육중심의 대학은 교육선진국인 미국에서는 잘 정착된 개념이다.

우리가 잘 아는 미국의 명문사립대 그룹인 소위 아이비 리그 (IVY League)의 한 대학인 다트마우스(Dartmouth)대학은 대표적인 학부중심의 대학이다. 세계은행 총재인 한국계 김용 총재가 총장으로 있던 대학으로 한국에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여자대학인 스미스 칼리지 (Smith College)는 레이건, 부시 등 미국 대통령의 부인들이 졸업한 대학으로 유명한 학부중심 대학이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이 졸업한 웨슬리 칼리지도 역시 미국의 명문 학부중심 대학이다.

이러한 미국의 학부중심 대학의 특징은 우수한 고교졸업생들이 몰리고 대학 졸업후 대학원 진학을 원하는 경우에도 우수한 자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여 대학원 중심대학인 하버드, MIT, 스탠퍼드 등에 비하여 학생들의 자원이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의 학부중심 대학의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선정된 16개 대학 중 일부 대학을 제외하고는 그 대학의 입학생이 포스텍, 카이스트, 서울대와 같은 한국의 최우수 대학원중심 대학 입학생의 질에 뒤지지 않는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중간그룹의 대학에도 못 미치는 ACE 대학이라면 비록 학부교육이 충실하다고 하여도 졸업후 인정 받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에 ACE 대학 입학생의 질은 매우 중요하다.

한동대는 팀모임 기반 배움과 삶의 공동체`레지던셜 칼리지`제도 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고 하며, 레지던셜 칼리지는 삶과 배움의 일치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시작된 한동대의 생활관 제도로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인성·리더십·영성 교육이 이뤄지는 생활 문화의 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계명대도 이번 평가에서 교수-학습 관련 조직 프로그램과 시스템, 수준 관리 체계 등을 내용으로 한`계명: 에듀 K션`을 통해 국내 대학뿐 아니라 해외 자매대학과 교류를 넓혔고, 동국대 경주캠퍼스는 2011년 교육부 ACE 사업 대학에 선정돼, 학부교육 선도대학 사업을 시행했으며,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러한 대학들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야 하고 우수한 고교생이 지원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미국처럼 기존 대학원 중심대학의 서열과 관계없이 이러한 대학에 우수한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현재 한국에 형성되어 있는 대학 서열방식으로는 진정한 학부교육 선도대학의 의미가 빛을 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ACE 선정 대학들은 학부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하는 경우 기존의 대학서열 평가(순위)에서 불리한 상황과 ACE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지원에서 갈등하게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회적인 인식전환이다.

이제 우리도 학부중심대학에 우수한 학생을 보낼 수 있고, 또한 대학원중심 대학들이 이러한 ACE 출신 학생들에 대하여 우선적인 고려를 해줄 때 진정 ACE의 의미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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